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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極團 '架橋' 第108回 定期公演作品(극단 '가교' 제108회 정기공연작품)
十二夜(십이야)
셰익스피어/作(작)
呂石基/譯(여석기/역)
모진주/演出(연출)
세종문화회관별관
1983.5.26-5.30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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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오시이노 (일리리아의 공작)-------
세바스챤 (봐이올라의 오빠)-------
앤토니오 (선장, 세바스챤의 친구)---
선장 (봐이올라의 친구)-----------
발렌타인 (오시이노 공작의 시종)----
코리오 써 토오비. 벨치 (올리비아의 삼촌)-----
써 앤드루. 에이규치크--------------
말보리오 (올리비아의 집사)--------
패이비언 (올리비아의 시종)--------
페리스테 (어릿광대, 올리비아의 하인)-----
올리비아 ------------------------
봐이올라 -----------------------
마리아 (올리비아의 시녀)---------
귀족, 신부, 선원, 관리, 악사, 하인등-----
장소
일리리아의 도시와 그 부근의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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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제1막
[장] (제1장, 공작의 저택 오시이노 공작, 큐리오, 귀족들 등장, 악사들이 대령하고 있다)
[공작] 음악이 사랑의 심정을 살찌게 해 주는 음식이라면, 어디 계속해다오, 실컷 귀로 들어 이
마음이 식상을 하면 사랑의 식성도 또한 식어 사라지고 말 것이 아니겠느냐, 그곡을 다시한번 들려
다오, 스러지는 듯한 그 가락, 마치 제비꽃 피는 둔덕 위에 산들바람이 몰래 꽃향기를 훔쳤다
돌려주었다 하며 볼때 들려 오는 은근한 소리같구나 아니 그만, 이젠 싫다 아까처럼 은근하지가 못해
아, 사랑의 심정아, 너는 어쩌면 그렇게도 재빠르고 싱싱하냐, 바다같이 도량이 넓어 무엇이건
받아들이면서, 그 가슴 속에 일단 들어가면 아무리 훌륭하고 값어치가 있어도 순신간에 값이 떨어지고
마는구나, 사랑의 심정, 얼마나 환상에 차 있기에 변덕이 그다지도 심한 것일까
[큐리오] 사냥을 가지 않으시렵니까?
[공작] 사냥? 뭣을?
[큐리오] 사슴(하아트) 이죠
[공작] 그것 같으면 벌써 하고있다. 내가 갖는 제일 고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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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슴(하아트) 말이야, 아, 나의 이 두 눈이 올리비아를 보았을때 첫눈에 천기의 독기가 온통가시는
것 같더니, 바로 그때부터야, 나는 가슴(하아트)으로 둔갑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는 이 애욕이 마치
사납고 잔인한 저 사냥개처럼 내 마음을 곧장 몰아 대고 있구나 (발렌타인 등장) 그래, 뭐라더냐,
그분은?
[발렌타인] 죄송합니다, 직접 뵈옵지를 못 하고 다만 시녀를 통하여 받은 회답, 이러하옵니다
아가씨께서는 칠년동안을 하늘에 까지도 얼굴을 가리실 결심, 나들이 하실때는 수녀처럼 얼굴을 베일로
가리시고, 거처하시는 방에다 매일 한 번은 짜디짠 눈물을 뿌려 놓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모두
돌아가신 오라버님에 대한 사랑의 애도, 슬픈 추억 속에 길이 간직하시기 위함이라 하옵니다.
[공작] 아, 오라버니에 대한 정리조차 이렇게도 깊이 마음의 부담으로 삼은 지극한 마음씨일진댄
애정이야 짐작 조차 할 수 있을까? 사랑의 신 큐피드의 황금의 화살이 그의 가슴을 찔러 모든 다른
감정을랑 죽여 버린다면, 간장이고 뇌수고 심장이고, 이 모든 옥좌란 옥좌를 모조리 사랑이란 하나의
임금님이 차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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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그이의 전부를 채워 버린다면, 자, 안내해다오, 아름다운 꽃밭으로. 꽃나무 그늘에 쉬어야만
사랑의 정은 두터워지느니라 (모두 퇴장)
[장] (제2장 해안 봐이올라, 선장, 선원들 등장.)
[봐이올라] 여기는 뭐라는 땅이에요?
[선장] 일리리아란 곳이요, 아가씨
[봐이올라] 일리리아같은 데 와서 어떡하자는 거죠? 오빠는 저승땅 엘리지엄으로 가 버렸는데 아니,
혹여나 물에 빠지지 않았는지 몰라,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네?
[선장] 아가씨가 살아 난 것만 해도 운이 좋았읍니다.
[봐이올라] 불쌍한 오빠! 혹 운이 좋아서 살았을지도 몰라요
[선장] 암, 그렇죠 운이 좋다면 걱정할 건 없죠 왠고하니 우리가 탄 배가 난파하고 난 다음
아가씨하고 그리고 같이 살아 난 몇 안되는 사람들이 떠내려 가는 보오트에 매달려 있을때 보니까,
오빠께서는 그 위험 가운데도 그야말로 용의주도 하게, -용기와 희망이 바로 그렇게 시켜 준 것이겠죠-
물 위를 떠내려가는 튼튼한 마스트에 몸을 잡아매고는, 돌고래 등에 업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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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온처럼 거친 파도를 타고 가고 있었지요 그렇게 떠내려가는 것을 이 눈으로 틀림없이 봤읍니다.
[봐이올라] 정말 반가운 소식, 고마와요 자, 이돈을. 제가 죽지 않고 살아 난 것을 보면 이제 하신
말씀, 오빠도 살아 있을는지 모른다는 든든한 마음의 다짐이 되여요 이 나라를 아세요?
[선장] 잘 알죠, 제가 나서 자라난 곳이 바로 여기서 세 시간도 가지 않는 데 있으니까요
[봐이올라] 이곳 영주는 어느분?
[선장] 가문이며 인품이 훌륭한 공작입니다.
[봐이올라] 그분의 이름은?
[선장] 오이시노
[봐이올라] 오이시노! 아버지 한테서 그분 이름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땐 독신이라고 들었는데
[선장] 지금도 그렇죠, 아니 최근까지는, 왠고 하니 제가 여기를 떠나온 지가 불과 한 달 전인데,
그때 한창 소문이 자자하기를- 거 다, 높은 분이 하시는 일을 아래서들 곧잘 떠들어 대지 않읍니까-
공작께서는 올리비아 아가씨에게 청혼을 하셨다던가 하더군요
[봐이올라] 그분은 어떤 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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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바로 한 일년 전에 돌아가신 어느 백작의 따님, 지덕이 겸비한 아가씨이죠, 백작께서는
돌아가실 때 이 따님의 후사를 아드님, 즉 이 아가씨의 오빠되시는 분에게 맡겨 두셨는데, 그 오빠
역시 뒤를 이어 돌아가셨죠, 그래서 그분을 생각한 나머지 이 아가씨는 남성과의 교제, 아니 만나는
것조차도 하지 않기로 맹세했다는 소문입니다.
[봐이올라] 아, 그런 분 같으면 제가 시중을 들 수 없을까요? 그래서 때가 닥쳐올때까지는 이몸을
숨겨 두어 신분을 감추고 싶어요
[선장] 그건 조금 힘들 겁니다. 어떠한 청도 듣지 않는 분이니까 공작님의 청조차도 듣지 않아요
[봐이올라] 선장님, 보아하니 좋은 분이라고 생각되어요, 하긴 세상에는 겉치레는 번지르르 해도
속이 썩어있는 경우가 자주 있지만, 당신은 뵈온 대로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마음 속에 가진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소청이 하나 있어요, 사례는 충분히 해 드리겠어요 제발 제 신분을 감춰 주시고,
마음먹은 바 있어 변장을 할테니 도움이 되어 주세요,저는 그 공작님께 수종을 드리고 싶어요, 저를
내시로 그분께 천거해 주시겠어요 그 수고는 저버리지 않겠어요 이래뵈도 노래를 부를 줄도 알고,
여러가지 음악으로 상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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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릴 수도 있으니 수종드릴 만하지 않겠어요? 그밖의 일은 그때그때를 봐서 해 내기로 하고요 다만
저의 이 생각을 남에게는 말하지 말아주세요
[선장] 그럽시다. 내시가 되시오, 나는 벙어리 역을 맡을테니 이 혀가 움직이거들랑 다시는 이놈의
가눈을 뜨지 못하게 해주시오
[봐이올라] 고마와요 자, 안내해 주세요(모두 퇴장)
[장] (제3장, 올리비아의 집, 써토오비, 벨치와 마리아 등장)
[토오비] 올리비아는 왜 저리지, 응? 밤낮 돌아가신 형님 생각 뿐이니 못써, 근심이 많으면 수명을
줄인단 말이야
[마리아] 써 토오비, 제발 밤에는 좀더 일찍 돌아오셔야 해요 질녀 되시지만 우리댁 아씨께서
오밤중에 귀택하신다고 아주 못마땅해 하세요
[토오비] 무슨 상관야, 난 말이야 마땅하니까 내버려 둬
[마리아] 그야 그렇겠죠, 하지만 점잖게 체모를 차릴 줄 아셔야 돼요
[토오비] 차리라고? 이렇게 차리고 다니는데 어떻다는 거야 약주 마시기에도 십분 알맞것다, 이
장화만해도 그렇지, 안그래? 어디 그렇지 않다는 놈이 있어봐, 제 구두끈에 목을 매어 뒈지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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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그렇게 약주를 숭늉다시듯 꿀꺽 꿀꺽 자시면 몸에 해로우세요, 어제도 아씨께서 그 말씀
하시던데, 그리고 언젠가 밤에 데리고 오셨죠, 아씨에게 청혼하겠다고, 데리고 오신 그 얼치기 나이트
말씀도 하셨어요
[토오비] 누구? 써 앤드루.에이규치크 말인가?
[마리아] 네, 그사람 말이예요
[토오비] 아, 이 일리리아 땅에서 누구 못지않은 대장분데 그래
[마리아] 그게 어떻단 말이예요?
[토오비] 일년 수입이 자그마치 삼천 더커트란 걸 알아 두란 말야
[마리아] 그럼 뭘해, 아무리 더커트가 많아도 그 돈 갖고서 일년을 지탱하지 못할걸, 세상에
바보천치에다 팔난봉인데
[토오비] 무슨 말씀, 알지도 못 하고서, 아 비올을 켤줄 모르니 세나라 네 나라 말을 한 자 틀리지
않고 훵하니 안단 말씀이야, 게다가 타고난 솜씨가 얼마나 좋은지 알아?
[마리아] 아무렴요, 타고난 분이죠, 바보에다 웬 싸움은 그렇게도 잘 한담, 그것도 겁장이라는
타고난 천질이 있으니까 싸운다고 우쭐대도 봉창이나 메우지, 그렇지 않아봐, 똑똑한 사람이 벌서
저승길의 천질이 있다고 그랬을 거예요,
[토오비] 천단에, 그따위 말을 하는 녀석은 남을 헐뜯는 악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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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누구야, 그런 입버릇을 하는 놈은?
[마리아] 그뿐인 줄 아세요? 당신과는 매일같이 어울려 다신다고 그러던데
[토오비] 질녀의 건강을 빌고 마시는 거야, 알았어? 내 목구멍에 길이 틔여있고, 이 일리리아 땅에
술이 딸리지 않는 동안은 질녀를 위해 마신다는 걸 알아 줘 그것도 못 하는 인간은 비겁자야 마음의
팽이처럼 머리가 핑핑 돌도록 마시지 않는 인간을 말이야, 자 이것봐 Castiliano vulgo(언짢은 얼굴을
치우라) 저기 써 앤드루, 에이쿠치크 아닌 에이큐패이스 선생이 오지 않아? (써 앤드루.에이큐치크
등장)
[앤드루] 써 토오비.벨치! 안녕하슈, 써 토오비.벨치?
[토오비] 여어, 써앤드루
[앤드루] 안녕하시우, 왈패 아가씨?
[마리아] 안녕하세요?
[토오비] 문안을, 써 앤드루, 문안을
[앤드루] 뭐유?
[토오비] 내 질녀의 시녀요
[앤드루] 문안 아가씨, 잘 부탁드리우
[마리아] 제 이름은 매여리예요
[앤드루] 그럼 매어리, 문안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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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비] 이보시오, 그게 아니라고 "문안"은 달이야, 대들어서 사랑해 주시오 하는거요
[앤드루] 지금 모두 있는데 못해, 그게 "문안"의 뜻이구먼
[마리아] 전 실례해요
[토오비] 이보시오, 써 앤드루, 지금 그냥 놓쳐 버리면 장부가 다시 칼을 빼기는 글렀다니까
[앤드루] 아가씨, 그렇게 놓치게 되면, 이거 장부가 다시 칼을 빼기는 글렀을 거 아니요, 댁에선
바보상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오?
[마리아] 바보고 뭐고 상대를 안해요
[앤드루] 그럼 상대를 해 주슈, 자, 악수요
[마리아] 그럼, 생각은 맘대로라니까, 그러니 그 손을랑 술통 있는 데 가져가세요, 술이라도 마시게
[앤드루] 이보시오, 그건 왜? 그건 무슨 비유야?
[마리아] 손에 물기가 없어서요
[앤드루] 그야 그럴 테지, 손이 물에 젖여 있도록 바보는 아니니까, 한데 그건 무슨 익살이오?
[마리아] 물기가 없는 익살이예요
[앤드루] 그런 게 한 아름이나 있어?
[마리아] 암요, 이 손가락 끝에 있어요 이것 보세요 하지만 이렇게 손을 놓으면 꺼리가 없어지고
말거든요(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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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비] 노령, 술이 모자라는군, 마구 당하고 말았어
[앤드루] 원 평생 처음인데, 술한테야 자주 당했지만, 어떨 때는 말이지, 나도 이거 보통사람
꾀밖에는 없구나 할 때가 있단 말이요, 쇠고기를 너무 많이 먹다보니까 그게 머리를 둔하게 하는
모양이지
[토오비] 그렇고말고
[앤드루] 그것을 알았으면 치워 버렷을걸, 써 토오비, 나는 내일 시골로 가겠소
[토오비] 아니 노형, 그건 Pourquoi(불어의 왜)?
[앤드루] Pourquoi란 뭐지? 하는거요, 안하는 거요? 잘못했다고 검술이니 댄스니 곰놀이를 하는 틈에
원, 어학이라도 해 둘것이었지, 학문이라도 해 두는 것이었어
[토오비] 그랬더면 하이칼라 머리도 됐을걸
[앤드루] 그러면 내 머리가 좋아졌을까?
[토오비] 그야 여부가 있을라고, 어디 타고날 적부터 고수머리야 있나
[앤드루] 어때 이만 하면 잘 어울리나?
[토오비] 훌륭하고말고, 꼭 실꾸리에 감긴 삼실 같군, 아낙네가 사타구니에 끼고 자아내면 잘
어울리겠는데
[앤드루] 정말 내일은 가야겠소, 노형의 질녀께서는 만나 주지도 않지, 난나 봤댔자 싫다 소리는
뻔할 것이고, 바로 가까운데 있는 공작이 청혼을 했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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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비] 공자은 싫다고, 저보다 웃사람하고는 결혼하지 않겠대, 신분이나 나이나 지혜가 말이야,
그렇게 장담하는 것을 내가 들었어요, 이봐 노형, 아직 댁이 있단 말이야 알았어?
[앤드루] 그럼 한 달 더 있어볼까, 난 말여, 정말 이상한 성미를 갖고 있어, 어떨 때는 가면 무용을
추거나 마셔라 놀아라로 정신이 없을 적이 있단 말이요
[토오비] 그런 멋진 솜씨가 있는 줄 몰랐는데
[앤드루] 이 일리리아에선 누구에게도 지지는 않을걸, 나보다 손윗사람은 빼놓고 말이요, 하긴
잘하는 인간보다야 아무래도 못하지
[토오비] 노형, 갤리야드 에선 뭣이 장기지?
[앤드루] 캐이퍼(높이 뛰기)를 할줄 알아
[토오비] 양이 뛰는 것 같겠군
[앤드루] 그리고 거꾸로 뛰기 춤도 여기서는 누구에게나 이길 것 같은데
[토오비] 그런 솜씨를 왜 숨겨 뒀지? 왜 감춰 뒀느냐 말이요 미스트레스 몰의 그림같이 먼지가
앉을까 염려했나? 아, 교회에 다닐 때도 갤리야드로 갔다가 코라토(뛰어가는 춤)로 돌아오면 딱좋지,
나같으면 틀림없이 지그(어릿광대 춤)식으로 걷겠어, 소변을 보는 땐 신 카패이스가 아니면 곤란해,
아니, 어쩌자는 거요? 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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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솜씨를 감추고 있을 세상이야? 노형의 다리가 근사하게 돼 있는 것을 보고, 이건 틀림없이
캘리야드의 별 아래 태어난 것이로구나 하고 생각했단 말이야
[앤드루] 다리야, 단단하고말고, 이렇게 누런 양말에는 환하게 어울리지, 어디 우리 한바탕 떠들어
볼까?
[토오비] 아무렴, 해야지 해야 해, 토 오려스 별 아래 태어난 우리들이 아니요
[앤드루] 토오러스! 그건 심장과 옆구리의 별이로군
[토오비] 아니야, 다리와 허벅지의 별이지, 자, 노형의 캐이퍼 춤을 구경합시다(써 앤드루 춤을
춘다) 핫, 하, 더 높이, 핫 하 하, 거 멋진데, 잘 해 (모두 퇴장)
[장] (제4장 공작의 저택 발렌타인과 남장한 봐이올라 등장,)
[발렌타인] 세사리오, 공작님의 총애가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자네는 출세할걸세 여기 온 지 사흘
밖에는 되지 않았지 그런데 벌써 얼굴이 익었단 말이거든.
[봐이올라] 공작님의 총애를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그분께서 마음이 잘 변하시거나 제가
태만해지거나, 그 어느 쪽을 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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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는 모양이군요 공작님께서 마음이 변하시는 분인가요?
[발렌타인] 아니, 절대로
[봐이올라] 감사합니다 저기 공작님게서 (공작, 큐리오, 하인들 등장)
[공작] 아니, 세사리오는 못 보았느냐?
[봐이올라] 여기 대령하였읍니다.
[공작] 너희들은 잠시 비켜다오, 세사리오, 너도 이제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네 마음의 비밀을
속속들이 다 들춰 봐 주었으니 그러니 네가 그분에게 가봐 다오 가서 거절이고 뭐고 없이 문앞에
버티고서서 뵙기 전에는 발에 뿌리가 박혀서 한걸음도 움직일 수 없다고 여쭈어라
[봐이올라] 하지만 그렇게 깊은 시름에 빠져 계시다고 하니, 만나뵙게 해 주실 것 같지 않습니다
[공작] 소득없이 돌아올 바에야 마구 소란이라도 떨어라 예의고 인사고 없다
[봐이올라] 만약 만나 뵐 수 있다면 그 때는 어떡할까요?
[공작] 아, 그때는 내 사랑의 진정을 털어놓고 이 가슴 속에 품은 뜻을 일일이 그이에게 호소하여
다오, 내 사랑의 고민을 대신해 주는데는 네가 안성마춤이다 점잔을 뺀 심부름꾼보다도 너같이
젊은사람 이야기를 그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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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잘 들어 줄것이다
[봐이올라]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공작] 아니, 틀림없다 대체 너를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사람은 너의 세상모르는
행복한 시절을 알아 보지 못한 사람이다. 다이아나의 입술도 네 입술 술만큼은 매끄럽고 볼그레하지는
못해 너의 그조그만 목청은 마치 처녀같이 쩡쩡 울리고 갈라지지 않은 소리를 내고 있다. 하나에서
열까지 여자를 닮았어 너는 천생 이 일에는 제격이다. 누구 사오 명 따라 가거라 아니 모두 가도 좋다
나는 어차피 곁에 아무도 없는 게 제일 편하니까 이번 일은 잘 해 다오 일이 성사만 되면 이 재산,
내것 네것 없이 마음대로 쓰게 하마
[봐이올라] 제 힘 닿는 대로 청혼해 보겠읍니다 (방백) 하지만 내겐 거역스런 노릇, 누구에게
청혼하든지 저이 아내가 되고픈 것은 이 나란 말이니까
[장] (제5장 올리비아의 집, 마리아와 어릿광대 등장)
[마리아] 안돼, 어딜 갔다왔는지 말해봐요, 말 않으면 어디 좋게 말씀드려 줄 줄 알아, 털끝하나
들어갈 만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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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안 열테니, 네가 집을 비웠으니 아씨께서는 너를 교수형에 처하실거야
[광대] 달아매 보시라지 잘만 달아매면 빛을 겁낼 필요가 없어
[마리아] 그건 또 무슨 뜻이니?
[광대] 원, 눈이 감기니까 덫이 보여야 겁이 나지
[마리아] 시시한 대답이군, 어디 "빛을 겁내지 않는다"는 속담의 뜻을 말해 주께
[광대] 무슨 뜻이요, 메어리 아주머니?
[마리아] 전쟁 때 생긴 말이야, 바보가 그런 말을 쓰다니 용감 무쌍 하구나
[광대] 흥, 지혜있는 자에게 지혜를 주시옵고, 바보에게는 재주를 쓰게 해 주시옵소서
[마리아] 어쨌든 너는 이렇게 집을 비웠으니 교수형 아니면 이댁에서 추방이야, 추방이면 너에겐
교수형이나 마찬가지지
[광대] 상관없어요, 목을 매어달린 덕분에 공처가를 면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하지만 쫓겨가는
것은 여름으로 해 줬으면 좋겠어
[마리아] 그럼 각오는 돼 있니?
[광대] 그렇지도 않아, 각오된 것은 두 가지 점이지
[마리아] 한 쪽 것이 못쓰게 되면 다른 것으로 걸어대고 두 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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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못쓰개 되면 바지가 흘러내린다는 거니?
[광대] 정통, 틀림없이 들어맞았어, 자, 가보슈 써 토오비가 약주만 안 자시면 당신이야 이 일리리아
땅에서 제일 똑똑한 아주머니가 되실텐데, 헷헤
[마리아] 닥쳐, 이 악당 쓸데없는 소리 좀 작작해 아씨께서 나오신다, 핑계를 똑똑하게 해두어(퇴장)
[광대] 지혜선생, 부탁이니 날 근사한 어릿광대 노릇을 시켜주게나, 지혜가 있다고생각하는 세상의
똑똑한 양반들이 바보인 경우가 더 많더군, 그렇다면 그놈이 틀림없이 없는 것으로 되어있는 이놈이
똑똑한 양반으로 통할는지 모르겠네 퀴나파루스 선생이 가라사대, "바보같은 똑똑이가 될 양이면
차라리 똑똑한 바보가 될지어다" (올리비아와 말보리오 등장) 아씨, 안녕하시옵니까?
