빅4의 진입장벽.

[김동혁]

위건의 구단주 데이브 휠런씨는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단 한 번 방문했을 때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그는 헬리콥터를 타고 길가에서 몇 야드 떨어진 곳에 착륙했어요.
저는 그에게 차를 대기시킬까 제안했지만, 그는 방탄차가 있다고 사양했었죠."


"그는 그 주에 2명의 사람을 보내 경기장의 보안체계에 대해 검토한 이후,
그가 착륙하기로 예정된 지점까지의 운전로를 확인해보며 어떠한 위험이 있는지 살펴봤죠.
그는 아무거나 먹지 않았을 거에요. 심지어 우리의 파이들 중 하나도요.
그리고 아무거나 마시지 않았을 거에요. 만약 그 러시안이 중독이라도 된다면...."




아브라모비치의 이런 행위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휠런의 이야기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녔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프리미어 리그에는 '우리'와 '그들'이 있다.
맨유, 리버풀, 아스날, 첼시의 '빅4'와 그 외의 클럽 '리틀16'.




뉴캐슬의 키건 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프리미어 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지만 한편 가장 지루한 리그 중 하나가 될 위험에 놓여있다.
빅4는 내년에도 올해와 같이 4위권 이내를 차지할 것이다.
나는 우리가 이에 대해 어떻게 해볼 수 있다고 생각치 않는다. 그렇지 않나?"



최근의 기록들이 키건의 발언에 힘을 불어넣는다.
뉴캐슬이 02-03시즌 3위를 기록한 이후로 빅 4내에 진입한 클럽은 04-05의 에버튼이 유일했다.


96-97시즌 뉴캐슬 감독으로 팀을 2위로 끌어올렸고, 시즌 중반 사임한 이후 다시 축구계로 복귀한  
키건 감독은 이제 상황이 변했고 클럽들의 목표들은 달라졌다라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다른 클럽들의 최선의 목표는 5위이다.
컵대회에 우승함으로써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기회도 제한되어졌다.


지난 10시즌 동안 빅4가 28개의 메이저 트로피를 획득했다.
맨유와 첼시가 프리미어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어,
이제 그들은 30개의 트로피를 곧 획득하게 된다.
다른 잉글랜드의 클럽들이 들어올린 트로피는 합쳐서 단 5개밖에 되지 않는다.



리틀 16 중 어느 한 클럽이 좋은 선수를 찾아낸다면, 빅4는 그저 그 선수를 영입해오면 된다.
리버풀이 아스톤 빌라의 가레스 베리를 영입하고자 시도하고,
맨유가 토트넘의 베르바토프, 위건의 발렌시아와 링크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저명한 스포츠 경제학자 스테판 지멘스키는 "성공은 곧 수익, 수익은 곧 성공." 이라고 말하였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수입면에서 따져봤을 때 맨유, 첼시, 아스날, 리버풀은 똑같이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빅4 클럽의 평균 수입은 리틀 16 클럽의 평균 수입의 3배 정도다.
잉글랜드에서 6번째로 부유한 클럽인 뉴캐슬은 지난 2시즌 동안 어떠한 수익의 증가도 보지 못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첼시는 £41.4m, 아스날은 £61.9m, 맨유는 £45.7m의 수익 증가를 보였다.


갭이 있다고? 이건 거의 심연의 수준 아닌가?




키건은 95~98년 사이 재직했을 때 재정 측면에서 불평을 하지 않았었다.
뉴캐슬은 잉글랜드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클럽이었고, 그는 세계 이적 레코드를 깨뜨리며
앨런 시어러를 £15m에 영입해왔다.


하지만 반면 맨유의 수익 창조는 언제나 다른 수준이었다.
이제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는 것은 매시즌 빅4에게 시즌마다 £30M 정도의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며,
축구계 부의 구조는 분극화를 촉진시키게 되었다.



94-95시즌 잉글랜드의 가장 비싼 스쿼드를 모아 블랙번이 타이틀을 샀다고 거론됬었던,
잭 워커의 지출 비용은 단지 £23.5M에 불과했다.

