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와 보살 숭배
4. 보살들( 지장보살)
지장보살(地藏菩薩, K?itigarbha)은 인도-티베트 불교에서는 이름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한편 동아시아에서는 당(唐)왕조(7세기)부터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중국 동부 안휘성
(安徽省)의 구화산(九華山)이 지장보살의 성지이다.
중앙아시아에서 편집되었음이 거의 확실한
『지장십륜경(地藏十輪經, Da?acakrak?itigarbhaS?tra)』에서
지장 보살은 석가모니의 입멸 후 미륵이 도래할 때까지 중생들을 구제하는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서 발견된 도상에서 지장보살은 본래 미륵의
수행승들 가운데 한 명이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 불교에서 지장보살을 중시하는 실제 이유는 중국이나 혹은 코탄지역에기원을 두고 있을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 願經, K?itigarbhabodhisattvapra?idh?naS?tra)』에 근거한 것이다.
이 경전의 티베트본은 없다. 이 경전의 중심 주제는 효도와 지옥에있는 자도 구제하는 지장의 행위이다.
웰치는 윤회와 지옥의 개념이 중국의 정치적·사회적 격변기에 소개되었다고 지적한다.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조상들에게 불효를 했기 때문에 이런 혼란한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했다(Welch 1967: 182). 중국인들은 안타깝게도 자신들과 가장 친밀한 사람들이 지옥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불효한 것이다. 따라서 그들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등장했다.
자비심은 가족에서부터 시작된다. 보살의 보편적 자비심은 고통받는 가족에 대한 작은
자비심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중국불교에서 지장은 후손들이 선조들의 명복을 비는
제사의식, 특히 『지장보살 본원경』을 암송하고 조상들을 추모하거나, 또는 조상의 위패나
유골을 지장의 사당에 일정한 간격으로 놓고 절하고, 향을 피우고 간단한 예배를 드리는
의식과 관련을 맺게 되었다(Welch 1967: 188, 204). 그밖의 모든 노력이 실패하면 보살은
지옥에 있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논쟁할 수 있고, 좀 더 관대하게 다루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Teiser 1988a: 14; 1994: 6).
돈황에서 출토된 경전에 담긴 중국 이야기는 승려 도명(道明)이 관료의 오류
(이름은 같지만다른 사람―그러한 이야기의 공통된 모티브)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지옥에 있으면서 그 승려는 지장보살을 만난다.
그는 그 보살을 인식하지못한다. 왜냐하면 지장은 다른 사람 속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그것은 부정확한것처럼 보인다.
지장은 도명에게 아주 주의 깊게 그를 관찰하기를 요구했고, 그 관찰의 결과로서 그는 그에
대한 정밀한 그림을 전할 수 있다. 게다가 도명은 사람들에게 지장을 찬탄하는 진언을
외우도록 독려했다. 그렇게 하거나 혹은 그의 정밀한 초상을 보거나 그를 지옥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지옥에서 구제될 것이다. 왜냐하면 지장보살은 지옥의 10대왕들을 주재하기
때문이다. 그의 옆에서 쉬면서 도명은 사자를 보고 깜짝 놀란다. 지장은 그에게 사자는
문수사리보살이라 고 말한다.
『지장보살본원경』에서 석가모니는 지장이 지닌 위대한 구제력에 대해 설한다. 지장보살의
강력한 이름을 듣고 그에게 기도하고 지장보살을 숭배하고 보살상에 공양을 드리면 천상에
태어나며 지옥으로부터 벗어날 것이다(Hua 1974b: 72). 30겁 동안의 악행도 소멸될 수
있다(앞의 책: 146). 이것은 지장이 보살도를 수행하는 동안 세운 자비의 서원 때문에
가능하다.
두 가지 이야기에서 지장은 전생에 커다란 고통 속에서 윤회하는 자신의 어머니를 구제해
준 보답으로 모든 중생들을 지옥에서 구제하겠다는 서원을 세운 여성이다(앞의 책: 88, 126).
