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봉택 경찰교육원 감성계발센터 교수 1

[박은자]

행복한 경찰, 행복한 국민

경찰교육원 감성계발센터 임봉택 교수

2014년 09월 16일 (화) 12:35:56

박은자  pulbat@hanmail.net

경찰교육원 감성계발센터 임봉택 교수, 그에게는 여러 가지 직함이 있다. 인천대학교에서 체육학을 전공했던 그는 28세에 경찰 공무원이 되었고, 현재 경찰관이면서 경찰교육원 교수이다. 그리고 그는 목사이다. 성결대학교와 한세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안양대학교에서 행정학석사 과정을 공부했고, 백석대학교에서 상담학 박사과정을 공부했다. 

경찰관이 되기 전, 정의감에 가슴이 뜨거웠던 임봉택은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떤 일을 해야 가장 큰 보람과 자존감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는 망설임 없이 경찰관의 길을 택했다. 그는 책임을 다하는 경찰관이 되고 싶었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찰관이 되기를 소원했다. 
경찰관 재직시절, 그는 강도를 잡다가 심한 부상을 입는 사건에 직면하게 된다. 당시 그가 잡은 강도는 방배동에서 발생한 인질강도 사건이었다. 8번이나 강도짓을 한 흉악범은 아이 앞에서 엄마를 강간했고, 인질을 잡아놓고 돈을 찾아오기를 협박했으며, 시민에게 칼을 휘두르는 것도 예사로웠던 사람이었다. 그런 흉악범을 2km를 쫓아갔다.

 권총을 가지고 있었지만 뒤에서 총을 쏠 수가 없었다. 강도는 막다른 골목에서 가스총을 들이댔고, 임봉택 경찰관은 권총을 든 손을 강도에게 잡힌 채 바닥에 깔렸다. 강도는 임봉택의 목을 조르고 있었고, 죽음의 위기를 느끼는 순간 아비를 잃은 어린 아들의 얼굴이 스쳐갔다. 그 순간 온 몸에서 강력한 힘이 솟았다. 목을 졸린 상태에서 강도의 턱을 쳤다. 임봉택이 그의 일격에 쓰러진 강도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을 때, 그의 이빨도 다 부러진 상태였다. 당시 임봉택 교수의 나이 33세, 방배동 주민들이 이젠 마음 편히 살겠다고 안도하는 것을 보면서 흉악범을 잡았다는 보람이 컸다. 그러나 심각한 후유증이 왔다. 신고전화만 오면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조여 왔다. 평생 몸담아 일하고 싶었던 경찰관직을 그만 두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그런 그가 선택한 것은 야간에 신학대학원에 가서 공부하는 것이었다. 

신학을 공부하게 된 그는 대학원에서 상담학을 공부하면서 치유를 받게 된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하나님의 만져주심이 있었습니다. 상담학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경찰관 제복을 벗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릅니다. 공부하면서 처음 경찰관이 되던 때의 마음을 회복했고, 마음속에서 두려움을 없앴지요.”

임봉택 교수는 공부를 하면서 동료 경찰관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경찰관들 역시 많은 경쟁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는 말할 것도 없고요. 중앙경찰학교에서 처음 교수를 시작했는데, 지금 경찰교육원에서 맡고 있는 일들, 특별히 부부행복 과정, 공감힐링 과정을 열면서 참으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사실 경찰들은 업무상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피할 수가 없습니다. 특별히 형사계, 교통계, 지구대,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더 심합니다. 그들은 가장 먼저 처참하게 죽은 시신들을 보게 되고, 끔찍한 사건과 현장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경찰관들 역시 사람 아닙니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드러내 놓고 치료를 받지 못합니다.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는 것도 감춥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경력은 신분상에 불이익이 우려되어 진료를 안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급에도 영향이 우려되어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감추다가 병을 더 키우는 거지요. 그래서 경찰관 공감ㆍ힐링 과정 등 여러 가지 힐링 과정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그 중에 지난 8월에 있었던 부부공감ㆍ힐링캠프가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경찰관들의 부부공감힐링캠프에 참석했던 경찰관 부부들이 한마음으로 털어 놓는다.
“부부밖에 없다는 것, 부부가 최고라는 것을 실감나게 느꼈다.”
“나는 잘하는데 당신은 왜 못해? 라는 마음이 없어졌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다.”
“업무에만 매진하고 가정은 등한시했던 점을 반성하고 조화를 잘 이루겠다.”
“경찰관 남편을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 편견과 불통은 부부싸움에서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시간. 부부공감,힐링과정을 통해서 부부간에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여유가 생겼다는 것을 참석자들이 고백하고 있다.

