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키워드 사전
Cocktail A to Z
이것은 칵테일 백과가 아니다. 칵테일을 둘러싼 지금 가장 핫하고 흥미로운 키워드 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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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ICATION
칵테일을 마실 때조차 우리는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을 수 없게 됐다. 깔아두면 절대로 유용할 칵테일
관련 어플리케이션.
MIXOLOGY™ 주류 레서피 8천여 가지에 달하는 주류 레서피와 1천3백 개 이상의 재료 검색을 지원한다.
바에 가서 “이 칵테일은 뭔가요?”를 수십 번 물어보느라 직원을 지치게 만들 필요 없이 즉석에서 검색하면 된다.
재료, 레서피, 용량이 다 나오므로 직접 만들어 마실 때 참고해도 좋은데, 계량의 경우 미터법이나 영국/미국식
도량형으로도 환산된다. ‘주류 진열장’ 탭에 갖고 있는 술과 믹서를 등록하면 이들로 만들 수 있는 칵테일 레서피를
바로 검색할 수 있다. 슬롯머신처럼 작동하는 ‘무작위’ 탭으로 무작위 레서피를 뽑거나 지도와 GPS로 가까운 주류
판매점, 바를 찾아주는 기능까지 갖췄다.
MIX MASTER BY BACARDI 럼 브랜드 바카디에서도 칵테일 레서피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바카디를
베이스로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의 재료, 레서피를 소개하고 만드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보여준다. 영어만 지원되니
겸사겸사 술도 만들어 마시고 영어 공부도 하는 셈 치면 될 듯.
LOUNGE MIXOLOGY 청담동 칵테일 바 라운지 믹솔로지에서 자체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이다. 어플을 다운
받으면 거의 모든 고정 메뉴를 볼 수 있고 라운지 믹솔로지 페이스북에 바로 접속도 가능하다. 각종 할인 혜택과
이벤트 소식을 바로바로 전달받을 수 있다. 이 어플리케이션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은 일단 손해다.
BOMB
우리나라에 폭탄주가 있듯, 물 건너온 칵테일에도 ‘밤’이 있다.
요즘 그렇게 밤들을 먹어댄다. 에너지 드링크와 다양한 리큐르가 정식으로 수입되기 시작했고, 에너지 드링크
회사의 마케팅은 더할 나위 없이 공격적이었다. 독주를 빠르고 간편하게 마시면서 카페인과 타우린까지
섭취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독일 허브 리큐르 예거마이스터와 에너지 드링크를 믹스한 예거 밤으로
열풍이 시작됐고, 또 다른 독일산 리큐르 버젤페터가 예거와의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핫한 프리미엄 보드카 밤,
아이리시 카 밤처럼 여러 술을 섞은 밤, 기네스 밤을 비롯해 맥주로 만드는 밤 등에도 도전해볼 때다. 아그와 밤
아그와는 코카 잎으로 만든 리큐르로, 한 병이 40g의 코카 잎을 함유한다. 눈사람 모양 전용 잔에 담겨
나오기도 한다. 엑스 밤 술도 하나의 액세서리라면, 매혹적인 핑크 컬러의 보드카 정도는 돼야 할 거다.
아홉 번 증류한 프렌치 보드카에 붉은 오렌지와 망고, 패션 프루츠를 더한 엑스-레이티드는 힙노틱과
마찬가지로 17도다. 술 마실 때도 ‘깔맞춤’을 해야 한다는 트렌드세터들을 위해 붉은색의 에너지 드링크
번 인텐스가 곁들여 나오는 편이다. 힙노틱 밤 힙노틱은 프랑스 코냑 지방에서 세 번 증류한 프리미엄급
보드카와 코냑, 열대 과일 주스를 주원료로 하는 보드카 리큐르로,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도 등장했다.
알코올 도수가 17도라 큰 부담이 없다.
COMBINATION
음악도 듣고 술도 좋아하는 이들에게 물었다. 음악과 칵테일에 있어 최상의 마리아주는?
1. CRYSTAL CASTLES ‘CELESTICA’ x LONG ISLAND ICED TEA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는 1980년대 중반 샌프란시스코 빌보아 카페에서 탄생한 칵테일이다. 남녀불문
파티에서 각광받아왔는데, 일렉트로닉 듀오 크리스탈 캐슬의 음악과 잘 어울린다. ‘롱티’의 차갑고
상큼한 풍미와 높은 도수, 크리스탈 캐슬의 차가운 신시사이저와 아련한 보컬. 즐거움이 배가된다.
