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류지민 개인전
웃어 넘기고 싶은 마음 : Smile to let go
전시 기간: 2023.11.22.- 2023.12.3
Wed - Sun
전시 장소: 유영공간 @spaceuooyoung
성북구 성북로 16가길 1
관람시간: 1p.m - 7p.m
(주차는 어려우니 가급적 대중교통 또는
근처 공용주차장 이용 바랍니다:)
->성북 민영 주차장,
신한은행 성북점 주차장
*11.22 opening reception: 3p.m - 9p.m
류지민(1992~)
(현) 가천대학교 미술 디자인학부 강사
경력
학력
2020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전공 석사
2016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전공 학사
개인전
2023 <웃어 넘기고 싶은 마음>, 유영공간, 서울
2021 <메아리의 색을 모아>, 에브리아트, 서울
2019<희석된 기록[Greyed out]>, 이화아트갤러리, 서울
단체전
2023 <Permeate the Fall>, 써포먼트 갤러리, 서울
2023 <Wabababa>, 히피한남 갤러리, 서울
2022 <Traces in the moment>, 플로어 서울, 서울
2022 <K-auction 프리미엄 경매>, 서울
2021<New Type>,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 서울
2019 <저런, 긍적적이시네요!>, 복합문화공간 행화탕, 서울
<제4회 뉴드로잉 프로젝트> , 장욱진 미술관, 양주
2018 <식별 불가능성에 대하여>, 도잉아트갤러리, 서울
<이카프>, 이화아트센터, 서울
<9개의 시선>, 분당서울대병원 갤러리, 분당
2017 <작은그림전>, 이화익갤러리, 서울
<정물 풍경전>, 산울림 아트 앤 크래프트 신진작가 초대전, 서울
2016 <기획전 ‘엄마의 일기’> ,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YCK 우수졸업작품전>, 아라아트센터, 서울
<21인의 컨템포러리 전>, 겸재정선미술관, 서울
2015 <ASYAAF>, 문화역 서울 284, 서울
수상 내역
2019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아카이브 등록 작가 선정
2019 제4회 뉴드로잉 프로젝트, 장욱진 미술관 우수상수상
작품 소장
양주장욱진시립미술관
(주)공항리무진
기업은행
작가노트
<웃어 넘기고 싶은 마음>은 나무로 만든 새 ‘네모’가 모험을 떠나는 첫 번째 단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버려진 나무 더미 사이에서 태어난 네모는, 온종일 숲 속에 숨어서 지내다가 밤이 오면 동네로 내려와 주둥이가 긴 다른 새들과 함께 남은 음식들을 주워 먹으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뻣뻣한 두 다리와 지나치게 무거운 날개를 지닌 네모는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고 지금의 동네도 숲도 아닌 다른 세상을 상상합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네모를 유심히 관찰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네모가 놀라서 달아나지 않도록 조심히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우리와 같이 가자. 모두가 너를 기다리고 있는 마을이 있어,”
아이는 나는 것이 불편한 네모를 들어 안고 동네를 떠납니다. 그들은 한참을 걷고 또 걸어 네모를 위한 마을로 조금씩 다가갑니다.
살다 보면 이런 순간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마치 온 몸의 무게를 더해 가까스로 물속에 잠기게 한 킥판이 힘이 풀린 찰나의 순간에 수면 위로 튀어 오르듯, 잊었다고 생각했던 장면들이 아주 작은 자극에서 불쑥 떠오르는 그런 순간들 말입니다. 그런 순간이 오면 떠 있던 적도 없는데 어딘가로 쿵 떨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내가 떨어진 곳은 과거의 한 장면 속입니다. 배려라고 착각했던 돌이킬 수 없는 실수에서 비롯된 처참했던 장면 앞에 서 있는 나를 봅니다. 일단 한번 그 곳으로 떨어지고 나면, 점점 더 과거로, 그보다 조금 더 앞선 날들로 끝없이 추락하면서, 당시에는 잘못 된 줄도 몰랐던 잘못된 순간들 앞에 급정거하듯 멈춰서있는 나를 마주합니다. 과거의 나는 나를 괴롭힙니다.
그때 왜 나를 꺼내주지 않았나요?
왜 나를 손가락 위에, 어깨 위에 올려주지 않았나요?
애초에 왜 나를 이곳에 데려왔나요?
그러면서 왜 나를 성가셔 했나요?
왜 나의 마지막을 얘기하며 웃나요?
아니 왜 얘기조차 잘 하지 않나요?
그냥 그렇게 되어버렸어, 미안해. 이 말만 반복하며 천천히 그곳을 빠져 나와봅니다.
웃어 넘기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웃어 넘기고 싶지 않아서, 절대로 웃어 넘기면 안될 만큼 무거운 것이어서 갖게 된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어 넘기지도, 그렇지 않지도 못하는 마음으로 다음 단계를 바라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였습니다.
전시의 마지막 작품인 <Flat Land>는 그동안 떠나보낸 작고 약한 존재들이 행복할 수 있을 공간을 상상하며 만들었습니다. 내가 주지 못했던 관심 어린 시선과 온전한 마음을 줄 수 있는 존재를 떠올리다 어린아이들을 등장시켰습니다. 아이들의 몸집은 작지만 더 작은 존재에게 내어줄 수 있는 마음은 어른의 것보다 훨씬 큽니다. 이 곳의 아이들은 사소하고 흔한 화단의 식물과 아무도 관심 없는 잡초의 형상을 다듬고 이어 붙여, 그들만의 멋진 마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네모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곳은 익숙한 것과 낯선 것, 진짜와 가짜, 살아있는 것과 떠나간 것, 남아있는 것과 잊힌 것들이 구분 없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나와 다른 이들을 거쳐 간 연약한 존재들이 이 곳에서는 단단해진 몸으로 자유롭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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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gram: @ryujimiiii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