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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시절이지만 봉봉협동조합 창립총회 성사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설레는 마음으로 비나리에 도착했다. 자봉을 신청했기에 20분 걸리는 거리를 두시간 빨리 갔는데 4시간 걸리는 울산에서 오신 라티님이 의자를 닦고 계셨다. 못말려~ ㅋ
함께 닦으려니 식당에 가 보는 것이 좋겠다신다.
가는 길에 사무실에 들러 인사를 하니 사무국장님께서 자료집 수정안 끼우는 걸 돕고 접수하는 데 좀 같이 도와달라하셔서 접수대에 잠깐 있게 되었다.
경기도 안양에서 오신 부부의 설립동의서 작성을 도와 드리고 잠깐 얘기를 나누었다.
봉화에서 오셨다는 분의 동의서 작성을 도와 드리다 보니 어딘가 낯이 익어 기억을 더듬어 보았더니 글쎄 콩농사 지을 때 만난 봉화군 농민회 전 회장님... 헐~ (나중에 회의 전체 진행을 맡으셨고 봉봉협동조합의 이사님이란 걸 알았다 ) 이렇게 또 안면인식장애를 실감...급 반색오바모드로 전환 즐겁게 인사를 나누었다.
경남 진해에서 오신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미권스회원님은 오시다가 대구에서 꼴보수단체가 나눠주는 NLL관련 찌라시를 받고 분통이 터져 찢어버렸다며 세상에 그런 멋진 대통령이 어디 있었다고 노무현대통령을 아직도 욕을 하냐며 울분을 토하셨다. ㅠㅠ
증거물로 찌라시를 가져올 걸 하시며 급후회하시는 섬세함... ㅋ
잠시 접수처가 뜸한 고로 식당으로 내려가려는데 라티님이 나를 찾으며 올라 오신다. 큭, 안그래도 내려가는 참인데...
내려가니 송성일님이 장을 보아 오신 모양으로 트럭을 주차중이시다. 수박도 내리고 오전에 마을에서 딴 상추, 겨자채가 그득그득... 주방으로 가니 전에 뵌 마을분들이 반기신다.
전에도 함께 일하며 사귀었던, 귀농인의 집에 사시는 새내기 귀농인님과 상추를 같이 씻으며 전에 못다 나눈 이야기들을 이어갔다. 땅을 구입하신것을 축하드리고 집짓는 이야기, 협동조합 이야기등...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벌써 창립총회 할 시간! 이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데 어~ 낯익은 얼굴, 여기서 만날 거라고 생각지 않았던 분을 뵈었다. 바로 도산면 우리집 근처에 있는 용수사 주지스님... 용수사에 우리머루 유치원 친구가 있기에 그리고 용수사에서 가을에 여는 시낭송대회에 봄비가 참여하여 두번이나 상을 탄 인연으로 여러번 뵙게 되었기에 반갑게 인사를 드렸다.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지인이 여기 이런 행사가 있으니 한번 가보자 해서 오셨다고 한다. 저녁도 드시고 가시라고 하니 즐겁게 그러마고 하셨는데 총회가 반쯤 지나 쉬는 시간에 가신 모양이었다. 아쉽~ 담에 뵙게 되면 재밌게 할 이야기가 있을 듯^^(참고로 마지막 눈물님의 후기1 사진에 명진스님과 말씀 나누고 계신 스님의 뒷모습이 있다)
발기인과 설립동의자 106명 중 57명이 참석하여 총회성사 빰빠라빰~
발기인과 설립동의자 뿐 아니라 미권스와 여러 관심있는 분들이 참여하여 100명이 훨씬 넘어 보였다. 의자가 모자라 아래층에서 급히 가져오시는 라티님을 비롯한 자봉님들~
총회는 지루할 거라 생각했던 거에 비하면 재미있는 편이었다. 생략할 것은 과감히 생략~(축사 등...) 본론으로 들어갔고 빠르게 진행되었다. 지루한 줄 모르고 한 시간이 후딱 지났고 쉬는 시간 5분이란 것을 봉도사님이 태클을 걸어 10분으로 ㅋㅋ 봉도사님 왈 "5분이 뭐야, 10분은 줘야지, 인생을 왜 그렇게 저렴하게 살려고 그래?"
