推句(추구) 추구(推句)는 오언(五言)으로 된 시 중에서 좋은 대구(對句)들을 뽑아 만들었기 때문에 ‘추구’라고 합니다. 저자는 미상이고 편찬연대는 조선후기인 듯하며 많은 필사본이 있습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의 정서함양과 사고력 발달 및 시부(詩賦)의 이해와 문장력 향상에 그 목적이 있는데 근자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도연명 같은 유명한 시인의 싯구에서 뽑은 것도 있고, 또 기존의 七言詩를 임의로 오언으로 바꾼 것도 있습니다. 첫머리에 '天高日月明'이 나와 일명 천고담(天高談)이라고도 합니다. -1- 天高日月明 (천고일월명)이요 : 하늘이 높으니 해와 달이 밝고 地厚草木生 (지후초목생)이라 : 땅이 두터우니 풀과 나무가 자란다.
月出天開眼 (월출천개안)이요 : 달이 나오니 하늘이 눈을 뜬 것이요 山高地擧頭 (산고지거두)로다 : 산이 높으니 땅이 머리를 든 것이다.
東西幾萬里 (동서기만리)이고 : 동서는 몇 만리인지 알 수 없고 南北不能尺 (남북부능척)이라 : 남북은 자로 잴 수도 없다.
天傾西北邊 (천경서북변)이요 : 하늘은 서북쪽 가로 기울어져 있고 地卑東南界 (지비동남계)로다 : 땅은 동남쪽 경계가 낮다.
春來梨花白 (춘래이화백)이요 : 봄이 오니 배꽃은 희고 夏至樹葉靑 (하지수엽청)이라 : 여름이 다가오니 나뭇잎이 푸르다.
秋凉黃菊發 (추양황국발)이요 : 가을이 서늘하니 노오란 국화가 피어나고 冬寒白雪來 (동한백설래)로다 : 겨울이 차가우니 흰 눈이 내린다.
-2- 日月千年鏡 (일월천년경)이요 : 해와 달은 천년의 거울이요 江山萬古屛 (강산만고병)이라 : 강산은 만고의 병풍이다.
東西日月門 (동서일월문)이요 : 동과 서는 해와 달의 문이요 南北鴻雁路 (남북홍안로)라 : 남과 북은 기러기들의 길이다.
春水滿四澤 (춘수만사택)하고 : 봄물은 사방의 연못에 가득하고 夏雲多奇峯 (하운다기봉)이라 :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에 많다.
秋月揚明輝 (추월양명휘)하고 :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드날리고 冬嶺秀孤松 (동령수고송)이라 : 겨울 산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다.
日月籠中鳥 (일월롱중조)요 : 해와 달은 새장 속의 새요 乾坤水上萍 (건곤수상평)이라 : 하늘과 땅은 물위의 부평초라.
白雲山上蓋 (백운산상개)요 : 흰 구름은 산 위의 양산이요 明月水中珠 (명월수중주)로다 : 밝은 달은 물속의 구슬이다.
-3- 月爲宇宙燭 (월위우주촉)이고 : 달은 우주의 촛불이 되고 風作山河鼓 (풍작산하고)로다 : 바람은 산과 강의 북이 된다.
月爲無柄扇 (월위무병선)이고 : 달은 자루 없는 부채가 되고 星作絶纓珠 (성작절영주)로다 : 별은 끈 끊어져 흩어진 구슬이 된다.
雲作千層峰 (운작천층봉)이고 : 구름은 천 층의 봉우리가 되고 虹爲百尺橋 (홍위백척교)로다 : 무지개는 백 척의 다리가 된다.
秋葉霜前落 (추엽상전락)이고 : 가을 잎은 서리 내리기 전에 떨어지고 春花雨後紅 (춘화우후홍)이라 : 봄꽃은 비 내린 뒤에 붉어진다.
春作四時首 (춘작사시수)요 : 봄은 사계절의 처음이 되고 人爲萬物靈 (인위만물영)이라 :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 된다.
水火木金土 (수화목금토)요 : 수·화·목·금·토는 오행(五行)이요 仁義禮智信 (인의예지신)이라 : 인·의·예·지·신은 오상(五常)이라.
