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오늘85] 앙리 4세 ‘낭트 칙령’ 선포 … 36년 지속된 종교전쟁 끝나다

[박상익]

[그때 오늘] 앙리 4세 ‘낭트 칙령’ 선포 … 36년 지속된 종교전쟁 끝나다

	앙리 4세(1553~1610)는 원래는 프로테스탄트였으나 프랑스를 재통일하기 위해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1598년 4월 13일 낭트칙령을 발표해 신교도에게 신앙의 자유를 보장했다. 이로써 30년 넘게 지속된 종교전쟁이 끝났다. 그의 뒤를 이어 루이 13세와 루이 14세의 치세가 화려하게 꽃을 피운 것도 앙리가 토대를 놓았기 때문이다.

16세기 프랑스 사회는 종교개혁의 여파로 나라가 둘로 나뉘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칼뱅의 영향으로 전국 각지에 신교도가 늘어나 1562년에는 칼뱅파 신교도(위그노)의 수가 프랑스 인구의 4분의 1에 육박했다. 역사상의 이념 대립이 대개 그렇듯이 귀족들은 신·구교 간의 종교적 충돌을 권력 쟁취를 위한 정치투쟁으로 변질시켰다. 30년 넘도록 프랑스에서는 종교전쟁(또는 위그노전쟁, 1562~1598)이 처절하게 지속되었지만 역사가들은 과연 이 전쟁이 ‘종교전쟁’인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 전쟁 중 일어난 가장 참혹한 사건은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학살’(1572년)이었다. 왕실의 실권자였던 카트린 드 메디시스는 신교도의 우두머리였던 나바라의 앙리(훗날의 앙리 4세)와 마르그리트 공주의 결혼식에 참석하고자 수많은 신교도가 파리를 방문하자 파리의 성문을 닫아걸고 교회 종소리를 신호로 신교도에 대한 대대적인 학살을 자행케 했다. 엄청난 살육의 광란 가운데 상인들은 자신의 경쟁자를, 재산을 노린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변심한 남녀는 상대방을 죽였다.

이자벨 아자니 주연의 영화 ‘여왕 마고’의 배경이기도 한 이 사건에서 파리에서만 하룻밤 사이에 약 3000명의 신교도가 죽었다. 이렇듯 가톨릭 교도와 위그노 사이에 증오와 적대감정이 극으로 치닫던 1589년, 나바라의 앙리가 앙리 4세로 즉위했다. 30년 넘게 종교전쟁을 치르면서 앙리 4세는 신·구교 어느 쪽도 상대에 굴복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당시 프랑스 인구의 절대다수가 가톨릭 교도인 점을 감안해 1593년에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그러자 신교도들이 반발했다. 그들은 이를 추악한 배신행위라 여겼다. 그러나 앙리 4세는 ‘프랑스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랄 뿐’이라며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

1598년 4월 13일 앙리 4세는 ‘낭트칙령’을 발표해 가톨릭을 국교로 선포하고, 신교도의 자유로운 종교활동을 보장했다. 이로써 30년 넘게 지속된 위그노 전쟁은 종결됐다. 하지만 낭트칙령은 이번에는 가톨릭 측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앙리 4세는 이 칙령이 프랑스의 평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것임을 간곡히 설득했다. 이로써 프랑스는 좀처럼 씻을 수 없을 것 같던 원한을 조금씩 잊었다. 신앙의 자유가 보장된 오늘날, 정치 지도자가 ‘평화’를 위해 개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상식 있는 정치인이라면 개인의 종교 성향을 부적절하게 노출시킴으로써 사회 분열의 골을 더욱 깊게 파이게 하는 일만은 피해야 하지 않을까.

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서양사

http://news.joins.com/article/546/4107546.html?ctg=2002

[08양예원]

작년에 '여왕마고'를 본적이있는데요 이렇게 칼럼을 또 읽으니 그떄 감동이 기억나요.~카트린느에 의해 결혼하게 되는 마고..결혼식 장면에서 이자벨 아자니에게 완전 반했었는데 ㅠㅠ 영화를 보고 종교에 대해 한참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 교수님! 이자벨 아자니에게 선천적으로 세포에 돌연변이가 생겨서 늙지않는 '하이렌더증후군'이 있다는거 알고 계세요? 암튼 신기해요 ㅋㅋ

[박상익]

늙지 않는 병? 워메...여자들이 겁나게 부러워하겠넹...@@;

[10정경훈]

이런것들을 보면 이 세상에 종교가 없는 것이 차라리 날것 같나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종교의 기본정신은 인간을 위한 것일텐데 서로의 이권을 위해 싸우다니 ㅜㅜ

[박상익]

종교가 무슨 죄가 있나? 사람이 문제지.ㅜㅜ

[10김민정]

저는 가톨릭과 신교도의 싸움이 이해가 되질 않아요. 똑같은 하나님을 믿으면서 죵교전쟁을 하는 그들의 모습이 오히려 어리석게 보이네요..;; 그런데 지금도 기독교를 믿는 사람과 가톨릭을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여 안타깝습니다..ㅠㅠ

[박상익]

서양에선 신구교 대립이 엄청 심했지. 요즘은 누그러졌지만 미국에서 가톨릭 대통령은 케네디 한사람뿐인 걸 보면 아직도 갈등의 잠재력은 크지.

[08백경배]

사실 같은 하나님을 믿기는 알라신도 하나님인걸 'ㅅ'

[08백경배]

앙리 4세만 나오면 전 항상 온 프랑스 국민이 일요일에 닭을 먹을수 있게 하라는 칙령과 그 칙령을 완수해낸 경제장관 쉴리가 생각나네요.
서민들을 생각하는 앙리 4세 같은 대통령과 그런 경제장관 한명 어디 안 계시나 궁금합니다 ㅠ-ㅠ

[박상익]

그래서 프랑스 상징이 수탉? ^^

[10김민정]

이 글을 읽으니 얼마전 조용기 목사의 발언이 생각나에요. “일본의 지진이 무신론과 물질주의에 빠져 있는 일본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가 아닌가 생각한다.” 라는 말은 참...^^ 어떤 교수님께서 그러시더라구요. "그럼 우리는 처음부터 기독교 신자였나? 그렇게 따지면 우리는 불교를 더 오랬동안 믿어온 나라다."라구요. 일본 사람들을 위로해주지 못하고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잘못되었네요.

[박상익]

무식을 자랑거리로 여기는(몽매주의) 목사들이 우리나라엔 너무 많아...ㅠㅠ

[07오명석]

16세기 앙리 4세의 결단력과 설득력. 21세기 소망교회 MB님의 세속력. 이런 것을 가지고 천지차이라고 해줘야 하나요?

[박상익]

소망교회 무리들은 중세 말기의 타락한 가톨릭이라고 보면 정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