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피기입니다.
방장님께 양해를 얻고,
이제 미국에 산지 6년이 살짝 넘었는데
그간 이민, 취업 등에서 느낀점을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합니다.
다만 글이 좀 길어질것 같고 주제가 좀 다르기 때문에 몇 개로 나눠서 적을께요.
첫번째 글은 우리들이 미국에 온 이유입니다.
이 방에 계신 분들은 대부분이 이민1세대거나, 주재원/유학생 등으로 미국에 단기간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가실 분들입니다.
우리가 미국에 오게된 이유는 각자 천차만별이지만, 크게 나누면 딱 3가지 이유입니다.
1. 비자발적으로 미국에 왔음.
2. 미국에 오는게 뭔가 이득이 있어서 왔음.
3. 한국이 싫어서 왔음.
유학생들의 경우 1번과 2번이 동시에 되는 경우가 많을테고,
* 1번 이유는 "부모님이 미국학교에 가라고 해서", 2번 이유는 "미국 중/고/대학교에서 뭔가 배워가려고"
주재원이나 외교관 자녀들의 경우는 1번이 많을 겁니다. 아직 어린애들이 부모님 따라 오는거죠.
주재원분들은 1번과 2번일테구요.
"짤리기 싫으면 회사에서 가라는 대로 가야지. 그래도 돈이랑 고과는 잘 준다고 하니까." 하면서요.
자녀때문에 미국에 왔다고 하는 분들은 2번과 3번일 것입니다.
* 자녀에게 더 나은 기회라는 이득을 주려고 + 한국의 입시지옥등에 지쳐서
그리고 솔직히, 1번과 2번에선 고개를 끄덕거리시더라도 3번에 대해선 좀 많은 분들이 불쾌해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허나 의외로 많이 있는 이유입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입니다.
3번 이유인 사람이 별로 없었다면 탈조선 이라는 말이 괜히 널리 퍼지진 않았을겁니다.
단, 한국인이 대놓고 "나 한국 싫음" 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별로 없고,
싫어한다고 해도 애정과 증오가 공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싫어해도 아직 가족 친구 지인들 상당수가 거기 있고, 고향이 거기인데 별 수 있습니까 허허허.
제가 2번+3번 이유로 미국에 온 사람입니다.
만약 이유중에 2번은 없고 3번만 있었다면 미국에 오지 않았을것 같습니다.
의외로 선택지는 다양합니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등.
심지어 취업, 영주권획득, 서민이하의 사회복지 및 사회보장망은 저 나라들이 더 낫습니다.
3번 이유는 굳이 말하진 않으려 합니다. 한국사회의 장점과 단점은 다들 잘 아시잖습니까.
* 여기 카페도 엄연히 한인사회인데, 한인사회에서 대놓고 한국 욕하는것도 현명한 일은 아니구요.
2번 이유는
제가 미국에 대한 동경이 컸던 이유도 있고
노력하면 부자는 못되어도 중산층으로 괜찮게 살 수는 있는 나라,
기회를 많이는 아니어도 주는 나라
그리고 주변에서 "넌 영어실력이 정말 훌륭하니까 미국에서도 직업을 구하고 그러는데에 애먹진 않을거다. 미국회사들도 너를 잘 뽑아줄거다"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판단들은 거의 맞았습니다. 미국에 저는 와서 대만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이런 레벨의 직장을 가지고, 결혼과 내집마련은 할 수 있었을까? 서울 집값 보니까 다른건 몰라도 내집마련은 꿈이었을것 같다. 회사에선 사람들과 잘 지냈을까? 미국인 친구들하고는 만족스럽게 잘 지내고 있는데.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회나 능력발휘 이런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다시하고 있습니다. 제가 인사업무를 해본 뒤에,
그리고 현재 구직과 관련된 좀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요.
