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웬수다
Written By. 레벨(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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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 신의 계시인지 신의 장난인지도 모를 우연아닌 우연이 있는가? 아빠도 의외인듯한 눈빛으로 나와 지호라는 놈을 흘겨보았고, 아줌마는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잘됬다는 듯이 우리둘의 손을 붙잡았다.
“잘됬네~ 얘, 우리 지호 잘부탁한다. 니 소개좀 해줄래? 자꾸 얘얘거리니까 좀 거리감느껴진다.”
“이별빛나. 17살. 금성고등학교 1학년 5반이요.”
“호호, 그래? 지호 너도 소개해줘야지?”
“난 홍지호. 상운공고 3학년 7반이야.”
상운공고? 상운공고면 우리학교에서 약 40분 떨어져있는 질이 아주 쓰레기인 고등학교잖아? 그런 곳에 이녀석… 아니 이젠 형인가, 다닌다구? 헐.
“뭐, 학교가 쓰레기라고 내가 쓰레기인건 아니잖아?”
귀신같은놈.
“근데 아빠, 왜 병원에 실려온거야?”
“실려왔다니? 방휘씨는 감기때문에 병원에 온건데?”
“에엥? 고작감기때문에 지금 1인용 병실도 사용하고있단 말이에요?”
“고작이라니? 요샌 감기가 암보다 낫기 힘들다는거 모르니? 그래서 링거 맞히고 있잖니.”
이 아줌마 돈 많어? 아니 이젠 이 아줌마가아니라 엄마겠지만… 젠장, 밉지만 17년을 같이 살아온 엄마를 내 의사에 상관없이 그렇게 차갑게 내치다니. 아빠도 참 문제가있단말이야, 그래도 날 안버린게 다행이지.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잠깐, 이제 그 집말고 우리집으로 들어와야지?”
무슨 말이야? 우리집이아닌 저여자집에 들어가서 산다고? 우리아빠 좀 돌은거아니야? 우리집을 버리다니, 17년을 살아온 우리집을.
“알았어요. 짐 챙기고 나올게요.”
“짐은 이미 너가 병원올동안 우리집에 옮겼단다, 그러니 지호랑 같이 집에 가있을래? 호호.”
망할 할망탱구. 홍지호는 나를 보더니 손을 내민다, 뭐야 잡으라는 말이야 아니면 악수하자는 말이야? 난 악수하자는 뜻으로 알고는 손을 내밀어 대충 흔들어주고는 손을빼려고했다. 순간적으로 홍지호는 내 손을 꽉 쥐더니 웃어보였다.
“니가 함수호를 닮은것에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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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여기야.”
“우와, 완전 드라마에 나오는 집이잖아?”
“맞아. 얼마전에 방영한 GBS에서 한 드라마 아나? 고라니 고사리시적모른다 라고.”
드라마 이름이 왜 그따구야?
“아니. 몰라.”
“헤에? 티비안보나봐. 아무튼 거기 남주인공이 이집 주인이었지, 그걸 또 우리가 산거고.”
“댁네 엄마 무슨일하시는데 드라마에 나온 집까지 살 수있는거야?”
“우리엄마 VT엔터테인먼트 사장이야.”
VT 엔터테인먼트? 설마 우리학교 여자애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연예인들만 있다는 그 곳? 그래 그렇다면 돈 많이벌겠네, 부럽다. 그런여자가 내 엄마라면 나도 명품 그런거 얻을 수있겠지? 순간적으로 발 밑을 쳐다보니 낡은 캔버스화하나가 꼼지락거리고있으니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다.
“들어와, 이제 너도 우리식구니까 우선 방부터 소개해줄게.”
“응.”
홍지호는 매력적인 미소를 짓더니 다시 내 손을 잡고 이끌었다. 사내자식이 왜이렇게 손이 차가워? 게다가 이 팔힘, 장난이아닌데. 무슨 드라마에서 나오는 조폭들 손같이 생겼네, 싸움만했나?
“여기야~ 이쁘지?”
“헐, 왠 핑크색들이…”
“아저씨말로는 니가 핑크색을 좋아한다길래, 처음에 여잔줄알았다니까? 솔직히 놀랬다. 그래도 니가 함수호를 닮았으니까 난 그걸로 만족해. 뭐 일종의 대리만족?”
