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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전이었던가,
아침 11시 30분.
신나게 길을 거닐던 중이었습니다.
마침
신호등까지 다 와갔을 때,
빨간 불이 깜빡 거리더군요.
'아 빨리 건너야겠다'
당시, 신호등 불 때문에
몇대의 차들은 이미 멈춰 있었구요,
멈춰 있는 저 틈을 지나가면 되겠다 싶은 마음에
급한 마음이었던 저는
jay walk를 했습니다.
이름하여
'무단횡단.' -_-
신호등 까지 5미터 가량 거리였는데,
왜 내가 거기까지 가지 않고
무단횡단을 했던건지.
전 참 천하의 바보였습니다.
멈춰진 차들 사이를 넘나들어 또 다른 빈 도로속에 발을 내딛는 순간
'어라?'
달려오는 승용차가 어느새 내 눈앞에 있더군요.
그리고 그 순간.
'쾅'
저는 차에 받혀,
차 후드 위를 구르고
아스팔트 바닥에 1-2미터 가량 내동댕이 쳐졌습니다.
떨어질 때까지 머리는 부딪히지 않아서,
눈 말짱히 뜬 상태 그대로
내 몸은
아스팔트 위를 갈았습니다. -_-
하아...
정말 그 순간에.
참 이 가난하고 모질은 여자 제서영은,
'아............ 병원비 어쩌지' 라는 생각부터 했으니...
참...
정말이지,
겁나고 서럽더라고요.
차에 받혀 후드를 구르는 그 순간마저.
참..
외국인 된 입장에서는
그 병원비 라는 게 그렇게 서럽고 싫은 이름입디다..
혹시 기억하실런지 모르시겠으나,
저 작년 처음으로 캐나다 발 디딘지 8일째에
스탠리 파크 갔다가 너구리 물려서 응급실 가 주사 맞았는데
고작 주사 한대 비용으로 750불을 지불했던 여자입니다..........
아주 아픈 기억이지요.......
물론 여행자 보험됩니다만, 일단 돈은 지불해야죠..
어쨋든
차에 받히고 굴러떨어진 당시에는,
이 몸이 차에 받혀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으니
순간적으로 숨은 못 쉬겠고,
하늘을 향해 눈을 깜빡여 보니,
벌써 5명의 사람들이 날 둘러싸고 있더군요.
목격자3명,
그리고 날 친 운전자.
그리고 놀래서 뛰쳐나와 앰뷸런스를 부르는 백인 여자 1명.
재미있는건
그렇게 부딛혔는데도,
제 몸은 그렇게 나쁜 상태가 아닌거 같다고 생각을 했던 거지요.
어느새 첫번째 앰뷸런스가 달려오고,
구조 요원이
그대로 도로에 누워있는 저한테
이것저것 묻더군요.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봐라,
왼쪽으로 돌려봐라
누르는 곳이 아픈지 말해라 등등.
그런데.
어디를 눌러도
아프지가..
않더군요. -_-
(정말 천운입니다. 구조요원도 저보고 정말 럭키하다고 하시더군요..흑흑..)
그래서 두번째 앰뷸런스가 도착했을 때,
저는 구조요원의 손을 잡고
벌떡 일어났습니다.-_-
순간 일어났을 때
'다리가 조금 얼얼하네' 정도였죠.
그때는
도대체가
경황이 없었고,
아픈곳이 없다고 느꼈고,
병원비는 그저 무서웠고,
나는 말짱하다고 생각했기에,
두 대의 앰뷸런스를 고이 보냈습니다.
그래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정신이 나갔었던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단 하나의 이유.
'공포의 병원비' 때문이었겠지요.
그러나.
어쩔 수 없습니다.
그땐 무서운 병원비 생각만 제 머리속을 맴돌았지요..
사실
얼마전에
여행자 보험은 만기되었고,
저는 그저
조만간 새로 보험 다시해야지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지요...
한마디로.
전 사고 당시,
무보험이었던 것이죠.
하하하.... -_- 울고싶다..
