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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환상자전거길 종주
2019년 10월 4일~5일 날씨 : 맑음 기온 : 섭씨 18~24도
풍향 : 북서풍 종주거리 : 246.7km 홀로라이딩
코스 : 용두암-함덕서우해변-김녕성세기해변-세화-성산-표선해변-남원-쇠소깍-법환바당-가온누리게스트하우스 숙박
-중문-대정 모슬포항-고산-한림-애월-하귀리-용두암(시계방향)
<제주 환상자전거길 MAP>
<제주도 환상 자전거 길 도전>
2019년에는 다른 해보다 더 많은 여행과 트레킹을 하였다. 3월에 어깨 인대가 끊어져 우울했던 건강과의 싸움 때문에 좀 더 일해 보려던 의지가 꺾이는 연령의 압박(만 65세 이상 구직 불가)은 심각하게 다가왔다.
젊었을 때 할 수 있는 일과 아프거나 힘이 없어 할 수 없는 일들을 구별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1월에 이집트 여행, 5월의 태항산 종주, 6월에는 돌로미티 트레킹을 다녀왔고, 해파랑 길과 대청호오백리길도 금년에 마치려 노력했다.
또한 내년에 갈 예정이던 스페인과 포르트갈 여행도 앞 당겨 일찍 가기로 했다.
물론 교양세계사 강의를 들으며 이집트와 스페인에 대한 관심이 높았기 때문이지만 건강 문제와 세월의 흐름을 새롭게 인식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예전 북유럽 여행 때 패키지여행의 아쉬움이 컸기에 이번 스페인 다녀온 후의 느낌은 의외로 받아 들일만 했다.
8박 10일의 먼 일정을 소화하고 시간차와 피로를 회복할 틈도 없이 제주도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막내 딸 녀석이 제주도에서 혼자 열흘 정도 지내는 계획이 예정되어 있어 부득이 함께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0월 1일 유럽에서 도착하여 이틀 쉬고 10월 4일 새벽 청주공항으로 차를 몰았다. 5대강 자전거 타기 위하여 새벽에 운전 후 오랜만이었는데 무척 쾌적했다.
누렇게 익어가는 미호천 들판의 논들을 보며 풍요의 계절이 왔음을 실감했다.
공항 주차장은 승용차들로 꽉 차 있는데 의외로 공항 대합실은 많은 인파로 붐벼 놀랐다.
30분마다 1대씩 이륙하는 비행기 스케줄이 모두 제주도 방문객이었기에 한동안 중국인들로 법석이던 곳이 내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가 되었음에 흠칫 놀랬다.
<조천항 해변-보이는 산은 원당봉과 사라봉>
200석 규모의 진 에어 항공은 가득 승객을 태우고 정시에 이륙하여 금세 제주 공항에 도착했다.
막내딸이 빌린 경차에 타고 공항 인근 대여점으로 이동하여 예약된 MTB 자전거를 빌리고 라이딩을 시작했다.
참으로 오랫동안 준비하고 벼르던 제주도 환상 자전거 길이었기에 의욕과 에너지가 넘친다.
로즈마리와 딸 녀석은 제주도 동부 지역을 이곳저곳 둘러 볼 예정이라고 하며 훌쩍 떠나고 난 혼자 함덕 방향으로 핸들을 돌려 자전거 환상 도로를 찾았다.
제주도를 이틀에 완주할 예정인데 첫날은 서귀포 근처 법환바당 게스트 하우스까지 가는 게 목표다.
<시계 방향으로 도는 라이딩>
용두암에서 함덕과 성산을 거쳐 서귀포로 달리는 동쪽 노선은 아직 제주도의 자연미를 만끽할 수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라이딩하는 사람들이 적고 길도 낯선 편이라 애로가 많았다.
제주항을 지나 조천 항으로 달리는 길에 9부두 쪽으로 길을 잘못 들어 다시 되돌아 나오는 실수를 했다.
갈림길에서 무심히 파란색 자전거길 표시선을 놓치고 큰길을 따라갔는데 길이 끊겨 낭패를 보았다.
