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나" 활동 일지
작성자 | 심혁진 | 참여자 | 김수현(멘티), 조용빈(멘토), 심혁진(멘토) |
일자 | 06.22 | 장소 | 부천국민체육센터(수영장) |
활동시간 | 11:00~15:00 | | |
오늘은 수현이와 수영장에 가는 날이다. 그 전날부터 수현이는 준비물로 뭘 챙겨가야 하는지 톡으로 물어보고, 당일 약속시간 전부터 미리 나와있는 모습에서 엄청 기대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전에 멘토링 활동 때 수현이가 수영장에 가고 싶다고 처음으로 먼저 말을 해줘서, 나와 용빈쌤은 반드시 가자고 약속을 했다. 그렇게 버스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수현이가 DD에서 모이는 줄 알고, DD로 가는 바람에 서로 엇갈리는 헤프닝도 있었다.
택시를 타고, 부천국민체육센터로 향했다.
수현이한테 수영을 잘하냐고 물어보니까 예전에 학교에서 생존수영을 배웠는데, 아직까지 기억한다고 했다. 수영을 진짜 잘하나 보다 하고, 수영장에서 실력을 한 번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영장에 도착했을 때, 1시간이나 일찍 와버려서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수현이가 핸드폰 하나로 둘이서 할 수 있는 게임을 켜서 나와 용빈쌤이 번갈아가면서 수현이랑 대결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수영장 입구에 들어가고 부터, 수현이는 ‘수건이랑 옷은 어떻게 해야되요?’, ‘샤워타올 꺼내야 해요?’ 등 낯설었는지 질문이 많이 던졌다. 여차저차 준비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수영을 시작했는데, 수현이는 한손으로 코를 막고 한손으로 휘저으며 수영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와 용빈쌤은 그 모습을 보고는 수영을 가르쳐주기로 했다. 같이 수심이 낮은 곳 구석에 가서 숨 쉬는 법, 발로 물을 차는 법, 벽을 발로 밀치면서 나아가는 것 등등 여러가지를 수현이에게 알려주었다. 근데 ‘음~파~’하고 숨쉬는 것은 어려워하는 듯 보였다.
또 자유영이나 배영 등을 용빈쌤이 알려주고자 앞에서 손을 끌어주고 밑에서 받쳐주는 등 여러 노력을 했다. 수현이는 성실히 따라와주었다. 물론 처음이라서 몸이 긴장되었는지 가만히 경직된 수현이와 그런 수현이를 앞에서 끌어주는 용빈쌤의 모습에 마치 ‘생선이 끌려가는 것 같다’라고 하면서 서로가 웃었다.
이후 수현이에게 잘 배웠으니까 이젠 수영을 더 잘 할 수 있다라고 독려한 뒤, 한 번 수영해서 몇 미터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신기록을 세워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 그러더니 수현이가 승낙했고, 수현이는 평소보다도 더 긴 거리를 열심히 팔을 휘저으며 신기록을 세웠다. 나는 다시 수현이에게 이번에는 더 멀리 가보자고 제안을 했고, 수현이는 더욱 열심히 수영을 했다. 이 과정을 3~4번 정도 반복했더니, 25m 레인을 기준으로 한 번 수영할 때 최대 1/4 거리밖에 못오던 것을 거의 1/2까지 끌어올리면서 계속해서 신기록을 갱신했다. 수현이에게 있어 적절한 목표 설정과 그 목표를 성취했을 때의 동기부여가 굉장히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외에도 수현이는 ‘선생님, 백덤블링 할 줄 아세요? 라고 하면서 우리한테 물 속에서 백덤블링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수현이처럼 백덤블링을 따라하려다가 물을 엄청 많이 먹고 포기했다), 물속에서 가위바위보 하기, 숨 오래참기, 벽에 오래 매달려 있기 등 여러가지 놀이를 수현이가 먼저 제안했고 같이 즐기면서 2시간을 재밌게 놀았다.
활동 중간에 수영하다가 수현이가 키를 잃어버렸다고 해서 다 같이 수영장 바닥을 5분정도 샅샅히 뒤졌는데, 알고보니 수현이가 팔에 차고 있었던 헤프닝도 있었다.
이후 근처 편의점에서 육개장이랑 삼각김밥을 먹었는데, 삼각김밥 비닐을 못 벗겨서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나, 용빈쌤이 잠깐 화장실을 갔을 때 언제 오나 수시로 창문을 확인하는 수현이의 모습이 평소 쿨한 이미지와는 달라서 인상깊었다.
편의점을 나갈 때는 수현이가 내 우산을 먼저 꺼내서 챙겨주기도 하고, 부천 강남시장까지 가는 와중에 내 후드티에 자기 우산을 걸면서 장난치기도 하는 수현이의 모습에서, 나와 용빈쌤을 전보다 편하게 대하는 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평소에 보지 못한 수현이의 다른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오늘의 활동은 좋은 기획이였다고 생각했다.
차기 활동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