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계획
제대를 여덟달쯤 앞두고 생각이 변했다. 원래는 빨리 복학해서 빨리 졸업하고 빨리 취직해서 빨리결혼해서 살면 되겠지란
마인드 였는데 그때쯤 되서는 복학생이 되면 공부도 열심히 해야만 할 것 같고 취직하면 더 못놀 것 같고 이래선 안되겠다.
1년만 휴학하고 놀고싶은 만큼 놀고 알바도 한번 못해봤는데 일도 좀 해보고, 영어공부도 해서 여행다닐 때 좀 더 편하게
더 많이 보고, 들을 수 있게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군대전에도 자전거여행으로 국내일주를 두번했지만
보름간의 그건 여행이 아니고 훈련이였다. 여행을 위한 도구가 자전거가 아닌 자전거를 위한 도구가 여행이 되어버렸다.
돈을 아끼고 시간에 쫓길일도 그리 없었는데 그땐 왜 그런생각을 가졌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서 제대로 된 자전거여행을
해보자는 생각을 가졌다. 한달이상 국내의 가보고 싶은 곳은 작은섬까지 다가보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군대 동기놈이 자기도 너무 자전거여행을 해보고 싶다고 했고 결국 같이 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놈이 어느날 갑자기 일본을 가잔다. 나는 우리나라는 사실 볼만큼 다봤다고 생각했고, 일본여행도 재미있고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아 그러자고 했다. 그런데 전역을 얼마 앞두고 불연듯 이놈은 안가겠다고 했고,
난 그동안 준비한 일과 자전거여행에 대해 엄청 공부를 했어서 결국 혼자 일본으로 떠나게 되었다.
서울 집-부산 해운대(버스)-해운대-부산항-하카타항(페리)
하카타항-후쿠오카-키타큐슈-시모노세키-야마자키-카와구치-이와쿠니-미야지마섬-히로시마-오카야마-히메지-
고베-오사카-교토-나고야-도요하시-시즈오카-시미즈-하코네-요코하마-도쿄-아리아케-신모지(페리)-후쿠오카
부산-울산-경주-포항-경주-부산(버스)-진해-거제도-외도-소매물도-통영-사천-남해-순천-보성-
장흥-강진-목포-무안-함평-영광-고창-정읍-김제-대전(버스)-서산(버스)-안양(버스)-서울
일본 자전거 이동거리 : 2196km
한국 자전거 이동거리 : 1194km
총 자전거 이동거리 : 3390km
일본 여행기간 : 8월 18일~ 9월 17일
한국 여행기간 : 9월 17일~10월 1일
일본에 도착하여 하카타항을 빠져나오자 마자.
구름이 많은게 햇빛이 하나도 안보이더니 이내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처음부터 힘들었다.
지금도 사진은 못찍지만 촛점 안맞은거 하며 짐도 참 못쌌다. 저런걸 30분동안 싼 짐이라고.
생긴건 저래도 자전거+짐무게=47kg
출발한지 한시간도 되지 않아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도저히 갈 수 없어 비를 피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진속 할머님이 먼저 말을 걸어오시더니 결국 할머님 집으로 따라가게 되었다.
거기서 날씨도 보고, 지도도 보고, 수박도 먹고 하면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 여행 계획이라던가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이야기, 내이름, 나이, 주소등을 가르쳐 드렸다.
일본에 처음 가자마자 힘든상황에서 만난 고마운인연. Tonokawa 할머님.
한 열흘뒤 나고야에 있을 때 누나에게 문자가 왔는데 왠할머니가 너랑 같이 찍은사진이랑 수박먹고 있는사진 포함해서
집으로 엽서를 보냈다고 한다. 대충 설명들으면서 생각은 했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정말 고마웠다.
후쿠오카를 지나 키타큐슈의 공장지대.
일본어로 동서남북은 히가시, 니시, 미나미, 키타. 이걸 엄청 나중에 여행 다끝날 무렵에 알았다.
인터넷에서 알아보고 간건 일본엔 공원이 엄청 많고 공원에서 자면 된다고 했는데 난 공원 구경도 못해봤다.
결국 어찌저찌 하다가 경찰서에서 첫날밤을 보내게 되었다. 오른쪽 경찰이 영어를 좀 잘했다.
자기까지 한시간 반쯤 조사 받고, 여권 다섯번은 보여주고, 복사하고 하면서 좀 힘들긴 했다.
큐슈섬과 혼슈섬을 잇는 칸몬대교. 자동차 전용도로이다.
칸몬대교는 동해와 태평양이 만나는 곳이다.
나 중에 안 사실인데 두 바다는 조석의 시간이 달라서 해협의 물살은 엄청나게 빠르다고 한다.
이 해협에서 많은 내전이 있었는데 이 빠른 물살을 이용한 편이 언제나 이겼다고 한다.
아무래도 여기서 싸운 장군중 한명의 동상이 아닐까 추측중.
여행 이틀만에 못밟고 펑크가 났다.
그동안 두번한 자전거 여행에선 두번다 두시간도 안되서 펑크났었는데 그거에 비하면 오래갔다.
일본농촌의 풍경.
둘째날 잔 학교. 둘째 날도 결국 공원을 찾지 못했다. 개학을 한건지 학생들이 엄청 많았는데 몰래 잠입했다가
7쯤반쯤되서 완전 컴컴해 지고 나서야 샤워를 하고 텐트를 쳤다.
8시쯤 누웠는데 10시가 넘도록 잠이 들질 못했다. 조그마한 소리에도 불안했던 그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다.
저 의자 두개 사이에 텐트를 치고 의자엔 빨래를 널었었다.
나중에 도쿄에 가서 안사실인데 일본은 학교에서 큰 살인사건이 난 이후로 오후 6시가 넘어서는 아무나 학교에 출입
할 수 없단다. 몰랐으니 잤지 알았다면 못잤을 것 같다.
이와쿠니 가는 길의 풍경.
물이 정말 맑았다.
이와쿠니의 킨타이교 근처.
이와쿠니에 있는 킨타이교.
이 다리는 못이나 그런거 하나도 안쓰고 오로지 나무를 짜맞추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50년에 한번씩 보수를 한다나 다시 짓는다나? 잘 기억이 안난다.
아무튼 여행3일만에 영어와 한자 일어로만 써있던 안내판에서 이정도 알아내다니 나도 참 대단해졌다.
미야지마섬으로 들어가는 페리다. 가격은 자전거포함해서 왕복 540엔.
미야지마섬에 들어가자마자 많은 사슴들을 볼 수 있다. 사람을 전혀 무서워 하지 않는다.
내 지도를 먹고 있는 사슴.
미야지마에는 관람객이 진짜 많았는데 좀 깊숙히 들어가니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빨래도 말리고 하며 지도를 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사슴한마리가 다가오더니 지도를 먹으려한다.
처음엔 안쓰는 지도 하나 줬는데 계속 먹으려고해서 쓸모 없는 종이는 다줬다. 정말 잘먹는다.
미야지마 섬에서 바라본 히로시마의 풍경.
이추쿠시마 신사의 도리.
이추쿠시마 신사. 바다에 잠긴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유네스코에 지정되어있다.
자전거에 빨래를 말리고 있음.
일본 3경이라는 미야지마섬. 나머지 두곳은 어디일까?
히로시마에서 이런 전차를 만날 수 있었다.사슴에서 조금 놀랬었는데 일본은 고양이 조차 사람 무서워 할줄을 모른다.
오히려 다가와서 장난치고 그런다. 우리나라처럼 도망가는 모습은 볼 수 없다.
히로시마의 'World Memorial Park'.
내가 한국에서 가져간 안내문에는 World Peace Park라고 써있어서 이렇게 물어봤을 때 사람들이 잘 못알아 들었다.
그래서 엄청 길찾기 힘들었던 기억뿐.
평화의종. 저 종한번 치려면 줄 엄청 기다렸어야 했다.
근데 왜 지금은 사람이 한명도 없지? 사진을 찍지 말고 종을 쳤어야 했구나.
그 유명한 원폭돔. 히로시마에서는 지금까지 원폭 맞고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건물이라고 한다.
그런데 저것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태라고 한다.
원폭을 맞고 어떤 초등학생이 하나 죽었다. 그를 기리기 위해 전국의 초등학생들이 학을 접어서 보냈다고 한다.
학이 정말 많았다.
히로시마성.
사실 히로시마성은 별로 일본에서 유명한 성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처음본 성이다.
셋째날 결국 공원을 찾아서 텐트치고 잤다.
이날도 여덟시쯤 텐트에 누웠는데 12시까지 잠못들고 방황했다. 고양이 하나가 계속 텐트곁을 서성여서.
시코쿠섬으로 가는 갈림길 오노미치로 가는길.
저 다리를 건너면 시코쿠 섬으로 갈 수 있다.
처음엔 시코쿠 섬으로 갈 계획이였는데 히메지로 가는 페리비가 너무 비싸서 포기했다.
넷째날. 공원에서 텐트치고 자는데 비가 정말 많이 왔다.
이때 자전거여행하는 한국인 둘을 만나서 같이 달리고 같이 공원에서 잤었는데 두명은 비가 와도 잘잤는데
나는 텐트 위로 물이 떨어지고 아래로 물이스며들어서 도저히 잘 수 없었다.
결국 새벽에 텐트를 탈출해서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화장실로 왔다.
너무 추워서 침낭 둘러매고 진짜 어찌할줄을 몰랐다.
히메지성. 일본 3대성은 오사카, 나고야, 구마모토서이지만 히메지성이 가장 이쁘고 유명한 성인듯하다.
성뿐 아니라 주위 건물들도 다 색을 맞췄다.
히메지에 볼껀 히메지성밖에 없었지만 길은 좋았다. 차도 별로 없고.
고베에 거의 도착해서 만난 태평양.
확실하진 않은데 저다리도 시코쿠섬과 혼슈섬을 잇는 다리인듯.
고베의 도착해서 바닷물이 정말 파랬다.
고베의 'Earthquake Memorial Park' 95년에 고베에 엄청 큰 지진이 일어났었다고 한다.
그때는 모든 교통이 마비되어서 자전거가 고베를 복구하는데 엄청난 역할을 했었는데
지금의 고베는 너무 큰도시가 되어버려서 차도 너무 막히고 해서 자전거가 설곳이 없다고 한다.
고베에는 높은 건물이 엄청 많았다.
고베시청에 올라서 고베의 풍경을 보았다.
도쿄도청이 무료관람으로 엄청 유명하지만 도쿄도청말고도 이렇게 관공서에 높은층 하나를
관람객을 위해 만들어놓았다. 엘레베이터 잡아주던 경비아저씨랑 아무튼 엄청다 친절해서 좋았다.
고베에 해가 지고있다.
경비아저씨랑 이런저런 이야기 하더니 아저씨가 사진찍어 주신다고 해서 한컷.
해가 완전히 진 북쪽 고베의 야경.
여긴 남쪽.
여긴 서쪽.
고베 시청 바로 옆에 엄청 큰 공원이 있었는데 사람도 엄청 많았다.
그런데 이젠 공원생활에 익숙해져 있어서 가뿐히 텐트치고 잤다.
오사카 가는길.
일본 3대성중 하나인 오사카성.
오사카에 볼 것이라곤 이 것밖에 없는듯. 일본애들도 금 엄청 좋아한다.
아마 오사카성 짓게 한 장군이 아닐까? 오사카 성이 누구였더라? 유명한 애였는데.
일본에서 처음간 절. 입장료가 300엔인가 해서 들어가지 않았다.
무슨 절에서 입장료를 받냐고 어이가 없어했었는데 우리나라 와서 경주가니 불국사 입장료도 4000원이였다.
당연히 불국사도 안들어갔었다.
오사카에 있는 무슨 타워였는데 대충 봐서 잘 기억안남.
도톤보리 근처. 사람들이 그 달려가는 사람앞에서 왜 사진을 많이 찍는지 몰랐다.
나도 찍을까 했는데 사람도 엄청 많았고 자전거 댈곳도 없고 사진기 꺼내기도 귀찮아서 포기했다.
도톤보리에서 빠져나와 점심을 먹을 때 식당에서 오사카에서 12년 사셨다는 30대 중반의 아저씨를 만났다.
결국 이 아저씨가 내 밥값도 내주시고, 커피도 사주시고, 헤어질 때 가면서 먹으라며 이온음료도 두병이나
사주셨는데 이아저씨에게 들은 이야기가 도톤보리가 유명한 이유가 오사카팀이 야구에서 맨날 못하다가
언제 한번 우승하고 사람들이 너무 기뻐서 다 강가로 뛰어들고 그런걸 기념하는 거라고 했다.
도쿄에 가서도 그 비슷한 전광판 같은거 엄청 많이 봤다. 그리고 올림픽 끝난지 엄청 오래됐는데
우리나라가 올림픽 야구에서 우승했다는 엄청난 소식도 뒷북으로 들을 수 있었다.
오사카에서 교토가는 길에 이치가와강.
지도엔 오사카와 교토까지 쭉 강이 이어지길래 우리나라 한강처럼 이길 따라가면 국도 안타도 되고 좋겠다
해서 따라간건데 곳곳이 팬스로 막혀 있어서 이내 포기했다.
이날 3시도 안되서 먹구름이 몰려오길래 분명 비올 거란 생각에 사람들에게 날씨를 물어봤는데
내일아침까지 비 많이 온다고 해서 큰 다리 밑에다 텐트를 치면 비는 안맞을거란 생각에 3시도 안되서
라이딩을 멈췄었다. 그런데 재수없게 물골에 텐트를 딱 쳐놔서 결국 이날도 잠은 다잤다.
도쿄에서 만난 KBS.
Korea Broadcast System이 아니고 Kyoto Broadcast System이란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뭔가 KBS의 글씨체도 우리나라랑 비슷한데.
교토에서 어떤 절을 올라가다가 공동묘지인 것 같다.
절에 오르기 위해 꽤 등산했다.
절에서 바라본 교토타워.
절인지 신사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교토에는 정말 신사와 절이 널려있다.
헤이안진구 도리.
헤이안진구 신사. 왜 유명한지는 모르겠는데 엄청 유명하다고 한다.
도쿄에 있는 메이지진구가 천황모시는 신사라고 했는데 이것도 진구니 비슷하지 않을까? 추측중.
주황색이 상당히 인상깊었다.
1872년 일본의 수도가 교토에서 도쿄로 옮겨졌다.
그전까지 천황이 머물렀다던 곳 엄청 넓다.
쿄토의 니조조성은 오늘 쉰단다.
일본은 월요일에 왠만한 관광지는 다쉬고, 월요일이 빨간날이면 다음 화요일에 쉬니 참고하세요!
예전천황이 살았다는 곳인데도 지금들어가기가 엄청 힘들었다.
여권보여주고 퍼미션같은걸 받는다. 그럼 3시간쯤 뒤에 입장할 수 있는데
영화 '테이큰'에서 아빠같은 경호원들 몇명이 계속 따라다니며 인원체크 계속하고 그런다.
예전 천황이 살던 곳의 가든.
이제 정말 도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교토를 지나 나고야로 가는길에 일본인 대학생 카쓰미를 만났다.
얘랑 이틀 같이 달리고 하루 풀로 같이 쉬고 헤어졌다.
나고야성. 너무 늦게 도착해서 이미 문을 닫았지만 경비아저씨에게
이거보려고 후쿠오카에서 여기까지 자전거타고 사정사정해서 조금 들어가 사진만 몇장찍었다.
나고야에서 한시간에 비가 146mm내렸다는 뉴스기사를 봤다.
며칠간 비가 계속 내리다가 오랜만에 하늘이 파랗다.
도요하시에서 가쓰미 친구 야마구치가 사는집에서 비가 너무 많이 오고 날씨도 비가 엄청내릴 것 같다고해서
하루 쉰건데 날씨가 좋다.
공원에 큰나무 엄청 많았음.
이제 스킬이 생겼다. 비오면 지붕있는 곳에서 자면 되는 거고 이도저도 안되면 장애인 화장실안에 들어가서
자면된다. 실제로 한번 그렇게 자봤음. 일본공원화장실은 대부분 7시쯤 되면 청소하는사람이 매일 나타난다.
난 맨날 5시 30분전에 일어나서 별 문제 없었다.
시즈오카의 순푸공원에 만난 일본 자위대. 난 아직도 군대와 자위대의 차이를 모르겠다.
여기서 말 엄청 걸고 싶었는데 계급이 상사인 아저씨 인상이 너무 무서워서 차마 말을 못걸었다.
순푸공원.
공원을 진짜 잘만들어놨다.
그림자에다 대고 한컷
시즈오카는 도쿠가와 이예야스(이름은 어서 많이 들어봤는데?)의 연고지라고 한다.
도쿠가와 이예야스의 동상인줄 알고 찍었는데 도쿄에서 아저씨에게 들은 소리론 도쿠가와 이예야스가 아니라고한다.
이런 날씨가 좋다!
시즈오카에서 하코네 시작하는 곳까지 길은 계속 태평양을 따라가는 자전거도로 엄청 좋았다.
날씨는 좀 안좋았지만 바닷길 따라 가려고 한 15km쯤 돌았는데
태평양 Sea Sid Bicycle Road가 나와서 대만족했다.
그런데 구름이 안습.
난 바다가 너무 좋다. 태평양을 옆에 두고 진짜 계속 못달리고 바다 구경했다.
바다색과 하늘색이 별 차이가 없다.
이게 더 차이가 없네.
주말이였는데 저렇게 뭘 탄다거나 야구를 한다거나 레저스포츠 즐기는 사람 엄청 많았다.
물론 자전거 타는 사람도 많았는데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MTB를 많이 타는게 아니라 자전거 타는 사람은
거의 다 사이클 탄다. 시속 35 넘는 사이클 보면 그래도 자존심 때문에 따라잡으려고 애써서 참 힘들었다.
짐무게를 생각하면 미친짓이였는데 난 거의 항상 사이클을 이겼다.
시미즈항에서 바라본 후지산.
후지산은 항상 저렇게 구름에 가려있는듯하다.
그리고 9월 초만되도 정상에 눈이 내리기 때문에 7, 8월에만 민간인게게 개방된다고 한다.
가고싶었는데 못갔다.
후지에서 하코네 가는길 정말 최고의 길이였다.
자전거 사진 한장!
하코네 입구에서 바라본 하코네 모습. 구름보다 위에 정상이 있는걸로 봐서...
딱 두번쉬고 한번도 안끌고 하코네 정상에 올랐다. 경사는 안심한건지 이미 내가 짐승이 되어있는건지는
모르겠는데 오르막이 20km는 넘게 계속 되는 것 같다. 지금생각하면 어찌 올라왔는지 몰라.
두번째 쉴 때 헬멧이랑 지도, 책 등등 엄청 많은걸 놓고 왔는데 이걸 정상에 올라와서 알았다.
하지만 알았어도 차마 다시 내려갈 수 없었다.
하코네 숲속에 자리잡은 숙소들. 엄청 비싸겠지? 난 당연히 텐트치고 잔다.
호수이름 까먹었는데 하코네 정상에 있는 호수. 비와코 호수보단 훨씬 작지만
도쿄돔이 150개도 더들어갈만큼 크다고 한다.
원래 한문은 잘 읽는 편이지만 저 두글자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호수에 유람선같은게 다니는 것 같은데 지금 나에게 유람선은 사치이다.
하코네 정상에서 만난 자전거여행객.
두명을 만났는데 진짜 기어도 없는 자전거로 올라온거 보면 나보다 더 대단하다.
하코네 화장실 물도 엄청 차가워서 샤워할 때 힘들었고, 자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엄청 추웠다.
하코네에 내려와서. 일본에 원숭이 엄청 많은줄 알았는데 이 때 처음 봄.
오다와라성. 별로 안유명한 성.
이제 도쿄까지 83km밖에 안남았다. 요코하마까진 51km구나!
요코하마가는길에 본 성당인지 교회인지. 일본에는 정말 모든 종교가 다 있는데
기독교, 카톨릭교 찾는거 정말 힘들다.
요코하마 도착해서 이 공원에서 빨래도 말리고 점심도 먹고 하면서 두시간쯤 쉼.
드디어 도쿄에 도착했다. 사실 도쿄 도착한지도 몰랐다. 저것도 뭔지 몰라서
군대있을 때 직업병이 도져서 저런거 있으면 티비 잘나오겠네 그러면서 진짜 높길래 지나가는 사람에게
저게 뭐냐고 물었더니 도쿄타워란다. 그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했을까?
도쿄에서 유일하게 한국말 할줄아는 직원이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인 유락초역 근처 인포메이션 센터가는길.
자전거 택시까진 이해하겠는데 여자가 페달을 밟다니..
도쿄에 도착해서 이자카야에서 저녁을 대신했다.
맥주 2000에 도수 25도 쯤 되는 정종같은 일본 술 조금 먹고 안주는 15개쯤 시킨 것 같다.
캡슐호텔에서 씻고 사진한번 찍어봤다.
매구로 지역에 있는 캡슐호텔.
맨날 텐트에서만 자던 나에게 이런 캡슐도 참 호화스럽다. 사실 비용도 3500엔이나 했던걸로 기억한다.
술도 사주고, 호텔비도 내준 혜현누나에게 다시한번 감사하다.
매구로 지역에 있는 NTT. 군대 갔다오고 나서 안테나에 부쩍 관심이 늘었다.
오다이바의 카이힌공원. 뒤에는 레인보우 브릿지.
인공해변. 오다이바 자체가 바다를 흙으로 매워버린 지역이라고 한다.
