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게시판에서 잠깐 영화 상영 중 휴대폰 사용 관련해서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저는 화면 밝기 조정이고 뭐고 간에 상영 중에 핸드폰 사용은 안했으면 좋겠다는 쪽입니다. 화면 밝기 최대한 어둡게 화면 확실히 신경이 덜 쓰이는건 맞고 그 영향력이 줄어드는것도 맞는데, 그렇다고 영향이 없다는건 아니니깐요.
잠깐 이야기가 벗어나긴 합니다만, 저는 온전히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극장을 갑니다. OTT의 대두와 극장 가격 인상으로 인해 블록버스터 급 영화가 아니면 극장갈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에 저는 동의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내가 집중해서 보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고, 그 집중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이 극장이기 때문에 가는겁니다. 영화 틀어놓고 어 저 배우 누구지, 나무위키 검색 좀 하고. 전화와서 통화하면서 대충 보고, 영화보다가 배고파서 배민 시키고, 뭐 이런 편리함들이 결국은 영화에 대한 집중을 깨는 일이고, 제대로 한 작품을 감상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때문에 저는 타인의 영화 감상을 방해하는 행위에 분노합니다. 당연히 영화 상영 중 핸드폰 사용은 제가 극혐하는 행위이고요. 그렇지만 그 당위에 대해서는 자신이 슬슬 없어지는 중입니다. 어제 귀공자 보는 관이 작은 편이라 제 시야에 잡히는 관객이 20명이 채 안된것 같은데, 영화 보는 2시간 내에 4~5번씩 핸드폰 보는 분이 2분이 계셨습니다. 이게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하지 않는게, 최근 극장가서 핸드폰 테러(?)를 안 당한적이 없거든요. 게다가 제 기억이 맞다면, 몇년전에는 영화 상영전 극장 에티켓 켐페인에 핸드폰 불빛에 대한 주의가 있었습니다. 근데 어느 순간 보니 사라져 있더라고요. 어제 영화보면서 다시 한번 확인을 해봤는데, 롯데시네마 기준 "핸드폰은 잠시 안녕" 정도의 언급에 핸드폰 화면을 끄는 인포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만큼 극장내 핸드폰 사용은 이미 너무나 빈번한 일이고, 이제는 사람들이 "극장에서 영화 상영중 핸드폰을 꺼내면 민폐다" 라는 명제에 동의 하는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핸드폰 쓰시는 분들께 방해되니 넣어달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고, 짜증을 내기도 하고 했었지만, 이제 저는 여전히 불쾌하지만 표출하진 않습니다. 제 분노가 정당한지에 대해 확신이 없거든요.
다만 저는 점점 더 극장에 갈 이유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 플래시
평이 상당히 좋은걸로 알고 있는데, 전 무척 재미없었습니다. 헛웃음이 나오던 DC 영화들에 비해선 낫다 하겠지만, 그렇다고 재미있다고는 못하겠네요.
우선은 주인공인 플래시가 너무 비호감이였습니다. 너무 시끄럽고, 너무 멍청합니다.. 주변에서 이미 정답을 이야기해줘도 무시하고 오답을 고르고, 그 오답 때문에 죽을 고생을 하고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다시 한번 멍청한 짓을 반복합니다. 이게 뭐 엔딩이 사정상 바뀌었다 그런 이야기가 있던데, 그쪽 멀티버스의 플래시는 잘 마무리 된지 모르겠지만, 제가 사는 멀티버스의 플래시는 멍청한 엔딩으로 끝이 나버렸으니 전 비판할 뿐입니다.
두번째로는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야할 장치들이 이미 마블에서 다 써먹은거라는겁니다. 마블에서 한창 진행형인 사가가 멀티버스 사가인데, 이미 신선함이라곤 전혀 없다고 봐야겠죠. 거기에다가 이미 스파이더맨에서 뽕을 다 뽑아먹은 장치들이 다시 한번 사용되니 별 감흥이 없더라고요. 만약 이 영화가 엔드게임 이전에 나왔다면 평가가 상당히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엔드게임이 나온게 몇년전인데 이제 와서...
그렇다고 아주 나쁜 영화라는건 아닌데.. 다시 곰곰히 생각해봐도 딱히 건질만한게 안 떠오르네요. 기껏해야 슈퍼걸 정도? 그것도 배우 매력이라고 보는거지, 슈퍼걸 캐릭터가 매력적이라는 생각은 안들더라고요. 어차피 디씨유니버스 마지막 작품이고 이제 리부트만 남았다는데, 그냥 미련없이 보내주는 인사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함께해서 거지 같았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아 겔가돗 누님 빼고요... 누님은 절 가지세요 제발..
* 귀공자
마녀2 보고 와선가 다시는 박훈정 감독 영화 안본다고 했는데, 앞으로 그런 헛소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영화 선택권이 백프로 저한테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또 영화 잘나오면 안 볼수 없잖아요?ㅋ 귀공자는 마녀 시리즈 찍다가 중간에 갑자기 튀어나온 영화라서, 이건 도대체 뭐지 싶어서 저도 궁금했던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귀공자, 결론적으로는 최근 박훈정 감독 영화중에 제일 괜찮게 봤습니다.
