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태평(粉飾太平)
가루를 발라 태평한 것처럼 꾸민다는 뜻으로, 어둡고 혼란한 상황을 감추고 태평한 것처럼 꾸민다는 말이다.
粉 : 가루 바를 분(米/4)
飾 : 꾸밀 식(飠/5)
太 : 클 태(大/1)
平 : 평평할 평(大/1)
분식(粉飾)은 내용이나 실속 없이 겉만 그럴싸하고 보기 좋게 꾸밈 또는 실제보다 좋게 보이려고 사실을 감추고 거짓으로 꾸밈을 이르는 말이다.
용례로 분식회계(粉飾會計)는 회사의 실적을 좋게 보이게 하기 위해 회사의 장부를 조작하는 것으로, 가공의 매출을 기록하거나 비용을 적게 계상하거나 누락시키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홍장분식(紅粧粉飾)은 여인들이 얼굴에 백분을 바르고 뺨에 붉은 색으로 화장하는 것(홍분)을 말한다.
다음은 중국 명말(明末)의 환초도인(還初道人) 홍자성(洪自誠)의 어록(語錄) 채근담(菜根譚)에 나오는 구절이다.
군자의 위선은 소인의 악행과 같다
君子而詐善, 無異小人之肆惡.
군자로서 위선 된 것은 소인이 악을 거침없이 행하는 것과 같다.
君子而改節, 不及小人之自新.
군자로서 지조를 꺾는 것은 소인이 잘못을 뉘우치는 것만도 못한다.
위선을 꼬집은 재미있는 속담들이 많다. 생활의 현장과 삶의 한가운데서 걸러진 속담들은 한 시대를 그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읽을수록 그 맛을 더하게 된다. 사실은 흉악한 자가 그 실상을 잘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훌륭한 척 위장하는 것을 '백정년 가마 타고 모퉁이 도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또 겉으로는 어리숙한 척하면서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러운 행실을 저지르는 것을 '밑구멍으로 호박씨 깐다'고 했다. '등치고 간 내먹는다'는 것은 겉으로는 가장 위해 주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해를 끼친다는 것을 뜻하고 있다.
위선(僞善)은 시대를 통털어 인간 의식의 한 부속물처럼 인간과 함께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것이 삶의 단면이고 실사이며 삶의 한 요소인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파스칼은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나 남에게 있어서나 위장과 허위와 위선뿐이라고 무섭게 못질해 버렸다. 그러면서 그는 강조했다. "인간은 천사도 아니지만 짐승도 아니다. 그러나 불행한 것은 인간은 천사처럼 행동하려고 하면서 짐승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그대 자신을 위선의 탈속에 집어넣지 말라. 그것은 먼저 그대 스스로가 자신을 속이는 가장 큰 죄악을 범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남이 나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지 말라. 그런 생각 자체가 그대 자신을 병들게 한다. 위선은 언제나 가장 잔인한 것임을 그대 내면에 새겨 두라.
얼마전에, 우리나라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총으로 사살되어 시신이 불태워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근래에 저지른 북한의 만행 가운데서 가장 악랄한 것이다.
대통령은 국군최고통수권자로서 자기 나라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 대통령의 대응은 어땠을까? 그 공무원의 '실종'부터 청와대의 규탄 성명 발표까지 정확히 74시간 동안 대통령은 세 차례의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24일 대통령은 실종부터 피격 및 시신 훼손 정황까지 북한의 만행에 대해 총 4차례 보고를 받았다. 대통령은 오후 6시 36분 '북측이 A씨를 발견했다'는 실종 사실을 보고받았다. 북한은 3시간 뒤인 오후 9시 40분쯤 A씨를 총으로 사살했다. 대통령은 아직도 살아 있는 우리 국민을 구출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나중에 청와대 안보실장의 보고에 의해 알려진 사실이지만, 북한과 비상연락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23일 오전 11시 군 장성 진급식에서 '평화의 시대는 일직선으로 곧장 나 있는 길이 아니다. 진전이 있다가 때로는 후퇴도 있고, 때로는 멈추기도 하고, 때로는 길이 막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자기 국민이 북한에 잔인하게 살해된 사실을 알고도 계속 평화 타령만 한 것이다.
