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일곱이다...나이 먹는다는걸 새삼 많이 느끼는 한해를 시작했나...
어째 평소 잘 까묵던 나이를 요즘은 잘도 거론하고 다닌다...
언젠가 친구 하나가 인생의 참맛을 알게된때가 서른부터라며
화려한 삼십대를 환영한다 하던 말이 생각나네...
울회사엔 나보다 어르신도 많고 어린 이들도 서너명 된다..
가끔 아줌마들하고 농담할때면 비가 올라나~ 허리가 쿡쿡 쑤시다고 하면
어린것이 뻔데기 앞에서 주름잡는다며 웃으시는데...ㅋㅋ
진짜 아프다 ㅠㅠ 젊어서 노동을 하거나 고생을 한것두 아님서
비올라치믄 어김없이 신호를 보내는 착한 허리를 가지게 되었다 ㅠㅠ
오랜기간 앉아만 있는 직업병중 하나라니 몸간수 못한 내잘못이지 머...
나두 보톡스가 필요할 나이가 되었나 보다...라는 이야기중에 아직 심하게 판판하거든여~
라는 말을 들을 정도루 주름같은건 없는데
사실 화장 벗겨 놓으믄 나이는 얼굴에 나타나는거 같다.
쪼글해질 정도는 아니지만 슬슬 징조는 나오는듯 여드름 자국이 벌겋게 점처럼
주근깨에 기미자국까지 얼룩덜룩인데 용케 숨기고 댕기지..
나이보다 어려보인다 소리는 하두 들어서 별루 기쁘지두 않건만
동사무소가서 주민증 내밀면 잉크 주믄서 손가락 도장 찍어보라 할땐 쪼메 좋드라..ㅋㅋ
어린 남자와 사귀어서 그런가...생각 자체도 아직까진 나이티가 별루 안난다 보는디...
좋아하는 음악이나 감각들은 여전한걸 보니 그런데루 아줌마 스럽진 않다고 생각한다.
나잇뱃살은 도저히 감당 못해서 쪼이고 쪼이는 옷으로 감싸며 간신히 버티지만
이건 증말 오래 못갈꺼여 ㅠㅠ
항시 겨울이면 옴팡 쪘다가 여름이 다가오는 봄부턴 절로 혹은 신경 무쟈 써서
간신히 뱃살이 안출렁일정도로는 만들어 버리니...
난 겨울옷과 여름옷이 사이즈가 엄청 차이가 난다.
그래서 여름까지 살 안빠지면 입을 옷마저 별없는 희안한 옷장을 가지구 있다 ㅠㅠ
요번엔 몸두 정신도 안따라주는 시기인지라 아직 운동을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냅따 천천히 뛰는거나 걷는걸 좋아라 즐기는 체질인데
이동네엔 개두 너무 많구 ㅠㅠ 올겨울은 우울증도 없으면서 걱정때문에 너무 울어버려서인지
간신히 집에서 스텦퍼나 타고 요가 몇동작 쪼메 하고나면 헥헥거린다.
운동을 좋아한다고 할순 없지만 한 이삼십분만 달리고 나면 그후에 찾아오는
설명할수 없는 상쾌함때문에 땀이 베이는걸 즐긴다고나 할까...
포기는 아니지만 얼추 내게 찾아온 시련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나니
대처 방법을 몇가지 생각했다.
아마 살아생전 절대 결심하지 않을꺼라던 평소의 지론이었던건데...거 시작만 이삼일째다.
일단...술을 줄인다...딴에는 쉽게 무너지는 성격이고 사회생활 하다보면 필요할때가 있어서
금주 한다 소리는 못하고...
제주에 내려와 힘들때마다 마시던 반주가 매일 이어지던걸 아마 근 한달여를 안한거 같은데...
많이 마시지도 못하고 소주 반병에 헬렐레 해버리는 정도지만 매일 이어지는건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생겨버려 그나마도 안하는게 낫겠다 싶은거다..
글구...담배를 줄여보자...이것역시 끊고 싶은 마음은 없었고
이상하게 건강검진하게되면 간은 튼튼해서리 넘한테 띠어줘두 될정도루 싱싱하다 ^^:
그래도 혹시나 해본다...유난히 늘어나긴 했으니 이것또한 줄이는 방법으로
회사에선 이상하게 잘 생각도 안나는터라 아주 머리 뚜껑 열릴정도 아니믄 가급적 안핀다.
근데 집에만 오믄 줄담배...술만 마시믄 맛있으니...좀 조절은 해야겠다 싶드라.
담배냄새를 싫어하게 해주는 치약을 샀다...무쟈 비싸다 ㅠㅠ
이틀째인데 아직 싫진 않다...-.- 지금도 피운다...-.-
그래도 안하는것보단 낫겠지...겨우 치약에 의지하진 않지만 살빼는것보다 어려운게 금연이라니
조금이라도 효과 볼때까지만 이대로 천천히 진행해봐야지...
그리고 밥따로물따로란 것을 시작한지 삼일째다..
