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두레박> 시 동인들.
5월 월례회에는.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우리는 수통골을 시화벨리를 산책하며,
이미지 사진을 찍고,
그곳에서 열리고 있는
낯선 시 동인들의 시들을 읽었지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26147594DEF0FB42B)
수통골 시화벨리.
회원들 셋이 주욱 보여요.
둘은 핸폰으로 열심히 문자를 넣네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548F0544DEF00782C)
날씨가 흐렸지만 따뜻해서
묶은 갈대 숲에서 잠자리가
부화했습니다.
그 순간을 본 것은 박현숙 시인이었고,
저는 확대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직 날지는 못하고, 달달 떨며 붙어있네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24ECB544DEF007A01)
물빛 맑았습니다.
많이 알려진 훌륭한 시인들의 시는
관리사무소에서
예쁘게 장식하여 세워져 있었습니다.
몇 편 읽어볼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4463A544DEF008218)
겨울 숲에서 / 복효근
글씨가 잘 안보여서 확대했지만
유리가 반사하여서 역시 흐리네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9552F534DEF009002)
이 사진을 찍는 저와,
시를 읽는 이영순 시인도 찍혔네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63D15544DEF007F2E)
하늘은 바지도 안벗고
물 속에 들어가 누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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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끼리 모여 산다 / 조병화
아래 화면 참조.
![](https://t1.daumcdn.net/cfile/cafe/12507E534DEF009213)
![](https://t1.daumcdn.net/cfile/cafe/113F7B544DEF007D2A)
목요일인 그날은 참 한적했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548E1594DEF008616)
곽재구의 새벽편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144FE3534DEF009317)
저는 왜 자꾸 저기 들어가나요?
저 안의 시인이 너무 부러워서
그런가 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4807594DEF00881A)
![](https://t1.daumcdn.net/cfile/cafe/144E72594DEF008A05)
갈대 / 신경림
![](https://t1.daumcdn.net/cfile/cafe/204543594DEF008B17)
가을에 / 김정환
![](https://t1.daumcdn.net/cfile/cafe/154D0F594DEF008D0E)
코스모스 / 조정권
![](https://t1.daumcdn.net/cfile/cafe/13463F544DEF007B17)
위의 유명 시들을 읽고 나서
산책로에 전시중인 시들을 둘러 보면서
우리끼리 합평을 하고
그중 다함께 마음에 든다는 시 한 편 뽑았습니다.
작가가 이 글을 읽었으면 좋을텐데.
우연히 보게된 시화전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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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 김춘경
사랑이
흐르지 못해 우는 강물이요
움직이지 못해 기다리는 산이요
불지 못해 그리워하는 바람이라면
사랑은
미워하지 못할 나이고
미워할 수 없는 당신입니다.
이쁘고 부드럽고 고운 시지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458B3554DEF0F4C2A)
그런데 우리 '꿈과 두레박 동인'들은
모두 여성이면서 좀 다른 시들을 쓴답니다.
그렇다고 부드러운 시를 전혀 안쓰는 것은 아니지요.
제 시 한번 보여드릴까요?
작년 <오정문학시화전>에서
가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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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겨누다 / 권예자
ㅎㅎㅎ, 작년 시화전 때 보셨지요?
이 강렬한 그림은 민동기 화백님 솜씨.
![](https://t1.daumcdn.net/cfile/cafe/17581B534DEF08D02E)
어이 없어서 웃음을 못참으시면
아래 화장실 다녀가십시요.
ㅎㅎㅎㅎㅎㅎㅎ.
언니들은 뱃짱, 동생들은 절개!
아래는 우리 동인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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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속에 그들이 보인다
이영순
비빔밥 한 숟가락을 입속에 넣습니다 산산이 부
서져 어둔 골목을 지나쳐 왔습니다 이제 그들의 이
름은 없습니다 그 순간 땅으로 허공으로 다른 형상
을 찾아 떠났습니다 어쩌면 다시 먹거리가 될지도
모르는 긴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참기름 냄새 솔솔 풍기는 밥 속에 그들이 있습니
다 나물이라고 밥이라고 짧은 순간을 고집하면서
벌겋게 얼크러져 있습니다
햇나물 같은 이름을 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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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시를 봅니다.
여러 재료가 섞여서 만들어지는 비빔밥
그들은 각자의 개성에 따른 독립을 고집하지 않고
서로서로 몸 부비며 어울림으로서 새로운 이름,
시인이 햇나물 같다는 비빔밥으로 재 탄생되네요.