이제 빅4의 현재 스쿼드의 평균 비용은 £167M에 달한다.
선더랜드는 이번 시즌 단지 잔류하기 위해 £40M이라는 비용을 지출했다.



맨유, 첼시, 리버풀 같은 빅 스펜딩을 할 수 없는 클럽들에게 아스날은 닮고 싶은 구단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스날의 스쿼드가 염가의 이적료 정책을 펼쳤다는 것은 그들이 라이벌 구단과의 비교에 의해서만이다.

£72M이란 비용은 다른 대부분의 클럽보다 상회하는 금액으로,
아스날 선수들의 연봉이 잉글랜드에서 탑 15안에 들어 있지 않지만,
그들은 선수들에게 보너스를 이용해 보상을 해준다.




휠런 구단주는 빅4가 아닌 클럽 중에서 다시 챔피언이 나오는 경우를 상상하기 어렵다.
키건 감독이 프리미어 리그의 지루함에 대한 불만을 표했던 것은 부조리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휠런 구단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키건 감독의 말은 지루함보다는 예상가능함을 의미한 것입니다.
예상이 가능하다는 것은 점차 지루해지게 만드는 것이죠."


"아스톤 빌라의 서포터들을 생각해보십시오. 그들은 빅클럽이지만 빅4를 결코 뚫지 못할 것입니다.
웨스트햄요? 기회가 없어요. 토트넘요? 아뇨, 저는 그들 역시도 힘들다고 봐요."


"내년에 탑4가 어떻게 이뤄질까요? 우리 모두 정답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축구가 아니에요."




하지만 그의 말이 옳은 것인가?


웨스트햄은 아이슬란드 구단주가 온 이후 빅4의 주급 수준으로 륭베리, 벨라미, 루카스 닐 등을 영입했다.
마이크 애쉴리는 우선 뉴캐슬을 미드테이블로 돌려놓기 위해 £234M을 투자되어졌고,
스포츠 산업 거물인 그의 돈은 클럽 인수, 부채 지불, 중간 수준의 이적 자금 마련에 사용되었다.

빌라는 미국 스포츠의 거물 랜디 러너가 구단을 인수했지만,
아직 많은 자본을 뿌릴 준비를 한다는 어떠한 신호도 없다.

빌라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발전을 꾀해야만 할 것이다.
좋은 감독, 훌륭한 젊은 스쿼드, 그리고 단단한 팬 지지층을 통해서 말이다.



이러한 루트는 에버튼이 선택했던 방식이다.

퍼거슨 감독이 15년만에 올드펌 밖의 클럽인 에버딘으로 스코틀랜드 첫 챔피언쉽을 거두며,
기존의 맹주들의 집권을 해체시켰을 때, 에버튼의 모예스 감독은 셀틱의 젊은 선수였었다.
모예스 감독은 자신의 모델을 당시의 퍼거슨 감독과 유사하게 잡고 있다.



모예스 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많은 면에서는 키건 감독의 말이 옳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것을 믿지 않으며,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입니다.
제가 어쩌면 감상주의자일수도 있지만, 돈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러길 바랍니다."


"그러한 것은 좋은 감독운영, 좋은 스카우팅, 훌륭한 서포터들이 중요하게 작용되는 것이며,
단순히 누가 새로 와서 많은 돈을 뿌리면 모든게 나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에버튼이 3월까지 리버풀과 경쟁하고 있었음을 지적하며,
다시 한 번 04-05시즌 처럼 4위권 이내로 진입하는 것에 성공하고,
챔피언스 리그 그룹 스테이지에 진입하게 되어 수익을 얻게 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퍼거슨 감독과 벵거 감독은 빅4의 벽을 깨부술 수 있는 클럽으로 에버튼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유망한 재능있는 선수들을 영입해 그들과 장기계약을 맺고 성장시키는 정책에 주목한다.


에버튼은 2010년까지 5만석의 스타디움을 가질 계획을 하고 있으며,
모예스 감독을 붙잡는 것이 그들의 성공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
에버튼은 빅 4를 제외하고는 가장 안정적인 순위를 이어가고 있다.



