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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인도네시아 여행기 스크랩 싱가포르-17> TWG의 얄팍한 상술 1837
LoBo 추천 0 조회 110 17.04.04 23:1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누구는 옥상수영장에 사진 찍으러 오고

  누구는 카지노에 도박하러 오고

  누구는 TWG에 차 마시러 오고 ...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Marina bay sands 이 한곳에 몰려 들고있다


<인용사진>


오른쪽엔 호텔, 왼쪽엔 쇼핑몰. 그 사이 검고 매끈한 아스팔트위를 달려 와 멈췄다

우리를 내려놓고 바로 근무 교대하러 가야 하는 택시에 파리떼처럼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Shoppes 라고 불리는 왼편 건물은 국제회의장과 쇼핑지구 그리고 카지노(MBS의 주 수입원) 이렇게 크게 3부분으로 나눠진다.

안으로 들어가자 고급 카펫이 깔린 넓적한 로비엔 국제회의장 대형문들이 일렬로 이어졌다. 역시 MICE 산업 세계 1위답다.

그 구역을 한참 가로질러 대리석이 깔린 쇼핑몰로 향했다. 사람들이 점점 많이 보인다


저마다 자신있게 걸어놓은 명품 간판들에 약간 주눅이 들어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상황파악을 위해 안내창구를 찾아 내려간다.








원형의 안내데스크에선 남자 직원 한명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외지인들의 질문을 처리하고 있었다, 팜플렛을 집어 들고 잠시 기다리자 내 차례가 되었다. 지처 늘어진 테이프소리가 날 법도 한데 CD에서 나온듯한 밝은 목소리로 남자가 ' 뭘 도와드릴까요 ?' 물었다.

TWG를 묻자 지도를 펼쳐 두 곳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길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이 건물 하나에 TWG가 두 곳이나 입점해 있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저 아래 수로위에 찻집이 TWG


그리 넓진 않았는데 다행히 빈자리가 몇개 보인다



페라리 매장에 전시해 놓은 포뮬라 경주차



미국 라스베가스에 베네시안 호텔은 이탈리아 베니스를 고대로 옮겨 온 것처럼 수로와 다리와 건물들을 재현해 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도 건물 맨 아래층에 수로를 만들고 배를 띄워 놓았다. 

베네시안 호탤과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두 곳의 주인이 바로 Las Vegas Sands 라는 회사다


미국 베네시안에는 진짜 곤돌라를 갖다놓고 이탈리아 뱃사공처럼 입혀 놨는데,

<인용사진>


여긴 널판지 거룻배에 알바생 같은 사공이 철푸데기 앉아 노를 젓는 모습이 참 없어 보였다.



여자들은 방생한 물고기처럼 브랜드샵 안으로 사라져 버리고 나는 찻집에 먼저 가 있기로 했다.


힘들게 갔더니 이쪽 입구는 손님 한명이라도 더 받으려고 탁자로 막아 놓았다.

다시 산넘고 물건너 빙돌아 반대쪽 입구를 찾아간다. 차 한잔 마시려고 삐질삐질 쌩땀을 흘리고 있다.

달달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이상하게도 이 건물엔 그 흔한 커피숍 하나 안 보인다.


간발의 차이로 자리가 꽉 차버렸다. 점원이 의자를 하나 내주며 앉아 기다리라고 한다. 


땀은 다 식고 몸은 축축 늘어지는데 점원이 마침 자리 비었다고 안내하려 했다. ' 아직 가족이 안 왔으니 다음분 먼저 드리라' 고 양보했다. 

대기줄은 이제 계단아래까지 이어지고 어디선가 한국말로 전화통화하는 소리도 들린다.



여자들은 넋놓고 쇼핑하다 ...




물주가 사라진 걸 그제야 알고 허겁지겁 아빠를 찾아 왔다.






<인용사진>


여자들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명당자리로 안내되었다.


직원이 주고 간 메뉴판은 영락없는 식물 학명 리스트였다. 첨 보는 단어들과 숫자에 말문이 막혔다. 차의 대가인 현주가 문외한인 나에게 " 형이 알아서 시켜줘 ! " 라며 일찌감치 발을 뺐다. 쭉 훑어보다 익숙한 단어가 나오자 옆에 적힌 숫자는 아랑곳없이 그저 반가웠다.

바로 그걸 노린 것 같다.

선택항목을 너무 많이 주고 판단을 어렵게 만들어 특정 메뉴로 자연스럽게 몰아가는... 물론 높은 숫자들을 계속 나열함으로써 나중엔 가격 개념조차 무디게 만들어 버렸다. 이 메뉴판에 나온 차를 다 마셔보려면 한국의 아파트 한채는 팔아야 할거 같다 



난 시원한 탄산수 주문.

