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fmkorea.com/best/5084163508
고교 시절 감독님이 그러셨다.
에이스는, 항상 에이스로 있어야 한다고.
밥을 먹을때도
잠을 잘 때에도
연습을 할 때에도
연습이 끝난 후에도
마운드 위에서도
벤치로 물러나서도
에이스는 항상 에이스로 있어야만 하는거라고.
에이스는 자신의 모든 언행에 책임이 있는거라고.
이 말을 항상 생각하며 살고 있다.
후쿠오카 현 키타큐슈 시 출생.
중학교 교사 부부의 막내아들.
어려서부터 야구를 했지만 체구가 작았고, 평범했다.
장점이라면 딱 하나. 왼손잡이라는 것.
그것만으로는 어느 고교에서도 러브콜을 받지 못했고
졸업 후에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현립 호쿠치쿠 고교에 입학했다.
(야구 끝나고 공부하는 고교 선수들)
당시 이 학교의 편차치는 60으로, 나름 공부 좀 하는 학교였다.
아오야마 가쿠인, 메이지, 츄오, 호세이, 도시샤, 킨키 대학 등등
단순히 말하자면 명문 사립대의 1차컷이 대충 이 정도라고 보면 될것같다.
여느 고등학교들이 그렇듯, 어디까지나 생활체육 정도인 야구부.
하지만 이 호쿠치쿠 고교는 학업에 좀 더 엄격한 편이었고
야구부의 하루 연습 시간은 보통 3시간을 넘지 못하게 규정했었다.
당연히 고시엔 출전 기록은 없었고, 아직까지도 없다.
지역 예선 1차전은 쉽게 통과해도, 대진운이 좋아야 2차전 통과하는 정도.
고시엔 만화로 치면 주인공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일회성으로 등장하는 [엑스트라 A고교] 딱 그 정도의 팀이었다.
본인도 이때까지는 프로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대학까지는 야구를 하고 싶었기에, 학업과 야구를 병행했다.
2학년 봄, 에이스를 맡으며 예선 4차전까지 진출했지만
명문 큐슈 국제대학 부속고교에 1-0으로 석패했고
3학년 여름, 마지막 대회에서 다시 한번 예선 4차전까지 올라가서
코쿠라 고교를 상대로 최속 144km의 직구로 9이닝 2실점 완투했으나
팀은 1-2로 패배하며 고시엔의 흙은 밟아 보지 못한채 고교를 졸업했다.
이때 프로의 꿈은 생겼으나, 드래프트는 신청하지 않았고
도쿄의 코마자와 대학 경제학부에 진학한다.
* 이후에 알려진 이야기지만, 이때 드래프트 신청 했으면 직행했을지도 모른다.
스카우터들 사이에서 하위 순위 지명을 노리는 팀이 몇 있다는 소문이 돌았었다고.
선수 본인이 몰랐을 뿐.
키가 178cm까지 컸고, 체격도 더 이상 작지 않았다.
대학 2학년 봄부터 팀내 에이스를 맡았고
3학년 봄에 3경기 연속 완봉을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다.
가을에는 MVP, 베스트나인, 최우수 투수로 3관왕을 차지하며
26년만의 팀 우승에 공헌했고, 프로 구단들의 리스트에 본격적으로 들었다.
4학년, 대학 좌완 넘버원으로 평가되는 한편 부상으로 봄여름을 날렸다.
드래프트 직전인 가을에야 복귀했지만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당연히 즉전감으로 분류했었던 프로 구단들의 반응도 애매해졌고
본인 역시 사회인 야구팀을 고민하다가, 드래프트 이틀전에야 신청서를 제출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우려와는 달리 시작과 거의 동시에 이 선수의 이름이 불렸다.
하이 요코하마 베이스타즈 1순위 지명합니다
[이마나가 쇼타, 코마자와 대학, 투수]
계약금 1억엔, 연봉 1500만엔.
등번호는 요코하마 좌완 에이스의 상징, 노무라 히로키의 21번.
그리고 모교 호쿠치쿠 고교의 제 1호 프로야구 선수 탄생의 순간이었다.
좌완 선발이 마땅히 없던 요코하마. 리스트에는 있었지만 역시 고민을 했다.
