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인 친구에게 보내는 [바람의 노래]
♪ 살면서 듣게 될까 ♬
♩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
친구야, 어느 날 문득 나를 이세상에 점지해주신 삼신할미가 찾아와서는
남의 일 같던 '환갑(還甲)'이라는 나이를 대문간에 붙여 두고 훌쩍 떠나가시니
내 입에서는 나도 몰래 “아니 벌써”라는 노래 가사만 나오고
무언가 허전한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단다.
1963년 우주의 섭리 그대로 전쟁통에 살아남은 우리네 부모님들께서 악착같이 살아내면서
먹을 것도 부족한 시기에 기운도 참 좋으시지
미래의 희망이라는 주문아래 대량생산한 베이비붐세대의 마지막 문고리를 잡고 태어난 우리들
63토끼띠 친구들.
태어나기 전부터 아버님의 정자들의 경쟁에서 살아남았기에
격동의 세월 고된 삶이 이어지고 당연히 남들과 더 많이 부대끼면서도
잘 견뎌낸 친구들에게 그 흔한 훈장하나는 못달아줄 망정
‘부모 봉양 마지막세대, 자녀들이 부양하는 않는 첫 세대’라는 씁쓸한 타이틀만 쥐어 받으니
역시 우리는 봉사와 희생을 타고난 운명인가부다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냐?. ㅎ
<여담으로 계묘(癸卯)년 천간의 계(癸)는 물의 음기가 강하고 지지 토끼 묘(卯)도 음의 기운이라 우리들은 남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천운 인가벼 ^^;>
우짰든 오줌 누고 모 볼시간도 없이 달려왔는데 벌써 환갑이라네?
환갑이면 뭐 이순(耳順)이라고 귀가 순해져서 남의 말이 잘 들리나?
이병철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준 휘호처럼 경청(敬聽)을 공감할수있을까?
나의 눈은 나뭇잎 뒤, 돌 틈사이에 있는 우주를 볼 수 있을만큼 밝아졌고?
나의 귀는 이제 바람의 노래를 이해할까?
알 수 없다!
내가 아는 건 오직 내가 아직은 욕심 많고 고집세고 어리석다는 것뿐,
아무 것도 지금은 알 수가 없다. 젠장 허전하다 허전해~ ^^;
♬ 세월가면 그때는 알게 될까 ♪
♩ 꽃이 지는 이유를 ♬
1963년에 우리는 태어나고 세계 최고의 권력자인 캐네디는 흉탄에 스러져갔지
꽃은 지게 마련인데 지는 꽃은 소멸이 아니라 미래의 약속이라는 열매를 낳게 된다고한다.
우리도 그동안 우리 안에 피었을 수많은 꽃들을 애써 지워가며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어 놓았는지 생각해보자 친구야
63토끼인 우리와 괘를 같이 하는 한국이라는 나라는 가장 짧은 기간 동안에
전후 피폐한 불모지에서 세계 10대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위치에까지 오른 만큼
찬란하고 엄청난 것 들을 이루어 냈지만 주마간산(走馬看山), 우리가 본 풍경들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만화경속의 이미지 마냥 어지러울뿐 너무 정신없어 가슴속에 담아둘
여유조차 없었던 것 같다.
무엇이 이루어지고 어떤 열매를 맺었는지 공치사하고 싶지 않기도하고
어쨋든 우리는 망가지지 않고 이 시점까지 왔다는 것 만으로도 63년생 우리는 참 잘했다고,
대견하다고, 내 자신과 우리 친구들을 서로 칭찬해줄 수 있는 시간쯤 이제는 가져도 되지 않을까?
나를 떠난 사람들과 ♬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
♬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 어느 곳으로 가는가 ♬
친구야
지금 나는 적지 않은 사건들로 매듭지어진 내 시간의 실타래를
한번쯤은 돌아보아야 할 시점이기에 지나간 과거를 잘 헤아려 갈무리해 두어야겠다 생각을 했단다.
재갈 물려 마차 끄는 말처럼 전국을 누비었을, 혹은 멍에 쓴 황소처럼 갖은 일을 다해봤을
우리 친구들에게도 가족을 비롯한 수많은 인연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추억의 화단에는 영원히 지지 않는 꽃 같은 인연과 이제는 삭아서 거름이 된 큰 아픔도 있을 것이고
언젠가 움틀 교훈이 된 소중한 기억도 각자의 발생일과 명패를 달고 뿌리내려 있겠지..
덜어내도 마르지 않는 화수분 같은 그 추억이 나를 키워주고 안식을 준 나만의 보물임을 인정하면서
우리는 이제 기꺼운 마음으로 '고마웠다'는 '사랑한다'는 감사의 팻말을
새로 써서 박아 두기로하자.
