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를 보내게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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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에 후배로 부터 Factor를 뺏다시피 가져 왔다
산지 얼마 안된것인데 ...
그 녀석은 자동차 광인데 마침 타고 다니던 엘란트라가
지하철 공사장으로 추락해서 몸은 죽지않을 만큼해서
병원에서 두달인가 있다가 나왔는데 차를사려니 총알이 모지란다는 거엿다
케니 지 공연실황에서 보아온 FACTOR를 뺏을 기회가 온것이다
그래서 마련한 Factor였는데
여러이유로 97년도인가 음악을 놓게 되었다
까까머리때부터 시작한 음악이 20년 넘었지만 쉽게 손을 놓은 것이다
마지막 남은것은 Factor와 carvin 뿐이다
그 날 이후론 Factor는 장롱위로 carvi amp는 후배의 지하실에서 잠자기 시작했다
정말로 한번도 꺼내 보지도 않고 몇년이 갔다
나는 뭐하다가 망해 먹고 사기당해서 돈날리고 결국엔 아파트도 팔고 구 시가지의 작은빌라로 이사 했다
이사온 곳은 집사람이 30년째 다니는 교회바로 옆이다
10여년 넘도록 어쩌다가 교회가는 그런 나를 목사님은 찬양단을 맡아 달라했지만
집사람은 신자수준을 넘은 환자급이고 나는 남들이 편의상 인사로 집사님이라고 부르지만
속내는 집사아닌 잡사이니 선뜻 맡아줄 마음이 없엇다
그리고 실제로 중학교때 학습이란것을 받은 후에 세례도 받지 않앗다
그러다가 2003년도 겨울엔가 교회찬양팀에
내 악기를 맡겨 두기로 했다
정말 속 마음은 그 악기로 그들이 좋은 음악을 하길 바랬다
그러나 일년에 두어번 가는교회를 어쩌다가 가서 들어보면 맘에 들지 않는 소리가 나는것 같기도 했다
나중에 보니 넥은 휘고 관리가 안되어서 엉망이 되었다
내가 다시 손 봐주마고 말해 놓고 짐으로 왔다
물론 여러 가지로 부족하겠지만 뭔가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미안한것 같은.... 누구에게인가....
그리고 사나흘 후에 교회 방송실의 컴퓨터 때문에 들렸다가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
내게는 그래도 소중한 자식같은 악기인데
캐비넷 뒤의 틈새에다가 케이스에 넣지도 않고 거의 비스듬하게 거꾸로 세워둔 거였다
사찰 집사에게 가져간다고 얘기하고 가져 왔다
이틀 후 주일 저녁 찬양예배때 술을 잔뜩먹고 교회로 갔다
마침 베이스맡은 청년이 방송실로 들어 오는데
화가 나서 그녀석의 뺨을 후려쳤다
영문을 모르는그 청년을 잡고 교회휴게실에서 화가 난 사연을 말해 줬다
연주하는것은 너 자신이고 악기는 네 몸의 일부가 되어서 너를 표현해주는 네몸의 일부인데
어떻게 네몸의 일부를 아무렇게 던져 두느냐고...
너같으면 네 자식을 밤새혹은 일주일내내 물구나무선채로 놔두겠냐고...
그래서 도루 가져갔다고 말도 해 주었다
교회는 세상의 보통사람들 보담은 조금은 착해 지려는 혹은 착한 사람들이 있다고 난 믿어 왔다
그 선함의 배경엔 항상 남을 배려 하는마음 혹은 남을 불편게 안하려는 마음
그리고 늘 기도하듯 감사하는마음을 가진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것이다
나이가 어려서도 아닌요 모자라서도 아닌것임을 알았다
그 청년에겐 그저 소리를 내는 기타일뿐인걸..
내겐 한동안 직업의 도구로 내 마음의 소리를 내게 해주었던 그런 의미가 아님을 ....
화가 났다 교회는 뭐하는곳인가
가장 기본적인 인성도 못가르치는곳인가...
