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대로,
MBTI의 이론적 토대는 칼 융의 성격유형입니다.
융은 사람들이 외부 세계를 접할 때 선호하는 방식이
① 대상을 자신의 주관대로 판단, 평가하는 방식과 (Judging)
② 대상을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방식 (Perceiving)
이 두 가지로 구분된다고 보았습니다.
이걸 쉽게 설명하자면,
세상을 바라보는 어떠한 관점,
즉, "프레임의 유무"에 따라서,
MBTI의 P-J가 구분된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이처럼 핵심기준은 주관적 잣대, 즉, 프레임의 유무가 되므로,
계획성이 있느냐의 여부는 P-J를 가르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
부차적인, 이차적인 이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J라도 계획성이 부족한 사람이 있고, P라도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거죠.
조금 더 구체적인 P-J 유형
대다수의 심리학자들은 BIG 5 성격유형을 사용합니다.
MBTI가 스테디셀러이긴 하지만,
신뢰도와 타당도의 문제로 인해, 학술적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죠.
하지만, 직관적으로는 매우 명쾌한 구분인 것이 사실이고,
이러한 MBTI를 BIG 5와 교차해보면, 더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해석들이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BIG 5의 성실성과 MBTI의 P-J를 교차해본다면 어떨까?
즉,
성실한 P와 게으른 P,
성실한 J와 게으른 J
이 네가지 유형으로 구체화시킨다면?
앞서 언급하였듯,
P-J에서 핵심 특질은 프레임의 유무입니다.
이를테면,
어떠한 사건을 접할 때,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인식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걸 주관적인 잣대로 평가, 판단하는 사람이 있어요.
J일수록 계획적인 경향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이미 확고한 기준, 주관, 신념, 즉 ,프레임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에 맞추어 일을 진행하려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극 J로 갈수록,
내 프레임에 알맞은 방향성 위주로 행동하기 때문에,
프레임에 맞는 행동들을 골라내는 과정 자체가 계획적인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죠.
반면, P는 딱히 프레임이란 게 없기 때문에,
매번 쌩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그대로 인식하게 됩니다.
프레임이 없으므로, 사전에 내 프레임에 맞춰 준비하는 과정 자체도 필요가 없죠.
하지만, 프레임이 있다고해서 모두가 다 그것에 충실한 것은 아닙니다.
프레임을 강화시키고 그것에 맞는 행동을 하는 일은 노력이 필요해요.
즉,
노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비록 프레임이 있는 J일지라도,
프레임에 맞춰 행동하려는 노력들,
이를테면 계획을 짜고 이를 클리어시키는 과정 자체를 딱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 귀찮으니까요.
어느정도 성실해야지만,
내 프레임에 맞춰 열심히 계획을 짜고, 그렇게 짠 계획을 클리어시키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것이죠.
반면,
프레임이 없더라도 원체 성실한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이루고자 하는 욕구와 행동력이 강하기 때문에
세세한 계획까지는 아니더라도,
행동의 효율성을 위하여 "대강의 큰 그림" 정도는 세우기 마련입니다.
여행으로 예를 들자면,
(고 성실 + 극 P) 조합은 더 많은 여행지를 돌아보기 위해서라도,
효율적인 동선이라는 큰 그림 정도는 미리 준비를 한다는 것이죠.
'리스본으로 in해서 동북 방향으로 쭉 올라가면서 프랑크푸르트 out하면 동선 낭비를 줄일 수 있겠군. '
성격의 세계는 항상 "가치중립적"이기 때문에,
프레임의 유무나 성실성 여부로 뭐가 더 좋네, 나쁘네를 가를 순 없습니다.
성실하다고 다 좋을까요?
성실한 사람들은 미래지향적인 반면, 현재를 노력과 고생으로 소모하기 쉽고,
불성실한 사람들은 현재를 즐기는 반면,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해지기 십상입니다.
프레임이 있으면, 그 주관에 맞게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반면 선입견의 늪에 빠지기 쉽고,
프레임이 없으면, 편견 없는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나,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이 약할 수도 있죠.
막상 여행을 갔을 때,
별 일 안하면서 "진짜 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저 성실 + 극 P) 조합입니다.
(고 성실 + 극 J) 조합이 봤을 땐,
와 여기까지 와서 저렇게 있으면 아깝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힐링의 개념이 그저 다른 것일 뿐이에요.
누구는 장소가 어디든지 더 편히 휴양을 하고 싶은 것이고,
누구는 장소가 어디든지 더 많이 경험을 하고 싶은 것이고.
적어도 놀자고 간 여행지에서만큼은,
원만한 여행을 위하여, 서로의 성격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애시당초 나와 니즈가 비슷한, 즉, 성격이 비슷한 사람과 같이 떠나거나 말이죠.
여행조차 이러할진데,
연애나 결혼처럼 초중요한 관계에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훨씬 더 중요해지겠죠?
나에 대해 아는 것이 결국 어떠한 상황에서도 내 인생의 웰빙을 지켜주게 될 것입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늘 좋은글 감사합니다 ^^
ĵ이고 여행도 계획을세웁니다..날짜별 시간별 이동시간..지도를 보며.. 그런데 계획은 계획일뿐 여행가서 일정을 바꾸기도하죠.. 전날갔던곳이 좋으면 더 다니고싶어 다음날 일정도 취소하죠.. 그런데 이런이야기를 하면 그것도 계획이다..란 말을 들어요 ㅋㅋㅋ
p여서그런지 대충 가는날 오는날 숙소정도만 미리잡고 가고 나머지 계획은 즉흥적인편입니다ㅋㅋ
마치 인바디같네요 ㅋㅋ 스테디셀러지만 학술적으로는 잘 사용하지않는..
오늘도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자신에 대한 인지는 참 중요한것 같다고 나이 들수록 느끼게 됩니다. 그렇다고 그것 또한 너무 맹신하면 자신을 프레임에 가두기 쉬운거 같아 조심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거 같아요.
제가 p성향이 나오는데, 처음 해외여행 갔을때 정말 계획을 엄청나게 짰었죠. 여기갔다가 여기가고, 여기가는데 몇분정도 걸리니까 여기는 몇분쯤에 도착할거고...
그런데 직접 가면 그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죠.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그냥 어디어디 가보고, 여기도 가보자 하는 정도만 정해놓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보자면 성실한 p인지 게으른 j인지 모르겠군요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