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대요리 문답 115-117문, 제4계명 ①, 22.11.13, 박홍섭 목사
제115문. 제4계명은 무엇인가?
답/ 제4계명은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입니다(출 20:8-11).
제116문. 제4계명에서 요구하시는 의무는 무엇입니까?
답/ 제4계명은 하나님께서 그의 말씀으로 명하신 특정한 시간, 즉 7일 중에 온전한 하루를 하나님께 거룩하게 하거나 거룩하게 지킬 것을 모든 사람에게 요구합니다(창 2:2-3, 신 5:12-14). 이날은 창세로부터 그리스도의 부활까지는 일곱째 날이었으나 그 후부터는 매주 첫날이 되어 세상 끝날까지 지속됩니다(사 56:2-4, 6-7). 이것의 기독교의 안식일이고 신약에서는 주일이라고 합니다(고전 16:1-2, 행 20:7, 계 1:10).
해설
1. 제4계명은 안식일을 기억하고 거룩하게 지키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6일 동안 창조 사역을 완성하시고 7일째 되는 날에 안식하시고 그날을 복되게 하사 안식일을 제정해주셔서 하나님의 창조를 기념하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날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킴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창조주이심과 우리가 그의 피조물임을 기억하고 되새겨야 합니다.
2. 하나님은 제4계명을 통하여 당신의 말씀으로 명하신 특정한 시간, 즉 7일 중에 온전한 하루를 하나님께 거룩하게 하고 거룩하게 지킬 것을 모든 사람에게 요구합니다. 하루 중 일부가 아니라 하루 전체를 거룩하게 지키라고 하셨습니다(창 2:2-3, 신 5:12-14). 이 요구는 부당한 요구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셨으므로 사실은 하루가 아니라 일주일 전부를 하나님께 드려 마땅합니다.
3. 안식일을 지키라는 제4계명은 십계명의 다른 계명과 같이 의식법이 아니라 도덕법입니다. 안식일은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주신 의식법이 있기 수천 년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의식법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완성되어 폐지되었지만 썩지 않는 두 돌판에 새겨주신 십계명의 요구는 폐지되거나 유한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이 이스라엘을 위하여 있다고 하지 않고 사람을 위하여 있다고 하심으로 성도만 아니라 4계명이 모든 인류에게 해당되는 도덕법이라고 해석해주셨습니다. 이는 안식일 계명만 아니라 십계명의 나머지 항목들도 동일합니다. 모든 계명은 그리스도인만 아니라 인류 전체에 적용되어야 합니다.
4. 안식일의 원리가 일주일 가운데 어떤 날이든지 한 날을 하나님께 드리면 되는 날로 잘못 해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6일 동안 힘써 일하고 매 칠 일은 한 날 전체를 정규적으로 하나님께 드리라고 하심으로 불특정한 한 날만 드리면 된다고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구약 성도는 이레 중의 마지막 날인 토요일을 안식일로, 신약 성도는 그리스도가 부활한 이레의 첫날, 곧 안식 후 첫날 일요일을 주일로 지킵니다(행 20:7, 고전 16:2, 계 1:10).
5. 그리스도는 제6일에 십자가에 달리셨고 그날 저녁에 장사 되어 제7일째 되는 날 무덤에 계셨고 다음 이레의 첫날에 부활하셨습니다.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는 구약의 제 칠일 안식일을 자신과 함께 무덤에 장사지냈으며 그곳에 남겨두고 안식 후 첫날을 지키도록 신약의 새로운 안식일을 자신과 함께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그러므로 주일은 원래 안식일의 의미와 정신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으며, 그리스도의 몸인 신약교회는 주중 첫날인 주일을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까지 신약의 안식일로 지켜야 합니다. 구약의 안식일이 하나님의 창조를 기념한다면 신약의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인들을 구속하신 새로운 창조의 날입니다.
6. 이렇게 제4계명에서 말하는 안식일이 구약의 토요일에서 신약의 주일로 바뀐 것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소요리 문답에서도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21장 종교적 예배와 안식일의 7항은 이렇게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하나님께 예배드리기 위해 일정한 시간을 구별하여 정하는 것은 자연법칙에 속한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의 말씀을 통해 모든 시대의 모든 사람에게 매이는 적극적이고 도덕적이며 항구적인 계명에 의해 특별히 7일 중 하루를 안식일로 정하여 자기를 위하여 거룩하게 지키게 하셨다. 이 날은 창세로부터 그리스도의 부활까지는 한 주간의 마지막 날이었으나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부터는 한 주간의 첫째 날로 바뀌었다. 성경에는 이날이 ‘주의 날’로 불리고 있으며 세상 끝날까지 그리스도인의 안식일로 지켜져야 한다” 소요리 문답 59문도 이렇게 설명합니다. 문: 하나님께서 7일 중에 어느 날을 매 주간의 안식일로 정하셨습니까? 답: 태초부터 그리스도의 부활까지는 매 주간의 일곱째 날을 안식일로 정하셨고, 그 후부터 세상 끝날까지는 매 주간의 첫째 날을 정하셨으니 이날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안식일입니다.
제117문. 안식일 혹은 주일을 어떻게 거룩하게 지킬 수 있습니까?
