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안녕들 하시죠? ^^ 2015년 교정직 7급에 합격한 빈수레입니다. 합격수기가 자기 자랑질로 보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희망고문일 수도 있기에 조심스럽네요. 하지만, 공부방법이나 여러 수험정보를 많이들 물어 보시고 저의 합격여부를 궁금해 하시는 분도 계셔서 합격수기를 남깁니다. 저 또한 이 카페를 통해서, 많은 조언과 격려를 받았고, 체력과 면접을 같이 준비한 인연을 만났기에, 합격수기를 마지막으로 남기는 것이 의무라 생각했습니다. 저의 특별한(?) 공부방법과 걸러지지 않은 생각 중에서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2. 거친 생각
수험생활을 시작할 때, 수험생들은 출발점이 다릅니다. 모두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어떤 이는 1년만에 합격도 하고, 또 어떤 이는 평생을 해도 떨어지는 시험이 공무원 시험입니다. 이 시험은, 공부 좀 한다는 이 시대 젊음과 저같은 중년들이 치열하게 맞붙는 보이지 않는 전쟁터입니다. ‘하면 된다’는 희망고문으로 어설프게 뛰어들어서는 안됩니다. 한번 해보고 안되겠다 싶으면 물러나는 것도 진정한 용기라 저는 생각합니다. 자기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실현가능한 목표 설정이 공부 방법 만큼이나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3. 지원 동기 그리고 그 결과
저는 74년생 42살입니다. 많죠?^^ 중경외시 급 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두 딸을 둔 가장입니다. 15년동안 거의 쉬는 날 없이 학원수업과 과외수업을 하면서 영어강사로 살아왔습니다. 40대가 되던 어느 날 인생의 2부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원 수업도 줄어들고, 과외도 없어지고... 불안했습니다..... 컴퓨터 앞에서 바둑 두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고.... 공무원 시험 한번 해볼까 생각을 그때 했습니다. 아주 오래전 (18년 전) 대학시절 2년 정도 헌법과 국사를 공부했던 적이 있었고, 영어는 pass.... 직렬을 정해야 했습니다. 적성 따윈 필요 없었고, 컷트라인 가장 낮은 걸로.... 교정.... 그렇게 교정과의 인연은 시작되었고, 공부를 하면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시험보기 전에 정말 기도하며, 프로포즈 했습니다. ‘날 받아주면 안되겠니? 쫌 나이들고 못생겼지만..... 난 널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어...’ 그리고 올해 교정은 절 받아 주었습니다.
2014년 7급 불합격 (국어:50, 영어:95, 국사:75, 헌법:70, 교정학:75, 형소:70, 행정법:75)
평균:72.8 커트:77.4
2015년 7급 합격 (국어:80, 영어:95, 국사:70, 헌법:85, 교정학:75, 형소:85, 행정법:50)
평균:77.14 커트:72.85)
4. 공부 방법
저의 공부방법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가장이었기에,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2~3시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학원에서 고등부 내신대비를 하게되면, 공부시간이 전혀 확보 안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두꺼운 기본서와 기본강의는 저에게 시간먹는 하마였습니다. 그래서 국어와 국사는 고등학교 EBS 책과 강의를 기본서로 할 정도 였습니다. 그것도 부족한 부분만 골라 몇 개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 흐름을 파악한 후엔 가장 얇은 기출 문제집을 사서 풀었습니다. 아니 푼게 아니라 답지 보면서 답이 뭐고 왜 답인지만 체크하고 매력적인 오답이 어떻게 구성되는 지만 봤습니다. 전혀 암기할 생각은 안했습니다. 암기가 안되는 나이였으니까요. 이렇게 기출문제를 두 번 돌렸습니다. 막히는 부분은 구글검색도 해보고 사이트에 물어 보기도 하면서요. 저는 매주 의식처럼 행하는 저만의 행사가 있었습니다. 수요일 마다 노량진 서점에 들러 여러 고시신문을 걷어 오는 일입니다. 그리고 밤에 집에서 신문의 모의고사를 과목별로 분류하고, 오리고 붙이는 행사를 1년간 했습니다. 지금보니 그 양이 엄청납니다.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거의 답과 해설서를 보면서 답이 구성되는 원리만 파악하고, 암기할 부분과 중요한 부분은 노란색 빨간색 형광펜으로 표시만 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심심할 때 마다 하나씩 꺼내서 표시된 부분만 반복해서 봤습니다. 암기하려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반복해서 보다보면 어느샌가 저절로 외워져 있었습니다. 제가 영어단어 외울 때 써 먹었던 방법을 그대로 이용한 것이 었는데요, 저에겐 효과 만점이었습니다. 똥쌀때도 모의고사 신문한장 들고 가서 형광펜 부분만 보기도 했습니다. 제가 학원에서 영어수업할때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 있거든요. 고등학교 다니면서 꼭 졸업하기 전까지 똥싸면서 단어장 외워볼 것...
