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005 챔스리그 준결승전 이후,
PSV에서 활약한 선수들에 대한 유럽 클럽들의 관심이 일파만파로 번져갔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박지성, 이영표 등이 있었음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런데, 예상 외의 클럽에서의 제의가 우리 한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PSV에서는 박지성의 능력과 비중을 고려하면서,
그리고 몸값을 더 받기 위해 신경전과 줄다리기를 했고,
히딩크는 공식/비공식적으로 '아직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나라 각 게시판에서도 논란이 분분했다.
'지금 이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그와 같은 최고의 팀으로부터 제의받기 힘들다.'
'현재의 기량으로 볼 때, 맨유 어느 포지션에도 박지성이 경쟁할 수 있는 위치는 없다.
히딩크 말대로 1년만이라도 더 남아 더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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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박지성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더불어, 프리미어 클럽 몇몇 구단에서 이영표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기사도 흘러나왔다.
'맨유가 포함된 프리미어 리그 몇몇 구단으로부터...'라는 기사였음을 기억한다.
곧 '맨유'는 영입 의사가 없음이 밝혀졌고,
프리미어 구단들의 적극적인 구애가 '표면상으로는' 사그라들어
이영표는 잔류하는 쪽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막상, 유럽 이적 시장 마감시한이 다가오자,
이영표를 둘러싼 각 구단들의 영입 시도가 요동치기 시작했고,
결국, 이영표 또한 토튼햄과의 이적 합의를 발표,
또 한명의 프리미어리거가 탄생했다.
몇 달 전...
챔스리그 이후 두 선수의 프리미어리그로의 이적에 관한 태풍이 몰아칠 당시,
나는 술자리에서 선후배, 지인(知人)들에게 그들의 프리미어리그 입성과 적응에 관한
화두(話頭)를 던졌다.
후배들은, 상대적으로, 박지성에게 더 큰 가능성을 열었고,
반대로, 내 선배들이나 동년배들은, 이영표에게 더 큰 문을 기대했다.
- 물론, 이들 모두 박지성과 이영표에 관한 한 열혈팬들이요,
그들을 똑같이 아끼는 대한민국 축구팬임을 의심하지 않는 바이다.
그렇다면 나는??
나 역시 우리 동년배들을 쫓아 이영표에게 한 표를 주었다.
분명 박지성과 이영표는 나름대로 다른 유럽선수에게서 볼 수 없는 장점이 있고,
마찬가지로, 신체적으로, 그리고 그들이 자란 축구 토양에 기인하는 약점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들이 그 약점을 커버하려는 훌륭한 근성과 뛰어난 체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지성의 맨유는 첼시와 더불어 초호화 멤버로 구성된 강팀이다.
네임밸류나 검증면에서 박지성의 장점을 뛰어넘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특히, "루니, 반니, 호나우드"로 대변되는 맨유의 삼각편대는
이미 리그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고,
이들에 대한 퍼기감독의 신뢰 또한 탄탄함을 의심할 수 없다.
나는...
박지성의 이적 소식 당시...
퍼기가 박지성을 미들진에서 활용해 주길 바랐다.
("바랬다" X - 참고로 제 직업은 국어선생, 정... '바랐다'가 어색한 분에게는, '기대했다' 사용을 추천^^;)
너무나도 막강하고, 그렇기에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 맨유 공격진에는
박지성의 합류 가능성이 낮아 보였고,
한편으로는, 공수에 적극적 가담으로 그라운드를 휘젓는
박지성의 무브먼트로서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가
우리 국대에서처럼 미들진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하고 우리 한국인들을 마구마구 구름 위에 두둥실 올려놓는 일이 벌어졌다.
박지성의 선발 출전! 그것도 2연속...
아~ 이렇게 좋을 수가...
선생이라는 본분을 망각했을지언정, 조물주가 아무리 아름다운 여자를 내게 준다 해도
이보다 좋을 순 없으리라!
더불어, 현지 언론의 매우 인상적이라는 평가와 기대해 볼만한 선수 선정으로
축구광팬으로서 눈물 나게 좋았던 꿈같은 나날들...
어제 경기에서 우리의 꿈과 기대치는,
퍼기의 명확한 팀 구상과 전술이 드러남에 따라 한풀 꺾이고 말았다.
우리가 1~2시간 전부터 W플레이어를 틀어놓고 기다리고 기다리며 확인한 건,
"루니-반니-호나우드'의 견고한 쓰리톱이었다.
토튼햄으로 이적한 이영표는 현재 성공적인 이적이라는 평가와 찬사를 받고 있다.