“함수호는 누군데 자꾸 날 함수호라는 사람이랑 엮어?”
“….”
말도 안해줄꺼면서 자꾸 함호수드립은 왜치는거냐? 재밌냐?….
“밥먹게 내려와.”
“예이예이, 형님.”
“형님이라니까 듣기좋다, 계속그렇게불러. 지호형님~ 이라고, 아니다아니다! 지호오빠~는 어때?”
깐죽이 새끼. 1절만 하라니까. 말을 끝마친 홍지호는 생글생글웃으면서 핑크빛으로 도배된 문을 닫고 나갔다. 그제서야 한숨 돌릴수있다 싶어서 핑크빛커텐을 치고 창문을 열었다. 선선한바람이 날 기분좋게 만들어주었다…? 무슨 창문 색까지 핑크색이야!!!!!
“야! 홍지호! 창문까지 핑크색일 이윤없잖아?”
“그랬어? 몰라, 아줌마가 한 거라서. 그렇죠, 아줌마?”
“어머, 여학생인줄알았더니… 오홍홍 이쁜걸 뭘! 아주 내가 그방 쓰고 싶을정도야!”
그럼 쓰라구요!!! 저방을 내거 어떻게써? 가오죽게! 나도 남자라구요, 남자!
“큭큭, 진짜 잘 어울리는데? 너 이뻐.”
젠장, 왜 설레고 지랄이야 이 심장덩어리야! 난 남자라고 게다가 남자한테 이쁘다는 말 들었다고 두근거리냐? 아 젠장 얼굴도 빨개지는 것 같잖아.
“여기 내 앞에와서 앉아. 먹어야지?”
“…”
“많이먹어. 아줌마가 밥 하나는 끝내주게 잘하시거든.”
“…”
“야, 내가 존나 웃긴얘기해줄까? 내친구한명이있는데 어제 같이 담배를 피러 뒷뜰로 갔는데 어떤 남자새끼둘이서 그짓을 하고있는거야, 그래서 내친구새끼가 빡쳐서 깔고있는애 엉덩이에 담배빵 새겼잖냐! 캬캬캬 웃기지않냐?”
너만웃겨.
“아아! 또있다. 내 친구새끼 이름이 영현인데 이새끼가 존나웃긴새끼야. 지네 엄마랑 싸우다가 빡쳐서 집에서 나왔는데 알고보니 겨울이었어 근데 그새낀 잘때 반팔이랑 반바지입고자는데 존나추운거야 그래서 1분도안되서 집에다시 들어갔대 낄낄낄. 아 존나 상상만해도 배찢어질것같다!”
아, 씹. 밥풀.
“또있다 또! 이번엔 영현이말고 병철이라고 있는데 그새끼는 …”
“아, 씨!!! 시끄럽다고! 밥먹으면서 그렇게 말이 많아도 된다고 생각해? 당신 방귀나 트름많이 하지? 그 이유가뭔지알아? 밥먹으면서 말을 많이하면 공기가 입안으로 들어와서 음식물과 같이 함께 삼켜진대 그래서 공기가 트름이나 방귀로 배출이 되는거야. 알겠어? 그러니까 밥먹을 땐 말을 줄이란말이야!”
“미, 미안;”
“뭐, 미안할것까지야. 이제 밥먹을테니까 조용히해.”
후련하다. 아줌마도 집에가서 조용하니 이제서야 홍지호와 나만 이집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녀석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것같지만 나는 낯선집이고 하니 무척이나 걱정되었다, 내 장이. 내 장은 낯선 곳에 가면 똥을 못싸는 아주 저주스러운 장을 가지고 있어서 이 집 오기전부터 걱정했지만… 게다가 이런 답답한새끼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면 또 안나오고. 생각만해도 끔찍한 나날이 계속 되겠군. 관장을 생각해봐야겠어.
“무슨생각을 그렇게해?”
“밥먹으라고!!!”
“아, 알았어. 내가잘못했으니까 너도 밥 많이먹어 우리 공주님. 알았지?”
“닥쳐! 이왕이면 왕자님이라고 부르라고!”
“헤헤, 귀엽기는.”
시끄러워!