* 추가글을 위한 빌드업 이었습니다. 2번째 글은 이따가 10시쯤 쓸게요. 잠시 다녀올곳이 있습니다^^;;
첫댓글 빌드업글에 화력지원합니다. 궁금해서 그런데 비자발적으로 미국에 나오기도 하나요? 자발적이라 상황이 그려지지가 않네요
어린시절에 부모따라 오거나,
미국인과 결혼해서 남편/아내 따라오거나,
아니면 좀 특이한 케이스로 자사고, 외고 유학생반에 반강제로 넣어진 뒤에 미국명문대에 다녔던 사람도 봤습니다.
* 농담삼아 자기가 스카이캐슬 이라고ㅋㅋㅋㅋㅋㅋ
아니면 이것도 좀 극단적인 사례지만
"너 어느어느 나라에 주재원 갈래, 아니면 퇴사할래?" 이러는 경우도 있긴 하죠.
미국은 근무지로 인기가 많은 나라라서 그러는 경우는 드물지만,
아프리카 내전중인 나라 배치되면 퇴사나 육아휴직 내는 외교관들도 있잖습니까.
아하 저는 이 동네에 그렇게 비자발적으로 회사에서 나가라고 하는줄요
아니 어딜 가신겁니까??? 어서 돌아오십시오! 2편도 기다립니다!!!
저도 뒷글이 궁금하네요~~ㅎㅎㅎ
예전에 유럽에 갔다가 정착하게 된 분이 했던 말이 주변 케이스를 보니 성공적인 이민은 보통 "여기에 살고 싶다" 라는 강한 의지보다도 "어떻게 어떻게 하다보니 여기서 살아가고 있다" 라는 생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사실 사람 사는 곳이 다 거기서 거기다보니 미국이라고 절대적으로 좋고 한국이라고 절대적으로 나쁘고 그런 부분은 없죠. 다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개인에 따라 미국이 비교우위 이렇게 볼 수는 있겠습니다. 반대로 미국인들이 한국에 정착하는 케이스도 많은 숫자는 아니나 더러 있다보니 어떻게 보면 단순 경제적이나 문화적 우위가 이민을 결정짓는다기보다는 개인의 상황이 결정짓는 경우가 더 많죠.
"성공적인 이민은 보통 "여기에 살고 싶다" 라는 강한 의지보다도 "어떻게 어떻게 하다보니 여기서 살아가고 있다"
라는 말씀에 두손들고 공감합니다.
저는 1번으로 왔긴한데 3번 이유가 불쾌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한국을 정말 좋아하긴 하지만 내가 어렸을때부터 한국에서 학교 다니고 직장 잡고 살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 많이 했거든요. 워낙 뛰어난 인재들도 많고 경쟁도 심하다 보니 사는게 퍽퍽하고 3번 이유로 오시는 분들 이해가 충분히 갑니다. 예전에 저랑 친했던 주재원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고 미국은 재미없는 천국이라구요.
저는 이민온 이유가 비록 한국을 정말 싫어해서였지만,
한국의 장점이 그다지 제 성향상 장점이 아니었고
미국의 단점도 제 성향상 별로 단점이 아니었던 점이 큰것 같아요.
그냥 국가와 생활양식이 저한테 안맞았던거죠ㅎ
뭔가 큰 뜻이 있던 건 아니었는데 어찌어찌 물 흐르듯이 살다보니 여기서 살고 있네요.
저는 20대후반에 영주권 부모초청 성년자녀 자격으로 왔어요.대학 다니던 남동생은 미성년이어서 엄마와 먼저 왔구요.이미 8년차 비지니스 운영중이었기에 저의 결정으로 한국에 남을수도 있었지만 부모님의 이혼으로 10여년간 엄마와 떨어져 살았었기에 함께 살고싶다는 마음 하나로 미국에 왔으니 저같은 케이스는 몇번이 될까요?전 애국자는 아니었지만 한국을 너~무 좋아했던 1인 이었답니다.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이득 > 한국 비즈니스 운영이 주는 이득
이었으니 2번으로 분류될것 같습니다.
정말 큰 결심 하셨네요. 큰 기회비용을 포기하시고 오신만큼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