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요가
(1)마음챙김요가
요가는 해탈(Mokṣa)을 목표로 하는 고전적인 요가에서 최근에는 보완 대체 의학의 심신훈련으로 활용되기 시작했고(Mishra, Singh, Bunch & Zhang, 2012), 마음챙김을 강조하는 마음챙김요가는 치료적 방법의 일환으로 Kabat-Zinn(2005)이 개발한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인 MBSR에 포함되면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하였다(조윤숙, 2019). 마음챙김요가는 어떠한 종류의 활동을 하더라도 마음챙김만 잘 이루어진다면 명상수련 활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며(Kabat-Zinn, 2005), 명상이 반드시 정적으로만 앉아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한다(조옥경, 양희연, 2010; Germer, Siegel & Fulton, 2012).
마음챙김요가는 알아차림의 활용을 통해 마음챙김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현재의 많은 요가 스타일과 구별될 수 있다. 따라서 마음챙김요가에서 강조하는 것은 요가자세보다는 내적인 차원에 집중한다(Carson, 2017). 마음챙김요가는 신체적으로 도전적인 고난도 자세들의 성취보다 비판단적인 방식으로서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색하는 것이며, 어려운 자세들의 성취가 목적이 아니라 매 순간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이다(Kabat-Zinn, 2012). 비록 고난도의 요가자세를 추구하는 스타일의 요가가 육체적, 정신적 이득을 가져올 수 있지만, 심리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수련은 천천히 움직이며, 호흡과 몸의 감각에 주의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Weintraub, 2012). 마음챙김요가는 자신의 가능성과 한계 탐색을 지향하며 세 가지 주요한 경향(Salmon, Lush, Jablonski & Sephton, 2009)을 보인다. 첫째는 집중된 주의력, 둘째는 자세와 호흡뿐 아니라 자세들의 시퀀스 과정에서 나타나는 매 순간 감각들에 대한 주의, 셋째는 신체적으로 도전적인 자세들의 성취보다 비판단적인 방식으로서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색하는 것이다.
Boccio(2009)는 마음챙김요가에서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불교의 입출식념경의 사념처를 대상으로 삼을 것을 권하였다. 사념처 마음챙김 중 첫 번째, 두 번째를 수련하는 것은 요가자세를 할 때, 호흡을 관찰하고 이 자세를 지속하는 동안 호흡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하거나 주의를 감각과 느낌에 두는 것이다. 세 번째를 수련하는 것은 자세를 유지하는 동안 일어나는 감각에 대한 거부감이나 수련에 대해 마음속으로 하는 독백에 주의를 옮기는 것이며, 네 번째 수련은 집중력이 충분히 커져 사고, 느낌, 몸에 대한 무상함과 무아의 본질을 직접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Boccio, 2009). 이는 내면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육체적인 힘을 훨씬 넘는 새로운 힘을 얻게 하며(Kabat-Zinn, 2005), 고통을 보내고 이미 존재하는 기쁨, 이 순간 그저 살아있으며 호흡하고 있다는 기쁨과 연결되는 해방감을 맛볼 수 있게 한다(Boccio, 2009).
초심자의 경우에는 주의의 대상에 대한 세심한 적용이 필요한 이유로, 조옥경(2018)은 마음챙김의 대상을 주로 사념처의 첫 번째인 몸의 감각에 한정하는 것을 추천하였는데, 이는 처음부터 여러 대상에 마음챙김을 하다 보면 오히려 주의가 산만해지고 마음이 들뜨기 때문이다. Kabat-Zinn(2005)은 순간순간 몸의 감각에 주의를 두는 것은 신체가 전하는 메시지를 듣고 자세를 변경시킴으로써, 태도와 감정까지 바꾸는 것과 연결된다고 하였다. 즉 감각에 주의를 두는 요가를 통해 감정과 몸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고, 어떤 자세를 취했을 때 불안하고 균형을 잃게 되는지도 알 수 있다. 자신의 감각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감정 조절 능력이 향상되며,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무시하려는 노력이 중단되는 영향이 있다(Van der kolk, 2016).
한편, 마음챙김요가에서 안내자의 역할은 다른 요가 안내보다 중요하다(조옥경, 2018). Sistig 등(2015)은 안내자 역할에 비침습적인 접근, 가급적 참여자의 몸을 만지지 않는 것, 자연스러운 시퀀스의 개발, 참여자가 충분히 머무르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이러한 안내자의 역할은 참여자의 자기 조절과 자기 결정을 격려하고, 자기 수용, 존중과 연민과 같은 가치를 발전시키도록 도울 수 있다.