-4- 天地人三才 (천지인삼재)요 : 하늘·땅·사람은 삼재요 君師父一體 (군사부일체)니라 :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한 몸과 같다.
天地爲父母 (천지위부모)요 : 하늘과 땅은 부모가 되고 日月似兄弟 (일월사형제)로다 : 해와 달은 마치 형제와 같다.
夫婦二姓合 (부부이성합)이요 : 부부는 두 성이 합한 것이요 兄弟一氣連 (형제일기연)이라 : 형제는 하나의 기운이 이어진 것이다.
父慈子當孝 (부자자당효)하고 : 부모는 사랑하고 자식은 마땅히 효도해야 하며 兄友弟亦恭 (형우제역공)하라 : 형은 우애하고 아우 또한 공손해야 한다.
父母千年壽 (부모천년수)하고 : 부모는 천년의 장수를 누리시기를 기원하고 子孫萬世榮 (자손만세영)하라 : 자손은 만 대의 영화를 누리기를 바란다.
愛君希道泰 (애군희도태)하고 : 임금을 사랑하여 도가 태평할 것을 바라고 憂國願年豊 (우국원년풍)하라 : 나라를 걱정하여 해마다 풍년들길 원한다.
-5- 妻賢夫禍少 (처현부화소)하고 : 아내가 어질면 남편의 재앙이 적고 子孝父心寬 (자효부심관)이라 : 자식이 효도하면 부모의 마음은 너그러워진다.
子孝雙親樂 (자효쌍친락)하고 : 자식이 효도하면 두 분 어버이가 기뻐하시고 家和萬事成 (가화만사성)이라 :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
思家淸宵立 (사가청소립)이요 : 집 그리워 맑은 밤에 서 있고 憶弟白日眠 (억제백일면)이라 : 아우 생각에 대낮에도 졸고 있다.
家貧思賢妻 (가빈사현처)하고 : 집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國亂思良相 (국난사량상)이라 : 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재상을 생각한다.
綠竹君子節 (록죽군자절)이요 : 푸른 대나무는 군자의 절개요 靑松丈夫心 (청송장부심)이라 : 푸른 소나무는 장부의 마음이다.
人心朝夕變 (인심조석변)이요 :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지만 山色古今同 (산색고금동)이라 : 산 빛은 예나 지금이나 한가지다.
-6- 江山萬古主 (강산만고주)요 : 강산은 만고의 주인이요 人物百年賓 (인물백년빈)이라 : 사람은 백년의 손님이다.
世事琴三尺 (세사금삼척)하고 : 세상일은 석 자 거문고에 실어 보내고 生涯酒一盃 (생애주일배)로다 : 생애는 한 잔 술로 달랜다.
山靜似太古 (산정사태고)하고 : 산이 고요하니 태고와 같고 日長如少年 (일장여소년)이라 : 해는 길어서 소년과 같다.
靜裏乾坤大 (정리건곤대)이고 : 고요함 속에서 하늘과 땅의 큼을 알겠고 閒中日月長 (한중일월장)이다 : 한가로운 가운데 세월의 긺을 느낀다.
耕田埋春色 (경전매춘색)하고 : 밭을 갈며 봄빛을 묻고 汲水斗月光 (급수두월광)이라 : 물을 길으며 달빛을 함께 뜬다.
西亭江上月 (서정강상월)이요 : 서쪽 정자에는 강 위로 달이 뜨고 東閣雪中梅 (동각설중매)로다 : 동쪽 누각엔 눈 속에 매화가 피었다.
-7- 飮酒人顔赤 (음주인안적)이요 : 술을 마시니 사람의 얼굴이 붉어지고 食草馬口靑 (식초마구청)이라 : 풀을 뜯으니 말의 입이 푸르다.
白酒紅人面 (백주홍인면)이요 : 고량주는 사람의 얼굴을 붉게 만들고 黃金黑吏心 (황김흑리심)이라 : 황금은 벼슬아치의 마음을 검게 만든다.
老人扶杖去 (로인부장거)하고 : 노인은 지팡이를 짚으며 가고 小兒騎竹來 (소아기죽래)로다 : 어린아이는 죽마를 타고 온다.
男奴負薪去 (남노부신거)요 : 사내종은 땔나무를 지고 가고 女婢汲水來 (여비급수래)라 : 여자종은 물을 길어 온다.