5. 과목별 선택 강의와 교재
국어: 강의 - EBS 윤혜정 강의, 이선재 마무리 모의고사
교재 - 이재현 우리말 힘 3.0 (모의고사 형식의 문법문제), 고시신문 모의고사
국사: 강의 - EBS 최태성 강의
교재 - 기출문제집, 고시신문 모의고사
헌법: 강의 - 문일 변호사 무료강의, 황남기 최신판례 무료강의, 황남기 기본강의
교재 - 황남기 기출문제집, 고시신문 모의고사
행정법: 강의 - 황남기 기본강의
교재 - 써니 기본서, 기출문제집, 고시신문 모의 고사
형소법: 강의 - 신광은 강의
교재 - 신광은 기본서, 이승준 기출문제집, 고시신문 모의 고사
교정학: 강의 - 노신우 마무리 강의 (요즘은 강의 하시나 모르겠네요. 참 좋은 강의였음)
교재 - 메카 객관식 문제
법과목, 교정학은 꼭 법령센타에서 법령집 다운받아서 법조문을 보면서 공부하세요...
6. 실전 시험
저는 거의 모든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국가직 9급, 지방직 9급, 서울시 9급, 국가직 7급까지.... 실전연습이 중요하고, 시험에 맞춰 긴장감있게 준비할 기회가 되더라구요. 9급시험에서 사회과목을 선택해서(거의 공부안함) 문제를 거의 직관으로 풀었는데, 한문제 차이로 떨어진 적도 있었어요. 영어가 만점을 쳐주니까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7. 체력과 면접
체력은 정말 꾸준히 하세요. 전 체력시험이 교정직의 장점이라 생각했습니다. 억지로 라도 운동하게 되고, 스트레스 해소에 짱입니다. 전 한달 정도 체력학원 등록해서 일주일 두 번 나가서 실전처럼 했습니다. 올해 체력시험을 서울남부구치소 체육관에서 실시했습니다. 그 어려운 필기를 붙고, 체력에서 떨어지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윗몸일으키기는 FM대로 준비하십시오. 두손은 머리에 깍지끼시고, 어깨죽지가 바닥에 닿도록 정확하게 연습하십시오. 실전에서 제대로 안하면 카운터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멘붕에 빠짐니다. 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심판관들마다 기준이 쪼금 다를 수 있으니까요 뭐든 넘치도록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면접은 체력합격 후 스터디 구성해서 하는 게 제일 좋은 거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체력시험장에서 악력 1차 탈락자들끼리 2차시기 덜덜 떨면서 기다리던 사람들과 인연이 돼서 면접스터디가 구성됐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8. 나가면서
실력도 있어야겠지만, 운도 있어야 붙는 것이 공무원 시험입니다. 제 경우는 실력이 없는데 운이 많아 붙은 경우구요. 솔직히 올해 국어, 국사, 헌법 과목의 경우 2개의 예시문 중에 찍었던 문제가 거의 10개가 맞아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이번시험은 내가 잘나서 됐다고 절대 생각 하지 않습니다. 엄마 아버지가 착하게 살아오셔서 저에게 주어진 복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의 합격소식을 듣고 그렇게 좋아하시던 부모님의 모습을 평생 처음 보았습니다. 힘들게 세상을 살아오셨기에, 자식에 대한 걱정이 그만큼 크셨던 거였겠지요. 전 올해 교정과 결혼했습니다. 힘들고 슬픈 일도 있겠지만 초심으로 살겠습니다. 힘든 가운데 서도 열심히 노력하시는 수험생 여러분의 합격을 기원합니다.