그리고 얼마나 더 많은 인연이 새롭게 찾아올지는 몰라도 마음의 창문을 열어 곱게 단장한
나의 화단으로 초대한다면 그 또한 쉽사리 향기로운 인연이 되리라는 것도 믿어 의심치말자
왜냐하면 우리는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넉넉한 63클럽 친구들이니까
♬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
♪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
♩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
♬ 비켜갈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
석학 김형석 박사님(103세)께서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나이를 60이라고 하셨다지?
설익어 용심만 가득한 2,30대보다 정신없이 바삐산 4,50대보다 세상의 신맛 단맛 다보고
비로서 나를 바로 보면서 새롭게 나아갈 수 있는 나이가 60이라하셨지
아,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얼마나 심장을 뛰게 하고 아드레날린을 분비 시키는 짜릿한 일이냐.
우리에게 환갑이란 그런걸꺼야
이제는 체력은 떨어지고 얼굴살 뱃살 쳐져도 괜찮아
혼자 가는 것 아니자나 친구들과 함께하니 더 멀리 갈수 있다자나.
물론 늙은 독수리가 살기위해서는 낡은 부리를 바위에 부딛쳐 깨뜨리듯
새롭게 환골(換骨)해야 하고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뱀처럼 낡은 껍데기를 벗어버리는
탈태(奪胎)를 각오해야겠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방식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틀렸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새롭게 겸허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을꺼야. ‘꼰대탈출’ 인거지 . ㅎ ^^;
친구들아 같이 가자. 웃으면서 손잡고 가자.
힘들꺼지만 괜찮아 다 경험해 본거 잖아?.ㅎ
지금까지 잘해왔으니까 우리 앞으로도 잘할 꺼야
♩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
♬ 나는 이세상 모든것들을 사랑하겠네 ♪♬♩
사랑한다 친구야~ 이 시점에 꼭 너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다.
어려운 세상살아가기에 큰힘이 되는 친구
잘 표현하진 못해도 내 안에 너의 모습이 있고 너 또한 나의 용렬한 못난 점들을 담아주었으니
고맙고 더 이상 부끄러울 것도 없다.
새롭게 출발하는 한갑자도 우리 함께 가자.
혹여 몸이 삐끗하여 잘은 못 걷더라도 부지런히 따라 갈 테니
그늘진 나무 밑 냇물이 흐르는 곳에서는 쉬었다 가자
‘냇물이 호수를 만나면 바삐 가고 싶어도 쉬었다 가야하고 호수가 다 차면 머물려 해도 가야 하는’
이치를 되새겨보자
지천에 널린 풀꽃도 다시 보자 너의 눈으로 본 세상도 함께 나눠보고 싶어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내가 잡초 되기 싫으니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이채-”
잘 들리지 않아도 맑은 세상, 잘 보이지 않아도 밝은 세상, 빨리 가지 않아도 풍족한 세상
보일러처럼 화끈하지 않아도 손녹일 수 있는 화롯불이면 족한 세상을 우리 함께 알아보자
그리고 우리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겠지? 관리 잘하자 친구야~~~ ^^*
생일 잔치가 얼마 안남았네?
우리는 험한 세상 함께 살아왔으니 서로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 줄 잘 알꺼야
우리끼리 격려해주자, 잘 살아왔으니 모여서 같이 기뻐하고 한껏 축하해주자
우리들, 63클럽 토끼들 쫌 멋진 눔들 아니냐? 그렇지 인정? ㅋㅋ
잔치 때 보자~ 친구야 ♡♡♡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수가 없네
내가 아는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보다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수 없다는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세상 모든것들을 사랑하겠네
보다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수 없다는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세상 모든것들을 사랑하겠네
나는 이세상 모든것들을 사랑하겠네
이세상 모든것들을 사랑하겠네.-끝
-환갑인 친구에게 정철이가 ♡ -
첫댓글 나의 우리의 뇌속에 자리잡고 있는 보석같은 정철아~♡
주옥같은 고운글 고마웡
우리는 항상 기록이 아닌 기억으로 남아있을꺼야~^^*
좋은 글 고마워~♡
정철 친구님 글을읽다보니 지난일들이 스쳐지나가네요~~
항상 😊 경쾌하게 웃던 친구
생일잔칫날 건강한모습으로 만나~~🤩
세상과 맞서기도 타협하기도하면서 치열하게 살아왔을 우리 친구들. 남은 인생 편안하며 즐겁게 살아봅시다.
인생은 60부터~~ 홧팅 !!
정철 고마워~
이른아침 풍경 좋은곳에서 정철 칭구의 글 너무 마음에 와 닿아 두번이나 읽었네...
어찌 이렇게 표현을 잘 하누~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내가 잡초 되기 싫으니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이채-”
이부분도 넘 좋다ㅎ
내 마음속 섭섭했던 칭구에게 안부 전화 먼저 해야겠어~~~
베리 굿~!! ㅎㅎ
아주. 좋은 말슴
어찌이리 구구절절 값진글만 지어 올렸을까 ^^
보석같은 글이다
잘보고 간다
소설 한편 읽었네~~휴
마음의 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