洗硯魚呑墨 (세연어탄묵)이요 : 벼루를 씻으니 물고기가 먹물을 삼키는 듯 하고 煮茶鶴避煙 (자다학피연)이라 : 차를 끓이니 학이 연기를 피해 날아가는 듯하다.
松作延客蓋 (송작연객개)이요 : 소나무는 손님 맞는 일산이 되고 月爲讀書燈 (월위독서등)이라 : 달은 글 읽는 등불이 된다.
-8- 花落憐不掃 (화락련부소)하고 : 꽃이 떨어져도 사랑스러워 쓸어내지 못하고 月明愛無眠 (월명애무면)이라 : 달 밝으니 사랑스러워 잠 못 이룬다.
月作雲間鏡 (월작운간경)이요 : 달은 구름 사이의 거울이 되고 風爲竹裡琴 (풍위죽리금)이라 : 바람은 대나무 숲 속의 거문고가 된다.
掬水月在手 (국수월재수)요 : 물을 움켜쥐니 달은 손 안에 있고 弄花香滿衣 (농화향만의)로다 : 꽃을 희롱하니 향기가 옷에 가득하다.
五夜燈前晝 (오야등전주)요 : 깊은 밤도 등불 앞은 대낮과 같고 六月亭下秋 (육월정하추)로다 : 유월에도 정자 아래는 가을과 같다.
歲去人頭白 (세거인두백)이요 : 세월이 가니 사람의 머리는 희어지고 秋來樹葉黃 (추래수엽황)이라 : 가을이 오니 나뭇잎은 누렇게 물든다.
雨後山如沐 (우후산여목)하고 : 비 온 뒤의 산은 목욕을 한 듯 산뜻하고 風前草似醉 (풍전초사취)로다 : 바람 앞의 풀은 술 취한 듯 날린다.
-9- 人分千里外 (인분천리외)요 : 사람은 천리 밖에 떨어져 있고 興在一杯中 (흥재일배중)이라 : 흥은 한 잔 술 속에 있다.
春意無分別 (춘의무분별)이나 : 봄뜻은 분별이 없지만 人情有淺深 (인정유천심)이라 : 인간의 정은 깊고 얕음이 있다.
花落以前春 (화락이전춘)이요 : 꽃이 떨어지기 이전이 봄이요 山深然後寺 (산심연후사)로다 : 산이 깊어진 뒤에야 절이 있다.
山外山不盡 (산외산불진)이요 : 산 밖에 산이 있어 다함이 없고 路中路無窮 (로중로무궁)이라 : 길 가운데 길이 있어 끝이 없다.
日暮蒼山遠 (일모창산원)하고 : 해가 저무니 푸른 산은 멀어 보이고 天寒白屋貧 (천한백옥빈)이라 : 날씨가 차가우니 초가집이 쓸쓸하다.
小園鶯歌歇 (소원앵가헐)하고 : 작은 동산엔 꾀꼬리 노래 그쳤는데 長門蝶舞多 (장문접무다)로다 : 커다란 문엔 나비들의 춤만 많다.
-10- 風窓燈易滅 (풍창등이멸)이요 : 바람 부는 창의 등불은 꺼지기 쉽고 月屋夢難成 (월옥몽난성)이라 : 달빛 드는 집은 꿈 이루기가 어렵다.
日暮鷄登塒 (일모계등시)하고 : 해 저무니 닭은 홰 위로 오르고 天寒鳥入檐 (천한조입첨)이라 : 날씨 차가우니 새가 처마로 든다.
野曠天低樹 (야광천저수)하고 : 들이 넓으니 하늘이 나무 위로 낮게 드리우고 江淸月近人 (강청월근인)이라 : 강물이 맑으니 달이 사람을 가까이 한다.
風驅群飛雁 (풍구군비안)하고 : 바람은 떼지어 나는 기러기를 몰고 月送獨去舟 (월송독거주)로다 : 달은 홀로 가는 배를 전송한다.
細雨池中看 (세우지중간)이고 : 가랑비는 연못 가운데서 볼 수가 있고 微風木末知 (미풍목말지)도다 : 산들바람은 나뭇가지 끝에서 알 수 있다.
