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살리기 위해 집을 불사른 모성애
솔향 남상선/수필가
요즈음 TV와 신문에 보도되는 사건 사고 소식으로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시리즈라 해도 될 만큼 불청객 사건 사고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매일같이 듣고 보아온 불상사 얘기들이라 무뎌질 대로 무뎌진 가슴이다. 그런데도 충격으로 다가오는 사건 파일이 종종 있다.
무슨 좋은 일이 있으려고 그랬던지 아침엔 굽은 노송 위에 까치가 울더니 저녁 나절엔 도솔산 하늘에 무지개가 걸려 있었다. 스펙트럼의 조화인지 보·남·파·초·노·주·빨 무지개의 색색은 아름다운 빛을 뽐내고 있었다. 아침 까치와 상서로운 무지개가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는 하루였다.
까치 덕분인지 무지개 영향인지 가슴 뭉클한 실화 한 편이 카톡 자료로 왔다. 외딴 섬에서 어머니가, 고기잡이 나간 아들을 살리기 위해 자기 집을 불사른 얘기다. 동서고금 막론하고 사람들의 머리를 지배하는 단어가‘어머니’라더니 그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감동을 주는 사연이기에 그대로 옮겨 본다.
「어느 외딴 섬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연로하신 어머니는 풍랑이 일 것이라는 예감으로 아들한테 오늘은 바다에 나가지 말라고 하셨다. 아들은 한참 고기가 나오는 철이라고 괜찮다고 고집스럽게 바다에 나갔다. 저녁이 되고, 바다가 심상치 않은데, 아들은 돌아오지 않아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한밤중이 되자, 바다는 큰 파도와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하였다.
동서남북이 구분이 안 되는 칠흑 같은 밤이라 아들은 방향을 잃었다. 어느 쪽이 자기가 사는 섬 쪽인지 알 수가 없었다. 생사기로에 애타게 방황하던 중 멀리서 불빛이 보였다. 아들은 그 불빛을 보고, 방향을 잡아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런데 어들은 가까이 와서 깜짝 놀랐다. 자기 집이 불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큰 불빛을 만들기 위해 자기 집에 불을 놓아 아들이 찾아오게 한 것이었다.」
집은 다시 지으면 되지만, 아들의 생명은 한 번 잃으면, 다시 구할 수 없는 것이다. 어머니는 지혜로운 여인이셨다. <소중한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놓아야 한다>는‘염일방일(拈一放一)’고사를 몸소 실천하신 분이셨기 때문이다. 아들과 집 어느 것이 더 소중한가! 현대판 사마광이 아닐 수 없었다. 아마도 어머니가 집을 불사르지 않았다면 아들의 생명을 구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서 또 우리는 어머니의 헌신적 희생적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자식을 위해서는 당신의 무엇이라도 바치는 어머니 마음을 깨닫게 만드는 이야기다. 험난한 세상에서 자식을 구하려면, 부모는 자기 집을 불사르는 심정으로 등댓불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걸 가르치고 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모성 본능은 마찬가지다.
자식이 물에 빠졌을 때 그걸 본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뛰어들면 어떻게 될까 이 것 저 것 생각하는 이해관계 주판알을 튕기느라 뛰어들지 못하는데, 어머니는 자식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앞뒤 생각할 것 없이 물에 뛰어드는 것이다. 당신의 수영 실력과는 아랑곳없이 물살이 세거나 물의 깊이와도 상관없이 본능적 모성본능으로 물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
조류 중에 모성애가 강한 펠리컨이라는 새가 있다. 펠리컨은 새끼들에게 줄 먹이가 없으면 자신의 가슴살을 뜯어 먹이는 새다. 병에 걸려 죽어가는 새끼에게 자신의 핏줄을 터뜨려 그 피를 입에 넣어준다. 어미 펠리컨은 자신은 죽어가면서도 새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다. 그래서 서양인들은 펠리컨을 사랑과 희생의 상징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당신이 살던 집을 불살라 아들을 구한 어머니가 바로 인간 펠리컨이라 하겠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집을 불사른 모성애’
셰익스피어의 명언이 떠오른다.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
<어린이의 운명은 어머니가 만든다.>고 한 나폴레옹의 큰 깨우침을
이 나이에 조금은 눈이 뜨인 것 같다.
<효도를 다하지 못하고 어버이를 여읜 자식의 슬픔>을 이르는 말에
풍수지비(風樹之悲)!
나도 후회할 사람은 아닌지 숨고르기를 해봐야겠다.
첫댓글 어느 사랑 보다도 더 큰 모성애.
무조건적인 그 사랑이
있기에 인류는 풍랑 속에서도 이어져 나아 가는 것 이겠지요..
부모님의 은혜는 하해와 같아 갚을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효도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