아주 옛날에는 다른 나라의 침략을 막기위해 대포가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상업도시로 계획된 곳이지만 지금은 도쿄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가 된 곳이고
일본사람과 같이 다니니 이런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혼자 다니면 이런사실을 알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도 외곽순환고속도로가 있지만 그건 정말 외곽을 순환하는 도로고
일본에는 도쿄 도심지를 순환하는 고가도로같은게 있다. 그걸타고 한바퀴 돌면 도쿄를 정말 다 볼 수 있다.
도쿄의 택시 기본료는 8000원정도 하니 왠만한 관람객은 경험할 수 없는 드라이브일텐데
자전거타고 여기까지 온것 자체가 난 특이한 놈이지만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것도 저 건물은 뭐고, 뭐고 하는 일본인의 설명도 들을 수 있어서 금상첨화였다. 그리고 간곳이 오다이바.
요코하마의 랜드마크타워.
대만의 타이페이101과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빌딩이 지어지기 전까지 최고의 건물이였다고.
많이 까매진 내모습.
요코하마의 야경.
요코하마의 차이나타운. 엄청크다.
손님을 끌기 위해 상인들이 전부 조금씩 돈을 모아 저런 성같은걸 몇개 지었다고한다.
차이나타운.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볼 때 이상한거겠지만
저녁 8~9시에 문닫힌 가게가 더많다.
요코하마 야마시타공원에서 바라본 요코하마의 야경.
일본 공기가 깨끗한게 요코하마처럼 큰 도심에서도 밤에 하늘색과 구름색이 선명하다.
일본여행에서 가장좋았던 곳이 지금생각해보면 저기 저 요코하마이다.
자전거 타고 2주간 고생한 것을 다 보상받는듯 너무 좋은 야경이였다.
신주쿠의 가부키쵸. 그야말로 유흥가 그자체.
신주쿠의 야경.
이것도 신주쿠.
이것도.
이것도.
신주쿠의 서쪽은 이렇게 고층 빌딩군이 가득한 회사들 밀집지역이고, 동쪽지역은 위에서 본 것과 같은
쇼핑가와 유흥가로 가득한 구역이다. 밤에는 회사들이 불을 다 꺼서 어젯밤에는 동쪽을 관람하고
아침에 서쪽 고층빌딩군으로 왔다.
우리나라로 치면 테헤란로?
도쿄도청이다.
45층이 무료 관람대인데 엘레베이터 참 심플하다.
도쿄도청에서바라본 도쿄의 모습.
이것도. 저기 나무많은곳이 신주쿠공원.
높은 빌딩이름은 다찾았었는데 다까먹었다.
저 공원은 왠지 요요기 공원인 것 같다.(확실하진 않음!)
가운데 높은 빌딩은 롯폰기힐스인거 같다.
여긴 야스쿠니신사이다. 뉴스에서 오만번쯤 듣고 찾아간 곳인데 역사에 전혀 관심없고 사회에도 전혀 관심없는
공대생이라서 야스쿠니신사에 대해서 왜그리 말이 많은지 잘 모르겠다.
대충 아는걸론 2차세계대전 뭐어쩌구한 애를 모시는 신사라고 했는데
여긴 영어도 없고 진짜 일본어만 있어서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신사가 금으로 지어진 것 봐선 뭔가 중요하긴 하다.
음악홀 같은곳.
현재 천황이 사는 곳. 정원같은 곳이다.
도쿄역. 지은지 너무 오래되서 공사중이다.
명품가게가 즐비한 긴자의 거리.
샤넬처럼 유명한 가게는 긴자에서 2~3개 볼 수 있다. 한개도 아니고 두세개 있는 걸로 봐서 장사가 잘되는 모양.
다시 찾은 신주쿠의 도쿄도청. 도쿄에서 신주쿠에서 숙소를 잡고 열흘동안 있었기 때문에 도쿄도청은 심심하면
들렸던 곳이다. 나중에 다섯, 여섯번쯤 갔을 땐 왠지 경비아저씨도 날 알아보는 것 같은 친근함을 느꼈다.
도쿄도청에서 바라본 도쿄의 야경.
도쿄도청에서 바라본 도쿄의 야경.
멀리 도쿄타워도 어렴풋이 보인다.
도쿄도청에서 바라본 도쿄의 야경.
도쿄도청에 올라가면 이런 도장이 있다.
메이지진구 신사 가는길에. 용도가 뭔지는 모르겠다.
메이지진구 신사 도리.
자전거 못들어가 가게 해서 걸어서 들어갔는데 역시 천황을 모신 신사라 그런지 엄청 컸다.
그리고 거기서 청소하시는 분들은 우리나라 시골에서 쓰는 빗자루 같은걸로 돌맹이 때문에 쓸지는 못하고
바람을 이용해서 낙엽을 저렇게 정리한다. 힘들어 보였다.
메이지진구 신사.
저기다 뭐 소원이나 할말같은거 적는건데 500엔이라서 안적었음.
난 한글찾아다니며 남들이 쓴거나 읽었다. 웃긴거 많았는데 ㅋㅋ
메이지진구 신사 옆에 있는 요요기공원.
엄청크고 주말에는 벼룩시장같은 것도 열리고, 여기서 노래부르는 사람이나, 암튼 사람 엄청많다.
롯본기에 있는 미드타운.
롯본기힐스가 성공? 하자 고품격 있는 도시의 삶? 뭐 대충 이런 취지로 만든 건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코엑스 정도 아래는 쇼핑몰이나 그런거 잔뜩 있고 위층은 회사와 관람대.
도쿄타워.
아사쿠사의 센소지절. 내가 아직 이름 안까먹고 기억하고 있는거 보면 유명한 절이다.
아사쿠사의 상징이다. 엄청크다.
아사쿠사의 거리에서.
센소지절.
내가 간날 어떻게 일본에서 엄청 유명한 연예인들이 삼국지란 영화를 찍고 그거 홍보하러 온 것 같았다.
물론 난 일본에서 엄청유명해도 모르지만, 여튼 사람 엄청많고 카메라 엄청 많아서 구경했다.
사람들 다 연예인 보고 있을 때 난 사진찍는 사람들 찍는데 나같은 생각을 가진 기자가 한명 더있는 것 같다.
어쩌면 저사람 덕분에 나 일본 잡지나 TV에 나오지 않았을까? ㅎㅎ
유명한 연예인 군단.
특히 저 할아버지가 유명하다고 했다.
저거 보고 카페에 가서 커피 먹으면서 주인 아주머님 보여줬는데 엄청 좋아했다.
가나짱. 한국의 노홍철과 비교될만큼??ㅋㅋ 엄청 유쾌하고 말많은 아저씨다.
날씨가 안좋아서 해가 없었다. 남쪽으로 간다고 생각하고 간건데 개념을 잃고 동쪽으로 30km를 넘게갔다.
그래서 도쿄를 벗어나 치바현 까지 갔다가 밤늦게 돌아오는길에.
도쿄 도심부 동쪽에는 강이 많은 것 같다.
긴자의 밤거리.
신주쿠나 시부야는 나같은 대학생 같이 젊은 사람들의 유흥가고, 긴자는 돈많거나 소위 고위 관료들의
술집이 많아서 밤되면 기모노 입은 게이샤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했는데 몇명 못봤다.
시부야에서 신주쿠 오는길인데 어딘지 잘 모르겠다.
저 오른쪽 명동간판은 뭐지???
우에노 동물원. 일본에서 지은지 가장 오래되었고, 엄청 유명한 동물원이다.
우에노에는 미술관, 박물관 같은곳이 많았는데 어차피 한국에서도 이런데 가면 설명해죠도 잘 못이해하는데
일본에서 가봤자일꺼란 생각에 차라리 맘편히 동물원엘 갔다.
한국에서도 동물원 언제 가봤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여튼 이날 어린애처럼 완전 신났었다.
왠지 큰일 볼 것 같은 코끼리 폼.
내가 카메라를 꺼내드니 이 곰이 저 멀리서 다가오더니 포즈도 잡아준다.
펭귄이 아니고 새라는데 엄청 작다. 생긴건 펭귄이랑 똑같음.
원숭이 두부대.(못믿겟으면 세어 보세요!! ㅎㅎ)
우에노 동물원은 사실 팬더 때문에 유명한데 이날 팬더를 볼 수 없어서 어디서 짱박혀 자나했는데
나중에 안사실은 팬더가 올 초에 늙어서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조만간 중국에서 다시 데려온다고 한다.
니혼바시. 모든 국도의 시작점이라고 한다. 오사카에서 도쿄까지 이어진 1번국도도 여기를 기점으로 키로수를 따진다.
오다이바로 가는 무인전차 유리카모메. 물론 난 안타봤다. 도쿄에서도 거의 자전거타고 다님.
일본은 교통비가 정말 살인적이다. 전철도 한시간 거리 왕복하면 만원은 넘게 든다고 보면 되고,
버스도 두정거장정도 지날 때 마다 요금이 500원씩 오르는 요금체제다.
패스가 아니라면 정말 교통편을 많이 이용할 수 없다. 택시비도 기본요금 8천원 넘음.
다시 찾은 오다이바의 레인보우 브릿지. 뒤에 도쿄타워도 보인다.
도쿄에서는 텐트생활을 안했다. 아는 누나가 일어를 못하는 날 생각해서 한인타운에 민박집 같은걸 알아봐주고
방값도 다내줬다. 덕분에 짐을 다 숙소에 놓고 다녀서 자전거가 엄청 가벼웠다. 맨날 30kg이 넘는 짐을 싣고
하루에 100km는 넘게 달리다가 저상태가 되니 왠만한 사이클은 다이기고 평지에서 평속 40가까이 하면서 달렸다.
(경쟁자가 있을 때 ㅋㅋㅋ 없을 땐 천천히 28정도로 달림)
아무튼 혜현누나 다시한번~ 고마워요!!!!
혼자서 타이머 맞추고 사진찍은 것 같다.
오에도 온센. 유명한 온천이다. 아마도?
여행한지 20일은 되었을 텐데 처음 일몰을 똑바로 본 것 같다.
이번 여행하면서 느낀건데 일출, 일몰 보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오다이바에서 혼자 타이머 맞추고 놀았다.
이것도!!
오다이바~
야간의 레인보우 브릿지.
생각보다 엄청 화려하진 않았지만 멋졌다.
뒤에 도쿄타워~
자유의 여신상.
파렛트타운에 있는 대관람차.
색이 변한다.
그리고 대관람차에도 색이 있는데 색깔별로 아래도 다 유리인 것도 있고, 옆만 유리인것도 있고 다양하다.
시부야의 밤거리. 사람 엄청 많다. 주말도 아니였는데
시부야 109라는 젊은 여성을 타켓으로 하는 동대문 같은곳?
시부야에서 도쿄 걸스 콜렉션 이런거 했는데 사람 너무 많아서 정말 수박 겉핥기 식으로 대충봄.
시부야에 있는 그래피티다. 육교 기둥에 그린건데 정말 잘그린듯.
이것도 그래피티.
시부야에서 무슨 브라질 축제 같은걸 했다.
이런걸 팔에 채워줬는데 저 다른 손색깔...
디즈니랜드에 갔다. 디즈니 시와 랜드중 엄청 고민했는데 결국 원작인 랜드로 갔다.
제일 처음 탄게 푸의 꿀사냥인데 그리고 유일하게 두번탄거다.(패스트 패스를 잘못 끊어서;)
카누 같은걸 직접 노젓고 타는 것도 있었는데 앞뒤로 탄 알바두명은 정말 빡셔보였다.
탄 사람들이 노 다 대충 젓는다. 저런애들은 시급을 더줘야 한다.
어떤 청소알바가 청소는 안하고 빗자루 끝에 옆에 있는 물뭍혀서 그린 그림.
이거 그리는데 1분정도 밖에 안걸렸는데 사람 엄청 몰렸다.
공연 같은거. 미키마우스나 푸같은 애들은 인기 너무 많아서 같이 사진 한번 찍으려면 줄이 장난이 아니다.
난 이날 아침개장 전부터 줄서서 끝날 때 까지 아이스크림 두개외 아무 것도 안사먹고
정말 열심히 뛰어다니며 어트랙션, 공연, 퍼레이드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대신 끝날 땐 정말 자전거 오래탄거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힘들었다.
미국의 모뉴먼트벨리는 아니고; 그냥 어트랙션 옆에 있는 거다.
올해가 25주년인듯한 디즈니랜드.
결국 노젓는 어트랙션을 탔다. 난 정말 빡시게 노 저어줬다. 불쌍한 알바들..
야간 퍼레이드. 일찍 자리잡고 앉아서 잘봤다.
좀 쌩뚱 맞지만 오사카다. 오사카에서 나보다 한살 많은 한국인 여행객을 만났다.
적당히 이야기 나누다가 순천산다길래 나 일본여행하고 한국가면 아마 순천갈꺼라니까 전화번호 가르쳐주고
사진같이 찍었다. 결국 순천가서 하룻밤 얻어자고 밥도 얻어먹고 했다.
윤섭이형은 엄청 오래된 필름 카메라 가지고 다녔는데 사진 엄청 잘아는 것 같았다.
군대있을 때 할꺼 없어서 책을 200권은 더읽은 것 같은데 그 때 사진에 대한 책도 엄청봤는데
전혀 도움 안되었던 것들이 순천에서 한시간정도 형 설명 들으니 다 이해가 갔다.
보성쪽 가면 왠지 사진을 좀더 잘찍은 느낌이 있는데 한시간 설명들은걸 많이 이용하려고 노력해서 그럴꺼다. ㅋ
도쿄에서 마지막날 오에도 온천에서 자고 아리아케에 페리 터미널에서 후쿠오카 오는 페리를 탈 시간을 기다리며
오다이바에서 놀았다.
저런 나무에는 파인애플이나 코코넛 같은거 열려줘야 하는거 아닌가?
이제 정말 도쿄도 안녕이다.
오다이바.
도쿄에서 마지막밤 오에도 온천에서 유카타 입고. 피부색이 또 투톤으로 나뉘는구나.
오에도 온천에서 나랑 네시간 넘게 수다떤 뉴질랜드인 앤드류. 저녁도 얘가 자꾸 먹을껄 권해서 엄청 얻어먹었다.
비지니스 때문에 일본왔다는데 일본사람들 열명쯤이 접대해주는거 보니까 엄청 VIP같던데 나한텐 편한 친구였다.
나 이때까지만 해도 서양애들한테 먼저 막 말걸 영어권나라 애랑 4시간 넘게 수다떨고 해서 문법은 무시한다해도
영어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며칠전에 앤드류 전화 받고 좌절했다. 그건 영어를 한게 아니고 그냥 의사소통을 했나보다.
그리고 얘 엄청 독도이야기에 관심 많았는데 진짜 독도가 왜 우리땅인지를 영어로 설명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였다.
적당히 설명하다가 앤드류 궁금증만 더 커져서 결국 난 영어를 잘 못해서 이걸 영어로 설명할 수 없다로 마무리했는데
앤드류는 영어잘하는 한국인 친구가 있다며 한국에 가면 이메일로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난 그렇게 했다.
아래는 앤드류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Dear. Andrew
How are you doing? I`m good. I`m good.
I come back Korea. so send email to you.
,However, I can`t write English well. so now write Korean.
안녕? Andrew 아직도 일본에 있니? 나는 오늘 한국에 도착했어.
꼭 한달동안 일본자전거 여행을 끝마쳤지. 아직도 오다이바의 오오에도 온센에서 너와 수다 떨던 기억이 생생하다.
나 일본에서 좋은 인연을 엄청 많이 만들었어. 너도 그중 한사람이야. 너에게도 너무 감사해.
그럼 그 때 내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다 설명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해볼까?
근데 나 사실 우리나라 역사. 그런 것들 잘 몰라.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것만 잘아는 공대생이거든.
그래도 나름대로 설명을 적어볼게. 틀린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
먼저 독도에 대해 이야기 할게.
똑부러지고 정확한 것들은 나도 잘 몰라. 그냥 대충 전반적인 이야기들.
한국은 반만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어.
아마 지금으로 부터 1500년전쯤 우리나라가 삼국시대였을 때부터 독도는 삼국시대중 한나라인 신라의 땅이였어.
그때는 이름이 '독도'가 아닌 '우산국'으로 불렸을거야.
그 근거는 우리나라 고문에 씌여있어.(이름은 나도 잘 몰라.)
그 후 천년이 지나 한국이 조선이라고 불리울 때 '세종실록지리지'란 고서에 그 증거가 남아있지.
아마 한국의 많은 고서들에 독도가 천년도 훨씬 이전부터 한국 땅이였다는 근거들이 많이 남아 있을거야.
그다음은 지리학적 근거.
우리나라에서 독도에 가장 가따운 곳은 울릉도라는 섬이야. 아마 내가 군대에서 들은바로는
울릉도에서 독도까지는 거리가 48해리야. 근데 일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독도까지는 거의 두배인 82해리인가?
그럴거야.
그리고 지금도 독도에는 한국 경찰들이 지키며 살고있어.
그런데도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이유는 아마 독도 그 자체보다
베타적 경제수역이라고 하지. EEZ. 독도가 일본 땅이면 그 근방 200해리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큰가봐.
나도 잘 모르지만 천연가스와 풍부한 어류 뭐 그런게 독도 근처에 있는 것 같아.
이런 이유 때문에 일본은 독도가 일본 섬이라고 하나봐. 자기네 나라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앞서있고,
군사적으로도 앞서있고 하니까.
이렇게 말하면 너무 직설적인가?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런게 너무나도 핫이슈야.
얼마전에도 미국의 큰 도서관에서 독도를 리암쿠르암초라고 바꿔표기한 일이 있었어.
우리나라에선 난리가 났지. 3일만에 그런데 다시 독도로 바꿔 표기했지.
어쩌면 당연하지. 나는 뉴질랜드에 어떤 섬들이 있는지 모르지만 만약 뉴질랜드의 섬을 호주가 우리섬이라고 우긴다고 생각해봐. 어떨 것 같아?
나는 사실 애국자는 아니지만 옳은건 옳은거고 그른건 그른거지.
독도 이야기는 대충 이정도 해둘게. 더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봐도 좋아. 그런데 영어로 묻는다면 내 영어실력 알지?
4시간쯤이야기 했으니까. 고려해서 이야기 해주길 바래.
다음은 라인강의 기적과 포스코 이야기를 할게.
독도는 우리나라에서 포항이란 도시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에 가서 울릉도에서 배를타고 갈 수 있어.
포항은 부산보다 조금 북쪽에 있는 항구도시야.
경주를 아나? 경주는 옛날의 한국에서 천년이상 수도였던 도시야.
일본의 교토같은 곳이지. 경주에는 불국사라는 절과 석굴암 팔만대장경판등이 유네스코에 등록되어있어.
그리고 아마 경주 도시자체도 유네스코일껄?
아무튼 부산에서 조금 위에 경주가 있고 그 위에 포항이 있어.
한국은 1950년 6월 25일 시작되서 53년 7월 27일에 끝난 한국전쟁이후 엄청나게 가난한나라가 되었어.
세계에서도 거의 최고로 가난한 나라중 하나였을꺼야.
그러나 지금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지. 불과 50년 만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이걸 사람들은 흔히 한강의기적이라고 불러.
한강은 한국의 수도 서울을 횡단하는 큰 강이야. 한강의 야경은 무척아름다워.
독일도 세계2차대전 패전후 엄청 가난했었지. 그런데 지금은 독일도 엄청 선진국중 하나지.
이걸 일컫어 라인강의기적이라고 해. 독일엔 안가봐서 모르지만 독일 어딘가에 라인강이 있나보지?
한국이 경제성장을 하는 과정인 1960년대 새마을운동이란 것을했어.
나도 뭔지 잘 모르지만 엄청 경제를 발전시키기위해 정부에서 계획한 일인 것 같아.
그 때 포항이 항구도시인점을 이용해서 포항제철이라는 강철회사를 만들었나봐.
포항제철은 한국경제발전에 엄청난 역할을 했어.
그리고 그 이름이 지금은 포스코로 바뀐거고.
미국에 카네기 강철회사가 있다면 한국에 포스코가 있다고 할 수 있을정도야.
포스코는 삼성, 현대, LG처럼 한국에서 엄청 큰 대기업이야.
한국 증권시장인 KOSPI에서도 포스코는 초 우량 블루칩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지.
대충 내가 그 때 온천에서 하고 싶은말은 이정도였어.
하지만 내 짧은 영어실력 덕분에 이런말을 다 할 수 없었지.
그 때 내가 영어로 했던 말은다 알아 들었었어?
오오에도온천에서 참 좋았었는데.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웠어.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한국에서든 뉴질랜드에서든 뭐 일본이나 따른나라에서라도.
내가 뉴질랜드 여행을 가게된다면 꼭 뉴질랜드를 구경시켜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줘야해.
궁금한거 있으면 다 물어봐도 좋아. 하고싶은 말도 마음껏 하고. 쉬운 영어로.
그리고 답장기다릴게! 건강하고! Good Luck! Bye~
내 홈페이지 주소야 http://www.cyworld.com/newgosto
차차 사진도 올리고 할게. 그런데 온통 한글 뿐일꺼야.
앤드류친구라는데 이분앞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독도이야기 했다.
이번 여행하면서 독도 이야기 엄청 많이 했는데 사실 일본애들은 독도에 아무런 관심도 없다.
도쿄에서의 마지막날. 오다이바에서 혼자 사진찍고 놈.
난 근데 왜 사진찍을 때마다 고개가 돌아갈까;
짐이 안습;; 게다가 큐슈섬으로 가는 페리가 2박3일 걸려서 한국어 책을 6권이나 받았다.
카이힌 공원. 오다이바도 신주쿠에서 자전거 타고 오긴 엄청 먼데 많이 왔다.
사루 스베리란 나무.