花笑聲未聽 (화소성미청)이고 : 꽃은 웃어도 소리는 들리지 않고 鳥啼淚難看 (조제루난간)이라 : 새는 울어도 눈물은 보기 어렵다.
-11- 白鷺千點雪 (백로천점설)이고 : 백로는 천 점의 눈과 같고 黃鶯一片金 (황앵일편금)이라 : 누런 꾀꼬리는 한 조각의 금이다.
桃李千機錦 (도리천기금)이요 : 복숭아꽃 오얏꽃은 일 천 베틀의 비단이요 江山一畵屛 (강산일화병)이라 : 강산은 한 폭의 그림 병풍이다.
鳥宿池邊樹 (조숙지변수)하고 : 새는 연못가 나무에서 잠자고 僧敲月下門 (승고월하문)이라 : 스님은 달빛 아래 문 두드린다.
棹穿波底月 (도천파저월)이요 : 노는 파도 아래 달을 뚫고 船壓水中天 (선압수중천)이라 : 배는 물속의 하늘을 누른다.
高山白雲起 (고산백운기)하고 : 높은 산에는 흰 구름 피어나고 平原芳草綠 (평원방초록)이라 : 넓은 들에는 고운 풀이 푸르다.
水連天共碧 (수연천공벽)이요 : 물은 하늘과 이어져 함께 푸르고 風與月雙淸 (풍여월쌍청)이라 : 바람은 달과 함께 모두 맑다
-12- 山影推不出 (산영추부출)하고 : 산 그림자는 밀어내도 나가지 않고 月光掃還生 (월광소환생)이라 : 달빛은 쓸어도 다시 생긴다.
水鳥浮還沒 (수조부환몰)이요 : 물새는 떴다가 다시 잠기고 山雲斷復連 (산운단복연)이라 : 산 구름은 끊겼다 다시 이어져있다
月移山影改 (월이산영개)하고 : 달이 옮겨가니 산 그림자가 바뀌고 日下樓痕消 (일하루흔소)로다 : 해 저무니 누각의 흔적 사라진다.
天長去無執 (천장거무집)이고 : 하늘은 높아서 올라가도 잡을 수 없고 花老蝶不來 (화로접부래)로다 : 꽃이 시드니 나비조차 오지를 않는다.
初月將軍弓 (초월장군궁)이요 : 초승달은 장군의 활이요 流星壯士矢 (유성장사시)로다 : 유성은 장사의 화살이다.
掃地黃金出 (소지황김출)이요 : 땅을 쓰니 황금이 나오고 開門萬福來 (개문만복래)로다 : 문을 여니 만복이 온다.
-13- 鳥逐花間蝶 (조축화간접)하고 : 새는 꽃 사이의 나비를 쫓고 鷄爭草中蟲 (계쟁초중충)이라 : 닭은 풀 속의 벌레를 다툰다.
鳥喧蛇登樹 (조훤사등수)하고 : 새가 지저귀니 뱀이 나무에 오르고 犬吠客到門 (견폐객도문)이라 : 개가 짖어대니 길손이 문에 이르렀나 보다.
高峯撑天立 (고봉탱천립)이요 : 높은 봉우리는 하늘을 버티고 서 있고 長江割地去 (장강할지거)로다 : 긴 강은 땅을 가르며 흘러간다.
碧海黃龍宅 (벽해황룡택)이요 : 푸른 바다는 황룡의 집이요 靑松白鶴樓 (청송백학루)로다 : 푸른 소나무는 흰 학의 누각이다.
月到梧桐上 (월도오동상)이요 : 달은 오동나무 위에 이르고 風來楊柳邊 (풍래양류변)이라 : 바람은 버드나무 가로 불어온다.
群星陣碧天 (군성진벽천)이요 : 뭇 별들은 푸른 하늘에 진을 친 듯 하고 落葉戰秋山 (낙엽전추산)이라 : 지는 잎은 가을 산에서 싸움을 한다.
-14- 潛魚躍淸波 (잠어약청파)요 : 물속에 잠긴 물고기는 맑은 물결에서 뛰놀고 好鳥鳴高枝 (호조명고지)로다 : 예쁜 새는 높은 가지에서 울고 있다.