완벽하진 않다...원래 약으로 못 고치는 몸의 세포를 바꿔준다는 말에 흘깃하긴 했지만
난 원래 이런건 믿지 않는 성격이다...무슨무슨 방법이 좋드라...민간요법에 의지하며
병원 안가는 사람들을 답답해 했고...암도 고친다 어쩌고 하면 다 뻥같아서 더 믿지 않았다.
지금도 암까지 고칠수 있는 효력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래...암두 고친다는 방법인데 하다못해 위장장애나 변비나 다이어트 정도는 해주겠지..
마음의 안정을 찾게 몸을 바꿔준다는데 거 함 해보자...라구 시작한거다...
기혈을 맞춰준다는데 까짓꺼 돈드는것도 아니고...
간단해 뵈면서 실천하긴 쪼메 순간순간 어려울때가 있다.
밥먹을때 물을 먹지 말라는것뿐이다. 밥먹는 시간과 물먹는 시간을 나누라는 건데...
난 하루에도 2리터 이상씩 물을 마셔대는 여자였는데
밥먹을때 국물 하나 없이 먹고 앞뒤 두시간을 물을 마시지 말라니 갈증 나지...
대신 밥먹고 나서 사과 한쪽을 먹는다...이거...딴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사과 반개 잘라서 먹는데
엄청 눈치뵈구 미안하다 ㅠㅠ
그래두 어쩌겄냐...나쁜년 소리 들어두 목은 마르구...울회사 식구들은 열명두 넘는데 ㅠㅠ
삼일째인데 머 별다른건 모르고...세끼 밥을 다 꼬박꼬박 먹으라 하니 그건 좋은거 같은데...
이러다 하루 2식으로 줄여 하는 단계가 있단다...
근데 난 저녁은 해먹기 싫구...이시간엔 배가 안고파서 자연히 하루 2식이 되어버리네...
낼부턴 신이때문에 저녁 해먹어야 하는데...물 안마시구 잘 버티는게 사실 의식하면 힘들고
생각안하고 잊어먹으믄 무지 쉽긴 하다.
해보구 효과 있으믄 반신욕마냥 선전해줘야지...
살은...운동으루 빼야 하는데 혹시 내 몸 아픈게 살때문인가 싶어 다이어트 병원두 갔었다.
또 주사를 맞으믄 혹시 살이 빠질까 했는데 착한 간호사가 오지 말란다.
다른병 고치고...튼튼하게 운동 시작할수 있을때 도움주는 역활로만 주사를 의지하란다...
맞는 말씀...착한 간호사다...혹시 가게되면 맛난거라두 사갖구 가야지...
얼굴두 디기 이쁘다 ^^
지금은 이상태가 최선이다...부지런히 병원에서 지어주는 약 먹구...
이틀에 한번씩 한의원가서 침을 맞는다...
그리고 술과 담배를 줄이려하고...나름대로 몇십분이라도 운동하려 아령들고 스텝퍼를 탄다.
반신욕으로 하루 마감하고 따스한 우유 한잔으로 깊은 잠을 잔다...
약때문인가 침때문인가 밥따로물따로 때문인가...잠이 늘었다.
불면증에 누워도 한두시간은 헤메던것이 이젠 안경 벗으면 기억이 별루 안나게 잠드는것 같다.
글구 꿈을 많이 꾸고....무쟈 깊게 잔듯 바로 눈뜨고 일어나도 꼬박꼬박 졸릴때가 많다.
아직까지 회사에서 히터 튼다고 핀잔은 듣지만 전보단 으슬거리던것도 줄은것 같고...
오늘처럼 하늘이 눈부신날은 울회사 강쥐들에게 손한번 내밀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이정도만 해도 어디냐구...얼마전까진 세상이 다 날 비웃는거 같고
내 주변사람들이 죄다 미웠고 나만 불행한 여자 같았다.
다시 전처럼 멋진 광경이 펼쳐지는 하늘을 보면 실눈을 뜨고 감탄사도 연발하며...
울회사를 휘잡고있는 화려한 천리향이라는 작은 꽃향에 취해 슬며시 미소도 지어본다...
이게 봄이 오는 증거인가...아님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는 표시인가...
우습게도 유채잔치가 담주인데도 아직 꽃밭을 못가봤다...
이사오고나서 바다를 본지도 한참일세...
언젠가 서귀포 사는 친구애가 바다가 보구 싶다고 했을때 참 웃었는데
사방이 바다인 이곳에서도 여유를 못찾으면 바다 보기가 힘들정도다..
이젠 꽃구경을 하고 바다를 보아도 될 정도의 마음을 되찾은것일지...
신이랑 싸우고 사이도 서먹서먹한데 낼은 나들이 가자고 함 말해볼까...
근데 전번에 싸울때 그것때문에 싸웠는데 꽃구경 가자 그러믄 또 싸울까봐 말을 못하겠네...
이녀석이 내 맘좀 알아줬음 좋겠구만...가끔 말 안해도 통하는게 있으믄 좋겠다...
그래도 ....마음은 좋다...
미워하는 사람 없고 ...미워뵈는 주변이 없으니...내가 미워보이지 않아 좋다...
조금만 더...조금만 더....욕심부리지 않고 기다린다면
이보다 더 넓어진 나를 볼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