무슨 뜻이냐 하면 사루가 원수이고 스베리가 미끌어지다란 뜻인 것 같은데
딱 봐도 미끄러워 보여서 원숭이도 미끌어진다는 뜻에서 그렇게 부른다고 하는 것 같다.
총여행거리가 2000키로미터를 돌파한걸 33.3km후에 알다니 무심한 나!
오다이바의 아쿠아시티.
오다이바의 파레트타운.
오다이바의 후지TV
도쿄(아리아케)에서 큐슈섬으로 가는 페리다.
2박3일이나 걸리고 2만엔이 넘는 페리를 왜 타고 가냐면?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고속버스에 그렇게 맘대로
자전거를 싣을 수 없다. 자전거 가방이 필요한데 8천엔이나 했고, 고속버스도 거의 없다.
다 오사카쯤에서 거쳐서 가야한다. 도쿄에서 후쿠오카로 바로가는 버스는 딱하나 14시간 20분 걸리는거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저 짐에 자전거 까지 들고 갈아타기도 힘들고 저 버스도 난감하고 해서 그냥 맘편하게 페리를 선택했다.
페리에서 본 시코쿠섬.
일몰인데 날씨가 안좋다.
시코쿠섬에서 이런 무지막지한 목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엄청 크고 많았음!
일몰.
배에 이렇게 이동한곳은 불이 들어온다.
도쿄(아리아케)를 시작으로 시코쿠섬의 도쿠시마를 거쳐 큐슈섬의 신모지항에 2박3일에 걸쳐 도착한다.
이날이 추석2일전이다. 동그래지는 달을 바라보며 집에 못가는 아쉬움을 달래본다.
달이 멋있다.
큐슈섬에 도착해서 신모지항에서 후쿠오카가는길에 만난 55세의 와타나베아저씨.
물도주고, 포카리스웨트랑, 샌드위치, 바나나도 사주고, 길도 안내해줬다. 한국에 오니 이메일도 보내줬다.
계속 해서 PEACE를 외치던 유쾌한 아저씨!
원래 물만 한통 얻어먹고 헤어진 건데 이아저씨는 여기서 자기목적지까지 150km남았고,
난 얼마안남았었다. 이미 80km를 아침 10시쯤에 달린 상태였기 때문에.
그런데 그 얼마 안남은 목적지 하카타항까지는 코스가 똑같애서 어쩔 수 없이 내가 따라가는 입장이 되었다.
그동안 만난 사이클리스트들도 훌륭했지만 정말 빨랐다. 평속 40은 넘는 것 같았다.
일단 따라가보잔 생각에 따라갔었는데 역시 일본에서 열흘동안 짐없이 달리다가 짐싣고 달리니 차이가 컸다.
그리고 페리에서 3일동안 썩은 상태였다.
그런데 그 잘걸리던 신호등이 진짜 10km가 넘게 한번도 안걸려서 거의 숨넘어가 포기할 상태에 신호등이 딱 걸렸다.
와타나베 아저씨는 그짐에 MTB로 로드바이크를 따라온것에 놀라며 자기가 가이드를 하겠다고 했다.
난 당신을 따라가다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하니 천천히 달리겠다고 하며 결국 하카타항까지 천천히 나를 아내해줬다.
일본의 허수아비다.
후쿠오카의 한국 대사관.
후쿠오카타워.
모모치해변.
모모치해변에 있는 마리나? 뭐 이름 까먹었는데 다목적홀이라는데 내가 갈때는 왜하필 장례식이...
모모치공원.
야후돔. 일본인의 야구사랑은 정말 대단하다.
야후돔 근처.
모모치공원.
후쿠오카에서 엄청 큰 공원인데 이름까먹었다.
이것도 그 공원.
후쿠오카성터라는데 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도쿄에서 열흘은 숙소에서 자고 페리에서 2일 자고, 후쿠오카와서도 첫날 만난 할머님 집에서 하루 자고해서
2주동안 공원에서 텐트생활을 안했더니 감을 잃은건지 후쿠오카가 공원상태가 안좋은건진 모르겟지만
두시간 넘게 공원 찾다가 결국 못찾아서 이 후쿠오카성터 근처에서 텐트치고 잤다.
천왕취임 20주년 행사?
기모노 입은 사람 엄청 많았음.
후쿠오카의 야경. 여기서 6시내고향 PD인 스물여섯살의 윤정이 누나를 만나 하룻동안 같이 여행했다.
혼자여행한 나도 참 대단한 놈이지만, 누난 나보다 더 대단한 것 같았다.
큐슈 국립박물관을 갔는데 휴관이였다. 젠장.
엄청 크고 일본 자체에서도 몇개 없는 국립박물관.
큐슈박물관 근처.
다자이후의 풍경.
신사이름은 까먹었는데 학문의 신을 모신신사라고 한다.
만약 우리나라라면 수능 때 아줌마들 백만명 몰리겠지.
여기도 금이 있는거 보니 유명하긴 하구나.
해발 400고지 넘는 산꼭대기에서 나 이날 차타고 올라왔는데 이분께 예비튜브도 받았다.
다자이후의 풍경.
여기도 다자이후 저 파란게 큐슈국립박물관.
유키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얻어먹었다. 유키는 스물여섯살의 산후조리사.
일본여행에서 마지막 밤을 어떻게 보내야 잘 보냈다고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만난 윤정이 누나를 또 만나서
술이나 한잔 더할까 고민을 엄청 했는데.
큐슈박물관옆에 역사박물관이라고 작은 박물관이 있다. 여기서 일하는 나가노와 미유키를 만난다.
그녀들은 한국드라마를 좋아해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지 4년쯤 되었다고 하는데 솔직히 대화할만큼 잘하진 못했다.
그런데 어찌저찌 이야기를 하다가 박물관이 쉬는날이라서 자기들도 12시면 일끝난다고 차로 같이 여행하자고 해서
자전거대충 냅두고 차타고 여행을 했다. 그리고 점심 저녁 다 얻어 먹고, 술도 얻어먹고
잠도 얻어자고, 밀린 빨래 까지 다하고, 다음날 하카타항까지 자전가와 나를 싣어줬다.
이정도면 일본여행 마지막날 잘보낸 거 아닌가??
-여행 일기
08. 8.18
[서울 강동구-강변역-부산 해운대(버스)-부산항]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배만 예약 안했어도 출발일을 연기 했을 것 같다.
힘들게 비를 맞아가며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 해운대행 버스에 몸을 싣었다.
버스에 타자마자 누나가 보낸 편지를 보았다. 미안한과 고마움이 교차해 눈물이 나왔다.
군대까지 다녀 왔어도 난 아직 철부지 막내인가 보다.
비를 맞고 에어콘을 오래 쐬서 인지 몸이춥다.
잠이 오지 않아 노래를 들으며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먹었다.
버스는 울산을 경유해서 해운대로 갔는데 3년전 여행 때 울산을 지난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
비 때문인지 차가 엄청 막힌다. 예정 도착 시간을 두시간을 훌쩍 넘기고서야 목적지에 도착한다.
해운대 주위의 길 또한 또렷이 기억난다. 그런데 국제 여객선 터미널 까지 가는 길은 전혀 모른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다 모른다는 말뿐. 택시 기사와 경찰에게 물어보았다.
길은 설명 안해주고 다짜고짜 멀다고만 한다. 큰일이다. 버스가 늦게 도착해 시간이 없다.
불안한 마을을 가득안고 페달을 밟는다. 역풍이 강하다. 전광판 같은곳에 강풍주의보가 발령되었다고 한다.
자전거가 앞으로 잘나아가질 않고 힘들기만 하다. 길을 예닐곱번쯤 물어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망할 경찰! 별로 멀지 않았다.
터미널 근처의 길은 화물차가 엄청 많았는데 매연이 어찌나 심하던지 얼굴 전체가 따가웠다.
자전거와 짐을 수화물로 붙인다. 무게를 재보니 47kg이다.
자전거 무게 13kg을 빼면 34kg 뭔 짐이 이리 많은지. 쓸모 없는건 다 뺀다고 뺀건대도 이모양이니 참.
누나와 엄마에게 계속 전화가 온다. 걱정이 되나보다. 하기사 나 스스로도 좀 두렵다.
터미널에는 여경과 일본인이 진짜 많았다. 무슨 포켓몬스터 찍는줄.
시간이 남아 군것질을 하려 했으나 생각을 바꾼다. 돈을 아껴서 선물을 사기로.
지루하게도 배는 출발을 안한다. 나는 그냥 일본맥주를 하나사고 도시락을 안주삼아 먹고 자기로한다.
짐을 전부 수화물로 붙여서 씻어도 갈아입을 옷이 없다. 생각해보니 오늘 비를 많이 맞았다.
주위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래서 일찍 잠을 청한다.
이렇게 여행 첫날밤이 지나갔다.
8.19 (131km, 131)
[하카타항(페리)-후쿠오카-키타큐슈-칸몬대교-시모노세키]
입국수속은 예상보다 쉽게 끝났다. 그런데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길을 찾기도 쉽지 않다. 해가 보이지 않아 방향구별이 안된다.
일단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가 컵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맛없다. 억지로 다 먹었다.
일본와서 자전거 타는 사람과 운전하는 여자가 정말 많이 보인다.
아침을 먹고 다시 출발하니 곧 비가 너무 많이 내린다. 일단 비를 피한다.
그리고 혜현누나에게 일본에 도착했다고 전화를 걸었다. 비가 그치기만 기다린다.
어떤 할머니께서 말을 걸어온다. 일본사람들은 영어를 못한다던데 할머니가 나보다 영어를 더 잘하는 것 같다.
결국 할머니 집으로 따라가 비를 피하며 수박을 먹고 사진도 찍었다.
친절함이 장난이 아니다. 너무 고맙다. 길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친절히 가르쳐 주신다.
찢어진 우의도 손수 손질 해 주셨다. 너무 고마워 선물로 한국돈이라며 100원을 주었다.
그런데 나도 돈이 있다며 100원은 끝끝내 안받으셨다. 선물하려고 한국동전 백개는 준비한 것 같은데
처음부터 NG이다. 그리고 나서 내 나이와 생일, 군대이야기, 주소, 여행경로 등등을 가르쳐 주었다.
할머니 댁 주소도 받았다. 나중에 여행이 끝나면 꼭! 편지라도 써야겠다.
12시쯤 비가 그쳤다. 그래서 떠난다. 길이 좋아서 과속을 한다. 그러다 배수로의 쇠부분에 미끌어져 심하게 넘어진다.
다행히도 안다쳤다. 자전거도 약간의 상처 빼고는 이상이 없어보인다.
그런데 라이트가 깨졌다. 가져간 케이블 타이로 고정한다. 수박 때문인지 배가 안고프다.
그래도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점심대신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샀다. 과자는 너무 맛없어 1/3 먹고 버렸다.
혜현누나에게 전화가 온다. 걱정을 하는 듯 하다. 그래도 오늘은 비때문에 너무 못달렸다.
그래서 무조건 페달을 밟는다. 길을 스무번을 넘게 물어본 것 같다. 길 묻는 일본어는 이제 마스터다.
계속 묻다보니 듣는 것도 늘긴 느는 것 같지만 답변을 알아 듣기가 너무 힘들다.
해안가 도로가 너무 좋다. 나는 바다가 너무 좋은 것 같다. 칸몬대교는 오래전 부터 보였는데 해저터널은 안보인다.
(칸몬대교는 큐슈섬에서 혼슈섬으로 넘어가는 다리. 자동차 전용도로임.)
인터넷으로 해저터널 찾기가 힘들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해저터널 같은 일본어를 알리가 없다.
그냥 다리 주위를 배회하다가 생각보다 쉽게 찾았다.
드디어 혼슈섬이다. 개념을 잃고 한국도로와 착각해 도쿄의 반대쪽으로 가고있다. 바보!!! 바로 U턴한다.
잘곳과 저녁을 해결해야 하는데 공원은 눈을 씻고 차자봐도 없다. 인터넷에는 공원이 그렇게 많다고 했는데.
해가져서 일단 저녁으로 라멘을 먹었다. 밥먹고 알바생에게 근처에 공원이 없냐고 묻고 계속 못알아 듣겠다는
표정을 지으니 직접 데려가준다. 고맙다. 그리고 공원 관리실 같은데서 어디다가 전화를 한다.
얼마가 지났을까? 경찰이 세명이나 왔다. 그 알바생에게 대충 내 이야기를 했는데 그가 경찰에게 대충 설명하는 듯.
경찰이 패스포트를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주었다. 그리고 나서도 한시간쯤 조사를 받는다. 무슨 범죄자인 줄 알았다.
그리고 경찰을 따라 경찰서에 따라가 패스포트를 다시 보여주고 30분쯤 더 조사를 받고 경찰서에서 잘 허락을 받는다.
대신 내일 아침에 일찍일어나야 된단다. 팬티만 입고 경찰서 밖 수돗가에서 샤워를 했다.
그리고 그렇게 경찰서에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
8.20 (102+10km, 243)
[시모노세키-오고리-야마자키-카와구치]
팔이 너무 아프다. 아침에 5시 30분에 알람도 없이 저절로 눈이 떠진다. 경찰서라는 부담감 때문일까?
떠날 채비를 하고 어제부터 신경써주던 영어잘하는 경찰로 부터 지도와 설명을 듣고 6시 30분에 출발한다.
힘들다. 그리고 달리기가 싫다. 30분쯤 달리고 30분을 쉰다.
30분을 더 달렸는데도 어제 그렇게 많던 편의점이 하나도 없다. 배가 고파서 도저히 못가겠다.
I`m dying for a somthing food. 길가에 멈춰 라며르 부숴 먹고 초콜렛을 3개 먹었다.
옆에서 일하시는 아저씨에게도 3개를 드렸다. 다시 출발한다.
뭔가 힘도 없고 속도도 안난다. 자전거여행 하는 사람을 둘이나 만났다. 하지만 손한번 흔들고 그냥 지나친다.
길이 썩 좋지 않다. 50km쯤 쉬지 않고 달린 후 쉬기 위해 멈출 때 딱 펑크가 난다.
타이어에 눈으로도 보이는 못이 박혀 있다. 구멍이 4개나 있다.
오랜만에 해봐서 그런데 펑크 때우는데만 한시간을 썼다. 예전엔 정말 잘했는데.
시간도 오래걸렸는데 길도 자동차 전용도로 밖에 안보여서 자동차 전용도로를 조금 이용한다.
이미 한국에서 경험이 있기에 큰 부담이 없다. 그리고 경찰이 와도 무조건 일본어 못한다고 우기면 장땡이란 생각!
현재시각 12:00 이와쿠니까지 이정표가 보인다. 딱 90km남았다. 오늘 저기까지 갈 생각을 한다.
그런데 날이 너무 덥고 지쳐서 밥집으로 들어갔다. 일본은 누들이 아닌 밥은 거의 천엔은 하는 것 같다.
어쨌든 아침도 안먹었고 배도 너무 고팠기에 1280엔 짜리 돈가스를 먹고, 핸드폰도 충전한다.
배가고파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조금 짰지만 매우 맛있었다. 다시 달린다. 이우쿠니를 향하여.
그런데 터널안에서 펑크가 또 난다. 나중에 안사실인데 2km쯤 되는 터널에서 1/5쯤 달리고 난 펑크였다.
30분동안 펑크난 자전거를 끌고 터널을 탈출해다. 진페증 걸리는 줄 알았다.
이번에는 작은 철사다. 철사는 찾았는데 튜브에서 펑크난 곳을 못찾겠다. 펑크 때우는 것을 포기하고 튜브를 바꾼다.
이번엔 아까 해봐서 그런지 30분만에 해결했다.
이 때 자전거 타고 여행하는 아버지와 열살쯤 되보이는 아들을 보았다.
나도 나중에 결혼해서 아들을 낳게 된다면 꼭! 해보고 싶은 광경을 목격한 것이다.
오늘은 정말이지 달리기가 싫다. 몸도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이와쿠니까지 가는 것을 포기한다.
어제는 그나마 경찰서에서 자서 다행인데 오늘은 또 어디서 자야할지.
공원 같은 것은 이틀 째 눈을 싯고 찾아도 없다. 자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일단 중학교에 들어왔다. 개학을 한건지 사람이 정말 많다. 운동부 같은에 핸드볼애들이 운동장에서 훈련을 한다.
나는 학교를 둘러보고 어두워지면 정말정말 으슥한 곳에 텐트를 칠 계획을 세운다.
어두워 지기만 기다리면서 쉬고있는데 혜현 누나로 부터 전화가 온다. 나를 많이 신경 써 주는 것 같다.
고마울 따름이다. 학교에 사람들이 엄청 드나 들어서 많이 불안 했지만 몰래 씻고, 빨래까지 한 후 결국 으슥한 곳에서
텐트를 치고 잤다. 8시도 되기 전에 누었는데 불안해서 10시가 넘어서 잠든 것 같다. 중간에 많이 깨기도 했다.
8.21(110km, 353)
[카와구치-이와쿠니-미야지마섬-히로시마]
오늘도 5시 30분에 일어난다. 짐싸고 출발하니 여섯시이다. 너무 추워서 편의점에 들어가 따뜻한 캔커피를 사고
어제 남은 빵과 같이 먹는다. 커피가 블랙이여서 맛이 너무 없다. 결국 얼마 못 먹고 버린다.
120엔 짜리인데 너무 아깝다. 양말이 안말라 맨발에 운동화를 신었다. 이번여행중 처음 운동화를 신었는데
맨발인데도 달리는게 훨씬 수월하다. 미시령급 오르막이 두개나 나타난다. 그걸로 끝이다.
킨타이교가 있는 이와쿠니까지 길이 너무좋다. 이 다리는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나무로 잘 짜맞추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영어와 일어 한문으로만 되있는 설명으로 이렇게 알아듣는 내가 신기하다.
너무 배가고프다. 배를 보니 완전 홀쭉하다. 예전에 24인치일 때의 허리로 다시 돌아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나선 배가 아프다. 지금까지 계속 화장실 물만 받아먹고 물통도 매연에 찌들텐데 한번도 안씻었다.
괜히 불안한 느낌에 별의 별 생각이 다든다. 그래도 달린다.
이와쿠니를 지나 미야지마 섬까지 가는 길도 무척좋다. 해안도로이다.
페리를 타고 미야지마섬으로 들어갔다. 미야지마 섬에는 유네스코에 등록되어 있는 이추쿠시마 신사가 있다.
야스쿠니 신사와 더불어 내가 일본에서 아는 유일한 신사이다. 신사는 별거 없었다.
그냥 바닷물에 잠겨 있다는게 좀 신기할 뿐. 그런데 서양인을 비롯한 관광객이 엄청 많다.
그리고 미야지마 섬에는 사슴이 정말 많다. 근데 사람들 보고도 도망을 안간다. 오히려 도도하고 당당하다.
안내문에는 야생사슴이라 입장권이나 돈같은 종이를 먹을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하는데 전혀 야생사슴 같지않다.
미야지마 섬 안쪽으로 깊이 들어간다. 그많던 관람객은 하나도 없다. 오직 나뿐이다.
빨래가 안말랐는데 햇살이 좋아 빨래를 말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사슴이 다가온다. 내 지도를 먹으려한다. 결국 이놈에게 내가 가진 종이 중 필요 없는 것을 다 주었다.
무척 잘먹었다. 이제 다시 히로시마로 향한다. 히로시마는 원폭돔이 매우 유명하다.
이놈을 찾는게 그리 쉽지 않다. 원폭돔이라는 일어를 몰라 뉴클리어돔 이런식으로 길을 묻는데 사람들이 거의 다
못알아 듣는다. 이제 왜 일본사람들이 영어롤 못한다고 하는지 실감이 난다.
어렵게 찾아간 'Peace Memorial Park' 그런데 비가 조금씩 내린다. 더불어 내 마음도 점점 불안해 진다.
그래도 관광을 한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한국어 투어리스트 지도를 받았다. 내가 아는 곳은 이 원폭돔이 전부였는데
히로시마에는 히로시마 성을 비롯해 각종 신사와 관광지가 수도 없이 많은 것이다.
먼저 히로시마 성으로 향한다. 그 사이에 야구장에 있었는데 채 4시도 안되었는데 줄이 엄청나다.
일본인들이 얼마나 야구를 좋아하는지 실감이 났다. 히로시마성에 갔더니 성안으로 들어가 올라갈 수가 있었는데
올라가는데 돈을 낸다. 그래서 올라가지는 않고 주위에서 구경만 한다.
그 외에도 엄청 많은 관광지를 구경한다. 나는 원래 수박 겉핥기식 관광을 즐겨하는데 오늘은 아니다.
관광을 위해서만 30km를 훨씬 넘게 돌고 있다. 이틀동안은 달리기만 했는데 진짜 여행 온게 실감난다.
그런데 이러니 시간이 엄청 지체 되는 것 같다. 4시가 넘으니 또 어디서 자야할지 걱정이 된다.
하지만 오늘은 자세한 히로시마맵이 있어 공원을 이미 물색해 두었다.
일본 공원에는 까마귀도 많고 특히 고양이가 많았는데 이놈들도 사슴처럼 사람 무서워할줄 모른다.
우리나라 고양이 하면 사람발자국 소리만 들여도 나살려라 하고 도망가는 이미지 인데
일본 고양이는 오히려 다가와서 장난을 칠 정도다. 되게 신기하다.
오늘도 어두워 지자 장애인 화장실에서 씻고 빨래를 한다. 그리고 8시쯤 텐트를 치고 눕는다.
그런데 오늘은 12시가 넘어서야 잠든다. 가끔씩 사람발자국 소리만 들여도 너무 불안해서.
8.22(119+15km, 487)
[히로시마-타케하라-미하라-오노미치-후쿠야마]
늦게 잠들어서 인지 아침에 피곤하다. 그래도 5시 30부네 저절로 눈이 떠진다.