그 날이후로 나보고 교회가자는 얘기를 꺼내지 말라고 아이들에게도 집사람에게도 말해뒀다
그리고 한참을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맡길때 분명 맡기는것이라 이야기 했지만 본심은 교회를위해 좋은 음악이 된다면 찾아가지
않겠다고 작정했지만
집에 가져다 놓고 보니 어찌해야 하나 헷갈렸다
도로 줄까?... 그것은 아닌것 같다
내 자식같은 저 악기를 아무에게나 이젠 줄수가 없는것이다
후배에게 그 이야기하니 그냥 팔아 보라고 했다
팔면 한 돈백만원을 생기겠지...
그래도 음악을 하는이에게서는 소중한 대접을 받을것 아닌가?...
그래서 알려준 뮬이란 사이트에 올렸다
남이 올린 가격을 보니 170만원도있고 130만원도 있었다
130만원을 올려 보았다 두 군데 전화가 오고 문자가 왔다
바꾸실래요 ...사절 <---음악을 그만둔 사정으로
깍아 주세요<----와서 애기하세요 이리얘기했는데도 오진 않는다
와서 말만 잘하면 거의 거져도 줄 작정인데....
사나흘 후 인가 전화가 왔다
후배사무실에 맡겨놓은 관계로 그리로 오라고 했다
사러온 사람은 33살이라고 했다 손을 다쳐서 왼손엔 붕대를 감고
그 사람은 보통처럼 겉을 보거나 낡은것 같은것 을 보는것 같진 않고 이리저리 세심히 보고선
암말않고 있다가 말없이 100만원을 내어 놓고는 뮬에 올랐던 170만원 짜리도 보고 130만원짜리도 보고 왔는데
아무것도 손댄적 없는 내것이 겉은 낡았어도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돈이 모지라니 지금은 손때문에 못드리지만 담에라도 부쳐 주겠다고 사정하는거였다
어려서 돈이 없어서 고등학교 까지만 나오고 악기 공장에 취직해서 음악을 배웠다고 했다
그러다가 악기를 잘 알게 되었다고 했고 음악을 열심히 하는중이라고도 했다
악기 보는법이 남과 다른것은 그 때문이었던 것 같다
울림과 구조적인 결함과 단지 눈에 보이는 결함을 분별해서 보는것이라던지..
두말않고 그 사람에게 말했다 음악 좋아 하냐고 그리고 나처럼 중간에 놓지말고 많이 음악 사랑하라고 ..
그래서 내 Philip Kubicki Factor는 좋은 음악을 하러 내 손을 떠났다
이틀후인가 그에게서 문자가 왔다
좋은 악기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본 모든 베이스 중에서 최고로 만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걸보고
이런생각이 들었다
내겐 딸셋이 있는데 우리 아이들 모두가 시집가고나서도
이런 기쁨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첫댓글 아~ 저도 음악을 사랑하지만 님의 마음 보다는 못하네요.자기의 소중한 부분을,사랑하는 음악을 위해 선뜻 그분에게 주셨으니...그래도 마음은 편하시겠네요.그분이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이라서...따님들 시집가실때도 기뻐하실꺼예요.음악을 사랑하는 그분처럼 사위되실 분들이 따님들을 무지 사랑해주실걸요..
님때문에 저희 파파밴드도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되네요..보기 좋게 늘어 놓는 음악 사랑은 아니고요..내가 좋아하는 음악, 보다 많은 이들과 함께 즐기고 그 음악 속에서 우리의 참된 삶을 찾을 수 있을 것도 같아요.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잖아요..사람이 진정 꽃보다 아름답다라는걸 새삼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아, 그런 사연이 담겨져 있었군요. 정말 음악을 하고, 음악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 주는 사연입니다. 우리도 나만의 음악에 대한 즐거움만이 아니라 가족의 행복과 함께하는 음악, 이웃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음악을 함께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