다행히 마을 주민의 안내로 좌측 사라봉 언덕길 코스를 찾아서 첫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사라봉 공원에는 수학여행 온 학생들로 어수선했는데 ‘국립제주박물관’을 지나며 낯익은 곳이어서 안심이 되었다.
1132번 도로를 따라가다 바로 해안 길로 방향이 바뀌는데 올레길 18코스와 같은 방향이다.
화북 포구를 지나 동마을을 지나며 벌낭 포구를 따라 해안을 달린다.
삼양 해변을 지나 원당봉을 우측으로 돌아 조천 항 쪽으로 달리니 갑자기 코스가 바뀐다. 3.1독립운동기념탑에서 좌측으로 해안을 따라 조천 항으로 향하는 해안 길을 따라 가기 때문이다.
조천 항을 지나 해안에 잠시 자전거를 세우고 목을 축이며 뒤를 바라보니 멀리 9부두와 원당봉, 사라봉이 겹쳐 보인다.
정신없이 페달을 밞아서인지 바다의 경치를 놓쳤고 잠시 물을 마시며 주변을 음미해 보니 여유가 생긴다.
<제주항일기념관>
<제주 3.1운동기념탑>
<용두암 21.2km 지점>
<조천해안도로>
<관곶>
<신흥해변>
<정주항>
<함덕해수욕장>
신흥 해변과 정주 항을 지나니 해변이 제법 큰 함덕 해수욕장을 만난다. 큰 건물들과 식당 그리고 리조트도 제법 많다.
바닷가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는 외국인을 스냅 사진으로 촬영하고 서둘러 언덕을 오르는데 빨간 경차가 경적을 울리며 따라온다.
딸 녀석이 어떻게 찾았는지 뒤를 따라온 것이다. 자전거 자물쇠를 차에 놓고 갔다며 간식과 함께 건네는데 깜짝 놀랬다. 모녀가 제주도 동쪽 해안을 따라 동행했다는 데 다시 만났다는 게 우연치곤 대단한 가족애라고 느꼈다.
<김녕>
<김녕국가풍력실증연구단지>
<김녕해안도로>
<바람의 방향을 따라 정한 라이딩 코스>
언덕을 오르니 이내 내리막 직선 도로이다. 김녕 항구까지 너무도 편하게 달리던 길은 왼쪽으로 다시 해안을 따라 김녕 국가풍력실증 연구단지 옆 김녕 해안 도로를 지난다.
도로 옆 원두막 정자에서 한숨을 돌리며 과일과 간식을 들며 휴식을 즐긴다. 홀로 라이딩이 외로울 것 같지만 의외로 차분히 안전에 신경 쓰며 자전거 타기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
오늘 바람은 그리 심하게 불지 않아 라이딩에 큰 지장은 주지 않는다. 약간의 남서풍이 부는데 동쪽이어서 방해가 적은 편이다.
세화 해변을 지나며 달리는 해안 길은 맑은 옥빛 바닷물이 머리를 맑게 하고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어느새 왼쪽에 지미봉이 나타나고 성산포가 지척이다. 많은 차량들이 내달리는 4차선 도로는 관광 제주의 은근함이 사라지고 바쁘고 빠른 속도감으로 다가와 아쉬움이 느껴진다.
<종달항 지미봉>
<온평포구 식당>
성산포와 신양 포구를 지나 온평 해안을 지날 때 한 가족이 단란하게 점심을 먹는 광경을 발견하고 자전거를 세웠다.
벌써 점심 먹을 시간이 한참 지났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그들이 먹는 모듬 비빔밥이 시장기를 느끼게 했다.
양은 적었지만 참기름과 해조류가 들어간 비빔밥을 미역국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한치 말리는 광경>
<신산포구>
<용천수>
<신천리 소공원>
해는 벌써 서쪽으로 고도를 낮추고 있는데 갈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해안을 따르던 길은 신선 포구를 지나 큰 도로와 합류한다. 4차선 도로에 설치된 자전거 도로는 많은 장애물과 주차된 차량으로 조심해서 달려야 한다.
특히 높낮이가 오르락내리락 불편함이 자주 있는데 자칫 낙상 사고의 위험이 곳곳에 있다.
