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르포 - 수색·증산뉴타운 … 서북부의 새 중심 수색·증산, 개발 밑그림 그려졌다
서울시 3차 뉴타운인 수색·증산뉴타운은 해발 160m의 봉산자연공원을 따라 ‘ㄴ’자 모양으로 뻗어있다. 일산과 인접해있는 서울의 끝자락 수색·증산뉴타운을 찾아봤다.
6호선 수색역에서 수색 삼거리를 지나 일산방향으로 조금 더 가다보니 대로변치고는 의외로 번화한 상가들이 적다. 수색로가 워낙 넓은데다 건너편이 경의선 철길이다 보니 유동인구가 그다지 많지 않아 상권이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
그래도 좀 양호해 보이는 대로변의 상가를 지나 뉴타운지구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뉴타운의 특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좁은 골목길은 이리 저리 얽혀있어 한 번 잘못 들어가면 제 길을 찾기 어렵게 되어있고 구릉지 쪽에는 낡은 구옥들이 밀집해 있다.
그나마 대로에서 가까운 지역은 좀 양호해 보이는 빌라와 다세대·다가구 주택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 역시 좁은 골목길에 답답하게 늘어서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봉산자연공원으로 올라가는 입구에서는 동네 아주머니 몇 분이 평상에 앉아 한담을 나누고 있어 흡사 한적한 시골동네를 연상케 한다. 택시 한대가 골목길을 헤매다 주민들에게 큰길로 나가는 길을 알려달라며 난처해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봄철 화재 예방을 위해서인지 소화시설을 점검하러 다니는 소방순찰 오토바이가 보이는 것만 봐도 이 지역이 얼마나 도로 등의 기반시설이 열악한가를 알 수 있다.
∥서북부의 낙후지역 수색·증산동
수색·증산뉴타운은 은평구 수색동, 증산동 일대 89만6500㎡(약 27만1000평)를 사업지역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 받고 현재 재정비 촉진계획 확정을 위한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수색동과 증산동 일대는 20년 이상 된 건축물이 전체의 60%에 이르는 등 건물의 노후화가 매우 심하다.
기반시설 역시 뉴타운 외부를 감고 있는 수색로와 증산로의 간선도로는 잘 갖추어져 있지만 뉴타운지구 내의 도로는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2차로의 도로가 비단길과 은평터널길 두 곳밖에 없는 상황이고 골목길은 매우 좁아 차량의 통행이 어려운 곳도 많다.
지구 내에는 건물 양쪽으로 골목길이 나 있어 폭이 3m정도에 불과한 건물들이 간혹 눈에 띈다. 이는 자연발생적인 주택들 사이로 골목길이 무질서하게 얽혀있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뉴타운지구를 다니다보면 지번이 나와있는 지도를 펼쳐들고 이리저리 헤매다 주민들에게 길을 묻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미로처럼 꼬여 있는 골목에서 원하는 집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이런 장면은 체계적 정비가 얼마나 시급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역주민 주거 개선 한목소리
수색·증산뉴타운에는 서울시 기본계획에 포함된 재개발 예정구역 6개 구역과 재건축 예정구역 7개 구역 등 총 13곳의 정비예정구역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구역에서는 각각 추진위를 구성해 사업을 추진하던 곳도 있었으나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사업이 중단돼 촉진계획이 확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주민들은 “하루라도 빨리 재개발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집 앞 골목길에서 한담을 나누던 할머니들은 “재개발한다고 해서 낡은 집에서 참고 지내고 있는데 여태껏 별 소식이 없으니 되긴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아무래도 우리 죽은 다음에나 될 거 같다”고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다른 주민은 “보일러가 고장나도 재개발된다기에 안 바꾸고 고쳐 쓰고 있는데 몇 년째 고치는 비용이 바꾸는 것보다 더 많이 들어갔다”며 “집 고치는 것도 이젠 지겹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재정비촉진계획 윤곽 드러나
지난 5월9일 있었던 수색·증산재정비촉진계획 주민설명회에서는 수색·증산재정비촉진계획(안)이 처음 공개됐다. 이는 다른 대다수 3차 뉴타운에서 아직까지 촉진계획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편에 속한다.
