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 아마줄기 사이에 너를 숨겼다 소문을 듣고 창을 활짝 열어두었다 붉은 린넨 천을 창에 늘어뜨리고 감자를 파종하러 간 사람들 유리그릇과 유리등을 챙겨두고 갔다 힘을 다해 피어나는 산벚나무 그늘 아래서 우리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않으리 압화에 부는 아쟁 소리 달빛을 터는 흐미 소리
복사꽃여인은 모든 건 변하니까요 라고 봄비 속에서 속삭인다 외로운 시절 사랑하는 사람이 멀리 있었다 그녀는 맨홀 뚜껑 옆에 누웠고 도시는 아래로 흘러갔다
자기를 잊기를 바라는 사람 사막에 머물면서도 사막을 본 적이 없는 사람 거절당하지 않으려고 먼저 거절하는 사람 그들은 취생몽사를 마시고 매일 같은 꿈을 꾸었다 갓 낳은 달걀을 가만히 쥐는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