나, 너, 그, 가 서로 손잡고 어울려
'우리'라는 따뜻한 이름이 되는 것처럼...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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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뿌리
미나리를 사왔다
줄기는 김치 속 버무리에 넣고
밑동은 버리려다가
뿌리가 훤히 보이는 유리그릇에 담아
햇빛 잘 드는 창가에 놓았다
어느 날 보니
칼날의 서슬로 베인 뿌리에서
버젓이 자라 올라 얼굴 내어민다
숨 고르고 일어서는 파란 웃음
미나리꽝으로부터 품어온
깊은 내력 풀어내며 말을 건다
시간에 쫓겨 밀려났다고
웅크리고 앉아 기죽을 일 아니라는 듯
푸르디푸른 날개 펼친다
끈질긴 미나리의 손길에 이끌려
짧은 뿌리들 더듬으며
얼핏 대수롭지 않은 듯 하면서도
생명의 근원이 되는 미나리 뿌리.
아내로 엄마로 살아온 삶의 시간에 밀려 났다고
서러워만 하지 않고, 다시 詩作의 길에 들어선
시인의 자화상을 보는 듯 합니다.
저 미나리 새싹처럼
시인도 늘 시의 몸을 흔들고 있습니다.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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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풍
이 선
화들짝 타오르던 백양산이
연못으로 풍덩 뛰어 들었다.
염불하던 스님이 놀랐는지
목탁을 내던지고 달려와
디카로 백양산을 건져 올렸다
물기 자르르 흐르는 백양산의
자태에 푹 빠진 스님도
연못으로 첨벙 뛰어 들었다
물씬 단풍 든 사내가 지나가다가
얼른 디카를 커내
백양산과 스님을 건져 올렸다
그도 연못으로 철푸덕 뛰어 들었다
활 화르르 타오르는 백양산은
몇 번을 건져내도
물속에서 더 붉게 타올랐다.
백양산에 산불 지핀 자
누구도 연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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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슴에 산불 지핀 이선 시인!
우리도 그대를
연행하지 않겠습니다.
앗 뜨거워!!
-꿈과 두레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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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마을에서
백경화
중년신사가 연꽃방죽에서
디카로 폼 잡고 서 있다
옆에서 여자들이
어머! 저기 이쁜 연 좀 봐
어디? 저기
그 옆에 있는 연이 더 예쁘다
목이 부러진 연도 있네
물에 빠진 연도 있네
별 연 다 있네
?????
중년신사 이말 다 듣고 나서
주인에게 은근 슬쩍 다가가
아줌마, 저기 키 작은 연은 얼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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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화 시인,
근디 우리가 이걸 다 '년'으로 읽어야 하남유?
점잖은 체면에 도저히 못 읽겠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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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병동 1.
박현숙
휠체어에 앉아 있는 노인
떨리는 손 흔들며 나를 부른다
-할머니 왜 그러시죠?
-간장 단지가 깨져서 줄줄 새잖아 집에 가봐야 돼
당신 몸 깨져서 줄줄 새는 것도 모른채.
치매병동 4.
몇 살이죠?
-열 여덟
이가 다 빠졌네요
-글세 다시 해 넣으려고요 호호호
시집은 어떻게 가나
-걱정 말아요 담배집에 말해 놨어요
이가 없어도 머리가 하얖게 세었어도
정순씨는 풋풋한 열여덟
가슴 설레며 담배집 총각만 기다린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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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죠?
나도 옛날 사람은 기억이 나는데
요즘 만나는 사람은 그 사람이 이 사람인지
저 사람이 이 사람인지도 모르고,
핸폰 들고, 안경끼고선
그걸 찾다가 맨날 약속 시간에 늦는 답니다.
세월아! 나는 어찌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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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156DC5554DEF138D07)
<꿈과 두레박 동인> 소식이었습니다.
이 문학회는 여류시인 모임이며,
[대전 문학과 그 현장] 상권 P.99에 수록되어 있으며,
1996년 창간호 <옥빛 고운자리에> 이후
작년에 <꿈과 두레박 15집>을 발간하였어요
우리 <오정문학회> 소식도
제가 그쪽에 종종 전달합니다.
전주 '혼불문학관 문학기행'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회원 여러분, 좋은 시간 되십시요.
첫댓글 앗... 이런 곳이 겨누고 있었네요...
어머! 저 곳도...?
넘 멋있다 편집의 효과도 큰가보다 예자씨 수고에 감사한 마음으로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혹 식장산 가시면 세천유원지에
동구문학회 시화전도 30일 까지 니까 한번 보세요.....深泉
고맙습니다. 이달 30일까지? 그렇다면 식장산도 갈겸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오늘 회의에 오시면 연세대학교 동인시집 드릴게요.
시조가 많이 포함되어서 드리려고 가지고 있습니다.
항상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권선생님, 존경스럽고 부럽습니다. 오늘도 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종종 궁금해요.
좋은 시 많이 쓰고 있지요?
아닙니다. 詩는 늘 고향같습니다. 제가 돌아가야 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쓰지 못하고 있어요.
선생님 모습은 카페에서 자주 뵙고 있습니다. 열정적인 모습이 정말 멋지십니다. 항상 건강하시기 바래요.
고마워요.
고윤순 시인도 행복을 가득가득 쌓는 기쁜 나날 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