짐정리를 하고 역시나 여섯시에 출발한다. 속도계가 안된다. 조금 만지니 다시 된다.
어제 잔 공원 정말 큰 것 같다. 빠져나오는데 3km는 더달린 것 같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아침을 먹는다. 맛있다.
핫바와 소세지 같은 것을 옆에서 만들고 있다. 정말 맛있어 보인다.
아줌마 인상이 좋아보여 가격을 물어보고 나는 돈이 별로 없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런데도 하나를 안준다. 기대한 내가 바보다. 길이나 물어본다.
오늘은 100km정도 달리면 될 것 같다. 시코쿠섬으로 가면 페리를 타서 자전거 타는 거리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지만
돈을 아끼이 위해 시코쿠섬을 포기한다.
대신 히메지로 가서 히메지성과 오사카 교토, 나라를 관광해야 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조금 달리니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듯 하다. 왼쪽 무릎도 아프다.
생각을 바꿔 오늘은 조금만 달려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10시까지만 달리고 공원 같은 곳에 가서 빨래도 말리고 쉬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도 역시나 미시령급 오르막이 하나 나온다. 하루에 하나씩은 꼭 나오는 것 같다.
20km쯤 달리니 공원 표지판이 나온다. 8시라 고민을 하다가 힘들어서 공원으로 간다.
경사가 15도쯤 되는 것 같다. 20분쯤 끌고 올라갔는데 공원은 없다. 진짜 힘 빠진다.
그냥 돌아가서 다시 달린다. 히로시마가 city말고도 하나의 큰 州를 이루는 것 같다.
30km는 달렸는데도 이정표에는 동히로시마까지 30km가 남았다고 한다.
그리고 보니 일본은 무슨 '부', '현' 이런게 있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
여기는 해발 500m는 넘는 고산지대인 것 같다. 히로시마가 끝나니 내리막길이 엄청나다.
최고속도 69.3km/h가 속도계에 찍힌다. 내가자전거 타면서 내는 최고 속도인 것같다.
자동차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조그마한 바람에도 핸들이 엄청 흔들린다.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내리막 길에서는 허벅지보다 손목에 무리가 많이간다. 달리다 보니 달릴만 하다. 꾀병이였나보다.
결국 11시가 채 안되서 70km를 달렸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근처 공원으로 간다.
공원이 작아 화장실이 없다. 그래서 핸드폰이랑 디카를 충전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햇살이 좋아 빨래는 잘 마른다. 두시 반까지 쉬었다. 시코쿠 섬과 갈리는 오노미치까지 간다.
길이 나쁘지 않다. 오노미치역에서 자전거 여행객을 만난다. 영어를 잘 못한다.
그래도 대충 이야기 해보니 자전거를 포장하면 기차에 싣을 수 있다는 것 같다.
오늘 후쿠야마 까지 가는 것은 길이 평이해 문제가 없는데 어두워지고 구름이 가득한 것이 비가 내릴 것 같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 그냥 달린다. 그러다 편의점 옆에서 자전거 여행 객을 또 만난다.
말을 걸어보니 한국인이다. 너무 반갑다. 4일만에 처음 만나는 한국인이다.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비가 조금씩 내린다. 오늘 하루는 가팅 달리기로 마음을 먹는다.
속도는 많이 느리지만 샤방샤방 라이딩도 나쁘지 않다.
결국 어느 시골 공원에 잘곳을 찾았다. 그리고 그들을 찾아 큰 슈퍼를 처음 가보았다.
할인 스티커를 붙일 때까지 기다린다. 잘 안붙인다.
결국 세사간을 좀더 넘게 기다려 빵과 우유를 40% 할인된 가격에 산다.
저녁으로 또 도시락을 먹는다. 오늘 먹는 것에 돈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세명이 같이 있으니 잘 때 한결 불안감이 없다. 그래서 슈퍼에서 3시간을 낭비하여 늦게 텐트를 치지만 빨리 잠들었다.
8.23(96km, 583)
[후쿠야마-카사오카-쿠라시키-오카야마-즈벤]
새벽 4시. 비가 너무 많이 내린다. 텐트 위로도 비가 새고 아래로도 물이 스며든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일단 나온다. 너무 춥다. 근처에 비가 내리지 않는 곳이라고는 화장실과 공중전화 부스밖에 없다.
일단 가까운 공중전화로 간다. 서있기에도 너무 좁다. 일단 텐트로 돌아가 텐트를 들고 화장실로 뛴다.
화장실안이 텐트치기엔 너무 좁다. 추워서 침낭을 꺼내 몸을 두른다. 걱정이 너무된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한시간 반쯤 지나나 그사람들이 일어난다. 비가 많이 수그러들었다. 어제 사온 빵과 우유를 화장실에 먹는다.
우유가 맛있어 1L를 다 먹었다. 조금 밍기적 거리다가 늦게 출발한다. 오늘 히메지 까지 갈 수 있을까?
어제 혜현누나에게 오늘이면 히메지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계속해서 배가 아프다. 오늘 설사를 다섯번은 넘게 한 것 같다. 하루지난 우유 때문일까? 빵 때문일까? 죽겠다.
왠 할머니가 무화가를 먹으라고 주셨다. 무화과를 처음보았다. 생긴 것은 양파를 비슷했는데 맛있었따.
일행이 있다는 것은 많은 장점을 가지지만 그들은 속도가 너무 느리고, 길을 너무 돈다.
오늘은 정말 샤방라이딩도 못된다. 평속이 10km/h는 준 것 같다. 그러나 그들도 나를 너무 일행으로 생각하는듯 하다.
그래서 일단 오늘까지는 같이 달리기로 맘먹는다. 오늘도 먹는데 돈을 많이 쓴다. 엊그제 한개에 백엔이 넘어
못사먹었던 바나나도 오늘 사먹는다. 도시락으로 김치 국수도 먹었다. 일본와서 먹는 김치는 정말 맛있었다.
점심을 먹고 잠을잘 못자 피곤했기에 백화점에서 자려고 했는데 내 성격상 잠자리를 많이 가린다.
그래서 그냥 백화점 책상에서 어퍼져서 자는 것을 포기하고 백화점에서 누워서 잔다.
사람들 시선을 하나도 안느낀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별로 의식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다시 달린다. 오늘 절 때 히메지까지는 못 갈 위기에 놓였다. 히메지를 포기한다.
힘들게 잘 공원을 찾았다. 그리고 슈퍼에가서 맥주를 사왔다. 하루를 마무리 하며 먹는 맥주맛은 너무 맛있는 것같다.
오늘 헤맨거리와 돈 거리를 빼면 70km도 채 못달린 것 같다. 그리고 속도도 느렸다. 덕분에 몸은 정말 편하다.
그래서 내일은 정말 짐승모드로 달려주어야 겠다.
8.24(155km, 738)
[즈벤-아이오이-히메지-아카시-고베]
어제는 정말 잘잤다. 눕자마자 바로 잠들어서 한번도 깨지 않은 것 같다. 이제는 공원에서 자는 것이 당당하다.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 아침에 일어나사 그들에게 오늘부터 혼자가겠다고 말을한다. 그렇게 헤어졌다.
아침에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고 쉬고 있는데 어떤 앚저씨가 말을건다.
진짜 일본어 많이 는걸 느낀다. 이젠 일본인들이 나보고 일어 잘한다고 하는 소리도 곧 잘 한다.
물론 아는 몇 안되는 문장으로 끝날 때 이야기이다. 그래도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좋다.
아무튼 그 아저씨가 대단하다며 음료수를 사준다고 한다.
아저씨를 따라 편의점에 들어가니 오렌지 주스와 페스츄리 빵 하나를 사주신다.
혼자가 되니 확실히 속도가 빨라진다. 2번국도로 계속 달리다 보니 2번국도가 자동차 전용도로가 된다.
표지판이 영어로 써 있지는 않지만 한자로 다 읽을 수 있다. 일본에 와서 한문을 잘하는게 엄청 도움되는 것 같다.
20km쯤은 그냥 달린다. 그런데 어떤 차가 와서 뭐라고 말한다. 자전거는 갈 수 없다는 말인 것 같다.
경찰은 아니였지만 그냥 좀 그런마음이 들어 다음 출구로 나온다. 길을 모르겠다. 엄청 헤맨다. 15km는 도는 것 같다.
겨우 우회도로를 찾아 히메지에 도착하였다. 히메지에 도착하여 관광안내소로 갔다.
투어리스트 지도를 받았는데 히메지는 히메지성말고는 그다지 관광지가 없는 것같다.
그래도 히메지성이 워낙 유명해서 그런지 서양인을 비롯한 관람객이 정말 많다.
이제는 서양인이 보이면 시간을 알아도 아무렇지 않게 'Do you have the time?'을 외친다.
그런 후 영어로 대화를 한다. 한 여성은 목포에 갔다가 일본에 왔다고 했다.
처음에는 목포를 몰포 이런식으로 알아들어 목포를 모른다고 했다.
이스탄불도 룩셈부르크로 알아들었다. 맙소사다! 그래도 터키라고 해죠서 이스탄불인걸 깨닫는다.
서양인들이 발음은 참 난해하다. 점심은 맥도날드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패스트푸드점을 언제 가봤는지 기억도 안난다. 물론 군대있을 때 군대리아를 일주일에 두번씩 먹었다.
세계 물가지수를 비교할 때 빅맥을 가격을 이용한 '빅맥지수'라는 것이 있는데 일본의 음식 물가는 우리나라에 비해
꽤 비싼 것 같았는데 빅맥 세트는 520엔 밖에 안한다. 우리나라도 5천원은 넘지 않나? 빅맥지수 이거 뭔가 부정확하다.
맥도날드에서 앞으로 오사카, 고베, 교토, 나라에서의 관광계획을 세운다.
점심은 그림에 패티가 4개나 있길래 메가빅맥세트를 시켰는데 정말 패티가 4개나 된다.
근데 이거 먹고도 별로 배부르지는 않다.
일본에 대해 잘 못알고 있던 것중 하나가 포테이토에 케챱을 안주고, 콜라 리필이 안된다는 것이였는데
둘다 거짓말 이였다. 실제로 케챱은 아무말 안하면 안주지만 달라고 말하면 준다. 리필도 된다.
이제 고베로 향한다. 고베까지 가는 길은 계속 태평양을 옆을 달리는 Sea Side Way이다.
게다가 오늘은 일요일이다. 길도 좋은데 주말이니 자전거 타는 사람이 엄청많다. 나는 그들과 경쟁한다.
속도가 빨라진다. 아무에게도 지지 않았지만 무리해서 달려서 인지 발목이 아프다.
자전거 타면서 발목이 아픈적은 처음인 것 같다. 몸이 많이 타서 그런지 목이 따갑다.
어제 못달린 것 까지 오늘 150km를 넘게 달린다. 내일 몸이 멀쩡할지 걱정이 슬슬 되기 시작한다.
'Earthquake Memorial Park'에 왔다. 잘 몰랐는데 고베에 엄청 큰 지진이 났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때 고베 대지진 뭐 이런말 들어 본 것 같기도 하다.
설명을 보니 지진 때는 모든 교통수단이 마비되어 자전거가 지진 복구를 도왔다고 하는데
지금의 고베는 너무 큰 도시가 되어버려서 자전거가 설 곳이 없단다.
야경을 보러 고베시청에 왔다. 도쿄도청도 그렇고 일본은 시청에 이런 것도 만든다. 그것도 무료로!
자판기나 엘리베이터를 봐도 노약자나 장애인을 엄청 배려하는 것 같다.
아, 그리고 내가 자주 애용하는 장애인 화장실까지! 이런 것들이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차이인 것 같다.
오늘은 고베시청 바로 옆에 있는 완전 시내중심가의 엄청 큰 공원에 텐트를 쳤다.
도심이라고 쫓겨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눕는다. 그리고 잘잤다.
8.25(73km, 811)
[고베-오사카-네야가와]
아침에 조금만 더 일찍 일어 났다면 태평양에서의 일출도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요즘은 꼬박꼬박 5시에서 5시 반사이에 일어나니.
아침은 99엔샵에서 해결한다. 어떤 도시까지 찾아가는 것으 참 쉬운데 도시안에서 길찾는 것이 어렵다.
일주일 동안 함께 했던 2번 국도가 이젠 끝이다. 안녕, 고꾸도 니고센! 더불어 일본 제2의 도시인 오사카에 도착한다.
어렵게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았다. 나보다 한살 많았고, 일어를 상당히 잘해보였다.
순천에 산다고 했는데 일본여행이 끝나고 그쪽으로 갈 것 같다고 했더니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또 한국인을 만난다. 이번엔 여자둘이다.
그런데 얘네들 아는 것도 없고, 계획도 없고, 영어도 일어도 전혀못한다. 내가 도와준다.
참 무슨 생각으로 일본에 왔는지 나보다 더 대책이 안서는 애들이다. 고맙다고 한다.
고마우면 말보다. 물질적인 걸로 표현해주는게 좋은데.
오사카를 관광한다. 일본은 절에 들어가는데 돈을 받았다. (불국사도 입장료를 받았던가? 기억이...)
물론 들어가진 않는다. 오사카성에서는 대만 사람을 만나 영어로 대화를 한다.
내 속도계를 보여주니 너라면 일주일이면 대만 구경 다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같이 사진도 찍었다.
오사카를 반나절 정도 돌아다녔는데 생각보다 별로 볼게 없다.
최고의 번화가이자 유명한 도톤보리에도 가본다. 사람 진짜 많아서 자전거를 탈 수 없다.
내려서 끌고 간다. 다꼬야끼 한번 먹어보겠다는데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팔지를 않는다.
그냥 한시간쯤 그렇게 걷다가 다꼬야끼를 포기하고 밥집으로 들어가서 밥을 먹는다.
옆에서 밥을 드시던 아저씨가 한국인이냐며 말을 걸어 온다.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한다.
그분은 일본에 12년 째 살고 계신다고 했다. 그분이 밥값도 내주시고, 옆에 있던 카페에 가서 커피도 사준다.
그리고 헤어질 때는 가면서 마시라고 이온음료를 두통이나 사주신다.
일본에 와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 같아서 뿌듯하고 좋다. 이것이 여행의 매력!
교토로 향한다. 교토는 아마도 1872년까지 일본의 수도였을 것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역풍까지 심하게 분다. 근처에 강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물어보니 이 강이 교토까지 간다고 한다. 강길을 따라 가면 차와 씨름 안해도 되고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날씨를 묻는다. 내일 아침까지 비가 올거라고 한다.
그냥 달리는 것을 포기하고 3시도 안되서 다리 밑에서 쉰다. 비가와도 다리가 크니 괜찮을거란 생각에.
그러나 자리를 잘못 잡았다. 물길에 텐트를 쳐버렸다. 텐트로 물이 스며든다.
새벽한시 쯤 깨서 텐트를 옮긴다. 그런데 다리가 그렇게 커도 바람이 워낙 세니 비를 다맞는다.
텐트를 또 옮긴다. 그렇게 밤잠을 또 설쳤다. 비는 정말 싫다.
8.26(103km, 914)
[네야가와-교토-리토]
교토로 가는 길은 강길을 이용하면 될 줄 알았는데 곳곳이 막혀있다. 어쩔 수 없이 1번국도를 이용한다.
날씨가 정말 계속 좋지 않다. 교토에 도착하여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투어리스트 지도를 받았다.
그리고 거기서 미국인을 만났는데 직원이 영어를 잘 못해서 내가 영어로 듣고 일어로 물어 봐준다.
살다보니 미국인과 일본인 사이에서 통역을 해줄 날이 오다니. 꿈에서도 생각못할 일이다.
미국인과 대화를 한다. 자전거를 보여주며 하카타에서 부터 왔다고 했더니 엄청 놀랜다.
천년이 넘게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 곳곳이 볼거리 천지이다. 경주 처럼 도시 자체가 유네스코인걸로 알고 있다.
끊임없이 절과 신사를 구경한다. 비도 끊이없이 내려준다. 어떤 절에서 이태리 인이 길을 묻는다.
이미 교토를 자전거로 거의 다 지나온지라 손쉽게 대답해주었다.
영어를 잘한다며 칭찬을 해준다. 그마음 이해한다.
일본인은 'What`s the wheater like today?'라고만 해도 거의 다 못알아 듣는다.
난 그래서 항상 한자로 써서 질문을 한다. 이번엔 자전거를 두고 꽤 높은 절에 올라간다.
거기서 리투아니아에서 온 여성에게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교토에도 서양인 천지이다. 한국에 가서도 외국인 만나면 말을 막 걸어야 겠다고 생각한다.
니조조성은 오늘 쉰댄다. 물론 600엔을 내고 들어가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겉에서 좀 볼 수 있을까 싶어 주위를 한바퀴 돈다. 그러나 나무에 교묘하게 다 가려서 전혀 보이질 않는다.
다음 갈 곳은 일본 천황들이 살았다는 곳인데 이곳에 들어가기 위해 여권까지 보여주고 허가를 받아야 한단다.
허가를 받고 두시간 기다려서야 들어간다. 그러나 별 볼껀 없다. 한시간이 좀 아깝다.
가이드 설명이 100% 영어인데다 한국어 판플렛도 없으니 거의 듣는둥 마는둥이다.
그래도 그곳의 정문은 대통령이나 아무튼 높은 사람들이 오면 들어온다는데 다음에 저기로 들어오라는
조크를 알아듣고 웃는다.
'테이큰'에서 아빠와 닮은 경호원 몇명이서 계속 따라다니며 인원체크를 한다. 엄청 중요한 문화재인 것 같다.
교토 관람을 마치고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비와코 호수쪽으로 간다. 다음 큰 도시는 나고야이다.
날씨가 계속 좋지 않아 빨래도 밀렸고 씻지도 못했다. 혜현누나의 도움을 받아 비지니스 호텔에 묶게되었다.
일본와서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자그마치 5000엔이 넘는다. 할인도 안된단다.
지금까지 일본와서 쓴돈의 절반이 넘는 돈을 하루 숙박비로 쓴다.
그래도 오랜만에 마음편히 쉬며 빨래도 하고 가전제품도 충전시킨다. 내일은 나고야 까지 좀 멀지만 꼭 가야겠다.
8.27(138km, 1052)
[리토-코카-카메야마-요카이치-나고야]
아침부터 비가 조금씩 내린다. 거기다가 편하게 자고 나니 출발 하기가 참 싫다. 출발을 조금 늦춘다.
아침으로 빵과 커피, 삶은달걀이 나왔는데 커피가 블랙이였다. 잼과 하얀설탕을 같이 주길래 커피에 넣었는데
맙소사 그게 소금이였다. 커피를 조금마시고 식도까지 무언가 올라오는 느낌이다.
늦게 출발하였는데 날씨도 안좋고 역풍도 심하고, 왼발 아킬레스건까지 많이 아프다.
샤방샤방 라이딩을 지나쳐 거의 기어가고있다. 그렇게 달리는데도 가기가 너무 싫다.
억지로 30km쯤 달렸을까? 대관령쯤 되는 내리막이 나온다. 어제부터 고산지대라고 느끼긴 했는데 정말이였나보다.
20분쯤 다운힐을 한다. 차도 거의 없고 주변은 온통 산뿐이다.
계속 50km/h이상의 속도를 유지하며 달린다. 이맛에 자전거 타는 것 같다.
그리고 혼자 소리도 막 지른다.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기분이다.
다시 지루한 라이딩을한다. 편의점 앞에 짐이 가득한 자전거가 있길래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스무살이고 도쿄에 사는 대학생이란다. 히로시마에서 부터왔고 도쿄까지 간다길래 같이 가기로 했다.
속도가 빠르다. 평지에서 28km/h는 되는 것 같다. 오르막에선 못 따라 잡겠다.
어쨌든 그와 같이 간다. 영어로 대화가 된다. 군대이야기와 여행이야기 대학이야기 운동이야기등을 한다.
이 때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야구 우승을 한 것도 알게되었다. 나고야에 와서는 선동렬이야기도 한다.
일본에 와서 하루하루가 지날 수록 일본생활에 적응을하니 돈을 더 많이 쓰는 것같다.
오늘은 날씨도 나쁘고 역풍까지 심하게 불어 조금만 달리려고 했는데
일본친구를 만나서 많이왔다. 나고야에 도착하여 나고야 성으로 간다. 시간이 너무늦에 못들어 간단다.
관리인 아저씨에게 이거보려고 자전거타고 후쿠오카에서 여기까지왔다고 말했더니
조금만 들어가라고 해서 겨우 사진만 찍었다. 나고야 공원에 와서는 무슨 축제를 연습하는 것을 본다.
여러팀으로 나뉘어서 경연하는 것 처럼 팀을 이루어서 뭔가를 연습하는데 만약 나라면 엄청 귀찮다고 투덜댈텐데
싫은 표정을 지은 사람이 하나도 안보인다. 다 좋아서 하는 것 같다.
하나비라고 하는 것도 보았다. 대략 불꽃놀이를 일본에서는 하나비라고 하는 것 같다.
오늘도 맥주를 한잔한다. 정말이지 비만 안내렸으면 좋겠다.
8.28(88km, 1140)
[나고야-치료-도요하시]
어제도 밤에 비가 좀 내렸다. 덕분에 밤잠을 좀 설쳤다. 어쨌든 5시 반에 일어난다.
젖은 텐트를 말리고 짐정리를 한다. 배가 고파서 근처 편의점에 가서 과자와 빵을 사다먹는다.
그리고 시간이 남아 자전거 청소와 정비를한다. 맨날 여섯시면 출발하다가 가쑤미를 8시까지 기다리려니 지루하다.
어쨌든 그를 만나 아침을 먹고 도요하시까지 가기로 한다. 도요하시에서 친구와 선생님을 만나야 한단다.