_권범준(뮤직 바 ‘피닉스’ 대표)
2. TWO DOOR CINEMA CLUB x TANQUERAY GRAPEFRUIT TONIC
탱커레이는 독주로도, 칵테일로도 모두 훌륭하다. 얼음만 넣거나, 소다수를 섞어도 특유의 향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다. 투 도어 시네마 클럽의 신보 도 그렇다. 풋풋한 상쾌함은 그들의 무기다. 톡 쏘는
청춘을 머금었지만 적당히 무르익은 송 라이팅을 선사하니까. _홍소희(음악 애호가)
3. BEACH BOYS ‘THAT’S WHY GOD MADE THE RADIO’ x BLUE SKY
비치 보이스 하면 우산이며 멜론 송송 박힌 칵테일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이 곡에는 결국 블루 스카이다.
베일리스와 보드카, 블루 큐라소와 피치 트리를 층층이 쌓아 올린 슈터 칵테일로, 한입에 탁 털어넣어야
특유의 낙차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단맛과 쓴맛의 휘몰이 장단, 인생의 꼼수 따위 끼어들 틈 없는
정직한 술! 마시면 안다. 신이 라디오를 만든 이유 따위 고민해봐야 소용없다는 거. _강보라( 피처 에디터)
4. CHARLOTTE GAINSBOURG x BLOODY MARY
처음엔 유쾌하지 않았다. V8에 소주 탄 맛, 꼭 그랬으니까. 어느 눈부신 오전, 샌프란시스코의 창가에서
블러디 메리와 화해할 수 있었다. 발사믹 식초와 다진 샬럿, 레몬 즙을 넣고 호방하게 굵은 셀러리 줄기를
꽂았던 블러디 메리는 토마토 주스 맛 외에도 미묘하고 섬세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었다. 블러디 메리는
서양 문화의 ‘해장’이다. 밤보다 아침에 어울리고, 후회스러운 어제에게 손을 내밀며 오늘을 시작하는
칵테일. 새벽 5시 55분, 복잡한 마음으로 눈을 떴다면, 당신이 만들어야 할 것은 한잔의 블러디 메리일지도.
_허윤선( 피처 디렉터)
DRAMA
쏠쏠한 역할을 하는 영화 속 효자 칵테일들.
로얄 테넌바움 입양된 누나 마고를 짝사랑하던 리치는 마고의 결혼식 다음날 배를 타고 떠나며
블러디 메리를 마신다. 혹여 블러디 메리인지 모를까봐 친절하게 셀러리 줄기를 떡 하니 꽂아놓는
센스까지. 피처럼 빨간색, 스파이시한 향. 마고는 리치에게 이 술 같은 존재인 셈이다. 슈렉 3 ‘겁나 먼 왕국’의
왕위를 노리고 군대를 모으러 바에 간 프린스 차밍은 모든 손님에게 퍼지 네이블을 한 잔씩 돌리려 한다. 군대를
조직하는 데 ‘보송보송한 배꼽’이라는 이름을 가진 달달한 칵테일이라니? 심술보 가득한 어린이 프린스
차밍이라야 가능한 선택이다. 럼 다이어리 한때 소설가를 꿈꿨지만 푸에르토리코 지역 신문사에서
별자리 기사나 쓰고 있는 기자 폴은 쉴 새 없이 럼을 마셔댄다. 카리브해 연안의 아름다운 풍경, 앰버 허드의
매력적인 모습과 더불어 럼 콕, 모히토, 럼 펀치, 헌터스 펀치 등 럼 베이스의 여러 가지 칵테일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섹스 앤 더 시티 영화 속 멕시코 여행에서도 그녀들은 어김없이 이 코스모폴리탄을 주문한다.
하지만 명색이 멕시코 여행. 영화의 초반에 방문한 현지 레스토랑에서 그녀들은 멕시코를 느끼겠다며
마르가리타를 주문한다. 실연의 충격으로 멕시코에 날아간 캐리에게는 위로와 긍정의 칵테일이다.
프라이스리스 바텐더 장은 아름다운 이렌느에게 샴페인을 넣은 칵테일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이렌느는
한 잔을 비울 때마다 빈 잔의 우산을 자신의 머리에 꽂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위트룸으로 올라갈 때
이렌느의 머리에는 다섯 개의 우산이 꽂혀 있었다. 칵테일의 정확한 이름은 미처 알아내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부디 너그러운 양해를.
