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소막 성당은 제게
많은 이야기꺼리를 남겨 준 곳 입니다
풍수원 성당 소개 드릴때 잠시 언급했지만
좀 더 이야기를 보탤까 합니다
부산서 이곳까지 올라오는 시간을 감안해
첫날은 풍수원 성당 한군데만 일정을 잡았는데
풍수원 근처는 숙소가 없던 관계로
도리없이 횡성이나 원주로 나가야 하지만
횡성은 한우 축제가 열리다보니
엄청 시끄러울테고
혼자서 한우 씹으려면
마치 소태 씹는 기분이 들것같아
횡성 포기하고
원주를 지나쳐
민박이 가능한 용소막 성당이 있는
조용한 신림면을 찾았습니다
허나
찾아간 민박집이 식당을 겸한 곳이라는게
썩 내키지 않아
차마 들어서질 못하고
식당밖에서 주저하다
원주로 다시 올라가야 했습니다
근데
먼길 떠난다고 위장 가볍게 하느라
아침도 거른채
중간 휴게소에서 고작 토스트 한쪽과
어묵바 하나로 지금껏 버텨왔으니
뱃속에선 엄청 난리를 치더군요
하지만 어떡합니까?
숙소라도 잡아야지 뭐라도 채워넣을게 아닙니까?
뭐라도 채워야지 알콜도 부어줄수 있는게 아닙니까?
아! 미치겠습니다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에 모텔들이 줄줄이 있었지만
제 몸 누일 공간이 하나도 없더군요
연휴라
빈방 없다고 밤 12시 넘어 오라고들 하니
차라리 신림면 민박이 낫겠다싶어
다시 용소막성당으로 차를 돌렸고^^^
이번 기회에
성당의 야경사진도 찍자며
이래저래 시간을 보냈더니
그새 민박집 불이 꺼져 있더군요
잠이야 정 안되면 차에서 자도 되겠지만
난리 부르스를 치던 위장을 진정시키는게 급선무인지라
식당 찾느라 동공에 힘줘 눈 부릅떠도
온 동네가 새카매 별 소용이 없더군요
이곳에선 9시면 모두 영업을 끝낸다네요
잘못된 순간의 선택이
시간도 잡아먹고
기름도 날리고
방도 날리고 밥도 날렸네요
할수없이
이번엔 제천쪽으로 달렸습니다
한 이삼십분 달리니
모텔이 하나 보이더군요
무지 낡아 보였지만
그나마 어렵게 찾은 방 없어질까봐
숙박비부터 계산한후
먹거리 사려고 근처 슈퍼를 찾으니
여기도 문을 닫았네요
편의점이라도 찾자고
제천쪽으로 계속 달리고보니
새로 지은듯한 모텔들이 여러곳 나타나더군요
어떡합니까?
숙박비 미리 지불했으니~~~
어렵게 편의점을 찾고선
사발면 하나에 맥주 한캔, 쵸코파이 한통
술집이나 모텔에서 제공하는 생수가
가짜라는 방송을 요즘들어 자주 접했으니
당연히 생수를 세통씩이나 사야 했고
모텔로 들어와서 커피포트 뚜껑을 열어보니
바닥에 녹이 쓸어있네요
어떡합니까?
제가 성질 더러운 인간 이라면
당장이라도 주인장에게 커피포트 새로 바꿔주던지
방값 깎아달라 난리부르스를 칠텐데
방 빼 라는 소리 들을까봐
찍 소리도 못내고 있으니~~~
어떡합니까?
휴지로 여러번 빡빡 닦으니 시뻘건 녹물이 묻어 나오데요
하도 찜찜해 냉장고속 가짜 생수 1통 ? 넣고 팔팔 끓여 버리고
이번엔 진짜 생수 1통 넣어 또 끓인후 버리고
휴지로 여러번 닦아내고
진짜 생수 하나 더 부어 끓여야만 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끓인 물을 사발면에 붓고
이제나 저제나 면이 퍼지기만을 기다리려니
이게 뭔 일인가 싶더군요
어떡합니까?