다음 날인 24일 오전 8시 청와대는 다시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해 국방부로부터 이 사건과 관련해 분석 결과를 통보받고,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했다.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정부 입장을 정리하고,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그대로 발표하라'고 지시했다. 서 실장은 이에 따라 낮 12시 회의를 개최했다.
그런데 정작 대통령은 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오후 2시 '디지털 뉴딜' 관련 행사에 참석해 아카펠라 공연을 봤다. 많은 국민들이 '국민이 북한에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졌다는데 대통령이 공연 보고 박수를 쳐? 저게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짓인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격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만행이 9·19 군사합의에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다'고 끝까지 북한을 감싸고 있다. 대통령 74시간 동안의 비정상적인 행동은 많은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세월호 침몰사건 때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의 행적을 두고 대통령은 '긴박한 사고의 순간에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사고를 챙기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자기의 말처럼 대통령 자신의 행적을 밝혀야 한다.
대통령은 25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평화를 여섯 번 외쳤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평화를 부르짖을 수 있을까? 분칠을 해서 꾸민 가짜 평화를 계속 믿을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취임 이후 최우선적으로 추진한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무슨 성과가 있었는가?
◼ 12월과 야누스의 얼굴
한해의 끝자락에 와 있다. 이제 며칠 후면 이 해도 영원히 사라진다. 나는 한해의 종착역인 12월이 되면 우선 버릇처럼 안도의 한숨부터 크게 내쉰다. 살면서 생긴 버릇인 것 같다.
내실이야 어떻든 나름대로 무사히 여기까지 왔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내 의식에 내가 속삭이듯이 말한다. 한해를 시작해야 하는 1월이면 앞날이 까마득하게 여겨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꼭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불안이 산그늘처럼 드리워진다.
넌, 어느 편이냐! 진영논리(陣營論理)에 나도 사리와 분별을 잃어버리고 마는 게 아닌가 싶어 조바심에 시달린다. 그러다가 12월까지 오긴 왔구나, 비로소 온몸에 밴 시근 땀을 닦아낼 수 있다. 공연한 연말(年末) 신드롬인지도 모른다.
배가 고픈 생쥐 한 마리가 부엌을 어슬렁거리다가 고양이에게 덜컥 잡혔다. 혼비백산한 생쥐는 고양이 발톱에 짖눌린 몸을 떨면서 겨우 사정했다. "고양이님, 제발 저를 잡아먹지 말아주세요. 저는 어린 새끼들이 여러 마리 있어요. 제가 죽으면 이 불쌍한 것들이 어찌 목숨을 부지하겠습니까요. 그러니 한번만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그 은혜 평생 잊지 않을게요."
고양이는 제 발 밑에서 버둥거리는 생쥐를 이윽히 바라보면서 제법 은밀하게 말했다. "아 걱정할 거 없어. 너를 잡아먹지 않을 거야. 사실은 말이지, 나는 철저한 채식주의자거든. 넌 참으로 운이 좋은 놈이야."
생쥐는 뛸 듯이 기뻐했다. 살았구나, 살았어! 난 얼마나 멋진 행운을 거머쥔 놈인가, 채식주의자 고양이를 만나다니. 그래서 마음을 푹 놓고 청했다. "고양이님, 그럼 이제 저를 구만놔 주셔야지요?"
고양이는 쩝쩝 입맛을 다시며 장담했다. "절대로 널 잡아먹지는 않는다. 하지만 말이다. 너를 물고 야채가게에 가서 상추하고 바꿔먹을 거란다."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기의 장편소설 '1Q84'에서 나오는 '생쥐와 채식주의자 고양이'의 이야기다.