숙제를 대충 끝냈지만, 휴지없이 화장실 들어간 기분이다. 


기둥, 찻잔, 현판 곳곳에 TWG 와 1837이란 숫자가 박혀 있다. 

아직 조선시대인 1837년에 헌종은 비 안온다고 기우제를 지내고 있는데 싱가포르에선 이렇게 고급진 환경에서 화려한 찻잔에 전세계에서 수집한 TWG 차를 음미하고 있었다니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었다.


그런데 !

귀국후 자료를 찾아보다 저절로 욕이 나왔다, 이건 모 국제사기다.

1837 이란 숫자는 TWG와 전혀 상관이 없었다. 그저 싱가포르 상공회의소가 설립된 해일 뿐이고 TWG 회사는 2008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고작 초등학생에게 이렇게 완벽하게 속다니 !  차라리 기우제를 지내라.



한동안은 나도 TWG와 TWININGS을 혼동했다. 발음은 분명 다른데 철자와 폰트가 비슷해 같은 회사인 줄 알았다. 1706년에 설립되어 300년의 역사를 이어가는 영국의 차 브랜드 트와이닝과-The Wellness Group 이라는 어색한 단어 앞대가리를 딴-9살 TWG가 비슷하게 느껴진다,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런 의도로 만든 거라면 참 얄팍한 상술이란 생각만 든다. 이래서 오늘도 싱가포르 수준이 일천하다고 뇌까리고 있다. 

<인용사진>





은재는 어디서 어안렌즈같은 광각렌즈를 가져와 폰에 끼워보고 있다.





그 렌즈로 찍은 사진


또 자는 고삼 짱이


내가 TWG를 성토하자 현주가 다른 차원으로 자기의 생각을 피력했다.

일단 차는 깨끗하고 맛있다고 한다. 또 지금껏 동양에서 힘들게 차를 재배하면 서양이 브랜드화 해서 팔아 먹었는데 이제서라도 동양에서 세계적인 브랜드가 나와서 다행이라는 것이다. 현주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차를 잘 마시고 있던 현주가 다른 테이블을 보더니 "  왜 3단 트레이 에프터눈 티를 안 시켜줬어 ? " 몽니를 부렸다.

졸지에 조각케익과 아이스크림이 추가되었다,


잠에서 깬 짱이가 예쁜 케익을 보더니

"  글씨 써진 하얀 거 먹어도 돼 ? "



나중에 늦게 나온 아이스크림은 양이 너무 적어 마트 시식용인줄 알았다


총 55.3 $ (45,346 원) 나왔는데도 생각보다 적게 나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현주도 나랑 같은 생각을 했다. 물 좀 마시고 케익 좀 먹은 걸로는 적은 돈이 아닌 건 분명한데 왜 비싸다는 생각이 안 들지 ?  우리가 무엇에 미혹된 것인가 ?

손님들이 주변환경과 실내장식에 취해 식음료값을 제대로 못 느끼게 만드는 know-how가 궁금하다.


6시 반쯤 원두막 Salon (티룸)을 내려와 복도 건너 Boutique (판매장)를 들렸다,


없어도 사는데 전혀 지장없는 기호식품 차를 가지고 이런 고급문화를 향유하고 부가가치를 창출 할수 있다니 !

중국이 아편전쟁에 져서 홍콩땅을 영국에 뜯어 준 것도 시초는 차 때문이고, 보스톤 앞바다에 빌어먹을 차상자를 내 던지지만 않았어도 미국은 아직도 영국의 식민지로 남아 있을텐데... 세상엔 이해 안되는 역사도 참 많다.


부티크내에선 차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도 팔고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잠시 들려 아이스크림 한컵을 사간다.

우리도 티룸에서 안시키고 여기서 사 먹었으면 좀 더 쌌을라나 ? 


현주가 145 $ (118,900원) 어치 차를 구매하고 Tax refund 서류를 작성해 달라고 하니 직원이 5%만 환급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원래 모든 물품 환급이 7 % 아니였나 ?


한때 부귀영화를 누렸다가 지금은 쪼그라든 한국의 녹차 생각이 불연듯 든다.

   막사발 찻잔, 몽둥이 주전자가 웨지우드보다 더 비싸고 

   우전, 세작이 홍차 커피보다 더 비싸고

   무릎 꿇고 차를 따르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마시고  

   다도교실에선 후학들에게 바가지 씌워 물건 강매하는 그런 상황들이 언제까지 갈 줄 알았는가.

지금은 TWG 같은 일개 회사에게도 밀리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가족과 헤어져 나는 화장실 찾아 돌아다니고




여자들끼리 또 따로 쇼핑.

은재는 가방을 싸게 샀다고 행복하다


슬슬 event plaza 쪽으로 나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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