답/ 안식일 혹은 주일은 온종일 거룩하게 쉬되(출 20:8, 10), 어느 때나 죄가 되는 일들만 아니라 다른 날에는 정당한 세상의 일들과 오락까지 쉬고(출 16:25-28, 느 13:15-22), 불가피한 일과 자비를 베푸는 일을 제외하고는(마 12:1-13), 모든 시간을 하나님을 공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예배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기쁨으로 삼음으로써 거룩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사 58:13, 눅 4:16). 이렇게 하기 위하여 마음을 다해 준비해야 하며 세상일을 미리, 부지런히, 절제함으로 배치하고 시기적절하게 처리하여 주일에 해야 할 의무들을 더 자유롭고 적절하게 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눅 23:54).
해설
1. 안식을 뜻하는 히브리어 ‘샤바트’는 ‘그치다’ 혹은 ‘중단하다’를 의미합니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죄악 된 일과 오락을 중단해야 합니다(사 58:13). 더불어 다른 날에는 합당한 일들도 주일에는 중단해야 합니다. 이 사실은 하나님께서 광야 이스라엘 백성들이 매일 들로 나가 거둘 수 있도록 만나를 주셨지만, 안식일에는 주시지 않음으로 자기 백성들이 온종일 거룩하게 쉬면서 당신을 예배하기를 원하셨음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 16:25-28).
2. 그러나 예수님이 배가 고픈 제자들에게 안식일에 밀 이삭을 잘라 먹도록 허락하신 것처럼 부득이한 일과 안식일에도 병자를 고치신 것처럼 자비를 베푸는 일은 주일에도 할 수 있으며 마땅히 해야 합니다(마 12:1, 7-10). 오락을 그치고 노동을 중단하며 부득이한 일과 자비를 베푸는 일을 했다고 안식일을 제대로 거룩하게 보냈다고 할 수 없습니다. 평소에 하던 일과 노동을 그쳤다면 교회의 공적 예배와 모임에 집중하고 평소에 소홀했던 기도와 성경 읽기에 힘써야 합니다.
3. 그러므로 제4계명은 1-3계명과 마찬가지로 예배와 연관됩니다. 1계명이 예배의 대상, 2계명이 예배의 방법, 3계명의 예배의 태도를 다루었다면, 제4계명은 예배의 시간, 즉 예배의 날을 다룹니다. 유대교와 제7일 안식일 재림교회 교인들은 여전히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키면서 제4계명을 잘못 지키고 있지만 우리는 주일을 예배하는 날로 거룩하게 지키되 온종일을 거룩하게 지키고 자신이 경영하는 사업장과 고용인들에게도 쉼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런 주일을 청교도들은 “영혼의 장날”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의 영혼이 하나님을 예배하면서 7일에 한 번 서는 장날처럼 풍족한 은혜를 누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주일에 이런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까?
4. 주일을 거룩한 “영혼의 장날”이 되게 하려면 6일 동안 힘써 일해야 합니다. 주일을 온전히 예배하는 날로 드릴 수 있도록 마음과 일을 부지런히 미리 정리하고 적절하게 처리하여 주일에 부득이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기도하면서 준비해야 합니다. 6일 동안 성실하게 일하지 않으면 주일에 하나님을 섬기는 데 집중할 수 없습니다. 한편, 주일에 예배와 기도와 성경 읽기와 봉사와 성도의 교제가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교회 활동은 ‘안식일’을 ‘안 쉰 일’로 만들어 버립니다. 반대로 단 한 번의 예배를 주일을 지킨 것으로 생각하고 나머지 시간을 자기의 취미생활과 나들이로 보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주일성수가 양극단에 빠지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요?
5. 안식일은 쉼의 은혜를 누리는 날이지만 쉬는 날로만 이해하면 안 됩니다. 하나님이 6일 동안의 창조를 끝내시고 칠 일째 쉬었다는 말은 창조 사역이 피곤해서 쉬었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이 계획하신 창조가 완전하게 끝이 나셔서 더이상 창조할 일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안식일은 단지 쉬는 날이 아니라 하나님의 전능하시고 완전하신 창조를 기억하고 고백하면서 하나님께 내 인생을 믿음으로 의탁하는 날입니다. 신 5:15-21에는 제4계명을 지키는 또 다른 동기로 창조가 아닌 하나님의 구원을 제시합니다. 제4계명이 창조주 하나님만 아니라 구속 주 하나님을 고백하고 인정하는 날로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안식일을 바르게 지키려면 반드시 하나님의 완전하신 창조와 구원을 기억하고 그 의미를 새겨야 합니다.
6. 제4계명은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킬 때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명령합니다.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말은 우리의 생계를 위한 노동을 그치고 안식하라는 뜻입니다. 일주일에 6일만 일해도 하나님께서 일용할 양식을 책임지고 공급하실 테니까 이날은 온전히 안식하면서 하나님께서 나를 책임진다는 믿음으로 예배에 전념하고 장차 재림하실 주님이 주실 영원한 안식을 소망하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점에서 주일은 장차 천국에서 누리게 될 영원하고 완전한 안식을 미리 맛보고 훈련하는 날입니다. 나는 주일을 지키면서 이 땅에서 안식을 경험하고 있으며 더 나은 안식을 소망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