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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내리꽂히는 날이 늘었습니다. 첫 ‘폭염주의보’를 들었습니다. 슬슬 여름휴가가 떠오릅니다.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고민을 할 때가 다가온 겁니다. 작년 말부터 하도 어깨를 움츠렸더니 올해는 여유롭게 마음과 몸을 내려놓고픈 생각이 간절합니다. ‘알뜰한 휴테크’라면 더 좋겠죠? 그래서 여기저기 바지런히 ‘돌아다니는’〈미즈내일〉 리포터들이 머리를 모았습니다. 이른바 ‘기쁨 두 배 여행지 추천 프로젝트’입니다. 가기 전 준비 과정의 설렘을 만끽하고픈 분이 아니라면 쏠쏠한 정보가 될 것입니다. 그럼 대한민국 대표 휴가지로 출발합니다~. 진행|손정미 기자 jmsh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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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 전북 진안군 마이산과 데미샘_ 산 첩첩 물 겹겹 속 아름다운 휴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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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는 더위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시간. 산과 물이 어우러진 곳에서 푹 쉬었다 왔으면 하는 우리 가족 눈에 쏙 들어온 곳은 전북 진안이다. 말 귀처럼 쫑긋한 봉우리 두 개가 장관인 마이산과 남도의 젖줄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 이 두 곳만으로도 여름휴가지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마이산의 명물인 탑사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볼거리다. 크고 작은 돌탑 80여 개는 1800년대 후반, 이갑용 처사가 혼자 쌓았다고 알려졌는데, 어른 키의 세 배에 이르는 것도 있어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온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100년이 넘은 돌탑들이 거센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남부주차장에서 탑사까지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어린아이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백운면 신암리에 위치한 데미샘은 남해까지 흘러드는 섬진강의 발원지다. ‘데미’는 봉우리를 뜻하는 ‘더미’에서 온 말. 마을 주민들은 샘 동쪽의 작은 봉우리를 섬진강에서 천상으로 올라가는 봉우리란 뜻의 ‘천상데미’라고 부르는데, 데미샘이란 이름이 여기에서 유래됐다. 비포장도로가 끝나는 곳에 있는 팔선정 정자부터 데미샘까지 오르는 길은 자연의 모습이 오롯이 보존된 청정지대. 물소리를 따라 걸으며 하늘을 덮은 울창한 숲을 향해 크게 심호흡을 하면 몸 안의 독소가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달고 시원한 샘물로 목을 축이고, 계곡 물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달콤한 휴식. 아이들은 돌멩이를 모아 댐을 쌓기도 하고, 신나게 물장구를 치기면서 재미있게 논다. 수박, 참외, 자두 등 간식으로 먹을 과일과 물놀이에 쓸 물총을 준비하면 더 신나게 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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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혜원 리포터 pinepole@naver.com 사진 제공|진안군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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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2 전남 완도군 청산도_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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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도(靑山島) 푸른 바다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 매개는 TV 오락 프로그램 〈세바퀴〉다. 개그맨 전유성씨가 돌발 전화 퀴즈 코너에서 “요즘 청산도에 머물고 있다”고 근황을 얘기한 것. 시시껄렁한 말장난에 빠져 있던 나는 푸른 바다가 보이는 언덕으로 순간 이동했다. 