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각 가정마다 김장이라는 큰 일을 치루게 된다. 몇 년 전 부터인가 장모님께서도 이제 힘들어서 배추를 심지 않겠다고 선언하셨고 제발 그렇게 하시면 죻겠다고 약속하여 작년과 제작년에는 따로따로 했었는데 올해는 배추를 60포기나 심었더니 우리까지는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오라고 하셨다.
배추를 심고 기르는것도 힘들고 어렵겠지만 그걸 뽑아서 집에 옮겨와 절이고 씻고 갖은 양념 준비하고 버무려 집으로 옮겨와야 끝나는 일정을 생각하니 앞이 깜깜하다.
더구나 큰 처남댁도 뇌출혈로 수술하고 퇴원한지 몇 일 되지않아 더욱 일 할 사람도 없다. 집사람까지 어깨가 아파 힘든일이나 무리하면 안되는 상황이지만 어쩔수없이 김장하려고 준비한 재료를 모두 싸가지고 성산 처가에 갔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eda5d55df833bfaf3b57fe4ce8551b89058bfcb1)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28261a6bdbf4202143211d14ec2d41712be6c9c9)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71655de09faaaf69233f44d78e30bc48f507cfbc)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d42a2914ed6a178e92a7335c8cc858e73c8849d8)
가보니 벌써 처남댁과 장모님이 아픈몸을 이끌고 밭에서 뽑아 나르고 절이고 이미 배추를 씻어 놓기까지 다 해놓은 상태라 괜히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양념준비하고 버무리면 되겠다 싶었는데 지금부터도 할 일이 많다고 밭에가서 대파와 갓을 뽑아 오라신다. 그걸 뽑아와 다듬고 씻고 있는데 막내처남 내외가 도착했다. 일 잘하고 야무진 막내처남이 오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금요일 오후에 오다보니 금방 해가 넘어가 저녁식사를 준비하려고 처남댁이 서두르자 막내처남이 나가서 먹자고 제안해 군산의 유명 맛집인 은파유원지 부근 해물탕집 한소큼으로 향했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bfe008b8d0244f8634b0b64de8c9c8cd68f326a8)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0a3f77121d788f0f3077edc7a314d910d9aceba4)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300d0fdcc9b8a9e546238da504141d0f422abb8e)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73d4efb22c1401fc8d6ec14edaddaf1e6102eb57)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bc7af75e3192c9b37869f1ea243626429fabfcf8)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206e8c4e0ce66aec30404919dda7adb1028fdaa4)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8aa73fc3eb37f0a5bf07d439ca0c93ccda652c20)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8f15ae09758a6576a5c37004fe45393d171b1843)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3f23b195870c6fc007947b7ee8c3793d80536c7a)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fc32315fd4eee5fa57a86badc79f71ff77ece0dc)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56f658465fdc68237f8651acad29550fe0e3abb7)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1c37e82da75018b0391bd462780bef351e1eb4d7)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dfa44f083f3349ae08cc4f9e7a0590f7ff5aaf26)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a2f4ab6a08595b2e9b2abfb3d3c9ed7ff1caaa6c)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19fe474f60d96a15bc2cc8546c730c1dc86f5772)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13d21e9dee8bafae1f5fb030401115f74ad8275f)
해물탕 큰 그릇에 문어 낙지 전복 새우 가리비등 조개류 오징어 콩나물 등 푸짐하게 담은 해물찜이 나왔다. 맛은 보나마나 입안에 바다향기가 가득한 느낌이었다. 막내처남이 형수인 처남댁을 위한 스페셜 만찬으로 저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일찍 집사람한테 톡이 날아왔다. 조금 일찍와서 배추도 날라주고 뒷일도 도와줘야 한다고, 상황이 그러니 싫다소리도 못하고 서둘러 성산에 갔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c560f8620a28192e4f42077aff660848fe44d68d)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747939a29966ce448984dcc368bd93140464fab6)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3f629930a6aefccd1bf71ce4a3d8669e45f4f3a3)
김장을 하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우리가 매일 먹는 김치가 정말 훌룡한 종합식품이라는 것이다. 배추와 무우 절이고 씻으면 다 준비가 끝난것으로 알지만 김장의 소스를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재료가 어우러져야 김치가 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기본적으로 고추가루와 소금, 마늘, 생강, 양파즙, 대파채, 생새우, 무우채, 갓, 청각, 매실액, 젓갈, 과일,멸치, 다시마를 달인액기스, 쌀풀죽, 파, 설탕, 조미료등 가정마다 지역마다 홍시와 생선등을 넣기도 한다.
이렇게 준비끝나고 재료들이 섞어지게 되면 여기서부터는 구성원 모두가 선장님이 된다. 내 입맛에는 간이 짜다 아니 싱겁다 소금을 더 넣어야 된다 아니다 더 넣으면 짜서 못먹는다고 야단이다. 각자 기준으로 주장을 한다. 설탕도 조미료도 마찬가지다. 식성이 다 다르고 입맛과 습관이 달라서 분쟁은 피할수 없는 필연인 것 같다.
이 분쟁 후 에는 일사천리로 배추가 빨간색 옷을 입고 김치로 거듭나게 된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17a1af5be0dddf5a55b1e24e41165bbd8516aef0)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ad6e8b177fbc4f67b6dd3c4b74738df259bdd3cc)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42fd7ad5d3972b566a4b85e39f8d5c80f51efd57)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77a778efc8d510a500b30e9f4dd9aec01494306f)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106ab3d8da90b35f3a8bcf8fea1681d9c6c7b20e)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fa6d03bf87009ac814fcf5dcfd0620059c5cc6c8)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18bd407442fedfe5c3e6cb2c7e895e8feb7727f6)
지금부터 나는 분양사무실 본부장이 아니라 배추나르는 심부름꾼이 되었다. 배추를 날라다 주고 배추를 담은 통은 차에 옮기고 갖은 심부름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렇게 얼마쯤 지났을까 김장의 하이라이트를 준비한 처남댁이 오겹살 수육을 삶아 내놨다. 김장배추 날개를 뜯고 쭉쭉찟어 통깨를 팍팍뿌린 김장 겉절이에 뚜박하게 썰은 수육 한 점을 싸서 입에 넣는순간 쌓였던 피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래 이 맛이야'' 소리가 절로 나왔다. 여기에 막걸리 한잔 곁들이니 세상에 부러움 다 사라지는 기적같은 마법에 세계로 빠져들었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9725414e1731c414fd245832f129ededa1d4fc94)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272fcd59f569176c397d98cb71118d13eed64bec)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4fcd2fde80afe5f3695814634be26d26091f57ca)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ed6f5f3a9f4835efc407af47aa41a37ab7e56382)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c82751d40980254e7573e9d20c9505b0f6ba4fda)
막걸리 한잔에 힘을 내어 김장을 다 마치고 사용했던 그릇 도구들 씻어서 정리하고 처남댁이 준비한 물툼벙이 매운탕으로 늦은 점심을 마치고 아버지한테 들러 배추김치 무우김치 한통씩 내려놓고 집에 와서 씻고나니 맥이 팍 풀렸다.
암튼 어쩌면 내 생에에 다시 경험하지 못 할 수도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V8zg/181a58336d6fd43b11811286d1c669936e131fc7)
첫댓글 테니스 대회 구급차 알바와서 대기중 작성하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