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플레이어 너무 어려워(퍼온글)

[초우]

재작년 9월초에 회사에서 집근처 DLF 골프장내에 있는 골프아카데미 강습권 6개월짜리를 끊어주어서 시작한 골프가 벌써 1년 6개월째입니다.   DLF 골프회원권을 끊어줄테니 골프연습 열심히 하라는 사장님 말씀만 믿고 그시절 회사일만 마치면 연습장 가서 살다시피 했지요.

타고난 운동젬병에, 10년전에 찾아온 오십견이후로 부실해진 오른쪽 어깨덕분에, 정말로 골프치가 아닐까 생각할정도로 진도가 안나갔는데, 나중에 누가 그러더군요, 골프의 최저 핸디는 골프를 시작한 나이의 절반이하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나이 오십을 바라보며 골프를 배우고, 오십살되던해 골프 라운드를 시작하였으니 최저 핸디 25가 달성가능한 최저타라는 얘기지요...

그해 12월15일에, 골프장에서 만나서 한두번 얘기나눈 한국사람, 김재흥사장의 초청으로, 골프입문한지 8개월만에 보기플레이어를 하는 골프신동하고 함께 라운드하자는 제안을 받고 두려움반, 호기심 반으로 첫 머리를 올린곳이 바로 요즘 우리의 아지트가 된 골든 그린입니다.

머리올리는날엔 공이 하늘로 뜨기만해도 잘하는거라던 고수들의 격려로 어찌어찌 18홀 라운드를 마쳤는데, 아마도 60오버는 했을겁니다....그 당시 골프 신동이라는 이철학사장은 작년 11월에 싱글반열에 들어서서 우리 골든그린 친구들의 최저핸디보유자이지요.  하여간 쟁쟁한 고수들하고 첫 라운드를 하고, 두번째 라운드는 한달뒤인 작년 1월 19일인데, 그날부터 거의 빠짐없이 기록을 해 놓았는데, 두번째 라운드의 점수가 54오버입니다.....거의 양파 아니면 트리플보기였다는 얘기지요.

오십오버가 40대로 들어서는데는 얼마 안걸려서 6번째 라운드에 40오버로 내려섯고, 다시 30대로 들어서는데는 두달이 채 안걸렸지만, 그 30대와 40대를 오가며 골프에 좌절하고 다시 기운내고 혹서와 폭우와 싸우고, 그리고 드디어 20대로 들어서는데 7개월이라는 세월이 걸렸지요.....작년 3월부터 9월말까지, 40도를 넘는 혹독한 더위, 두달이 넘는기간의 폭우와 후텁지근한 더위.....내 인생에 무엇을 위해 이렇게 고난한 길을 7개월씩이나 참으며 지독하게 싸워본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10월과 11월 100타를 오르내리며 백돌이를 깨는게 소원이라고 열심히 때려댔는데, 11월중순쯤 안정적으로 90대후반에 들어섰는데, 11월말에 23오버로 피크를 이루고는 다시 12월 첫째주 골든그린 친구들의 연말결산대회때 100돌이가 되었고, 이후 한국가서 두주일있다가 오면서 오른손을 다쳐서 다시 1월초까지 거의 한달을 골프를 못치고, 그리고 1월중순부터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 안정적인 90대중반이 되었지요.

그래서 1월 17일 정기라운드에서 핸디 26으로 등록하고 25오버를 쳤지요.   그날, 2등상 먹는건데 로핸디우선룰에의거 상을 못탔지요....

그리고 드디어 나도 보기플레이어가 될려고 합니다....이철학사장은 8개월만에 보기플레이어가 되었다는데, 나는 무려 그 두배인 17개월만인 2월1일,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한 증인들입니다....오 팀장께서 직접보기전에는 절대 못믿겠다고해서 일단 증인 신청을 해 둡니다....

그날은 일요일이라서 증인도 많지않고, 전날 토요일 라운드에서 몸이 충분히 풀린 상태여서 컨디션이 좋았고, 사실 캐디의 장난도 좀 있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날의 점수 17오버는 최소한 두번의 확인을 거치기전까지는 인정못 받아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한주일이 즐거웠습니다.....어서 빨리 토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렸지요...이번에도 확실히 보여주면 오팀장이 믿겠지 하면서, 급작스런 장염으로 지난주 함께 못했던 오팀장이 이번 토요일엔 기필코 올거라고 했기에 또 긴장을 하면서 한주일을 보냈습니다.

금요일 점심시간입니다.....회사 식당에서 스텝들하고 점심을 먹는 모습입니다...

 회사 본관앞 잔디밭 울타리입니다....인도의 봄, 너무나 아름답고 좋은 날입니다....

 

 함께 점심먹은 스텝들이 같이 사진을찍자고 해서 또 찍었습니다.....

 금요일 오후엔 한달에 한번씩 일찍 나가서 축구시합을 하는 날이었습니다.....회사 뒤편 공터인데 DLF가 아파트를 짓는다고 두어달전에 요란하게 기공식을 하더니 지금은 흔적도 없이 그냥 평평한 공터라서 축구하기 딱입니다....

