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외국의 농축산물브랜드 사업 사례
(1)미국의 State Branding 프로그램
글 한성일/건국대학교 축산대학 교수
미국의 State Branding의 역사는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모양을 제대로 갖춘 프로그램들은 1980년대 초에서부터 시작하였다. 그 역사적 배경으로는 첫째, 1980년대초 공급과잉으로부터 발생된 농업 분야의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고, 둘째, 당시 레이건 행정부의 New Federalism과 각종 연방정부 주체의 농산물 수출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州단위의 정책이었으며, 마지막으로, 각 주정부가 농산물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농산물 브랜드화를 추진하였다.
State Branding은 주로 각 주의 농정국이 담당하여 운영되고 있지만, California주 및 Washington주와 같이 주정부가 아닌 생산자단체에 의해 운영되는 경우도 있다.
필요한 재원의 조달은 대개 주정부의 재정으로 이루어지고, 참여 농가나 식품가공업자들로부터는 등록비와 주정부 투자에 비례한 matching fund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전체적인 투자액은 각 주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데, 작게는 연간 5만 달러로부터 많게는 100만 달러를 넘어서는 주도 있다.
여기에서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State Branding 프로그램으로 널리 알려진 뉴저지주의 Jersey Fresh 프로그램과 규모는 작지만 가장 최근에 시작한 애리조나주의 Arizona Grown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Jersey Fresh 프로그램의 목적은 소비자들에게 신선한(fresh) 뉴저지산 청과물을 널리 인식하도록 하는데 있다. 주정부 농무성은 이를 위하여 일정 품질기준을 통과한 청과물에 대하여 Jersey Fresh 로고를 발부하여 이들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를 뉴저지주 내는 물론, 인근의 필라델피아주, 뉴욕주, 델라웨어주 및 버지니아주까지 확대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Jersey Fresh 프로그램은 각종, 옥외 간판, 라디오, TV 등을 이용한 광고와 특별 촉진활동을 통해 뉴저지산 청과물의 신선함을 강조하고 있다. 촉진 프로그램으로는 농산물 산지시장, 무역박람회 및 각종 요리대회 등을 추진하고, 소비자들에게 할인쿠폰 및 Jersey Fresh 로고가 새겨진 스티커, 포스터, 쇼핑백, 앞치마 등을 배부하고 있다.
1983년에 시작된 Jersey Fresh 브랜드는 첫해에 35만 달러를 투자하였으나, 조사에 의하면 뉴저지주 소비자의 약 9%만이 브랜드를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꾸준한 주정부의 노력으로 4년 후에는 소비자 인지도를 38%까지 증대시켰으며, 1994년 현재 연간 예산 100만 달러가 넘는 성공적인 State Branding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예산의 지출구성은 전체 예산 100만 달러 중 약 9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이 광고비용으로 쓰이고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Jersey Fresh 로고를 이용한 토마토가 일반 토마토에 비해 가격 및 소득 탄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소비자가 Jersey Fresh 토마토를 고품질의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다른 제품에 비해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Jersey Fresh의 성공적인 브랜드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Arizona Grown 브랜드는 1993년에 생산자단체에 의해 시작되었으나, 1997년 애리조나 주정부가 주 단위 프로그램으로 법제화함으로써 주정부가 관장하는 State Brand로 시작하게 되었다. 브랜드화를 위한 재정지원은 1997년의 경우, 주 재정에서 연간 2만 5천달러를 지원하고 참여 농가와 식품가공업자들이 matching funding 형식으로 2만 5천달러를 추가 조성하여 총 5만달러에 이르렀다.
브랜드화 예산은 이후 더욱 증가하여 이듬해부터는 주 재정에서 5만달러와 민간기업에서 5만달러를 각각 조성하여 10만달러에 이르렀다. 초창기에 Arizona Grown은 청과물에 한하여 실시되었으나, 1996년부터는 품목을 확대하여, 낙농, 양계, 비육우, 양봉, 피스타치오, 피클 등이 포함되었다.
