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팀 크리스는 청소년 시절부터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 그의 볼링에 숨겨진 비결을 알아본다.
1999년 PBA 내셔널 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한 팀 크리스(Tim Criss)는 PBA 동부지구 출신으로 청소년 볼러 시절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수이다. PBA 내셔널 투어로 무대를 옮기기 전, 이미 PBA 동부지구에서만 통산 9승을 거뒀고, 올해의 선수로도 한차례 선정된 바 있었으니, 그가 전국 무대에서도 모두 네 차례나 우승을 한 것이 이변이라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지난 20년 동안 수없이 많은 변화를 거듭해온 볼링 볼과 레인 표면에 어렵
지 않게 적응해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팀 크리스의 볼링 철학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것은 자신의 테크닉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테크닉을 고수하라
1978년 당시 14살 메릴랜드 주니어 볼러이던 크리스는 프로들의 경기를 구경하는 것을 좋아했다. 당시에는 마크 로스, 마샬 홀먼 등 파워 플레이어들이 주름잡던 시대였으므로 청소년 볼러들은 이런 선수들의 스타일을 따라하는 것이 대유행이었다. 파워 플레이어들은 팔목과 핸드 액션을 사용하여 매우 큰 훅을 구사할 수 있었다.
당시 크리스는 기본에 충실한 스타일로 투구가 비교적 스트레이트 라인을 그리며 백엔드에서 훅파워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볼러였던 크리스도 당시 유행이던 크랭커 스타일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팔목과 핸드 액션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아무래도 자연스럽지 못했고 또 볼을 너무 많이 꺾다 보니 정확성도 크게 떨어졌다.
자신의 신체 능력 한계내에서
바로 이 때 메릴랜드 벨 에어 볼링센터의 버니 스미스는 크리스에게 중요한 교훈을 일깨워주었다. 즉 자신의 신체 능력 한계 내에서 자신의 피지컬 게임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크리스는 이내 이 말이 진리임을 깨달았고 지금까지 그의 볼링 철학에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크리스는 어떻게 효과를 볼 수 있었을까?
그는 팔목 액션을 많이 사용하는 플레이를 하지 않는 대신에 레인의 여러 각도를 이용해서 플레이하면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크리스 반스, 피트 웨버, 스티브 호스킨스와 같이 팔목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소위 “메가 리스트(mega-wrist)” 플레이어들은 팔목 액션의 강약에 따라 다양한 각도를 창출할 수 있지만 크리스는 볼 스피드의 강약을 조절하고, 다양한 핸드 포지션을 이용해서 원하는 각도를 가져올 수 있었다.
볼 스피드로 레인에 적응
그 결과 크리스는 볼의 속도를 15마일에서 18마일 사이에서 일관성 있게 투구할 수 있었고 이는 다양한 레인 컨디션에서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무기가 되었다. 헤비 오일 컨디션에서는 볼 스피드를 줄여 볼이 레인을 일찍 움켜쥘 수 있도록 하고 드라이 컨디션에서는 볼 스피드를 증가시켰다.
이러한 스피드 조절은 핀 캐리 향상에도 많은 효과가 있다. 크리스는 릴리스 포인트에서 엄지의 위치를 바꾸는 핸드 포지션 조정을 통해 훅의 크기를 조정한다. 예를 들어 릴리스할 때 엄지를 10시 방향으로 하면 프런트 스키드가 길어져서 백엔드 피니시가 강해진다. 반대로 엄지를 12시 방향에 두면 손이 볼 뒤에 머무르므로 롤이 일찍 발생되어 소프트한 피니시를 가져올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 방법은 크리스에게 엄청난 성공을 가져다 주었다. 1998년 평균득점 2위 (1위는 월터 레이 윌리엄스), 상금 획득 1위, 볼링전문지 선정 올 아메리카에 2년 연속 선정 (1997년과 1998년)등 빛나는 성적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팀 크리스의 비결
크리스는 또한 본지 독자들을 위해 게임을 보다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비결도 특별히 공개했다. 다음은 오른손 볼러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1. 플레이하고자 하는 레인 지역을 골라 자신의 투구라인을 설정한다.
2. 2. 어프로치에서 자신의 스타팅 포지션에서 스탠스를 왼쪽으로 세쪽(보드 석 장)만큼 옮기고 타깃은 오른쪽으로 한쪽(보드 한 장)만큼 옮긴다. 옮긴 위치에서 볼 스피드를 비교적 느리게 투구한다. 볼이 포켓에 명중할 때까지 계속한다.
3. 그런 다음 원래의 어프로치와 타깃 위치로 되돌아간다. 이번에는 반대로 원래의 위치인 어프로치에서 발을 오른쪽으로 3쪽(보드 석 장)만큼 옮기고 타깃은 오른쪽으로 1쪽(보드 한 장) 옮기고 볼 스피드를 빠르게 하여 포켓에 명중할 때까지 반복한다.
이런 연습을 통해 독자들은 스피드 컨트롤에 새로운 안목이 생길 것이다.
크리스의 기법은 1998년 노스웨스트 클래식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이 대회는 사다리식 결승 대신에 총 득점을 기준으로 우승자를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크리스는 16게임이나 남겨놓고 있는데 레인컨디션의 변화로 훅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 마주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풋워크를 빠르게 해서 볼 스피드를 증가시키는 방법은 효과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릴리스 포인트에서 볼 스피드를 증가시키면 훅이 너무 일찍 발생할 것이고 이는 레인이 드라이해지면 치명적인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처음 몇 게임을 고전한 끝에 그는 ‘자신의 기술을 고수한다’는 기존 방식으로 되돌아왔다. 그래서 비교적 훅성이 약한 볼을 골라 어프로치에서 발을 오른쪽으로 옮겼다. 또 타깃도 레인 아래쪽으로 멀리 옮겨서 폴로스루를 보다 길게 가져갔다. 이런 조정을 통해 훅을 효과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었고 또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플레이 할 수 있는 지역을 찾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최종 8게임의 평균 245점, 매치 플레이 8승 무패의 기록을 세우며 통산 네 번째 PBA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