재정비촉진계획은 30차례가 넘는 MP회의와 지역균형발전위원회 자문, 도시재정비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마련됐다.
이번 주민설명회를 통해 윤곽을 드러낸 촉진계획은 곧 주민 공람·공고를 거처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부분적인 조정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은평구에서는 6월 안에 구의회 의견 청취를 마치고 공청회를 거쳐 7월중에 서울시에 촉진계획 결정 신청을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9월경에는 재정비 촉진계획이 확정돼 각 구역별로 사업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발전가능성 높은 수색·증산뉴타운
수색·증산뉴타운은 발전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봉산자연공원과 불광천이 어우러지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수색·증산뉴타운은 수색로 건너편에 들어서고 있는 상암DMC, 불광천 건너편의 가재울뉴타운 등과 연계해 서울 서북부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하는 것이 상암DMC다. 17만여평의 상암DMC(Digital Multimedia City)는 서울의 도시개발과 경제개발을 통합추진하기 위해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생산과 국제적 비즈니스 중심센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을 추진중이며 업무 및 R&D 관련 빌딩이 속속 들어서면서 첨단 정보미디어 산업단지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나아지는 교통여건도 수색·증산뉴타운의 잠재력을 높이고 있다. 지하철 6호선 수색역과 증산역이 가까이 위치하고 복선화 작업중인 경의선과도 인접해 있다. 2008년 1차 완공을 목표로 복선화 사업이 진행 중인 경의선 전철은 성산역을 통해 지하철 6호선 수색역과 환승이 가능하도록 계획중이다. 여기에 2010년 경 개통예정인 인천공항철도까지 완공되면 뛰어난 교통여건을 바탕으로 주거수요와 유동인구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존의 간선도로여건도 높은 수준으로 수색로와 증산로를 통해 일산, 신촌, 상암지역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며 강변북로와 내부순환도로를 이용해 강남, 용산 등으로의 접근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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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촉진계획 주민설명회 초만원
은평구청에서는 지난 9일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수색·증산재정비촉진계획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재정비촉진계획을 공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이날 설명회에는 그동안 촉진계획을 기다려온 수많은 주민들과 관계자 1천여명이 참석해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다. 700여석의 자리를 가득 메우고 통로와 계단까지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찬 참석자들은 촉진계획에 대한 설명에 귀를 기울였으며 촉진계획에 대한 설명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아 뜨거운 관심을 여실히 보여줬다.
노재동 은평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수색·증산뉴타운은 상암DMC, 철도역세권개발 등과 맞물려 향후 인적·물적 요충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9월까지 촉진계획을 확정하겠다”며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 전 행정력과 재정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은평구청에서는 준비한 슬라이드를 통해 촉진계획 전반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2개의 생활권인 수색축과 증산축이 만나는 수색역 부근에 지구중심을 도입해 문화시설과 교통광장, 랜드마크 타워 등을 조성하겠다”고 밝히고“봉산자연공원의 녹지축을 불광천까지 연결시키고 유사한 기능을 가진 커뮤니티 시설을 복합화하고 구역별로 통합해 특화시켜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총괄계획가인 한양대 구자운 교수는 “그간 수많은 회의를 거쳐 촉진계획의 틀이 잡혔다”며 “향후 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14%에 불과한 기반시설 비율이 36% 정도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서울시와 협의 중이긴 하지만 각 구역에서 추진하는 정비사업에서 현상공모를 통해 단지설계를 하게 되면 2.5%~5% 정도의 용적률 완화와 20% 이내의 층고완화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질의 응답에서는 그간의 관심을 대변하듯 많은 주민들의 질의가 이어졌고 한 주민이 “지붕이 물이 새는 낡은 집에서 살면서 재건축을 추진해 왔는데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기존 사업이 더 늦어졌다”며 그 만큼의 혜택이 있는가를 묻자 구 교수는 “기존 사업 추진시의 용적률이 190% 이하였던 것으로 알고있다”며 “촉진계획에서 상당부분 용적률 상향이 있었고 광역개발에 따른 기반시설 확보 등의 장점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대부분 촉진계획에 드러난 용적률와 층수 등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으나 일부 노후도 등의 문제로 2010년 이후에나 사업추진이 가능한 지역의 주민들은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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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 증산재정비촉진계획 내용
은평구 수색동과 증산동 일대 89만6500㎡의 수색·증산뉴타운은 지난 2005년 12월 서울시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이후 지난해 10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수색·증산뉴타운은 봉산을 둘러싸고 ‘ㄴ’자 모양으로 사업지가 구성되어 있으며 3만2천여명 1만2천여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은평구에서는 수색동과 증산동 일대 노후 주거밀집지역의 무분별한 난개발을 방지하고 환경친화적이고 쾌적한 주거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광역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돼 이 일대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하고 촉진계획을 수립해왔다.