그러나 직전 2014년 드래프트에서 야마사키 야스아키를 낚아온
타케스에 쿠니오 스카우터가 강력히 추천했고, 新감독 알렉스 라미레즈가 OK했다.
* 신인 최다 세이브 신기록 달성(37), 방어율 1.92 WHIP 0.87 / 2015 신인왕
이후 이 선수는 일본 최연소 200세이브 기록을 세운다.
3학년 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을 무렵에 이미
타케스에 스카우터의 리스트에는 이름이 올라있었고, 평가마저 끝나 있었다.
프로 구단 스카우터들 중, 최초로 이마나가에 대해 공식적인 코멘트를 남긴건 타케스에였다.
[이미 충분하다. 내년 1순위는 이마나가 확정] 2014년 4월 16일
* 현재에도 물론 요코하마의 스카우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2주 뒤에 있을 2022년 신인 드래프트를 준비하고 있다.
즉전감으로 뽑은 만큼, 곧바로 1군 데뷔를 했다.
주무기는 최고 150km의 직구. 제구도 좋은 편이었지만 구위가 수준급이었다.
선수들이 뽑은 [체감이 더 빠른 투수] 랭킹에서 4위. (1위는 오타니였다)
1순위 지명의 기대에 미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유독 이마나가 등판일에만 타선이 식고, 수비는 실수를 했다.
팬들은 신인이 저만큼 해주는데 승리를 못챙겨준다며 아쉬워 했고
기자들도 [신인이 이만큼 잘 던졌는데 패전투수가 되었습니다] 등의 인터뷰를 했지만
이마나가의 생각은 달랐다. 이하는 데뷔 1년차 이마나가 쇼타의 어록이다.
어차피 패전 투수의 이름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프로 두번째 경기에서 7이닝 1실점, 패전투수가 되며-
득점 지원이 없었다는 변명은, 방어율 0점대 투수만이 할 수 있다
-세번째 경기에서도, 타선의 무득점으로 또 패전투수가 되며-
상대 투수도, 우리 불펜도 버텼다. 나만 버티지 못했다
-6.2이닝 2실점 14탈삼진. 그러나 타선의 1득점으로 또 패전투수가 되며-
신인 치고는 잘했다는 이유로, 패전의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
-8이닝 3실점 완투패를 하며-
패배를 하다보면 사람은 약해진다.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고 싶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상대에게 점수를 허용한 자신의 책임이라고, 다시 한번 되새긴다.
그것이 프로다.
-데뷔 이후 5경기 방어율 1.91, 무승 4패를 기록하며-
우천 때문이니까, 그럴수 있다
라는건 프로답지 못한 사고방식이다.
자신이 원하는 조건 속에서만 던질수는 없다.
비가 올 때는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지를 생각하면 되는거다.
-6이닝 2실점 이후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어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하며-
모두에게 도움 받아 지켜낸 승리다.
시즌은 길고, 반드시 팀이 어려울 때가 온다.
그 때가 오면, 내가 모두의 실수를 커버할 수 있도록 하겠다.
-7이닝 무실점, 드디어 타선의 지원을 받아 이긴 경기에서-
이런 멘탈을 보여주며 철학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시즌 성적은 22경기 방어율 2.93을 기록했지만 8승 9패로 패전이 많았다.
2년차에는 스플릿 체인지업을 장착하며 구종을 늘려나갔다.
이 무기는 지금의 이마나가를 상징하는 구종이기도 하다.
종 변화는 일반적인 체인지업과 스플릿 체인지업을 섞어 쓰고
횡 변화는 커터와 슬라이더.
그리고 하나 더, 과거 요코하마 에이스의 주무기 슬로우 커브도 있다.
24경기 방어율 2.98, 11승 7패. 승운도 따라주며 10승을 넘겼다.
그러나 승운에 관해서도 이마나가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오늘은 우연이 겹쳐서 이겼지만, 우연히 계속 이길 수는 없다.
다음에는, 어떻게 이겼는지를 확실하게 팬들 앞에서 설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첫번째로는, 사람들에게 응원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걸 위해 나는 매일매일 연습한다.
두번째로는, 대신할 수 없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나 라는 투수 한명 대신할 존재는 얼마든지 있다.