횡성 한우라곤 그림자 조차 밟지 못하고
허스름한 모텔에서 처량하게 사발면을 먹으려하니
무슨 모양새가 이런가 싶더군요
집 나오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게 아닌가 봅니다
*
*
*
▼ 이때는 너무 어두워 성당 윤곽만이 희미하게 보일정도 였지만
차량 전조등을 이용해 그런대로 찍을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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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2564013E561DF4E91F)
▼ 10월 10일
눈을 뜨고보니 비가 약하게 내리더군요
아직은 시간이 널널한 편이라
어제의 편의점옆 콩나물 해장국 집을 찾아
입 천장을 데는등 열심히 수저질에 집중하는 가운데
앞으론 절대 끼니 때를 놏치지 않겠다는 결의를 굳게 다진후???
강원도에선 풍수원,원주에 이어 세번째로 건립된
용소막 성당으로 다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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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2536A33F561DF4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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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5년 가을에 완공된바 101년 된 아담한 벽돌 양옥 성당으로
일제때는 종이 공출되고 한국전쟁때는 북한군이 창고로 사용하는등 수난을 겪었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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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이 18m, 둘레 350㎝, 수령 150년인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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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같은 형태의 작은 문이 큰 문을 중심으로 좌우 두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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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성당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한바퀴 빙 둘러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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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성당 주변부터 먼저 둘러본건
입구에 사진 촬영금지라 적혀 있었기에
약간 주저한면도 있었고^^^
내부에 순례객들 몇분이 기도를 드리고 계셨기에
방해될까 싶기도 하고^^^
나중에 순례객들 없을때 살짝 찍자해서 그랬던거죠
이젠 성당안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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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램대로 아무도 없길래 적당하게 셔터 눌러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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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순례객 몇분이 들어오시는지라 멀찍이 뒤로 물러납니다
하여튼 제가 이렇게 소심하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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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셔터 소리가 기도를 방해할까 싶어 서둘러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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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제관 입니다
그 옆으로 수녀원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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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소막 출신 사제로 " 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회"를 설립하고
성경번역에 큰 자취를 남긴 선종완 라우렌시오 신부의 유물관
성서학자였던 선 신부는 성경의 공동 번역 주관자로
1955년부터 1976년까지 성경을 번역했는데
유물관에는 유품뿐 아니라 한글과 영어 성경은 물론
라틴어 성경과 독일,이탈리아,러시아등
여러 나라의 다양한 종류의 성경과 자료들이 풍성하게 전시되어 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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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처의 수녀님께 유물관 관람할수 있느냐 물었더니
지금 회합이 있으니 다 둘러본후 오라 하더군요
결국엔 못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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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물관을 한바퀴 도니 옆 둔덕에 창문 같은게 삐죽 나와있던데
성체조배실 채광창으로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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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체조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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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정센터인 두루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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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관 입구의 성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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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안내판을 이제서야 올린 이유가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오르려고 교육관에서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리니
십자가의 길 입구를 막고 마당 공사를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십자가의 길,묵주 기도의 길,
그리고 성모상과 예수 부활상도 못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죠
근데 나중에 카페에 올릴 사진을 정리하던중
반대쪽 예수 부활상쪽으로 올라가면 된다는걸 뒤늦게 알아챘네요
제가 요즘 이렇게 머리가 팍팍 안돕니다
하다못해 공사하던 분들에게 물어봤어도 될뻔 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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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서 언급했듯이 유물관,십자가의 길 등을 거치지 못한 관계로
용소막 성당은 아쉽게도 반쪽짜리 순례가 되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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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성가방에서 가져옴 ]
■ 방황하는 나에게
■ 주님 다시 오실때까지
■ 나의 고백
■ 예수님이 좋은걸
■ 주님것을 내것이라고
■ 기도하자 우리마음 합하여
■ 성령의 불 (참 참 참 피흘리신)
■ 슬픈 마음 있는사람
■ 나의 등 뒤에서
■ 반드시 내가 너를
■ 고난이 유익이라
■ 주님 예수 나의 동산
■ 믿음의 기쁨
■ 길 (오늘도 하룻길)
첫댓글 늘 좋은 사진으로 여행을 시켜주시니 참 즐겁습니다. 좋은 경치 정성스럽게 담아 느티카페에 올려 주시니 그져 감사하고 기쁩니다. 늘 영육간에 강건하시고 주님의 은총이 머무르시기를 마음 모아 기도 드립니다. 다시 뵈올날 기원합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한번 얼굴 뵈어야 할텐데...