[올리비아] 저 광대를 저리로 데려가거가
[광대] 아니 다들 뭣해, 아씨를 저리 데려가라는데
[올리비아] 이봐요, 너는 마른 광대가됐어, 이젠 소용없다 게다가 버릇까지 나빠졌단 말이야
[광대] 그 두 가지 힘이라면 아씨, 술과 조언으로 고칠 수 있읍니다. 첫째 마른 바보라니까 술을
주어보세요 생기가 돌 것이 아녜요 그리고 버릇이 나쁘다니까 그건 고치라고 하시면 돼요, 고치면
버릇이 바로 될것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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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요, 못 고치면 양복점에 시키면 될게고요, 대체 고친 옷이란 얼룩덜룩 바로 이 광대가 입는 옷이죠
미덕도 금이 간 것은 지은 죄로 얼룩덜룩이 되어있고, 죄도 고친 것은 미덕으로 얼룩덜룩이 된
것이지요 이 간단한 삼단논법이 도움이 되신다면 좋은 일이고, 안 되신다면 어떡합니까? 재앙처럼
마누라를 빼앗기는 사내 처지같은 것도 없거니와 꽃도 아름다울 때가 제일이 아니오니까? 아씨께서
광대를 저리 데려가라 하신다면, 왜들 가만있어, 아씨를 저리 데려가란 말이야
[올리비아] 너를 데리고 가라고 한거야
[광대] 하하하, 이건 이만저만한 실수가 아니시군, 아씨 속담에도 "승모가 어찌 곧 중을
뜻하겠느냐"고 하지 않습니까? 소인 비록 얼룩덜룩 옷을 입고 있다하나 머리속까지 얼룩덜룩은
아니올시다. 아씨 실렙니다만 제가 아씨를 바보라고 증명해 드릴까요?
[올리비아] 네가 할 수 있어?
[광대] 근사하게 해드리죠
[올리비아] 어디 해 봐
[광대] 우선 아씨에게 교리문답을 해야 합니다 귀여운 미덕 아가씨, 대답해 주세요
[올리비아] 그럼 어디 심심풀이로 네 증명하는 것이나 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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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 아씨여, 그대는 왜 슬퍼하는가?
[올리비아] 바보선생, 오빠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광대] 그분 영혼은 지옥에 있을 것이요, 아씨
[올리비아] 그이 영혼은 틀림없이 천당에 있어, 바보야
[광대] 그러니까 바보지, 아씨. 오빠의 영혼이 천당에 있다고 슬퍼하다니 말이요. - 제군들, 이
바보를저리 데리고 가시오
[올리비아] 말보리오, 어떻게 생각해요? 이 바보도 조금은 나아졌지?
[말보리오] 네, 그렇습죠, 아마 괴로움에 못 이겨 숨을 거둘때 까지 조금씩 나아질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서 노망해 가면 똑똑한 사람은 못쓰게 되여도 바보는 바보 행세를 더 하게 되는 법이니까요
[광대] 제발 이분에게 하루 바삐 노망이 찾아와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그 우열에 더 한층 빛이 나도록
바라나이다 이 바보가 아니라고는 두 푼을 건다 해도 장담하지 않을거요
[올리비아] 말보리오, 어디 대답해봐요
[말보리오] 이런 얼간망둥이 이야기를 좋아하시다니, 아씨 어이가 없소이다 엊그저께도 보니까
이녀석이 돌대가리 만큼의 분수도 없는 녀석에게 마구 당하는 것을 보았읍니다. 저것 보세요, 벌써
손을 들지 않았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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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께서 좋다고 웃으시거나 사정을 봐 주시니까 망정이지, 그렇지 않으면 입에 재갈이 물린 것이나
다름이 없는 놈입니다 정말이올씨다 이따위 어릿광대 녀석들을 좋아하고 가가대소 하는 똑똑한 분네는
그야말로 광대의 들러리밖에는 아니올시다
[올리비아] 말보리오, 그대는 저 잘난것이 병이 되어 있어요 그러니 무엇을 먹여도 구미가 돌 리가
없지 너그럽고 거리낌이 없고 마음이 딱딱하지 않은 사람은, 그대가 대포알이 라고 생각하는 것을
새총의 돌 정도로밖에는 대하지 않는단 말이에요 세상이 다 알고있는 어릿광대, 험구밖에는 입이
없는것 같아도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야, 마치 세상이 다 아는 점잖은 사람이란 남을 비난만 하는 것
같아도 험구를 하지 않는것과 같지
[광대] 자, 머큐리 신에게 거짓말솜씨를 타 오십시오 바보를 좋게 말씀하시니까(마리아 다시 등장)
[마리아] 아씨, 문앞에서 웬 젊은분이 만나뵙고 여쭐게 있다고 합니다
[올리비아] 오시이노 공작이 보낸 사람 아니야?
[마리아] 그건 모르겠어요 잘생긴 젊은 분인데, 수행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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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누구 나가서 응대하고 있느냐?
[마리아] 친척되시는 써 토오비께서 나가계십니다
[올리비아] 그이 같으면 들어오게 해줘, 도무지 정신나간 사람 같은 소리밖에는 모르는 분이니
안돼요 (마리아 퇴장) 말보리오, 가보오, 공작에게서 온 사람이라면 나는 아파 누웠다든가, 집에
없다든가, 뭣이든 좋도록 말해서 돌려보내 주어요(말보리오 퇴장) 자, 봤지 네 어릿광대도 이젠 낡아
버렷어, 모두 싫어하고있다
[광대] 아씨께서도 이 바보를 위해 변호가 많으십니다 마치 맏아드님께서 바보나 된 것처럼
말씀이예요, 하긴 아드님이라도 제발 머리가 제대로 박혀 주셔야죠 왜냐고요? 저기 친척분이 하나
오시는데요, 원 골통이 저렇게도 허약할 수 있읍니까? (써 토오비 등장)
[올리비아] 어머 또 취해 가지고! 문앞에 와있다는 사람은 누구예요?
[토오비] 신사야
[올리비아] 신사! 어떤 신사예요?
[토오비] 신사가 와서 말야- 제길 간청어가 얹혔군 야, 재디어떠냐, 바보!
[광대] 써 토오비 선생님
[올리비아] 아저씨, 어떻게 된 거예요? 원, 세상에, 아침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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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드레야
[토오비] 건달이라고? 건달이 어딨단 말야? 대문에 사람이 와있어
[올리비아] 그러니까 누구예요
[토오비] 그게 지옥의 마귀면 뭐래, 상관없어 나에게 신앙을 달라, 이말씀이야, 흥 아무려면
어때(퇴장)
[올리비아] 술주정배기는 뭣을 닮았지, 바보야?
[광대] 물에 빠져죽은 놈, 바보얼간이, 그리고 미친 놈을 닮았지, 얼근할때 한 잔만 넘여서면
바보얼간이가 되고, 두 잔을 넘어서면 미치광이, 석 잔이 넘으면 물귀신이 된단 말이요
[올리비아] 그럼 가서 검시관을 불러오렴, 그래서 아저씨를 검사해 보도록 해줘 벌써 석 잔을
넘어섰으니까 물귀신 아냐, 가서 돌봐 들려다오
[광대] 아씨, 아직은 미친 정도예요, 그러니까 바보얼간이가 미친 놈 봐주는 것이죠 (말보리오 다시
등장)
[말보리오] 아씨, 바깥에 와 있는 젊은이가 꼭 아씨를 만나뵙고 가야겠다는군요, 편찮으시다고
했더니, 그건 다 알고 왔으니까 뵈야겠다고 합니다. 지금 주무시고 계시다니까 그것도 다 알고 왔다,
그러니까 만나 봐야겠다고 합니다 뭐라고 말할까요? 아무리 거절을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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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이군요
[올리비아] 만나 뵙게는 못하겠다고 얘기해 줘요
[말보리오] 그렇게도 말했죠, 그랬더니 관청의 게시판처럼 버티고 서 있거나 걸상 다리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만나뵙지 않고는 못 가겠다고 합니다
[올리비아] 어떤 사람?
[말보리오] 보통 인간입죠
[올리비아] 거동은
[말보리오] 고약합니다, 어찌됐건 만나겠다는 거예요
[올리비아] 인품이며 나이는?
[말보리오] 글쎄, 어른이 되기에는 나이가 모자라고, 아이라고 할만큼 어리지는 않고요, 깍지가
떨어지기 전의 완두콩, 붉은빛이 날락말락한 푸른 능금이라고할까요 어른과 아이 사이의 어중간한
정도올시다. 얼굴은 아주 잘생겼고 입도 곧잘 놀립니다 어머니 젖을 떨어져 나왔을까 말까 하군요
[올리비아] 이리로 오라고 해 줘요 그리고 시녀를 불러주어요
[말보리오] 이보, 아씨께서 부르시오 (마리아 다시 등장)
[올리비아] 내 베일을 줘, 자, 얼굴을 덮어줘요 오시이노의 심부름꾼을 한 번 더 만나겠어 (봐이올라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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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이올라] 이댁의 아씨께서는 어느 분이신지?
[올리비아] 나에게 말해 주오, 대신 대답을 해줄테니, 소관은?
[봐이올라] 더없이 빛나고 아리땁고 비할 나위없는 분-간청입니다, 당신께서 바로 이댁의
아씨옵신지? 저는 한 번도 뵈온 적이 없어서요 모처럼 대사를 헛되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멋지게
만들기도 했지만 외는데 아주 힘이 들었으니까요 숙녀 여러분, 저를 너무 멸시해 주지 마십시오 저는
조금만 쌀쌀한 대접을 받아도 풀이 죽어버리고 맙니다
[올리비아] 어디서 오셨소?
[봐이올라] 저는 배워 가지고 온것 이외는 통 말을 할 줄 모릅니다 그 질문도 제가 맡은 역에는
없읍니다. 얌전한 분, 당신께서 이댁의 아씨인지 확인을 해 주시오, 그래야 제가 대사를 계속할 수
있겠읍니다
[올리비아] 당신은 배우?
[봐이올라] 아니올시다, 아주 깊이 보시기는 하셨읍니다만, 욕실은 각오를 하고 말씀드리자면, 저는
결코 이 역을 맡아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댁의 아씨이십니까?
[올리비아] 그래요, 내가 내자신을 앗아가는게 아니라면
[봐이올라] 아닙니다. 틀림없는 아씨이시라면 당신 자신을 앗아가고 계십니다 왠고하니 당신께사는
응당 인도하셔야 할 것을 여태껏 보류하고 계십니다 실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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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제가 맡은 분 부 밖의 일이올시다. 대사를 계속하겠읍니다 우선 아씨를 찬양한 다음 진짜
용건을 알려 드릴까 합니다
[올리비아] 빨리 요점을 말해요, 그 칭찬인가는 면제해 드릴테니
[봐이올라] 야단났군요, 그걸 익히는데 얼마나 힘이 들었는데요 게다가 매우 시적이고요
[올리비아] 그러면 더욱 더 조작일 테니 제발 집어치워 당신은 문간에서 건방지게 굴었다더군, 그래
여기 부르게 된 것도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체 어떤 인간인지 보기 위한 것이예요 정신이
돌지 않았거든 빨리 돌아가요, 멀쩡한 사람이거들랑 간단히 하고 나는 그따위 대중도 없는 말 상대를
할 만큼 정신이 이상해지지는 않았으니까
[마리아] 자, 닻을 올려 보시지, 빗길은 저쪽이예요
[봐이올라] 천만에, 청소부 선원, 나는 여기 좀더 정박하고 있어야겠어, 아씨 저 대형 숙녀의 입을
좀 봉쇄해 주실 수 없을까요?
[올리비아] 자, 마음에 있는 것을 빨리 말해봐요
[봐이올라] 저는 한갓 심부름꾼이올시다
[올리비아] 틀림없이 흉측한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지. 인삿말의 범절이 그렇게 무시무시한 것을
보니까 맡아온 용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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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이야기 해봐 어서
[봐이올라] 당신에게만 말씀 올려야 할 이야기올시다. 본인은 선전포고를 위해서가 아니고, 하물며
항복을 재촉하기 위해 온것도 아닙니다. 손에는 올리이브가지를 쥐고 말씀의 내용이야 중요하지만
더없이 평화로운 것이올시다
[올리비아] 하지만 시자은 난폭했어요, 당신은 대체 누구? 어떻게 해 달라는 거예요?
[봐이올라] 제게 무례한 언동이 있었다면 그것은 제가 댁에서 받은 대접에서 배운 것이올시다. 제가
누구며 무엇을 바라는가 그것은 처녀의 정조만큼 남에게 내보일 수 없는 것이요, 당신의 귀에 들려
드리면 신성하지만, 다른 사람 귀에 들어가면 모독이 되는 것이올시다
[올리비아] 모두들 자리를 비켜다오, 어디 신성한 말씀인가 하는것을 들어 보자꾸나(마리아 기타
퇴장) 자, 그 보문은?
[봐이올라] 아리따운 임이시여---
[올리비아] 반가운 교리로군, 얼마든지 늘일 수 있겠니 보문은?
[봐이올라] 오시이노의 가슴 속예요
[올리비아] 그분 가슴 속에! 그 가슴 속 어느 장에?
[봐이올라] 방식대로 말씀드리자면 그분 가슴의 제일장이에요
[올리비아] 아, 그것 같으면 벌써 읽어봤어, 이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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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는 없어?
[봐이올라] 아씨, 얼굴을 보여주세요
[올리비아] 네 얼굴과 교섭새 보라는 분부를 받고 오셨나? 본문에서 벗어났군, 하지만 커틴을 당겨서
이 화상을 보여 드리지, 자 보아요(베일을 벗는다) 지금 현재로 이정도. 어때, 괜찮게 돼 있어?
[봐이올라] 굉장한 솜씨올시다. 하나님이 만드신 그대로라면
[올리비아] 바래지 않게 물들여 놓았으니 비바람에도 견대낼걸
[봐이올라] 진정 붉음과 흰빛깔이 색조를 맞춰 놓은 아리따움, 과연 조화의 묘수라 하지 않을 수
없소이다. 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무덤까지 이끌 고 가, 이 세상에 한 장도 사본을 남겨 놓으시지
않으신다면, 아씨, 당신께서는 천하에 둘도 없는 잔인한 분이올시다
[올리비아] 천만에, 그런 매정한 짓은 하지않아요 나의 아름다움 그 여러가지를 표로 만들어 남겨
두겠어, 한점 빠짐없이 명세서를 작정하여 유언장에다 부전처럼 달아 놓을테야요 이렇게 말이야-일,
입술, 상당히 붉은편, 두 개, 일, 회색의 눈 두개, 단 눈까풀도 껴서 일, 목 한 개, 턱 한개, 당신도
나를 치켜올릴 심부름으로 왔어?
[봐이올라] 이제야 알았읍니다 당신께서는 너무 도도하시군요 하긴 당신이 비록 지옥의 마귀라
하더라도 아름다운 것만은 틀림없죠 저의 주인께서는 사랑하고 계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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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한 사랑, 당신께서 천하에 견줄 바 없는 미인이시라도, 가까스로라도 갚을 수 있을 정도가 될까요?
[올리비아] 어떻게 사랑하고 계시기에?
[봐이올라] 사랑이라기보다는 숭앙이라 할까요? 눈물은 비오듯 안타까와 짓는 그 신음, 라리
우룃소리라고나 할까요 탄식은 불이 붙여 있는 듯합니다
[올리비아] 공작님께서는 내 마음을 이미 알고 계실거야, 나는 그분을 사랑할 수 없어요 물론
그분께선 덕이 높으시고 훌륭하셔, 영토도 많고 깨끗하고 탓할 데 없는 젊은 분으로 알고 있어요
세상의 평판도 좋고, 활발한 성미며 겸비한 학식, 용기, 체격이나 자태의 아름다움을 지닌 분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분을 사랑할 순 없어, 이 대답은 벌써 알고 계실줄로 아는데?
[봐이올라] 만약 제가 당신을 사랑하여 저의 주인만큼 열정을 쏟고 고민하고 생사를 가릴 줄 모를
만큼 된다면 어찌 거절의 말이 귓전에 올려 올수 있겠읍니까, 아마 무슨 소리인지조차 알아들으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올리비아] 그럼 어떡한단 말예요?
[봐이올라] 댁의 문전에다 버드나무 가지로 엮은 오두막집을 지어 놓고 댁 안에 있는 제 영혼에
호소를 할 것입니다 버림받은 사랑의 가실 줄 모르는 슬픔을 가사로 지어, 그것을 오밤중에도 소리내어
노래 할것이요, 산울림이 되어오는 사랑의 메를 향해 당신의 이름을 외쳐 부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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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알대는 하늘의 대지를 흔들어 "올리비아"라고 메아리쳐 오게 할 것입니다 그렇죠, 이몸을 측은히
여겨 주시지 않는 동안은 이 천지간에 한시라도 편히 쉬게 해 드리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올리비아] 그럼 큰일나게요, 당신은 어떤 신분의 시람?
[봐이올라] 지금 신문보다는 높은 인간, 하지만 현재 처지도 나쁘지는 않죠, 근본은 신사입니다
[올리비아] 가서 주인께 전해줘요, 나는 그분을 사랑할 수 없다고, 사람도 다신 보내시질 말라고,
다만 말예요 혹 당신이 여기 와 준다면 이 대답을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 알려주러 온다면, 그건
별문제예요 그럼 안녕, 수고했어요, 자 이돈을 받아두세요
[봐이올라] 저는 품삯 받고 심부름 온 것이 아닙니다 그 지갑은 넣어두세요, 정말 갚아 주셔야 할
분은 저의 주인이지 저는 아니올시다. 이렇게 빌겠읍니다 앞으로 당신께서 사랑을 하실 때에는 사랑의
신이 상대방의 가슴을 제발 차돌같이 만들어 주시기를! 그리고 당신께서 저의 주인 마음같이
불타올라도 제발 무참하게 버림을 받으시기를! 안녕히 계십시오, 아름답고 가혹한 분 (퇴장)
[올리비아] 당신은 어떤 신분의 사람? 지금 신분보다는 높은 인간, 하지만 현제 처지도 나쁘지는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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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은 신사입니다 틀림없이 그럴거야, 그 구변, 그 얼굴, 그 체격, 거동, 마음씨가 하나 빠짐없이
이만저만 지체가 있는 집안의 사람이 아닌걸, 안돼요 조급하게 굴어서는 안돼, 주인과 하인이 자리가
바뀌지 않고서는 난데없이 상삿병에 걸리다니, 아마 그 젊은이의 아름다운 모습이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이 다음속에 숨어 들어온 모양이지, 도리없이 될 대로밖엔- 이봐요, 말보리오 (말보리오 다시
등장)
[말보리오] 부르셨읍니까?
[올리비아] 아까 그 건방진 심부름꾼, 공작의 심부름꾼 말에요 그 뒤를 똬아가요, 내겐 물어보지도
않고서 이 지환을 둬 두고 갔어, 가서 이런 것을 받지 않는다고 말해줘요 그리고 주인에게 가서
쓸데없는 안심을 시키거나 괜스런 희망을 갖게 하질 말라고 다짐해 줘요 나는 그이가 싫으니까 그리고
젊은사람이 내일 여기오는 일이 있으면 내가 그 이유를 대주겠다고 말해줘요 자, 빨리 가봐요 말보리오
[말보리오] 네, 분부대로 (퇴장)
[올리비아] 내가 제정신이 아니지, 겁이 나요 이 눈이 난데없이 끌려가 내 마음으로도 걷잡을 수
없게 될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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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여, 위력을 보여주세요 인간이란 정말 제 마음대로 되는것이 아니예요 인연인 걸 어찌할 수
있겠어, 되는 대로 맡겨둘밖엔 (퇴장)
[막] 제2막
[장] (제1장 해변, 앤토니오와 세바스챤 등장)
[앤토니오] 더 이상 머무르시지 않겠다는 말씀이오? 또 제가 같이 따라가는 것도 원치 않으시고?
[세바스챤] 네, 용서하십시오, 나에겐 불길한 운성이 따라다니니까 그게 당신의 운명마저도 상스럽지
못하게 좌우하게 될는지 모릅니다. 그러니 여기서 작별을 드리겠소 내 불행은 나 혼자 감당하게 해
주십시오 조금이라도 당신께 누를 끼치는 일이 있다면 모처럼의 호의에 보답의 도리가 아닐 것입니다
[앤토니오] 어디로 가실 것인가만 제게 알려 주십시오
[세바스챤] 아니, 안됩니다 내가 떠나는 길은 정처없는 방랑의 길이요, 그렇지만 보아하니 당신께선
온후하기 짝이 없는분 이시라, 내가 감춰두고 싶은 일을 구태여 캐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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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않으실 거예요 그러니 예의상 차라리 똑똑하게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되는구료, 앤토니오씨,
내 이름을 로더리고라고 했읍니다만 사실은 세바스챤이요, 아버지는 데싸린의 세바스챤, 아마 들어서
아실겁니다. 그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 뒤에 남은 것이 나와 누이동생, 하나. 같은 시각에 난
쌍동이올시다 바랄 수만 있다면 죽기도 같은 시각에 했으면 오죽이나 좋았겠읍니까, 하나 당신께서
그것을 변해 놓으셨죠 당신이 나를 거친 파도에서 건져내주신 바로 그 시각에 누이는 물에 빠져 죽어
버렸답니다.
[앤토니오] 아, 딱도 하지
[세바스챤] 나와 많이 닮았다고는 했죠만, 누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미인이라는 소문을 들었죠,
세상에서들 칭찬해 주시는 것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습니다만, 이것만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누이는 아무리 시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도 아름답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마음씨를 지니고
있었읍니다 그 누이가 이제는 바닷물속에 빠져죽고 말았읍니다 그것을 생각할수록 이눈물로 또 한번
누이를 물 속에 빠뜨리게 하는 것 같구료
[앤토니오] 대접이 소홀해서 실례가 많았읍니다
[세바스챤] 천만의 말씀, 앤토니오씨, 폐를 끼친 것을 용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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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오
[앤토니오] 제 호의를 죽음으로 갚아주지 않으실 양이면, 저를 꼭 모시게 해 주십시오
[세바스챤] 모처럼 도와주신 일을 헛되게 하지 않으실 양이면, 즉, 한 번 살려 주신 인간을 다시
죽이지 않으실 양이면, 그런 생각을랑 먹지도 마십시오, 그럼 곧 실례합니다. 아직도 이 가슴이
벅찹니다. 어머니 마음처럼 연약해져서, 조금만 어떻게 되어도 눈물이 앞장서서 이야기할 것 같군요
저는 오시이노 공작 저택으로 갈 작정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퇴장)
[앤토니오] 제신의 가호가 있으시기를--- 오시이노 저택에는 내 적이 많이 있지. 그렇지만 않으면야
곧 뒤따라 가겠는데. 아니다, 천하없는 일이 생기더라도 내가 아끼는 그대이니, 그까짓 위험쯤은
장난거리 이상의 뭣이겠느냐? 그렇다, 가자 (퇴장)
[페이지] 가-001,, 0A0010
[장] 제2장 거리
(봐이올라, 뒤따라 말보리오 등장)
[말보리오] 방금 올리비아 아씨 댁에 왔던 분이 아니요?