브랜드에 대한 홍보 활동은 예산이 다른 주에 비해 작은 관계로, TV나 라디오 등을 통한 광고보다는 Arizona Grown 로고를 사용한 POP(Point of Purchase) 판촉활동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POP 판촉은 Arizona Grown 로고가 부착된 각종 포스터, 현수막 그리고 광고문을 각 도매점과 소매점에 배포 전시하는 방법이다. 애리조나 주정부가 사용하고 있는 또 다른 브랜드 홍보 방법으로는 전담 대변인을 고용하여 각종 뉴스쇼나 기자회견 등에서 주정부의 브랜드화 프로그램을 설명하도록 하여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Arizona Grown은 작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주 내의 소비자들에게 애리조나산 농산물을 소비하도록 하는데 나름대로의 홍보 효과를 거두었으나, 제품 차별화에 성공하지는 못했으며 수요촉진에도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의 가장 큰 요인은 프로그램의 예산이 적은 관계로 광고나 판촉 활동에 충분한 투자를 하지 못한데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케팅 이론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광고나 판촉활동이 효과를 보려면 일정금액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미국내 State Branding 프로그램들은 전반적으로 생산자 및 소비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고 정치적 및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인하여 많은 주에서 실시되고 있지만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들 문제점으로는 첫째, 무임승차(free rider) 문제이다. 해당주의 브랜드가 품질이나 서비스 면에서 차별되지 않으면 브랜드화의 효과를 보지 못하며, 이 경우 해당주의 상품광고나 판촉활동이 일반적인 제품의 수요를 증가시켜 해당 주뿐만 아니라, 다른 주의 제품 수요까지도 증가시키게 된다.
둘째, 성공적인 State Branding은 해당 브랜드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지만, 인근 주들의 브랜드에 대한 수요 감소를 가져와 국가 전체나 농업 전반의 수익 증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농산물 브랜드로 인한 수요 증가로부터 발생한 이익이 대부분 도소매업자나 식품가공업자들을 이롭게 하는데 그친다면, 주정부가 재정을 이용하여 브랜드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명분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주정부들이 브랜드화 프로그램의 재원에 matching fund를 포함시킬 것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2)프랑스의 Label Rouge Poultry System
지난 호에 소개한 바 있는 미국의 State Branding 프로그램이 정부 주도하에 농산물의 원산지(origin)를 강조한 것인 반면, 프랑스의 Label Rouge는 소비자의 기호, 맛, 식품안전, 자연 식품, 환경 및 동물의 건강 등을 고려한 민간주도의 농산물 브랜드사업 프로그램이다.
Label Rouge는 1960년대 초에 등장하는데, 이는 프랑스 소비자들의 미식가적인 성향과 장인정신이 깃든 식품생산 등 전원적이고 예술적인 농업생산에서 기원한다고 볼 수 있다. 즉 Label Rouge 제품 생산은 오늘날의 대규모 및 기업화된 식품생산을 부정하고 소규모 가족적인 식품생산을 추구하며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식품안전과 녹색식품, 환경문제, 호르몬 및 항생제 문제 등을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와 같은 품질 및 생산관리를 위해 Label Rouge는 철저한 공급체인(예를 들면, 종계장, 부화장, 사료공장, 도계장 및 중개상) 관리를 실시하여 소비자들이 Label Rouge 제품을 일반제품으로부터 확실하게 구별하도록 한다. Label Rouge는 전체 농산물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으나, 가금, 특히 육계생산 부문에서 가장 적극적이면서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먼저 Label Rouge 브랜드 관리를 위해 어떠한 제도적인 장치를 운영하고 있는지를 살펴 본 다음, 농장 및 공급체인 각 단계별로 적용하고 있는 품질관리 절차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기로 한다.
브랜드 신청은 대개 생산자단체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경우에 따라서 부화장, 도계장 및 사료 공장들도 참여할 수 있다.
신청 관련 서류는 크게 두 가지, 즉 품질관리 계획서와 품질검정사 선정서이다. 품질관리계획서에는 종계선택에서부터 도계처리된 포장육의 운송장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HACCP의 기준에 의거하여 계획되어야 하고, 선정된 민간 품질검정사는 등록된 브랜드의 품질과 식품안전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품질검정사들은 국립 품질관리 검정기관인 COFRAC에 의해 교육, 감독을 받고 있으며, COFRAC은 품질검정사들의 자격증을 박탈할 공권력을 갖고 있다. 준비된 신청서류는 국립 상표 발원 기관인 CNLC에 접수되고 심사를 통과한 생산자 단체에 한해 Label Rouge 브랜드의 사용이 허가된다.
브랜드 사용 허가에는 제품의 외형, 원산지, 가공형태 등이 상세하게 기술된다. 일단, 생산자 단체가 브랜드 사용권을 획득하면 그들은 즉시 전국적인 육계 생산 자단체인 SYNALAF의 회원으로 등록하게 되는데, 닭 한 마리당 0.05 프랑(1프랑 = 약 184원)의 자조금(Check off)을 징수하여 Label Rouge 브랜드의 광고 및 촉진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한다.