몇 년 전, 남편과 호젓하게 떠난 청산도 휴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살면서 가장 행복하게 쪽빛 바다를 감상한, 내 생에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전라남도 완도군에 자리한 청산도는 이름처럼 참 예쁜 섬이다. 자연경관이 유난히 아름다워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데다, 예부터 ‘청산여수’라 불리며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섬을 둘러보는 방법은 자동차를 이용하거나 도내 택시를 빌리는 것. 선박에 자동차를 싣는 비용이 약 2만5천 원(편도), 택시 관광이 2시간에 5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비슷한 비용으로 섬을 구경하는 셈이다. 하지만 청산도를 온전히 만끽하고 싶다면 역시 마을버스와 두 다리가 제격이다. 간간이 운행되는 버스 때문에 시간적 틈새가 많지만 아쉬울 것은 없다. 모처럼 천천히 걸으면서 느리게 흘러가는 청산도와 만나면 되니까. 중간중간 마을버스를 곁들인다면, 혹은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인 당리마을을 중심으로 둘러본다면 청산도 여행은 한나절이면 충분하다. 우리 부부가 청산도를 여행하면서 가장 사랑한 장소는 〈서편제〉 촬영지 인근의 언덕. U자형 해안 너머로 쪽빛 바다가 끝없이 펼쳐졌다. 그 광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소나무 그늘에서 멍하니 한 시간이나 앉아 있었다. 평소 수다스럽기로 유명한 내가 말이다. 계단식 논과 그 사이로 조성된 뱀길도 인상적이다. 청산도 주민들은 산비탈을 깎아 평지를 만든 뒤 물을 가두어 논농사를 짓는다. 일명 구들장 논. 이런 계단식 논에 저녁 햇살이 조금씩 떨어지면 자연과 인간이 공동으로 만들어낸 청산도의 ‘장관’이 펼쳐진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물이 부족한 섬 사람들의 치열한 생존 방식이 이방인에겐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셈이다. 사실 이 두 장소만 제대로 만끽해도 청산도행은 성공이다. 청산도 여행은 되도록 숙박지를 정해 묶는 게 좋다. 이른 새벽의 바닷가 산책, 햇살이 비추는 쪽빛 바다, 저녁노을이 비친 계단식 논을 모두 즐기고 싶다면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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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3 강원도 횡성 숲체원_ 그 숲에 가면 휴식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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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지던 터라 휴가만큼은 좋은 구경이나 물놀이보다 푹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우리 가족이 찍은 곳은 숲체원. 다른 휴양림은 예약도 쉽지 않고, 펜션을 예약하자니 바가지요금이 기승을 부리던 터였는데 녹색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성수기에도 저렴한 비용으로 예약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청태산의 질 좋은 숲과 잘 관리된 시설이 두루 만족스러웠다. 이곳의 매력은 서늘하고, 고도가 높아 모기가 없다는 점. 연일 열대야 때문에 이불을 걷어차도 가시지 않는 후텁지근한 잠자리에 지쳤는데, 이곳은 에어컨을 켜놓고 두툼한 이불을 덮고 자는 것 같은 호사랄까? 폭신하고 뽀송뽀송한 이불에 닿는 촉감이 그만, 최고의 수면 환경을 선사한다. ‘모기와는 절대 한 지붕 아래 잘 수 없다’며 매일 밤 모기와 전쟁을 치르던 남편도 모처럼 두 다리 쭉 뻗고 숙면을 취할 수 있었으니, 이것만으로도 보약이다. 또 식사 쿠폰만 끊으면 뭐 해 먹을까 걱정할 필요 없이 식사가 해결되니, 주부 입장에서는 천국이 따로 없다. ‘치유의 숲’에서 조용히 몸과 마음을 쉬다 오고 싶은 사람에게 우리 가족의 완소 여행지 ‘숲체원’을 추천한다.
숲체원 Point 1_ 한여름 밤, 별들의 향연에 취해보시라! 공기가 얼마나 좋은지는 밤하늘 반딧불이를 보면 알 수 있다. 광고나 영화에서 본 것처럼 꽁지에 노란 불빛을 달고 날아다닐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냥 반짝거리는 벌레랄까? 산이라 주변이 워낙 깜깜해 반딧불이뿐만 아니라, 하늘을 뚫을 듯 높이 솟은 밤하늘 별자리에 빨려들 것 같다. 두 딸과 우리 부부는 숙소 앞 발코니에 종이 박스, 그 위에 돗자리와 담요를 한 번 더 깔고 누워 두툼한 이불을 덮고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잠깐 한눈파는 새 지나가서 못 봤는데 남편과 딸은 유성도 보았다니 얼마나 신기한 경험인가?