EGG
달걀도 훌륭한 칵테일 재료다. 알고 보면 칵테일의 유래도 달걀과 관련 있다는 사실.
칵테일의 탄생에 대한 유력한 설 중 하나는 달걀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18세기 후반 미국 뉴올리언스에
살던 프랑스인 약사 A. A. 페이쇼가 술에 달걀 노른자를 넣은 음료를 만들고 프랑스어로 ‘코크티에(Coquetier)’라
불렀다는 것. 에그 녹 같은 음료가 있듯 외국에서는 여전히 영양이 풍부한 달걀을 넣은 칵테일을 즐겨 마시곤 한다.
고소한 달걀 노른자를 브랜디와 정향 또는 시나몬 스틱, 오렌지 큐라소와 함께 믹스하면 부드러운 칵테일
나이트 캡이 된다. 핑크 레이디 피즈는 진과 레몬 주스, 석류 시럽, 흰자로 만든 핑크 레이디에 소다수를 넣어
만든 롱 드링크다.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맛은 아니지만, 또 다른 흰자 칵테일인 밀리언 달러에 비해 깔끔한 편이다.
진과 오렌지 주스, 그레나딘, 흰자를 셰이킹하는 블로섬 등은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FASHION
그 남자와 그 여자는 같은 사진을 보고도 서로 다른 칵테일을 떠올린다. 2012 F/W 패션 트렌드를
4장의 사진으로 제시했다.
his choice 바로크 누군가 장미의 맛이 어떠냐고 물어본다면 일단 모닌 장미 시럽을 한 번 먹어보라고
말하겠다. 장미의 향을 그대로 살린 시럽을 이용해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로즈 모히토를 만들었다. 메탈릭
과감한 룩을 기꺼이 찾아 입고 소화해낼 트렌드세터라면 유행에도 민감하고 웬만한 것에는 금방 질릴 것만 같다.
시험관을 닮은 세 개의 샷 잔에 각기 다른 칵테일을 넣고 얼음에 꽂아 내면 일단시각적으로 신선한 자극이 될 거다.
과학실에서 실험하는 듯한 기분으로 세 잔의 샷 칵테일을 좀더 재미있게 마실 수 있지 않을까? 라이딩 아끼는
동생으로 지금은 홍대 더 라이온스 덴에서 일하고 있는 김동욱 바텐더의 시그니처 칵테일이다. 이름은 오드 아이.
달콤한 코코넛 럼과 시트러스한 유자, 서로 다른 성격의 두 가지 재료가 매력적인 오드 아이를 연상시키는
칵테일이다. 시크하고 차분하면서 고혹적인 라이딩 룩과 잘 어울린다. 밀리터리 밀리터리 룩은 심플하면서도
똑 떨어진다. 브라질산 럼 카샤사가 바로 그런 맛이다. 라임과 설탕을 섞으면 프레시한 향이 어우러질 뿐,
맛과 향에 군더더기 없는 카이피리냐가 된다. _장만진(파복스)
her choice 바로크 봄베이 사파이어에 요기 티를 우리고 히비스커스 시럽을 넣었다. 10가지 허브로 만든
봄베이 사파이어의 우아한 풍미와 요기 티의 화려한 컬러가 어우러졌다. 강하고 아름다운 걸을 위한 칵테일이다.
메탈릭 진보한 패션에서 느껴지는 남과 다른 라이프스타일! 그녀들은 매우 시크하고 도시적이며 트렌드에
민감할 터다. 커피도 술도 아무거나 마시지 않는 걸들에게 추천하는 칵테일은 라벤더 로얄. 봄베이 사파이어와
허브, 스파클링 와인을 이용해 드라이하고 풍미가 강하며 기분 좋은 탄산과 적당한 알코올을 즐길 수 있다.
라이딩 라이딩 룩은 고전적이면서 모던한 두 가지 느낌을 모두 갖고 있는 듯하다. 어울리는 술은 바로 위스키.
거칠게 깎은 얼음과 함께 달콤한 메이플 시럽, 향신료인 정향을 곁들였다. 단아하면서 당당하고 여가를 즐길 줄
아는 걸을 연상시킨다. 밀리터리 밀리터리 룩의 어두운 컬러와 ‘각’은 모던하고 시크한 현대 여성의 느낌이다.
술도 보틀도 까다로운 공정을 거치는 데킬라 패트론 XO 카페에 에스프레소를 섞어, 커피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시크한 걸을 표현했다. _이현서(라운지 믹솔로지)
GLOBAL
지금 이 순간 세계 칵테일계의 동향.