첫댓글 많이 배우고 갑니다~^^
축하드립니다
선배님
너무겸손하시네요 대단하십니다 인간승리라고생각해요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멋지십니다!
그 열정과 노력에 반성을 하게됩니다
축하드립니다~^^근데 영어공부방법에 대해 여쭤봐도 될까요? 이번 국가직 7급에서 80을 받았는데, 특히 독해의 경우는 문제를 풀고도 스스로 답을 확신하지 못합니다. 구문독해나 문법 등에는 자신이 있는데, 논리독해(빈칸채우기, 순서배열 등)에서 시간도 많이 잡아먹구요. 특히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걸립니다. 영어공부방법에 대해 써주실 수 있을지 부탁드릴게요ㅠㅠ
국어와 영어는 각각 독해파트와 독해아닌 파트로 나누었습니다.
실전에서 문제 푸는 순서를 :
영어 비독해 - 국어 비독해 - 헌법(가장 자신있는 과목) - 국어 독해 2문제 - 영어 독해 2문제 - 국사(두번째 자신있는 과목) - 국어 독해 2문제 - 영어 독해 2문제 - 교정학(세번째 자신있는 과목) ....
이런식으로 풀었습니다. 2014년 7급에서 시간없어 국어, 영어 독해를 거의 다 찍다 시피해서, 2015년 7급에선 나름대로 준비한 전략이었는데요 시간이 남았습니다. 독해는 문제 풀때의 마음상태가 많은 영향을 끼치는데, 문제푸는 순서를 자신에게 맞게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영어독해 교재는 7급도 EBS 수능교재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예전 보다 교재의 완성도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공무원 영어강사 모의고사도 EBS 독해 변형문제가 많고요...
머리식힐겸 해서 영어공부 하시려면, YBM에서 매일 제공되는 생활영어듣기(홍주희), CNN듣기(단어, 자막,번역제공) 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참 와닿는 글이군요
안녕하세요 ebs영어 교재는 어떤걸 풀어야하나요? 너무 종류가 많은데요... ㅠㅠ
고3학생들이 보는 수능완성, N제 정도면 괜찮아요...
@빈수레 볼까 말까 했는데....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7급 부럽습니다.~~
정말 멋지시네요 ... 7급 도전두 하고 싶은데 과목이 많아서 접었었는데 넘 멋진 후기 읽고 갑니다...^^
좋은 합격수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영광된 합격,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헛 정말 효율적으로, 집중력있게 공부하셨네요 저같은 전업수험생이였으면 수석하셨겠어요. 설날 끝나고 2월 초,중순에 입교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연수원에서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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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8급 3년차입니다 정말 대단하시고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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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축하드립니다~~
남의 일이 아닌 제 일처럼 생각하고 힘내서 도전해 보렵니다~
내년에 꼭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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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댓글 달아봅니다 일단 합격 축하드립니다
국어공부에 대해 궁금한게있는데 ebs윤혜정강의와 이재현우리말힘 교재로 충분하던가요??