Weintraub(2015)는 안내자가 감각에 대한 단서를 주면서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일 때, 처음에는 신체감각에 무딘 수련자에게 몸의 감각과 느낌으로 향하는 작은 창문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비유하였다. 조옥경(2018)은 감각에 대한 단서를 주는 안내자의 지시문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몸의 어느 부위에서 가장 강한 감각이 느껴지는가? 이때 얼굴, 목, 어깨, 가슴, 등, 엉덩이, 팔과 다리를 빠르게 바디스캔하면서 살펴본다.", "몸의 어느 부위를 긴장하고 있는가?", "긴장하고 있다면 그 긴장의 정도는 어느 정도인가?", "체온의 변화가 있는가?", "내부 장기에서 통증이나 불편함이 올라오는 곳은 없는가?" 등이다.
마음챙김요가는 요가자세를 통해 몸을 움직이고 스트레칭하면서 매순간 변하는 신체감각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가운데 자신의 무의식적인 습관적 감정과 사고패턴을 알아차리도록 돕는다. 즉 마음챙김 자체가 갖고 있는 심리치료적 효과와 요가의 심신치료적 효과가 시너지를 이룬다(양희연, 조옥경, 2014). Weintraub(2012)는 마음챙김요가가 심리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요가방법이라고 하였다. 이는 요가의 심신통합적 접근은 자기자각과 자기조절의 원리를 강조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기법 중의 하나가 마음챙김요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음챙김요가는 몸과 마음을 통합적으로 다루면서 자기조절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만성질환의 치료 및 심리치료에 유용한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조옥경, 왕인순, 2016). 최근에는 현재 순간의 감각정보에 대한 풍부한 근원을 제공할 수 있는 마음챙김요가(Salmon등, 2009)의 이점으로 인해 트라우마와 정신병을 포함해 심신치유와 심리치료 분야 등으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다.
(2)마음챙김요가와 일반요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우선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하고 유연하게 하며 근육을 늘려주어 이완시킴으로서 근육 긴장을 해소시키기 위해 요가를 찾는다(조옥경, 2001). 국내의 요가 인구는 200만 명에 이르러 우리나라 인구의 약 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매년 13%의 증가율을 감안하면 앞으로 2024년을 기점으로 국내 요가 인구는 500만 명 이상을 돌파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8,600개의 요가원이 있으며, 약 4만 6,000여 명의 요가 강사가 활동하고 있다(배윤종, 2018).
요가 인구의 꾸준한 증가율만큼이나 현대의 요가는 대상자나 목적에 따라 변형된 요가가 나타났다. 권영애(2014)는 파트너 요가, 노인들을 위한 실버 요가, 임신을 간절히 원하는 루나(달)요가, 산전·산후 요가, 얼굴 근육을 위한 페이스 요가, 모닝 요가, 참선 요가, 바디포밍 요가, 임산부 요가, 오피스 요가 등으로 정리하였다. 이은혜와 백종수(2017)는 문헌고찰을 통해 2001년부터 2016년까지 요가와 관련된 논문 중 요가 유형에 대한 기간별 빈도 분석을 하였다. 그 결과 전통요가인 하타요가의 연구가 가장 많았지만, 2011년 이후로 다소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리고 현대요가에서는 2006년 이후부터 핫 요가, 밴드 요가, 필라테스 요가에서 꾸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현대인들에게 전통 요가의 고요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탈피하여 신나는 음악과 함께 좀 더 동적인 활동을 통한 신체단련, 근육량 개선, 척추교정, 특히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만한 요소들이 보다 가미된 밴드 요가나 핫 요가, 필라테스 요가 등 신종 요가를 통해 요가 운동 효과를 검증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은혜, 백종수,2017).
김순금(2005)은 한국사회에서 요가의 본질이 흐려지고 다이어트나 미용 등의 한 방편으로 여겨져 지나친 상업화로 기울어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를 보였고, 배윤종(2018) 역시 일반요가는 실제적인 활용을 위해 변형된 측면이 강하며, 변형된 형태의 요가는 수련자에게 위험할 수 있음을 염려했다. 조옥경(2011)은 이런 문제에 당면하여 차별화 전략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요가가 갖고 있는 심리, 정신, 영적인 측면이 보완된 치료 및 치유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현대사회에서 적용되는 많은 형태의 변형된 신종 요가 가운데 미용과 자세 성취의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는 요가를 마음챙김요가와 구별하기 위하여 일반요가라고 칭하고자 한다.