뭔가 떨어지길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오늘의 그는 더 빠르다. 평지에서 30km/h를 넘는 속도이다. 오전에는 날씨가 참 덥다.
40km쯤 갔을 때 비가 엄청 많이 내리기 시작해 편의점으로 가 비를 피한다.
배가 고파서 군것질을 한다. 한시간 째 폭우다. 좀더 지나서 비의 양이 줄어들길래 다시 출발한다.
그런데 이내 다시 폭우가 내린다. 그냥 포기하고 비를 맞으며 달린다.
비가 어찌나 많이 오던지 한치 앞도 못 볼 정도다. 무서울 정도의 비와 잦은 천둥번개에도 평속 30을 유지한다.
진짜 안죽은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달리면서 한국인이 일본에서 폭우맞으며 자전거 타다가 번개 맞고 죽으면
CNN정도엔 나오지 않을까? 란 생각을 갖어본다. 오늘 잠자리도 걱정이 된다.
어쨌든 갖은 고난과 역경에도 도요하시에 도착한다.
어떤 카페에 들어가 그의 친구 야마구치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그의 선생님은 3시간이 넘게 오질 않는다. 폭우 때문에 JR이 멈추었다고 한다.
오늘은 결국 가쑤미 친구 야마구치의 집에서 자기로 한다. 다행이다.
저녁을 사러 다녀오는 길에 재일교포 아주머니를 만났다.
일본에서 태어나셨다고 하는데 일어는 당연히 잘하시고, 한국어도 꽤 잘하신다.
처음에는 나를 고등학생 정도로 보고 걱정 된다고 하는데 군대까지 다녀왔다고 말하니 놀래신다.
오늘은 저녁에 맥주도 많이 먹고, 일본술인 사케도 마셔보았다. 소주와 비슷한데 좀 약한 느낌이다.
약속시간을 다섯시간은 넘겻을까? 그의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오신다.
나이는 일흔을 넘기셨다고 하는데 지금은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이란다.
교장선생님의 훈화가 2시간 넘게 계속된다. 그것도 일본어로 나는 술도 많이 마신상태. 정말 죽을듯한 고통이였다.
그리고 야마구치의 집으로 가자마자 딱3초 세수하고 그대로 뻗어 잠든다.
8.29(18km, 1158)
[동네마실]
아침 7시에 일어났다. 일본에 와서 가장 늦게 일어난 것 같다. 그래도 많이 피곤하다.
가쑤미와 야마구치는 아직도 자고 있다. 가계부를 정리하고 일기를 쓴다. 30분쯤 뒤에 둘다 일어난다.
뉴스를 보는데 온통 어제 내린 비 때문에 입은 피해에 관한 것들이다.
한시간에 146mm가 내렸단다. 오마이 갓! 군대에서 한시간에 40mm정도만 내려도 폭우라고 근무 나갈 때
총도 안들고 갈 정도 인데 그것의 세배가 넘다니.
그리고 오늘도 폭우가 내린다는 일기예보. 참 미칠노릇이다.
가쑤미가 그냥 오늘 하루는 야마구치의 집에서 푹쉬자고한다.
어차피 하코네는 넘기에 매우 힘들어서 하코네를 넘기 위해선 휴식이 필요하다고한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쉬기로 했다. 오전 내내 잔다. 12시쯤 일어나 편의점으로 가서 도시락과 맥주를 샀다.
근처에 엄청 큰 고원이 있다. 나무도 엄청 큰게 미국의 캠퍼스나 대저택의 가든을 연상 시킨다.
날씨도 예상과 다르게 매우좋다. 구름도 적당히 있고 오랜만에 보이는 파란 하늘. 적당한 바람과 나무그늘.
그리고 맥주한잔. 참으로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다.
그동안 주행거리, 시간, 돈, 피로, 잘곳, 비등과 싸워온 기억따위는 잊는다.
참 행복한 하루이다. 위가 늘어났는지 큰 도시락과 맥주한캔을 해치웠는데도 뭔가 허전하다.
다시 편의점으로 가서 초코칩쿠키, 빵, 가리가리군, 맥주한캔을 더사서 다시 공원으로 간다.
그리고 혜현누나와 연락을 한다. 다음주 월요일쯤이면 도쿄에 도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누나는 내일 교토에 가는데 아무리 늦에도 월요일에는 오겠다고 한다. 항상 나를 많이 신경써주는 누나에게 감사하다.
조금씩 하루가 지루하기 시작한다. 저녁으로는 피자와 스테이크 같은 양식을 먹는다.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가격이 엄청 싼듯하다.
확실히 스타벅스나 홀리스 같은 카페의 커피가격이나 아웃백과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의 물가는 우리나라가 세계최고수준인 것 같다. 우리나라 가면 그냥 백반이나 해장국 같은 거나 먹어야 겠다.
오늘은 쉬는 날인데도 돈을 많이 쓴다. 이게 다 자제하려고 노력해도 늘어나는 위 때문일 것이다.
저녁을 먹고 거의 바로 잠이든다.
8.30(136km, 1294)
[도요하시-이와타-시즈오카]
아침에 일어나니 또 비가 내리는 양이 장난이 아니다. 뉴스를 보니 계속 비가 내린단다.
그리고 다음주 예보도 내내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 정말 비 때문에 미칠 노릇이다.
누나에게 문자가온다. 한국에서도 나고야에 비가 많이 온 것을 안다. 정말 많이 왔나보다.
그리고 후쿠오카에서 만났던 할머니께서 집으로 내사진과 엽서를 보내신듯 하다.
내 여행경로가 알고싶으시고, 나를 응원하신단다. 다시한번 고마움을 느낀다.
이 여행이 끝나고 후쿠오카에 가면 반드시 다시 그집을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한다. 수박한통 들고.
9시 반은 되어서야 출발한다. 정말이지 비가 꾸준히 내려준다.
추워서 몸의 열을 내기 위해 속도를 높힌다.
어제 부터 눈도 빨갛고, 콧물도 조금씩 나던게 비와 합쳐져 거의 화생방 수준이 되어버린다.
눈이 아파 왼쪽 눈을 뜰 수조차 없다. 눈도 따갑도 눈물도 나서 그냥 실컷 울어버린다. 울고나니 조금 후련하다.
1번국도가 계속 자동차 전영도로여서 길을 엄청 헤맨다. 비 많이 오는 것으로도 충분히 괴로운데 미칠 노릇이다.
아침도 점심도 컵라면으로 대충 해결 한다.
느닷없이 가쑤미가 나에게 'Are you angry?'라고 묻는다. 'No'라고 대답했는데 혼자 일어로 좀 지껄이더니 사라진다.
지가 뭔가에 화가 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다시 혼자가 된다.
요 며칠 계속 길이 괜찮았었는데 오랜만에 심한 업힐이 나온다. 그래도 한번도 안쉬고 죽을 힘을 다해 올라간다.
내리막길은 속도좀 내주려고 해는데 꼬불꼬불한데다가 오늘 비 때문에 여러번 위험한 상황이 있었기에 좀 무서운 것도 있고 해서 그냥 조심히 천천히 내려간다. 시즈오카에 도착한듯 하다.
인포메이션센터를 찾기 위해 어떤 여자에게 길을 물었는데 영어는 잘 못하지만 상당히 친절했다.
그리고 내가 길을 다 묻고 아리가또라고 하니 You`re welcome. and 감바떼, 키요츠케테 라고 말해주는데
뭔가 상당히 고마웠다. 그리고 귀여웠다.
오늘 밤에도 계속 비가 내릴 것 같다. 그래서 텐트를 화장실 안쪽에 2/3친다. 여차하면 장애인 화장실 안으로 들어갈 생각 까지 하고 잠이든다.
8.31(104+30km, 1428)
[시즈오카-시미즈-후지-하코네]
Bad Day! 아침에 참 일어나기 싫었는데 그래도 다섯시 반에 일어난다.
대신 한시간쯤은 밍기적 거린다. 먼저 순푸공원으로 갔다.
시즈오카는 도쿠가와 이예야스(이름은 들어본 것 같은데 누군지는 모름!)의 연고지란다.
여튼 순푸공원에는 이놈 동상도 있고 해서 갔는데 거기서 일본 군인을 보았다.
계급이 상사였는데 말을 걸고 싶었으나 인상이 너무 안좋아서 포기하였다.
시미즈 항에서 후지산을 볼 수 있다는 정보를 획득하고 1번 국도를 포기하고 조금 돌더라도 150번 국도로 가기로한다.
이건 엄청 굿 초이스였다. 그동안 본 태평양은 일본의 각종 섬들의 가려있었는데
이 길은 태평양의 수평선을 끊임없이 바라볼 수 있는 Sea side road 였던 것. 길 이름 또한 태평양 자전거도로였다.
바다 사진을 참 많이 찍었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사진이 별로다.
실제로는 엄청 멋있어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며 천천히 달렸다.
시미즈 항에서는 정말 후지산이 잘보였는데 후지산을 구름에 너무 많이 가렸다.
낚시 하는 사람이 참 많았는데 이쪽은 다랑어가 세계에서 최고 많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실제로 잡은 다랑어도 꽤 보았는데 생각보다 작았다.
이 때 부터 후지산의 영향을 받는 것인지 길이 참 험하다.
그리고 계속 자동차 전용도로 였는데 그냥 달렸다. 일요일 이라 그런지 자전거 타는 사람도 엄청 많았고
태평양을 보며 레저 스포츠를 많이 즐기는 것 같았다.
난 오늘도 어김없이 달리기가 싫다. 이 때 부터 오늘의 불운이 시작된다.
펑크가 세번났는데 그걸 때우다가 마지막에 펑크 패치와 본드를 두고 온다.
지도와 일본여행 책을 잃어버린다. 속도계가 맛이간다. 그걸 2100엔주고 고친다.
그리고 하코네의 업힐이 시작된다.
여기서 헬멧을 또 잃어버렸는데 어디다 놓고 왔는지 알고도 차마 다시 내려갈 수 없다.
일본에서도 악명 높은 하코네. 아래서 보니 구름보다도 높이 솟아있다.
실제로 높이는 잘 모르겠는데 이동거리는 미시령의 여섯 일곱배쯤 되는 것 같다.
생각을 해봐라. 하루에 미시령을 예닐곱번 올라간다고.
일본 사이클리스트들은 이런 고개 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미쳤다. 난 다운힐만 즐긴다.
그리고 이런 고개를 넘는 것을 패스헌팅이라고 하는데 나도 오늘 한번도 자전거를 끓지 않고 하코네 패스헌팅에 성공!
하코네 정상에 올라오니 생각보다 별게 없다. 일본인에게 말을 건다. 영어를 잘한다.
한국 이태원에도 꽤 있었다고 한다. 내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니 놀랜다.
그리고 난 하코네 지리와 도쿄까지 길에 대해 듣는다.
하코네의 호수가 보인다. 도쿄돔이 150개도 더 들어갈 수 있는 엄청난 크기이다.
하코네 업힐을 하면서 땀을 잘 안흘리는 나도 윗옷을 벗어 짜니 물이 꽤 나올 만큼 엄청난 땀을 흘렸다.
그런데 올라오니 날씨가 매우춥다. 오늘도 어김없이 장애인 화장실에서 샤워를 한다. 물이 엄청 차갑다.
그리고 또 잘곳을 찾았다. 이젠 잠자리를 잘 찾는다.
텐트를 치고 맥주를 사오는데 일본인 둘이 자전거 타고 와서 말을 걸었다.
대단한 놈들이다. 기어도 없는 자전거로 하코네를 올라 오다니. 그들과 이야기를 하다 헤어진다.
그리고 난 잠이든다.
9.1(145km, 1573)
[하코네-오다오라-히라수카-요코하마-도쿄]
오늘도 5시 반에 일어난다. 아무리 고산지대 라지만 너무춥다. 침낭에서 나오기가 싫다.
아침에 일어나 찬물로 씻고 나니 잠이 확 깨버린다. 오늘은 도쿄까지 꼭 가야한다.
끝난줄 알았던 하코네의 업힐이 또 시작된다. 산이 M형태인 것 같다. 오늘도 죽을 맛이다.
정말 업힐이 끝난다. 다운힐에서는 속도를 내고싶어도 길이 너무 험해 속도를 낼 수 없다.
20km를 넘게 내려가기만 한다. 그리곤 1번 국도를 따라 죽어라고 달린다. 잘 쉬지도 않는다.
그런데 헬멧과 천엔을 잃어버렸다. 정말 미치겠다. 어제부터 뭘 그리 잃어버리는지.
12시가 안되어 요코하마에 도착한다. 오전에만 100km를 달렸다. 이제 30km만 더 가면 도쿄이다.
날씨가 좋았다 흐렸다를 반복한다. 아주조금 비도 내렸다.
그래도 빨래를 공원에 말려놓고 나는잔다. 5시까지 유락초역에 있는 인포메이션센터에 도착해야 한다.
그래서 빨래가 조금 덜말랐지만 이내 출발을 한다. 도쿄로 가는 길은 썩 좋지만 않다.
계속해서 낙타고개가 나온다. 도쿄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도쿄타워이다.
도쿄타워를 도쿄타워인줄 모르고 저정도 탑이면 티비나 전화나 다 잘되겠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일본사람에게 아레와 난데스까? 라고 묻으니 도쿄타워란다. 정말 뻘쭘하다.
도쿄에 오니 역시 또 길을 헤매기 시작한다. 그래도 계속 길을 물어 4시 40분에 인포메이션센터에 도착한다.
인포메이션센터에는 사람이 참 많았다. 좀 기다리니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나온다. 놀라운일이다.
그런데 그동안 영어와 일어를 합쳐 물어왔던거랑 크게 다르진 않다.
그래도 한국어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일이다. 지도를 엄청 많이 챙겼다.
내일부터는 도쿄의 곳곳을 돌아다녀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혜현누나에게 전화가 왔는데 오늘 잘곳이 있다고 한다. 그곳까지 가야하는데 길도 잘 모르고 거리도 좀 멀다.
그리고 도쿄의 길은 우리나라의 강북처럼 오르막이 꽤 많다.
그런데도 사이클로 짐승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볼 수 있었다.
나도 경쟁이 붙어 정말 허벅지가 터지게 달린다. 생각보다 길을 몇번 묻지도 않고 쉽게 찾는다.
대충 해가 지는쪽을 서쪽으로 보고 달리다 보니 길에 대한 개념이 잡혀있다.
이제 도쿄 지리를 대충 알 것 같다. 내가 온 곳은 매구로라는 곳인데 혜현누나를 만나 설명을 들은 것은
여긴 엄청 잘사는 동네라 유스호스텔이나 숙박시설이 전혀 없단다.
한국으로 따지면 강남. 그중에서도 제일 잘사는 동네쯤 될거라고 한다.
내가 지낸 곳은 캡슐호텔인데 준호형이 말했던 것(약 천엔~천오백엔)과 달리 엄청 비싸다. 3천500엔.
잘사는 동네여서 땅 값이 비싼걸까?
여튼 캡슐호텔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나서 혜현누나를 만나 일본 선술집에서 저녁과 술을 마신다.
정말 엄청 먹는다. 안주 10개는 더 시킨 것 같은데 다 먹어치운다.
맥주도 2000에 사케는 아니고 대충 정종같은거라는데 알콜 도수는 25도였나 30도였나? 그정도 되었고 향이 있다.
그것도 몇잔 마신다. 오랜만에 과음을 하는 것 같다.
도쿄에 온 첫날부터 누나에게 엄청 신세를 진다. 앞으로 도쿄에 묶을 날이 꽤 길텐데.
솔직히 호텔비 이런건 생각도 안했는데. 집에 빈방이 있다면 모를까?
호의가 고맙지만 조금 미안하고 부담스럽다. 근야 밥이나 몇번 사주고 같이 여행만 다녀줘도 고마울텐데.
여러모로 신세를 많이 질 것 같다. 이미 많이 졌지만.
9.2(13km, 1586)
[도쿄전역(차 드라이브)-오다이바(승용차)-신주쿠(승용차)-요코하마(전철)-신주쿠(전철)]
술을 많이 마시든 늦게 잠을 자든 그런거 상관없이 아침엔 늘 일찍일어난다.
그런데 자전거를 안타니 이거 뭐 일찍일어나도 할게 없다.
몸을 풀러 욕탕에 한시간 쯤 들어가 있었는데 물이 미지근 하다. 샤워를 하고 나니 할게 없다.
빈둥빈둥 거리다가 결국 못참고 호텔을 나와버린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 지리릉 익히기 위해 돌아 다닌다.
코인세탁기를 찾아 빨래를 한다. 빨래를 다하고 보니 T-shirt 하나가 없다. 젠장 어디서 또 잃어버렸나보다.
진짜 요 며칠동안 뭘 그리 잃어버리는지. 빨래를 다하고 또 동네를 돌아다닌다.
동네네 큰 안테나가 있었는데 군대에 있을 때 직업병이 도졌는지 흥미가 생긴다.
혜현누나를 만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 전화가 많이 왔는데 몇주전에 한 약속 여러개를 나 때문에
급하게 취소해서 문제가 있는 듯 하다. 일본도 서양처럼 시간 칼 같이 지켜야 하고 맺고 끊는게 정확해야 한단다.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오늘은 누나 애인분도 일을 캔슬하고 차로 도쿄 드라이브를 시켜주겠다고한다.
나 대체 무슨짓을 하는지 여러사람에게 신세를진다.
도쿄 순환 고속도로가 있었는데우리나라 서울 외곽 순환고속도로와 달리 몇십미터 위에 고가도로로 만들어
그 도로를 돌아보면 도쿄 중심지의 큰건물이나 도쿄타워 같은거 다 볼 수 있게 잘 만들어 놨다.
거기에 여긴 뭐고 뭐하는 건물이고 이런 설명을 듣고 나니 도쿄에 대해 대략 알 수 있을 것 같다.
남쪽 매구로를 시작으로 동쪽 오다이바. 북쪽에는 천황이 산다는 치요다구 국회의사당, 신주쿠.
서쪽의 시부야 도쿄의 삼성건물. 도쿄중심에 도쿄타워, 미드타운, 롯본기힐스 같은 건물들을 볼 수 있었다.
외국인 여행자가 이렇게 드라이브를 한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 할텐데 거기에 친절한 설명까지 들으니 금상첨화.
어쩌면 후쿠오카에서 도쿄까지 자전거타고오는 것보다 이런경험을 하는게 더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도쿄를 한바퀴 돌고나서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 오다이바로 간다.
오다이바에서 해안가와 작은 자유의여신상을보고 아쿠아시티에가서 초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일본은 비싼 음식일 수록 이미지 때문에 늦게 나온다고 한다.
실제로 초밥 그까이꺼 마드는데 얼마나 걸린다고 먹는시간보다 기다리른 시간이 훨씬 더 길다.
나 장어를 원래 좋아하는데 장어가 내 두손 합친 것보다 더크다. 엄청 비싼거 먹은 것 같다.
밥을 먹고 파렛트타운에 있는 대관람차를 타려고 햇는데 날씨가 너무더워서 안탄다.
대신 내가 후쿠오카로 돌아갈 페리를 알아보러 아리아케 터미널로 간다.
터미널에 사람이 하나도 없다. 후쿠오카까지 가는데 2박3일이 걸리고 가격도 비싸다. 사람이 없는 이유가 실감난다.
나도 페리를 포기하고 자전거를 포장해서 버스나 기차를 탈 생각을 한다.
앞으로 내 숙소는 신주쿠 근처에 있는 한인타운같은 곳의 한국인 민박집으로 누나가 알아놨다.
나는 숙소에 짐을 풀고 인터넷을 일본와서 처음으로 한다. 혜현누나가 저녁을 사준다며 요코하마에 가자고 한다.
나는 일본와서 처음으로 전철을 타고 매구로로간다. 거기서 혜현누나를 만나 같이 요코하마로 간다.
요코하마의 야경이 참 멋지다. 저녁은 차이나 타운에서 중국음식을 먹는다.
한국에서도 전혀 먹어보지 못했던 중국음식을 일본에 와서 먹는다.
저녁을 먹고 바닷가옆 공원으로 가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정말로 혜현누나는 좋은 사람인 것 같다. 나는 왜 그간 그리 이기적으로 살았는지 이런나를 반성한다.
경치도 좋고, 이야기 하는 것도 참 좋았다. 그리고 요코하마는 공기가 참 맑았다.
완전 어두운 밤에도 구름이 하얗게 보이고 하늘은 좀 파랗게 보인다.
난 정말 복 받은 것 같다. 뭐그리 착하게 살았다고. 일본와서 고생도 많이 했지만 좋은 사람 많이 만난다.
오늘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한다. 일본에 와서 드라이브를 하고, 전철도 처음탄다.
신주쿠에서 요코하마 한번 다녀왔을 뿐인데 만이천원이다. 그리고 택시도 처음 타본다.
기본료가 700엔이 넘는다. 고작 택시문하나 자동문으로 만들었다고 그리 비싸도 되는지.
도쿄의 교통비가 살인적이란 소리는 들었지만 몸소 체험하고 나니 정말 끔찍하다.
밤 11시쯤 숙소로 돌아와 자전거를 타고 신주쿠로 가본다.
높은 건물이 많은 서쪽출구는 거의다 소등된 상태였고, 가부키쵸 근처는 그야말로 유흥가 그 자체이다.
대충 신주쿠 구경을 마치 집에와서 씻고 눕는다. 오늘하루 일본여행와서 가장 즐거웠던 것 같다
9.3(61km, 1647)
[신주쿠-치요다구-도쿄역-긴자-유락초-아키하바라-우에노-도쿄돔-신주쿠]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다 자는 분위기다. 그래서 여섯시 오십분 정도까지 나도 밍기적거린다.