[봐이올라] 네, 그렇습니다. 부지런히 걸어서 여기까지 왔죠
[말보리오] 아씨께서 이 지환을 돌려 드리라는 것이요. 아까 가지고 가었더라면 내 이런 수고를 덜
텐데. 그리 아씨 분부가 이후 절대 공작님의 청은 받지 않을테니 그렇게 어김없이 전하라는 말씀이요,
또 하나 댁의 주인님 건으로는 두번 다시 찾아올 생각은 말되, 그분께서 이 대답을 어떻게 받으시는지
그 보고를 위해 온다면 상관 없다는 말씀이오 자, 이것은 받으시오.
[봐이올라] 그 지환은 일단 받으신 거요. 제가 가져갈 순 없어.
[말보리오] 왜 이러시오, 버릇없이 아씨에게 이것을 던져놓고 갔지. 그러니까 꼭 그렇게 돌려주라는
말씀이야 몸을 굽히고서라도 주울 만한 값어치가 있다면, 어디 거기 눈앞에 있어. 그게 싫거든
누구든지 주워가라지. (퇴장)
[봐이올라] 지환을 두고 가다니, 이상해, 이게 무슨 뜻일까?
[페이지] 가-002,, 0A0020
내 외모가 그이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면 이것 큰일인데. 하긴 내 얼굴만 곧장 보시고 계시더라니
보는데 하도 정신이 빠져서 혀가 제대로 돌지 않으시듯 얼빠진 사람같이 말씀도 토막이 나셨으니까.
틀림없이 나를 좋아하시는가봐. 사랑의 계교로 이런 버릇없는 심부름꾼을 시켜 나를 유인하시겠다는
수작이지. 공작님의 지환을 안 받겠다고, 드린것도 없는 지환을 말이야. 내가 곧장 상대가 되어
버렸어. 그렇다면-틀림없지-가련한 아씨, 차라리 꿈을 사랑하시는 게 나아요 변장이란 고얀 짓이지.
간계를 일삼는 인간의 적들이 멋대로 일을 꾸미니 말이야. 겉은 말짱하되 가슴이 시커먼 사나이가
여인의 밀초같은 마음에 그 모습을 찍어서야 아로새겨 놓는 것쯤 문제도 아니지. 아, 탓은 우리들
자신에게 있는 것은 아니야. 타고난거야 어떻게 고칠수가 있어, 내버려둘 수 밖에 대체 이 일이 어떻게
되어 간담, 주인은 저 아저씨를 죽어라 사랑하시고, 이렇게 이상야릇한 차림을 한 나는 못지않게
주인을 좋아하고 그 아씨는 잘못 알아서 이 나에게 반하셨으니. 장차 어떻게 될것인고? 지금은 남자가
되어 있으니 아무리
[페이지] 가-003,, 0A0030
해도 주인의 사랑을 얻기는 가망 밖이고, 사실은 여자니- 아, 어떡한담!- 가련하게도 올리비아 았니느
쓸데없는 한숨만 짓게 될 것 아냐. 아, (시간) 아, 이 해결은 네가 해 줘야겠어. 얽히고 설켜서난 좀체
풀 수 있을 것 같지 않구나.
[장] 제3장 올리비아의 집
(써 토오비와 써 앤드루 등장)
[토오비] 자, 이쪽으로, 써 앤드루. 자정이 넘도록 자리에 안 들었으니 이는 곧 일찍 기상한 것이나
다름없군(조기자는 장수 하나니라) 노형도 알걸.
[앤드루] 아니 천만에. 몰라. 밤 늦게까지 자지않고 있으면 그거야 늦게까지 자지 않고 있는 것
아니야?
[토오비] 결론이 틀렸어요. 그런 이치는 말야. 텅 빈 술병 같아서 싫단 말씀이야. 자정이 지나서까지
있다가 자리에 들면 이른편이지. 그러니까 자정이 지나서 자리에 들면 아침 일찌기 자리에 드는 것
아니겠나? 대저 우리의 생명이란 지.수.화.풍, 이 네 가지 원소로 되어 있나니라.
[앤드루] 음, 그렇다는구먼. 하지만 내 생각으론 먹고 마시는것으로 되어 있는 것 같은데.
[페이지] 가-004,, 0A0040
[토오비] 암, 노형은 학자야. 하니까 어디 먹고 마시고 해 봅시다.-여,마리아 군, 술이다, 술.
(광대,등장)
[앤드루] 저기 바보가 오네.
[광대] 여, 두분 선생들께서는 (우리들 세 사람) 이란 그림을 못 보셨소?
[토오비] 바보, 잘 왔다. 우리 돌림노래나 하자꾸나.
[앤드루] 정말이지 이 바보는 목청이 좋더라. 사십 실링을 네던져도 좋으니 저 바보같은 다리와
근사한 목청을 갖고 싶단 말이야. 너 정말 간밤에는 젓 멋지게 익살을 부리더구나. 그 "피그로미터스"
이야기니, 베이피아 사람이 퀘버스의 적도를 지나간 이야기니 말이야. 재미가 그만이더라니까. 네 색시
한테 전하라고 육 펜스를 보냈는데 받았나?
[광대] 댁의 약소한 호의는 소인이 착복 해 버렸소이다. 말보리오의 코는 회초리 손잡이가 아니요,
우리 아가씬 손길이 희고 머미든 관은 선술집이 아니란 말씀이외다.
[앤드루] 음 멋들어지군! 최고의 익살이야. 요컨대, 자, 노래다. 노래.
[토오비] 자, 해라, 엥다. 육 펜스. 어디 들어 보라꾸나
[앤드루] 자, 나도 육 펜스 한푼 주께, 점잖은 체면에 한 사
[페이지] 가-005,, 0A0050
람이 주는데---
[광대] 어디 수심가를 할깝쇼? 수신 창가를 할깝쇼?
[토오미] 수심가가 좋구나.
[앤드루] 그렇고말고. 수심을 어디다써.
[광대] (노래한다)
[노래시작]
여보소 정든 임아, 나를 두고 어딜 가요? 가는 걸음 멈추고 이 내 말씀 들어 보소. 높고 낮은
가락쯤은 멋대로 부를테니 그 걸음 멈춰 주소, 이 내 임 정든 임요. 나그네길 가고 보면 정든 임과
상봉해요 이걸 누가 모르겠소, 바보천지 아니담엔.
[노래끝]
[앤드루] 그 멋지군. 잘해요
[토오비] 잘해, 잘하고말고.
[광대]
[노래시작]
사랑이 뭣이라고 물어 무삼 하오리까, 만날때 웃고지나 즐거우면 그만일세. 내일 일 누구 알며 알아
무슨 소용인고. 여보소, 어물어물은 아무 소득 없소이다. 자아, 자 입맞춰요. 이팔청춘 다하도록.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
[노래끝]
[앤드루] 음, 그 목청이 달콤하기 흡하 꿀 같구나.
[토오비] 곁에 친구가 있으면 전염할 정도렷다.
[앤드루] 달콤하고 전염할 것이야, 정말.
[토오비] 코로 들으면 전염해서 냄새가 그만이지. 어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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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하늘의 별들이 춤추게 해 볼까! 돌림노래로 밤 부엉이 눈을 일깨워 볼까, 직공의 영혼을 호려서
그 눈을 세개나 꺼내 보도록 해 볼까 어때, 해 보지 않으려나?
[앤드루] 여부가 없지, 하자. 돌림노래라면 그만이란 말야.
[광대] 아무렴요, 그만 해 둬야 돌리죠
[앤드루] 그렇고말고. 노래 돌림자는 "이 고얀놈"으로 할까?
[광대] "입을 닥쳐라 이 고얀놈"나리, 이렇게 말씀이죠? 그러면 아무래도 나릴 고얀놈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는뎁쇼.
[앤드루] 나를 고얀놈으로 부르는 건 네가 처음이 아니다. 자, 시작해라 바보. 자아, "입을 닥쳐라"
[광대] 입을 닥치라시면 어떻게 시작해?
[앤드루] 헛, 말 잘한다. 자, 시작 (세 사람, 돌림노래를 시작한다. 마리아 등장)
[마리아] 아니 이건 또 무슨 소동이람. 보세요, 이제 틀림없어요 아씨께서 집사인 말보리오를
부르셔서 당신들을 모두 바깥으로 쫓아내게 하실테니.
[토오비] 아씨는 되놈이고, 우리는 일급 인사들이고, 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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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는 똥강아지다. "우리들 세사람은 유쾌한 세사람"나는 이래뵈도 동족이란 말씀야. 서로 피가
통했어. 아씨? 애씨오씨라고 그래라.(노래한다) 일찌기 바비론에 사나이 있었도다. 이씨요.
[광대] 허허어! 나리께서 익살이 그만이시군.
[앤드루] 그렇지, 마음만 내키면 그저 그만이지. 나도 그래 솜씨는 저사람이 낫지만 그 대신 나는 더
자연스럽게 한단 말야.
[토오비] (노래한다) 때는 마침 동지섣달 열 이틀이라---
[마리아] 제발, 쉿! (말보리오 등장)
[말보리오] 여러분, 정신이 도셨소? 대체 어떻게 된 거요? 이 오밤중에 땜쟁이처럼 떠들어 대다니,
제정신이고 체면이고 염치고 없는 분들 아니요? 아니, 아씨의 댁을 선술집으로 만들작정이시오? 구두
닦기 아이들의 돌림노래로 개소리 닭소리를 고래 고래 지르고 있다니. 장소고 처지고 때고 도시 염두에
안 두시는 것이요?
[토오비] 때를 염두에 안 둬? 그것도 못 맞추면 어떻게 돌려 가면서 노래를 부르겠나 제기랄!
[말보리오] 써 토오비, 털어놓고 말씀드려야겠소. 아씨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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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시고 전하라는 말씀인데, 친척이 되시니까 댁에 모셔 놓기는 하겠지만, 그 난잡한 행동까지
책임지시는 않으시겠다고요. 그러니까 앞으로 그 대중없는 행실을 삼가 주시다면 기꺼이 모실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실례지만 이댁을 나가 주시도록. 그때는 서슴지 않고 작별을 하시겠다는 말씀이올씨다.
[토오비] 정든임아, 작별일세, 너를 두고 나는 간다.
[마리아] 아니 왜 이러세요 써 토오비.
[광대] "눈을 보면 알수 있지, 남은 날이 며칠 없네."
[말보리오] 이건 정말 너무해
[토오비] "하지만 죽지 않아."
[광대] 거짓말. 저렇게 뻗었으니 죽은 거나 일반이지.
[말보리오] 잘들 한다. 잘들 해.
[토오비] "저 임을 작별하여 버릴까보다"
[광대] "작별하고 뒷일을 어떻게 한담?"
[토오비] 작별해 보내 놓고 용서를 말까보다"
[광대] "아니, 아니, 아니, 그건 안돼요"
[토오비] 이 바보야, 가락이 안 맞아, 거짓말은 작작 해 둬 넌 뭐야? 집사 따위가. 네가 품행
방정하다고 과자와 술을 금하겠단 말씀야?
[광대] 옳소! 앤 성녀도 아사이다! 그리고 입안에 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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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을 물고 있게 해야 해.
[토오비] 네 말이 옳다.- 가서 그 금 줄이나 빵가루로 닦으시지 그래.- 마리아, 술이다, 술.
[말보리오] 메어리 아가씨, 아씨의 총애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요령이 아니라면, 이런 버릇없는
짓을 곁에서 도와주지 않는 게 좋을 것이요. 어디 보시오. 틀림없이 아씨 귀에 들어갈 터이니. (퇴장)
[마리아] 흥, 가서 나귀처럼 귀나 흔들어 보시라지.
[앤드루] 저녀석에 결투를 걸어놓고 일부러 약속을 안 지켜서 희롱을 하면 재미있겠는데 시장기에 한
잔 걸치는 맛 못 하지 않을걸.
[토오비] 그래, 해봐, 내가 결툿장을 써 줄테니. 아니면 노형이 분격하고 있다고 내가 구두로 전해
줘도 좋지.
[마리아] 써 토오비, 제발 오늘은 참으세요. 오늘 공작댁의 젊은이가 왔다 간 다음으로, 아씨께서는
안절부절 못 하세요. 말보리오씨 일은 제게 맡겨 두세요. 제가 꾀를 부려서 저이를 소여 가지고
여러분들 웃음거리로 만들어 드릴 테니까. 그것도 못 하면 혼자 이부자리 속에 들어가지도 못 하는
바보라고 생각해 주세요. 틀림없이 해 보여 드릴테니.
[토오비] 이봐 어디 얘기해 봐 그녀석 이야기로 재미있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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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나?
[마리아] 저이 말예요, 이따금씩 청교도같이 굴어요.
[앤드루] 그런 줄 알았더라면 그놈을 개 패듯이 패 줄 것을
[토오비] 아니, 청고됴니까 팬단 말이야? 노형, 무슨 미묘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
[앤드루] 미묘한 이유? 그런 것은 없지만 충분한 이유는 있지.
[마리아] 사실은요, 청교도고 뭐고 아무것도 아니고, 그때 그때의 알랑쇠밖에는 못 되어요. 젠
체하고 뽐내는 나귀, 야단스런 말귀나 휑하니 와서는 마구 지껄여 대는 인간이죠. 제가 천하 제일인 줄
알고 있어. 세상의 좋은 것은 전부 자기에게 꽉차 있는 줄로 알고 있으니까, 자기를 보는 사람은 다
홀딱 반한 것으로 알고 만단 말예요. 그런 결점을 이용해서 어디 단단히 한 번 맛을 봬 주어야겠어.
[토오비] 어떻게 할 작정이야?
[마리아] 저 어기 지나가는 곳에다 이름 없는 편지를 떨어 뜨려놓을 테야요. 그 안에다 수염의
빛깔이니, 다리 모양, 걷는 모습, 눈초리, 이마, 그리고 안색같은 것을 적어넣어서 그 편지를 보고는
자기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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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대 틀림없다고 믿도록 해 주겠어. 난 말예요 질녀 되시는 아씨와 아주 비슷학 글씨를 쓸 수
있어요. 전에도 써 놓았다가 오래되고 나면 아씨것인지 모를 적이 많은 정도니까요
[토오비] 흠, 근사한데. 이젠 짐작하겠다.
[앤드루] 흠, 나도 냄새는 알겠는데.
[토오비] 네가 떨어뜨린 편지를 보고, 그녀석 아씨에게서 온 것이라고 생각하렷다. 그래서 아씨를
사모하게 된다는 셈이지.
[마리아] 대게 비슷한 계획이죠.
[앤드루] 그래서 놈은 바보다 된달 말이렷다.
[마리아] 틀림없이 바보죠
[앤드루] 야, 이거 멋지구나.
[마리아] 장난치고는 극상품. 어디 보세요, 내 약이 잘 들어 맞을테니까. 두 분을 숨겨서 구경시켜
드릴테니 그리고 바보는 세째번으로 해 주께. 그이가 편지를 줍는 데를 보고 그걸 어떻게 새기는지
눈여겨 보세요 오늘밤은 잘 주무시고 성사는 꿈에라도 봐 놓으세요 그럼 안녕.
[토오비] 편히 쉬게나, 아마존의 여왕.
[앤드루] 정말 훌륭한 여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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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비] 꼬마 사냥개. 순종이지. 게다가 내게 반했거든. 뭐 대수로운 것도 아니지만.
[앤드루] 전에 나를 반해 준 적도 있었지.
[토오비] 자, 자러 갑시다- 노형, 돈을 좀더 보내 와야겠는데.
[앤드루] 노형의 질녀 아씨를 손에 넣지 못하면 돈말 탈이 나고 꼴이 아니야.
[토오비] 돈을 보내 오도록 하시오, 노형. 결국 가서 저것을 손에 넣지 못하게 된다면 내가 어디
사람 행세를 할것 같소?
[앤드루] 그야 여보가 있오. 내가 행세를 못 하게 할텐데. 노형이야 싫건 말건 말이요.
[토오비] 자, 가서 스페인 약주나 데워서 먹읍시다. 이젠 자기에도 늦었어. 자, 갑시다.(모두 퇴장)
[장] 제4장 공작의 저택
(공작, 봐이올라, 큐리오, 기타 등장)
[공작] 음악을 들려 다오.- 다들 안녕하오.- 세사리오, 그 노래로 해 다오, 간밤에 들은 고풍의
이상한 노래 말이다. 그 노래가 요즘같이 활발하고 눈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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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세상의 그 가벼운 노래가락이나 공들인 가시같은 것보다 나의 이 사랑의 괴로움을 할결
덜어주는 것 같구나, 자, 일절만으로 좋다.
[큐리오] 죄송하오나 그 노래를 부르는 자가 여기 없읍니다.
[공작] 그게 누구였지?
[큐리오] 어릿광대 페스테올씨다. 올리비아 아씨의 아버님께서 매우 마음에 드셔 하던 바보 말씀
입니다. 댁 근처에 어디 있을 줄로 압니다만
[공작] 찾아오너라. 그 동안은 그 곡을 연주해 다오. (큐리오, 퇴장, 음악) 이쪽으로 온. 네가
이다음에 일이 일을 땐 그 달콤한 고민 가운데 나를 생각해 보아다오. 진정으로 사랑을 하는 인간은
모두 나와 같으니까 자기가 사모하는 사람의 모습만은 언제나 변함없이 눈앞에 있지만 그밖의 일은
무엇이건 마음이 조마 조마, 침착을 얻을 수 없는 법이니라. 어떠냐, 이 곡이 마음에 드느냐?
[봐이올라] 사랑이 자리잡은 그 옥좌에서 곧바로 울려 오는 소리 같습니다.
[공작] 네 말이 그럴듯하구나. 너는 아직 나이 어리다만 틀림없이 사랑하는 사람에다 눈 길을 주어
본 일이 있는것 같구나, 그렇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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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이올라] 네, 덕분에 조금은요.
[공작] 어떤 여자였느냐?
[봐이올라] 공작님같은 모습의 사람입니다.
[공작] 그럼 사랑에 빠질 정도가 못 되는군. 나이는 몇이냐?
[봐이올라] 공작님 연배이죠.
[공작] 그래? 나이가 너무 많군. 여자는 자기보다 나이 많은 남편을 맞이해야 해 그래야 내외 사이가
잘 어울리고 남자 마음에 맞춰서 균형이 잡힐 수 있는 법이니까. 왠고 하니 우리들 남자란 아무리
좋게봐 주어도 여자보다는 마음이 들떠 있고 변하기 쉽고, 사모하는 정이 많으셔서 한편으로는
흔들리기도 쉽다. 마음이 곧잘 가기도 하는 대신 떨어지기도 쉬운 것이 남자이다.
[봐이올라] 정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공작] 그러니까 너도 나이 아래의 애인을 가지도롤 해야해. 그렇지 않았다간 애정이 오래 지탱을 못
할걸 여자란 따지고 보면 장미꽃 같아서 한번 활짝 피고 나면 그 당장에 지고 마는 것이니까.
[봐이올라] 그렇습니다. 아, 얼마나 불쌍한 노릇입니까, 한창으로 피어났을땐 이미 시들어 버려야
하니까요 (큐리오, 광대를 데리고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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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너 잘 왔구나. 어젯밤에 하던 노래를 들려 다오. 세사리오, 잘 들어봐라. 오래되고 순박한
노래다. 볕에 앉아 실을 잣거나 짜깁기를 하는 처녀들, 뼈로 만든 바늘로 실을 짜는 순진한 촌색시들이
항용 부르던 노래다. 정말 소박하기 짝이 없는 천진난만한 사랑을 옛날 그대로 노래하고 있다.
[광대] 시작할깝쇼?
[공작] 오냐, 노래해 다오.(음악-)
[광대] (노래한다)
[노래시작]
오너라, 오려무나, 죽음이여, 슬픈 실편백 솬속에 나를 누여 주려무나? 지거라 지려무나, 숨이여,
매정한 아가씨 손길에 이 목숨 넘어가노라. 마련해 다오, 흰 바탕 수의에 주목나무장식을 아, 마련해
주려무나. 죽어 이슬이 되어도 세상에 어찌 있으리요 이 진정 다한 사람이. 꽃 한송이, 꽃 한 그루도
뿌리지 말아 다오. 검은 관 위에다가 아름다운 꽃을랑. 친구 하나, 친구 한 사람도 찾지 말아 다오
이몸이 재가 되어 흙 속에 묻힐 때도. 천 가지 만 가지 근심도 소용 없어라
[페이지] 가-016,, 0A0160
아, 말없이 묻어 다오. 변함없는 사랑의 슬픔 찾아 오지 말고 아무도 아무도 올지 말게 해 다오.
[노래끝]
[공작] 옛다 수고했구나.
[광대] 수고가 무슨 말씀이요 노래가 즐거움이올씨다.
[공작] 그럼, 그 즐거움의 값을 치러 주마.
[광대] 정말이요, 즐거움은 언젠가는 보상을 해야 하는 법이죠.
[공작] 수고했다. 그만 이자리를 물러가 주겠느냐?
[광대] 그럼 우울의 신의 가호가 있으시기를! 그리고 양복은 오색의 실로 짠 호박단 조끼를 맛구실
것, 마음이 번하시기 오팔 못잖으시니까. 이런 맘씨를 가진 분은 바다로 가시는게 좋죠. 어디로 소관을
보시든 마음대로, 어느곳을 향하여두 무방, 도시 아무리 돌아다녀도 뒤에 남은 것이 없는게 바다여행의
좋은 점은 점이니까요. 그럼 물러 가겠소이다.(퇴장)
[공작] 다들 자리를 비켜 다오.(큐리오와 다른 사람들 퇴장) 세사리오, 한 번 더 저 매정한 아가씨
한테 가다오. 가서 이렇게 말해 다오. 내 사랑을 이 세상 무엇보다도 고귀하니, 이 더러운 땅은 조금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고. 운명이 그이에게 갖다 준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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쯤이야 운명처럼 헛된 걸로 본다고. 내 영혼이 이끌려 들어간 것은 자연이 솜씨껏 부려 놓고 그 기적과
같이 훌륭한 주옥, 그 아름다움이라고. 그렇게 전해다오.