현재 뉴타운 지구에 있는 2,880여개 동의 건축물 중 85% 정도가 3층 이하이고 총 건물의 60%정도인 1,720여개 동이 20년 이상의 노후 건축물로 나타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개발되나
뉴타운지구는 크게 상암DMC와 연계한 수색삼거리 인근의 수색생활권과 역세권과 연계한 증산역 인근의 증산생활권으로 나뉘고, 이들이 교차하는 수색역 인근에는 지구중심이 들어서게 된다. 은평구에서는 지구중심을 공공시설과 문화시설 등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용도로 개발하고 랜드마크 타워와 광역교통을 연계하는 교통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공원·녹지도 대폭 확충될 전망이다. 봉산 자연공원을 거점으로 방사형의 녹지축과 보행축 및 바람길을 확보해 친환경적인 주거지를 구성할 계획이다. 불광천 인근에 연못 등의 친수공간을 마련해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하는 등 봉산자연공원과 불광천을 연계하는 녹지 네트워크를 구성하기로 하고 추가 계획하고 있는 어린이공원과 근린공원을 보행녹도로 이어 뉴타운지구 전체를 녹지벨트로 연결하도록 했다.
수색로, 증산로 등 발달되어 있는 지구 외각의 간선도로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던 지구 내부의 도로는 생활권별 순환가로 쳬계를 구축하고 대중교통과 연계한 보행동선을 확충해 거주자의 편의성의 높이기로 했다. 은평터널길과 비단길을 21m로 확장하고 경의선 철길로 단절되어 있는 상암DMC와의 연계를 위한 도로도 확보할 계획이다.
향후 사업이 완료되면 주택 54%, 공공시설 36%, 녹지 11%, 도로 14% 등으로 조정되어 기반시설과 녹지비율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쾌적한 주거환경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수색변전소 부지에는 별도의 지구단위 계획을 수립해 학교와 공원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 촉진계획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 중 하나는 커뮤니티 시설 활성화 계획이다. 지금까지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던 공공 시설들을 유사기능을 통합하고 시설별로 특화시켜 다양한 활동공간을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지역별로 여가·스포츠시설, 상업·행정·복지시설, 문화·교육시설, 복지·스포츠시설 등으로 특화해 복합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구역별 세부사항
뉴타운지구는 수색1구역∼9구역, 증산1구역∼6구역까지 총 15개 세부구역으로 나눴다. 이중 수색1구역과 증산1구역은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개발되고 증산3구역 시장정비사업, 증산4구역 재건축사업과 수색2구역의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들은 모두 재개발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된다.
상대적으로 좀 양호한 주택들이 있는 증산4구역의 경우 구역지정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2013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여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나머지 구역 중 9곳은 올해부터 바로 사업진행이 가능하고 3곳은 2009년에 1곳은 2010년부터 사업추진이 가능하다.
뉴타운지구의 전체적인 층고 문제는 촉진지구 지정 이전보다 상당부분 완화된 모습이다. 일단 봉산과 인접해 있는 일부 급경사 지역은 평균 8층 이하로 약간의 구릉지와 평지가 이어지는 지역은 평균 16층 이하, 간선도로변의 주요지역은 30층 이하, 상업지역 및 준주거지역 등은 40층 이하로 결정됐다. 층고를 높여 바람길을 확보할 수 있도록 스카이라인을 조정했다.
용도지역도 대부분 상향조정돼 1종 일반주거지역은 2종 7층으로 2종 7층지역은 2종 12층으로 일부 2종 7층지역은 3종 일반주거지역이나 준주거지역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층수와 용적률이 완화돼 보다 높은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권종원 기자 2007-05-15 16:3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