부부 공감ㆍ힐링 과정에 참석했던 경찰관 부부들의 바램도 깨알처럼 많다.
“이 과정에 예산이 배정되어 더 많은 경찰관들이 꼭 한 번, 아니 여러 차례 참석할 수 있기를 원한다.”
“00파출소 직원 권총자살 사건이 있었는데, 부부공감힐링캠프에 참석했다면 절대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경찰 가족을 위하여 상반기와 하반기 나누어서 각각 2회씩 실시하면 좋겠다.”
“원장님이 바뀌어도 이 프로그램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생애 처음, 감동 그 자체인 프로그램이었다. 많은 경찰관 부부들이 이 감동을 함께 누리면 좋겠다.”
“여유를 찾기 힘들었던 남편들의 일상에서 이렇게 큰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혼자만 알기에는 몹시 안타깝다.”

경찰관에게 실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행복하지 않은 경찰관의 실무능력은 아무리 뛰어나도 빛이 나지 않는다. 
행복한 경찰관은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예전의 경찰은 피의자를 잡는 일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피의자에게 처벌 과정과 절차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심리 치료까지 필요하다. 법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지른 피의자라고 할지라도 충분히 설명해 주어야 한다. 
임봉택 교수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보자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지금 가해자 가운데 상당수가 예전에 피해자였던 경우입니다. 심문을 할 때에도 가해자 마음에 들어가서 가해자 마음을 읽어주고, 가해자 입장에서 물어봐 주면서 상세한 설명을 해주면 가해자가 정직해 집니다. 그래서 가해자까지 경찰이 그 마음을 보듬어 주어야 합니다. 국민의 마음을 읽지 않으면 경찰이 신뢰를 받기 어렵습니다. 치안서비스는 ‘국민이 감동할 때까지’입니다. 범인만 잡는 것으로는 국민들의 만족을 얻을 수 없습니다. 경찰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고, 저만큼 경찰이 보이면 마음이 저절로 반가워지는, 경찰과 국민이 하나가 되는 날을 꿈꾸며 달려가야지요.”

이야기가 깊어갈수록 친근함이 더해가는 사람 임봉택 교수, 그 옛날 강도를 때려잡던 풍모는 느껴지지 않는다. 마음이 따뜻하고 넉넉한 이웃처럼 느껴진다. 또한 학자의 풍모가 느껴지는 사람이다. 그는 다정한 음성으로 말한다. 
“여러 원장님들을 모셨지만 지금 정용선 원장님은 특별히 더 감성적인 분이십니다. 경찰관들의 노고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아시기 때문에 경찰관들의 힐링 프로그램 개설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을 모시 게 된 것은 큰 복입니다.” 

임봉택 교수, 그의 이력에 새로운 것이 하나 더 있다. 그는 월간 모던포엠으로 등단한 시인이다. 30여 년 경찰관의 거친 세월에도 불구하고 감성의 아이콘이 되어 경찰관들의 힐링을 주도해가는 임봉택 교수, 그는 시 ‘무한봉사의 삶’을 통해 경찰 인생을 노래한다.
 
<무한봉사의 삶>
 
경찰인생 
그것은 고독한 삶이요 
외로운 침묵의 삶이다. 

이십대 청춘의 가슴 벌려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무한봉사자로 살아가겠노라고 
경찰에 투신하여 
무시로 흘러간 30여 년 세월 

참으로 암울하고 삭막 했던 
세월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거울 속의 나는 
흰 머리카락이 먼저 반긴다. 

돌과 화염병이 날아들던 
시위현장에서 빵과 우유로 
허기진 배를 채우며 
너와 나는 서로를 응시한 채 
자유와 평화와 인권을 외쳤다. 

그런 슬픔과 아픔의 만남들 
하지만 우린 세월 속에 
저마다 각자의 길을 또 걷고 있다 
지금은 모두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정년이라는 단어가 그림자처럼 다가오는 
이 불안한 세월을 안고 
오늘도 나는 무한봉사자의 길을 걷고 있는데.......

.....

(크리스챤신문, 2014년 9월 13일)

http://www.cwmonitor.com/news/articleView.html?idxno=40739 

(온양신문)

http://www.ionyang.com/default/index_view_page.php?board_data=aWR4JTNENDMyODYlMjZzdGFydFBhZ2UlM0QwJTI2bGlzdE5vJTNEMSUyNnRvdGFsTGlzdCUzRDE=||&search_items=cGFydF9pZHglM0QxMzMlMjZzZWFyY2hfb3JkZXIlM0QlQzAlRDMlQkElQzAlQzUlQz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