고맙습니다
우리들은 행복한 맘으로
편안하게 성지를 순례하는데
님께선 무지 막지하게 고생 하셨어요...!
희생과 봉사 덕분에
아름다운 성지 모습들이 생생하게
살아있어요...!
강원도는 9시면 한밤중이지요
겨울에는 자다가 일어나서
밤참을 먹고는 또 자는 곳이예요
강릉쪽에는 해가 더욱 빨리 지기에
이곳 초저녁이면
그곳에는 한밤중 같은 느낌이 들지요.
일찍 귀가해서 가족들과 오손도손
지내는 풍경들이 가정의 모습들이지요.
수고 많이 하셨어요
감사합니다...!
무지막지 고생이랄껀 없습니다
다 제가 자초한거고
좋아서 하는거니~~
강릉이나 강원도랑
연관이 있으신가 봅니다
고맙습니다
잘 보았습니다.용소막 성당, 성지순례!
그나저나 공세리 성당
다녀오셨는지 궁금하군요
다녀오셨다면 정보 좀 주세요
@이담엔-이기훈 네, 공세리 성당은 다녀왔습니다.
전 이담엔 님 처럼 글 재주가 없어서요~! 조용히 수험생아들 기도 다녀와서 맘으로만 새기고 왔거든요.이번 돌아오는 월요일은 구산성지를 가려구 합니다.이담엔님의 담 순례기를 기다립니다.
@키싱구라미 아델라 이젠 얼마 안남은 시험준비 기간
좋은 결과 얻길 바라겠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전국 성지 순례하네요!
.전 홍성에 위치한 홍주성지로 순례갑니다. 성지 찾아 다니면 그 곳에서의 기쁨 바로 은총입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댜^_^
전 충남쪽은 내년 봄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책자를 보니 홍성 순교성지는 두번째로 많은 분들이
순교한 곳이라 나오네요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 순례13 번 강원도, 횡성과 원주를 거처
신림과 제천을 가신 이담엔님 .,
신림 용소막 성지를 저희집 앞을
스쳐 가셧습니다 .
그곳에서 조금만 가면 배론성지 .,, .
성지 사진속에서 뭔가 느끼듯이
선조들의 신앙에 얼 ., 혼 ., 순교 .,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시대에
신앙의 믿음으로 가야 하는 순례에 정신을
이담엔님의 순례 여정에 마음으로 함께 합니다 .
감사드림니다 .
강원도 땅을 밟고 지나가셨습니다 . ㅎ ., ㅎ .,
차에 음식 비치는 하셔야 겠어요 . .힘들지 않게 .,
순례이기에 고행도 감수 ., 하시나요 ?
(사진)배론성지
다음에 원주갈 기회되면
차에 확성기 달고
밥 주세요 할께요..ㅋ
배론성지 겨울에 찍으셨네요
조금 더 있으면 단풍물 확 들어
더 멋졌을텐데요
다음번엔 배론 성지 올릴껍니다
@이담엔-이기훈 핏빛 보다 더 짙은 단풍들..