[봐이올라] 하지만 도저히 사랑을 하 수 없다 하시면?
[공작] 그런 대답은 받을 수 없다.
[봐이올라] 하지만 도리 없으시죠. 가령 말씀입니다. 어떤 여인이 있어-아마 있을 법한
일이죠-당신을 사랑하여 당신께서 올리비아 아씨를 사모하시는 것과 같은 마음의 고민을 받고 있다고
하십니다. 당신께서는 그사람을 사랑하지 못하시죠. 싫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그 여인들 무슨
도리가 있겠읍니까?
[공작] 여자의 마음 가지고는 나의 이 심장을 뛰게 해주는 이렇게 강한 정렬의 고동을 견뎌낼 수
없다. 그리고 여자의 심장이란 이렇게 벅찬 사모를 담을 만큼 크지 못해, 포용 력이 없어. 한심한
노릇, 여자의 사랑이라나 식욕이라 부를 수밖에. 정렬의 힘이 아니라 혓바닥의 작용, 포식을 해서 배가
차면 싫어지고 만다. 그러나 나의 사랑은 바다처럼 끝이 없다. 언제나 배고프고 얼마든지 소화할 수
있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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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내게 품은 연정을 내가 올리비아에게 가시는 것과 아예 비고조차도 하지 말아다오.
[봐이올라] 네, 그렇지만 저도 알죠.
[공작] 뭘 안단 말이냐?
[봐이올라] 여자가 남자에게 품는 사랑을 잘 알고 있죠. 그들도 우리에 못지않게 진실한 마음을 갖고
있답니다. 제 아버지에겐 딸이 하나 있었는데 어느 남자를 사랑했죠. 그건 마치 제가 여자였다면
공작님을 사모했을 것같이 그렇게 말입니다.
[공작] 그래, 그 내력은 어떻게 됐나?
[봐이올라] 백지였읍니다. 그 사랑, 고백하지 않고 가슴 속에 묻어 둔 채 꽃봉오리를 벌레가 좀먹듯,
그 장미빛 양 볼이 상사에 비석으로 깍아세운 인내의 석상처럼 슬픔에 잠긴채 웃음을 띄우고 있었죠.
이게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을까요? 남자는 더 입밖으로 내기도 하고 맹세도 하죠. 하지만 사실은 그
겉표시가 마음보다 야단스러워요. 맹세는 거추장스럽게 하면서 진정은 그렇지 못한 것이 남자들의 관례
아니겠읍니까?
[공작] 그래, 네 누이근 그 사랑으로 해서 죽었느냐?
[봐이올라] 아버지 집에는 이제 아들이고 딸이고 제가 전부올씨다.
[페이지] 가-019,, 0A0190
하긴 잘은 모르겠읍니다만. 그럼 아씨에게 갔다 올까요?
[공작] 그래, 그게 중요한 일이다. 빨리 그분에게 가 봐다오. 이 보서을 전하고 내 사랑 양보할
자리도 없고 거절은 받지 못하겠다고 여쭈어라. (모두 퇴장)
[장] 제5장 올리비아의 정원
(써 토오비, 써 앤드루및 패이비언 등장)
[토오비] 이리로 오게, 패이비언 군
[패이비언] 가고말고요. 아, 이런 구경거리를 조금이라도 놓치다니, 침울의 담짐에 삶겨 죽는게 낫지
뭐예요
[토오비] 저 노랭이같은 비열한 악당이 톡톡히 창피를 당하는 꼴을 보게 되다니, 어때, 즐겁지 않나?
[패이비언] 즐겁다뿐이예요, 좋아서 어쩔줄을 모르겠는데. 아시죠? 제가 곰 놀리기 일건으로
아씨에게 톡톡히 꾸지람을 당한 일 말예요. 그것도 그녀석 덕분이었죠
[토오비] 그놈을 골려 주기 위해선 또 곰을 끌어내 볼까. 놈을 여지없이 농락해 주자꾸나 어때?
노형?
[앤드루] 아, 해야지. 아니면 평생의 유감사가 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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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비] 여기 장난꾸러기 꼬마 아가씨가 나타나는군. (마리아 등장) 어때? 황금 아가씨.
[마리아] 자, 모두들 회양목 그늘에 숨어요. 말보리아가 이길을 오고 있어요. 반시간 동안이나 볕에
나가 자기 그림자를 보고 무어라 인사 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어디 보세요, 이편지를 보고 나면 생각에
골똘해서 바보 얼간이같은 얼굴을 하게 될테니. 자, 숨으세요 아주 재미있게 될 테니까. (편지를
던지면서) 너는 거기 가만히 있어요. 저기 저 송어께서 나타나셨군. 어디 이것을 간질여서
잡아야지.(퇴장) (말보리오 등장)
[말보리오] 팔자로군, 다 팔자 소관이지. 마리아가 언젠가 말한 적이 있었것다. 아씨가 하신 적이
있지. 만약 사랑을 한다면 이 말보리오같은 성품의 사랑이라야 한다고 내가 듣지 않았나.
뿐인가,수종을 드는 어느 사람보다도 나를 더 공손히 대하시지. 이걸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다?
[토오비] 에잇, 건방진 녀석같으니라구
[패이비언] 쉿, 가만히. 저렇게 생각에 잠겨있는 꼴이 정말 보기 드문 칠면조야. 깃을 추켜 세우고
우쭐거리는 꼬락서니라니.
[페이지] 가-021,, 0A0210
[앤드루] 예끼, 저놈을 패 줄까보다.
[토오비] 쉿, 가만 있어.
[말보리오] 말보리오 백작 나리라---
[토오비] 이놈 봐라!
[앤드루] 쏘아죽여라 죽여 버려
[토오비] 쉿, 쉿!
[말보리오] 그런 일이 없는게 아니거든. 스트레이치 네 아씨는 의상실의 시종하고도 결혼 하셨을까.
[앤드루] 야, 이 지제벨같은 악당!
[패이비언] 가만히 좀 있어요. 녀석 이젠 푹 빠져 버리고 말았어. 저 우쭐해서 부풀어 오른 꼴을
보세요
[말보리오] 결혼해서 석 단말 지나면 천개를 덮은 백작님 의자에 앉게 된다---
[토오비] 에잇, 석궁이라도 있으면 저놈의 눈깔에다 쏘아 주겠는데
[말보리오] 좌우에다 신하들을 주욱 불러 놓지. 나는 꽃무늬로 장식한 헬벳 가운을 입고 마악
낮잠에서 깨어 나오는 길이렷다. 올리비아는 아직도 자고 있고---
[토오비] 저런 천벌을 받을 놈 같으니.
[패이비언] 쉿, 가만히 계세요
[말보리오] 그리고는 높은 사람 기분으로 뽐내 본단 말이야. 한바퀴 점잖고 위엄있게 쓰윽
둘러보고는 말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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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신분을 잘 알고 있지만, 모두들 자기 분수를 지켜야 하는거야 하고. 그리고는 누구 가서 내
친척 토오비를 불러 오너라---
[토오비] 이런 육시를 할 놈같으니.
[패이비언] 쉿, 쉿, 좀 가만히 계세요
[말보리오] 그러면 신하가 일곱 사람이나 예이하고 찾으러 뛰어나가렷다. 그 동안에 나는 상을
찌푸리고 있지. 회중시게의 태엽이라도 감아 볼까. 아니면 이 줄 - 아, 아니지 근사한 보석이라도
만지작거린다. 그때 토오비가 들어온다. 공손하게 인사를 올린다---
[토오비] 아니, 이놈을 죽여 줄까보다.
[패이비언] 수레 형틀로 고문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제발 좀 조용히 하세요.
[말보리오] 그러면 내가 손을 이렇게 내밀지. 여느때 웃음을랑 눌러 버리고 집안어른답게 엄숙한
표정을 지으면서---
[토오비] 그러면 토오비가 네 입에다 한 대 멋있게 갈겨줄걸.
[말보리오] 이렇게 말하거든. "토오비 아저씨, 천생연분이 있어 질녀분과 결혼하게 되었으니 이런
언사를 용서하오"---
[페이지] 가-023,, 0A0230
[토오비] 뭣이? 뭐라고?
[말보리오] 그 주정뱅이 노릇은 고쳐야겠어
[토오비] 에이 고얀놈!
[패이비언] 제발 참으세요. 이러다간 모처럼의 산통을 다 깨겠어.
[말보리오] 게다가 얼간이 나이트와 어울려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소
[앤드루] 저게 내 얘기로군. 틀림없이 그래.
[말보리오] 써앤드루라는가 하는---
[앤드루] 네 얘긴 줄 알았다니까. 바보얼간이라고 부르는 인간이 하나 둘이라야지.
[말보리오] 아니 여기 이것은 뭣일까?(편지를 줍는다)
[패이비언] 자, 노란 도요란 놈이 덩에 가까이 가는구나.
[토오비] 쉿, 조용히 해. 기분이 신이여, 제발 저녀석이 큰소리로 읽게 해 주시오.
[말보리오] 아니 이건 틀림없는 아씨의 필적. 이 시작이며 유자 티자가 모두 아씨 것이고 피의
대문자도 바로 이렇게 쓰셔. 이건 의심할 나위 없이 아씨의 필적인데.
[앤드루] 그분의씨자이며 유자 티자라니 그 무슨 말야?
[말보리오] (읽는다) 남 모르는 사랑하는 분에게, 진정과 더불어 이 글월을 아씨 그대로의 문투군.
실례합니
[페이지] 가-024,, 0A0240
다. 봉랍씨. (봉을 뜯는다) 가만 있자, 인장도 "루크리스" 언제나 봉을 할때 쓰시는 것이군. 아씨가
틀림없어. 누구에게 보낸 것일까?
[패이비언] 후유, 이젠 넘어갔군 완전히 걸려들었는데.
[말보리오] (읽는다) 나의 사랑 하나님만 알아. 누굴까요 그 사람은? 입이여 놀리지 말아 다오.
누구도 알아서는 안돼. 누구도 알아서는 안돼--- 어디 그 뒤는? 가락이 달라졌군. 누구도 알아서는
안돼- 이게 말보리오, 바로 너라면?
[토오비] 야, 이 너구리 꼴 좋구나.
[말보리오] (읽는다) 사모하는 임을 부리는 신세여 말못 하는 이 마음이 루크리스의 칼마냥 피흘림
없이 이 가슴을 찌르구나. 엠, 오, 에이, 아이 이 몸을 좌우하도다.
[패이비언] 흔해 빠진 수수께낀데.
[토오비] 그 계집 꾀가 그만이로구나.
[말보리오] 엠, 오, 에이, 아이 이몸을 좌우하도다- 가만 있자, 이게 음, 음.
[패이비언] 이건 또 굉장힌 독을 담았는데.
[토오비] 그렇게 담아놓은 독을 허욕장이 매란 놈이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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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아채는 것 좀 보지.
[말보리오] "사모하는 임을 부리는 신세여" 그렇지. 아씨가 나를 부리고 있지 않나. 그분은 내
주인이니까. 이거야 바보 아니면 누구라도 다 알 수 있는 사실이지. 그점은 이상이 없고, 문제는
끝인데- 이 알파벳의 배열이 무슨 뜻이 있을까? 내게 어딘가 닮은 데만 있다면, - 가만 있자,
엠.오.에이. 아이---
[토오비] 오호인지 아이고인지 맞혀 보란 말이야. 냄새를 맡으려해도 코가 말을 듣지 않는
모양이로군.
[패이비언] 똥개지만 여우 냄새에 홀려도 짖어 대기는 할 겁니다.
[말보리오] 엠--- 말보리오. 엠이라, 이건 내 이름의 첫자가 아닌가.
[패이비언] 보세요. 알아맞힌다니까요. 냄새가 이상해진 데를 곧 잘 아아차리죠.
[말보리오] 엠--- 하지만 그 뒤가 잘 맞아들어가지 않는구나. 조사가 제대로 진행이 안돼. 에이가
와야 될 텐데 오가 와 있으니.
[패이비언] 오, 끝에가서 야단났군
[토오비] 그렇구나, 어디 내가 널 몽둥이 찜질을 해 줄까. 그러면 오, 하고 외마디소리가 나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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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리오] 다음에는 아이가 온다.
[패이비언] 아이고라 해 둬. 눈앞에 신세를 고치겠다 말고 뒤축에 끌리는 창피나 눈치채 보시지
그래.
[말보리오] "엠.오.에이.아이" 이 수수께끼는 앞의 것만큼 쉽지 않은데. 하지만 조금 무리해서 뜯어
맞춘다면 안될거야 없지. 다 내 이름자 속에 있는 글자니까. 가만 있자, 다음엔 산문이 있네.(읽는다)
이 글월이 당신 손에 들어가거든 심사숙고하여 주오. 비록 운성은 이몸이 그대 위에 있다 할지라도
부디 잘났음을 두려워 말아 주오. 사람은 타고 남이 잘나는 수도 있고, 힘써 얻어 와 잘나는 사람도
있고, 또한 남이 던져주어 잘나는 사람도 있소. 운명이 쌍수를 벌리고 있으니 그대의 온 정력을 당하여
맞아주오. 장차 그대가 될 신분을 생각하여 거기 익숙해지도를 미천한 구두는 벗어버리고 새롭게
보이도록 하시오. 이몸의 친척에게 거역을 할것이요, 하인들에게는 까다롭게 구실 것, 고담준론을 입에
담고 범상의 인간과는 틀이한 풍도를 차리실 것, 이러한 권유도 그대를 사모하는 나머지의 뜻이요.
그대의 황색 긴 양말을 찬양하고 그대의 십자 대니을 보고 싶어한 사람이 누구인지요? 제발 잊지 말아
주시기를.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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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마음만 정한다면 이미 고쳐놓은 신세, 부디 잊지지 마시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그대는 항상
집사의 자리, 하인의 동배로 대할 것이며 행운의 신의 손을 잡을 자격을 잃을거요. 안녕히. 그대와
지위를 교환하기 원하는 이몸,
다복한 불행녀 올림
대낮처럼 환하고 들판처럼 널찍해도 이보다 더 뚜렷할 수야 있겠는가, 명명백백한 사실. 뽐내 주자
시국을 논할 책을 읽어야지 써 토오비를 못살게 굴 것이고, 엉터리녀석들과는 손을 끊어야지. 시켜놓은
그대로의 인간이 되어야겠구나. 이젠 세상에 몸을 맡겨 아무리 엉뚱한 짓을 하더라도 바보가 될 염려가
없다. 어느 모로 생각해 보다 아씨 께서 나에게 반한 것은 명약관화 아니까. 하긴 근자에 아씨께서 내
누런빛 긴 양말을 칭찬 하셨고, 다리의 십자 대님도 좋다고 하셨지. 그말 가운데 사랑을 뚜렷이
고백하고, 나에게 당신 마음에 드시는 옷을 입으라는, 말하자면 명령이라고 할 수 있지. 운명의 별아,
고맙구나, 나는 행운아다. 자, 보통녀석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 줘야겠다. 잘난 점을 보여주고 노란
긴 양말에다 십자 대님을 매고, 그것도 담장에 해야겠군. 하나님과 내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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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여, 찬양을 받을지어다. 아니, 여기 또 추신이 있구나. (읽는다) 이몸이 누구냐를 어찌 모를 수
있을 것이요. 그대 만약 이 몸의 사랑을 받아 주신다면 그대의 미소로써 나타내 주시옵기 바라오.
그대의 미소는 그대에 잘 부탁하니 이몸 앞에서는 언제나 미소를 지어 주시옵기 간절히 바라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자, 웃음을 짓겠소. 당신이 바라는 짓이라면 무엇인들 못 하겠소이까.(퇴장)
[패이비언] 페르썅 왕한테서 수천 냥의 연금과 바꿀재도 이 재미에 한몫 끼어드는 것과 바꿀 생각은
없는데
[토오비] 이런 솜씨를 부려 줬으니 이젠 저 계집에게 장가 들어도 좋아.
[앤드루] 나도 좋은데.
[토오비] 지참금도 필요없다. 그저 이런 재미있는 소일거리만 하나 가져오면 돼
[앤드루] 나도 필요없어
[패이비언] 이키, 얼간이새(갈매기) 잡기의 명수 아가씨가 나타나셨군 (마리아 다시 등장)
[토오비] 내 목덜미를 네 발로 마구 밟아다오.
[앤드루] 내 목덜미라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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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비] 내 자유를 이 칠 가보에다 걸고 네 종이 되어줄까?
[앤드루] 좋지. 나도 되어 줄까?
[토오비] 네가 저녀석에게 얼통당토 않은 꿈을 꾸게 해 줬으니 그 꿈이 깨지는 날엔 저인이 돌고
말걸.
[마리아] 아니 정말 이야기를 해 주세요. 효험이 있어 보였어요.
[토오비] 듣다 뿐인가, 산파에게 소주 듣는 격이었지.
[마리아] 그럼 이 장나의 결과를 보시겠어들랑 마응 아씨 앞에 나타날 때를 두고 보세요. 노란 긴
양말을 신고 나타날 거예요. 그런데 이건 아씨가 몸서리를 치시는 빛깔이고요. 십자 대님을 하고
나오겠죠 이건 아씨가 무척 싫어하시는 시체 유행이고요. 그리고 아씨 보고서 히죽거리면서 웃을게
아니예요 요즘같이 울적하게 계신 아씨에겐 세상에 이것처럼 기분에 맞지 않으시는 게 또 어디
있겠어요. 그러니 뻔한 노릇, 조롱거리다가 돼도 이만저만이 아닐거예요. 구경하시려거든 저를
따라오세요.
[토오비] 이 천하에 영리한 마귀야. 지옥의 문으로다가 따라가주마.
[앤드루] 나도 따라가 주마. (모두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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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제3막
[장] 제1장 올리비아의 정원
(봐이올라, 작은 북을 손에 든 어릿광대 등장)
[봐이올라] 안녕하슈? 음악도 안녕하시고? 너는 북으로 사나?
[광대] 아니요, 절에 붙어 살죠.
[봐이올라] 그럼 중이로구나.
[광대] 천만의 말씀. 난 나대로 살고요. 집이 절에 붙어 있단 말씀이예요.
[봐이올라] 그렇게 얘기한다면 거지가 임금님 곁에 살고 있으면 임금님이 거기 와 붙어서 사는 게
되겠군 그래. 그리고 네 북을 절간 곁에 세워놓으면 절이 북의 덕택을 보는 격이 되지 않겠느냐.
[광대] 옳은 말씀이야- 요즘 세상은 그만이지. 영리한 친구들한테 걸리면 말 한마디가 꼭 키드(염소
새끼) 가죽의 장갑이란 말요. 안팎을 마음으로 갈아끼는 판이지.
[봐이올라] 그거 정말이로구나. 말이란 농락하게 되면 곧 화냥기가 심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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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심해지기 마련이다.
[광대] 그래서요. 내 누이도 이름을 지어 주지 말 걸 그랬나 보군요.
[봐이올라] 건 왜?
[광대] 아 그야, 이름도 말 아니요. 그 말을 농락해 보세요 누이에 화냥기가 생기지 않겠는가.
증서니 법령이니 하고 말이 타락해 버렸으니 고약하게 됐죠?
[봐이올라] 이유는?
[광대] 원 이유를 대라시니 말을 쓰지 않고서는 이유를 댈 수 없는데 그 말이란게 도무지 믿을 수
없단 말이예요. 말로 이유를 대고 싶지 않소이다.
[봐이올라] 너는 명령해서 세상에 아랑곳이 없으니까 알 바이 없다면 댁은 없는 것, 즉 꺼져
버린게죠?
[봐이올라] 너 올리비아 아씨의 바보 아니냐?
[광대] 천만에. 올리비아 아씨는 얼간이가 아닌데 왜 바보를 두겠어요. 단 결혼하실 때까지 말예요.
밴댕이가 청어 비슷하듯이 얼간이와 남편은 서로 닮았죠 남편쪽이 좀더 크다 뿐이지요 나는 그분의
바보가 아니라 말의 남용계란 말입니다.
[봐이올라] 너를 앞서 오시이노 공작 댁에서 봤다.
[광대] 바도 수작은 이 세상을 돌고돌죠. 마치 저 태양같이 말예요. 볕이 안 가는 데가 없거든요.
바보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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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 댁에 나 마찬가리로 댁의 주인님께도 자주 드나들지 않는다면 미안 천만인데요. 거기서 영리하신
댁을 제가 뵈었지요.
[봐이올라] 이젠 나를 한대 갈겨 보겠다고 드는구나. 그건 안돼 상대를 않겠어. 자, 용돈을
받아둬라.
[광대] 하나님, 마음에 털의 여유가 생기시거든 이분한테 수염을 좀 보내 주세요.
[봐이올라] 아닌게 아니라 그게 마음에 들어서 견디지 못할 지경이로구나. (방백) 내 얼굴에 났으면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씨는 계시니?
[광대] (돈을 만지면서) 이걸 짝을 지어 주면 새끼를 치지 않을까요?
[봐이올라] 아무렴, 이자를 낳게 하면 되지.
[광대] 프리지아의 팬다러스 격으로, 뚜장이 노릇을 해서 이 트로이러스엑 크레시다를 데려다 줬으면
좋겠는데.
[봐이올라] 오냐 알았다. 구걸하는 품이 됐다(돈을 하나 더 준다)
[광대] 뭐, 대단한 일은 아니죠. 기껏 거지를 구결해 갔으니 크레시다는 거지였다죠. 아씨는 안에
게세요. 내 안에 들어가서 어디서 오셨는가를 말씀 올
[페이지] 가-033,, 0A0330
리죠. 댁에서 누구며 소관사가 뭣인지는 물론 내가 알 바 아니외다-아니 "참견의 밖"이라해 둘까요. 이
말도 낡았군 그래.(퇴장)
[봐이올라] 저녀석은 영리하니까 바보 노릇을 하지. 바보도 잘 하자며 적지않이 꾀가 필요하단
말이야. 광대 노릇을 하는 상대의 기분이니 사람새, 그리고 때를 잘 봐 두어야 되거든. 그리고 매처럼
눈앞에 날아오는 어느 새 할것 없이 낚아채는 솜씨가 있어야 해. 이것은 똑똑한 인간의 솜씨에
못지않게 힘이 드는 수련, 저 친구는 때를 맞춰 재치있게 바보 수작을 해 보인단 말이야. 하지만
영리한 친구가 바보 수작에 빠지면 이건 꼴이 말씀이 아니렷다.(써 토오비와 앤드루 등장)
[토오비] 안녕하슈
[봐이올라] 안녕하세요
[앤드루] Dieu vous garde monsieur(안녕하십니까?)