쉬는 시간동안 안동시 농민회 회장님께서 가져오신 일등급 딸기즙을 맛있게 쪽쪽~ 머루가 넘 맛있다며 하나 더 달라기에 자봉권으로 하나 더 주었다. (흠... 이래도 되나. 더 달라고 한 사람은 머루뿐이라... 급 당황하여 저지른 일이니 용서들 하셔요~ 아, 다른 애기 한 명한테도 더 줬구나.)
쉬는 시간에 안양에서 오신 부부중 부인님과 잠깐 담소를 나누었다. 귀농은 자신없으나 콩농사에 관심이 있으시다고... 평생 콩을 납품하셨다는데(음... 지금 급 추측하건데 혹시 청자콩 종자를 주신 분? 아님 말고. 이런 무책임한 ㅡ.ㅡ) 짧은 십분동안 딸기즙 돌리고 가위로 잘라 드리고 담소도 나누고... 시간을 이렇게 알차게 보낼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2부가 시작되었고 이사장으로 송성일 봉화군 농민회장님이 뽑히신 것을 축하축하~
드디어 2013년 사업계획(안)을 다루었다.
헐~ 경쟁기업이 대형할인마트란다. 옴마야~
아, 봉도사님이 첨에 기존 생협보다 문턱을 낮추겠다고 하셨지 참... 그러려면 경쟁기업이 백화점이 아니라 대형할인마트가 될 수 밖에 없는 거구나. ㅋㅋ
농민에게선 더 비싸게 사서 대형할인점과 비슷하거나 더 싸게 공급하겠다니 이게 말이 되냐고요... 근데 되나부다. 상품가격 및 월별 판매액 추정치에 계산을 멋지게 해 놓았는데 잘은 모르겠다^^
회원수가 많아지는 게 관건이 아닐까...
10월쯤엔 반찬까페 매장 사업을 시작할 모양인데 이것은 완전 대 찬성이다. 귀농한지 7년쯤 되었을 때 시작하여 4~5년 정도 하다 올해는 좀 쉬고 있는 꾸러미사업의 경험으로 볼 때 도시 사람들... 날 것으로 보냈을 때 잘 못 만들어 먹는다. 반찬만들 시간 없고, 만들줄도 모르며 의지도 별로 없다는 걸 알았기에(아~ 이것은 나의 착하고 사려깊은 꾸러미 회원님들을 폄하하는 발언이 아니라 일반적인 이야기이다. 꾸러미사업은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쉬고 있음) ㅋ
우리 옆동네에 귀농하여 골짜기가 넘 좋다며 박혀서 나오질 않는 우리 언니도 눈을 반짝반짝이며 안동시내에 반찬까페 열면 달려갈 기세이니 말 다했다. ^^
지출 예산서, 수입지출예산서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음청 예리하신 설립동의자분께서 지적하시고 또 사무국장님은 택배비를 지출로 볼 것인가 아닌가가 모호하여 달라진 부분이라 해명하고 음... 흥미진진
또 어떤 분이 이것은 그냥 추정치일 뿐이고 실제 사업이 시작되면 복식회계로 하여 대조하면 아무 문제 없다며 종료를 종용하시어 종료~
마지막 안건으로 차입금 최고 한도액 결정의 건이 나왔다. 송성일이사장님 말씀으로 적은 자본으로 시작하는 조합의 경우 읿반적으로 차입을 한다. 꼭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농축산물 수매자금과 계약재배 자금에 한해서 최고 1억원까지 할 수 있다는 승인을 해 달라는 것이다. 나중에 농산물 수매 자금이 모자랄 경우에 급하게 총회를 소집할 수 없기에 미리 받아 놓는 것이라고 하셨다. 절대로 빚내서 사무국장 월급 주진 않는다고 쐐기를 꽝~
통과~ 하고 회의를 종료했다. 의사봉 쾅쾅쾅!!!