히딩크는,
'박지성은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을 것'이라는 냉철한 한 마디와는 달리,
이영표가 최고의 윙백이라는 점을 서슴없이 토로하고,
구단이 진작에 그에게 더 큰 옵션을 붙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유럽 최고 레벨의 윙백이라는 평가들도 서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이러한 평가와 더불어, 토튼햄의 욜감독 또한 이영표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기에
이적과 더불어 빠른 시간에 주전 윙백으로 뛸 것이라는 관측이 무난해 보인다.
사실, PSV 이적 초기 윙백으로 나서는 이영표를 보면서
히딩크가 잡아준 위치가 탁월했다고 선배들이 찬사를 가했음을 기억한다.
국대에서 미들진을 소화하는 이영표이기에,
수비쪽으로 내려앉은 윙백이라는 포지션은 (책임감 면에서) 다소 무겁게 느껴지지만,
워낙에 몸놀림이 빠르기에 상대 공격진에게 민첩하게 대응할 것이며,
간간히 공격 능력까지 뿜어낼 수 있기에 상대방에게는 골칫거리가 될 거라고 했다.
그 선배의 예측이 이렇게 잘 맞아떨어질 줄이야...
그 선배의 탁견(卓見)도 탁견이려니와,
'초롱이'라는 별명답게 이영표의 플레이는 아기자기하면서도 강하고,
그라운드 전후방에서 통통 튀어오른다.
공격진인 박지성에 비해 그 영향력이나 평가가 뒤로 숨은 감이 있어서 그렇지,
이영표만큼 든든한 커버를 하면서 윙포워드 못지 않은 능력을 보여주는
수비수는 다른 리그에서도 좀처럼 찾기 힘들다.
유럽 축구의 눈을 차치하더라도,
토튼햄의 이영표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으리라.
그럼, 여러분은
박지성은 PSV에 남았어야 하고 이영표는 가야 한다...가 당신 주장이냐....고
되물으실 것이다.
아니다.
박지성도 잘 갔고, 이영표 또한 능력에 걸맞는 훌륭한 이적이다.
다만, 이영표에 비해
박지성은 우리에게 숙제로 남아있다는 것을 공감했으면 한다.
박지성의 발전은 아직 진행형이다.
이미 자신의 포지션에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보여준 이영표와 달리,
맨유에서의 박지성은, 그 기용과 위치에 있어서 탄력적이다.
우리의 예측이나 기대대로...
퍼기가 4-4-2 전술을 시도하게 된다면, 박지성은 그 중 한 축을 담당할 것이고,
빠르고 부지런히 공간을 휘젓는 '박지성표' 플레이를 중시한다면,
미들에서의 간헐적인 Test도 시도할 것이다.
당분간은,
박지성은 호나우드 대체요원으로서 교체 출전,
빡빡한 프리미어리그 일정으로 인해... 비교적 중하위권 팀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
실험적인 테스트에 인한... 다른 포지션 등에서의 교체 출전 등이 예상된다.
그 속에서
박지성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눈에
자칫 어떤 무력감이나 자조적인 분위기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조국의 명예까지 어깨에 걸머지고 매순간 소중한 땀방울을 흘리는 박지성에게서
관심이 멀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어제의 박지성은
우리 한국의 자랑이요, 보배다.
그러나, 오늘의 박지성은 '맨U'라는 거대한 공룡의 목 위에 올라서려는
대기자요, 고행자요, 투사다.
한 계단 한 계단 밟아 올라가는 박지성의 긴 여정의 시간을,
우리 알럽사커 회원들도, 우리 축구인들도, 우리 한국인들도,
동거동락의 심정으로 같이 걸어가길 바란다.
박지성이 짊어지고 갈 그 길고긴 인내와 연마의 시간을...
함께 나눠지고, 여럿이 덜어주는 심정으로 말이다.
첫댓글 정말 좋은 글 아주 잘 읽었습니다 ^^
정말 좋은 글 아주 잘 읽었습니다 ^^
정말 좋은 글 아주 잘 읽었습니다 ^^
글 좋다!
좋아요....^^;;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 부탁합니다 ^^
이렇게 다들 잘 읽었다는데....왜.... 글을 보면 성급한 것 만 보이는지.... 성급한 말발을 세우는 사람보다는.. 깊게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신중하기 때문이겠죠..좋게 생각해서요...