그 짧은 기간에 이 봉변을 당했으니..ㅣ마ㅗㄴ이ㅏ루미;ㅠ눙초ㅓㅏ;ㅁㅇㄴ
그렇다보니,
얼마나 제 입장에서는 병원비가 무서웠겠습니까...
제가 앰뷸런스에서 몸 체크를 받는 동안
경찰들이 리포트를 작성했고,
차에 치인 저는
'109불' 이라는 무단횡단 딱지마저 먹었습니다.
어흐어ㅡ허어ㅓ어ㅓㅁ얽..ㅠㅠㅠㅠ
치인것도 서러운데. 아......
앰뷸런스에서 이것저것 검사하고 내리는 저에게
경찰이
앞으로는 그러지 마라며 violation ticket를 주는데,
법을 안지켜서 받은거지만,
차에 받힌 입장이었던 저는
그렇게 속이 상하고 서럽더라고요.
이런 무자비한 인간들.. ㅠㅠ
나중에 알고 보니,
본래 티켓 비는 170불인데,
경찰도 엥간히 제가 불쌍했나 봅니다.
60불 깎아준거 보면... 어휴..
저를 친 운전자는 필리피노 아저씨였는데요.
다행히도,
그 분이 경찰에게
제가 티켓 끊지 않기를 부탁드렸었데요.
그런데 경찰이 '이거슨 나의 의무' 드립 하시고,
티켓을 고스란히 나에게 쥐어주심..-_ㅠ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 되고
저는
앰뷸런스와 경찰들을 모두 보내고
길거리에
나 혼자 남게 되었습니다.
앰뷸런스 안에서는 아무 이상 없는거 같다며
싱글 웃기까지 했는데,
혼자 남는 순간부터
세상에나..
너무너무너무너무 서러워서
미친듯이 펑펑 울기 시작했습니다..
1. 내가 이 나라에서 외국인이라는 것.
2. 지금 이 상황에 병원비부터 걱정했었던 것.
3. 한국이었으면 당장 전화해서 달려와줬을 가족들..
그 외 짬뽕 오만 잡 생각이 다 들더이다...
정말.
제 인생에
그 순간만큼이나 서러웠던 순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길바닥에 앉아서 펑펑 울었어요. 정말.
아침 12시에
날도 좋은데
다 큰 처녀가 펑펑 울고 있으니,
몇몇씩 지나가던 사람들은 다 쳐다보고..
가장먼저 부모님께 문자를 보냈더니,
바로 전화오셔서 짧게 이야기하고..
그 후에
급한대로 최근 목록 전화에 있는 사람이
애덤이었습니다,
고맙게도
그 친구한테 전화했더니
놀래서 회사에서 바로 뛰쳐 나오더라고요.
그 친구가 저를 차에 태웠고,
결국 그 날은.
그 친구 집에서 환자 신세를 지게 되었지요....
그 녀석이 얼음 찜질하라며 뭔가를 동여맨 수건을 건네주길래
얼얼한 다리를 열심히 찜질하다 보니,
그것은.
냉동 옥수수알 1kg 짜리를 수건에다 싼 거더군요..... -_-.
어쨋든 그날밤.
그 필리피노 아저씨가 연락 오셔서,
티켓은 걱정말라, 내가 내겠다.
몸은 어떠냐 이것저것 걱정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결과적으로는
저는 천운의 아이였던 거 같아요.
다행이죠.
정말.
그 다음 둘쨋날, 셋째날은
긴장이 풀려 그랬는지,
엄청난 몸살과 온몸의 근육통을 이겨내야 했습니다.
아무것도 못하고, 침대에서 시체처럼 누워있기만 했지요..
교통사고의 후유증은 정말 무섭습니다.
다리도 첨엔
종아리가 당기듯 아팠다가,
나중에는 저리다가..
희안하데요..
정말 말 그대로 '초난감'한 교통사고.
저는
이 사건을 통해 몇가지를 얻고 배웠습니다.
그 몇가지는
여러분도 이 글을 통해
꼭 아셨으면 합니다.