이 설화의 포인트는 무엇인가? 포인트를 찾는 일은 독자의 몫이라고 책 속의 화자는 말하고 있다. 독자에 따라 여러 각도의 의미를 유추해 보라고 권하고 있다.
행운에 초점을 맞출 경우 행운은 누구도 바라고 있지만, 그렇게 쉽게 오지 않음을 단언한 이야기로 받아 들여진다. 약육강식의 자연법칙을 재천명한 일면도 엿보인다. 운명적인 삶을 일깨운 쪽으로 포인트를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채식주의자 고양이에게서 야누스의 얼굴을 연상한다. 위선(僞善)과 위장(僞裝)이 무엇인가도 새삼 깨닫는다. 육식주의자든 채식주의자든 고양이임에는 틀림없다. 생쥐가 천적인 고양이를 아주 순간적이나마 망각했다는 사실은 우화일망정 용납되기 어렵다. 자폭을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괴테는 "노인의 삶은 상실의 삶이다"고 했다. 시대는 놀랍게 변하는데 노인들의 인식과 습관은 고스란히 예전에 그대로 갇혀 있다. 연말이 되면 내년을 계획하기 보다 작년일을 더 많이 회상한다. 그러면서도 남의 이해와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나도 이런 '슬픈 축복'을 원한 적이 있는지 진솔하게 돌아다본다. 무라가미의 '1Q48'을 지금 와서 새삼 들먹이는 소위도 바로 여기에 있다.
채식주의자 고양이의 실체를 몰라본 실수를 아직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 나 자신도 채식주의를 표방하는 고양이처럼 위선을 얼굴에 그리고 태연하게 다니지 않았는가? 자문한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12월에 그 연륜(年輪)만큼이나 자책은 소리 없이 아우성친다.
◼ 위선과 사악함이 만병의 근원
우리 몸이 건강하면 아무런 의식 없이 산다. 그러나 어디 불편한 곳이 생기면 그 곳에 자연스럽게 신경을 쓰게 된다. 아픈 곳이 나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사실을 잊게 된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사람들이 각자가 맡은 바 자기 일을 열심히 하게 된다. 남에 대해 신경쓸 일도 없고 불평할 일도 없다. 그러나 사회가 병들었다면 하는 일마다 신경쓸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본업에 충실하기도 힘들거니와 하는 일마다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
병든 사회의 징후 중 하나는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지 못하고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쁜 세력의 겁주기가 신경 쓰여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아야 한다.
사회생활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며 사는 재미도 없다. 때로는 패배주의에 빠지기도 하고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자포자기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동화가 있다. 사치를 즐기는 임금을 발가벗겨 놓았지만 모든 신하가 마치 임금이 화려한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감탄하였다. 그 때 순진한 아이가 임금이 발가벗었다는 것을 말한다. 발가벗은 임금이 마치 화려한 의상을 걸친 것처럼 위장하여야 했던 그 신하들의 어색함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그러나 그들의 위선과 사악함이 그들의 눈을 멀게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마치 벌거벗은 임금을 보고도 화려한 의상을 입은 것처럼 거짓 연극에 능한 위선자들에게 포위되어 있다.
이들은 북한의 군사독재자 김정일의 실체를 보고도 못본체 짐짓 딴짓을 하고 있다. 이들은 독재자 김정일이 마치 통크고 식견있는 지도자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의 군사독재정권이 마치 정상적인 국가인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의 동포가 마치 자유를 누리며 정상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민노총은 노동운동단체이지만 북한 군사독재 정권의 대남전략에 따라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 전교조는 친북반미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이들은 정상적인 활동은 외면하고 오직 북한의 군사독재자에게 충성하기 위해 사회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민노총이나 전교조는 친북반미운동에 대부분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을 지상낙원으로 속이고 있으며 미국을 제국주의로 그리고 대한민국을 미국의 식민지로 거짓 선전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의 거짓 위선 사악한 활동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오히려 그들의 운동에 끌려다니거나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동포가 마치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의 인권결의에 대해서조차 기권하고 있다.