雨後澗生瑟 (우후간생슬)이요 : 비 온 뒤 시냇물은 비파소리를 내고 風前松奏琴 (풍전송주금)이라 : 바람 앞의 소나무는 거문고를 연주한다.
馬行千里路 (마행천리로)요 : 말은 천리의 길을 가고 牛耕百畝田 (우경백무전)이라 : 소는 백 이랑의 밭을 간다.
馬行駒隨後 (마행구수후)하고 : 말이 길을 가니 망아지가 뒤따르고 牛耕犢臥原 (우경독와원)이라 : 소가 밭을 가니 송아지는 들판에 누워있다.
狗走梅花落 (구주매화락)하고 : 강아지 달려가니 매화꽃이 떨어진 것 같고 鷄行竹葉成 (계행죽엽성)이라 : 닭이 걸어가니 대나무 잎이 이루어진 것 같다.
竹筍黃犢角 (죽순황독각)이요 : 죽순은 누런 송아지 뿔이요 蕨芽小兒拳 (궐아소아권)이라 : 고사리순은 어린아이 주먹이다.
-15- 天淸一雁遠 (천청일안원)이요 : 하늘 맑은데 한 마리 기러기 멀리 날아가고 海闊孤帆遲 (해활고범지)로다 : 바다가 넓으니 외로운 돛단배 더디 간다.
花發文章樹 (화발문장수)요 : 꽃은 문장 나무에서 피어나고 月出壯元峰 (월출장원봉)이라 : 달은 장원봉에서 나온다.
柳色黃金嫩 (류색황금눈)이요 : 버드나무 빛깔은 황금 같이 곱고 梨花白雪香 (이화백설향)이라 : 배꽃은 흰 눈처럼 향기로워라.
綠水鷗前鏡 (록수구전경)이요 : 푸른 물은 갈매기 앞의 거울이요 靑松鶴後屛 (청송학후병)이라 : 푸른 솔은 학 뒤의 병풍이라.
雨磨菖蒲刀 (우마창포도)요 : 비는 창포의 잎을 갈게하고 風梳楊柳髮 (풍소양류발)이라 : 바람은 버드나무 머리 잎을 빗질한다.
鳧耕蒼海去 (부경창해거)하고 : 물오리는 푸른 바다를 갈며 떠나가고 鷺割靑山來 (로할청산래)로다 : 백로는 푸른 산을 가르며 온다.
-16- 花紅黃蜂鬧 (화홍황봉료)하고 : 꽃이 붉으니 누런 벌들이 시끄럽고 草錄白馬嘶 (초록백마시)로다 : 풀이 푸르니 백마가 울고 있다.
山雨夜鳴竹 (산우야명죽)하고 : 산비는 밤에 대나무를 울리고 草蟲秋入牀 (초충추입상)이라 : 풀벌레는 가을에 침상으로 들어온다.
遠水連天碧 (원수연천벽)하고 : 아득한 물은 하늘과 이어져 푸르고 霜楓向日紅 (상풍향일홍)이라 : 서리 맞은 단풍은 해를 향해 붉다.
山吐孤輪月 (산토고륜월)하고 :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해내고 江含萬里風 (강함만리풍)이라 : 강은 만리의 바람을 머금고 있다.
露凝千片玉 (로응천편옥)이요 : 이슬이 맺히니 천 조각의 구슬이요 菊散一叢金 (국산일총금)이라 : 국화가 흩어지니 한 떨기 황금이다.
白蝶紛紛雪 (백접분분설)이요 : 흰나비는 이리저리 흩날리는 눈이요 黃鶯片片金 (황앵편편김)이라 : 누런 꾀꼬리는 조각조각들이 금이다.
-17- 洞深花意懶 (동심화의라)요 : 골짜기가 깊으니 꽃 피려는 뜻이 게으르고 山疊水聲幽 (산첩수성유)도다 : 산이 깊으니 물소리도 그윽하다.
氷解魚初躍 (빙해어초약)하고 : 얼음이 녹으니 물고기가 처음으로 뛰어오르고 風和雁欲歸 (풍화안욕귀)로다 : 바람이 온화하니 기러기 돌아가려 한다.
林風凉不絶 (임풍양불절)하고 : 숲 사이에 부는 바람 시원함이 끊이지 않고 山月曉仍明 (산월효잉명)이라 : 산 위에 떠있는 달은 새벽에도 여전히 밝다.