(행여나 완벽한 정보가 아니라면, 리플 대환영입니다.)
첫번째.
캐나다의 교통사고는 보험과 직계되어 있습니다.
캐나다의 자동차 보험은 꽤 비쌉니다.
정확히 얼만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꽤 큰 비용이라 그런지,
사고 즉시 모든 보험 처리가 됩니다.
망가진 차든, 부서진 몸이든..
우리나라처럼 니가 다쳤니, 내가 피해봤니 싸울 필요가 없더라고요.
왜냐.
'내가 돈을 안내니까. 보험회사에서 내주니까.'
가해자든 피해자든
보험회사에서 처리를 하게 되어있고,
차 사고가 나면,
일단
다친 사람이 쌍방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실질적으로
어느 누구도
쌩돈 내는 건 크게 없지만.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
가해자는 사고 이후,
자동차 보험료가 엄청나게 급증한다는 사실.... -_-
아무래도
보험회사에 그만큼 손해난 비용을 지불했으니,
넌 앞으로 보험료를 더 많이 내라 이거 같더라고요 -_-
또한
다친 피해자의 경우에는,
무료로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습니다.(정말 중요해요!)
그래서 승소해서 따낸 돈에서
몇 퍼센트를 변호사에게 주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요.
이길만한 게임이면
변호사들이 공짜로 임한다는 거죠.
그러나.
저의 경우에는
저의 잘못(무단횡단)으로 사고가 난 것이기 때문에..
변호사가 보험회사를 상대로
돈은 따낸다고 하더라도,
그건
극히 작은 비용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변호사들이 그런 게임은 하려고도 안한다는 사실... 흑...
서럽습니다.
두번째.
법은 지키라고 있으니 꼭 지키길 바랍니다.
저의 교통사고 경우에는,
이건 정말
럭키하고 천만다행이라는 단어밖에 쓸 수 없습니다.
(나중에 골병들까봐 지금 한의원 다니는데, 선생님이 귀신같이 잘하세요 하아)
사람이 살다보면 도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무서운 티켓비용이라도 끊기고 다니고 싶지 않으시걸랑
법은 지키세요
그 중 하나.
제발 스카이트레인 무단승차 하지 마세요.
걸리면 170불.
무식한 한국인이라고 욕 먹어요.
셋째.
제가 1년 전에
너구리 물려서 응급실 간 이야기 하면서도
말씀은 드렸습니다만,
보험은 꼭 들어 오세요.
여기서 여행하신다고, 여행자 보험 만료 되셨으면 간단한 전화로 연장이 된답니다.
꼭 연장하세요.
저처럼 괜찮을꺼야라고 생각하시다가 봉변당하십니다.
ㅠㅠ
참. 저도..
기똥찬 타이밍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넷째.
저처럼 혹시나 사고 나시면 무조건 병원가세요
사고 당시,
앰뷸런스를 보낸 무식한 저였습니다만,
그 이후 천만다행히도,
다리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지금껏 붓지도 않았고, 멍도 단 한번 안들었으니 ...
이건 뭐 기적이라고 밖에.....
다만 삐긋거리고 발목 안이 조금 아파서,
한의원에 갔었는데,
선생님이 한국분이십니다.
그런데 너무 신통방통하게 치료 하십니다. 어흐극.. ㅠㅠ
골병 안들려면 꾸준히 다닐 생각입니다.
(엑스레이로 아무 이상없어도 시간 지나며 고통을 수반할 수 있는게 교통사고인지라,
양방에서는 물리치료를 하는데, 저는 그거보다 한의원가서 침맞거나, 피 빼는게 효과가 더 빠르고 좋더라고요)
그리고 일단 저처럼 병원비 무서워서 병원 못가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본인의 잘못이 아닌,
상대방의 과실로 교통사고가 난 경우는,
500% 보험회사가 비용지불합니다.
그러니,
다치시면 병원은 꼭 가세요.
오히려
허리나 머리 다치게 되서
변호사 고용해서 승소하면 60-70만불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글 보고 '교통사고 나서 머리나 허리 다치면 되겠다'는 무개념 리플 달리는 거 따위 보고싶지 않네요.)