현실과 괴리된 채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는 네덜란드나 북유럽 국가들의 편리성을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소금막 해변과 표선 해변을 지나 무렵 해비치 앤드 리조트의 큰 규모에 놀란다.
대형 리조트가 당케 포구 근처에 세워져 있는데 바로 옆이 제주 민속촌이다. 얼핏 예전 학생들 데리고 왔던 추억이 떠오르지만 무척 생소함이 느껴진다.
<표선 해변>
<표선해수욕장>
<해비치 해변>
<신흥리 해변길>
해안 길은 세화 항을 지나며 다시 큰길 1118번 도로와 만나는데 쇠소깍까지 계속 이어진다.
다행히 경사가 많이 없어 라이딩하기 편하다. 중간에 남원 근처 쉼터에서 배낭을 풀고 마지막 휴식을 취해 본다.
바람과 도로 경사가 적어 달리기는 좋은데 아침 출발 시간이 늦어 목적지까지 달리기에 애로가 있음이 감지된다.
서두르지 않으면 게스트하우스에 어두워서 도착할 가능성이 보이기에 쇠소깍 해안 길을 외면하고 큰 도로를 따라 서귀포로 내달린다.
늬엇늬엇 해는 저무는데 서귀포 근처의 차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들의 붕붕 거리는 소음은 자전거 타기에도 지장을 주고 방향을 찾는데도 문제가 생겼다.
<쇠소깍>
<윤정이네 통갈치 전문식당>
<통갈치 식당>
<서귀포 법환 포구 게스트 하우스 찾기와 갈치 요리>
정방폭포를 지나며 서귀포 항이 보이는데 움칫거리다 해안 길로 접어들며 표시를 놓쳐 낭패를 보았다.
큰 길을 따라 갔으면 쉬웠을 길을 서귀포 항 해안으로 내려오는 바람에 급격한 경사의 언덕을 올라야 했다. 자전거를 끌고 20여 분을 겨우 올라 서귀포해안 도립공원을 지나 외돌개 언덕을 지나 본래의 코스와 만나니 해가 저물고 있다.
무려 30여 분을 언덕에서 헤매고 만 셈이다.
어둑한 도로를 따라 법환 포구 방향으로 달리다 법환동 마을회관을 한참을 지나쳐 지도와 휴대폰 내비게이션을 보며 방황하다가 주민의 안내로 겨우 길을 찾았다.
마을회관을 따라 바다 쪽으로 좁은 길을 따라 천천히 달리니 가온누리 게스트하우스 건물이 나타난다.
제주에서 1시간 정도만 일찍 출발했으면 넉넉했을 라이딩이 서귀포에 가까워지면서 길을 찾아 헤매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게스트하우스는 정갈하고 깔끔했다. 딸 녀석 전화가 요란하게 울린다.
숙소 행선지가 여기를 지나야 하므로 저녁 식사를 같이 하자는 연락이다.
얼른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모녀와 금세 만나 합류했다.
어두워진 도로와 낯선 환경에서도 딸은 맛 집을 찾아 중문단지로 달린다.
윤정이네 식당이라는 통갈치 조림을 하는 식당인데 사람들로 만원이다.
대기표를 받고 한참을 기다려 즐거운 식사를 했다. 긴 통에 갈치가 온전히 맛을 담아 근사한 저녁 식사가 되었다.
홀로서기에 힘들었을 막내 녀석이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택한 제주도 혼자살기 프로젝트는 나름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여겨졌다.
쓸쓸하게 지낼 것이라 여겨 합류한 이번 여행이 가족 식사를 하며 대화도 나누고 모녀가 함께 여행도 해서 보기 좋다.
객지에서 혼자 직장 생활하는 애처로움도 있지만 씩씩하게 세상사를 이겨내는 모습도 대견하다.
다시 나를 게스트하우스에 데려다 주고 협재 숙소로 향하는 모녀를 배웅하고 방으로 들었다.
지나온 길을 지도를 보며 확인한 후 내일 갈 길을 탐색하고 이내 침대에서 잠에 빠져 들었다.
10시간 정도를 달린 거리가 130km를 넘었음을 확인하니 피로가 확 몰려온다.