했는데 송이사상님이 다시 마이크를 드셨다. 여기 제일 연세 많으신 참석자분으로 추정되는 분이 계신데 누군신지 어디서 오셨는지 너무 궁금하시다며 소개를 부탁드렸다. 정말 한복을 곱게 입으시고 머리와 수엽이 허연 팔순 어르신이시다.
요약하면 '젊은이들이 뭘 하려고만 하면 가서 훼방을 놓는 어버이 연합때문에 일이 안된다는 판단에 좋은 어버이 연합을 만드신 좋은 어버이로서 봉도사님책을 빨간 줄 그어가며 세번 읽으셨으며 봉도사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찾아 오셨다. 조합원 가입도 하셨고 봉봉협동조합이 잘 되길 바란다.' 말씀을 아주 재미지게 잘 하셨는데 그 중 하나 소개하면 "젊은이들이 이 어버이연합만 뜨면 상대를 못해 몸싸움 했다하면 사망이야. 우리밖에 상대를 못해~ "
밥먹을 시간~ 노느라고 얼씬도 안하던 머루 득달같이 달려와 밥 먹자고 난리다. 줄 서 있는 내내 배 고프다며...
그런데 식탁이 아직 남아 있는데도 상추도 없이 행사장 날개부분에 앉아 식사를 하고 계신 부인 두 분이 계신다. 머루랑 밥 먹을 곳을 찾을 때 즈음엔 식탁이 거의 모두 차서 우리도 날개쪽으로 그 분들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머루가 상추를 궂이 찾아서 식당에 가서 상추를 얻어왔는데 그 분들께도 드리려니 벌써 다 드셨다. 머루는 재빨리 먹고선 또 놀고 싶은지 나만 똘랑 남겨 놓고 휭~ 하니 가 버렸다. 헐~ 비나리와서 똘랑 혼자 밥을 먹게 되는 불상사가 생기다뉘 ^^
할 수 없이 밥을 마저 먹고 옆에 앉아계신 분들께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봉화군 전 농민회 회장이신 임채광님의 부인이시고 또 한 분은 서벽리 콩농사 밭에서 뵌 농민회원님의 부인이시란 걸 알게 되었다. 농사의 어려움과 시골사는 어려움과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빈그릇을 가지고 주방으로 갔는데 아까 상추 같이 씻었던 마을 분이 설겆이를 하고 계신다. 식사하셨냐니까 아직~ 아니 그럼 안되지요. 설겆인 제가 할 테니 식사하셔요~ 하고 앞치마를 찾아 둘렀다. 순간 또 멋진 남자살람이 오셔서 함께 설겆이를 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봉화에서 송성일님과 봉화문화센터에서 기타를 같이 배우는 동문이시란다. 서울에 계시다 고향에 내려오셨는데 집안 농사를 돕고 계신 모양이었다. 농사이야기를 잠깐 나누었는데 그분 왈~ "고춧가루 정성들여 태양초로 해서 도시 친구들 한테 줘 봤는데 그 친구들.. 잘 몰라요.^^ 얼마나 힘이 드는지... 그냥 어 그래? 할 수 밖에 없다고. 그리고 다른 양념이랑 섞이면 맛의 차이도 잘 모르고" 하신다.
봉봉협동조합에서 조합원 교육에 힘쓰려고 하는 이유가 이 지점에 있는 거겠지.
어쨌든 행사장엔 음악소리, 주방엔 물소리, 그릇소리, 엄청난 소음을 뚫고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나눈 것에 보람을 느꼈다.