[봐이올라] Et vous aussijvotge serviteu (댁께서도? 삼가 인사를 올립니다)
[앤드루] 아, 네, 받지요. 삼가 인사를 드리오.
[토오비] 비제에 찾아 오셨나이까? 혹여나 비제에 소관사이시라면 질녀가 들어오시길
고대중이올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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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이올라] 네 그쪽으로 진로를 향하고 있사옵니다. 저의 뱃길이 지향하는 곳이올씨다.
[토오비] 시보를 조심히. 발동을 걸어 보십시오
[봐이올라] 시보란 말씀 무슨 뜻인지 확연치 못하나 행보는 틀림없을 것이요.
[토오비] 아니 들어가시라고 한 것이요.
[봐이올라] 그럼 운신으로써 대답해 드리겠소이다.-한테 먼저 나오시는군. (올리비아와 마리아 등장)
세상에 훌륭하신 숙녀여, 하늘이 향기의 비를 당신 위에 뿌려 주시기를!
[앤드루] 저 젊은 친구, 보기 드문 한량이로군- "향기의 비를 뿌려 주시라"잘해.
[봐이올라] 당신께서 손수 경청하여 주심을 바라옵고 각별히 말씀드릴 것이 있사옵니다.
[앤드루] "향기의 비" "경청" "각별히"라---어디 적어 두었다가 나도 써 봐야겠구나.
[올리비아] 정원의 문을 잠그고 모두들 물러나 주오. (써토오비, 써 앤드루, 마리아 퇴장.) 자, 그
손을.
[봐이올라] 무슨 분부라도 삼가 따르겠나이다.
[올리비아] 이름은 뭣이라고 하오?
[페이지] 가-035,, 0A0350
[봐이올라] 세사리오라 합니다. 아씨의 하배로 대령하겠읍니다.
[올리비아] 나의 하배라고? 굽실거리는 체 하는 게 마치 인사같이 되어 버리고 나니까 세상이 재미가
없어져 버렸어요. 당신은 오시이노 공작의 하배 아니예요?
[봐이올라] 그런데 공작께서는 아씨의 것이니 그분의 것은 곧 당신의 것이 되지 않을 수 없죠.
당신의 하배의 하배는 곧 당신의 하배. 그렇지 않습니까 아씨?
[올리비아] 그분은 조금도 생각에 없어요. 그분께서도 나같은 것 그렇게 골똘히 생각하실 게 아니라
백지로 있기를 바라요.
[봐이올라] 아씨, 제가 온 것은 다름이 아니오라 그분을 위하여 마음을 부드러이 가지시도록---
[올리비아] 제발 부탁이예요. 다시는 그분 말씀은 입에 담지 말아 주어요. 하지만 또 한분의 일로
부탁이 있다면 얼마든지 간청해 주세요. 그쪽 같으면 저 하늘의 의 별들이 노래하는 음악보다도 더
기꺼이 귀를 기울이겠어요.
[봐이올라] 아씨---
[올리비아] 제발, 조금만 더. 지난번 당신이 내 마음을 그렇게도 어지렇게 해 놓은 다음에 뒤따라
지환을 보내드렸죠. 그런 짓을 하다니, 나 자신에게나 심부름 한 사람, 그리고 아마, 당신까지도
모욕한 짓이 됐
[페이지] 가-036,, 0A0360
어요. 나의 그런 행동, 아무리 욕을 먹어도 도리가 없게 됐어요. 당신것이 아니라고 잘 아시고 있는
물건을 염치도 없는 계교를 꾸며서 억지로 갖다 맡기다니 말예요. 어떻게 생각을 하셨는지 나의 체면을
말뚝에다 매어 놓고 가혹한 심사가 생각해 낼수 있는 생각이란 생각은 모조리 풀어서 그걸 골리려 하지
않으셨을까? 당신같이 눈치가 빠른 분은 벌써 다 아시고 계실듯, 이 마음속의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이라곤 망사 한겹 밖에는 없어요. 뭐라고 말씀해 주세요.
[봐이올라] 동정합니다.
[올리비아] 동정이라니 사랑의 첫걸음 아니예요?
[봐이올라] 아니올시다. 원수도 동정을 한다고 흔히 겪는 일이 아닙니까.
[올리비아] 그럼 도리 없군요. 이젠 웃고 치울밖엔. 이 세상엔 못 사는 인간이 잘난 체 한단 말이야.
어차피 먹이가 될 판에야 늑대에게 먹히기보다도 사자 앞에 넘어지는 게 얼마나 나을지는 몰라. (시계
치는 소리) 쓸데없이 시간을 보낸다고 시계가 나를 나무라네 젊은이, 근심할 것 없어요. 내가 단념할
테니까 하지만 지혜와 청춘이 결실의 때를 맞이하면 당
[페이지] 가-037,, 0A0370
신의 아내가 되는 사람은 훌륭한 남편을 거둬들이게 될 거예요. 자, 나가는 길은 저쪽에. 서쪽 이예요
[봐이올라] 그럼. "서쪽으로 배 떠나오"! 존체 내내 미안하시옵시기를. 공작님께는 전하실 말씀이
없으시겠죠
[올리비아] 잠깐만,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발 말해 줘요.
[봐이올라] 사실이 그렇지 않을것을 그렇다고 생각하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리비아]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봐이올라] 그럼 옳게 생각하셨어요. 저는 보시는 바의 제가 아니올씨다.
[올리비아] 당신이 내가 생각하는 사람 이 되었으면 좋겠어.
[봐이올라] 그게 지금의 저보다 낫다면 차라리 저도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 저는 당신의
어릿광대밖에는 아니니까요.
[올리비아] 아, 저 입에서 나오면 아무리 멸시를 당하고 노여움을 받는 말이라도 아름답게
보이는구나. 감춰 두고 싶은 사모의 정은 살인의 죄과보다도 더 빨리 드러나고 마는구나. 사람은
오밤중이라고 대낮과 같단 말인가. 세사리오, 봄철의 장미꽃, 처녀의 정절, 명예와 진실, 그리고
그밖의 모든 것에 걸어 말하겠어요.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아무리 당신이 교만
[페이지] 가-038,, 0A0380
해도 이젠 지혜고 분별이고, 이 나의 정열을 억누를 수는 없어.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여자 쪽에서
정을 통했으니 나는 모른다고 이상한 이칠랑 꾸며대지는 마시고 차라리 이렇게 생각 해 주시면
좋겠어요. 찾아서 얻는 사랑도 좋지만 찾지 않는데 얻어지는 사랑은 더욱 좋다고요.
[봐이올라] 티없이 깨끗한 이 젊은 마음에 걸어서 맹세합니다. 저에겐 외줄기 마음, 한가지 심정, 한
가지 진실 밖에는 없어요. 그리고 그것은 여자분에게는 드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을 다스릴 여자란
저밖에는 없읍니다. 그러니까 안녕히 계세요. 아씨. 이제 두번 다시 제 주인의 눈물을 당신께 애탄하는
짓은 않겠읍니다.
[올리비아] 또 와 주세요. 지금은 아무리 싫어도 당신 마음에 넘어가 언제 또 그분 사랑에 이끌려
갈지도 모를 일이니까(모두 퇴장)
[페이지] 나-001,, 0B0010
[장] 제2장 올리비아의 정원
(써 토오비. 써 앤드루. 패이비언 등장)
[앤드루] 안돼. 이젠 더 머물지 않겠어.
[토오비] 이 화꾸러기, 이유는? 이유를 대보게나
[패이비언] 이유를 말씀해 주셔야 될게 아니요. 써 앤드루
[앤드루] 이게 뭐냔 말이야. 노형 질녀는 나에게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데. 저 공작의 심부름꾼인가
하는 녀석에게는 호의만 보여주데 그려. 정원에서이 눈으로 보았다니까
[토오비] 노형 그때 질녀는 자네가 있는 것을 보았나? 어디 얘기해 봐 주게나
[앤드루] 아. 그야 보고말고
[패이비언] 그게 그 분께서 댁을 사랑하시는 큰 증거죠
[앤드루] 아니 웬 나를 바보로 만들 작정이요?
[패이비언] 천만에 맹세코 그게 사실이을 증명해 드리죠. 판단과 분별에 걸어서 말이요
[토오비] 그 두 친구는 노아가 뱃사공 노릇하기 전부터 배심원이었다는 걸 몰라?
[패이비언] 아씨께서 댁이 보는 앞에서 그 젊은이에게 아양을 떠시는 것은 말이예요. 댁을 안달하게
하고 그 졸고 있는 용기를 일깨우고 댁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간장에
[페이지] 나-002,, 0B0020
유황을 태우기 위해 하는 짓이에요. 그때 댁은 아씨에게 인사를 하셔야했어. 그리고 마치 조폐공사에서
갓 나온 금전처럼 근사한 익살과 재담으로 그 젊은 녀석을 한대 갈겨 멍청이로 만들어 버렸어야해요.
이건 응당 댁에서 하실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소홀히 해 버렸군요. 이렇게 겹으로 칠한 도금같은 멋진
기회를 물에 씻은듯 씻어 버렸으니. 지금은 아씨가 보시기를 마치 저 북극으로 흘러가 버린거나
마찬가지죠. 거기서 당분간은 화란인 수염끝의 고드름같이 달려있는 판이예요. 그걸 어떻게라도 하자면
용기든 책략이든 무슨수를 써서 칭찬을 받는 길밖에 없는데요
[앤드루] 어느 쪽이든 좋다면 나는 용기를 택하지 책략은 싫어한단 말이야. 책략가 될 양이면 차라리
청교도가 될걸
[토오비] 옳지. 용기를 토대로 한 재산 쌓아 올려 보란 말씀이야. 그놈의 공작네 젊은 녀석에게
결투를 걸어 너남은 군데쯤 상처를 입혀 줘봐. 질녀도 인정하게 될걸. 증매꾼이라지만 세상에 용기의
평판만큼 사내 대장부가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힘 센 중매장이가 없지. 그걸 알아 둬야 해
[패이비언] 이길밖에는 도리가 없어요. 써 앤드루.
[페이지] 나-003,, 0B0030
[앤드루] 자네들의 누구가 그녀석한테 결투장을 갖다 주겠다.
[토오비] 자. 무사답게 씩씩한 글씨로 쓰게나. 심술궂고 짤막하게 써. 재치는 크게 부릴것 없지만
청산유수로 독창성을 넣어야 해. 말을 아끼지 말고 조롱할것 호놈은 몇번해도 실언이 되는 일은 없어.
그리고 종이 자라는 대로- 그 영국땅 웨어의 십이 인용 침대처럼 널찍해도 상관없어 거짓말을
늘어놓으란 말야.자. 쓰게나. 펜은 거위깃이라도 상관없으니 잉크엔 잔뜩 쓴 맛을 들게 해 빨리
[앤드루] 어디서 만날까?
[토오비] 방으로 찾아가지 빨리 (써 앤드루 퇴장)
[패이비언] 아주 소중한 노리개감이군요
[토오비] 아무렴. 소중하게 치였지. 아마 이천 파운드는 종이 뜯어냈으니 말이야
[패이비언] 어디 그놈의 편지가 구경거리겠는데. 설마 전달은 않으시겠죠?
[토어비] 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젊은 녀석을 쑤석거려서 대답을 하게 해야겠어.
하지만 황소에다 달구지 밧줄을 달아매도 두녀석을 맞부딛히게 할수
[페이지] 나-004,, 0B0040
는 없을 것 같아. 앤드루란 친구는 해부를 해보면 아마 간에 벼룩의 마리를 채울 수 있는 피도 없을걸
있다면 그 남은 몸뚱어리를 내가 다 먹어 주겠네
[패이비언] 그리고 상대방의 젊은 친구도 그 상판 갖고서는 그리 억셀 것도 같은 징조는 없죠
[토오비] 야. 저기 굴뚝새의 아홉번째 새끼가 오시는 군 (마리아 등장)
[마리아] 웃음보가 터져서 창자를 곧추고 싶으시거든 따라오세요. 저 얼간이 말보리오가 이교도가
되어 버렸어요. 이단이라도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아니 세상에 기독교인이 글쎄 저런 엉뚱하고도
괴상한 짓을 하고서 천당에 갈 마음을 먹겠수. 노란 긴 양말을 신고 있어요.
[토오비] 그리고 십자 대님도?
[마리아] 네. 그 꼴이라니 뭐 난 체하는 절간의 서당훈장이지 뭐예요. 살인하겠다는 놈같이 그이
뒤를 졸졸 따라 다녔죠. 그랬더니 내가 편지속에 시켜 놓은 그대로 하고 있지 않아요. 그리고 웃는
표정을 짓는데 인도를 크게 그린 이번에 나온 지도보다도 더 많은 주름을 잡지 않겠어요. 그 꼴이라니
평생게 구경 못하셨을 거야. 그저 뭣이든 던져 주고 싶어서 못견디겠어요. 아씨께서 틀림없이 그녀석을
두들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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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되면 더욱 웃음을 짓고 총애를 받는 것으로 생각하겠죠.
[토오비] 자. 어디야? 우릴 그리고 데려가 다오(모두 퇴장)
[장] 제3장 거리
(세바스챤과 앤토니오 등장)
[세바스챤] 이쪽에서 즐겨 폐를 끼쳐 드리고 싶지는 않으나 수고하시는게 좋다고 하시니 이 이상
잔소리는 않기로 하겠읍니다.
[앤토니오] 당신을 보내 놓고 뒤에 쳐져 있을수가 없었지요. 줄로 깎아 세운 강철보다도 더 날카로운
나의 소원이 나를 몰았어요. 만나 보아야겠다는 정-하긴 이 마음만이라도 더 오랜 바다여행으로 나를
이끌어갔을 겝니다만 그게 전부가 아니요. 이곳 땅에 생소한 당신이니 가시다 어떤 일이 생길는지도
모르겠다는 근심도 있었죠. 인도하는 사람도 친구도 없는 낯선 사람에게는 곧잘 난폭하고 불친절한
일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그런 걱정이 있었기에 당신을 생각하는 내마음이 이렇게 당신뒤를 쫓아오게
되었구료
[세바스챤] 앤토니오 형,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그저 감사하다
[페이지] 나-006,, 0B0060
는 인사에 인사를 곧장 거듭하는 길밖에는 없소이다. 이런 푼전도 안되는 인사로 그 고마운 친절을
갚으려고 드는 일은 세상에 흔히 있죠. 하나 내가 가진 재물이 이 감사의 진정만큼이나 든든하게
있다면 좀더 나은 보답을 해드릴 것입니다. 자, 어떻게 하죠? 이 고을의 고적이라도 보고 다닐까요?
[앤토니오] 그것은 내일로 합시다.우선 있을 처소를 찾아보는게 좋겠어요.
[세바스챤] 아니 별반 고단하지 않고 밤까지는 시간이 많이 있읍니다. 어때요. 이 고을의 자랑인
기념비나 명물을 구경하면서 눈요기나 하시지 않겠어요?
[앤토니오] 매우 거북한 이야기지만 저는 이 길거리를 마구 다닐 수 없는 몸이올씨다. 전자에 해전이
있었는데 그때 저는 여기 공작의 배를 적으로 돌려 싸웠죠. 그때 이름을 날렸기 때문에 지금 여기서
붙잡히면 무사히 넘어가기는 어려울듯 합니다.
[세바스챤] 여기 사람들을 많이 죽이신 모양이군요
[앤토니오] 아뇨. 그런 피비린내나는 일을 했던 것은 아니요. 하긴 그때 그 싸움의 형편으로 봐서는
유혈의 참사가 벌어졌을지도 모랐었죠. 또 그뒤에 우리편이 가져간 것을 돌려만 주었으면 일은 수습이
될 뻔했던 것이죠
[페이지] 나-007,, 0B0070
따지고 보면 그것도 우리 고을 사람은 대개 교역의 관계로 그렇게 한것이었어요. 그런데 나 혼자만
버티엇죠 그러니까 내가 여기서 붙잡히는 날에는 비싼 값을 치러야 할겝니다.
[세바스챤] 그렇다면 드러나게 길거리를 다녀서는 안되겠군요
[앤토니오] 사실 난처하죠. 아, 잠깐 이 지갑을 가지시오. 이 고을 남쪽 끝에 코끼리 관이라는
여관이 있어요. 거기가 제일 낫습니다. 저녁을 미리 시켜놓을테니 그 동안에 소일도 겸해 이 고을
구경이나 하시고 지식이라도 얻어 놓으세요 나중에 그리고 오시면 됩니다.
[세바스챤] 왜 내가 형의 지갑을?
[앤토니오] 대단치 않은 물건이라도 있어. 그게 눈에 띄어 사고 싶을수도 있는 일이요. 형의 저축은
그런 허튼 물건 사기에 써선 안 될 것이니까요
[세바스챤] 그럼 지갑을 내가 보관하죠. 한시간 가량 있다 돌아가겠읍니다.
[앤토니오] 코끼리 관이예요
[세바스챤] 알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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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제4장 올리비아의 정원
(올리비아와 마리아 등장)
[올리비아] (방백) 뒤를 쫓아서 부르러 보냈는데, 온다고 하면 어떻게 대접을 할까? 뭘 주는 게
좋을까? 젊은 사람이란 애원이나 사정보다는 뭣인가 주어서 마음을 살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아. 아차,
소리가 켜졌지. (마리아에게) 말보리오는 어디 있느냐? 사람새가 차근하고 공손해서 나같은 처지에는
심부름꾼으로 그만이구나. 말보리오는 어디 있지?
[마리아] 곧 와요. 아씨 근데 태도가 좀 이상해요. 틀림없이 마귀한테 홀렸나봐요
[올리비아] 아니, 어떻게 됐다넌? 헛소리를 지르던?
[마리아] 아녜요. 그냥 히죽히죽 웃고만 있어요. 오거든 곁에 호위라도 두어 두시는게 마음이 놓일
것 같아요. 아무래도 머리가 돈 사람이지, 이상하거든요.
[올리비아] 어서 이리 불러와요. (마리아 퇴장) 미치광이에 울적해하는 것과 흥청거리는 것으
두가지가 있다면 나도 그에 못지않게 미친 사람이지 (마리아, 말보리오를 데리고 등장) 아니 어떻게
됐어요. 말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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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리오] 아씨, 호, 호
[올리비아] 뭣이 그렇게 우스워요. 나는 심각한 일이 있어 불렀는데
[말보리오] 심각한 일이라고요? 저도 그런 얼굴도 할수 있죠 이렇게 십자 대님을 하고 있으면 피가
잘 통하지 않아서요. 하지만 그것쯤 문제될 것입니까? 어느 한분의 눈만 즐겁게 해드릴 수 있다면 왜
그럴싸한 노래에도 있지 않습니까 한분이 즐거우면 다 즐거워라고요
[올리비아] 아니, 어떻게 됐어? 대체 어떻게 된 노릇이야?
[말보리오] 마음은 검지 않습니다. 다리는 이렇게 누래도요. 틀림없이 제 손에 들어왔습지요.
분부대로 즉각 시행, 틀림없소이다. 그 아리따운 로오마식 필체는 세상이 다 알고 있는 것입죠
[올리비아] 말보리오, 그만 잠자리에 드는 게 어때요?
[말보리오] 잠자리라고! 네, 사랑하는 임이여, 가겠소이다.
[올리비아] 아아 딱해. 왜 그렇게 웃음을 짓고 손에다 마구 입을 맞추고 있어?
[마리아] 어떻게 된 거예요. 말보리오 씨?
[말보리오] 흥, 그대가 묻는 건가, 하긴 두견이 갈가마귀에게 대답해 주는 일도 있으렸다.
[마리아] 아씨 앞에 이런 어이없고 뻔뻔스런 모양으로 나타나다니 어떻게 된 셈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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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리오] "잘난 것을 두려워 말아 주오" 멋있는 말이죠.
[올리비아] 그건 무슨 말이예요. 말보리오?
[말보리오] 사람은 타고남이 잘나는 수도 있고---
[올리비아] 뭣?
[말보리오] 힘써 얻어 와 잘나는 수도 있고---
[올리비아] 무슨 소리예요?
[말보리오] 또한 남이 던져 주어 잘나는 사람도 있소
[올리비아] 아이 딱하기도 해라!
[말보리오] 그대의 황색 긴 양말을 찬양하고---
[올리비아] 그대의 황색 긴양말!
[말보리오] 그대의 십자 대님을 보고 싶어한 사람을 있지 말아주오
[올리비아] 십자 대님!
[말보리오] 그대 마음만 정한다면 이미 고쳐놓은 신세---
[올리비아] 내가 신세를 고쳤다고?
[말보리오] 그렇지 못하다면 항상 집사의 자리
[올리비아] 이건 정말 삼복더위의 미치광이로군 (하인 등장)
[하인] 아씨, 오시이노 공작님네 젊은 양반께서 다시 돌아오셨읍니다. 겨우 사정을 해서 오시게
했읍니다. 지금 분부를 기다리고 있읍니다.
[올리비아] 곧 그리 가겠어 (하인 퇴장) 얘, 마리아, 아이를 조심해서 돌봐다오. 토오비 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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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는 어디 있니? 집의 누구든 시켜서 각별히 보살펴 주도록 해요. 내 재산의 반을 없애는 한이
있더라도 이이가 이상한 짓을 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요. (올리비아와 마리아 퇴장)
[말보리오] 오, 홋, 호, 자, 이만하면 알만도 하지? 나를 돌보게 하는 데 자그마치 써 토오비란
말씀이야. 어때? 이 점이 바로 편지의 사연과 딱 부합이 된단 말이거든. 아씨께선 일부러 그사람을
부르게 했지. 내가 건방지게 대하도록 말씀이야. 편지에도 그러헥 해 보라는 분부였지. 이렇게 말이야.
미천한 구투는 벗어버리고 이 모믓 친척에겐 거역을 할 것이요. 하인들에게는 까다롭게 구실것
고담준론을 입에 담고 범상한 인간과는 특이한 풍도를 차리실것 그 결과의 지시는 왈 엄숙한 얼굴,
의젓한 거조 느릿느릿한 말투, 그리고 모모하는 분의 의복, 풍채, 기타 등등이렸다. 아씨를 끈끈이로
잡은것은 나지만 그게 다 하나님 뜻이요. 정말 고마우신 하나님이로구나. 아까 저리 가실 때 뭐라고
그랬지.? "아이를 잘 돌봐 드려라"이이란 말이야, 말보리오가 아니지 내 신분을 따라 부르지도 않았어.