竹筍尖如筆 (죽순첨여필)하고 : 죽순은 뾰족하기가 붓끝과 같고 松葉細似針 (송엽세사침)이라 : 솔잎은 가늘어 바늘 같다.
魚戱新荷動 (어희신하동)하고 : 물고기 희롱에 새로 난 잎 살랑대고 鳥散餘花落 (조산여화락)이라 : 새 흩어지니 남은 꽃 떨어진다.
琴潤絃猶響 (금윤현유향)하고 : 거문고는 젖었어도 줄은 여전히 소리를 울리고 爐寒火尙存 (노한화상존)이라 : 화로는 차가워도 불은 그대로 남아 있다.
-18- 春北秋南雁 (춘북추남안)이요 : 봄에는 북쪽, 가을엔 남쪽에 있는 것은 기러기요 朝西暮東虹 (조서모동홍)이라 : 아침에는 서쪽, 저녁엔 동쪽인 것은 무지개라.
柳幕鶯爲客 (류막앵위객)이요 : 버들 장막엔 꾀꼬리가 손님이 되고 花房蝶作郞 (화방접작랑)이라 : 꽃방엔 나비가 신랑이 된다.
日華川上動 (일화천상동)하고 : 햇빛은 시냇물 위에서 일렁이고 風光草際浮 (풍광초제부)도다 : 바람 빛은 풀 사이에 떠 있다.
明月松間照 (명월송간조)하고 : 밝은 달은 소나무 사이로 비추고 淸泉石上流 (청천석상류)로다 : 맑은 샘물은 돌 위를 흐른다.
靑松夾路生 (청송협로생)이요 : 푸른 소나무는 길을 끼고 자라고 白雲宿檐端 (백운숙첨단)이라 : 흰 구름은 처마 끝에 머물고 있다.
荷風送香氣 (하풍송향기)하고 : 연꽃 바람은 향기를 보내오고 竹露滴淸響 (죽로적청향)이라 : 대나무 이슬은 맑은 소리로 떨어진다.
-19- 谷直風來急 (곡직풍래급)하고 : 골짜기가 곧으니 바람이 급하게 불어오고 山高月上遲 (산고월상지)로다 : 산이 높으니 달도 더디게 떠오른다.
蟋蟀鳴洞房 (실솔명동방)하고 : 귀뚜라미는 골방에서 울고 있고 梧桐落金井 (오동락김정)이라 : 오동잎은 가을 우물로 떨어진다.
山高松下立 (산고송하립)이요 : 산은 높아도 소나무 아래 서 있고 江深沙上流 (강심사상류)로다 : 강이 깊어도 모래 위로 흐른다.
花開昨夜雨 (화개작야우)더니 :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 (화락금조풍)이라 :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진다.
大旱得甘雨 (대한득감우)이요 : 큰 가뭄에 단비를 얻고 他鄕逢故人 (타향봉고인)이라 : 타향에서 옛 친구를 만난다.
畵虎難畵骨 (화호난화골)하고 : 호랑이를 그려도 뼈는 그리기 어렵고 知人未知心 (지인미지심)이라 : 사람을 알아도 마음은 알 수 없다.
-20- 水去不復回 (수거부복회)하고 : 물은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고 言出難更收 (언출난갱수)로다 : 말은 한 번 뱉으면 다시 거두기 어렵다.
學文千載寶 (학문천재보)요 : 글을 배우면 천년의 보배요 貪物一朝塵 (탐물일조진)이라 : 물건을 탐하면 하루아침의 티끌이라.
文章李太白 (문장이태백)하고 : 문장은 이태백이 으뜸이요 筆法王羲之 (필법왕희지)라 : 필법은 왕희지라.
一日不讀書 (일일부독서)면 :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口中生荊棘 (구중생형극)이라 :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花有重開日 (화유중개일)이요 : 꽃은 다시 필 날이 있지만 人無更少年 (인무갱소년)이라 :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다.
白日莫虛送 (백일막허송)하라 : 젊은 날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靑春不再來 (청춘부재래)니라 : 청춘은 다시 오지 아니한다.
[출처] 推句(추구)|작성자 풀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