**
“야 돈있냐?”
아침부터 왜 시비래?
“어.”
“빵좀 사와라, 초코소보루로 7개.”
아 씹, 전제산 5천원인데 4900원을 쓰게 생겼잖아. 소위 말하는 일진들이 날 에워싸고는 쭈구리 포즈로 앉아있던 날 내려다 보았다.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녀석들은 내 모습이 웃긴지 서로 킬킬거리고 있었다. 난 주머니에 손을 넣어 오천원을 집어들고는 녀석들에게 말했다.
“사, 사올게.”
그래. 학교에서 내 지위가 이것밖에 되지 않았지. 어디 왕따탈출이 쉬운것도 아니고.
“아줌마! 초코소보루 7개요!”
매점들어간지 4분만에 빵을 사수했다. 조금만 늦었으면 못살뻔했는데 다행이다. 검은봉지를 품에 껴안고선 매점을 빠져나왔고 우리학년 건물로 들어가려고 할 때였다.
“오빠, 좋아해.”
고백? 게다가 익숙한 목소린데. 1분만 들어볼까?
“저기, 소미야. 오빠는 있잖아…”
“안된다는말 하지마. 오빠 이때까지 여친없었잖아? 그거 나때문이 아니었어? 응? 그런거야?”
“소미야, 오빠말 들어봐. 그게아니라 오빠는…”
소미? 소위 우리학교 얼짱으로 불리는 한소미인거야? 한소미가 게이한테 고백을?! 그러고보니 저 게이 오랜만에 보네. 그리고 또 앞모습이 안보이고… 그러고보니 한소미랑 게이랑 아는사이라니 되게 신기하네. 서로 안지 오래되어보이는데 게이가 게이인걸 몰랐다는 건가?
“오빤 남자가 좋아.”
한소미 표정이 이상하게 변해버렸다. 그래, 너도 컬쳐쇼크가 뭔지 이제 알게되었구나! 어서 그 게이에게서 벗어나렴.
“저, 정말이야? 오빠 커밍아웃이야?”
“정말이야.”
“오,오빠. 싫으면 싫다고얘기해. 그럴싸한 말을 하란말야. 안매달릴테니까 응?”
여자도 참 구차하지. 저 사람 커밍아웃맞다니까! 게이! 호모! 알겠어? …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오빤 학급일로 바빠서 가봐야곘어. 미안하다 소미야.”
“흑흑, 오빠… 미안해 오빠! 흑흑흑”
진짜 아련하게 우네. 보는 사람 가슴이 더 찢어지게… 아 방금 나 오글거렸다. 그런데 쟨 울어도 이쁘구나. 달래주고싶다. 달래줘야하나?
“쥐새끼가 숨어서 엿듣고 있었네.”
“흐이이이익!”
“여기서 뭐해?”
“게, 게이? 아니면 쌍둥이 동생?”
“쌍둥이 동생. 이왕이면 다윗이라고 불러. 김다윗.”
김다윗이든 게이의 쌍둥이동생이든 뜻만 통하면 다 된거 아니야? 아무튼 김다윗은 싱긋 웃으면서 날 내려다보고있었다. 자식 키큰거 자랑하나? 역시 잘생긴애는 햇빛을 받으니까 더 빛이나는구나. 녀석은 한소미를 바라보더니 다시 날 바라보았다.
“한소미 좋아해?”
“아니, 그냥 이쁘잖아?”
“그럼 왜 보고있었어?”
“궁금해서…”
“그럼 그 품안에 있는 뭉그러진 빵들은 뭔데?”
허걱! 띠발… 삽됬다.
“아!!! 젠장. 나 가볼게!”
“이젠 아예 반말이야?”
무시무시무시. 바쁘단말이야!
“돈이랑 유학. 기억하고있지?”
“…”
“난 니가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래. 어려운것아니야. 새엄마한테 기대지말란말이다. 버려지기전에.”
저새끼… 스토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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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글에만 댓글이없으니 부끄럽기 짝이없네요. 다 제가 부족하다는 증거겠지요? ㅠㅠ
힘내야겠네요 모두 잘자세요
첫댓글 재밌어요~ 자신감을 가지고 화이팅!!!
감사합니다 ㅎㅎ 힘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