이이라고 했단 말이거든 이거 만사가 다 척척 들어맞아 어디 의심이라니 의심의 읫자리도 붙여 있느냐
말이다.
[페이지] 나-012,, 0B0120
고장도 없거니와 이상하거나 마음이 안 놓이는 점이 하나라도 있어야 말이지. 이만하면 됐어. 안 그래?
이젠 내가 말이야, 앞길을 훤하게 틔우는데 하나도 거슬리는 게 없다니까. 어허, 이게 어디 내
힘이라고 다 하나님 덕택이지. 얼마나 고마운 노릇인고. (마리아, 써 토오비 및 패이비언과 더불어
등장)
[토오비] 대체 어딨어, 이놈의 친구가? 지옥의 마귀란 마귀가 모조리 몰려서 한 덩어리가 되어 그
친구를 홀렸다해도 나는 말을 걸어 보고 말겠어.
[패이비언] 여기요. 여기 있어. 어떻게 된거예요? 아니 어떻게 된거야, 응?
[말보리오] 썩 물러가지 못해, 너희들에겐 일이 없어. 혼자 있고 싶으니 물러가거라
[마리아] 보세요. 마귀가 안에 들어앉아서 허공에 울리는 소리를 내고 있지 않아요? 내가 말한
대로죠? 써 토오비, 아씨께서 잘 보살펴 주시라고 분부하셨어요
[말보리오] 하, 하, 그렇던가?
[토오비] 이봐, 이것봐. 가만, 가만히. 곱게 다뤄야 해. 나한테 맡겨 둬. 어때 말보리오군? 기분은
어떤가 응? 이것봐 이사람아! 마귀에 저선 못써 알았나? 그게 온통 인류의 적이란 말인가? 응?
[말보리오] 임자가 하는 소리를 알고서 하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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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것보세요. 마귀를 나쁘게 말하니까 저렇게 벌컥 하지 않아요. 하나님, 제발 마귀에 홀리지
말게 해주시옵소서!
[패이비언] 소변을 점장이 할머니에게 거져가 봅시다.
[마리아] 그래, 내일 아침에 꼭 해요. 아씨께서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분을 버리게 할수는 없다고
하셨으니까요
[말보리오] 어때요. 아가씨?
[마리아] 아이 원!
[토오비] 제발 조용히들 해요. 이래서는 안돼, 자꾸 흥분하니까 나한테 맡겨 둬.
[패이비언] 곱게 다룰 수밖에는 없어요, 곱게, 마귀란 놈은 거친 것이 돼서 거칠게 다루면 좋아하지
않는단 말이에요.
[토오비] 어때, 이사람아? 어떤가 이친구, 응?
[말보리오] 뭐라고?
[토오비] 자, 같이 놀자, 구구 쯧쯧.아서, 점잖은 터수에 사람과 구슬치길 해선 못써 시거먼
광부녀석을랑 뒈져!
[마리아] 기도를 올리게 해주세요 네? 기도를 올리게 말이에요. 써 토오비.
[말보리오] 기도라고 말괄량이 같은것!
[마리아] 아니, 하느님 생각은 아예 들어가지도 않는가봐요
[말보리오] 에잇, 다들 뒈져 버려! 이 되지못하게 얄팍한 인간들아 나는 너희들 따위와는 인간이
달라, 알았어. 어디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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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라 (퇴장)
[토오비] 허허, 이건 너무하신데
[패이비언] 이걸 연극으로 한다면 당장에 조작이라고 욕했을걸 어디 있을 법한 일이라야 말이지
[토오비] 녀석 이쪽 꾀에 넘어가도 분수가 있지 속속들이 걸려 들었단 말이야
[마리아] 곧 뒤를 딸라가 보세요. 모처럼 지어낸 꾀, 바람이 들어서 허탕을 치면 안되니까요.
[패이비언] 그러다간 정말 미치광이가 되게요
[마리아] 그러면 집안이 조용해져요.
[토오비] 자, 저친구를 컴컴한 방에 넣어서 묶어 둬야겠다. 질녀도 저게 정신이 돌았다고 믿고
있으니까 그렇게 해 놓으면 우리에겐 소일거리고 저친구에겐 좋은 약이 돼. 하다가 재미에도 지치고
놈이 불쌍하게 되거든 이 꾀를 재판에다 돌려 미친자를 발견한 곱으로 너를 표창하도록 하자꾸나- 아니
저기 좀 봐 (써 앤드루 등장)
[패이비언] 오월 명절의 여흥거리가 또 하나 생겼군요
[앤드루] 자, 결툿장이다. 읽어 보게나. 초와 후추로 단단히 양념을 해 왔지
[패이비언] 아주 맵게 했군요
[앤드루] 아무렴, 여부가 있나. 자, 읽어 보라니까
[페이지] 나-015,, 0B0150
[토오비] 어디 보세. (읽는다) 젊은 친구, 네가 어떤 친구인지는 몰라도 야비한 녀석이다.
[패이비언] 좋은데요. 씩씩한데
[토오비] (읽는다) 네가 이런 말을 한다고 이상하게 여길것도 놀랄것도 없다. 나는 어차피 그 이유를
써 놓으면 법에 걸릴 턱이 없지.
[토오비] (읽는다) 너는 올리비아 아씨한테 온적이 있지.내가 보는데서 아씨께서는 너를 후대했다.
하지만 너는 천하의 거짓말장이다. 그러나 이점이 내가 네게 결투를 거는 이유는 아니다.
[패이비언] 아주 간결해요. 요점도 잘 찌르고. (방백)있지 못해
[토오비] (읽는다)네가 돌아가는 길목을 지키겠다. 만약 네가 거기서 나를 죽인다면
[패이비언] 좋은데
[토오비] (읽는다)너는 악당이나 무뢰한처럼 나를 죽이게 되는 것이다.
[패이비언] 역시 법률을 바람 피하듯 잘 피하셨는데
[토오비] (읽는다)잘 있거라 우리 두사람 중 어느 하나에게 하나님께서 축복을 주시기를! 나에게
축복을 주실는지도 모르지만 내가 너에게 이길 가망이 많으니 네가 조심해라 너의 대접 여하에 따라
너의 친구이요 또 너으 불구대천의 원수인
[페이지] 나-016,, 0B0160
(앤드루.애이큐치크) 이 결툿장에도 움직이지 않는 녀석이라면 제발에도 움직이지 못할걸세. 내가 전해
주겠어.
[마리아] 마침 잘됐어요. 그사람이 지금 아씨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중이니 곧 여기를 떠나겠죠.
[토오비] 가보게. 써 앤드루. 가서 순경처럼 정원 모퉁이에서 그녀석을 지켜보고 있으란 말이야.
그래서 닥치는 대로 무조건 칼을 빼. 빼면서 마구 떠들어 대란 말야. 음성을 날카롭게 으쓱대는 대로
마구 욕지거리를 하는 것이 실제 결투를 해서보다도 이름을 떨치는 일이 종종 있다는 걸 알아야 해.
자, 가게나
[앤드루] 좋아. 욕지기는 내게 맡겨 줘. (퇴장)
[토오비] 한데 이 편지는 전해 주지 않겠어. 저 젊은 사람의 행색을 보아하니 재주도 있겠고 범절도
상당한 것 같아 제 주인이 내 질녀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것만 보아도 알수 있거든. 그러니 이렇게
형편없이 무식한 편지 가지고는 저 젊은 친구를 놀라게 해주지 못할 것이란 말야. 보낸 자가
바보천치라는 것을 곧 알게되지. 그래서 말야, 내가 이것을 구두로 전하겠어. 에이규치크를 세상에서
다 아는 용감한 사나이라고 둘러대고 그 젊은 친구를 얼려서 나이 젊으니까 쉽사리 곧이들을 것이야
에이규치크를 험악하고 솜씨 좋고 벌컥하고
[페이지] 나-017,, 0B0170
성미가 급한 인간으로 엉뚱한 생각이 들게 하겠어. 이렇게 하면 서로가 다 떨게 되지. 얼굴만 맞대어도
서로를 코카트리스 (뱀의 몸에다 닭의 머리를 한 전설의 괴물)처럼 죽이려고 들거란 말야
[패이비언] 아, 여기 그 친구가 아씨와 같이 나옵니다. 작별할때까지 내버려 두었다가 곧 뒤를
따르도록 하세요.
[토오비] 그 동안에 결툿장의 문귀라도 가슴이 서늘한 것을 생각해 놓아야겠다. (써 토오비,
패이비언, 마리아 퇴장 올리비아, 봐이 올라와 같이 등장)
[올리비아] 목석같은 사람에게 채신머리도 없이 이 마음을 너무 털어놓았나보지.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낯이 뜨거워질 정도, 하나 아무리 내가 나를 나무라 본들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의 약점인 걸
어떡해.
[봐이올라] 아씨의 그 견딜것같지 않은 사모의 정이나, 제 주인의 야속한 마음이나 다 같습니다.
[올리비아] 자, 이 보석을 몸에 지녀 줘요. 내 화상이 들어 있어. 거절하지 말아 줘. 입이 없으니
당신을 괴롭히지도 않을 거예요. 그리고 부탁, 내일도 꼭 와주세요. 당신이 원하는 것으로 내가 싫다
할 것이 뭐가 있겟어요. 절조를 더럽히는 것만 아니라면 무엇이든 올리겟어.
[봐이올라] 제가 바라는 것은 하나뿐입니다. 주인을 진정으로 사랑해 주실것
[페이지] 나-018,, 0B0180
[올리비아] 이미 당신에게 바친것을 또 어떻게 그분에게 주어요? 절조를 더럽히지 않고서
[봐이올라] 저에게 주신것은 취소처분을 하죠
[올리비아] 자, 내일 또 어세요. 안녕히. 마귀가 당신 모양을 하고 유인했다가는 내 영혼이
지옥에까지라도 따라갈 것이에요. (퇴장) (써 토오비오와 패이비언 다시 등장)
[토오비] 여, 안녕하슈?
[봐이올라] 안녕하십니까?
[토오비] 빨리 방비의 준비를 해놓도록 하십시오. 대체 노형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노형을 지키고 기다리는 사나이가 있소. 원한이 치밀어 사냥개처럼 피에 굶주린채 정원 끝에서
기다리고 있어. 자, 그 칼을 빼서 실 수 없도록 대비를 하시오. 상대는 재빠르고 솜씨 좋고 사납기
이루 말할수 없는 놈이요.
[봐이올라] 무엇이 잘못된 것 아니에요. 싸움을 걸릴만한 일이 없소. 내 기억으론 털끝만큼이라도
흐리거나 꺼림칙한 일이 있어. 남에게 해를 끼쳤다곤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데요.
[토오비] 아니 실지가 그렇질 않단 말씀이야.그러니 목숨이 조금이라도 아깝거들랑 빨리 방비태세를
취하시오.
[페이지] 나-019,, 0B0190
상대방은 젊기도 하거니와 힘이며 솜씨가 좋고, 지금 노발대발하고 있는 판이요.
[봐이올라] 대체 어떤 사람이요. 그사람은?
[토오비] 나이트요. 전쟁터의 공이 아니라 융단 위에서 받은 작위이긴 하지만 개인으로 싸움이
붙으면 귀신도 내다 앉으라는 판. 벌써 세사람이난 혼령으로 만들어서 저승길로 보냈다오. 그런
인간인데 이번 일은 특히 노발대발, 달래기는 커녕, 상대를 죽여서 무덤으로 보내지 않고는 성이 차지
않는가보오. 해치우느냐 당하느냐 죽이느냐 죽느냐, 이것뿐이라는 거요.
[봐이올라] 그럼 이댁에 다시 들어가서 아씨에게 호위를 청하겠어. 나는 싸울줄 모르는 사람이요.
세상에는 일부러 남에게 싸움을 걸어 놓고서 용기를 시험해 보는 따위의 사람도 있다하니, 이사람도
그런 괴상한 인간이 아니겠소.
[토오비] 그건 안돼 그 친구가 성을 낸것은 아주 그럴싸한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요. 하니까
그가 원하는 대로 당당하게 응하시오.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오. 아니면 내가 상대를 해드릴가.
그것보다는 그 친구에게 응하는 게 안전할걸 하니까 저리 가든가 아니면 자, 여기서 그 칼을 빼시오.
이젠 아무래도 상관않을 도리가 없게 됐구료. 그게 싫거들랑 앞으로 그 쇠붙이를 차고 다니지 않겠다고
맹세를 하시오
[페이지] 나-020,, 0B0200
[봐이올라] 이건 세상에 괴이쩍고도 무례한 이야기로군요. 제발 부탁이요. 그분에게 내가 무슨
실례를 했든가 알아 보아 주실 수 없겠소? 혹 실수로 무슨 짓을 했을는지 몰라도 고의론 할턱이
없어요.
[토오비] 내가 알아봐 드리지. 패이비언군, 내가 돌아올때까지 이분 곁에 있어 주게 (퇴장)
[봐이올라] 혹 이 일에 대해서 아시는 일이 있어요?
[패이비언] 제가 아는것은요. 그 나이트가 댁에게 무척 화를 내서 목숨을 걸고라도 결판을
내야겠다는 거예요. 그밖의 사정은 모릅니다.
[봐이올라] 어떻게 생긴 사람이요. 그사람은?
[패이비언] 생김새를 봐서야 그렇게 대단할 것같지 않죠. 그런데 실상 용기를 나타낼 때 보면
굉장합니다. 이 일리리아땅 어디를 찾아봐도 그렇게 칼 잘 쓰고 잔인하고 무시무시한 상대는 정말이지
없어요. 자, 저쪽으로 가 보십시다. 힘 닿는대로 제가 중재를 붙여드릴테니
[봐이올라] 그렇게 해주신다면 매우 고맙겠소. 나는 원래가 무인상대보다도 절의 중과 사귀는 것이
성미에 맞아요. 내 천성이 그렇다는 것을 남이 안대도 상관없어 (퇴장) (써 토오비, 써 앤드루와 다시
등장)
[토오비] 이사람아, 그친구 바로 귀신이데. 그런 여장부는
[페이지] 나-021,, 0B0210
처음 봤어. 내가 한 시합 해보았는데. 칼집 채 말이야 찌르는 솜씨가 어떻게나 셴지, 받아내기야
생각도 못할 지경인데. 이쪽이 받아 찌르는데 그대신 오는게 그저 이 땅을 밟고 디디는 정도로
틀림없어. 페르샤 왕의 검객 노릇 했다는 소문이던데
[앤드루] 이거 야단났구나. 난 상관않겠어.
[토오비] 그런데 이제 와서는 가만히 있지 않을걸. 패이비언이 저쪽에서 붙잡고 있지만 진땀을
흘리고 있네
[앤드루] 제기랄, 그러헥 세고 검술을 잘하는줄 알았더라면 결툿장을 내기전에 그녀석이 지옥에
떨어지는 걸 볼걸 그랬지. 이번 일은 없는 것으로 해 주도록 말해줘. 그러면 내 회색 말 캬피렛트를
주겠다 고 해주게
[토오비] 어디 한번 얘기는 해보지. 여기 서있게. 그리고 겉보기만이라도 센체하고 있어요. 아무쪼록
저승엘 왔다갔다하는일 없도록 수습해야지. (방백)자, 자네 말도 어디 한번 타볼까, 자네를 잡아타듯이
말이야 (패이비언과 봐이올라 등장) (패이비언에게) 싸움을 말리기로 하고 말을 손에 넣었다. 저 젊은
친구를 귀신이라고 믿게 해줬지
[패이비언] 그 친구도 앤드루를 굉장히 무서워하고 있어요. 곰한테 쫓겨나오는 사람마냥으로 숨을
헐떡거리고 얼굴이 파랗게 질려 있죠.
[페이지] 나-022,, 0B0220
[토오비] (봐이올라에게) 이거 도리없소이다. 일단 맹세를 한것이니 대장부가 안 싸울수는 없다는군.
하긴 싸움의 원인은 곰곰 생각해 보니까 대간하게 떠들 만한것도 못된다고 하는군요. 그러니 저사람
맹세를 지켜주기 위해서 칼을 빼시오. 상처는 내지 않도록 하겠다니까
[봐이올라] (방백)하나님, 제발 저를 지켜 주시옵소서. 조금만 잘못해도 남자가 아닌것이 드러나고
말겠어.
[패이비언] 저쪽에서 성을 내서 날뛰거든 뒤로 물러서세요.
[토오비] 자, 써 앤드루, 도리가 없네, 저사람은 자기 명예가 있으니 한번 시합은 해야겠다는 거야.
결투의 법이 있으니 피할 도리가 없다는군. 그렇지만 자네를 해치치는 않겠다고 했어. 신사로서 또
무인으로서 약속을 지키겠다는 거야. 자 시작하게나
[앤드루] 하나님, 아모쪼록 약속을 지키게 해주시옵소서! (칼을 뺀다)
[봐이올라] 이건 정말 내 본의가 아닙니다. (칼을 뺀다) (앤토니오 등장)
[앤토니오] 칼을 치워, 이 젊은분에 무슨 실례가 있었다면 그 책임을 내가 지겠소. 그리고 댁에서
잘못이 있었다면 대신 내가 상대를 하겠어.
[토오비] 여보시오. 대체 당신은 누구야?
[앤토니오] 그사람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사람이요.
[페이지] 나-023,, 0B0230
지금 당신들에겐 어떻게 말했는지 모르지만 이사람을 위해서라면 그 이상도 말이야, 감히 해치울테야.
(칼을 뺀다)
[토오비] 그렇게 간섭을 하고프다면, 오냐 내가 상대해 주마, (칼을 뺀다)
[패이비언] 써 토오비, 치우세요. 저기 나리들이 옵니다.
[토오비] (앤토니오에게)나중에 상대를 해줄테다.
[봐이올라] (써 앤드루에게)제발 칼을 치우세요. 네?
[앤드루] 네, 네, 치우고 말고요, 그리고 약속한 것을 꼭 지키겠소이다. 그 말이 고삐 모는 대로
말을 아주 잘 듣는답니다. (관리들 등장)
[관리1] 이사람이야, 영장을 집행해
[관리2] 앤토니오, 오시이노 공작의 고소로 체포한다.
[앤토니오] 사람을 잘못 보셨군요
[관가1] 아니야. 틀림없어, 지금은 선원의 모자를 안 쓰고 있지만 나는 당신 얼굴을 잘 알고 있어.
연행해. 내가 잘 알고 있다는 걸 당신도 알고 있겠지?
[앤토니오] 할 수 없군요. (봐이올라를 보고) 당신을 찾다가 이렇게 처지가 급하게 되었으니, 제
지갑을 돌려 주셔야겠는데 어떨까요? 제 신세가 이꼴이 된건보다 당신을 위해서 힘이 되지 못하는 것이
유감입니다. 아니 대단히 놀라시
[페이지] 나-024,, 0B0240
는데 너무 걱정을 마세요.
[관리2] 자 빨리 가요
[앤토니오] 그 돈을 일부라도 꼭 돌려 주셔야겠어요.
[봐이올라] 아니 무슨 돈인데요? 이렇게 모처럼 친절을 베풀어 주셨고, 또 지금 곤란한 처지를
당하시는것을 보니 딱해서 별로 자라지도 않은 힘입니다만 조금 돌려드리긴 하겠읍니다. 가진게
약소해서 안됐읍니다만 이것을 반을 가릅시다. 자, 이게 반입니다. 가지십시오
[앤토니오] 지금 와서 모른다고 잡아떼시는 건가요? 제가 여태까지 해드린 일을 알아주시겠다는
말씀이요? 이렇게 불행한 처지에 빠진 인간을 너무 곯리지 마십시요. 그렇게 했다간 정말 비뚤어진
인간이 되어 제가 여태껏 해올린 친절을 가지고 당신을 탓하게 될는지도 모르겠소
[봐이올라] 도무지 모르는 이야기뿐이요. 대체 음성이고 얼굴이고 댁을 나는 모릅니다. 나도
배은망덕은 싫어요. 거짓말 교만, 허튼소리, 술주정, 그밖의 인간의 연약한 본성을 썩게하는 어떤
더러운 죄악보다도 배은망덕을 싫어하는 사람이요.
[앤토니오] 천하게 이럴수가!
[관리2] 자, 갑시다. 가요
[페이지] 나-025,, 0B0250
[앤토니오] 잠깐만 더 말하게 해주세요. 여기있는 이 젊은이는 거의 사경에 빠진 것을 내가 빼앗아
오다시피 하여 살려줬어. 있는 정성을 다해서 구해주었소. 그 생김새가 어쩐지 존경할 만한 훌륭한
인물같이 짐작되어 지성을 다 바쳤단 말이야
[관리1] 우리에게는 상관없는 일, 시간만 지체해요. 자, 갑시다
[앤토니오] 아, 나의 우상이 이렇게도 더러울 줄이야! 세바스챤, 너는 네 그 버젓한 외양에다 똥칠을
했구나. 자연 가운데 힘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마음 속뿐이지. 세상에 뭣이 불구니 해도
인정머리없는 것 말고 또 있단 말인가. 미덕은 아름다움이지만 아름다움의 탈을 쓴 악은 그야말로
마귀가 야단스레 겉치장을 해놓은 속이 빈 장롱이지 뭐냐
[관리1] 이 친구가 돌았군. 빨리 데리고가 자, 가요
[앤토니오] 안내하시오 (관리들, 앤토니오와 함께 퇴장)
[봐이올라] 저렇게 흥분을 해서 지껄이는 것을 보니 자기 말을 진정으로 믿는것도 같아. 그게
정말일까? 사랑하는 오빠 정말 나는 오빠로 알았을까요? 아, 제발 이 상상이 사실이라면? 사실이라면
얼마나 좋겠어.
[토오비] 노형, 이리와요. 그리고 패이비언도 이리오고. 우리도 어디 유식한 말씀을 운자를 달아
지어볼까
[페이지] 나-026,, 0B0260
[봐이올라] 저이가 세바스챤이라고 이름을 불렀지. 그 오빠는 내가 얼굴을 볼 적마다 언제나
살아있어. 그렇게도 꼭 같이 둘은 닮았으니가. 그리고 꼭 이복장, 이 빛깔, 이 장식을 하고 있었지.
내가 그대로 흉내냈으니까 말이야. 아, 이게 사실이라면 태풍도 오히려 친절하로 저 소금물의 파도도
달콤한 애정에 차 있었다고 해야겠어 (퇴장)
[토오비] 비열하기 이를데 없는 데대한 녀석이로군. 게다가 토끼보다도 더 겁장이란 말이야. 저놈이
비겁한 것은 곤경에 빠진 친구를 내동당이치고 시치미를 떼는 수작으로 드러났네. 그리고 겁장이란
것은 여기 패이비언에게 물어보면 알아.
