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주제인데 오늘은 바람이 불지 않는다. 바람이 불었다면 더 좋은 수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바람이 불지 않아 반가운 마음. 교차하는 두 마음은 뭘까? 오늘 날씨는 화창하기는 하나 미세먼지가 있어 반갑지만은 않다. 수업장소 초입으로 들어가니 제주 올레 표시가 있다. 올레 9코스 일부인 안덕계곡 가는 길이 정겹고 난대림으로 둘러싸인 진입로의 수목들이 11월에도 싱그럽다.
안덕계곡은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 위치하고 있다. 상록수림 천연기념물 제377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하천 주변의 원시 식생이 잘 보존된 상록수 숲으로 약 370여종의 식물이 분포한다. 돌오름에서 발원, 창고천의 하류에 속한다. 또한 주상절리와 용결 응회암 기암절벽이 뛰어나 조선시대에 유배 온 김정희와 정온 등이 다녀갔다고 한다. ‘안덕계곡’ 이라는 이름은 태초에 7일 동안 안개가 끼고 하늘과 땅이 진동하여 땅이 솟아나고 물이 흘러 ‘치안치덕’ 하던 곳이라 하여 명명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안덕계곡은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지만 수질은 비누를 푼 물처럼 뿌옇게 좋지 않았다.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관리가 안되는 듯하여 안타까웠다.
예전의 안덕계곡은 물이 맑고 따뜻하며 동굴이 많아 선사시대에 사람들이 살기에 알맞은 환경으로 '바위 그늘 집터'는 탐라시대 후기(A.D 500~900) 제주도의 화산지형으로 만들어진 소위 '엉덕'과 동굴의 당대주민의 주거지였으며 육지에서 볼 수 없는 주거유형이다. 전체적인 입구형태는 아취형 그늘형태를 취하고 굴의 북서편에 폭 1m 남짓되는 작은 굴이 있다. 이 곳에서 출토된 유물에는 '곽지2식 적갈색토기'와 곡물을 빻는데 사용한 '공이돌'이 있다고 한다.
영등할망은 바람의 신인 ’영등신’으로 북서풍을 타고 2월 초하룻날 제주 귀덕리 복덕개로 들어와 보름날 우도를 통해 나간다는 내방신으로 제주에서는 2월을 ‘영등달’이라 부른다. 머무는 동안 바닷길을 돌며 해녀 채취물의 씨를 뿌려 풍요를 주고 어업과 농업에까지 도움을 주는 풍등신으로 섬기고 있다. 영등신이 바닷가를 도는 동안 보말을 까먹으며 다닌다 하여 2월달에 보말 속이 비는 것은 이 신이 찾아온 증거라 한다. 2월에 날씨가 추우면 옷 좋은 영등할망이 왔고, 비가 오면 우장 쓴 영등할망이 왔다고 하며, 딸을 데리고 오면 바람이 불고 며느리를 데리고 오면 비가 온다고 전승되고 있다.
신구간(新舊間)은 대한 후 5일에서 입춘 전 3일 사이로 보통 일주일로 신들이 교대하는 과도기인 지상에 신령이 없는 기간으로
이 기간에 이사나 집수리 등 여러 가지 금지된 일을 마음대로 하여도 아무런 탈이 없다고 한다. 만일 아무 때나 이러한 일을 하면 동티가 나서 화를 입는다고 한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그래서 바람이 많은 지리적위치와 척박한 땅에서 고달픈 생활을 했던 제주인들에게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을 것이다. 제주에 만 팔천 신을 모시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바람의 우리말로 동풍은 샛바람, 서풍은 하늬바람(갈바람), 남풍은 마파람, 북풍은 높(된)바람, 북동풍은 높새바람, 북서풍은 높하늬바람, 남동풍은 샛마파람, 남서풍은 갈마바람이라 한다.
제주 사람들은 바람으로 인해 삶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바람을 이기고 순응하는 법도 배워 나갔다. 거센 바람을 이기기 위해 초가를 낮게 지었고, 지붕을 꼭꼭 동여매 바람에 대비했다. 돌담은 밭의 경계를 나타내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또한 언어환경도 바꿔 놓았다. 말이 거세고, '강, 봥, 왕'처럼 축약형 언어가 발달하였다. 태풍은 바다를 생존의 수단으로 삼아온 섬사람들에게 생명줄을 쥐고 있는 경외와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폭풍이 불면 신이 노여워한다고 믿어, 해상의 안전과 풍요를 책임진 바람의 신 '영등신'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금도 2월이면 해안마을을 중심으로 '영등굿'이 치러진다고 한다.