그 뒤로는 내스스로 답답해서 더이상 침대에서 못버티겠어 일어나서 씻고 오늘 여행계획을 세운다.
대충 계획을 세우고 어제 카페에서 싸온 삶은 달걀 두개와 토스토로 아침을 해결한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출발~! 짐이 없으니까 자전거가 날라다닌다.
신주쿠를 배회하다가 도쿄도청으로 간다. 45층 전망대에서 구경을 한다.
북쪽 전망대와 남쪽 전망대를 다갔는데 두개 차이는 그다지 없다.
이제 천황이 산다는 치요다구로 향한다. 일본은 대통령이 없고 나라의 상징적인 존재인 천황이 있다.
그리고 실제 나랏일은 총리가 다한다. 이런걸 입헌군주제라고 했었나?(아니면 내 무식이 다 탄로나는데)
뭐 여튼 천황이 사는 곳은 크게 4개로 나뉘는데 두개 공원은 24시간 개방이고,
실제로 천황이 있는 곳은 절때 갈 수 없고, 정원이 있는데 그곳은 시간과 요일이 맞으면 갈 수 있다는데
오늘 이사긴은 들어가볼 수 있는 시간이다. 입구에서 안내판을 본다.
pass permition 같은게 필요하다가 나오는데 그걸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 몰라 고민하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먼저 말을 걸어온다. 영어할 줄 아냐고 물으니 가능하단다.
이 아저씨 뭔가 인포메이션직원이나 가이드인가보다. 판플렛도 주고 영어도 엄청잘하는데 친절히 설명해준다.
그래서 들어가 보았는데 크기가 좀 크고 잘 가꾸어논 공원정도.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였다. 대신 경찰은 정말 많다.
정원을 나와 말로는 오만번쯤 들어본 야스쿠니 신사에간다.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한자로도 안써있다.
오로지 일어다. 그래서 잘 모르겠다. 자연이 아닌 볼거리에는 엄청 가이드의 필요성을 느낀다.
혜현누나에게 전화가 온다. 오늘 일이 바빠 저녁이나 되야 시간이 될 것 같다고 그때 전화를 하겠다고 한다.
오늘은 저녁까지 혼자 싸돌아 다녀야한다. 도쿄역으로 향한다. 공서를 엄청 크게 하고 있어 공사하는 모습만 보인다.
그다음은 긴자로 향한다. 긴자에는 명품점이 엄청 많다. 얼마 안되는 거리에 똑같은 가게가 두세개씩 있는 곳도 있다.
장사가 엄청 잘되나보다. 긴자를 지나 유락초역으로 향한다.
일본에서 유일하게 한국어를 할줄 아는 직원이 있는 인포메이션센터.
가서 후쿠오카로 갈 방법을 물었더니 한시간이 넘게 인터넷과 전화를 붙잡더니 애매모호한 대답뿐이다.
그리고 한시가 넘도록 밥을 못먹은 모양이다. 나도 못먹어서 배고픈 상태였는데 대뜸 왕고로 보이는 직원이
영어로 나에게 이 직원을 밥을 먹어야만 한다고 다른사람이랑 이야기를 하라고 말한다.
근데 영어로 말해 정확한 뜻은 잘 모르겠지만 말투가 엄청 재수없게 들린다.
지금까지 일본인들은 다 엄청 친절하다고 느꼈는데 실망이 크다.
그냥 나도 배고 고프고 그말을 듣고 나니 엄청 짜증이 나서 근야 후쿠오카까지 다시 자전거를 타고가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와버린다. 다시 도쿄역을 지나 우리나라의 용산쯤 되는 아키하바라로 간다.
근데 나는 가전제품에 별 취미가 없어서 그냥 지나쳐버린다. 밥을먹고 우에노로 향한다.
우에노공원 엄청크다. 연못에는 지름 1m는 될법한 엄청큰 연꽃잎이 많다. 그리고 오리와 거북이도 많다.
오늘 이상하게 너무 피곤하다. 그래서 공원에서 조금 자야지 하고 잔게 두시간을 넘게 자버린다.
그런데도 피곤하다. 우에노공원 근처에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같은게 엄청 많았는데
미술이야 우리나라에서도 설명들으며 봐도 잘 모르고, 박물관도 비슷한처리라 잘 모르면 재미 없을 것 같아 안간ㄷ다.
동경대, 도쿄돔을 지나 다시 신주쿠로 향한다.
도쿄돔에서 야구를 보려면 거의 1년전에 예약을 해야 한단다. 암표가 아닌이상.
일본중에서도 도쿄인의 야구사랑이 최고인가 보다.
야경을 보기위해 다시 도쿄도청을 찾는다. 차라리 어제 요코하마에서의 야경이 더 좋은 것 같다.
7시가 넘었는데도 혜현누나에게 전화가 안온다. 은근히 기다리고 있는데 답답하다.
그 하루 반나절 새에 적응이 되었나 보다. 역시 습관은 무섭다.
피곤하기도 하고 혼자 돌아다니는 것도 재미없고, 혼자 밥먹기도 싫어서 그냥 집에 와버린다.
씻지도 않고 침대에 누워버린다. 한시간쯤 지나서 전화가 온다.
이제 요코하마에서 도쿄로 온단다. 집에 도착하려면 한시간쯤 걸릴 것 같다는데 도착해서 전화를 다시 한다고 한다.
목소리가 너무 피곤해 보여서 만나긴 힘들 것 같다고 생각 했지만 일단 샤워를 하고 전화를 기다린다.
역시나 오늘은 너무 피곤하다고 한다. 좀 배가 고파서 그냥 동네 편의점에 가서 맥주와 과자로 저녁을 대신한다.
오늘은 너무너무 수박 겉 핥기식 관광을 했다. 그런데도 너무 피곤하다.
9.4(119km, 1766)
[신주쿠-시부야-오모테산도-롯본기-아사쿠사-치바현-에도가와-긴자-시나가와-신주쿠]
아침 여섯시 쯤에 일어났지만 그냥 또 잔다. 8시까지. 되게 피곤하다.
누나와 일본와서 처음 전화통화를 한다. 엄마에게도 전화를 하지만 받지 않는다.
집을 떠나 시부야로 향한다. 메이지신궁은 천황 뭐 대충 그런걸 모시는 신사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자전거 출입이 안된다. 일본은 천황과 관련된 쪽에 대해서는 경호라든가 모든 것이 빡신 것 같다.
아무튼 자전거를 대충 주차해놓고 꽤 큰 메이지신궁을 걸어서 구경한다. 비도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그 다음은 전에 육군 요요기 연병장이였다던 요요기 공원으로 간다. 가닌길에 비가 점점 굵어진다.
비가 피할 곳이 계속 안보여 요요기 공원까지 와서 비를 피한다. 비를 피하고 나니 비가 또 약해진다.
공원이 엄청크다. 나 군대 있을 때 우리부대 다합쳐 논 것 보다도 훨씬 큰 것 같다.
요요기 공원에서 조금 휴식을 취하다가 오모테산도로 간다.
오모테산도는 대략 우리나라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청담동쯤 해당되는 것 같다.(그 둘의 차이는 뭐지?)
오모테산도를 지나 시부야 역 근처로 가서 시부야 109등 유명한 쇼핑몰들을 수박 겉핥기 관광으로 구경한다.
그리고 나서는 롯본기로 향한다. 먼저 미드타운쪽으로 간다. 엄청 높은 건물이다. 대략 우리나라의 코엑스 정도.
그다음 롯본기 힐스로 간다. 이것도 코엑스 같은 건물인데 원판이 롯본기 힐스고 최근에 지은게 미드타운이다.
둘다 엄청 높은 건물이다. 다음은 대한민국 대사관을 지나쳐 매구로 쪽으로 향한다.
그런데 혜현누낭게 전화가 온다. 두시반쯤에 아사쿠사에서 만나자고 한다.
늦더라도 점심먹지말고 돈아끼라는 누나에 말에 배고파서 밥먹으려고 했었는데 관두고
방향을 돌려 아사쿠사로 향한다. 매구로와 아사쿠사는 도쿄도심에서 완전 끝과 끝이지만 시간적 여유는 있다.
그래도 먼저가서 기다리는게 나을 것 같아서 엄청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아사쿠사에 도착하니 약속시간보단 훨씬 일찍 도착해서 어디서 만날지 몰라 자전거를 타고 대충 지리를 익혀논다.
대충 돌아다니다가 쉬고있는데 혜현누나에게 전화가 온다.
만나서 점심으로 돈까시를 먹고 아사쿠사의 센소지 절과 뭐 그런 것들을 관람한다.
누나가 친구라고 한명을 데리고 나왔는데 대략 운전기사라는데 성격이 엄청 활발하다.
계속 뭐라고 말을 거는데 누나는 헛소리라고 통역을 안해주고 해서 나는 못알아 듣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데도
혼자서 엄청 끊임없이 떠들어 댄다. 아, 일본어 잘했으면 좋겠다.
뭔가 카메라가 엄청 많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어서 무슨 촬영이 있나보다 해서 봤는데
어떻게 자리를 잘 잡아서 사진도 잘찍고 구경도 잘하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봤더니 영화 삼국지가 20일에 개봉하는데
그 영화 찍은 배우들이라는데 엄청 유명한 배우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모른다.
구경 후 카페에 가서 메론소다를 먹으면서 주인에게 사진을 보여 줬더니 엄청 좋아한다.
카페 알바생이 올 1월부터 워킹 비자로 일본에 와서 일하고 있다고 해서 좀 이야기를 한다.
누나가 가야 한다고 하며 밤에 긴자에 가면 낮과 많이 다르다고 한번 가보라고 한다.
신주쿠, 시부야는 홍대나 강남역 처럼 어린애들이 많지만 긴자는 정치가나 연예인등 소위 고위 관료들등 높은 사람들이 많이 기모노 입은 게이샤들을 볼 수 있을거라고 했는데 엄청 열심히 긴자를 뒤집고 다녀도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리고 긴자에서 오다이바쪽은 가깝고 레인보우 브릿지만 보려면 구지 오다이바까지 안들어 가도 되서
남쪽으로 간다고 계속 갔는데 해가 져서 개념을 잃은지라 남쪽이 아니고 동쪽으로 가서 30km를 더가
도쿄도를 벗어나서 치바현 표지판을 발견하고서야 다시 돌아온다.
괜히 시간도 늦게 멀리와서 빨리가보겠다고 애쓰다가 강을 몇개 건넌걸 자동차 전용도로여서 계속 못돌아가고
길만 엄청 해매는 꼴이 되어버린다.
겨우 영어 좀 하는 사람을 만나 길을 묻고 치바현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오랜만에 하루에 100km를 더 달린다. 결국 시간이 늦어 레인보우 브릿지도 못보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맥주와 과자를 사서 들어간다. 오늘은 그래도 달린 거에 비해선 생각보다 덜 피곤한 것 같다.
9.5(85km, 1851)
[신주쿠-이케부쿠로-우에노-긴자-오다이바-시부야-신주쿠]
어젯 밤에는 괜찮았는데 일어나니 많이 피곤하다. 역시 자전거를 탄만큼 더 피곤해 지는 것 같다.
그래도 혜현누나가 어제 8시쯤 전화를 하겠다고 했어서 일어나서 씻는다.
내 자전거를 타겠다는 말도 해서 시간이 좀 남아서 자전거에 오일 칠도 좀 하고 정비도 한다. 그리고 청소도한다.
8시가 좀 넘자 전화가 온다. 오전에 집에서 할일이 있다고 해서 점심 때 만나기로 한다.
오전에는 집에서 컴퓨터로 후쿠오카까지 돌아갈 차편을 알아본다.
나는 일본어를 못해서 누나가 거의 다 알아보고 난 네이버에서 링크 걸린거 가르쳐 주고 그랬는데
세상에 내가 가르쳐 준 것들은 소위 말해 다 낚시 글들이다.
가만히 있기 미안해서 찾아본것들이 오히려 더 귀찮게 한 샘이다.
세시간 째 그렇게 알아보다가 결국 2박3일 걸려도 페리를 타고 가는게 맘편하다는 생각을 하고 페리를 타기로 한다.
그리고 나서 이제 만나려고 하는데 누나가 또 오늘 사정이 생겨 늦게나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결국 오늘도 혼자 돌아다닐 생각을 한다.
신주쿠가 거의 도쿄 중심에서 북쪽이긴하지만 그 위로는 안가봐서 북쪽으로 갈 계획을 세운다.
먼저 집을 나와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뭘 먹을지 고민을 한다.
분명 누나를 만났다면 맛있는 것을 먹었을 꺼란 생각에 혼자 궁상맞게 컵라면 쪼르려 앉아 먹기는 싫고해서
거의 천엔에 육박하는 돈까스 같은걸 시킨다.
처음엔 돈까스인줄 알고 시킨건데 돼지 대신 닭이 들어 있는데 맛있다.
이케부쿠로에는 선샤인시티라고 좀 높은 건물 하나 말고는 그다지 볼게 없다.
이왕 북쪽으로 온거 동경대쪽으로 가자고 하고 가는데 동경예대를 동경대로 착각했나보다. 바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동경대는 과별로 다 따로따로 있다고 한다.)
동경예대에서는 축제를 하고 있었다. 그냥 대충 들어가서 한번 훑어보고 우에노 공원쪽으로 간다.
우에노에는 미술관, 박물관 같은 것이 많지만 혼자 봐밨자 별루 일 것이라는 생각에 동물원으로 간다.
동물원 한국에서도 언제 가봤는지잘 기억도 안난다. 혼자 동물들을 보며 완전 신났다.
마음만은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듯 하다.
우에노 동물원은 팬더 때문에 유명하기도 한데 팬더가 안보인다.
(이 것 역시 나중에 안 사실인데 올초에 팬더가 늙어 죽었다고 다시 중국에서 팬더를 데려오는 중이라고 한다.)
또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페리를 타려면 오다이바를 가야할 것 같아 길도 알아둘겸 오다이바로 간다.
밤이 되자 낮의 오다이바도 멋있었지만 더 멋있어진다. 난 참 바다가 좋은 것 같다.
오다이바에서 이번 여행 처음으로 일몰도 본다. 그렇게 한동안 오다이바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다.
시간이 너무 늦어서 오다이바를 빠져 나온다. 밤이되자 또 길을 살짝 헤맨다.
집으로 바로 가면 심심할 것 같아서 시부야로 들린다.
시부야에 사람 정말 많은 것 같다. 강남역과는 비교도 안되는 것 같다.
그렇게 사람구경도 하고 시부야의 밤거리도 구경한다. 그리고 맥주한캔을 사서 집으로 향한다.
9.6(28km, 1879)
[신주쿠-하라주쿠-시부야-신주쿠]
푹 잤다. 정말. 밥을머곡 신주쿠와 하라주쿠 거리를 돌아다닌다.
토요일이여서 그런지 평일에도 많던 도시에 사람이 정말정말 많다. 자전거로 돌아 다닐 틈 따위는 없다.
하라주쿠에서 'TOKYO GIRLS Collection'을 한다. 나는 그냥 멀리서 조금 지켜볼 뿐.
공원에 왔는데 정말 별사람이 다있다. 키보드나 드럼같은 거 가지고 와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
그림그리는 사람, 사진 전시하는 사람, 중고 물건 파는 사람, 자전거로 묘기부리는 사람.
축구공으로 묘기부리는 사람, 난타 공연 같은걸 하는 사람들. 각종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
마치 축제 분위기 같다. 나는 그들을 구경하며 일기를 쓴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즐긴다.
오늘은 어딜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그런 것 보다 그냥 여유를 가지고 쉬기롤 맘 먹는다.
사실 거의 3주동안 너무 정신 없이 여행한 것 같다. 시간과 돈에 쫓겨서.
자전거를 묶어두도 나도 인파속에 휩쓸려 걷는다. 실제로 무슨 브라질 축제가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손에 맥주 한캔씩은 들고 먹고, 춤추고, 즐긴다.
나는 다꼬야끼를 먹는다. 보톤보리에서 못먹어서 좀 아쉬웠었는데 문어가 내 엄지손가락 만하다.
비싼 것 같긴 하지만 맛있다. 비가 올 가능성이 50%란 일기예보를 봤었는데 정말 날씨가 심상치 않다.
결국은 불안해서 집에 일찍 들어가기로 한다. 그리고 내일 디즈니랜드도 가려면 오늘 좀 쉬어야 한다.
일찍 집에 들어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집에 오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비 때문에 편의점에가서 맥주 사오기가 귀찮다.
오늘은 특별히 보거나 한건 없지만 몸과 마음을 재충전 할 수 있는 하루였던 것 같다.
9.7(0, 1879)
[신주쿠-매구로(전철)-시부야(전철)-하라주쿠(도보)-신주쿠(도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씻는다. 여덟시가 넘었는데도 전화가 안오는 것보면 오늘 디즈니랜드는 힘들 것 같다.
전화가 온다. 역시 디즈니랜드는 gg. 대신 점심을 먹자고한다. 오늘은 점심으로 만족해야 한다.
네이트온에 들어가 혜현누나와 수다를 좀 떨다가 약속시간에 맞추어 지하철을 타고 매구로로 간다.
20분쯤 일찍 도착한다.
차라리 딱 맞추어서 도착해서 가면서 조금이라도 늦을까 불안해 떠는 것보다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는게 맘편하다.
열두시쯤 혜현누나를 만나 고기를 먹으러 간다. 야끼니꾸.
우리나라랑 뭔가 다르다. 소고기가 부위별로 조금씩 나온다. 처음 먹은 것이 소 혀.
한국에서 먹기 힘든 것이니 당연히 처음먹어보는 것인데 맛있다.
하기사 이 시점에서 내가 안 맛있을게 뭐가 있을까? 여튼 배불리 고기를 먹는다.
그리고 누나와 헤어진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시부야로 간다.
오늘은 자전거도 안가지고 왔다. 시부야, 하라주쿠는 원래도 사람이 많지만 오늘은 일요일이라 어마어마하다.
그런 길들을 걷는다. 티셔츠를 하나 잃어버려 두개 밖에 없다.
그래서 티셔츠라도 하나 사려는 생각인데 내가 생각한 그런 분위기와 이미지의 장소가 나오질 않는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사람구경하고 분위기에 휩쓸려 같이 걷는다는 생각을 갖는다.
계속 걷다보니 자전거타는 것보다 훨씬 다리가 아파온다. 그리고 날씨고 오늘도 심상치 않다.
그래서 잽싸게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한다. 지하철역에서 내리니 비가 많이 내린다.
어제는 딱 집에 도착하고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나이스 타이밍이였는데 오늘은 실패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일단 역 근처 편의점에서 비를 피한다. 우산을 팔았지만 500엔도 더주고 우산을 살 맘은 없다.
이제 도쿄에서 머무를 날도 며칠 안되고 해서 그동안 감사했던 혜현누나에게 편지를 쓸 생각을 한다.
어제부터 팬시점이 나오면 편지지를 사려고 생각했었는데 팬시점이 보이질 않았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예쁜 편지지는 없어서 그냥 리포트 용지같은 종이를 산다.
비가 조금 수그러들자 엄청 뛰면서 집으로 간다. 비를 맞긴 했지만 그렇게 심한 정도는 아니다.
컴퓨터도 좀 하고 빨래를 한다. 누나와 연락을 해서 내일 디즈니랜드에 갈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데 연락이 안된다.
그래서 그냥 솔직한 마음을 담고, 그동안 고마웠던 일들을 편지로 적는다.
얼마 안쓴 것 같은데 두시간이 넘게 걸린다. 팔이 엄청 아프다. 그래도 마음만은 뿌듯하다.
편지는 쓰는 사람은 편지쓰는 동안 만큼은 그사람만 생각하게 되고 쓰는 것도 쉬운일은 아닌데
읽는사람은 너무 쉽게 읽어버린다는 단점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군대에서도 꼭 그랬는데 편지를 다쓰고나면 할말이 더 생각난다. 아우 짜증나.
9.8(0, 1879)
[디즈니랜드]
디즈니랜드에 가기위하여 모처럼 일찍 일어난다. 결국 디즈니랜드는 혼자가게 되었다.
혼자 여행가고, 밥먹고, 영화보는 것으로도 충분한데 이제는 놀이동산도 혼자가보게 되는구나.
7시 10분쯤 집을 나와 아침을 사먹고 전철을 타서 디즈니랜드로 향한다.
도쿄역에서 갈아탈 때 걷은 거리가 1km는 넘는 정도로 멀다.하지만 이미 혜현누나가 말해준지라 그러려니한다.
8시 반쯤 디즈니랜드에 도착한다. 디즈니랜드역 이름을 한자로만 알고 발은은 못익혀 갔는데
지하철에서 전체의 80%는 내리길래 여기가 디즈니랜드구나 싶었다. 사람 진짜많다.
여튼 패스포트를 끊고 들어가 점심, 저녁 하나도 안서먹은채 진짜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지도가 다 찢어질 정도로 보며 어트랙션이며 퍼레이드, 공연 하나도 놓친 것 없이 다 구경한다.
처음에는 혼자라는 사실에 외로웠지만 금방 적응했고, 그 다음은 무서운 어트랙션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실망 했지만 이 또한 오래가지 않는다. 결국 디즈니랜드의 매력에 풀 빠져버린다.
앞으로 디즈니를 사랑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일어로 진행되는 어트랙션이 너무 불편해서 외국인도 좀 배려해 영어로 해주지란 생각을 잠시 해보지만
그건 내가 외국인이니 하는 소리고, 만약 롯데월드에서 영어로 씨부린다면
드디어 롯데가 미쳤다는 말을 할께 분명하다는 생각을 하니 금방 적응이 되어버린다.
