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물막이댐이 드러난 것은 1992년 댐 착공 후 처음입니다.”
4일 기자가 찾은 80m 높이의 보령댐 정상은 짙은 안갯에 갇혀 겉으론 평온해보였다. 하지만 변종만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관리단장은 “날마다 댐(물그릇)이 작아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본격적인 댐 공사를 위한 가설구조물인 가물막이댐이 물 밖으로 드러났다는 것은 그만큼 보령댐의 수위가 낮다는 증거다.
보령댐은 충남 서북부 지역의 유일한 광역상수원이다. 보령·서산·당진·홍성 등 8개 시·군에 사는 48만명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한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보령댐 수위는 57.6m로, 저수율이 19.3%에 불과했다. 이는 1998년 보령댐 준공 이후 최저치다. 전국 다목적댐 17곳 중 유일한 ‘심각’단계다. 보령댐 수위는 매일 4∼5㎝씩 낮아지고 있다. 댐 오른쪽 벽면에 홍수위를 나타내는 ‘75.50m’ 표식과의 격차는 무려 20여m였다. 보령댐은 현재 사용량 기준으로 140일 정도 사용 가능하다. 이대로 가면 내년 3월말이면 댐이 바닥을 드러낸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댐 방출량을 평소보다 20% 줄이는 한편 금강 물을 끌어오기 위한 도수로 공사를 지난달 28일 시작했다. 금강 백제보 하류 6㎞ 지점에 설치될 취수장과 21㎞ 떨어진 보령댐을 연결하는 관로 매설작업은 현재까지 길이 6m, 지름 1.1m 짜리 관로가 500m 정도 연결됐다. 총 625억원의 국고가 투입되며 내년 2월이면 공사가 끝난다. 공사가 끝나면 보령댐 상류 반교천 일대에 하루 11만5000t의 물이 쏟아진다.
최계운 수자원공사 사장은 “응급처방용으로 백제보 물을 식수용으로 쓸 계획이지만 물부족 사태가 끝나면 보령댐 도수로를 보령댐 하류까지 추가 연결해 농업용수와 하천유지용수로 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독 보령댐의 저수율이 낮은 것은 한강유역에 비해 상류댐 숫자가 적어 물그릇이 작기 때문이다.
보령댐의 올해 강수율은 예년 대비 59%로 주암댐(72%)과 소양강댐(60%)에 이어 3위 수준이지만 저수율은 예년의 33%에 그친다. 최 사장은 “수도권 상수원인 팔당댐은 충주댐과 소양강댐이라는 거대한 물그릇이 있지만 충청지역의 상류댐인 대청댐, 용담댐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과거 지천댐 건설계획이 철회되면서 수량 확보에 실패한 것도 이유다.
제2의 보령댐 사태를 막기 위해선 선제적인 투자와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물관리를 체계적으로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지금은 같은 물을 두고 생농공업용수는 국토교통부, 생활용수는 환경부, 농업용수는 농림축산식품부로 나눠져 있다.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에 물관리협의회를 설치했지만 현장에서 순발력 있게 작동할 지는 미지수다. 새는 물을 막고 물그릇의 크기를 늘리는 신규 댐 추가 개발도 필요하다. 하지만 국토부의 댐 건설 장기계획에 포함된 14개 댐은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탄력을 받고 있는 4대강 물그릇 활용법도 예산 확보가 먼저다. 4대강을 통한 용수공급 가능용량은 총 16개 보에서 7억2000만㎥ 규모다.
해수담수화와 지하수댐 사업도 본궤도로 진입시켜야 한다. 최 사장은 “해수담수화는 건설기간이 3년 미만으로 일반댐 건설기간인 7∼10년보다 짧고 건설비도 더 낮다”며 “충남 서부권에 10만t 규모의 해수담수화 시설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첫댓글 가뭄이 길어져서 큰일이네요..
계획된 댐공사라도 얼른 완공되야겠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