 나는 심판을 봤습니다.....이나이에 너무 과격한 운동은 삼가는게 좋겠다 생각해서 심판을 봤는데 가만히 보니 젤 힘든게 심판이었습니다,,,,전, 후반 내내 공을 쫒아 다녀야 했지요....

 하프타임 쉬는시간입니다.....인도친구들도 꽤나 사진찍는걸 좋아합니다....

 일안하고 그냥 밖에만 나가도 좋은건 인도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너무나 좋아하는 모습들입니다.....

 저녁엔 스텝중 세명의 식구들이 특별히 나를 초청해서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이날을 위해서 멀리 펀잡에 계신 부모님을 모셔왔다고 합니다.....순 베지터블 식사였지만 그럭저럭 배부르게 먹었습니다......낼 결전을 위해 일찍 자야하는데, 인도사람들 저녁은 11시나 되어야 끝이 나지요.....

 기다리던 주말, 골든그린으로 가는길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유채꽃은 이미 다 져서 씨가 영글고 있고, 밀밭도 벌써 이삭이 패서 조금은 누렇게 변하고 있습니다.....한국의 4월말 풍경이지요....

 주말 대전,,,,애초에 요정도 인원만 올줄 알았는데 무려 20명이나 몰려와서 5개조로 나누어 라운드를 했습니다.....부랴부랴 토너먼트를 하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체될것 같아서 그냥 친선 경기를 하는것으로 하였습니다....3조로 함께한 양순욱대리, 송용근 사장, 심상운과장,,,,,모두가 한가락하는 장타자들이지요......난 장타는 아니지만 비교적 곧게 나가는 편이었습니다.....

오늘도 보기플레이를 하겠다는 욕심으로 1시간반이나 일찍와서 연습장에 가서 공을 한박스 치는데 그야말로 엉망이었습니다....어제 축구한다고 너무 무리를 한 모양입니다.....아침에 조깅까지 하고, 오후에 축구하고, 저녁에 늦게까지 회식한것이 아무래도 무리였나봅니다.....드라이버도, 우드도, 아이언도 정말로 형편없었지요.....골프채를 집어던지고 쉬다가 한박스 더 가져오라해서 치고있는데 심과장이 새카만 선글라스를 끼고 와서는 바로 옆에서 장타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오늘 함께 칠거라고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어째튼 땅볼에 슬라이스에, 여러모로 같이 있다는게 창피할 정도로 스윙이 엉망이었습니다......새로가져온것 반박스도 안치고는 캐디야 너나 쳐라 하고는 클럽하우스로 갔지요.....인원이 많으니 잘 정리를 해야 했습니다.....

 어째튼 이틀 연속 보기플레이를 했습니다.....연습장에서 엉망이었고, 처음 시작을 트리플보기로 하여 오늘은 틀렸구나 했는데, 두번째 홀부터 갑자기 공이 잘 맞기 시작했습니다......가만히 보니 신중하게 치면 보기플레이는 되는것 같았습니다.....

토요 정기라운드를 마치고 모두 아주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잔치를 했습니다......20명중에 포스코건설팀 네명만 일이있어 먼저가고 나머지 모두 아주게스트하우스에 모여서 맥주와 소주로 즐거운 마무리를 했습니다.... 일요일 새벽라운드가 약속된 나랑 박부장은 먼저 나와서 그 이후 또 얼마나 광란의 밤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아마도 아주엔 노래방이 없어서 뭐 그렇게 오래있지는 안았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일요일엔 교회에서 정월 대보름맞이 야외 예배랑 여러가지 행사가 있다고 해서 박부장하고 새벽 6시 20분에 출발을 했습니다....한국출장갔다가 토욜새벽에 도착한 국병현 법인장도 합류해서 셋이서 라운드를 했습니다.....가는길에 새벽안개가 장난이 아니었는데 골든그린에는 거짓말처럼 안개가 한점도 없이 맑고 화창하지만 조금은 싸한 아침이었지요....

 욕심이 과했나, 연속사흘 과로에 지쳤나, 오늘도 출발이 안좋았습니다.....트리플 보기로 시작했지만, 이내 보기, 그리고 파,,,,아, 그래 오늘도 이렇게 풀리나 했는데 역시 무리였습니다....더블보기, 양파, 트리플,,,,,그래도 버디찬스 몇개하고, 파 찬스도 몇개 놓치고,,,,이렇저렇, 다시 24오버를 했습니다.....양파 하나에 트리플보기를 셋이나 했으니......나머진 모두 파 아님 보기인데도, 보기플레이어는 정말로 어려운가 봅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게 얼마나 대견한지 모릅니다.....내 나이의 절반인 25가 핸디 최저치일줄 알았는데 어째튼 17까지도 두번이나 했으니 오팀장이 인정을 안해줘도 감지덕지입니다......내 주제에 뭔 보기플레이어가 되겠다고,,,나 원,,,,지난 6개월동안 함께한 캐디 드네쉬가 내 선생입니다...... 나 한국가면 누가 전용캐디로 써 보세요.....거리와 바람세기에 따른 클럽선택이 탁월하고, 라이를 정말로 잘 봅니다.....