디즈니 랜드가 끝날시간에 내 다리는 정말 만신창의가 되었지만 보람찬 하루인 것 같다.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자전거타고 왔으면 돌아갈 때 죽을뻔 했겠다는 생각을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런데 예닐곱살은 되보이는 아이를 안고 가는 어머님을 본다.
어머님들은 참 대단한 것 같다. 아이들 뒤치다꺼리 하느라 더 피곤할텐데 돌아가는 길에는
서너살 먹은 아이도 아니고 저렇게 큰애를 어떻게 안고가는지.
나는 지금 내몸 하나 간수하기도 버거울 정도로 피곤한데. 다시한번 부모님의 소중함을 느낀다.
집에 오자마자 뻗어버린다. 그냥 잘까도 생각했지만 씻고 눕는다.
그런데 신기하게 몸은 정말정말 피곤한데 잠은 오질 않는다. 밤 열두시 혜현누나에게 전화가 온다.
이제 요코하마의 집으로 들어가는데 30분후에 들어가니 컴퓨터로 이야기를 하자고 한다.
생각보다 일찍 전화가 왔는데 요코하마역에서 친구를 만나 술한잔 하러가는 길이라고 컴퓨터 못한단다.
나도 잠도안와서 술마시고 싶었는데 지금은 전철이 없을 시간이다.
매구로 정도만 되도 자전거 타고 갈텐데 요코하마는 자전거 타고 가기에 너무 멀다.
결국 귀찮았지만 편의점으로 가서 캔맥주와 과자를 사다 먹는다. 맥주가 정말 달다.
이러다가 여행이 끝날 때 즈음이면 알콜홀릭이 되어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좋다.
9.9(12km, 1891)
[신주쿠-즈루미-요코하마-쯔루미-신주쿠-도쿄도청]
아침에 일어나 혜현누나와 연락을 한다. 점심을 같이 먹고, 백화점, 골프장을 가야한다고 해서
그냥 다 따라다니기로 한다. 전철을 타고 쯔루미로 간다. 이제 도쿄 전철도 완전 정복이다.
그런데 교통비가 너무 살인적이라서 그냥 자전거 타고 다녀야 할 것 같다.
여튼 점심 때가 다되어 누나를 만난다. 먼저 백화점 부터 간다.
오사카가 상업도시인데 요새 도쿄의 백화점은 다 오사카에서 온 백화점이라고 한다.
그리고 일본 백화점은 2층에서 명품점이나 그런게 다있어서 제일 비싸다고 한다.
그말 듣고 보니 1층 쥬얼리 샵과 2층 쥬얼리샵의 가격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깨닫는다.
백화점에 들렀다가 누나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는다. 점심은 양식이였는데 맛이 별로다. 양은 더 별로다.
그 다음에도 다른 누나친구를 만난다. 오늘 하루 누나를 따라다니면서 술집에서 1차 2차 가듯
카페를 4시간 동안 세군대 옮겨다니며 커피, 오렌지쥬시, 메론소다를 먹는다.
그리고 너무 시니컬한 일본생활이야기를 듣는다.
보통사람이 일본여행을 와서는 전혀 경험할 수 없는 경험이랄까?
아무튼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되고, 보는 시각도 넓히고, 생각도 넓어지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그리고 누나의 부탁으로 우리나라 트로트 30곡 정도를 영어로 번역하는일을 하는데 그건 정말 끔찍한 경험이다.
9.10(91km, 1982)
[신주쿠-시나가와-쯔루미-긴자-오다이바]
사실상 도쿄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아쉬운 마음이 너무 많이든다. 이젠 정말 익숙해져 버린 도쿄생활인데..
아침에 일어나 짐 정리를 한다. 짐이 처음 보다 준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다. 혜현누나와 연락을 한다.
처음엔 잠깐 보고 페리에서 읽을 책이나 받아 볼 수 있는 줄 았았는데
결국 누나가 애인에게 아프다고 말했고 꽤 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자전거에 짐을 싣고 달린다. 짐 싣고 달리다가 짐 풀고 달릴 땐 너무나도 가벼워진 자전거에 놀랬지만
금방 적응해버렸는데 반대로 가벼워진 자전거에서 너무나도 무거워저 버린 자전거에는 쉽게 적응이 안된다.
짐싸는대도 오랜시간이 걸린지라 늦을 것 같아서 쯔루미 까지 죽을 힘을 다해 달린다.
누나를 쯔루미 구청에서 만난다. 한국에서는 가본 적도 없는 도청, 시청, 구청을 일본에서는 익숙하게 간다.
점심으로는 사시미를 먹는다. 그리고 누나와 자전거를 타고 요코하마의 바닷가로 간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단 훨씬 자전거를 잘탄다. 짐이 없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생활자전거로도 참 잘탄다.
일본에 온지 4일째 만나서 이틀 같이 달린 한국인 둘보다 훨씬 난 것 같다.
바닷가에서 가나짱 집으로 가서 오차와 바나나 ,야끼소바등을 먹는다.
그리고 빵하나와 삶은 달걀두개를 챙겨서 나온다. 이제 헤어져야 한다.
나는 오다이바의 오오에도 온천으로 가서 하룻밤 자고 내일 아리아케의 터미널에서 배를타고 큐슈섬으로 가야한다.
헤어지기 전에 같이 사진도 한장 찍었어야 했고,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 많이 보고싶을거다. 등등
할말이 정말 많았는데 그동안 누나가 나에게 너무 잘해줬는데 이제는 영영 다시 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눈물이 계속 나려고한다. 눈물을 참느라 정말 아무말도 못하고 헤어지고 만다.
지난 열흘간의 도쿄생활 아니 거의 한달간의 일본 여행중 늘 힘이되고 도움이 되었었는데...
오다이바로 가는 길에 계속 눈물이 난다. 누나에게 전화가 온다. 전화도 잘 받지 못한다.
전화를 받고 나서 길을 멈춰 강가에 앉아 정말 펑펑 울었다.
미안함, 고마움, 그라움 등등 여러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섞여 눈물이 머추질 않는다.
아마 다시 여행을 하고 힘든일이 생긴다면 매번 너무나 그립고 생각날 것 같다.
계속 눈물이 나서 그런 감정을 다 잊기 위해 미치도록 빨리 달려도 다 소용없다.
아무튼 어떻게 왔는지 그래도 오오에도 온천에 도착해서 누나에게 도착했다고 전화를 한다.
이 때도 뭔가 하고 싶은 말이 턱 끝 까지 차올랐는데 다 하지 못한다.
어렸을 때 수학여행 가거나 멀리가도 집에 전화 절때 안하고 그냥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생각하겠지란
생각으로 살아왔었는데 요코하마에서의 누나 말 때문에 참 많이 변했다.
감정을 추스르고 복잡한 오오에도 온천을 슬슬 정복해 가고 있는데 왠 뉴질랜드에서 온 아저씨가 말을건다.
일본어로 말을 걸어와서 나는 한국에서 와서 일어를 못한다고 하니 영어로 말한다.
그런데 말도 엄청 빨리하고 발음도 휙휙 굴리는게 영어도 잘 못알아 듣겠다.
결국 이놈이랑 엄청 친해져서 먹을 것도 엄청 많이 얻어 먹고 네시간도 넘게 수다를 떤다.
그런거 보면 한달 여행하면서 아무 서양인에게나 막 말걸고 그랬던게 엄청 영어실력을 향상 시킨 것같다.
영어실력을 향상시킨게 아니고 부끄러움을 없애준건가?
사실 문법 다틀린거 알고 그래도 막 말걸고 어떻게 하다보면 대화가 되긴 된다.
그래도 이야기를 하다보면 언어의 장벽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Andrew친구중 일본 여자애도 있었는데 일본인을 앞에두고 뉴질랜드 사람에게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사실을
설명해야 한다. 사실 한국말로 해도 힘든걸 영어로 하려니 미칠노릇이다.
외국나가면 다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새삼 깨닫고 있다. 결국 영어로 설명하다가
나는 영어를 잘 못해서 이런 역사적 사실을 영어로 설명하는 것은 나에게 불가능하다 란 이야기로 마무리 짓는다.
그런데 앤드류는 너무나도 관심이 많았고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 친구가 세명이나 있다며 한국에 가서 이메일을 한글로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도쿄에서 마지막 밤에 숙제가 하나 생겨버린다.
앞으로 Andrew를 또 만나게 될지 만난다면 언제 보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좋은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앤드류 덕분에 슬펐던 기억을 거의 다 잊게 된 것 같다.
12시쯤 앤드류와 헤어지고 혜현누나에게 전화를 한다.
어찌나 할말이 많던지 로밍폰으로 전화를 길게해 전화비가 3만원은 나올 것 같다.
오늘 앤드류에게 얻어 먹은 것에 반은 결국 전화비로 쓰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좋다. 보고 이야기 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제 정말 도쿄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한다. 모든 추억과 인연들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영어와 일본어를 마스터 한채 다시한번 꼭 찾기 싶다. 도쿄!
9.11(24km, 2006)
[오다이바-아리아케]
어제 잘 곳을 못찾고 방황하다가 결국 직원에게 물어 봐서야 잘 곳을 찾았다.
그래서 두시는 넘어 잔 것 같은데 7시가 되니 직원들이 뭔가 사람들을 다 강제로 깨우는 분위기다.
여튼 씻고 공짜로 손수건 까지 챙겨서 나온다. 아침은 어제 가나짱에게 받은 삶은 달걀과 빵으로 해결한다.
너무 일찍 나왔나 보다. 투어리스트 맵을 보니 다 10시는 되야 연다.
공원에서 누워 있다, 노래들었다, 혼자 사진찍고 놀다 시간을 막 보내고 열시가 되어 후지 TV로 간다.
그런데 물어보니 한국어 설명서가 없단다. 영어 설명서는 있었지만. 나는 독해 같은 건 잘 못한다. 오로지 회화뿐!
그래서 그냥 관람을 포기하고 파렛트타운으로 간다. 근데 여기도 뭐 그다지이다.
그래서 카이한 공원으로 가서 좀 쉬다가 아쿠아시티로 가서 윈도우 쇼핑을한다.
선물 살만한 거 하고 있나 보는데 그냥 일본의 살인적인 물가만 다시한번 실감하가 끝난다.
일본은 부페로 간다. 2천엔 정도 한다. 일본와서 내돈 주고 먹은 음식 중에서는 압도적으로 가장 비싸다.
일본 부페는 우리나라와 달리 먹는 시간이 정해져있다. 여긴 70분이다. 그시간동안 정말 열심히 먹는다.
그런데 시간을 15분 정도 남기고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결국 음식을 포기한 채 자전거를를 챙기러 나간다.
충분히 배가 부르긴 했지만 그래도 뭔가 2% 허전한 느낌이 들어온다.
자전거를 타고 비를 피하는데 왠 주차요원 같은 놈이 와서 일본어로 뭐라고 하는데 가라는 소리인 것같다.
지 직업이니 그런 소리하는 건 이해하겠는데 말투가 정말 재수없다.
다른 곳으로 가서 비를 피하려다가 비가 그치길래 그냥 할 것도 없고 해서 아리아케 터미널까지 간다.
도착하니 또 비가 내린다. 상당히 올바른 판단이였다. 예약을 하고 나니 5시까지 오라는데 할게없다.
어제 늦게 자서그런지 좀 피곤하고 그래서 그냥 터미널 바닥에 누워서 자다가 일어나서 책을 본다.
혜현누나에게 받은 책 여섯권 중 출발도 하기전에 한권을 다 버린다.
슬슬 기다림이 지루해 질 무렵에 혜현누나에게 전화가 온다. 목소리가 너무 반갑긴 한데 목소리 들으니 보고 싶어진다.
페리는 7시 출발인데 여섯시쯤 페리를 탄다. 자전거를 대고 짐을 푸르려고 하는데
직원이 세명이나 달려와서 자전거를 잡아준다. 영어는 못했지만 친절함이 너무나도 고맙다.
페리를 타서 페리구경을 마치고 샤워를 한다. 그리고 혜현누나와 전화를 했는데 배가 움직여서 노이즈도 심한데
전파까지 안좋은 것 같다. 뭐라고 하는데 못알아 듣겠다. 그리곤 전화가 끊긴다.
전화를 끊고 생각을 해보니 누나 목소리도 좀 울먹이는 것 같았고 이제 목소리 들으면 힘들다고 전화 끊자는 것 같다.
이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이 또 나자 다시 슬퍼진다. 그리곤 밤바다를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원래 어렸을 때부터 정에 약하고 눈물이 많긴 했는데 이틀동안 울어도 너무 우는 것 같다.
어제 헤어질 때 부터 웃으면서 다음에 또 만나자는 식으로 헤어졌어야 하는데
괜히 내가 눈물을 보여 누나도 나 때문에 그런 기분일 것 같아 미안하다.
피곤하진 않지만 맥주를 먹고 8시가 조금 넘어 잘 준비를 한다.
9.12(0, 2006)
[아리아케-도쿠시마-신모지]
하루종일 배안에 있으려니 답답하다. 새벽 12시쯤 깬다.
혜현누나와 전화하기 좋은시간이라 전화할까 생각했지만 아까 그 생각이 나 전화할 수 없다.
다시 잠을 청하지만 옆 침대 사람이 하도 코를 고는 바람에 쉽게 잠이들지 않는다.
군대에서는 근무갔다와서 코골고 있으면 그냥 침대를 발로 차서 조용히 시켰는데 그럴 수 없다.
그래서 그냥 노래나 듣는다. 덕분에 아침에 8시는 되어서 일어난다.
우유를 하나 사서 어제 사논 빵과 같이 먹는다.
일본은 담배, 맥주, 우유, 아이스크림 심지어 초밥까지 자판기의 천국이다.
할게 없어서 책을 보려 하는데 오끼나와에서 다가오는 태풍의 영향 때문인지 바람이 너무 심하다.
그 때문에 파도도 세다. 길이 150m가 넘고 2만톤급 페리가 엄청 흔들린다.
나는 멀미 같은거는 잘 안하지만 책을 읽기는 힘들다. 그래서 다시잔다.
11시 30분쯤 일어난다. 일어나자 마자 전화가 온다. 혜현누나다.
어제일에 물었는데 그냥 어제는 전파가 안좋아서 전화가 끊긴 것이란다.
어제 혼자 이상한 상사의 나래를 펼치면 운 것 같아 후회가 마구마구 밀려온다.
점심으론 자판기에서 스파게티를 하나 사서먹는다. 하루종일 아무 것도 안하고 배까지 흔들리니 속이 좋을리 없다.
오후엔 그래도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오후 다섯시쯤 다시 혜현누나와 전화를 한다.
하와이에서 온 사람을 만나고 있단다. 내가 번역한 트로트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누나가 다음에 하와이에 놀러가면 이 이야기를 하라는데 만약 하와이에서 온 사람들이
지금의 혜현누나만큼 나에게 잘해준다면 난 다음여행지로 주저없이 하와이를 선택할 것이다.
전화 후에 태평양에서의 일몰을 본다. 그런데 구름 때문에 태양이 잘 안보인다. 아쉽다.
다음엔 그 넓은 목욕탕에서 혼자 샤워를 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욕탕에 앉아 이번여행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본다.
혼자여서 엄청 외롭고, 힘들고, 후회한 적도 많았지만 덕분에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덕분에 좋은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어서 참 좋았던 것 같다. 전체로 보면 이제 채 절반도 안 온 여행이지만.
예전에는 엄청 비싸도 크루즈 여행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이젠 아니다.
아무리 좋아 봤자 배안이고, 그 돈이면 세계 어디든 가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도 다시 오고 싶다.
저녁엔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옆에서 컵라면을 먹는 모습을 보니 나도 엄청 먹고 싶어진다.
그래서 컵라면도 먹고 밥도 먹고 맥주도 먹는다.
내일은 일출을 보려고 한다. 그래서 일찍 일어나기 위해 일찍 잠든다.
그러나 새벽1시 30분쯤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한 채 4시까지 뒤척이다가 겨우 잠든다.
9.13(102km, 2108)
[신모지-후쿠오카-히가시구]
괜히 일찍 일어났다. 어차피 해는 배가 도착 할 무렵인 5시 40분쯤 떠오른다.
페리는 도착 예정 시간인 5시 40분에 1분도 늦지 않고 정확히 도착한다.
배에서 내리니 또 방향에 대한 개념을 잃어버린다. 편의점이 나와 컵라면으로 아침을 먹고 길을 묻는다.
오늘부터 일본에 있을 17일까지는 남은 돈을 다써도 괜찮다는 생각에 이 컵라면만 먹고 맛있는 것을 먹을 생각을한다.
대충 감이온다. 생각보다 후쿠오카까지 가는 길이 멀다. 여튼 달린다.
길은 계속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한다. 오랜만에 장거리 라이딩을 하는 것도 버거운데 코스마저 날 안돕는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든 달리도 보니 그럭저럭 또 달릴만 하다.
가다보니 사이클을 탄 어떤 아저씨가 말을 걸어온다. 그는 굉장히 유쾌한 것 같다.
그에게 길을 묻고 물도 한통 얻는다. 그리고 헤어진다. 그러나 하카타까지는 루트가 똑같은 것 같다.
그래서 그가 먼저 갔지만 나는 그를 쫓는다. 그는 정말 빠르다. 평균속도가 40은 넘는 것같다.
일단 되는데 까지는 따라가보려고 하는데 힘들어 죽을 것 같다. 그렇게 잘거리던 신호등이 한번도 걸리질 않는다.
10여 km를 달려 이젠 안되겠다 시퍼 포기하려는 찰나에 신호등이 한번 걸린다.
그는 그 무거운 짐과 MTB로 자신의 로드바이크를 따라온 것에 놀라며 연신 'Wonderful'을 외친다.
하지만 난 정말 죽을뻔 했다. 그러면서 하카타항까지 자기가 가이드를 하겠다고 한다.
나는 너를 따라가다간 죽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니 그가 천천히 가겠다고한다.
그러더니 이내 근처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가더니 포카리스웨트와 샌드위치 배와 바나나를 사준다.
그리고는 이 근처의 절에서 축제가 있다며 나를 데려가 준다. 그리곤 정말 하카타항까지 데려다 준다.
너무고맙다. 같이 사진을 찍고 이메일 주소를 받아 한국에 가면 보내주겠다고 했다.
그와 헤어지고 혜현누나에게 전화를 한다. 누나는 후쿠오카는 일본에서 망한 관광지라며 나가사키까지
갈 것을 추천했지만 나는 나가사키 까지는 너무 멀다며 하소연을 한다.
누나는 요코하마에서 도쿄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겠단다. 쯔루미에서 매구로까지는 25km~30km정도 될텐데
만약 내가 서울에서라면 절 때 안할 짓인데 여자혼자 참 대단한 것 같다.
인포메이션 센터에가서 열심히 일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설명해서 지도를 받는다.
그런데 나 할말 다하고 나니 한국어 완전 잘하는 직원이 있다.
그리고 일본여행 첫날 만났던 토노카와 할머니집을 찾아나선다. 길이 거의 기억나긴 하는데 뜨문뜨문 필름이 끊긴다.
역시 힘들었던 오르막 길은 다 기억이 나는데 쉽게 간 내리막길 같은게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결국 찾아내어 초인종을 누르니 나를 완전 반갑게 맞아 주신다.
그리고는 점심으로 소바를 만들어 주신다. 점심을 먹고 내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오늘 날씨를 알아보니 비가 온단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내가 일본을 떠나는 날까지 태풍의 영향을 받아 매일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이다.
정말 오마이 갓! 이다. 일단 오늘은 할머니 집에서 자고 가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내일은 가봐야 할 곳이 있다고 내가 내일 왔으면 못봤을 것이란 이야기를 하신다.
내 여행에대한 이야기가 끝나자 할머니가 자기 여행 이야기를 하며 체크한 세계지도와 사진을 보여준다.
이건 완전 내 꿈이다. 아프리카는 물론 남아메리카의 나라와 태평양의 작은섬까지 안다녀 본 나라가 없다.
그리고 세계의 높은 산은 다 올라가 본 듯 하다. 이제와 왜 영어를 잘하는지 이해가 간다.
은퇴전에는 수학선생님 이였다는데 너무나도 부럽다.
나도 이번 여행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안 다녀본 나라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 저녁을 먹는다.
나는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중 유일하게 남은 한개의 라면을 끓인다.
할아버지는 밥을 하시고, 할머니는 군만두와 카레, 샐러드를 하신다. 그리고 김치도 있다.
저녁은 참 배불리 맛나게 먹는다. 그리고 맥주를 사러 나갈 필요도 없이 할아버지께서 맥주를 가져다 주신다.
나는 샤워를 하고 빨래도 손수 안하고 세탁기를 돌린다. 자꾸 풍요로운 삶에 적응되려고 한다.
이러면 앞으로 남은 여행이 힘들어 질텐데. 아무튼 오늘 하루도 무사히 마무리한다.
9.14(48km, 2156)
[히가시구-하카타-텐진-주오구-니시구-텐진-하카타-주오구]
할머니께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겠다고 말했는데 7시가 다 되어서 일어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이미 토스트와 샐러드로 아침을 드시고 계신다. 대도 대충 씻고 나서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고 갈만한 곳을 추천받는다. 그리고 선물도 잔뜩 받는다.
할머니, 할어버지는 외출준비를 하시고 난 할꺼 없어서 오페라의유령 책을 좀 보다가 잠든다.
할아버지께서 이제 나가봐야 한다면서 12시쯤 깨운다. 짐을 싸고 나도 집을 나선다.
우선 하카타역으로 간다. 하카터역에는 인포메이션센터가 있다.
또 일어와 영어를 엄청 섞어가며 엄청 질문을 하는데 한국어를 할 줄 아는직원이 있다.
