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일 오전 대전 대형 쇼핑센터에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대형화재`란 인명피해가 사망 5명 이상 또는 사상자 10명 이상 발생한 화재이거나, 재산피해가 50억원이상 추정되는 화재를 말한다. 최근 발생한 대형화재는 2021년 6월 경기도 이천시 물류센터 화재로 재산피해 4,743억원, 2020년 4월 경기도 이천시 창고시설 화재로 사망자 38명, 부상자 12명이 발생하였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12만 9520제곱미터의 대형 건축물로 지하 1층에서 화재가 시작되어 빠르게 확산되었고 사망자 모두 지하1층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하였다. 화재 발생시 지하층은 연기가 지상층에 비해 빠르게 축적되기 때문에 소화기 등으로 초기진압을 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지상으로 대피하여야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는 화재에 아주 취약한 장소이다.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인명피해도 많은 곳은 주거시설이다. 이는 건물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나와 우리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는 주거시설에서 화재를 예방하고 화재시 대피하는 요령은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더욱 화재에 취약한 공간은 밀폐된 장소, 특히 지하층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건물 지하층에서 쇼핑하고,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지하층의 비상구 위치 및 대피로 확인은 잘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가끔 언론을 통해 보고 듣는 화재 사고의 피해자가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순간 화재 피해의 두려움을 가지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만약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최소한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의 2021년 화재통계연감 자료에 따르면 화재발생건수는 36,267건이며 인명피해는 2,130명이다. 하루 평균 약 100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화재시 대피에 성공한 사람은 운이 좋고 대피하지 못하고 피해를 본 사람은 운이 없다고 말을 하곤 한다. 나의 삶과 죽음을 운에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로또 복권에 당첨되면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복권을 사지 않으면 운이 아무리 좋아도 당첨되지 않는다. 운을 얻기 위해서는 나름의 노력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200kg이 본인의 최고기록인 역도선수가 대회 당일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210kg을 들어서 우승하였다면 이 선수는 그날 210kg이 아닌 10kg 만큼의 운이 따랐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날 190kg을 들어 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10kg 만큼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200kg을 만들어 두어야 10kg의 운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행운을 얻기 위해서든 불운을 막기 위해서든 200kg을 들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 두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한 체력을 만들어 두려면 우리가 어떻게 노력하고 행동해야 할까. 첫 번째, 화재예방이다. 화재예방은 불안전한 상태를 제거하고 불안전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불안전한 상태는 화재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만들어낸 물리적 상태 또는 환경을 말한다. 불안전한 행동은 안전한 상태를 불안전한 상태로 바꾸어 놓는 행동 즉 화재발생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행동을 말한다. 화재 발화요인별 분석에 따르면 불안전한 행동에 의한 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전체 화재사고 대비 약 50%이다. 담배꽁초, 음식물 조리, 불장난, 용접 등 화기를 취급하거나 화기에 취약한 가연물이 있는 장소에서 특히 화재예방에 주의하여야 한다.
두 번째, 초기소화 및 신속한 대피이다.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초기소화, 신속한 화재전파와 대피이다. 화재 초기소화에 실패하면 어느 정도의 재산 및 인명피해가 따를 수 밖에 없다. 화재 시 연소가 확대되는 이유는 화재 인지를 늦게해서 초기소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초기소화에 성공하면 많은 사람들이 대피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무리한 화재진압 활동은 본인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대피로를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비상구 폐쇄, 피난 경로에 적치된 장애물, 복잡한 건물 구조 등으로 평소에 피난로를 확인해 두지 않으면 신속한 대피가 불가할 수 있다. 소화기 사용요령, 화재 대피방법 및 대피경로 확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많은 사람들은 인생을 살면서 행운을 찾아오기를 기대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크고 작은 행운이 있었을 것이고 앞으로 좀 더 큰 행운이 나에게 오기를 기대하며 살아가는 것은 분명 삶의 긍정적 요소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나에게 큰 불운이 없었던 것에 감사하면 살아가는 것이 더 큰 행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행운의 기쁨보다는 불운의 아픔이 없도록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