[초우]

인도에서 늘 함께 하는 친구들의 모임인 골프모임카페에 올린글 퍼온거라서 생소한 이름들이 그대로 실렸습니다.....그냥 소식전하는 글로 이해하고 양해 하시길....

[jessy]

손님오신다고 멀리계신 부모님도 참석하는것이 참 특별하네. 그만큼 귀한 대접을 한다는 의미겠지요. 어디다 내놔도 풍상은 귀공자 자랑스런 대한의 아들 ㅎ ㅎ

[초우]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길에 정말로 감사하다고 하면서 갔다고 어제 직원이 그러대....그 노인네들 평생 처음으로 외국사람하고 저녁을 함께 먹었다나......아직도 계급사회가 철저한 이나라에서 회사 임원이 직원들하고 스스럼없이 저녁을 함께 하는게 아주 드믄일이라나......우리에겐 아무것도 아닌데 이사람들에겐 감동이라서 귀한 대접을 받는것 같네......뭐 그렇다고 거창하게 대한의 아들까지야.....

[이희환]

풍상이도 보고싶고 인도 골프장도 보고싶어 자세히 다 읽어 보았습니다. 머리 올린 나이에 40을 더한 숫자 이하로 치기는 매우 어렵다는 말도 있지요. 그렇지만 그건 단지 썰 일뿐이고.... 우리 친구는 차분하고 치밀하여 금방 싱글될 겁니다. 화이팅......

[초우]

그러잖아도, 토요일 라운드마치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저녁을 먹는데 함께 라운드는 안했지만 나중에 합류한 친구가 우리 아파트옆에 있는 Ernest & Young 회계법인에 있는 한국인친구인데 희환이 얘길 했었지......뭔가 통한 모양......내 주제에 보기플레이어만 해도 감지덕지.......여기 젊은 친구들보면 열심히하면 금방 싱글되지만 40대만 넘으면 보기플레이어가 싱글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더구만......그리고 보기플레이어가 함께 어울리기 젤 적당한 수준인듯......귀국하면 한번 불러줘....

[natasha]

골프도 좋고...축구도 좋고...하지만 온통 인도인들에 둘러싸여 빛나는 홍일점! 외국생활 잘견디고 즐기는 유풍상 그대가 자랑스러울뿐이고!!!

[초우]

ㅋㅋㅋ, 홍일점이 아니라 청일점이지......같은처지로, 외국에서 싱글로 사는 나타샤가 싱글의 외로움과 그걸 극복하는 방법을 잘 아니 이해를 해주지,,,,그 먼나라 러시아에서 당당하게 사는 내친구가 더더욱 자랑스러울뿐이고!!!

[이미숙]

말투가 낯설어서 대장 글 같지 않은 정중함. 드뎌 보기 플레이어에 진입,,, 추카해유모자랑 하얀색 티셔츠가 정말 잘 어울린다. 얼핏보면 팔팔한 젊은이 같은데 빨랑 와서 골프 모임 만들어 가끔 푸른 잔디도 거닐어볼수 있기를.....

[초우]

ㅋㅋㅋ, 사실은 여기 올릴 글이 아닌데, 지난 금요일에 회사에서 찍은 사진하고 축구하는 모습을 올리고 싶어서 그냥 퍼왔어요......옛날엔 골프하는 친구들하고는 안 어울렸는데, 귀국하면 가끔씩 끼워주세요......

[박종은]

잘 적응하여 생활하는 모습 보기 좋고, 건강하고 좋은 나날이 되길 기원.....

[초우]

고마워,,,,,이제 이 생활 정리하는 중이지.....이번 토요일엔 내 귀국 환송 토너먼트랑 환송회식이 있지......짐싸고 나면 아쉬워지겠지만, 그래도 한국이 최고이지......조만간 만나서 소주잔 나눌수 있을거야....

[양세용]

학수고대....빨랑 귀국하시고 따스한 봄햇살 아래서 즐골 하십시다....손금을 대보아야지요....ㅎㅎㅎ

[초우]

그려~~따스한 봄날, 손금대보기는 어려울지라도 소주잔 부터 부딪칠날 곧 오리라 고대합니다......

[양세용]

받아놓은 날은 금방 돌아오는거여~~........기다림세....ㅎㅎㅎ

[열정]

오랜만에 까페에들어왔더니 인도의골프장이 펼쳐져있네..보기플레어가 가장 즐겁고 환영받는 골퍼가 아닐까? 남은기간 여한없이 즐골하시고 건강한모습으로 귀국하게나

[양세용]

성프로~~~ 오랜만여 반갑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