도둑도 자식들에게는 착하게 살라고 한다. 바른 길을 선도하여야 할 정부나 사회단체가 오히려 사악한 길을 가르치고 있는 이 사회는 분명 정상이 아니다. 이 비정상상태가 바로 사회불안의 원인이다. 이 비정상상태를 정상으로 회복하지 않고 우리가 편안하게 살기를 바라기는 힘들다.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할 수 있고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건전한 사회다. 옳은 것을 나쁘다고 말하고 나쁜 것을 옳다고 말하는 사람은 정신병자거나 사악한 사람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정신병자거나 사악한 무리들이 큰 소리를 치는 사회다. 정상적인 사람들이 오히려 매도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사람들만 불편한 것은 아니다. 정신병자도 사악한 사람도 거짓말을 생산하기 위해 인간의 본성을 거슬러야 하니 여간 괴롭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특히 자신들이 만든 세상이라고 할지라도 자신들의 아들딸들, 그 아들딸들의 아들딸들이 이러한 뒤틀린 세상에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답답할 것이다.
왜 이러한 비정상적인 사회를 재생산하고 있는지 스스로들 반성해 보아야 한다. 당장 출세하여 다행이라고 생각할지라도 후에 치를 대가는 너무나 가혹할 것이다. 제발 상식을 되찾고 평상심으로 되돌아 가기 바란다.
◼ 위장과 위선의 아이콘 왕망(王莽)
위장과 위선의 달인 왕망(王莽)은 우리 주위의 많은 정치인들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위선자이자 위장 전문가라면 왕망(王莽)을 첫손가락에 꼽는다. 왕망(王莽)은 서한 왕조로부터 황제 자리를 빼앗아 신(新) 왕조의 첫 황제이자 마지막 황제로 행세했다.
그는 철저하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면서 성인군자 행세를 한 천하에 둘도 없는 위장과 위선의 간신이었다. 그가 본색과 정체를 드러내기까지 세상 사람들 모두가 수십년 동안 그를 군자로 칭송했을 정도로 위장과 위선의 달인이었다.
왕망은 본색을 숨긴 채 숙부 왕봉(王鳳)과 황후 왕정군(王政君)의 추천과 특별한 배려로 중앙 정계에 등장했다. 조정에 들어와서도 왕망은 근검절약하며 청렴하게 살았다. 재산을 털어 가난한 서생들을 돕는 등 선행을 베풀었다. 세상 사람들은 그를 칭찬했고, 이런 각계각층의 여론을 등에 업고 숙부 왕봉에 이어 대사마라는 최고 자리에 올랐다.
아들 왕획이 노비를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왕씨 집안의 위세로 보나 왕망의 명망으로 보나 충분히 무마될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왕망은 아들에게 자살을 강요했다. 사람들은 왕망의 공평무사(?)함에 탄복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왕망을 다시 대사마로 삼아야 한다고 아우성을 쳤다.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왕망은 대사마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황후를 간택할 때의 일이다. 왕망의 딸도 당연히 황후 후보 명단에 올랐다. 그런데 왕망은 태황태후를 찾아가 딸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다. 이 사실을 안 대신들과 유생들은 볼 것도 없이 왕망의 딸을 황후로 삼아야 한다고 아우성을 쳤다. 왕망은 못이기는 척 황후 간택을 받아들였다.
이랬던 왕망이 권력을 장악하고나자 돌변했다. 권력 중독의 문제를 충고하던 큰아들 왕우를 별 것 아닌 귀신 소동의 주범으로 몰아 사형시키고, 수많은 종친을 이 사건에 연루시켜 죽였다. 나아가 이에 불만을 품은 황제마저 독살시켜 버렸다. 세상 사람들은 왕망의 정체에 경악했지만 때는 늦었다.