내가 선택한, 프로 선수의 입장은 그런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대신할 수 없는 선수가 되고 싶다.
경기나 훈련에 집중하는데 있어 신경쓰거나 주의하는 점을 묻는 질문에는
그저 의무감에 평소대로 하던걸 하고서
아 오늘은 잘 풀렸네
아 오늘은 안 좋았네. 가 아니라
무엇이 문제였기에 안 좋았는가?
답을 찾는다면 고쳐 나갈수 있지 않은가?
훈련장에서는 항상 생각하면서 연습하고
마운드에서는 항상 생각하면서 던진다.
말만 그럴듯하게 하는거 아니냐 싶을수도 있다.
하지만 연차와 기록이 쌓이고, 평소의 행실이 더해져 팬들은 그런 의심을 하지 않는다.
프로의 세계는 어떤 이유에서든
결과를 내지 못하면 자신의 자리는 없다.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해왔느냐 라는건
내가 아니라, 팬과 수뇌부가 결과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
이마나가에게 있어 [에이스]는 단순히 1선발 투수를 의미하는것이 아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팀 전체를 대표하는 선수이며
팬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다] 라는 신뢰를 받는 선수.
이마나가의 말대로 요코하마의 팬과 베이스타즈의 수뇌부는
성적과 기록을 포함해 이마나가를 에이스라 부른다.
꾸준히 에이스의 자리를 지켜가던 중, 2020년 팔꿈치 수술을 받는다.
그리고 2021년, 부상에서 복귀하던 날에 비가 오며 경기가 취소되었고
9개월을 기다렸지만 이마나가를 못 본 팬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봄 장마철이지 않습니까? 저의 복귀전을 못 본 날이 아니라
일본의 사계절을 즐긴 날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일본의 4~5월 봄 장마, 나타네츠유(菜種梅雨)
그리고 2022년, 노히트 노런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이는 삿포로 돔에서의 첫 노히트 노런이며, 동시에 마지막인 기록이 될것 같다.
삿포로 돔에서는 더 이상 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을테니까.
항상 지켜봐주신 팬 여러분들이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투수 한명을 여기까지 이끌어 주셨습니다.
저 자신은, 언제나처럼 이기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다른 마음을 비우고 마운드를 지켰을 뿐입니다.
2022년 6월 7일 삿포로 돔 원정
(9이닝 0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117구)
이마나가 쇼타의 현재까지 통산 기록은
143경기 57승 46패 4홀드, 방어율 3.24
854.2이닝 847삼진 279사사구, 11완투 7완봉 / 1 노히트 노런
2017 APBC 우승
2019 WBSC 우승
올해 기록은 21경기 11승 4패 방어율 2.26
143.2이닝 132삼진 32사사구 WHIP 0.94 / 경기당 평균 6.84이닝 소화
*코로나 영향으로 몇 경기 빠졌다.
여담으로 이마나가는 타격도 좀 한다.
정해진 타격폼은 없고, 잘 치는 타자들의 폼을 따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 그냥 야잘잘이었던게 아닐지?
2021년에는 11안타 3타점 1사사구 2희생타를 기록하며
타율.270 OPS.587 을 기록하여 몇몇 타자들 보다 좋은 타격 성적을 남겼다.
물론 본인이 직접 결승 적시타 치고 이긴 경기도 있다.
말로 해봐야 바뀌는게 없으니 몸소 직접 보여주는 에이스로 거듭났다.
올해에도 요코하마의 에이스는 이마나가 였으며, 팀을 2위로 이끌었다.
그리고 내일 10월 8일, 포스트시즌의 첫 경기.
에이스의 책임을 지고 한신 타이거즈를 상대로 선발에 나설 예정이다.
https://www.fmkorea.com/best/5084163508
첫댓글 시카고 컵스에서 신인상&사이영상 페이스 라던데 ㄷㄷ
그냥 지금 컵스에서 미친놈수준임...
이야....
와 ㄷㄷ
와씨 첸잡 낙차 미쳤네 근데 왜 mlb지금 타자 1위 찍는애가 구위 1위임? 어처구니가 없네
그리고 지금 시카고 컵스에서 사이영 + 신인왕 후보
야마모토보다도 더 잘 나감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