배론성지의 아름다운 단풍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신앙이 단풍 처럼 곱게 물들어서 돌아가기를 바란다는 미사 후 신부님 말씀이 기억납니다
이담엔님 부럽습니다
이담엔님.. 화이팅 입니다~~ ^^*
@이 요셉피나 댓글 주신거
여지껏 몰랐네요
넘 죄송합니다
제가 배론 갔을땐 연못 주위만
단풍이 들었을뿐 이었네요
시기적으로 적당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요셉피나님의 사진 멋있군요
그리고 화이팅 해주셔서 고맙고요~~
덕분에 이 아침!! 눈도 마음도 상쾌함을 느낍니다~감사합니다~^^
제가 글 초반에 넋두리 늘어놓아
정신 사나우셨을텐데
상쾌함을 느끼셨다니
참 다행입니다
고맙습니다
고생하신 순례일정이 저에게는 더 팍팍 마음에 와 닿으니..뭔일이래요~~ㅎ
사진이 정말 좋습니다~살짝 다운로드 해가며 죄송한 마음에 사진에 이니셜이라도 넣으심 어떨까 생각 들었어요..
고요속에 만나는 이담엔님의 하느님~~은총과 축복의 순례길..늘 허락해주소서..아멘~!
작품도 아닌데 뭔 이니셜을 넣습니까?
잘 찍는 실력은 아니지만
누구나 공유하자고 하는거니...
아니 근데 제가 고생한게 고소한가 봅니다...ㅎㅎ
그건 고생도 아닙니다
중간 중간에 요기할 시간 충분히 있었는데도
조금 있다 하자며 여유 부리다가 그리 된거니..
1960년 에는 미사때 영성체를 할때는 신자들이 제단 밑에서 입을 벌리고 있으면 신부님이 신자들 입에다 직접 성체를 넣어주셨습니다 용소막 성당에 가보니 옛날 생각이 나데요 아~ 옛날이여 !
제가 어릴적 친구들 따라 성당 미사 구경 간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 입에다 성체를 넣어주시는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아멘^^
휼륭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애고~~
부끄러버라^^ㅎ
고맙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저도 고맙고요~~
용소막성당 야경이 조아서 몇컷 담아갑니다.
개안쵸? ~^^
요즘 웃을일 없으나 형제님 유머러스한 설명에 소리내 웃어보네요. 크크.크큐‥순례기 올라올때 기다려지네요.
요즘 담배 피세요?
가래 끓으면 웃을때 크크 크큐 소리가 나던데요?ㅎㅎ
실은 성지순례 이야기다 보니
우스개 소릴 넣을수가 없었는데~~
오늘도 감사한 시간입니다~^^
용소막성당은 성체조배실도 꽤나 인상적이네요!
언제 대구성모당에도 들리시면 좋아요!
수고많으셨어요~*^^*
요샌 빠지지않고 일요일마다 나갔더니
약간은 피곤한게 있어 내일은 푹 쉴까
아니면 대구를 가볼까 고민아닌 고민을 했었거든요
대구 성모당 검색좀 해봐야겠군요
김광석 거리를 포함해서..
좋은 정보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설명도 너무 잘해 놓으셨네요
요,,,,,,,,,,,수고하셨습니다,
아직은 부족하다보니
저도 우왕좌왕 하는 꼴이지만
차츰 나아지겠죠
고맙습니다
가을이 완연한 10월중순![축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48.gif)
의 마음 드립니다.
순레의길도 아름답습니다
식사와 숙소로 고생 을하시면서
조용히 카메라 들고 주님의 이끄심으로
성자순례 하심이 점점 주님곁으로 다가 가는 모습 또한 대단합니다
강화도로 여행 갔다가 늦게야 도착하여 늦게나마
나름 보람찬 시간을 보내시는게
보기 좋습니다
계속 건강에 유의하셔서
좋은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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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갈까하다가
이번에 다녀온 사진 정리 좀 한다고
이번 일요일은 집에서 푹 쉬었습니다
중간에 시장 끌려갔지만서도~~~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