유럽에서는 에이징 칵테일이 인기다. 쉽게 말해 정말 칵테일을 숙성시키는 거다. 한 종류의 스피릿이 아니라
칵테일 자체를 오크나 특정 병에 넣고 온도와 기간을 조절해 숙성시켜 판매한다는 말이다. 와인이나 위스키,
혹은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와 같은 원리다. 숙성 과정에서 공기와 접촉하면서 맛이 부드러워지고 시간을
들이는 만큼 재료들이 조화로운 하나의 맛을 내게 된다. 그렇다고 아무 칵테일이나 숙성시킬 수 있는 건 아니다.
당분이 많거나 생 재료가 들어간 칵테일은 상하기 쉽다. 알코올 도수가 낮으면 시간이 지나며 맛이 아예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1930~40년대 반짝 유행했던 숙성 칵테일이 최근에서야 영국이나 미국을 중심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숙성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들을 겪으며 발전해나가는 단계란다.
재료 쪽에서는 더 오래전부터 지속되어온 흐름이 있다. 이제 먹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칵테일 재료로
쓰일 모양이다. 신선한 생과일이나 허브, 차를 쓰는 건 우리나라에서조차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쿠키와 빵,
각종 채소, 심지어 치즈까지도 칵테일 재료로 사용되는 요즘이니까. 그렇다 보니 분자 요리를 하는 셰프가
분자 칵테일도 만드는 것처럼 바텐더들도 온갖 것을 다 다룰 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셰프나
소믈리에가 (너무도 투철한 장인 정신으로) 자신의 분야만 붙들고 있으면 뒤처지기 십상이듯,
믹솔로지스트들도 마찬가지다. 뚜껑 한 번 못 열어본 술도 너무 많은데 차와 커피, 요리에 제빵까지
배워야 할 지경이다. 믹솔로지스트들에게는 참으로 어렵고, 칵테일 애호가들에게는 점점 더 즐거운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
HIP SPOT
서울 시내를 뒤져 찾은, 제대로 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곳들.
BETWEEN 비트윈은 음식만큼 칵테일도 유명하다. 분자 칵테일이 주특기인 차정호 캡틴, 월드 클래스
코리아2012 탑 텐에 든 이성훈 바텐더 등을 만날 수 있다. 클래식 칵테일은 물론, 버블 칵테일이나 분자
칵테일도 있다. 연기를 피우거나 탄산을 주입하는 등 할 줄 알아도 막상 주문을 받는 곳은 거의 없다는
분자 칵테일은 오후 6시부터 10시 사이에 주문 가능하다.
LOUNGE MIXOLOGY 국내 최초 오너 믹솔로지스트들과 실력파 믹솔로지스트 군단이 이끄는 곳이다.
1층 블렌딩 라운지에서는 시그니처 칵테일과 다양한 스무디, 에이드, 티 종류를 맛볼 수 있다. 지하 1층의
머들링 바는 신선한 재료를 즉석에서 빻아 트렌디한 칵테일을 만들어주는 공간이다. 상태가 좋은 라임과 민트,
정제하지 않은 콜롬비아산 유기농 미네랄 슈거를 사용해 만드는 이곳의 모히토는 주문이 줄어들 리 없다.
게임에 나오는 물약을 형상화한 포션 등의 슈터 칵테일도 인기다.
THE LIONS DEN 처음엔 위스키로 알려졌던 곳이지만 오픈 1년을 넘긴 지금, 칵테일을 마시는 젊은
손님들이 늘고 있다. ‘사자 굴’이라는 이름과 언뜻 어울리지 않는 우아한 바텐더들은 각종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훈남 바텐더들을 보는 재미에다 클래식한 분위기, 훌륭한 칵테일까지, 홍대 근방의 걸들이
이곳을 그냥 지나칠 이유가 없다.
PAVOX 강남역 뒷골목에 숨은 고수의 칵테일 바가 있다. 여섯 명의 남자 바텐더들이 상주하는 파복스다.
규모는 작아도 생과일 등 신선한 재료와 질 좋은 술을 고집하며 마티니와 모히토, 카이피리냐 등을 다양한
플레이버로 베리에이션한다. “센 걸로 주세요!”라며 무대포로 한마디 던져도, 오고 가는 수다 속에 내게 맞는
칵테일을 찾아주는 친절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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