사실 모든 중생들은 우리의 어머니이다. 이 중국 자료에서 지장은 다른 모든 중생들을
구제할 때까지 성불하지 않겠다는 서원을 세웠다(앞의 책: 72, 120).
경전을 독송하면 병이 낫고, 또는 죽은 자나 귀신이 된 조상들을 위해 경전을 독송하기도
한다. 그들은 지장보살의 위대한 공덕으로 곧바로 보다 나은 세계에 다시 태어날 것이다
(앞의 책: 157-9, 210- 1). 죽은 자를 돕는 많은 방법이 등장한다. 지장은 붓다나 보살의
이름을 부르거나 경전의 게송들을 독송하는 사람들을 지옥의 문 앞에서도 구제할 것이다.
『지장보살본원경』 독송은 영혼을 이끌어 주며 어머니와 가족 뿐만 아니라 신생아 또는 막
태어날 아이에게 행운이 되기도 한다(앞의 책: 161-2; 183 참조). 지장보살의 이름을
염송하고 그 보살상에 예배하면 여행 중에 일어나는 고난을 극복하고 보호받게 된다.
실로 지장을 숭배하면 지혜가 커지기도 하며 기억력도 향상될 수 있다(앞의 책: 211-3).
다시 말해서 지장은 훌륭한 보살이 그러한 것처럼 일상의 삶과 죽음의 순간에 도움을 준다.
특히 지장보살은 중국인들에게 영적 해결을 제시해 준 지장의 은혜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지장보살본원경』을 독송하고 공양을 바치기도 한다. 현재까지 음력 7월에 지장보살이
조상들을 구제하는 것에 감사드리며 『지장보살본원경』을 독송하고 공양을 바친다.
일본에서는 때로 출처가 불분명한 1000~1300여가지의 (부분적으로는 중국 한역본을
판본으로 삼아) 경전들이 만들어졌고, 이들은 『불설지장보살발심인연시왕경
(佛說地藏菩薩發心因緣十王經)』으로 불린다. 이 경전은 10왕의 각각 다른 궁전, 망자가
지옥에서 겪는 끔찍한 고통 그리고 지장보살의 서원과 구제력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지장 덕택에 얻는 정토의 즐거움들을 묘사하고 있다(Teiser 1994: 58 이하). 일본에서
지장은 중국에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아이들과 임신부 그리고 12세기부터는 여행자들의
행운을 기원하는 대상이다. 이러한 사실은 분명히 경전 자체와 연관된 것이다.
특히 지장보살은 아이들을 사랑한다. (지난 수세기 동안 종종 끝도 없이 계속되는 빈곤과
연결된) 유산이나 낙태로 아이가 죽으면 지장보살이 죽은 아이를 구제하기를 희망하고,
또한 어린이의 정신에 어떤 불행한 결과들을 피하기 위해서 그 지역의 사찰에 작은
지장보살상을 기증한다.
그의 구원의 기능들을 나타내는 지장의 불화들은 불교 장례의식에서 사용되곤 한다.
불교예술에서 지장은 왕자나 공주로 묘사되는 다른 보살과는 달리 보통 삭발한 승려로
표현된다. 이러한 모습에서 지장보살은 죽은 사람을 윤회의 낮은 단계에서 보다 높은
단계로 인도하는 안내자로 나타난다.
중앙아시아의 베제클리크(Bezeklik)에서 발견된 10세기 벽화에서 지장은 누더기 가사를
걸치고 지옥의 문을 열 때 두드리는 지팡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불화에서
지장보살은 주로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하강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그 모습이 거의
똑같다. 그는 위엄 있으면서 자비로운 승려로 연꽃 위에 서서 허공을 날며 후광,
작은약사발, 지팡이, 풍성한 가사를 걸치고 있다.
그의 지팡이는 거지의 지팡이다. 지팡이 맨 위의 금속 부분에는 문고리 같은 6개의 환이
있는 육환(六環)지팡이로 그가 움직일 때마다 딸랑거린다.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는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자비롭게 내려올 때 그는 지옥의 불가마 솥에서 솟아오르는
수증기에 둘러싸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