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9일 오전 9시 40분에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 도착했다. 우리는 인천공항에서 오후 4시에 탑승하여 중국 공항에서 환승, 16시간 이상 비행했으니 성인들이야 견딜 수 있었지만, 어린 손주들이야 얼마나 힘들었을까. 공항에 도착하자 바로 한인 택시 기사가 우리 일행을 픽업해 준 것은 한 달 전에 출발한 사위와 딸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3대(三代) 세 가족 아홉 명이 호주에서 한 달간 살아보기 추억 여행을 시작했다. 아들은 직장에서 장기휴가를 할 수 없어 아쉽지만, 아들을 제외한 우리 가족 모두가 호주 생활이 오랫동안 기억되고 좋은 추억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멜버른은 지난 1월 정현과 로저 페더러의‘2018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으로 우리에게 테니스 붐을 일으켰던 곳이다. 정현이 2세트에서 부상으로 기권했지만, 그때의 중계상황은 지금도 정현 선수의 발바닥 상처의 아쉬움을 잊을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멜버른이라고 한다. 지난해까지 세계 140개 도시를 대상으로 평가 결과 7년 연속 1위로 선정됐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기관에서 평가했다. 전체 면적의 3분의 2가 공원으로 꾸며져 ‘정원의 도시’라 불린다.
멜버른은 호주라는 국가가 탄생한 해 1901년부터 1926년까지 행정수도였지만, 이후 캔버라로 옮겼다.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면적은 77배나 크지만, 인구는 우리의 50%인 2,500만 명 정도다. 그중에 멜버른과 시드니에서 약 1,300여 명이 살고 있다. 한국의 계절과는 정반대, 지금은 뜨거운 늦은 여름이다. 멜버른은 시드니와 더불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도시다. 멜버른은 문화도시, 시드니는 경제도시라고 부른다. 이곳은 다민족이 모여 사는 도시로 관광용 마차와 전철, 버스가 같은 도로를 이용하고 있는 것도 우리 사회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풍경이다. 오후 늦은 시간에 시내 중심가 마이어 백화점과 주립도서관을 구경했다. 시내 거리는 유럽에서 본 건물과 비슷하다. 백화점 주변은 한국의 명동 번화가처럼 복잡했다. 백화점에는 ‘이상한 나라 엘리스’ 동화에서 나온 주인공들이 입체화되어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은 특별이벤트가 있었지만, 별 관심 두지 않고 백화점을 나와 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은 소문대로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도서관 앞 잔디밭에서 책 읽는 사람도 있고 연인들의 속삭임도 보였다. 열람실로 들어가 보니 독서에 열중한 사람도 많지만, 옆 칸에는 장기나 체스가 갖춰져 놀이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휴식공간으로 느껴졌다. 이곳 도서관의 특별한 문화다. 빅토리아주의 진열품과 전시물, 미술작품이 걸려있는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6시에 문을 닫아 6층까지는 오르지 못했지만, 19세기 건물의 아름다움을 안내장으로 대신했다. 투어는 노면전차를 이용했다. 교통카드인 마이카드만 적절히 이용해도 교통비 절약은 물론 행복한 여행이 될 것 같다. 마이카드는 놀이터에 자유이용권과 비슷해서 전차와 버스, 기차를 아무리 많이 바꿔 타도 그날 하루는 추가 비용이 없다. 시내의 일정 지역은 무료 노면 전차를 이용할 수 있어 관광객에는 큰 혜택이다. |
첫댓글 임병량선생님 덕분에 호주 멜버른의 마이어백화점, 빅토리아 주립도서관과 또한 그 주변들을 잘 정리하신 글로 직접 관광하듯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임선생님 호주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