맥주 몇 잔 마신 것이 졸음과 함께 온몸에 퍼져 꿀잠을 잤다.
<용두암-게스트하우스 구간 지도>
<가온누리 게스트 하우스 일출>
<가온누리게스트하우스>
<법환포구>
<법환포구에서 본 한라산>
<법환포구 일출>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근처>
<중문단지에서 알바하고 송악산까지 순항>
6시쯤 일어나 씻고 배낭을 정리한 후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동쪽 해안을 따라 법환 포구에서 일출을 보며 사진을 찍었다.
역시 우리나라 남쪽 끝의 일출은 장관이다. 한라산 봉우리도 날씨가 좋아 잘 보인다.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을 바라보며 달리던 자전거 길은 좌회전하면서 강정 항을 따라 이어진다.
<악근천>
악근천을 지날 무렵 잠시 쉬면서 한라산 사진을 찍어본다.
강정 항을 우회하는 동네 길을 따라 1132번 도로 오르막을 오르는 길이 약천사 쪽으로 내리막이어서 편했다.
주변에는 감귤재배 비닐하우스가 많은데 멀리 한라산이 희미해지며 구름에 가린다.
<약천사>
<약천사>
<아프리카 박물관>
대포포구를 바라보며 중문단지에 접어들었는데 아프리카 박물관 앞에서 잠시 쉬며 주변을 살핀다.
ICC 제주 국제컨벤션센터를 지나 ‘별내린 전망대’ 한라산 조망터 오르막을 자전거를 끌면서 힘들게 걸었다. 여기서는 근처 천제연 폭포 아치교가 지척으로 보인다.
<ICC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중문단지관광안내도>
<천제연폭포>
<별내린 한라산 조망터>
<리조트>
축제 천막이 쳐진 곳을 따라 가다가 무심코 우회전 길에서 직진하여 ‘쇼어 호텔 제주’에 가고 말았다.
올레 길은 여기를 지나지만 자전거 길은 더 없었다. 한참의 내리막을 신나게 달려 왔는데 거꾸로 오르막을 끌고 가느라 힘이 많이 들었다.
다시 되돌아 나와 직선 도로인 여미지 식물원 길을 달려 중문 관광단지 안내소에서 좌회전하여 큰 길을 따라 계속 달렸다.
약간의 바람이 스치고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주변에는 귤밭과 펜션들이 많이 있는데 새로 지은 집들이 눈에 띈다.
개발의 붐을 타고 너도 나도 제주도에 부동산 투자를 했는지 모르지만 한적한 곳에도 투기가 일었음이 보인다.
<산방산>
창천초등학교와 안덕 계곡을 지나며 바로 산방산이 눈에 확 들어온다.
산방산 근처에는 조각공원이 있는데 근처가 산방산 뷰포인트여서 사진 몇 장을 찍어 본다.
산방산을 지나며 환상 자전거 길은 왼쪽으로 방향을 바꿔 사계 해변으로 향한다.
근처에는 화순 항과 황우치 해변 그리고 사계 해변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비수기여서 한적한 해변을 타고 송악산 쪽으로 달리는데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반대편에서 많이 나타난다.
송악산을 지나며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달려오는 이유를 확인하고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바람의 방향을 고려해 제주도 환상 자전거 길은 반시계방향으로 만들어졌고, 표시도 파란색으로 한 쪽만 그려 놓은 것이었다.
<사계해변>
<사계리 해안체육공원 올레길을 걷는 가족 모습>
사계리 해안체육공원을 지날 때 올레 길을 걷는 한 가족의 멋진 실루엣이 휴대폰 렌즈에 잡혔다.
외딴 섬을 배경으로 세 명이 걷는데 선두에는 엄마가 그 뒤를 딸이 그리고 후미를 아빠가 든든히 지키며 걷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법환 포구에서 송악산으로 달려오며 본 가장 멋진 모습에 힘들었던 어깨가 확 펴졌다.
<사계발자국 화석발견지>
<형제해안도로>
<산방산>
<송악산>
송악산은 조망이 뛰어나고 우리나라 지질 구조를 탐사할 수 있는 중요한 곳이다.
근처에 섯알 오름이 있고, 산방산 근처에도 바굼지 오름(단산)이 있어 평지에서 특이한 모습을 보여 준다.