SYNALAF는 Label Rouge 브랜드의 품질 및 유통관리를 위해 농림부 산하단체인 CERQUA의 지원을 받는데, CERQUA는 미국의 FSIS와 같이 식품규격과 라벨링에 대한 감독을 하고 있다.
이들이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는, 유사상표나 불법 상표의 시장진입을 막아 Label Rouge 상표가 다른 제품으로부터 차별화 되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Label Rouge는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농산물 브랜드의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1998년의 경우 프랑스 전역에서 전체 가구의 약 51%가 Label Rouge 육계 제품을 소비했다고 한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Label Rouge 제품이 다른 제품에 비해 평균 100%에 가까운 프리미엄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높은 소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Label Rouge 제품은 생산․유통 과정에서 다른 제품에 비해 어떻게 다르게 관리되고 있는가?
Label Rouge 브랜드의 강점은 품질기준에 의거한 철저한 생산 및 유통관리와 이에 대한 정부기관들의 지원이다. Label Rouge 브랜드의 주체는 사육농가 집단, 종계장, 사료공장, 부화장, 도계장에 이르는 전체의 생산라인이 전략적인 연합체를 이루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사육농가 집단(대개의 경우 협동조합)은 이들 관련 공급업체들과 최소한 공급 계약을 맺거나, 관련사업에 직접적으로 투자하여 어떤 형태로든 공급체인 생산라인에 적극 참여하여 생산라인의 구석구석을 통제관리하고 있다. 프랑스 내 Label Rouge 참여집단은 약 23개에 달하는데, 시장 및 사업환경에 따라 각자 서로 다른 형태의 연합체를 결성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Label Rouge 브랜드의 강점은 공급체인 전과정에 걸친 철저한 품질관리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육농가 뿐만 아니라 생산라인 전반에 관련된 모든 업체들이 품질기준에 동의하고 품질관리계획서에 서명해야 한다.
품질관리계획서에는 HACCP양식에 의거하여 각 단계별로 책임의 소재를 구분하며, 품질불량품이 발생했을 때 책임업체에 대한 벌칙 및 피해업체에 대한 보상 규정까지 포함시킨다. Rabel Louge 브랜드는 일반제품에 비해 거의 100%까지의 가격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되므로 만약 품질불량품이 발생했을 경우 그 경제적 피해는 대단히 크다.
불량품은 Label Rouge 브랜드를 달지 못하고 일반제품으로 판매되거나 전 계군을 폐사시키게 되는데 이 경우 불량상품을 생산하는데 책임이 있는 업체는 공급체인내 다른 파트너 업체들에게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
Label Rouge의 품질기준은 HACCP기준을 약간씩 수정한 것이 대부분인데, 육계업계의 무서운 적 중의 하나인 살모넬라균은 우선 종계장에서는 암수 양쪽 계군이 모두 살모넬라균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입증되지 않는 한, 종란이 부화장에 보내지지 않는다.
만약 어느 한쪽의 계군이 살모넬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 전체의 종란이 폐기 처분된다. 부화된 병아리는 수시로 검사하고 병아리 운송트럭 또한 철저한 위생관리 절차를 따라야 한다. 사료공장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도계될 계군의 운송 및 도계장에서의 처리와 도계후 제품 운송시, Label Rouge 제품은 다른 일반제품으로부터 철저히 격리되어 각종 세균의 오염을 방지한다. 특히 도계장에서 HACCP및 각종 세균에 대한 검증기준이 철저히 이행됨은 매우 중요하다.
Label Rouge의 성공요인은 공급라인에 참여하는 모든 업체들이 브랜드의 목적을 이해하고 품질관리 프로그램을 철저히 이행하는데 있다. 또한 철저한 품질관리를 위해서 사양 및 품질관리에 관련된 모든 자료가 공급체인의 각 단계별로 유지되어 문제 발생시 그 원인을 쉽게 발견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도 Label Rouge만이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갑자기 올리는게 많아지네요..^^;;
한번 읽어보세요 ^^
첫댓글 글씨가 너무 많어~~~이따 컨디션 회복하구 읽어볼께~~~좋은 정보 감사~~~
흐음.. 위의 state branding은 약간 담합이란 느낌이 들지 않나요? -ㅁ-? 브랜드란게 참 무서운거 같습니다. 교수님 말씀대로 사기가 될수도 있지 않나요? 역시 인간관계에서의 신뢰는 매우 중요한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