스퍼스는 유럽 부유 클럽 중 11위를 기록하며,
아브라모비치를 모방하길 바라는 거물들의 인수 타겟이 될 듯 보여진다.

다니엘 레비는 스퍼스를 £450m 정도에 매각하길 바라며,
수익의 43% 상승은 그들의 잠재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들의 약점은 재개발 영역이 한정된 36,236명이 수용인원인 화이트 하트 레인이다.



의외의 조커는 맨체스터 시티가 될 수도 있다.

그들의 구단주인 탁신 시나와트라의 자산 £800m이 곧 동결이 풀릴 것으로 보여지며,
에릭손 감독을 대신해 포르투갈 국가대표 감독인 스콜라리를 영입하려 한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으며,
조세 무링요 감독에게도 문의를 했다는 루머가 있다.

이러한 것은 마돈나에게 지역 회관에서 공연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지만,
분명 이런 시도는 시나와트라가 얼마나 크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면이라 할 수 있다.




휠런 구단주는 1989년에 맨유의 51%의 지분을 살 기회가 있었었다.

"맨유는 제 클럽이 아닙니다. 하지만 어쩌면 저는 그 클럽을 사서 유지해나가야 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이에 대해 지만스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1980년대에는 어느 부호들도 빅클럽을 보유할 수 있었어요.
1990년대 들어오면서 빅클럽을 소유하려면 백만장자가 됬어야만 했죠.
이제 곧 억만장자들만이 시도를 하게되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이러한 이유에는 유럽 축구의 규모가 커진 것도 있다.

잉글리쉬 축구는 전체적으로 그 규모가 움트기 시작했다.
- 델로잇에서 분석하길 프리미어 리그가 새로이 체결한 £2.4B의 중계료 계약으로 인해,
다음 풋볼 머니 리그에서 상위 20클럽 중 적어도 절반이 잉글리쉬 클럽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5명 이상 외국인 선수가 경기에 스타팅으로 나설 수 없다는 '6+5 제도'를 주창한
제프 블래터 피파 회장의 계획은 프리미어 리그의 글로벌 파워가 증가하는 것을 제한하려는 목적으로 보여진다.
이 계획은 지난 주 MEPs에 의해 기각되었지만, 블래터의 시도는 아마도 멈추지 않을 것이고,
이와 유사한 규제를 다시 들고 나올 것으로 보여진다.



베니테즈 감독은 리버풀의 리그 순위를 변호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잉글랜드에서 4위 안에 드는 것은 유럽에서 4위 안에 드는 것과 같다."



프리미어리그는 다른 타 유럽 리그에서 보여지는 불균형을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최근 TV 중계료로 얻어진 돈이 분배되었을 시, 1위팀과 최하위팀이 얻는 중계료 비율은 1.6 : 1로,
기존의 2.4 : 1의 비율을 완화시킨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AC밀란 같은 거대 구단은 각각의 구단들이 TV협상에 임해 수익을 얻으며,
그들과 최하위팀과의 금액 비율 차이는 30 : 1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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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aa]

사실 이런 문제는 지금에와서는 새삼스러운 상황...

[민우]

머랄까...문제인 것은 확실한 것 같네요. 그렇다고 당장 어떤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로 빅포 이외의 팀 중에서 확실한 믿음과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빅 포의 아성을 깨주기를 바랍니다. 그게 더 재미있는 축구가 될테니까요. 그리고 리버풀의 우승도 있어야겠지요.

[나쁜 쩨라드]

첼시 아스날 맨유의 수익증가만 예기하는 이유는 .. ㅜㅜ

[김연웅 - Liverpudlian]

예기->얘기 / 사실상 우리의 수익증가는 별로 없는 거로 알고 있어요

[14_XaviAlonso]

좋은 선수 나오면 빅4에서 빼가는건 어느정도 공감가네요 ...... 우리도 돈은 안풀리지만 저번시즌 베나윤도 왔고 마스체라노 완전이적도 시켰고 .... 뭐 돈 잘 푸는 두 팀은 양심 없을 정도로 빼가니 설명할 필요도 없을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