위장과 위선의 아이콘 왕망의 행적이 지금 우리를 몹시 씁쓸하게 만든다. 지금 정치시사를 표방한 유튜버나 사이비 언론의 행태에서 왕망 같은 자들의 정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 유튜버는 말할 것 없고, 진보를 가장하여 진영을 분열시키려는 이들의 추악한 면면에서 적폐 청산의 또 다른 대상이 나타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더욱 착잡하다.
정치권력은 짧으면 5년, 길어야 10년이면 바뀌지만, 문화는 최소한 한 세대가 걸린다. 지금 우리 사회는 문화 풍토를 바꾸는 진통기에 들어섰다. 이참에 철저하게 체질을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
정치계의 배신과 배반도 줄을 잇는다. 정치적 소신은커녕 인간으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신의조차 내팽개친다. 그러고는 간사하게 위장한 채 위선을 떤다.
왕망은 천하를 속였다지만, 이제 이들은 철새조차 속이지 못한다. 그 언행이 낱낱이 고스란히 거의 실시간으로 백성들에게 생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이런 짓을 서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백성들을 깔보고 우습게 보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왕망과 같은 간신은 누구일까? 우리 한 번 깊게 생각해 보자. 지금 정치인들은 작두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들의 작태를 반드시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자기가 잘났다고 떠들어대는 논객들의 작태들도. 백성들은 언젠가는 그들을 심판하고 말 것이다. 반드시 그럴 날이 오리라 믿는다. 그날까지 건강해야만 한다.
▶️ 粉(가루 분)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쌀 미(米; 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分(분)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分(분)은 나누는 일, 米(미)는 쌀, 粉(분)은 쌀을 가루로 만든 것인데, 얼굴에 발라 분으로 삼았다고 일컬어진다. 나중에 쌀에 한하지 않고 가루를 가리켜 말하였다. ❷회의문자로 粉자는 '가루'나 '빻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粉자는 米(쌀 미)자와 分(나눌 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分자는 칼로 사물을 반으로 나눈 모습을 그린 것으로 '나누다'는 뜻이 있다. 이렇게 무언가를 나누는 모습을 그린 分자에 米자를 결합한 粉자는 '쌀을 나누다' 즉 '쌀을 가루로 만들다'는 뜻이다. 그래서 粉(분)은 (1)백분(白粉) (2)흰빛을 내는 채색(彩色). 진채(眞彩)를 내는 데에 씀, 등의 뜻으로 ①가루 ②분 ③고물(배의 뒷부분) ④안료(顔料) ⑤색칠 ⑥(분을)바르다, 화장하다 ⑦색칠하다 ⑧희다 ⑨빻다, 부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가루로 딱딱한 물건을 보드라울 정도로 잘게 부수거나 갈아서 만든 것을 분말(粉末), 가루처럼 잘게 부스러 뜨림을 분쇄(粉碎), 탄산 석회나 구운 석고의 가루를 물에 개어 손가락 만큼씩 하게 굳혀 만들어 칠판에 글씨를 쓰는 쓸 것을 분필(粉筆), 가루 우유를 분유(粉乳), 가루 음식을 분식(粉食), 가루 사탕을 분당(粉糖), 얼크러져 다툼을 분경(粉競), 흰빛이 섞인 붉은빛을 분홍(粉紅), 분바를 때 분을 개서 쓰는 물을 분수(粉水), 가루로 된 약을 분약(粉藥), 얽히고 맺힘을 분결(粉結), 분처럼 흼 또는 분칠을 하여 희게 함을 분백(粉白), 내용이 없이 거죽만을 발라 꾸미는 것 또는 실제보다 좋게 보이도록 거짓으로 꾸미는 것을 분식(粉飾), 참혹하게 죽음 또는 목숨을 내놓고 있는 힘을 다함을 분골(粉骨), 고운 가루를 미분(微粉), 밀가루나 보리 가루를 맥분(麥粉), 뿔을 쪄서 부순 가루를 각분(角粉), 곡식이나 약재 등 덩어리진 것을 빻아 가루로 만듦을 제분(製粉), 여자들의 얼굴을 단장하는 데 바르는 흰 가루를 호분(胡粉), 수꽃술의 꽃 밥속에 있는 가루 모양의 물질을 화분(花粉), 동물의 피를 말린 가루를 혈분(血粉), 곡식을 빻거나 갈아서 만든 가루를 곡분(穀粉), 감자의 앙금을 말린 가루를 감분(甘粉), 쌀을 빻아서 만든 가루를 미분(米粉), 여자들의 얼굴을 단장하는 데 바르는 흰 가루를 백분(白粉),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는 뜻으로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함 또는 남을 위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분골쇄신(粉骨碎身), 분을 희게 바르고 먹으로 눈썹을 까맣게 화장한다는 뜻으로 미인의 얼굴을 이르는 말을 분백대흑(粉白黛黑), 하얗게 꾸민 벽과 깁으로 바른 창이라는 뜻으로 미인이 거처하는 곳을 이르는 말을 분벽사창(粉壁紗窓), 낙화가 어지럽게 떨어지면서 흩어지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낙영빈분(落英繽粉) 등에 쓰인다.
