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야기 041 가을 40 농약병 줍기
옛날에 농사를 지을 때 멸구라는 해충이 많아 멸구약을 많이 했었다.
멸구가 벼줄기를 갉아 먹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분이 낟알로 맺히지 않아
그야말로 쭉정이 농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해충인 멸구를 없애라고 권장을 많이 하기도 하였다.
빙혼도 학교 가기 전부터 부모님 따라 논에 가서 농약하는 것을 지켜 보았었다.
여름 내내 논에서 농약을 하고 나면 농약병은 논이나 개울에 그대로 방치를 하였는데
농약병에 남아있는 소량의 독한 농약이 하천 오염도 시켰지만
농약병 자체도 오염이 되기 때문에 농약병 수거를 해야 한다고 하였고
아마 농협에서 빈 농약병을 돈을 주며 수거한 것으로 기억이 된다.
작은 것은 1원, 큰 것은 3월 아니면 5원이었던 것 같다.
빙혼도 반과 후에 아이들과 농약병을 주우러 개천을 뒤지고 논을 뒤지고 다녔는데
다른 아이들도 줍기 때문에 동네 인근에 그렇게 많았던 농약병이 보이지를 않아
멀리서 사람들이 잘 안 다니는 곳까지 찾으러 다녔다.
아마 일주일 이상 돌아다녔어도 20여개 정도나 주웠을까?
주워 온 농약병을 깨끗하게 씻어서 농협에 갔다가 팔아야 하는데 너무나 적어
차마 팔지 못하고 떠 많이 모아서 팔고자 허청에 숨겨 놓았었다.
그러다가 빙혼과 같은 아이들끼리 농약병 따먹기 내기를 하였다.
소위 쌈치기로 내기를 하고 주고받는 것으 농약병으로 주고 받는 것이었다.
큰 것은 작은 병의 5배로 계산을 하기로 하였다.
상수리로 손안에 쥐고 “아찌, 두지, 쌈”을 외치고 알아 맞히면 맞힌 숫자를 주고 못 맞히면
물주가 가져가는 놀이인데 노름에 선천적으로 재주가 없던 탓에 고생하며 모았던 농약병은
일요일 오후에 다 잃어버리고 더 이상 농약병은 주우러 다니지를 않았는데
어떤 아이들은 학교도 빠지고 농약병을 모아 팔아서 육성회비를 내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때 빙혼과 같은 아이들이 전국에서 농약병을 매년 수거하지 않았다면
더 한층 시골도 환경오염이 되었을 터인데 시골 아이들이 환경오염 예방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는 것이 소중한 추억의 한 토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