숲체원 Point 2_ 치유의 숲, 세포가 살아나는 느낌 신록이 하늘을 가린 숲속 그늘 한가운데 서 있으면, 온몸의 세포가 다 살아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숲체원은 산꼭대기까지 나무 데크로 만든 길이 있어, 등산화를 준비하지 않아도 아이들과 정상까지 갔다 오는 데 무리가 없다. 올라가는 길에 다람쥐도 보고, 나무들의 생태도 관찰할 수 있다. 원하면 숲 체험 전문 강사의 설명도 들을 수 있다. 관찰력 있는 사람이라면 산 아래 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발견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졸졸 흐르는 맑은 물은 산에서 발견할 수 있는 보물. 아이들은 올챙이라도 발견할까 연신 물속을 살피고, 어른들은 주변에 둘러앉아 얘기 나누다 보면 추위마저 느낀다. 숲체원에 있는 동안 땀 한 방울 흘릴 일이 없으니, 끈끈한 날씨가 딱 질색인 내게는 이만한 피서지가 없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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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강현정 리포터 sabbuni@naver.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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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4 제주도 카텔 패키지로 다녀오기 _ 잠은 럭셔리하게, 체험은 리얼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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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홍콩, 발리… 돈이 없으면 생빚을 내어서라도 여름휴가만큼은 꼭 가고 싶은 곳을 고집하던 우리 부부. 패키지는 절대 사절! ‘모험’을 찾아 떠나는 우리끼리 자유 여행을 고수했다. 여섯 살 아들 녀석이 태어나기 전만 해도 말이다. 그 녀석이 태어난 뒤 우리의 여행 기준은 ‘안전’과 ‘체험’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아이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지, 눈요기 대신 눈높이 리얼 체험이 가능한지가 중요했다. 지난 여름 여러 조건을 따져본 뒤 선택한 곳은 제주롯데호텔 카텔 패키지. 제주가 어떤 곳인가! 구름빵 만들러 비행기도 타보고, 찰랑찰랑 섬을 향해 배도 타보고, 바다 속 친구 만나러 잠수함 타보고, 말을 타고 낮은 들판도 달릴 수 있고… 그야말로 1년 치 유아용 체험 묶음 지대다. 목적지를 제주로 정한 뒤, 숙박은 안전하고 편안한 숙식을 위해 호텔을 고집하되 저렴한 방법을 찾았다. 빡빡한 가정 경제를 고려해 그간 출장으로 쌓은 마일리지로 세 식구 항공권을 구입, 렌터카와 호텔 숙박만 부담하는 ‘카텔’이 제격이었다. 특히 제주롯데호텔은 실내외 수영장이 있어 아이가 (아빠와) 실컷 물놀이도 할 수 있고, 아기자기한 야외 정원, 넓은 룸 등이 가족이 묶기에 안성맞춤이다. 예약을 서둘러 널찍한 베란다가 딸린 패밀리룸으로 업그레이드 서비스까지 받으니 OK! 일찌감치 2박 3일 패키지를 추가 비용을 부담해 4박 5일로 늘려놓고, 매일 2가지씩 체험 일정을 짰다. 여행사 홈페이지에 가면 다양한 체험이 소개되고, 예약시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열기구 체험을 못 한 게 유일한 아쉬움. 4박 5일 여행을 마친 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아이에게 물었다. “제주도에서 뭐가 제일 재밌었어?” 한참을 생각하던 녀석 왈, “엄마, 어떡하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 우리 다시 가야겠는걸?” 그 뒤 두 달 동안 아들은 가는 곳마다 제주 여행을 자랑하고 다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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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문영애 리포터 happymoon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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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5 강원도 영월 _ 래프팅, 등산, 레일바이크… 강원도의 유쾌한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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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 무렵, 좀 늦은 휴가를 떠났다. 우연히 TV에서 강원도 폐광을 이용한 레일바이크 타는 장면을 보았다. 그 생소함이 궁금해 우리 가족의 여행지로 결정했다. 일정은 2박 3일, 베이스캠프는 영월에 두었다. 우리 가족이 처음 가는 장소라 숙박지가 가장 걱정이었다. 영월 홈페이지에 소개된 펜션에 예약했다. 일종의 모험이었는데, 결과는 좋았다. 황토방도 있고 캠프파이어, 바비큐 모두 가능했다. 거창한 시설은 아니지만 먹고 쉬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특히 산 중턱에 자리 잡아 삼림욕장 같은 분위기에 더위를 잊을 만큼 시원했다. 다만 숙소에 들어가면 편의 시설이 없고, 다시 나오려면 한참 걸리니 들어가기 전에 먹을거리를 여유 있게 준비해야 한다. 강원도에는 이런 숙소가 많으니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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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유병아 리포터 bayou84@naver.com 사진 제공|영월군청·정선군청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