▶️ 飾(꾸밀 식, 경계할 칙)은 ❶형성문자로 饰(식, 칙)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밥식변(飠=食; 먹다, 음식)部와 사람인(人=亻; 사람)部와巾(건; 헝겊)으로 이루어졌다. 사람이 헝겊으로 닦아서 깨끗이 하다의 뜻이, 전(轉)하여 꾸미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飾자는 '꾸미다'나 '단장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飾자는 食(밥 식)자와 人(사람 인)자, 巾(수건 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巾자는 '수건'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러니 飾자는 사람(人)이 행주(巾)로 식기(食)를 닦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갑골문에 나온 飾자를 보면 큰 식기 앞에 빗자루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제사를 지내기 전에 식기 주변을 깨끗이 정돈한다는 뜻이다. 이후 소전에서는 사람이 더해지게 되면서 지금의 飾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飾자는 제사 전에 정돈한다는 뜻이 확대되어 지금은 '꾸미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飾(식, 칙)은 ①꾸미다 ②단장(丹粧)하다 ③위장(僞裝)하다, 거짓으로 꾸미다 ④씻다 ⑤꾸밈 ⑥장식(粧飾) ⑦보물(寶物) ⑧가선(의복의 가장자리를 딴 헝겊으로 가늘게 싸서 돌린 선) 그리고 경계할 칙의 경우는 ⓐ경계하다(칙) ⓑ신칙하다(단단히 타일러서 경계하다)(칙) ⓒ다스리다, 정돈하다(칙)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꾸밀 분(扮), 꾸밀 날(捏), 단장할 장(粧), 꾸밀 장(裝)이다. 용례로는 교묘하게 꾸며 속임을 식교(飾巧), 거짓을 꾸밈을 식위(飾僞), 품성을 고상하게 가꿈을 식성(飾性), 의리를 들어 그럴싸하게 꾸밈을 식의(飾義), 교묘한 말과 수단으로 잘못을 얼버무리는 일을 식비(飾非), 보석보다 품질이 낮으나 장식에 쓰이는 돌을 식석(飾石), 겉을 번드르르하게 꾸민 설을 식설(飾說), 말을 꾸밈 또는 거짓으로 꾸며서 하는 말을 식언(飾言), 죽은 사람의 최후를 장식함을 식종(飾終), 부모의 경사에 잔치를 베풂을 식희(飾喜), 이익을 늘림을 식리(飾履), 변설을 잘 꾸밈을 식변(飾辯), 남을 속이기 위하여 거짓을 꾸밈을 식사(飾詐), 듣기 좋게 꾸며서 하는 말을 식사(飾辭), 속마음과 달리 언행을 거짓으로 꾸밈을 가식(假飾), 겉모양을 아름답게 꾸밈 또는 그 꾸밈새나 장식물을 장식(裝飾), 옷과 몸차림의 꾸밈새를 복식(服飾), 겉모양을 꾸밈을 수식(修飾), 지나치게 꾸밈을 과식(過飾), 글을 아름답게 꾸밈을 문식(文飾), 겉으로만 보기 좋게 꾸미는 일을 허식(虛飾), 어떤 것을 꾸밈을 가식(加飾), 아름답게 꾸밈을 미식(美飾), 속은 비고 겉치레만 함을 이르는 말을 내허외식(內虛外飾), 허물도 꾸미고 잘못도 꾸민다는 말을 문과식비(文過飾非), 간악한 꾀가 많아 선을 악이라 하고 악을 선이라 꾸며 대어 상대방을 곧이 듣게 함을 이르는 말을 지족식비(知足飾非), 얼굴과 옷을 아름답게 단장하고 치장함을 이르는 말을 응장성식(凝粧盛飾) 등에 쓰인다.