송악산에서는 마라도 가는 여객선이 있는데 제법 사람들이 많고, 주변에는 건물들도 꽤 들어섰다.
<대정뜰>
<모슬포를 지나 신창풍력단지로 가는 맞바람과의 싸움>
송악산을 넘는 도로가 뚫려 대정읍으로 넘어 가는 길이 쉬어졌다. 언덕을 넘어 내리막을 달려 대정읍을 지나 모슬포 항으로 속도를 냈다.
대정 주변은 큰 벌판인데 농사를 짓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아마도 바람이 많이 불어 사람들이 거주하기에는 불편하여 농장만이 존재하는가 보다.
트랙터와 소독하는 농부 모습 그리고 스프링클러가 자주 보이고 농업용 차량들도 길가에 가끔씩 서 있다.
<산이수동>
<운진항-하모해변>
모슬포 항 해안도로는 한적하면서 아기자기한 꾸불거리는 길인데 반대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들은 순풍을 등에 업고 쌩쌩 달리며 서귀포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간다.
신창 풍차 지구로 가는 해안 길은 더욱 바람이 거세게 불어 지나기 어려웠다.
수월봉과 차귀도가 볼거리가 많은 곳인데도 부득이 1132번 큰 도로를 따라 달렸다.
<신창풍차단지>
<신창항>
신창 풍차지구를 지날 때 바람이 세게 불어 풍차가 정신없이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지만 맞바람에 체력이 바닥나고 결국 오른쪽 허벅지에 근육이 뭉치는 증세까지 나타났다.
한참을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걸을 수밖에 없었다. 탱탱해진 다리를 끌며 30분 정도를 걸으니 휴게소가 보여 잠시 쉬면서 간식을 사서 먹었다.
잘 먹지 않던 콜라도 한 병 사서 마시며 체력을 보강하니 다리가 약간 풀려 저단 기어를 넣고 천천히 달려본다.
<한림사거리>
거의 기어가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어느새 협재 포구와 한림 항이 나타나고 제주가 32km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협재와 한림을 지날 때 바람이 옆으로 비켜 불어 달리기가 조금은 수월해졌다.
역풍(맞바람)이 자전거 타기에 얼마나 힘든지를 경험한 하루였다. 어제의 순탄했던 자전거 타기가 오늘은 맞바람으로 고통의 하루가 되었다.
제주도에서 환상 자전거 길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만든 이유를 실감하는 하루였다.
<명월성지>
<애월항 입구>
<한담해변>
곽지 해수욕장을 지나며 애월 항을 표시하는 두 개의 돌기둥이 보여 해안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애월 항이 시작되는 한담 해변은 서해 쪽에서 밀려오는 흰 파도와 너울로 멋진 한 폭의 그림인 양 아름답다.
애월 항으로 접어드니 아늑하고 사람들의 인기척이 느껴져 훨씬 자전거 타기가 쉬워졌다.
이젠 다락쉼터를 거쳐 용두암까지 27km 정도를 가면 된다.
<애월항>
<다락쉼터>
<해안도로>
<구엄포구-서핑>
<방사탑>
허벅지 근육이 뭉쳐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풀려 구엄 포구, 가문동 포구를 거치며 외도포구로 페달에 힘을 실어 본다.
하지만 꾸불거리는 해안도로는 생각보다 멀고 오르막과 내리막도 심했다. 큰 도로의 자전거 길은 좁고 장애물이 많아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웠다.
외도교를 지나 다시 해안도로를 접어드니 비로소 길이 순탄해졌다.
<용두암 2.1km 지점>
<어영마을>
해안도로에는 관광객과 올레 길 그리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로 한산해 달리기 좋았다.
일직지 해변과 몽돌 해변을 따라 올레길 17코스를 따라 현사교를 지나니 제주 공항 비행기 이착륙 모습이 감지된다.
비행기가 어제와 반대방향으로 뜨고 내리는 모습을 보며 제주도 환상 자전거 길이 한 방향으로 만들어진 이유를 알 것 같다.