일단 첫 씬 음악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는 노래는 아니였고 검색해보니 flame in your eyes 이 곡인가 본데, 확 박히더라고요. 그리고 주인공인 김선호씨가 워낙에 선한 인상을 가진 배우인데, 그게 캐릭터랑 상당히 잘 어울린거 같습니다. 사건을 전개해나가는데 있어서도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거기서 생기는 긴장과 흥미를 효과적으로 잘 끌고 나간것 같고요. 화면 때깔이나 분위기를 잡는거야 워낙에 잘하는 감독이라, 미술적으로도 괜찮았습니다.
액션은 살짝 애매하다고 봤는데, 메인 액션씬이 편집으로 컷을 날리는 형태다보니 액션 동작을 인식 하기가 쉽진 않습니다. 그런데 살짝 아저씨 느낌이 나는 칼 사용이라던지, 그런 부분은 또 나쁘진 않았고요. 그리고 액션 결과물을 생각해보면 초인계 쪽이라고 봐야될것 같은데 끝까지 리얼계인척 한단 말이죠... 근데 이건 뭐 주먹을 휘두르면 폭팔음이 들리는 범죄도시 같은 케이스도 있으니 그냥 그러려니 합시다.
하지만 최근 박훈정 감독의 특징, 혹은 단점도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중증 중2병 캐릭터들, 쓰고나면 분리수거도 안하고 그냥 내다 버리는 조연들, 뭔가 있는척 잔뜩 폼만 잡고 나중엔 나몰라라 하는 떡밥들... 이런것들이 모여 결국은 박훈정 영화를 빛 좋은 개살구, 속빈 강정으로 만드는 거고, 귀공자도 딱 그런 영화라고 봅니다. 시리즈 생각한다는 인터뷰가 있던데, 양심은 어디...? 신세계 프리퀄-후속작 떡밥 잔뜩 뿌려놓고 시작도 못했고, 마녀 시리즈 진행도 엉망으로 하고 있으면서, 그 와중에 뜬금없이 영화 하나 내놓으면서 시리즈를 생각한다고요? 그래놓고 차기작은 폭군이라고 또 딴 영화야? 관객 우습게 보는것도 정도가 있지, 어이가....
여전히 박훈정 감독을 좋은 감독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귀공자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위에 적었듯 나름의 장점이 있는 영화이고, 최근 박훈정 감독 영화 중에는 제일 재미있게 봤네요. 빛 좋은 개살구라는건 빛이라도 좋다는거고 속빈 강정이라도 맛은 있다는거죠. 호불호가 갈릴순 있겠으나 킬링 타임 정도의 기대라면 보셔도 무방한 영화라고 봅니다.
총평은, 전 플래시 보단 귀공자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첫댓글 전 플래시를 너무 재미나게 보긴 했는데, 보면서...이 작품은 70년대-80년대생을 위한 영화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에릭 스톨츠의 백 투 더 퓨쳐 유머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 MCU에 익숙한 세대들은 아닐테고 여기에 1989년의 팀 버튼의 배트맨 마이클 키튼을 출연시키고, 팬들이라면 알고 있을 슈퍼맨을 염원했던 그래서 착장까지 했던 그 사람을 출연시키고, 대사 중에 아쿠아의 '바비 걸'도 언급하고...마지막 카메오까지 지금의 젊은 관객층에게는 도무지 감이 오질 않는 재미 포인트를 두다 보니 더욱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했습니다. 그래도 전 올해 본 영화 중에선 재밌기로 손꼽는 작품이긴 합니다. ㅎㅎ
반딧불이 극혐
반딧불이 너무 싫어효…. ㅠㅠ
저는 영화관이란 장소 자체를 좋아해서 계속 영화관에 갈 이유가 있는데 티켓값의 압박 때문에 애매한 영화는 고르게 되네요. 때문에 귀공자는 걸렀습니다.
플래시는 괜찮게 봤는데 주인공에게 정이 안가는게 제일 아쉬운 점이었어요. 배우의 사생활 때문은 아니고 캐릭터에게 피곤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남들이 다~ 박훈정 영화 쓰레기라고 해도 저는 재밌게 잘 보고 있는데 귀공자도 곧 보러 가야겠네요 ㅎㅎ
귀공자 재밌게 봤습니다. 너무 자기복제 느낌이 강하긴 하지만요. 딱 박훈정 영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느낌
같은 이유로 영화관을 자주 다녔었습니다... 어릴땐 영화관에서 못본 영화가 dvd로 봤을때 재밌으면 영화관에서 볼걸하고 엄청 후회를 했죠... 근데 최근엔 영화관을 언제 간지 모르겠네요... 전 영화가격보다 몇몇이들의 예의 없는 행동에 지쳐서입니다 핸드폰 불빛은 고사하고 통화하는 사람들과 관람 중에 대화까지.. 그 이후로 자연스럽게 영화관과 멀어졌습니다
'휴대폰은 잠시 안녕' 정도면 극장에서는 에티켓 관련해서 안내할 수 있는건 다 한거죠 ㅠ
직원이 지켜보다 핸드폰 사용하는 사람에게 주의를 주거나 퇴실 조치를 시킨다면 훨씬 더 영화 관람에 방해가 될테니까요
이건 관객 스스로 에티켓을 지키길 바랄수밖에 없죠 ㅠ
그 영화보는 짧은 시간 동안 뭐들 그리 바쁘신지 한국엔 바쁜 사장님들이 짬 내서 영화보러 많이들 오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화면 밝기만이라도 줄여줬으면 좋겠네요. 어우
전 게임 하는 사람까지 본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