▶️ 太(클 태)는 ❶지사문자로 大(태), 泰(태)와 통자(通字)이다. 크다는 의미의 大에 점을 찍어 더 크다는 것을 나타낸 글자로 크다를 뜻한다. ❷지사문자로 太자는 '크다'나 '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太자는 大(큰 대)자에 점을 찍은 것으로 '심하다'라는 뜻을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太자는 大자보다 더 크거나 심한 것을 뜻하기 위해 파생된 글자이지만 쓰임에 있어 두 글자의 차이를 구별하기란 어렵다. 고대에는 大자나 太자를 구별 없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도 大자와 太자는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간혹 太자가 '매우 심하다'와 같은 부정의 의미를 전달하는 때도 있지만 긍정적인 단어도 많기에 이 두 글자의 쓰임을 딱히 구별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太(태)는 성(姓)의 하나로 ①크다 ②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 ③통하다 ④처음, 최초 ⑤첫째 ⑥콩(콩과의 한해살이풀) ⑦심히, 매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비(丕), 클 개(价), 클 우(俁), 클 엄(俺), 클 위(偉)이다. 용례로는 세상이 무사하고 해마다 풍년이 들며 환란이나 질병 등이 없이 평안함을 태평(太平), 천지가 비롯된 무렵을 태시(太始), 천지개벽 이전의 혼돈하던 때를 태소(太素), 한 왕조의 첫 대의 임금을 태조(太祖), 절반이 지남을 태반(太半), 아주 오랜 옛날을 태고(太古), 매우 좋음이나 썩 아름다움을 태가(太佳), 험하고 높은 재를 태령(太嶺), 매우 재촉함 또는 매우 촉박함을 태촉(太促), 높고 먼 하늘을 태공(太空), 너무 지나침이나 아주 심함을 태과(太過), 굵은 털실을 태사(太絲), 가장 뛰어난 것을 태상(太上), 너무 심함을 태심(太甚), 너무 한도에 지나침을 태람(太濫), 콩기름으로 콩에서 짜낸 기름을 태유(太油), 껍질 빛깔이 검은 콩을 흑태(黑太), 어질고 착한 임금이 다스리는 태평한 세상을 일컫는 말을 태평성대(太平聖代), 아주 오랜 옛적 시대를 일컫는 말을 태고시대(太古時代), 세상이 평화롭고 안락한 때를 일컫는 말을 태평연월(太平烟月), 너무 세거나 빳빳하면 꺾어지기가 쉬움을 일컫는 말을 태강즉절(太剛則折), 천하가 태평할 때는 이를 지적하여 말할 만한 형상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태평무상(太平無象), 가뭄에 콩 나듯 한다라는 뜻으로 일이나 물건이 드문드문 나타난다는 말을 한시태출(旱時太出), 어리석어서 모든 일에 아무 걱정이 없이 지냄을 비웃는 말을 만사태평(萬事太平) 등에 쓰인다.