말발...이 저보고 하시는 말씀 아니시죠?^^ 저 말발 없습니다. 게시판에 비관하는 듯한 분들이 있기에, 그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지고자, 일 끝내고 손 가는 대로 써 보았습니다. 님 말씀처럼 묵묵히 그러나 꾸준히 관심 가지는 분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에구..님한테 말씀드린게 아닌데..제가 좀 모호하게 썼나보네요..죄송..(__).. 여기글 말고..다른 곳의 성급한 말을 얘기한 거에요.. 님 글은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에 괜스레 숙연해 지는군요.개인적으로는 박지성선수가 한국인으로 태어났기에 조국으로부터의 기대와 자칫 짐이 될 수도 있을 책임감을 적어도 남들의 두배정도는 짊어지고 가야한다는 점이 마음이 아픕니다. 물론 그점이 박지성선수를 보다 발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겠지만요.
초반 두경기에서 예상을 깨고 선발로 출전한 것이 그때야 마냥 좋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사람의 기대를 들었다 놓았다 애간장을 태우며 오만가지 상상과 걱정까지 하게 만들줄이야.. 저처럼 축구의 전술면이나 기술적인부분에 관하여는 거의 문외한인 일반 팬들은 그저 냄비근성 버리고 꾸준히 응원하며 작게나마
지지해 주는 것이 할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급한 판단도 지나친 걱정도 큰 소용은 없을 것 같네요. 앞으로 치뤄야할 수많은 전쟁과 같은 경기속에서 얼마나 잘 싸워줄 것인지 걱정이.. 참, 인터넷창 우측 하단에 이영표, 박지성선수의 사진은 어떻게 하신건지...참 마음에 드는군요^^
네, 열심히 성원하고, 꾸준히 응원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겠지요. 아 참, 우측 하단의 이미지 고정시킨 거는요... 제가 소스를 알려드릴께요. (주의점: ①글 작성할 때 반드시, HTML을 선택하셔야 합니다. ②플래닛이나 블로그로 스크랩하면 이상한 결과가 나옵니다.)
<style type="text/css"> body {background:white url('이미지url주소') no-repeat fixed right bottom; } </style> : 이미지url주소를 원하는 이미지가 있는 주소로 바꿔 주시면 돼요. 맨끝에 right bottom이라고 써 있는 거 보이시죠? 그걸 right top으로 바꾸면 우축 맨 상단으로 옮겨질 거에요.
그렇지만, 까페 게시판에는 right bottom이 가장 무난합니다. 다른 옵션을 주는 것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것 같네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선수를 사랑하는 마음이 뭉실뭉실 피어 오르네요 근데 뭉실 뭉실 이란 표현이 제대로된 표현인가요?
뭉실뭉실.. 그럼요, 표준어에 부합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노래땜에 더 감동이 오는것 같습니다..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제가 감수성이 풍부한지(?).. 이글을 일고 눈물이 나왔네요..성급하게 생각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 집니다. 느긋하게 자랑스런 대한의 건아들의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모습 지켜 보고 응원 해야 겠습니다. 아리랑은 언제나 들어도 좋은 곡인듯.. ㅎㅎ
저도 살짝 울었던것 같아요. 배경음악도 좋고,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참! 이 음악 제가 MP3에 다운받아서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되나요; 그냥 소리바다 가서 아리랑 검색하면 되나요?;
음악이 글을 읽는데 더 숙연하게 만드네~... 글잘 읽었고 음악도 잘들었어요~ 뭉클하다...
오랜만에 태클없는 글이네
박지성선수 꼭 성공할거에요 ^^ 지성선수는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아는 선수...전 이영표선수도 훌륭하지만 박지성선수도 훌륭하다고 생각해요..분명히 박지성선수도 성공할거에요 ^^ 지성선수 화이팅~!!
박지성이 주전을 꿰차는것도 숙제이며..이영표가 주전으로 바로뛴다는것도 예측할수 없는 숙제입니다.잘못하면 이적될지 모르니까요....ㅈ ㅏ..........기도합시다.ㅋㅋ
친구들이랑 술자리에서 이야기꺼리가 늘어서 정말 행복...!! 새벽에 잠을 못자서 고민...!! 두선수의 성공기원의 건배를...
캬~ 노래와 함께 멋있는 글... 국어선생님이여서 그런지 정말.. 글 멋지게 잘 쓰시는것 같다는... 물론 진심에서 나온 글들..ㅎㅎ;; 멋잇습니다!! 박지성선수 진행형이지만 이영표선수보단 조금 나이가 어리니 좋은선수로 발전할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화이팅!!
글 잘 읽었습니다. ^^good~
음악의 이중효과로인해 다른시각으로 볼수있는 분들이 적어질수있습니다.글 잘 읽었고 음악도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