배윤종(2018)은 현대요가의 스포츠적인 접근에 대해 토마스 한나(1976)에 의해 사용된 '완전한 신체'라는 뜻의 그리스어 소마(soma)에서 유래한 소마틱스(somatics) 관점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소마(soma)는 정신적, 육체적 기능을 모두 포함하며 움직임을 통하여 스스로 진화하는 존재로써의 몸을 의미하며,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느낄 수 있고 '안에서 밖'으로 열려있다(Hanna, 2012). 이는 신체, 정신, 영혼의 총체적인 존재이자 주체성을 지닌 존재인 몸에 대한 관점으로, 소마틱스를 기반으로 삶의 모든 순간을 주체적으로 인지하고 감각할 수 있는 살아있는 몸의 회복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이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조기숙, 2016).
최근에는 마음챙김을 강조하는 마음챙김요가가 요가의 새로운 수련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음챙김요가는 요가인의 유연성과 날씬한 몸매를 강조하여 무리가 따를 수 있는 자세들의 달성을 목표로 삼는 신체 위주의 일반요가와는 달리 개개인의 역량에 맞게 실시할 것을 강조한다. 요가를 마음챙김 훈련의 기회로 삼기 때문에 신체적 활동 자체보다는 신체에서 일어나는 감각, 지각, 느낌을 선명하고 또렷하게 알아차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조옥경, 양희연, 2010). 다시 말해, 마음챙김요가의 목표는 완벽한 자세의 구현이 아니라, 매순간 의식적인 호흡과 함께 일어나는 경험을 개방성과 호기심 등의 열린 마음으로, 판단하지 않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자세를 통한 움직임은 그 자체로 감각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으며, 더 나아가 각성(alertness)과 자각(awareness)의 증가로 이어진다(Salmon 등, 2009). 이는 마음챙김요가는 육체적인 차원에서 나아가 더 깊은 치유로 향하는 문이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는(Wei ntraub, 2015) 해석으로 볼 수 있다.
신체에서 일어나는 감각, 느낌, 지각을 선명하게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외적인 동작과 내적인 기능이 통합될 때까지 잠시 머무는 시간이 필요하다(Kaparo, 2013). 마음챙김요가는 강한 자세들을 빠르게 움직이는 대신에 비교적 쉬운 요가자세들을 실시하면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감각과 느낌들을 알아차리도록 함에 따라 요즘 유행하는 일반요가에 익숙한 요가인들에게 심신치료 개입으로서의 요가를 새롭게 안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조옥경, 양희연, 2010).
한편, 조윤숙(2019)은 마음챙김요가와 일반요가의 안내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드위빠다 삐탐(Dvipāda pīṭham) 요가자세의 지시문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마음챙김요가의 자세 지시문은 "모든 자세는 천천히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합니다. 통증이 일어나거나 너무 강한 자극을 느낄 때는 자신의 마음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린 후에 언제든지 편안한 자세로 휴식할 수 있습니다. 자세를 만드는 것보다 움직이면서 일어나는 호흡과 내면의 변화에 주의를 두고 알아차립니다. 움직임을 반복하면서 몸의 어느 부분에서 호흡이 느껴지는지 알아차립니다(이하 생략)." 일반요가자세의 지시문은 "누워서 발바닥이 바닥에 닿도록 무릎을 구부립니다. 골반을 바닥과 수평이 되도록 합니다. 양손은 골반 옆에 두고 , 귀와 어깨는 멀어지도록 고정하고 다리는 골반 넓이로 발은 11자로 만듭니다. 여기서 호흡을 들이마시면서 천천히 골반을 위로 쭉 들어 올립니다(이하 생략)." 조윤숙(2019)의 마음챙김요가와 일반요가의 안내 지시문의 비교를 통해 마음챙김요가는 주로 내적세계에 대한 탐구를 할 수 있도록 열린 질문과 권유형의 언어를 사용하였고, 일반요가는 자세의 완성에 초점을 맞춘 지시 위주의 언어를 사용하였다. 이는 마음챙김요가와 일반요가에서 지향하는 특징을 부분적으로 잘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음챙김요가가 여성의 신체이미지와 신체자각에 미치는 영향/ 박민숙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심신통합치유학과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