벌써 여덟시 반? 설겆이는 끝이 없기에 일단락 짓고 나와 라티님과 잠깐 담소를 나누었는데 걱정이 늘어지신 라티님... 그땐 비장하게 아무도 믿지 말고 자기자신만을 믿고 간다는 각오로 하시면 어떨까요.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아이참, 경쟁상대가 대형할인마트인데 조합원 모집은 식은 죽 먹기네요. 뭘~ ㅋㅋ
라티님께 부탁해서 좋은 어버이연합 상임대표로 계신 어버이와 한 컷~ 했는데 명함까지 주셨다. 명함을 보니 민족문제연구소에 상임고문으로 계신 신용승님...
울산에서 시댁식구들이 시부모님댁(시부모님들께서 7년 전 집 근처로 오셔서 사시다 시아버님은 돌아가시고 어머님만 계심)에 온다고 했기에 일찍 나서야 했다. 평소엔 엉덩이가 무거워 끝까지 앉아 있는데 오늘은 넘 아쉽당~
씐나게 놀고 있는 머루를 찾아 가자고 하니 딱 한번만 더 놀고 가잔다. 그럼 딱 한번만이다~ 하고 인사를 빠뜨린 분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발기인과 설립동의자에게 주는 선물인 더덕한상자와 수건을 챙겨 나섰다.
봉도사님은 담소로 바쁘신 것 같아 인사 못 드리고 그냥 나오려는데 송지 영부인께서 나오셔서 아~ 있다가 같이 한잔 하려했는데... 라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신다. 담에 또 뵐게요~ 하며 흥성흥성한 행사장을 나왔다.
급하게 길게 쓰느라 수정 못하고 올립니다. 뭐 급하다고^^
일단 올리고 수정은 천천히~
첫댓글 고생 많으셨어요. ^^ 저도 이제 자봉가야지요~
고생보단 재미가 더 큰~ 아시죠?
수고 하셨습니다.. 봄비네님 머루가 편지 썼나요??ㅎㅎ
네, 오늘 보낼라고요^^
요새 편지쓰는 재미에 푹~ 빠져 있긴 한데 읽어 보면 거의 암호해독 수준이라 ㅋ
고쳐 준다고 해도 절대 사절이라네요^^
네~~~^^
꼼꼼한 후기 잘 봤어요~추천!!
감사합니다^^
봉봉협동조합에서 정말 큰 일하실 분~~봄비네님~^^
꼼꼼한 후기 감사합니다~ 제가 후기2를 쓰는데 도움이 많이 되겠쓰여~감사~^^
기억력도 좋으셔라~~~
ㅋ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는
이정도 글을 쓸려면 시간이 꽤 걸릴텐데 후기 잘 읽었습니다.
비나리마을과 20분거리라 참 좋으시겠어요 ^^
봄비네님 사시는 곳도 참 좋은곳인듯 하네요 저도 한국에 살면 행사 열심히 참가할텐데
멀리서 후기 읽는거로 위안을 삼아봅니다.^^
두 시간동안 폭풍집필~ ㅋ 수정할 데가 한 두군데가 아니네요^^
봄비가 시도 잘 짓는군요~ 엄마를 닮은게 분명하네요~
후기 잘 보았어요~ 요런 실력이니 봉봉사과를 경품으로 타지요~
내맘대로 가져 가겠씸!
엄마는 시를 잘 지을 것 같긴 한데 짓지를 않는다는 거 ^.*
아!~ 봄비네님!~
함께 못해서 죄송했어요!~ ㅠ.ㅠ
다음부터는 함께해용 ^^
지나가는 오지랖 넓은 달마샨....
쟈스민트님, 안 죄송하셔도 되어요 ^.*
오고 싶었던 분들이 다 오셨다면 비나리 마을학교가 미어터지고 밥도 모자라고 아수라장이 되지 않았을까요. ㅋ
그렇다고 안 오신게 다행이라는 말은 절대~ 아닌 거 아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