후쿠오카 인포메이션센터에서는 우리나라와 가까워서 그런지 한국어를 하는 직원이 한명쯤은 다 잇는 것 같다.
후쿠오카 타워, 호로리공원, 모모치해변등 후쿠오카를 또 수박 겉핥듯 관광해준다.
혜현누나 말을 들어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후쿠오까 정말 볼게없다.
길을 묻기위해 어떤 아저씨에게 말을 거는데 한국어를 너무 잘한다. 처음엔 한국인인줄 알았는데
그냥 이웃나라고 문법도 일어와 비슷해서 한국어 공부를 혼자하셨다는데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만난 일본인중
인포메이션센터 직원다 합쳐도 한국어를 가장 잘하신다.
오후 네시쯤 되서 잘만한 공원을 찾는데 쉽지가 않다. 너무 오랜만에 공원을 찾아서 감을 잃은 건지
아니면 후쿠오카쪽 동네가 안좋은건지 공원이 너무 작아서 대부분 장애인 화장실이 없다.
거의 두시간동안을 공원을 찾아해멘 끝에 결국 후쿠오카성터 옆에서 잘만한 곳을 찾는다.
거기서 우연히 일본인 할머니를 만나는데 내가 할머니들에게 호감형인지 또 먼저 말을 걸어오신다.
그런데 영어를 하나도 못하신다. 나는 일본어 실력이 정말 안습이다. 대화가 될리 없다.
아무튼 어떻게 알아들은 바로는 옆에 있는 오호리공원에서 축제가 있다는 것 같다.
어차피 근처니 보다가 여기와서 씻고 텐트치고 자면 될 것 같아서 따라가 본다.
기모노 입은 사람도 많고 천황직위한지 20년기념축제를 하긴하는데 이건뭐 말을 알아들을 수 없으니 재미는 없다.
영어로 대화가 안되니 종이와펜을 꺼내 한자를 써가면서 대화를 한다.
결국 이 할머니에게 오늘 저녁을 얻어먹는다. 어떤걸 먹을지 물어보시는데 이때 그냥 아무거나 찍었어야 했는데
괜히 아무거나 먹어도 괜찮다는 말을 하려는 뜻에 Whatever라고 말하다가 못알아 들으셔서
이말을 설명하기 위해 30분을 소비하다가 결국 포기한다. 어떤 아주머님께서 내가 설명하는 걸 들으신다.
혼잣말로 아우 미치겠네. 답답해. 이런소리하는거 보고 웃는 거 보니 한국인인 것 같다.
결국 그아주머니가 끼어드는데 중국인이다. 아주머니도 영어를 못한다. 오히려 말이 더 길어진다. 방해가 된다.
정말 오늘은 언어의 장벽을 심하게 느낀하루이다.
9.15(10km, 2166)
[후쿠오카성커-하카타역-캐널시티-텐진-모모치해변-캐널시티-하카타]
새벽 두시. 비가 내린다. 일어나서 빨래를 겆고, 방수커버를 친다.
어제 비올껄 예상하고 반정도는 비막을 천장이 있는 화장실옆에다 텐트를 쳐서 그런지 그럭저럭 잘만하다.
여섯시쯤 일어나니 여전히 비는 내린다. 화장실에 젖은 텐트와 방수커버를 말리기 위해 널어놓고
어제 읽다만 오페라의 유령을 읽기 시작한다. 비는 계속 내린다.
비가 조금 수그러 들어 짐을 정리한다. 쓸때 없는 짐을 많이 버렸는데도 짐이 엄청 많다.
하카타역으로 간다. 하카타역은 엄청 크고, 출구도 많고, 복잡하다. 난 이런 복잡한 구조가 정말 싫다.
급만남을 통해 한국에서 혼자 후쿠오카로 여행온 윤정이누나를 만난다.
날씨도 안좋아서 어차피 하루종일 책볼생각이였고 후쿠오카 구경도 다한지라 할 것도 없고 했는데
오늘 하루는 윤정이 누나를 따라다니기로 한다. 누나가 묶을 호텔에 짐을 맡기고 나는 자전거를 대충 세워둔다.
먼저 쇼핑을 하자고 해서 캐널시티로 간다. 하카타역에서 캐널시티까지 걸어가는데
이게 또 자전거로 가면서 길찾는 것과 걸어서 길찾는게 달라서 그런지 길을 좀 해맨다.
캐널시티에서 쇼핑도 하고 점심도 먹는다. 쇼핑이란거 참 어려운 것 같다. 뭘사야 할지도 모르겠다.
난 이런거 따라다는건 불평 없이 엄청 잘하는데 뭘 선택하고 그런건 정말 못하겠다.
둘 중에 뭐가 예쁘냐? 낫냐? 이런 질문은 정말 날 난감하게 만든다.
캐널시티를 둘러보고 텐진 지하상가로 가서 쇼핑한다. 우리나라의 지하상과와 다르게 상당히 럭셔리하다.
아무튼 결론은 쇼핑을 하는데 난 뭘사야 할지 모르겠고 근냥 졸졸졸 따라다니는 정도이다.
만약에 내가 뭘 사야겠다는 간절한 맘이있었다면 모르겠지만 그런맘이 없었나보다.
다음엔 어디갈까 고민을 하다가 모모치해변으로 간다. 후쿠오카는 도쿄와 달리 버스가 상당히 발달되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한다. 일본와서 버스는 처음타본다.
뭔가 돈계산 하는 시스템도 복잡하고 두세정거장 지날 때마다 500원씩 요금이 늘어나다.
여기서 또 중요한건 버스요금 역시 일본교통비 이므로 살인적이란 것이다.
날씨는 굉장히 우중충하다. 윤정이누나에게도 내 힘들었던 여행에 대한 한탄을 털어 놓는다.
누나도 여행을 굉장히 좋아해 인도에도 한달있었고, 영국에도 1년 있었고, 시베리아 횡단열차도 타보았다고한다.
그리고 직업도 엄청 돌아다닐 것만 같은 6시내고향 PD라고 한다.
확실히 혼자가 아니라는 것은 좋은 것같다. 심심하지도 외롭지도 않다.
모모치해변에는 천장이 막힌 곳이 많아 여기서 자도 좋을 것 같은데 누나는 태풍오면 떠내려 간다고 엄청말린다.
장소를 옮겨 캐널시티 근처의 포장마차로 가서 맥주를 마신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포장마차는 분위기상 가는 곳이기 싼 가격을 기대하고 가면 안되나 보다.
아스파라거스라고 파 한단도 안되는거 썰어논게 만원가까이한다.
여기서 배불리 먹었다간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이 나올 것 같아 정말 대충 먹고 장소를 옮긴다.
하카타역 근처에 술집으로 가는데 여기가 포장마차보다 훨씬 안비싸고 좋은 것 같다.
안주는 전부 꼬치로 되어 있고 주문을 하면 그걸 구워주는 식인데 일본에 와서 처음 경험하는 술집이다.
맥주를 매우 많이 마신건 아니지만 꽤 먹고나니 한탄도 늘어나고 솔직한 이야기도 더 많이 털어놓는다.
아무튼 오늘 날씨로 보았을 때 혼자서 열심히 독서 할 날씨였는데 윤정이누나를 만나 하루 잘보낸다.
윤정이누나는 하카타역 근처에 호텔로 들어가고 나는 잘 곳을 찾는다.
인포메이션센터에서 받은 not expensive한 곳의 광고지에는 가격이 2500엔이였는데
실제로 가니 4000엔을 달라고 한다. 큐슈섬와서 돈을 아끼진 않을 생각이였는데 또 3일동안 많이 얻어먹고
얻어자고 하면서 생활하다보니 4000엔을 주고 자기는 돈이 너무 아깝다.
비가 온다고는 했지만 일단 당장은 비가 안오니까 공원에서 자기로 하고 공원을 찾는다.
그런데 아까 비가와서 윤정이누나와 반반씩 보태서 산 우산이 자전거 휠에 걸려 반토막 나고
나는 그때문에 자전거에서 넘어진다. 자전거 뒷바퀴가 90도들렸지만 다행히 넘어진거에 비해 다치진 않는다.
공원은 찾았는데 장애인 화장실이 없다. 오늘 자전거도 거의 안타고 지금 술도 꽤 마신상태라서
어제 잔 후쿠오카 성터까지 가는 것도 귀찮고 해서 그냥 자기로 한다.
9.16(30km, 2196)
[하카타-다자이후-시오지산(승용차)-다자이후(승용차)]
아침에 여섯시도 넘어서 일어난다. 공원에서 잤는데 늦게 일어나는 거 보면 공원생활도 적응이 다된듯 하다.
비가 오면 공원에서 남은 책이나 다 읽으려고 한건데 날씨가 좋다.
다자이후에 갈지 그냥 쉴지 아니면 윤정누나를 또 따라 다닐지 고민이 된다. 결국 다자이후에 가기로 한다.
인포메이션센터에서 받은 투어리스트 맵에는 차로 40분 거리라고 나와서 멀까 걱정 되었는데
자전거로 1시간이 채 안걸리는 거리이다. 만 길을 알았다면 자전거로도 40분 거리일 것 같다.
가장 먼저 간곳이 큐슈국립박물관과 역사박물관인데 어제가 쉬는월요일이여서 화요일인 오늘이 휴관이다.
일본의 대부분의 관광지는 월요일날이 노는날인데 월요일이 빨간날이면 화요일날 쉰다.
그런데 역사박물관에서 한국어를 정말 조금 하는 직원을 만난다.
대략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서 많이 봤고 그것 때문에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는데 단어는 꽤 많이 알지만
한국어로 매끄러운 대화를 할 정도는 아니였는데 오늘은 쉬는 날이라 12시에 끝난다고 같이 구경을 하자고 한다.
나야 뭐 혼자 다니는 것보단 훨씬 나을 것 같아서 좋다고 한다.
12시까지 한시간 반쯤 남아서 좀 둘러보다가 12시까지 돌아오겠다고 하고 텐만구 신사로 향한다.
텐만구 신사는 학문의신을 모신 신사이다.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인기 최고이겠지.
12시가 다되어 다시 역사박물관으로 가서 다시 나가노와 미유키를 만난다.
미유키 차가 커서 자전거는 미유키차에 싣고 나가노 차를 타고 나가노의 집으로 간다.
점심은 나가노의 집으로가서 그녀가 직접 요리해주는 야키소바를 먹는다.
지금까지 먹어온 야키소바와는 다르게 면을 튀겼다. 아무튼 엄청 맛있다.
밥을 먹고 미유키의 차로 다자이후에 대부분의 유적지를 돌아다닌다.
나가노는 큐슈국립박물관 아내가이드 자원봉사를 한다고한다.
만약 내가 일어만 잘했어도 엄청나 설명을 들을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
여튼 돌아다녀보니 역사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 알게된 사실이 우리나라가 삼국시대 일때 신라는 당나라와 편을 먹고 큐슈쪽의 일본은 백제와 동맹을 맺고 싸웠는데 백제가 망하고 일본은 당과 신라의 연합군의 침략을 막기위해
이곳 다자이후에 성터를 세웠다 대략 이정도인 것 같다.
학교 다닐 때 국사 공부 안한 나를 다시한번 후회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시오지산이라고 해발400이 좀 넘는 산에도 갔는데 거기서 자전거 타고 올라가는 사람을 본다.
지금 나는 차를 타고 산을 오르니 여유가 있지만 자전거를 탄다면 상상도 하기 싫은 업힐이다.
자전거 타고 오른사람이 정상에 올라와서 이야기를 좀 나눈다. 그러다 튜브를 하나 얻는다. 고마울 따름.
다시 나가노의 집으로 가서 좀 쉬다가 저녁으로 스키야키와 낫토등을 먹는다.
낫토는 우리나라의 청국장 같은건데 찌개같은 것에 넣어 먹는게 아니라 통째로 먹어서 정말 맛없다.
저녁을 먹고 그녀의 딸 유키와 수다를 떨며 논다.
유키는 스물여섯살의 산후조리사인데 유키도 영어를 썩 잘하지 못해서 힘들다.
사진도 같이 찍고 사진을 보내주겠다고 이메일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주고 받는다.
아홉시가 좀 지나서 미유키에게 전화가 온 것 같다. 그러자 유키가 운전을 하고 어느 술집으로 간다.
거기서 미유키와 스물셋이라는 모르는대학생등 다섯명이 맥주를 마신다.
그리고 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난 거의 듣기만 한다. 그야말로 듣기만 한다. 무슨말인지 잘 모르고.
오늘은 미유키의 집에서 자기로 한다. 그리고 그녀가 내일 자기차로 하카타항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미유키의 집에서 내 블로그 주소를 가르쳐주기 위해 컴퓨터를 하다가 네이트온을 하는데
한 3일동안 연락이 두절되었던 혜현누나를 만난다.
3일동안 전화를 스무번도 더한 것 같은데 놀러갔다 오느라 연락이 안된 거라고 한다.
그러다 9월말에 한국에 올거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물론 그때도 한국 여행중이겠지만 어쨌뜬 반가운 소리다.
3일밖에 안되었지만 일본에 와서는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통화를 한지라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도 반갑다.
덕분에 미유키는 잠시 찬밥신세였지만 미유키덕분에 빨래와 잠자리등을 다 해결할 수 있어서 고맙다.
9.17(31km, 2227)
[다자이후-하카타항(승용)-부산항(페리)-부산 금정구]
한시도 넘어서 잔 것 때문일까 피곤하다. 여섯시에 일어 나지만 그냥 또 자버린다.
일어나니 7시 30분. 비도 내린다. 일단 미유키가 아침을 차려 주어서 먹는다.
어제 데려다 준다고는 했지만 확실히 이야기 된게 아니라 시간이 늦어질 수록 불안해 진다.
그런 내 맘을 알았을가? 미유키가 차로 하카타항 까지 데려다준다고 '윳꾸리 윳꾸리'한다.
아침을 먹고 미유키랑 이야기를 하면서 한두시간즈음 미유키의 한국어 선생님이 되어본다.
9시 15분쯤 되어 미유키 집을 나선다. 만약 내가 후쿠오카를 다시 온다면 여기도 꼭 한번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한다.
하카타항까지 차를 타고 가면서도 한국어 공부를 틈틈히한다.
그리고 나도 궁금했던 일본어를 물어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눈다.
대화가 100% 잘 진행되고 이해되고 그런건 아니여도 다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카타항에 도착해서도 비가 그치질 않는다.
미유키는 오늘 Free하다며 바로 돌아가지 않고 나 표받고 자전거 수화물 부칠 때 까지 옆에서 기다리면서 도와준다.
그리고도 시간이 좀 남아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신다. 출국수속을 할 시간이 다되어 출국장으로 가서 줄을 선다.
미유키가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과자와 음료수등 먹을껄 잔뜩 건네주며 배에서 먹으라고 한다.
어제 신세진 걸로도 모자라서 갈 때까지 참 고맙다.
배에 타자 일본에 올 때와 달리 사람이 참 없다. 하긴 그 때는 방학 때였고 지금은 9월이 반을 더 지났으니.
10명이 더 있을 수 있는 방에 나와 어떤 할아버지 그리고 여자둘이 전부이다.
처음엔 할아버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한숨자고 일어난 다음에 여자 둘과 이야기를 나눈다.
울산쪽에 산다고 했는데 한명은 나보다 한살 많았고, 다른 한명은 세살 많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맥주를 하나 사서 미유키가 사준 과자와 치킨 등과 같이 먹는다.
이 맥주가 일본에서 먹는 마지막 맥주가 되겠지.
정말 도착 예정시간에 딱 맞춰 6시 30분에 부산항에 배는 도착한다.
처음에는 군대 있을 때 동기인 김희승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연락이 잘 안되고 결국 부산 고모댁으로 간다.
그런데 길을 엄청 해맨다. 그렇게 먼거리도 아닌데 엄청 시간이 오래걸려 부산 고모댁에 도착한다.
도착해서 밥을 엄청 많이 먹고 샤워를 한다. 한국에 오니 일단 마음은 편한 것 같다.
그런데 일본에서 한달동안 딱 2번 들은 경적을 한국에 오자마자 20번은 들은 것 같다.
그리고 부산 공기도 너무 안좋은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한달간의 일본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왔다.
-여행 경비(한국 포함)
한화 | 엔화 | ||
교통비(페리, 버스, 전철등) | 126800 | 27250 | |
식비(밥, 군것질, 맥주 등) | 164290 | 38974 | |
숙박비(호텔, 민박, 찜질방등) | 43000 | 15230 | |
관람비(디즈니랜드 등) | 15000 | 9842 | |
기타비(자전거용품, pc방등) | 17200 | 4711 | |
여행 총 한화 | 366290원 | ||
여행 총 엔화 | 96007엔 |
자세한건 첨부파일 참조
-여행 후기
사실 일본 여행을 큰 기대를 가지고 간 여행은 아니였다. 그냥 동기놈이 가자고 해서 아무생각 없이 가자고 해서 간건데
어떻게 혼자가게 되고 해서 기대를 가지고 할 여유같은 것도 없었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조차도 별로 기쁘지 않았다. 처음 일주일은 일본생활에 적응하느라 너무 힘들었고,
그다음 일주일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잠도 잘 못자고 힘들어서 외롭고, 이짓 왜하나 후회도 많이하고, 고생도 엄청했다.
그런데 그럴 때 마다 항상 누군가가 나를 도왔다.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준다거나, 밥을 사준다거나 이런일들이 생기곤했다.
일본 사람들이 친절하다고한다. 이걸 일본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한국에 온지 채 한시간이 안되서 느꼈다.
일본 사람들은 엄청 친절하단걸. 어쩌면 누구 말대로 내가 인복을 타고 난 걸지도 모르겠다.
일본에서 친척들도 집에 잘 안초대 할만큼 개인주의가 강하다고 하는데 난 모르는 일본인 심지어 여자둘이 있는 일본인
집에서도 얻어 자봤다. 그리고 얻어먹은거 하며, 일어도 못하는 내가 길을 물었을 때도 친절하게 대해주던 일본인들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리고 처음엔 전화로 도와주고, 도쿄에 도착해서는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같이 놀아주고,
방값도 내주고 했던 혜현누나에게 너무 고마움 마음을 갖는다.
혼자여서 외롭고 혼자여서 힘들었지만 혼자여서 많은 사람들이 많이 말을 걸어왔고 그래서 많은 일본인 친구를 사귄 것 같다.
지금도 이따금 일본에서 전화와 문자, 엽서, 편지, 이메일등이 오곤한다. 덕분에 일본어 공부를하고 덕분에 영어공부를 한다.
힘들고 외로웠던 기억은 한달도 채안되서 이미 다 잊었다. 그리고 일본인들에 친절함과, 일본의 볼 것 먹을 것들만 머릿속에
기억되어 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까지.
같은돈으로 물가 싼 휴양섬 같은게 갔다면 훨씬 편하고 안락한 한달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고생한만큼 더 오랜 추억으로 남을테니까.
|
첫댓글 대단 하시네요! 부럽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즐거운 여행 했습니다...^^a
정말로 대단하시군요.아무튼 잘알보고 갑니다.
우아~대단하시네요! 사진만 죽~훑어봤는데 틈틈이 다 읽겠습니다:) 정보 많이 얻을게요~!
와! 부럽다.. 나는 야근중인데...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어~~디~~지///
이 큰 용기에 뜨거운 박수와 찬사를 보냅니다^^ 넘 많은 양에 이미지만 보았지만(차후 꼼꼼히 일기를 봐야겠군요~)고생한 모습이 훤하네요^^;
아..울 회사 동우회도 내년 여름 휴가때 일본 라이딩 게획하고 있는데....정말 다시함 꼼꼼히 읽어 봐야겠군요
초보자로써 정말 부럽네요..... 나이도
일본은 비사 신청 같은거 없어도 되나봐요??? 그냥 비행기 티켓만 있으면 되나요?
저랑 비슷한 연배 같은데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아직 mtb자전거도 없고 갑자기 꽂혀서 이제 입문하려고 하는 청년인데..언제 꼭 정모에서 한번 뵜으면 좋겠네요 ^^
대단하세요정말로~~^^ 그 용기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잘 읽었습니다. 부러워요. 항상 즐거운 여행하세요.
정말 부럽습니다. 전 군대 다녀와서 왜 여행갈 생각을 못했을까요..? 오로지 좋은대학에 갈려고만 했으니..30살이후에 여행 많이 다녔습니다만, 군대 전 1달 저비용 국내여행이 가장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여..^^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무지 부럽네요 아뭏튼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정말 대단대단하세요 한 곳만 가신게 아니고 차로 려도 먼 거리를 자전거로 다니셨다니..놀랍 보내드려요
진짜 대단해요..!^^ 난 저런거 혼자는 죽어도 못할텐데...;; 왕부럽..^^
정말 감동이네요 ^^ 저도 자전거 여행하고 싶은데 얼마전 자전거로 산타다가 넘어져 디스크 수술을 했네요. 좀 나아지면 몇일이라도 다녀올생각인데 사실 엄두가 나지 않았었는데, 정말 멋져요~ 저도 용기를 얻고 갑니다
신입인데 그런 용기 부럽네요. 점점 나이가 들면 자신이 없어져서 저도 가고 싶네요. 일본어가 좀 되는데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흐 잘 봤습니다 여행은 귀중한 재산이라고 합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부럽습니다~~
멋집니다,..
그냥. 꿈같은 이야기네요. 부럽습니다. 저도 아프지 않고 젊었을때. 했어야 하는 여행인데.. 멋집니다.
정말 대단하세요^^정말 부럽다 ♬ ♬ ♬
부럽습니다. 저도 자전거 여행을 꿈꾸는 에비 라이더 입니다^^**
대단합니다.감사!!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