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삼강주막(경북 민속문화재 134호) written by 한국의 국보와 보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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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 삼강주막 전경 |
삼강주막은 삼강나루의 나들이객에게 허기를 면하게 해주고 보부상들의 숙식처로, 때론 시인묵객들의 유상처로 이용된 건물이다. 1900년 경에 지은 이 주막은 규모는 작지만 그 기능에 충실한 집약적 평면구성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건축역사 자료로서 희소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옛 시대상을 읽을 수 있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의의를 간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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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 삼강주막 입구에서 바라 본 모습 |
아흔 주모 예 있는데 뱃사람은 어디 갔나 한겨레 입력 2003.07.06
예천 마지막 주막낙동강 물길 700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경북 예천에서 삼강을 만난다. 내성천과 낙동강, 금천의 세 강줄기가 몸을 섞는다고 해서 삼강으로 불린다. 낙동강 강줄기에 남아 있는 마지막 주막이 이곳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 있다. 100년도 더 된 이 주막을 보면 ‘주모’ 하고 부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세월의 무게를 못이겨 건장한 사람이 힘껏 밀면 쓰러질 듯한 흙집인 이 주막을50년 넘게 지키고 있는 유옥연(87) 할머니. 1930년대 큰 물난리를 겪으면서 수리한뒤로 70년 넘게 그 자리에 그대로 위태롭게 서 있는 주막. 주막을 감싸고 있는 텃밭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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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강주막 좌측에 만들어 놓은 초가집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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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공 숙소는 관광객들에게 음식을 파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
삶의 굽이가 많아 가슴에 쌓아둔 일들을 술술 풀어낼 것도 같고, 옛말하기좋아하는 나이인데도 할머니는 더이상 지나온 삶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다. “예전사람들이 다 그렇게 살았지 뭐. 배고프고 힘들고.” 텃밭까지 다 덮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그늘을 만드는 큰 나무가 주막을 감싸고있다. 나무 아래 서 있는 표시돌이 이 나무가 200살 된 보호수로 회화나무임을말해 준다. 유일하게 이 나무만 주막과 할머니의 애환을 알고 있을 것 같다.
삼강 나루터는 경남 김해에서 올라오는 소금배가 경북 안동까지 가는 길에쉬어가는 곳이었고, 문경새재를 넘어 서울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관문이다. “말이 소금배지, 요즘 말로 하면 백화점이야. 바다에서 산골까지 온갖 물건들을싣고 다녔지. 생선부터 화장품, 옷가지, 머리빗까지 없는 게 없었어.” 예천 향토문화연구회 정양수(72) 회장의 설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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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부상 숙소 입구에는 음식 메뉴가 걸려있고 식사하는 테이블이 놓여 있습니다. |
삼강마을 주민 정강섭(67)씨는 “무작정 주막에 앉아 뱃사공을 기다리던 이들이술잔을 기울이다 기분좋게 술이 오르면 배를 보내고 주막에 눌러앉던 모습이 눈에선하다”고 그 옛날 삼강 주막의 풍경을 떠올렸다. 그때 삼강 나루터 주변에는주막이 네개나 있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큰길이 나면서 소금배가 올라오지 않고, 사람을 건네다주던 나룻배마저 없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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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 삼강주막 우측면 모습 |
삼강을 건너다니던 이곳 7~8개 마을에서 집집마다 가을걷이가 끝나면 한두 되씩쌀을 걷어서 뱃사공에게 뱃삯을 줬는데, 길이 나고 경운기가 다니면서 배를 타고강을 건너려는 이들이 없어졌다. 자연스럽게 뱃사공도 마을을 떠났다. 뱃사공이 떠난 뒤에도 강물이 많지 않을 때는 걸어서 강을 건너려는 이들이주막에 심심찮게 들르곤 했다. 특히 겨울에는 바지를 걷어올리고 강물을 건너려고추위를 잊기 위해 술 한잔씩 마시고 가는 사람들이 찾아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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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모가 술과 안주를 파는 모습을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새로 지은 초가집 같은 모습이 오히려 감흥이 떨어집니다. |
요즘은 차를 달리다 삼강 끝자락에 옛 전설에나 나올 법한 주막을 보고외지인들이 찾아든다. 이들은 어김없이 찾아와 파전이나 도토리묵과 함께 막걸리를주문한다. 옛 주막을 떠올리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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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강주막 입구와 내부 모습 |
숨가쁘게 달리다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이곳에 쉬러 오는 사람들은 주막도수십년 전 그 모습이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린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주막에도커피 자판기가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50여년 주모 노릇을 했으면, 그럴듯한 러브스토리가 있을 법해서 슬쩍 물어봤다. 그러나 “예전 사람이라서 난 그런 거 모른다”며 손사래를 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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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강주막 후면과 부엌 모습 |
괜히 돌아앉아 애꿎은 마룻바닥에 마른 걸레질을 하는 모습이 나루터 일꾼들이건네는 걸쭉한 농담에 얼굴을 붉히는 젊은 주모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80년대 들어 이곳에도 전기가 들어왔지만 전화・상수도는 아직도 없다. 할머니가손수레를 끌고 길 건너 삼강마을로 가서 물을 길어다 먹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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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강주막 뒷편에서 바라 본 모습 |
“수돗물이 안 나오는 건 괜찮은데 강둑을 쌓고 다리를 만드는 바람에 집에서 물구경을 할 수가 없어. 전에는 여기 앉아 있으면 강바람에 출렁대는 강물이 다보여서 속이 다 시원했는데 말이야.” 큰길보다 한 길쯤 낮은 터에 주막이 있는데다 강 위로 다리를 놓기 시작하면서혼자서 아들・딸 5남매를 키우며 한숨을 흘려 보내던 그 강물을 더 이상 주막에앉아서는 볼 수 없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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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강주막 뒷편에는 수령 몇 백년의 회화나무가, 낙동강/내성천/금천 3개의 강이 만나는 곳으로 삼강절경 표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
아흔을 바라보는 주모는 길어다 온 물에다 여전히 살가운 손놀림으로 술잔을씻으며 말했다. “아들들이 와서 같이 살자고 해. 이제 나이가 들어서 어느날은 몸을 꼼짝하기도싫은 날이 있어. 그래도 어쩌겠어 내가 가면 주막이 문을 닫아야 하는데….”예천/글・사진 박주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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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강주막 예전 사진(인터넷 자료) |
예천 '삼강주막' 주모 1년만에 하차..왜? 연합뉴스 2009/04/23
(예천=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작년 1월 옛 모습에 가까이 복원돼 화제가 됐던 이 시대 마지막 주막 '삼강주막'(경북 예천)의 주모(酒母)가 최근에 그만 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권 할머니의 설명은 딴판이다. 권 할머니는 "2년 동안 주막을 맡기로 마을 대표와 약속했는데 1년도 안 돼 그만 두라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라며 "별 수 없이 지난 설 이후부터 주막에 나가지 않고 있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권 할머니는 이어 "언제부턴가 주모가 돈을 많이 번다는 소문이 들리더니 결국 이런 일을 겪게 된 것 같다"라며 "농사일 제쳐놓고 나름대로 열심히 주막 일을 해 왔는데 정말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
예천 삼강주막 위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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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중앙 상단의 A 부분에 예천 삼강주막이 위치하고있습니다. 소재지 :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길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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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중앙의 A 지점에 예천 삼강주막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좌측의 문경시청을 기준으로 위치를 가늠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