방사탑을 지나며 한숨을 돌리고 어영마을을 지난다. 약간의 오르막이지만 저단기어로 오를 수 있어 내리지 않고 페달을 계속 밟았다.
제주 카페거리는 코스가 아니지만 해안도로를 따라 용담포구로 향했다.
<용두암>
<용담포구>
용담포구에는 근사한 펜션이 서 있는데 바다와 노을이 어우러질 때 사진을 찍으면 멋진 장면을 얻을 것 같다.
지척에 용두암이 보인다. 약간의 오르막이지만 힘껏 페달을 밟아 용두암 주차장에 도착했다.
예정 시간보다 1시간 정도는 늦었지만 맞바람을 받고 달린 것을 생각하면 선전한 것이다.
<법환포구-신창풍차구간 MAP>
<신창풍차-용두암 구간 MAP>
지도를 보고 자전거 대여점 보물섬 하이킹을 찾았는데 헷갈려 애를 먹었다. 20분 정도 왔다 갔다 하며 겨우 길을 찾았는데 갑자기 온몸에 피곤이 몰려온다.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반납하고 기념 촬영을 한 후 옷을 갈아입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바쁘게 이동했다.
<보물섬 하이킹 도착! 완주 기념촬영>
터미널에서 협재 해수욕장 가는 버스로 이동해 딸과 식구를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20분 기다려 버스를 타고 1시간 15분 달려 협재 해변에 도착했다.
마중 나온 딸과 만나 제주도 특산 돼지고기 전문집으로 자리를 옮겨 풍성한 저녁식사를 들었다.
약간의 반주를 겻들인 저녁은 푸짐했고, 피로한 육신은 알콜과 폭식으로 쉽게 스러졌다.
완주했다는 자신감과 피로감이 혼재되어 숙소까지의 이동도 무감각했고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기억도 없다.
246.7km의 제주도 환상 자전거 길을 완주했다는 포만감이 머리와 가슴에 가득 몰려온다.
제주도 환상 자전거 길을 완주 했다는 자신감과 꿈을 이뤘다는 쾌감이 오감을 자극했다.
꿈을 꾸면 이룬다는 이야기는 가정이 아니고 실제라는 믿음을 확인한 어제와 오늘이었다.
함께 한 가족과 건강을 확인한 나에게 감사하다.
<장원하이빌아파트 보물섬 하이킹(대여점) 기념 촬영>
첫날 : 자전거대여점-법환포구 게스트하우스 10시간
둘쨋날 : 게스트하우스-용두암-대여점 9시간 10분
거리 : 139km+107.7km=246.7km
용두암-(21.5km)-함덕서우봉해변-(9.2km)-김녕성세기해변-(16.3km)-세화-(19.8km)-성산일출봉-(23.7km)-표선해비치해변-(18km)-남원-(12.7km)- 쇠소깍-(17.8km)-법환바당-(14km)-중문-(24.8km)-모슬포항-(16.5km)-고산-(14.1km)-한림-(11.2km)-애월-(11.8km)-하귀리-(15.3km)-용두암-자전거 대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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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 멋지세요
저도 시간 될때 도전해 볼께요
스쿠터로요 ㅎ
스쿠터로 달리는 방법도 좋겠네요. 칸님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ㅎㅎ
형님 수고 하셨습니다.
멋진 시간 보내셨네요~~~
젊고 힘이 있을 때 하고 싶은 거 해야죠..
멋진 자장구 여행하셨네요...
저도 해보고 싶네요~~
청주 공항 첫 비행기로 제주에 가서 자전거 빌려서(예약 필수) 시계 반대 방향으로 달려 서귀포 근처에서 자고 일찍 제주에 도착하면 늦은 비행기로 청주에 올 수 있어요.
시간이 되면 하루 쉬었다 와도 되구요. 꼭 해봐요.
제주도를 맘껏 느낄 수 있고, 올레 길도 거의 같은 코스여서 의미있어요.
저도 9월달에제주 자전거여행하고왔는데요청산 님이올린 글을 보니새롭 네요 수고하셨어요
열정이 대단하시네요. 제주도를 한 바퀴 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지요.
해안을 따라 펼져지는 제주도의 식생들이 한 눈에 보여 즐거운 라이딩 코스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