한자나 사자성어는 안외우셨나요?? 문법과 독해에만 초점을 두고 공부하셨는지 궁금해요! 그냥 국어공부법을 어떻게 하셨는지 알고싶습니다
국어는 80점이 목표였고 욕심을 많이 버리고 공부했습니다. 문법이나 한자는 열심히 공부해봐야 공부한 부분에서 출제되지도 않고, 출제되어도 틀리고... 이재현 교재 보면서 여기 문법은 꼭 맞추자는 생각으로 공부했어요.. 기출 응용모의고사 풀면서 틀린 문제 정리하는 공부가 재미도 있고 효율적이었어요. 국어는 단원별 기출푸는건 저에겐 안맞았어요. 재미가 없더라고요.
@빈수레 감사합니다 그럼 문법하고 한자공부는 따로 안하고 이재현 교재보면서 기출 응용모의고사 풀었다는 말씀이신거죠? 지금 윤혜정강의듣고 있습니다 수레님이 하신것 처럼 공부하는중 입니다
@나른해진 공부를 재미있게 디자인하는 것도 능력인거 같습니다. 모의고사 많이 푸시고, 많이 틀려보시구... 길을 찾아가세요... 꿈 이루시길 바랍니다^^
현직경찰관입니다!
상담하고싶은데
쪽지한번주실수있나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1.22 15:19
경찰관 일하면서 준비하는게 어렵겠죠?
7급 시험이 엄청어렵다고들었는데..
국어 행정법 교정학 헌법은 아예처음이고
국사도 거의 초보수준
영어는 자격시험이라고들었네요ㅜㅜ
@태조 절실함이 없으면 힘들 듯 해요. 전 절실하기도 했고, 공부하는게 재미있었습니다.^^ 시험으로 승부를 가린다는 짜릿함 같은거도 있고요. 취미라 생각하고 재미있게 공부했어요. 형법 형소법이 되어 있으면 교정학은 그리 어렵지 않고, 법과목 접근하긴 괜찮을겁니다~~
@빈수레 감사합니다
객관식이기도하니
한번결심먹고나서
공부해볼까고려중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1.24 10:10
수레님 17년 영어가 토익 대체 될경우
컷이 많이 오르겠죠?
경쟁률은 어떨지?
컷은 더 떨어질수도 있습니다. 영어가 빠지면 타과목 난이도는 엄청 올라갈겁니다. 올해 7급이 전초전 이었죠. 많이 어려웠습니다. 법과목이 전략과목이신 분들 합격률이 오르고 현직합격 비율도 오를 듯 합니다. 분명한 것은 일행과 차이가 줄어들꺼예요~~ 하지만 이런 경우의 수를 따지고 경쟁률을 다 고려하는 기저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일겁니다. 저도 그랬고요. 그러면 벌써 눈싸움에서 지는 겁니다. 이미 진 승부입니다. '7급 뭐 그게 대단한 거야? 개나 소나 셤 다 봐서 경쟁률만 높나보네!' 이정도 자신감은 있어야 합니다. 세상 모든일이 그러하듯이...
@빈수레 경찰관일을 하면서 병행하려면
가장 효율적방법이 문제풀이위주의
학습일까요?.?
객관식이고 컷이 낮다해도
어렵다니 걱정이네요
@빈수레 빈수레님..상담좀ㅜ
@빈수레 제가 염려하던 부분을 정확히 짚어 주셨네요..한가지만 여쭐게요.7급에 올인하셨나요? 9급이라도 붙음 간다...이런 생각이셨나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04 13:20
법령집을 못찾겠어요
국사와 국어는 ebs 강좌 들으신거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강좌인지 갈켜주세요
한국사는 최태성강사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국어때문에 고민이네요 ㅠ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좋은 방법 배워갑니다.^^
면접에 관해서 상담가능하신가요?
감사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09.22 18:3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09.22 18:43
오전에 시험보고 오후에 강의하러 갔어요. 시험일이 여름방학기간이라 스케줄 조정이 어렵지않았던거 같습니다. 체력시험 볼땐, 오전에 시험보고 오후에 강의했어요~ 강의는 합격하고 연수원 들어가기 한달전까지 했던거 같네요. 먹고 살아야해서... 늦은 나이지만 들어오면 좋아요. 합격하시면 연락한번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