다섯째.
사고 난 이 후,
보험회사에 클레임 거실 수 있습니다
ICBC로 가시거나 전화거세요.
저도 오늘에서야 그걸 알고 ICBC에다 전화를 걸었는데,
북쪽에서 너를 쳤니,
서쪽에서 차가 왔니,
오른쪽으로 틀었니 마니...
너무 많은 질문을 던지길래,
그냥
예약을 하고
이번주 금요일날 갈 생각입니다.
어떻게 진행될지는 더 두고봐야 알겠지만,
ICBC는 보험처리를 하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돈이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잘못이라.. 사실 돈 나올 기대 따위는 안합니다... ㅠㅠ
그저 천운으로 크게 다친게 아닌 것 만으로도 사실 감사할 뿐입니다..
클레임 거는 전화는
365일 24시간 대기중이니,
언제든 거셔도 됩니다.
ICBC 웹사이트는
참고로 들어가 보세요.
다만,
내가 차로 인해 다쳐 부상이 생긴 건
online 클레임이 안됩니다.(전화나, 직접 방문)
클레임 거시는 전화번호는
BC주에 살고 계시는 분의 경우
604-520-8222
로 전화하시면 되며,
BC주 이외 캐나다에 사시는 분, 또는 US에 계시는 분이라면,
1-800-910-4222
toll free 이니,
이 번호로 전화하시면 됩니다.
첨에 전화걸면 영어로 들립니다만, -_-
어려우시면
통화하셨을 때 한국어 통역이 필요하다 말해주세요,
ICBC에서는 170여개의 랭귀지를 통역할 수 있게끔 서비스 되어 있습니다.
물론, 한국어 포함입니다.
그래서,
ICBC에 직접 찾아가시거나,
일단 통화해서 예약을 잡고 가시는게 좋습니다.
정말
'캐나다에 살면서'가 아니라,
'세상 살면서'
이렇게 서러운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그 길바닥에서 펑펑 울고 있는 동안은
당장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오천만번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처럼
법규준수 안해서 못난 꼴 당하지 마세요 여러분.
어어러ㅓ허ㅓㄱ그ㅡ릏ㄱ.. ㅠㅠ
어흐..
저에게는,
작년 1년의 시작이
너구리 물려서 750불 깨진 거였습니다.
그 액땜 덕분인지,
그 1년은 너무 재미있었으니,
올해는
이 교통사고로 액땜 크게 했다고 생각하렵니다.
그러니
이제 잘 풀릴 일만 남았네요!
제발, 부디,
그 누구에게도 나쁜 일이 생기질 않길 바라며,
그리고 생기시더라도
무지함이 아닌
빠른 정보로
현명한 대처 하시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ps.
네.
제가 봐도 제 인생은 시트콤이네요. 참.
시트콤보다는 '재밌는 막장드라마'에 가까우려나..
참 다사다난한 인생입니다 그려.. -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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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은 정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당 ^^^
클래임을 거신다는게 어떤 상활일때 거는거죠? 본인이 생각하는 만큼의 보험금액이 나오지 않았을 때를 말씀 하시는 건가요?
아뇨 다치고 나서 보험회사에 처리를 요청하는 것이 클레임이예요~
진짜 조심하셔야 합니다 저도 사고를 당했는데 모르는놈이 바보입니다
ㅋㅋㅋㅋ 너무 재미있게 쓰시는것 같아요.
눈팅만 하다가 댓글남겨요~ 유용한 정보들 정말 많이 알려주시는 것 같아요. 하나하나 메모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좋은정보잘봤습니다!@
보험 들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무조건 들어야겠어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아이구 큰일날뻔 하셧네요 ㅜㅜ 다행이에요 그래도 큰 무리 없으셔서 ㅠㅠ
저도 좋은정보잘봣습니다~~
잘봤어요~좋은글이네요
아 .. 이런 경우도 있군요 ;;;
전반적으로 운이 좋은신 편인가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