제주의 풍경은 바람에 의해 밋밋하지 않고 살아 꿈틀대는 생명력을 얻는다. 북풍에 몰아친 팽나무가 한 곳으로 쏠리고, 북서풍을 받은 오름의 띠가 바람이 불어오는 반대 방향으로 납작 엎디어 있다. 겨울철 한라산에서 볼 수 있는 풍광은 예술인들의 예술혼을 자극한다. 시, 그림, 사진 등 무수히 쏟아지는 예술작품은 제주 자연의 이런 내밀한 속성의 결과다. 자연과 인문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제주바람. 그 바람은 더 이상 재난과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바람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며, 제주의 맑은 공기가 상품으로 출시되는 등 제주를 살리는 미래자원이 되었다.
바람을 주제로 퍼포먼스라는 과제를 부여받고 몸치, 박치, 순발력도 부족한 나에게 이런 과제는 영 별로다. 퍼포먼스가 시작되자 안덕계곡의 기를 받아서 인지 학우들의 끼는 다양하면서 내공이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학우들의 퍼포먼스에 찬사를 보내며 최상은님의 자작시 '제주에 부는 바람'에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간결하면서 사실적으로 묘사함에 뭉클하였다. 또한 교수님의 오카리나연주와 위트 넘치는 자작시(?) 덕분에 시원하게 웃으며 유쾌한 마무리를 했다. 김현숙님의 춤사위를 따라 해보는 학우들의 모습과 신예원님의 퍼포먼스와 그를 도와주는 학우님들의 사진을 대표적으로 올리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첫댓글 음청 빠름빠름 후기글 후딱 해치우셨네요~~ㅎ♡
전 댓글 일빠임다 ~ㅋ
오시록허게 모여 너무나 자유로운 시간 다시한번 함박웃음 지어집니다~^^
오늘도 제법 바람불어 오네요
가파도 추자도 배도 안뜬답니다 ㅠ
배쌤~~후련하시죠~??
고생하셨습니다
잘 읽고 가욤~♡♡♡
멋진 공간,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그리고
다양한 모습으로 준비들을 해 주셔서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열심으로 성의있게
준비하신 여러분들께 특별히
감사와 고마운 말씀 드립니다^^
수고하셨어요~!!
작년 여름에 들어선 안덕계곡은 푸르른 녹음이 무성하여 마치 동화속으로 풍덩 빠진듯한 황홀함에 넋을 잃었는데 가을은 좀 쓸쓸한 모습이랄까ᆢ
바람에 대한 기발한 아이디어의 퍼포먼스들을 준비해오신 여러분들로인해
의미있는 시간이었네요
후기글 수고하셨습니다
그날의 수업이 파노라마처럼 흐릅니다.
자연과 함께 노니는 문탐인들 덕분에 올 가을이 더욱 풍성합니다.
배선생님의 제주사랑하는 마음 가득한 후기 읽으며 복습합니다.
애쓰셨어요~~
안덕계곡은 단풍이 안들었네요~
소풍을나온듯한 즐거운하루였습니다
보여주신 바람주제퍼포먼스도 아주
다양하게 준비하셔서 잊지못할안덕계곡
새로운추억거리로 남을듯합니다
즐거움속에서도 교수님설명 빠짐없이
적어주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우와! 완전 제대로 복습했습니다. 차분한 표정으로 늘 균형을 잃지않는 배선생님 닮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제주 바람의 의미를 글을 통하여 잘 설명해주셔서 후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더불어 한단계 더 깊이있는 공부도 됩니다. 이런게 문화탐방에서 공부하는 맛인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업내용과 함께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잘 전달해 주셨습니다. 배 선생님의 깜짝 퍼포먼스도 수업 분위기를 확~ 바꾸어 놓아지요. 복습하면서 그날 장면장면을 떠올리니 웃음이 저절로 나옵니다. 잘 읽었습니다~.
교수님 강의 빠짐없이 기록하셨네요~
다시한번 복습 했어요. 바람 주제로 퍼포먼스 하는 사진들로 다시한번 웃습니다..
숨겨진 끼들이 대단들 하셨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제주 바람을 주제로 하는 수업을 들으니 제주에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보물임을 다시 한번 인정합니다.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 했던 용암계곡에 들어앉아 느껴보는 자연의 기와 내 마음에서 울려오는 전율을 다시 되새기게 하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바람이 이런거 였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