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Petite Plage Biarritz>
환상적인 풍광속에 자리잡고 있는 식당이다. 작은 만같은 해변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다. 관광지 식당은 허접한 경우가 많아 오히려 불안감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그런 우려와 통념을 완전히 깨는 식당이다. 거기다 바스크음식이다. 세계 최고라는 바스크 음식을 최고의 경관을 만끽하며 그것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니 행운을 얻은 듯하다.
1. 식당 대강
상호 : La Petite Plage Biarritz
주소 : Pl. du Port Vieux, 64200 Biarritz, 프랑스
주요음식 : 바스크음식
2. 먹은날 2024. 5.13. 점심
먹은음식 : 소고기타르따르 24유로, 캐사르살라드 24유로, 파슬리버터를 곁들인 홍합( moules beurre persillé) 21유로
3, 맛보기
너무 황홀한 곳에 위치한 식당이어서 음식에 의구심을 일었다. 식당측으로서는 억울할 일이지만, 자주 경험하는 것이어서 피하고 싶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하는 식사는 어떤 느낌일까. 풍광을 위해 식사를 희생할까? 정말 좋은 곳의 식당은 다 나쁜 음식만 나올까? 프랑스 이 아름다운 곳도 그럴까?
상식적인 예측이 빗나갔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래서 풍광에 음식까지 호사를 누리는 행운을 잡았다. 아름다운 풍광에 아름다운 식당에 대단한 음식이 나그네에게 황홀한 식사를 가능하게 해주었다. 식당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카렌다 사진으로 쓰면 딱 좋을 사진들이 어디서나 가능한 곳, 고맙게 햇빛까지 한몫해주었다. 프랑스 곳곳, 아름다운 풍광이 한없이 많았지만 이곳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그대로 깃들어 사는 주민과 그곳에 새롭게 스밀 수 있는 관광객이 모여 환상의 풍광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거기다 최고의 음식이 더해졌으니 특별한 곳이 될 거 같다.
소고기따르따르. 나무랄 데 없는 맛으로 나왔다. 식재료도 신선하고 치즈와 소스와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내는 따르따르, 몽골의 느낌이 전혀 없는, 야만의 감각은 제거한 듯한 프랑스의 세련되고 우아한 시각적 아름다움이 그대로 혀안으로 미각으로 스며들었다.
시저샐러드. 베이컨에 감자에 각종 야채가 들어간 샐러드. 소위 지중해식 샐러드와 비슷하다. 여긴 대서양인데. 푸근하기보다 더 세련된 풍미를 낸다.
프렌치 프라이. 대개 묵은 튀김을 주는데 갓 튀겨낸 신선한 식감이 풍미를 제대로 살린다. 바삭거리고 포근거리는 안팎 식감에 맛좋은 감자 맛이 기분을 좋게 한다.
파슬리버터를 곁들인 홍합( moules beurre persillé). 프랑스에서도 홍합을 많이 먹는다. 우리 홍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물에 버터맛이 어우러져 있어서 더 풍성한 맛을 낸다.
바닥이 모래이다. 이런 식당은 처음이다. 실내에서도 해변에서 먹는 감흥 그대로의 맛을 살렸다.
야외 테라스. 멋있지만 햇빛이 무서워 실내, 실외가 가장 까까운 실내에서 왼갖것을 다 바라보며 느끼며 식당이 만들어준 사치를 부린다.
바로 이웃의 해양박물관
4. 먹은 후
1) 쇠고기따르따르와 육회비빔밥 비교
쇠고기따르따르는 일종의 육회이다. 따르따르의 기원에 대해서는 이론이 분분하지만, 그것이 육회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타타르(韃靼)족의 음식에서 기원한 따르따르는 생고기를 일컫는 용어로 쓰인다. 타타르(韃靼)족은 몽골계 부족이라고도 하고, 몽골족 그 자체를 일컫는 말로도 쓰이면서 '야만'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생고기에서 느껴지는 야만, 야생, 자연의 느낌과 몽골족이 갖는 이미지가 오버랩되어 생고기 요리를 지칭하는 적절하고도 근사한 용어가 되었다.