▶️ 平(평평할 평, 다스릴 편)은 ❶상형문자로 물 위에 뜬 물풀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수면이 고르고 평평(平平)하다는 뜻이다. ❷지사문자로 平자는 '평평하다'나 '고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平자는 干(방패 간)자와 八(여덟 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平자는 '방패'와는 아무 관계가 없고 또 사물의 모습을 본뜬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平자는 악기 소리의 울림이 고르게 퍼져나간다는 뜻을 형상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平자는 소리가 고르게 퍼져나간다는 의미에서 고르거나 평평하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고 후에 '안정되다'나 '화목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었다. 그래서 平(평, 편)은 (1)일정한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평범(平凡)한, 평평(平平)한의 뜻을 나타냄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평평하다, 바닥이 고르고 판판하다 ②고르다, 고르게 하다 ③정리되다, 가지런하게 되다 ④편안하다, 무사하다 ⑤평정하다 ⑥정하다, 제정하다 ⑦이루어지다 ⑧바르다 ⑨갖추어지다 ⑩사사로움이 없다 ⑪화목하다, 화친하다 ⑫쉽다, 손쉽다 ⑬표준(標準) ⑭들판, 평원(平原) ⑮산제(山祭: 산에 지내는 제사) ⑯보통(普通) 때, 평상시(平常時) ⑰보통, 보통의 수준 ⑱평성(平聲), 사성(四聲)의 하나 그리고 ⓐ다스리다, 관리하다(편) ⓑ나누다, 골고루 다스려지다(편)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평탄할 탄(坦), 편안할 녕(寧), 편안 강(康), 클 태(泰)이다. 용례로는 어떤 가정 밑에서 많은 수나 같은 종류의 양의 중간의 값을 갖는 수를 평균(平均), 평온하고 화목함을 평화(平和), 평상시를 평소(平素), 뛰어난 점이 없이 보통임을 평범(平凡), 평상시의 소식을 평신(平信), 차별이 없이 동등한 등급을 평등(平等), 바닥이 평평한 땅을 평지(平地), 사람이 삶을 사는 내내의 동안을 평생(平生), 지표면이 평평한 넓은 들을 평야(平野), 무사히 잘 있음을 평안(平安), 벼슬이 없는 일반민을 평민(平民), 평평한 표면을 평면(平面), 평탄한 들판 평야를 평원(平原), 난리를 평온하게 진정시킴을 평정(平定), 까다롭지 않고 쉬움을 평이(平易), 어느 한 쪽에 기울이지 않고 공정함을 공평(公平), 마음에 들거나 차지 않아 못마땅히 여김을 불평(不平), 균형이 잡혀 있는 일을 형평(衡平), 대지의 평면을 지평(地平), 마음이 기쁘고 평안함을 화평(和平), 넓고 평평함을 편평(扁平),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평롱망촉(平隴望蜀), 깨끗하며 욕심이 없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평이담백(平易淡白), 엎드려 땅에 머리를 댄다는 뜻으로 공경하여 두려워하는 모습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평신저두(平身低頭), 고요한 땅에 바람과 물결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공연한 일을 만들어서 뜻밖에 분쟁을 일으키거나 사태를 어렵고 시끄럽게 만드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을 평지풍파(平地風波), 모래톱에 내려앉는 기러기라는 뜻으로 글씨를 예쁘게 잘 쓰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 또는 아름다운 여인의 맵시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평사낙안(平沙落雁), 마음을 평온하고 순화롭게 함 또는 그런 마음으로 줄여서 평심이라고 하는 말을 평심서기(平心舒氣), 평지에 산이 우뚝 솟음으로 변변치 못한 집안에서 뛰어난 인물이 나옴을 비유하는 말을 평지돌출(平地突出), 심기를 조용하게 가져 잡념을 없앤다는 뜻으로 마음이 평온하고 걸리는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평기허심(平氣虛心), 뛰어난 점이 없이 보통을 일컫는 말을 평평범범(平平凡凡), 이른 새벽에 다른 사물과 접촉하기 전의 맑은 정신을 이르는 말을 평단지기(平旦之氣), 안온하며 아무것도 변한 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평온무사(平穩無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