[패이비언] 겁장이 정도가 아니죠. 겁장이교의 열렬한 신자라고 해야 할걸
[앤드루] 임자식, 다시 따라가서 패줘야겠다.
[토오비] 해봐, 해 실컷 두들겨패 줘. 하지만 컬을 뽑진 말아
[앤드루] 그럼 뽑지 않고!
[패이비언] 어디, 따라가서 결과를 볼까요
[토오비] 얼마든지 걸어도 좋은데 내 장담하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페이지] 나-027,, 0B0270
[막] 제4막
[장] 제1장 올리비아의 집 앞
(세바스찬과 어릿광대 등장)
[광대] 그럼, 제가 선생님을 모시러 온것이 아니라고, 그렇게 저더러 믿으라는 말씀이군요
[세바스챤] 그만 작작하라니까 그 바보같은 수작을. 저리 비켜
[광대] 정말 시치미떼는 덴 뭐가 있어요. 알겠읍니다. 저는 댁을 모르고요. 제가 아씨 분부로 좀
오시라고 심부름하러 온놈도 아니고요. 대그이 이름은 세사리오 선생이 아니고요 그렇죠? 그리고
이놈의 코도 제 코가 아니고요. 즉, 사실이 다 사실이 아니라는 말씀이죠?
[세바스챤] 제발 부탁이야, 그 바보같은 소리는 다른 곳에 가서 작작해. 나를 알 까닭이 없어.
[광대] 바보같은 소리를 작작하란 말야! 어디 잘나나 분한테서 듣고 와 가지고는 이 바보한테
써먹겠다는 거군. 바보같은 소리를 작작해라. 허어, 이러다간 이세상이라는 바보천지가 멋장 이연할라.
자, 제발 그 모르는 체는 그만큼 하시고 아씨께 뭐라고 작작할깝쇼? 곧 오시겠다고 작작할깝쇼?
[페이지] 나-028,, 0B0280
[세바스챤] 부탁이야, 바보 익살꾼. 제발 저리로 가 줘. 자 돈을 주께. 어물어물 하고 있으면 대접이
나빠져
[광대] 이거 마음씨가 아주 후하시군. 바보에게 돈을 주시는 똑똑한 양반은 다들 뒤에 좋은 소리를
듣지요. 이할가량은 더 비싸게 말예요.
[앤드루] 이놈, 잘 만났다! 어디 맛을 보아라. (세바스챤을 친다)
[세바스챤] 뭣이 어째, 이녀석? 이녀석, 이녀석! (앤드루를 두들긴다) 이놈저놈 할것 없이 다 돌았군
[토오비] 게 그만하시오. 안 들으면 이 단검을 집어 넘어로 던져 버릴테야
[광대] 곧장 아씨에게 알려야겠다. 돈 이 펜스 받았다고 걸려들다니 하나님 맙소다. (퇴장)
[토오비] 작, 그만하슈, 그만
[앤드루] 아니 가만두어 뤄. 어디 보자, 다른 길로 상대를 해줄테니 일리리아에 법률이 없다면
몰라도 구타상해죄로 고소를 못할줄 아나. 먼저 친것은 나지만 그까짓게 상관있나, 뭐
[세바스챤] 손을 놓아라
[토오비] 자, 놓지 못하겠어. 이봐 용감한 친구, 칼을 치우시지
[세바스챤] 이 손을 놓지 못할까(뿌리친다) 자, 어떻게 하겠다는거야. 더이상 이쪽에 싸움을 걸고
싶거든 칼을 뽑아라
[페이지] 나-029,, 0B0290
[토오비] 뭣이 어쩌고 어째! 그럼 좋다. 네놈의 그 건방진 피를 한두 온스 얻어 와야겠구나. (양인
칼을 뽑아 싸운다. 올리비아 등장)
[올리비아] 치워요. 토오비! 냉슴 치우지 못해
[토오비] 아씨!
[올리비아] 늘 이꼴이예요? 염치도 없는 인간같으니 버릇이고 예의고 다 어디 있어요? 산중이나
야만인 동굴속에 사는게 알맞아요. 썩 물러가 버려. 노여워 마세요. 네, 세사리오. 이 버릇없는 사람,
저리 가버려요. (써 토오비, 써 앤드루, 패이비언 퇴장) 제발 부탁이예요. 무례하고 무도한 짓을
당해서 오죽 화가 나시겠어요. 하지만 명찰하셔서 참아 주세요. 네. 같이 집으로 가십시다. 지금까지도
저 불한당이 얼마나 쓸더없는 장난을 저질렀는지나 들어 주세요. 그걸 들이시면 이번 일도 웃고 용서해
주실 거예요. 꼭 가셔야 해, 싫다고 말아요. 정말 할 수 없는 사람! 그바람에 얼마나 놀랐는지.
사냥꾼에 놀란 사슴처럼 이 가슴이 뛰어올랐네
[세바스챤] (방백) 이건 또 어떻게 된 일이지? 강물이 어느 쪽으로 흐른다? 내가 정신이 돌았거나
아니면 꿈을 꾸고
[페이지] 나-030,, 0B0300
있는 게지. 상상이여, 내 감각을 언제까지고 망각의 흐름속에 잠겨두게 해달라. 이게 꿈이라면
언제까지고 자고 싶구나.
[올리비아] 자, 이리 보세요. 그저 제말대로만 해주시면 좋겠어요.
[세바스챤] 가겠읍니다.
[올리비아] 말로만 그렇게 마세요. 네 (모두 퇴장)
[페이지] 다-001,, 0C0010
[장] 제2장 올리비아의 집
(마리아와 어릿광대 등장)
[마리아] 아아니, 이봐, 이 가운을 입고 이 수염을 달고서 저이에게 토오파스 목사님으로 생각하게
하는 거예요 자, 빨리 그 동안에 써 토오비를 불러 오게(퇴장)
[광대] 음, 입지. 변장을 하겠어 이런 가운을 입고 변장을 한 목사님 흉내를 내기에는 키가
모자라고,훌륭한 학자라고 생각되기엔 좀 더 수척해야 한단 말씀이야. 하지만 정직한 인간이요 상냥한
집주인이라는 말을 듣는 것도, 부지런한 큰 학자님이란 소릴 듣는것만 못할게 없지. 한패거리들께서
오시는군. (써토오비와 마리아 등장)
[토오비] 안녕하시옵니까, 목사님?
[광대] Bonos dies(좋은 날씨) 써 토오비. 필묵을 일찌기 구경치 못했다는 프라그의 어느 노은자께서
고보덕왕의 질녀에게 한 재담마따나(있는 것은 있나니라) 그러니까 나도 목사님이니까 목사님이란
말씀이외다. 대저 그것은 그것이 아니고 무엇이며, 있음은 있음 이외의 또 무엇이겠소이까?
[토오비] 토오파스 목사님, 저사람에게로 가십시다.
[광대] 이봐라! 이 감방이 평안키를!
[페이지] 다-002,, 0C0020
[토오비] 녀석 근사하게 흉내를 내는군. 잘해
[말보리오] (안에서) 거기 누구야?
[광대] 토오파스 목사가 얼이 빠진 말보리오를 보살피러 왔노라.
[말보리오] 목사님, 토오파스 목사님, 네 목사님, 아씨한테 가 주십시오.
[광대] 예끼, 과대망상의 마귀놈! 왜 이사람을 이다지도 괴롭히고 있는고. 노상 아씨 이야기밖에는
할 줄 모르는가?
[토오비] 잘한다, 목사님.
[말보리오] (안에서) 토오파스 목사님, 세상에 이런 변을 당할 수도 있겠읍니까? 제발, 목사님, 제가
미쳤다니 어림도 없는 말입니다. 모두들 어울려서 저를 이렇게 지긋지긋하게도 컴컴한 곳에다 몰아
넣었어요.
[광대] 이놈, 이 무도한 사탄아! 너를 이렇게 불러 주는 것만도 대접을 해 준 것이다. 마귀에게도
인사를 차릴 줄 아는 군자란 것을 알아야 해. 방이 컴컴하다고?
[말보리오] 지옥같이 어둡습니다, 목사님.
[광대] 장벽처럼 투명한 퇴창이 있고, 북남에 흑단같이 광채 나는 높은 창이 있는데, 빛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
[페이지] 다-003,, 0C0030
[말보리오] 토오파스 목사님, 저는 미친 것이 아닙니다. 정말 이 방은 컴컴해요
[광대] 미친 사람아, 네가 잘못 알고 있다. 세상에 무지 이외에는 어두운 것이 없나니, 그대는 그
어둠 속에 헤매기를 갈피를 잡지 못함보다 더하구나
[말보리오] 무지는 지옥에 못지않게 어둡다고 하지만, 여기는 무지에 못지않게 컴컴합니다. 그러고
정말입니다. 저같이 욕을 본 사람은 없읍니다. 저는 목사님이나 마찬가지로 정신이 돌아 있지
않습니다. 어디 이치에 합당한 질문을 하셔서 시험해 보십시오
[광대] 들새에 관한 피다고라스의 의견은 뭣이지?
[말보리오] 우리 조모의 영혼이 혹시 새 속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소이다.
[광대] 그 의견을 어떻게 생각는가?
[말보리오] 저는 영혼을 고귀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의견에는 절대 찬성치 않습니다.
[광대] 잘 있게. 그냥 컴컴한데 있어 그대가 피다고라스의 의견을 믿기까지는 그대의 정신이
온전하다고 생각지 않겠어. 그리고 노란 도요를 죽이지 말도록 조심해야 해 잘못 했다간 조모의 영혼을
앗아 갈는지 모르니까 잘 있게.
[말보리오] 목사님! 토오파스 목사님!
[페이지] 다-004,, 0C0040
[토오비] 우리 목사님이 최고야.
[광대] 아니, 뭣이든 척척, 그 까짓 문제없죠
[마리아] 그 수염하고 가운이 없어도 괜찮을 뻔했어 저쪽에서는 보이지 않으니까.
[토오비] 이번에는 내 목소리 그대로 해 봐. 그래서 어떻게 대하는지 알려 다오. 이 장난도 이쯤해
두어야겠다 치다꺼리만 잘 된다면 그만 풀어 놓아 줬으면 좋겠구나. 질녀에게 단단히 밉상을 바쳐
놓았으니, 이 장난을 끝장까지 보려다간 이쪽이 위태롭단 말이거든. 나중에 내 방으로 오너라. (써
토오비와 마리아 퇴장)
[광대] (노래한다) 이보게 로빈 군, 흥겨운 로빈 군, 자네 아씨 재미는 어떠하신가?
[말보리오] 바보!
[광대] 우리 아씨 요즘은 박정도 하이
[말보리오] 광대!
[광대] 아이구, 그건 또 왜 그렇게 됐지?
[말보리오] 얘, 바보!
[광대] (좋은 사내가 생겼다) 네 누구야, 나를 부르는 건?
[말보리오] 얘 바보야, 제발 적선해 다오. 촛불과 팬 잉크 그리고 종이를 갖다주면 네 은공은 잊지
[페이지] 다-005,, 0C0050
않겠다. 점잖은 체면에 거짓말 하겠느냐?
[광대] 말보리오 나리요?
[말보리오] 그렇다, 그래
[광대] 에그 가엾기도 어째 말짱한 정신을 그렇게 잃으셨을까?
[말보리오] 바보야, 세상에 이렇게 욕을 본 사람이 어디 또 있겠나. 네 정신이나 마찬가지로 나도
말짱하단다.
[광대] 마찬가지라고요? 나리 정신이 이 바보 머리나 다름이 없다니 그럼 정말 머리가 도셨어
[말보리오] 그놈들이 나를 인간 대접을 않고 여기 몰아 넣어 버렸다. 이런 컴컴한 대다 가둬 놓고는
목사따위를 보내고 바보같으니라고, 그리고는 저희들 멋대로 나를 미치광이로 만들려고 드는구나
[광대] 말씀 조심하세요. 목사님이 아직 여기 계셔요. (소리를 바꿔서) 말보리오, 말보리오, 하나님
은총으로 제 정신이 돌아오기를! 애써 잠을 붙이도록 해요. 그리고 그 허튼수작은 치우는 게 좋아.
[말보리오] 토오파스 목사님1
[광대] 넌 저 사람하고 말하면 못써, 알았나? (제 목소리로) 저 말씀이예요? 알았읍니다. 안녕히
가세요. 토오스 목사님. (소리를 바꿔서) 잘 있거라. 아멘. (제목소리로) 네, 네 알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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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리오] 바보, 바보! 얘, 바보야!
[광대] 아, 왜 이러세요? 가만 계세요. 무슨 말씀입니까? 말한다고 야단을 맞았어요
[말보리오] 바보야, 부탁이다. 등불과 종이를 갖다다오. 이것봐 나는 이 일이리아 땅의 누구
못지않게 정신이 말짱하단 말이다.
[광대] 그렇다면야 좀 좋겠어요.
[말보리오] 이 손에 맹세하마, 절대 멀쩡하다. 제발 잉크와 종이 그리고 등불을 가져와. 그리고 내가
쓴 것을 아씨에게 전해다오. 여태까지의 편지 심부름보다 훨씬 덕을 보여 주마.
[광대] 도와 드리죠. 근데 정말이예요? 정말 미친 것이 아녜요? 아니면 시늉을 하고 있는 겁니까?
[말보리오] 나를 믿어. 정신이 멀쩡하니까. 틀림없어요
[광대] 원 미친 사람 하는 말을 어떻게 믿는담, 골통 속이라도 들여다보지 않고선. 등불과 종이와
잉크를 갖고 오겠어요.
[말보리오] 바보야, 이 인사를 담뿍 해 주마. 제발 갔다 오너라
[광대] (노래한다)
[노래시작]
갔다가 오지요 눈 껌벅 사이에 곧 돌아오지요. 옛적 광대 바이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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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도움이 돼야지요. 광대 바이스는 목검으로 노발대발하여서는 이놈, 아, 하! 마귀보고 호령하죠.
미치광이 꼴을 하고 발톱 깎아라, 아비야. 마귀 아저씨, 잘 가오
[노래끝]
[장] 제3장 올리비아의 정원
(세바스챤 등장)
[세바스챤] 이건 대기고 저기에 빛나는 태양 저분이준 이 진주, 손에 느낄 수도 눈으로 볼 수도
있다. 그렇다. 나를 이렇게 둘러싸고 있는 것이 이상하기 짝이 없지만 정신이 돈 것은 아니지. 그럼,
앤토니오는 어디 있나? 코끼리 관에가 보았는데도 없었지. 아니 있었기는 했다. 가보니까 이 전갈이
있어 나를 찾으러 거리에 나가노라고 했으니까. 지금 그사람이 의논 상대가 돼준다면 나에게는
다시없는 도움이 될 터인데. 내 이성
[페이지] 다-008,, 0C0080
이 이 오감과 다투어 다짐해 주기를. 이건 무슨 착오일는지는 모르지만, 또 결코 정신 나간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렇게 뜻밖의 사건이며 요행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보면 전례가 있는 것도
아니요 이치에도 맞지 않는 것이니, 이 눈을 의심치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단 말이거든. 그리고 아무리
내 이성이 그렇지 않다고 우겨도, 그것과 다투어 내 정신이 어찌 되었거나, 아니면 이집 아씨가 어찌
되었다고 자꾸만 믿고 싶어진단 말이야 하지만 이집 아씨가 어찌 되었다면 내 눈으로 안보았으면
몰라도 어떻게 저렇게도 부드럽고 진중하고 차근차근하게 집안 일을 돌보며, 하배들을 부리며 사무
일체를 빈틈없이 처리해 나갈 수 있단 말인가? 아무래도 무슨 꿍꿍이가 숨이 있을 것 같으네. 아, 여기
아씨가 오시는군. (올리비와 신부 등장)
[올리비아] 이렇게 서둔다고 저를 탓하지 말아 주세요. 당신 말씀이 본심이라면 저와 이 신부님과
같이 바로 근처에 있는 성당으로 가십시다. 거기 가서 이 신부님 앞에서 그리고 그 신성한 지붕 아래서
영원히 변치 않을 당신의 굳은 맹세를 해 주시길 바라요. 저의 의심많고 불안한 영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페이지] 다-009,, 0C0090
있게 말이예요. 이 맹세는 당신이 세상에 밝혀도 좋다고 생각하실 때까지 신부님에게도 덮어 주시게
부탁하겠어요. 그리고 때가 오면 제 신분에 합당한 예식을 올리도록 하십시다. 어떠세요?
[세바스챤] 신부님을 모시고 당신과 같이 가겠읍니다. 일단 진실을 맹세하면 평생토록 지키겠읍니다.
[올리비아] 그럼, 신부님, 안내해 주세요. 하늘도 빛을 내어 저의 이 행동을 조람해 주시옵소서!
(모두 퇴장)
[페이지] 다-010,, 0C0100
[막] 제5막
[장] 제1장 올리비아의 집 앞
(어릿광대와 패이비언 등장)
[패이비언] 자, 우리들 두 사람의 사이가 아니냐, 그 편지 좀 보자꾸나
[광대] 그럼 패이비언씨, 내 청 하나만 들어 주시겠소?
[패이비언] 들어 주고 말고
[광대] 이 편지를 보자고 하지 마시오
[패이비언] 이런 원, 개를 드립니다 하고는, 그 대신 개를 다시 돌려주시오 하는 것과 꼭
같군.(공작, 봐이올라, 큐리오, 귀족들 등장)
[공작] 너희들은 올리비아 아씨 댁 사람아냐?
[광대] 네 , 저희들이야 그저 아씨의 변변치 못한 하인들입죠.
[공작] 네 얼굴을 잘 알고 있다. 어떠냐, 요즘은?
[광대] 솔직한 말씀이 원수 덕택에 잘 되고 친구 덕택에 해를 보고 있읍니다.
[공작] 그 거꾸로겠지 친구 덕택에 잘될 것 아니냐?
[광대] 아닙니다 나쁘게 되죠.
[공작]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
[페이지] 다-011,, 0C0110
[광대] 그것은 말씀이예요, 친구는 저를 치켜올려 주고 바보로 만듭니다. 그런데 원수는 털어놓고
저를 바보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원수의 힘으로 저 자신을 알게되니 덕을 보는 것이고, 친구의
힘으로는 속는 것밖에는 없죠. 하니까 결논은 어떻게 되느냐 하면, 이것은 마치 키스와 같아서요,
부정이 네 개가 합치니까 긍정이 두개 나오지 않겠읍니까? 그러니 친구 덕에 손해 보고, 원수 덕에 잘
된다는 말씀이올씨다.
[공작] 그것 아주 재미있구나.
[광대] 아니 천만에요 공작님께서는 저의 친구가되시겠다는듯 합니다만
[공작] 내 덕택에 해를 보아서야 되겠느냐. 자, 돈을 받아라
[광대] 그저 이중거래만 안된다면야 한푼 더 주셔도 좋을 것 같은뎁쇼.
[공작] 이녀석이 좋지 못한 일만 권하는군.
[광대] 이번만은 양심을랑 호주머니 속에 넣으시고 인정 따라해 보세요
[공작] 그럼 죄를 짓자꾸나. 이중거래를 하지. 자 여깅다
[광대] 하나, 둘, 셋 이것 재미있는 놀이올씨다 또 옛말에도 세쨋번이 다 문다는 속담이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삼박자란 것이 춤출 때는 그만이올씨다. 그리고 또
[페이지] 다-012,, 0C0120
있어요. 성 베넷의 종소리라면 벌써 짐작이 가시겠죠 하나, 둘, 셋.
[공작] 네 광대솜씨도 그 수작 가지고는 내 호주머니에 다시 손이 들어가지 않는다. 너의 집
아씨에게 내가 왔다고 전하고 이리로 모시고 나온다면 더 보태고 싶은 생각이 날는지도 모르겠다.
[광대] 그럼, 제가 돌아올 때까지 그 생각을랑 잘 재우 놓으세요 다녀오겠읍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바란다고 해서 탐욕의 죄라고는 생각지 말아 주세요. 자, 그럼, 베푸시는 마음은 잠시 눈을 붙이게 해
두시고 제가 곧 와서 깨우겠소이다.(퇴장)
[봐이올라] 아, 저기, 저를 살려준 분이 오는군요. (앤토니오와 관리들 등장)
[공작] 저자의 얼굴을 내가 잘 알고 있다. 하긴 전번에 만났을때는 전쟁터 초연에 타서 대장간의
신벌칸처럼 시커멓게 돼 있었지. 보잘것없는 배의 선장이었었는데 그물위에 얕게 뜬 대수롭지도 않은
배를 가지고, 우리 함대의 가장 훌륭한 것과 대전하여 산산이 부숴버린 일이 있었다. 그 훙륭한 솜씨에
우리쪽은 그만 미움이고 손실이고도 잊고서 칭찬을 해 주었다. 어떻게 된 거냐?
[관리1] 공작님, 이자가 바로 앤토니오, 피닉스 호가 크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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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짐을 싣고 오는 것을 빼앗은 그 장본인이 올씨다. 그리고 타이거 호에 뛰어들어 조카되시는
타이터 스님의 한쪽 다리를 잃으시게 한 것도 바로 이자올씨다. 여기 노상에서 자신의 창피도 일신의
위험도 제쳐놓고 소란을 치는 것을 잡아 왔읍니다.
[봐이올라] 이분이 저에게 친절을 베풀어 저를 위해 칼을 뽑아 주셨어요. 그런데 끝에 가서 이상한
이야기를 했어요. 아무래도 실성한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공작] 이 천항 악명높은 해적! 바다의 도둑놈! 대체 얼마나 어리석고 무모하기에 그 흉악한
행동으로 불구 대천의 원수가된 이쪽 수중에 빠지게 되었느냐?
[앤토니오] 오시이노 공작, 죄송하오나 지금 주신 명칭은 받을수 없소이다 이 앤토니오, 오시이노
공작의 적으로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음은 인정하지만, 도둑이나 해적이라니 천만의 말씀이요. 제가
여기 온 것은 요귀에 홀린 탓이요. 그 곁에 있는 천하에 배은망덕한 젊은 사람이 거친 바다의 거품
이는 파도에 삼키는 것은 제가 건져 주었소. 도저히 살길 없는 빈사의 몸을 소생시키고, 그뿐입니까,
이 마음의 진정을 다하여 아낌없이 일체를 바쳤던 것이요 저사람을 위해서오로지 그를 아꼈기 때문에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이 사지로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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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것이요. 그러고 그가 곤경에 빠지는 것을 보고는 그를 막아주려고 칼을 뽑았던 것이요. 그런데 제가
잡히고 나니타 저자는 박정하게도 수작을 꾸며 위험에 걸려 들까봐 뻔뻔스럽게도 나를 알지 못한다고
시치미를 떼고, 마치 순식간에 이십년이나 사이가 벌어진 인간이 되어 버렸소. 그리고는 제가 쓰라고준
지갑을 반 시간도 채 못 되었는데 받지 않았다고 시치미를 떼는군요.