유럽의 기사는 몽골의 기병에게 맥을 못췄다. 전쟁을 하면 따로 식량 마차를 끌어야 하는 기사단과, 먹이가 탈것이 되고, 스스로도 뛰는 먹이인 말을 타는 기병과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거기다 몽골의 말은 작았고, 기사처럼 화려한 안장도 얹지 않아 말에게 가는 부담을 줄였다. 말도 기병도 기동성을 가질 수 있어서 타는 말에서 몸을 뒤로 돌려 활을 쏠 수 있는 몽골기병과 화려한 안장을 얹은 키높은 말을 타고 무거운 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기사는 활을 쏘려면 말을 세우도 서서 쏘아야 했다.
게다가 식량 마차가 공격을 받으면 기사는 굶어야 했으니 근본적인 전투력을 보전을 위해 많은 군사가 필요했다. 날씬한 몽골기병은 애당초 대적할 수 없는 상대였다. 거기다 기병은 5마리의 말을 끌고 전쟁터에 나갔다니, 아마 고전적인 전투에서 가장 효율성이 높은 군대였을 거 같다. 이들은 말고기 육포를 주요 군량으로 삼고 말젓을 짜서 먹었으나 식량이 떨어지면 그 자리서 말을 잡아 식량으로 사용했다. 즉석 따르따르도 만들었던 셈이다.
즉석 따르따르는 배에서 만드는 물회처럼 싱싱하여 최고의 맛을 내는 음식이 되었을 터이다. 지금 따르따르는 연어로도 기타 생선으로도 만들어 육류에서 해물로까지 지평을 넓혔다. 보통 야채에 소스를 섞어 만든다. 따르따르는 육회, 육회비빔밥 등 육회 계열 음식과 생선회, 초밥, 회덮밥 등 생선회 계열 음식을 총괄하는 음식이다.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육회와 생선회가 그 자체로 발달하여 많은 음식이 파생되었지만, 유럽에서는 따르따르 하나로 종합한 셈이다.
우리 육회와 생선회에 대응되는 서구의 생고기 음식인 따르따르는 우리 육회 비빔밥과 물회와 비교할 만하다. 우리 육회비빔밥은 우리가 창안한 음식이지만, 프랑스 음식은 문화적 수용으로 이루어졌고, 곡물의 통합과 분리에서 차이가 난다. 따르따르는 빵과 곁들여 먹으므로 우리는 한데 섞어 비벼먹으므로 곡물과 통합해서, 또 분리해서 먹는 차이가 있다. 비빔밥의 나물은 익힌 나물이 태반인데 따르따르 야채는 모두 생으로 들어가면서 치즈가 더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보면 채소와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어우러진 완전식인 두 음식은 동서양 음식 대국의 대표선수로서 손색이 없을 듯하다. 우리 비빔밥은 고명 수준으로 들어가지만, 이곳에서는 주재료가 되어 단백질 섭취에는 용이하지만, 식사로 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는 육회가 빠져도 비빔밥 정체성을 유지하지만, 스테이크타르타르는 더 이상 타르타르가 아니다.
한눈에 여러가지가 비교되지만, 문화적 차이가 갖는 의미는 여러 분석이 필요할 듯하다. 음식 하나에 담긴 동서양의 차이를 생각해보았다. 타르타르는 음식에 매우 원대한 역사적인 의미와 문화적인 교류의 의미가 담겨 있다. 몽골군에 초토화된 유럽은 중세가 끝나고 근대로 넘어서는 변화가 이루어졌다. 음식사에서는 타르타르가 어떤 역할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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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바스크 음식에 대한 품평과 소개 풍광 사진으로 봐도 좋습니다. 거듭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