[봐이올라] 세상이 이런 일이!
[공작] 그사람이란 언제 이곳에 왔느냐?
[앤토니오] 오늘 왔읍니다. 지난 석 달 동안을 다만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고 같이 기거를 해 왔던
것이요
[공작] 저기 백작댁 아씨가 오는군 선녀가 땅 위를 밟고 가는듯하구나. 너는말이야, 네 말은 정신을
돌았어 이 젊은이는 석달 동안 나의 시중을 들어 왔다. 하나 그 이야기는 다시 하기로 하고-이
사나이를 저리로 데려가거라. (올리비아와 시종들 등장)
[올리비아] 무슨 소관이옵니까? 제가 도저히 드릴 수 없는 것을 빼놓고라면 무슨 심부림이라도
하겠어요 세사리오 약속을 해놓고 안 지켰어요.
[봐이올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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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올리비아 아가씨---
[올리비아] 대답을 해 보세요 세사리오? (공작에게) 공작님, 잠깐만.
[봐이올라] 제 주인께서 말씀을 하십니다. 저는 삼가야죠.
[올리비아] 전이나 다름없는 낡아빠진 소관이시라면, 제 귀에는 음악 뒤의 고함소리처럼 듣기
따분하고 역겨웁니다.
[공작] 언제까지고 그렇게 매정하시오?
[올리비아] 네, 언제나 변함이 없어요.
[공작] 그 외고집, 당신은 혹독한 사람이요. 당신의 그 은혜를 모르고 인정머리 없는 제단에다 내
영혼을 바쳐 일찌기 세상에 없이 정성에 찬 기도를 올렸던 것이요. 이몸은 어떻게 하란 말씀이요
[올리비아] 당신에 알맞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하세요
[공작] 하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야 나도 죽음에 임박한 저 이집트의 도둑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죽일는지도 몰라 야만한 질투도 때로는 거룩하게 생각되지 않는 것도 아니지 하나 들어 보시오 당신은
나의 진정을 헌신짝 버리듯 거들떠보지도 않고, 또 당신의 애정 가운데 응당 내가 차지해야 할
자리에게 나를 억지로 돌아낸 도구가 뭣인지도 대강은 알고 있으니까, 당신은 언제나 대리석처럼
싸늘한 폭군으로 있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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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신이 총애하는 이 아이는 사랑하시고 있는 줄 나도 알고 있소. 또 맹세하지만 나도 아끼고
있는 아이요. 이 아이가 당신의 매정한 눈 안에 왕관을 쓰고 자리잡고 앉아있어. 주인인 나의 단고의
유감이요만, 이 아이는 그 눈에서 빼앗아 가야겠소. 자, 넌 같이 가자. 나도 고약한 짓을 해 보고
파졌구나. 내가 아끼는 새끼양을 제물로 해서 비둘기 속에 들어 있는 까마귀 마음을 괴롭혀줘야겠다.
[봐이올라] 저도 당신의 마음을 진정시켜 드리는 일이라면 무엇이 싫겠어요. 천번 만번이라도 제물이
되겠읍니다.
[올리비아] 어디를 가요, 세사리오?
[봐이올라] 사모하는 분의 뒤를 따라갑니다. 이 두 눈보다도, 이 생명보다도 비록 장차 아내를
사랑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사랑하는 분 입니다. 이것이 거짓이라면
하나님께서 사랑을 더럽힌 죄목으로 저에게 벌을 내려주소서.
[올리비아] 아이, 야속도 해라! 이렇게 속아넘어가다니
[봐이올라] 누가 속였단 말이예요? 누가 해를 끼쳤단 말씀입니까?
[올리비아] 자기가 몰라? 바로 아까 일이 아니예요? 신부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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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 와요.
[공작] (봐이올라에게) 자, 가자.
[올리비아] 어디로 간단 말이에요 세사리오, 기다려요 나의 남편
[공작] 남편?
[올리비아] 그래요, 남편이예요 아니라고는 말하지 못할 거에요.
[공작] 네가 남편이냐 응?
[봐이올라] 비열한 사람! 자기를 내세우지도 못 하다니 그렇게 겁이 나요? 세사리오, 겁낼 것 없어.
자. 행운은 잡는 것이에요 사실 그대로의 당신이 되세요 그러면 당신이 두려워하는 그럴 신분에
못지않게 될 테니까요. (신부 등장) 신부님, 잘 오셨어요 신부님, 어김없이 말씀해 주세요 당신의
신성한 입으로 여기 다 드러내 주세요- 아까는 그냥 덮어 두기로 했읍니다만- 신부님도 아시는 젊은
사람과 나 사이에 주고받은 일을 말씀이에요
[신부] 네, 두분께서 영원히 변함없는 사랑의 가약을 맺으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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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니다. 서로 손과 손을 맞잡고 신성하게 입을 맞추어 그 증명을 했으며, 지환을 교환하여 든든하게 해
놓은 약속입니다. 그리고 약속의 의식 일체는 제가 직책에 따라 입회하여 확인한 것이올씨다. 그
때로부터 제 시계로 보아 불과 두시간밖에는 경과하지 않았구료
[공작] 에이 이녀석, 시치미를 떼고 있었구나. 그 살가죽에 백발이 희끗거릴 때는 어떤 인간이 될
것인고. 아니면 네 잔꾀가 멋대로 자라나 남을 걸려는 수작에 스스로 걸려들고 말것이다. 가거라, 가서
같이 살아라. 하지마 네 발길을 조심해, 나와는 두번 다시 마주치지 말도록 해.
[봐이올라] 공작님, 절대 그런 일은---
[올리비아] 그만 맹세해요 아무리 겁이 많더라도 조금은 자신을 살펴 보세요(써 앤드루 등장)
[앤드루] 큰일났어. 빨리 의사를! 곧 써토오비에게 보내주슈.
[올리비아] 아니, 어떻게 된 일이요?
[앤드루] 그놈이 내 머리를 깨고 써토오비의 대가리를 피투성이로 만들어 놓았어요 제발 적선이요,
살려주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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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으면 사십 파운드를 써도 집에 있을 걸 잘못 했어
[올리비아] 이런 짓을 한 사람은 누구예요. 써 앤드루?
[앤드루] 공작의 시중드는 세사리오란 놈이요 겁장이라 알고 덤볐더니 이게 마귀가 화한 놈이로구료
[공작] 내게 있는 세사리오라고?
[앤드루] 이키, 여기 와 있군 댁은 왜 이유도 없이 남의 머리를 깨었소? 내가 댁에게 한 짓은
써토오비가 시켜서 한 짓이야
[봐이올라] 그 이야기를 왜 나엑 하시오? 나는 당신을 해친 일이 없어 당신이 이유도 없이 나한테
칼을 빼고 달려들지 않았소 그런 짓을 내가 좋게 말하여 조금도 해치지 않았는데
[앤드루] 대가리 피투성이로 되는 것이 해치는 것이 아니라면 몰라도 그런 말이 어디 있어?
피투성이의 대가리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씀이요? 저기 보오, 써토오비가 다리를 절면서 오고
있잖나 저사람에게 물어보면 더 잘 알게요. 저 사람이 술만 취하지 않았어 보게, 댁을 이리저리 멋지게
다뤄줬을걸 (써토오비와 어릿광대 등장)
[공작] 아니, 어떻게 된 일이요?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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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비] 어떻고 저떻고 없어. 당했어 그뿐이지 뭐야 야, 바보 딕선생을 만났니?
[광대] 써토오비, 그 선생님은 한시간 전부터 곤드레반드레요. 아침 여덟시에 벌써 눈이
저물었다니까요
[토오비] 에이, 고얀놈. 팔박자의 느림보 녀석같으니라구 난 말이야 주정배기 고얀놈이 제일 싫다.
[올리비아] 저리 데려가거라 누가 저렇게 상처를 입혔느냐?
[앤드루] 내가 도와주겠네 써토오비. 같이 붕대를 감도록 해.
[토오비] 도와주겠다? 이 바보천치야 돼먹지 못한 놈, 얼빠진 말라깽이!
[올리비아] 빨리 눕게 해서 상처를 돌봐주도록 해요 (어릿광대, 패이비언, 써토오비, 씨앤드루 퇴장
세바스챤 등장)
[세바스챤] 아씨, 죄송합니다. 댁의 친척분에게 상처를 입혔읍니다. 하지만 저와 피를 가른 친형제라
해도 목수을 건지려는 생각이 있다면 도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아니, 이상한 눈으로 저를 보시는군요
아무래도 제가 한짓에 기분이 많이 상하셨군. 용서해 주시오 방금 아까 서로 맺은 맹세를 봐서라도
[공작] 같은 얼굴, 같은 목소리, 같은 복장, 그런데 사람은 둘, 좌화가 만든 변화의 거울인가.
있으면서도 또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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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챤] 앤토니오! 아, 앤토니오형! 당신을 잃어버리고 난뒤, 이 몇 시간을 나는 고문이나 당하듯
얼마나 괴로와했는지 몰라.
[앤토니오] 당신이 세바스챤?
[세바스챤] 아니 무슨 이상한 데라도 있어요?
[앤토니오] 어떻게 두 사람으로 되어 버렸소? 사과 하나를 두쪽으로 갈라놓아도 이렇게 꼭 닮을 수가
있을까. 어느 쪽이 세바스챤이요?
[올리비아] 세상에 신기한 일도!
[세바스챤] 여기 서 있는 내가 내가 아니란 말인가? 나는 형제가 없는 사람이요. 그리고 여기저기를
맘대로 왔다갔다하는 신술을 타고난 인간도 아니요. 다만 누이 한사람이 있었지만 매정한 파도가 그만
삼켜 버리고 말았소이다. (봐이올라에게) 부디 말해 주시오. 당신은 나에게 무슨 연고라도 있읍니까?
어느 나라의? 이름은? 그리고 양친은?
[봐이올라] 메싸리인의 태생, 아버지 이름은 세바스챤이요. 형도 같은 이름의 세바스챤, 바로 그런
복장으로 바다의 무덤을 찾아갔어요 만약 혼령이 모습과 복장을 그대로 차리고 나올수 있다면 당신은
우리를 놀라기 하려고 나타나셨다고밖에는 할 수 없군요.
[세바스챤] 내가 혼령? 아마 그럴거야 하지만 어머니 뱃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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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려받은 몸뚱어리 아직은 그냥 걸치고 있소. 당신이 만일 여자이라면, 다른 점은 모조리 부합되는
것이니까, 당신 얼굴에다 내 눈물을 뿌리며 말할거요 "죽은 줄 알았던 봐이올라, 살아서 돌아와 얼마나
반가우냐"고
[봐이올라] 저의 아버지는 이마에 사마귀가 있어요
[세바스챤] 나의 아버지도 있었어
[봐이올라] 그리고 돌아가신 것은 봐이올라가 태어난 날부터 헤아려 꼭 열 세해 되던 날이죠
[세바스챤] 아, 그 기억 내 마음 속에도 역력히 살아 있구나! 그렇다. 아버지는 누이가 열 세살 되던
바로 그날에 이승을 하직하셨다.
[봐이올라] 우리 둘은 행복하게 해 주는데 방해되는 것이 다만 남자를 가장한 복장뿐이라면,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장소와 때, 그리고 운명이 하나에서 열까지 척척 들어맞아 제가 봐이올라라는 것을 밝혀
드리겠읍니다. 그것은 확실히 하기 위하여 이 고을에 있는 어느 선장에게 안내해 드리겠읍니다. 거기
가면 제 처녀의 옷이 있어요 그분의 친절한 도움으로 목숨을 보전하고 이 공작님 시중을 들게
되었읍니다. 그 뒤에 제 운명에 일어난 일은 모두 이 아씨와 공작님 사이에서 생겨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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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챤] (올리비아에게) 그래서 당신께서 저를 잘못 아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의 도리가
그렇게 인도한 것이죠. 그렇지 않았더라면 당신께서는 처녀와 결혼을 하실 뻔했어. 하긴 그렇다면 결코
속은 것은 아닙니다. 처녀이자 남자인 사람에게 약혼을 하셨으니까요
[공작] 놀랄 것이 없소. 그 집이라면 훌륭한 혈통의 남자요. 이게 사실이라면 그 변화의 거울도
사실대로 비춰 줬어. 나도 이 행복한 파선꾼들 사이에 한몫 끼어 듭시다. (봐이올라에게) 너는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나에게 말했지, 나를 사랑하는 만큼은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봐이올라] 되풀이해서 드린 말씀을 제가 다시금 맹세하겠읍니다. 그리고 그 모든 맹세를 마음 속의
진실로 지켜 나가겠읍니다. 마치 낮과 밤을 가르는 저 태양이 언제나 타오르는 불을 간직하듯이
[공작] 그 손을 다오. 어디 여자의 복장을 한 모습을 보고 싶구나.
[봐이올라] 저를 처음 이 해변가로 데리고 온 선장이 제 처녀의 의복을 갖고 있읍니다. 지금 어느
분의 사건 관계로 아씨의 시종되시는 말보리오 씨가 고소하여 감옥에 들어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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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곧 방면하도록 하겠어요 말보리오를 이리로 데려와요 참 지금 생각이 났군. 가엾게도
매우 실성이 되어 있다던데. (어릿광대, 패이비어과 같이 등장)나 자신이 정신이 날아가 미친 사람처럼
되어 있는 바람에, 그이의 실성을 깜빡 잊고 있었군. 이봐, 그이는 어떠냐?
[광대] 아씨, 마귀의 벌제법을 가까이 못 오게 하느라고 무척 애를 쓰고 있읍니다. 저렇게 된
인간치고는 매우 신통하죠. 아씨께 드린다고 편지를 썼어요 그걸 제가 아침에 드렸어야 할 것입니다만
미친 사람의 편지가 어디 복음서만 큼이야 될 수 있겠읍니까? 그래서 언제 전해 드려도 별 상관이야
없습죠.
[올리비아] 어디 편지를 꺼내어 읽어 봐요
[광대] 자, 그러면 잘 들어 교훈을 얻으십시요 바보가 읽는 미치광이의 글이올씨다(읽는다) 오호라,
아씨여---
[올리비아] 아니, 넌 미쳤니?
[광대] 천만에 미친 사람 편지를 읽으니까요 정신나간 사람의 것답게 읽으라시면 이만한 소리를
용서해 주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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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제발 제 정신으로 읽어라
[광대] 제 정신으로 읽고 있죠. 그사람 것을 제 정신으로 읽으면 이렇게 밖에는 안됩니다. 그러니
자, 심사숙고하시어, 경청해 주시옵기를.
[올리비아] (패이비언에게) 네가 읽어다오.
[패이비언] (읽는다) "오호라 아씨여, 과하신 처사, 세상도 다 알 것이옵니다. 소인을 어두운 속에
가둬 놓으시고 주정배기 친척분으로 하여금 소인을 감시케 하시오나, 소인의 오감인즉 건전하기 아씨와
조금도 다름이 없사옵니다 소인이 그런 복장을 가장한 연유인즉 다름 아닌 아씨의 친필서간의
종용이요, 동 서간은 소인이 보관중이며 이로써 소인의 면목은 십분 설 것으로 아오며, 아씨에겐 큰
수치로 생각하나이다. 소인에 대하여는 분부대로 생각하옵소서 본분을 약간 빗어난줄 아오나 소인이
당한바 모욕을 간과할 수 없어 일필 상서하나이다." 광인 취급을 받은 인간 말보리오 오림
[올리비아] 본인이 쓴 것이냐?
[광대] 네, 그렇습니다.
[공작] 별로 실성한 사람 같지 않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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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그방에서 풀어주도록 해. 패이비언, 이리로 데리고 와요. (패이비언 퇴장) 공작님,
그동안의 지금 들으신 경과를 참작하셔서, 어떠시겠어요? 저를 남의 아내도 아니려니와 의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같은 날 서로의 인연을 맺을 식을 올리는 것이 저의 집에서도 또 비용도 제가
부담하겠어요.
[공작] 그 말씀 나도 기꺼이 받아들이겠읍니다(봐이올라에게) 너는 이제부터 내가 부리는 사람이
아니다. 그 동안 네 타고난 성을 어기고 곱고 부드러이 자라온 태생에 맞지 않게 힘에 겨운 일을 이
주인을 위해 많이 해 주었다. 그 인사로, 자, 이손을 잡아다오. 이제부터 너는 네주인의 여주인이다
[올리비아] 동생! 나의 동생이에요 (패이비언, 말보리와 등장)
[공작] 이사람이 바로 그 미친 사람?
[올리비아] 네, 바로 그래요 말보리오 어떻게 된 거예요?
[말보리오] 아씨, 너무 과하십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읍니까?
[올리비아] 내가? 아니야.
[말보리아] 아니 정말이외다 제발, 이 편지를 읽어 봐 주시오.
[페이지] 다-027,, 0C0270
그것이 친필이 아니라는 말씀은 못하실 것이요. 어디 필체건 문귀건 이것과 다르게 써 보십시오. 이게
당신의 봉인이 아니고 당신께서 지어 낸 것이 아니라고 말씀해 보실까요? 그런 말씀은 조금도 못 하실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을 확실히 인정하시고 점잖은 체면에 대답해 주십시오. 왜 이렇게 뚜렷한 총애의
표시를 보여 주셔서 저에게 웃음을 짓고 오너라, 십자 대님을 하고 노란 긴 양말을 신어라, 써토오비와
하배것을 보고 싫은 얼굴을 지으라고 시키셨는지를. 그리고 이것을 고마운 분부라고 그대로 하였더니
왜 저를 감방에 가두어 컴컴한 방에 처넣고는 목사를 찾아오게 하시고 희롱을 해도 분수가 있지
않습니까, 세상에 둘도 없는 멍청이 얼간이로 만들게끔 하셨는지를 자, 그 이유를 대답해 주십시오.
[올리비아] 에그 이것은 내 글씨가 아니야 말보리오. 확실히 글자가 많이 닮기는 하지만 이것은
틀림없이 마리아의 솜씨에요 그래, 지금 생각이 나는데 당신이 실성했다고 맨 먼저 말해 준 것이 바로
마리아였어요. 그런데다 이상한 웃음을 짓고 나타나지 않나, 편지에 써 놓은 꼭 그대오의 이상야릇한
모양을 하고 오지 않았나? 그만 참아요 너무 심하게 장난을 쳐서 거기
[페이지] 다-028,, 0C0280
그만 넘어가 버린 것이예요 하지만 그 동기와 지어낸 사람을 알게 되면 당신을 이 사건의 피고와
재판관을 겸하게 해 드리께.
[패이비언] 아씨, 제가 사뢰는 말씀을 들으시고, 아까부터 제가 듣고 무어라 감탄을 금하지
못하고있읍니다만, 이 경사스런때에 싸움이나 언쟁이 일어나자 않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생각되기에 소란을 피하기 위해 솔직하니 털어놓고 말씀드립니다만, 말보리오 씨에게 이런 장난을 꾸민
것믄 바로 저하고 써 토오비 두 사람이올씨다. 그 연유인즉, 이분의 지나치게 완고하고 무례한 점을
저희들이 겪어 보았기 때문입니다. 편지는 써토오비의 간청으로 마리아가 썼읍니다. 그 보상이라고
할까요, 써 토오비께서는 마리아와 결혼하셨읍니다 그 뒤의 경과가 얼마나 흥에 겨운 장난이었는가를
말씀드린다면, 분풀이니 뭐니 하기보다는 차라리 웃음거리로 돌리는게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불평이야 쌍방이 다 있는 것이니 피장파장이 아니겠읍니까.
[올리비아] 아이 딱하게도! 얼마나 욕을 당했을까
[광대] 에 "사람은 타고남이 잘나는 수도 있고, 힘써 얻어와 잘나는 사람도 있고, 또한 남이 던져
주어 잘나는 사람도 있느니라" 저도 이 연극에 한몫 거들었죠
[페이지] 다-029,, 0C0290
토오파스 목사님 역이죠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아요 "바보야, 절대 나는 미치광이가 아니야"하지만
기억나시나요? 아씨, 왜 저따위 얼간 망둥이를 보고 웃으시오? 웃지만 않으시면 저놈은 재갈이 물린
것이나 마찬가지가 됩니다 그러니 보세요 세상을 돌고 돈다고, 이게 다 인과응보라는 거죠
[말보리오] 어디 보라, 너희들 한 놈 빼놓지 않고 원수를 갚아 줄 테다(퇴장)
[올리비아] 정말 지독하게 당하기도 했어요.
[공작] 뒤를 쫓아가 잘 달래어 사이좋게 하도록 하요. 선장이야기는 그만 듣지도 못하였구나. 그
이야기도 알게 되고 길일을 택하게 되거든 우리들 사랑하는 영혼의 인연맺이 예식을 엄숙하게 올리기도
합시다. 그때가지 아리따운 누이여, 우리도 이곳을 떠나지 않겠소 세사리오, 오너라 네가 남자
모습으로 있는 동안은 그렇게 부르자꾸나. 그러나 옷을 바꾸어 나타날 때에는 오시이노의 사랑하는
여인, 사모하는 여왕이 되는 것이다. (어릿광대만 남고, 모두 퇴장)
[광대] (노래한다)
[노래시작]
이놈이 꼬마둥이 어린애 적엔
헤이야 호오, 바람에 비
어리석은 짓을 해도 약과더니만
날마다 비가 와요, 비만 오시네.
하지마 이놈이 어린이 되니까
헤이야 호오, 바람에 비,
나쁜 놈에 도둑놈은 대문이 철썩
날마다 비가 와요, 비만 오시네.
하지만 야단났네, 장가 드니까
헤이야 호오, 바람에 비
허풍떨곤 먹고살기 글러 버렸네
날마다 비가 와요, 비만 오시네
하지만 자리속에 들어갈 때는
헤이야 호오, 바람에 비
곤드레만드레로 골치만 흔들
날마다 비가 와요, 비만 오시네.
까마득한 일이지, 이세상 시작
헤이야 호오, 바람에 비
하지만 상관없어, 극은 끝났네
[페이지] 다-031,, 0C0310
여러분 모시고자 온갖 힘을 다하죠.
[노래 끝]
(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