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막기(阴宅解煞:음택해살)
집필자
황경순(黃慶順)
정의
산소에 손을 댄 결과 집안에 우환에 생겼다고 믿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하는 제의.
이를 산바람막기, 산신바람막기, 산소탈막기, 산탈막기, 산소동토막기 등으로 불린다.
내용
산바람이 난 것은 그냥 두어야 될 해에 산일을 한 경우 자손에게 큰 탈이 나는 것을 말한다.
산소를 없애거나 이장하는 일,
석물이나 축대를 세우는 일,
산소 주변의 나무를 베거나 떼를 입히는 일,
산소 주변에 길을 내는 행위도 산바람에 해당한다.
산소 주위의 토지 개발로 산소를 옮겨야 하거나 집안에 우환이나 풍파가 일어난 경우에는
지관이나 무속인에게 묏자리에 이상이 있는지를 물어서 산소를 옮긴다.
조상이 꿈에 자주 나타나거나 가족의 몸이 좋지 않을 때에도 무속인을 찾아가 이장을 한다.
무당이 집안에 어떠한 연고가 있는지 신령에게 물어 보아 산바람이 원인이라는 점괘가 나오면
산소에 가서 왜 이런 탈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하고 나서 굿당에 와서 굿을 한다.
또는 산신에게 산신제를 올린다.
집에서 굿을 할 경우에는 부정거리-조상거리-서낭거리-해원거리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신명대로 모든 신을 불러 조상신들이 노한 것을 풀어준다.
후손이 산소를 잘못 만져서 탈이 난 것이기 때문에 이날은 조상들을 잘 놀려야 한다.
조상들의 한을 이렇게 풀어 주는 것을 ‘산바람 막는다’라고 한다.
지역사례
충청남도 연기군 조치원읍의 김진환 법사는 묘의 좌향과 조상의 운 및 자손의 운이 닿지 않았을 때
묘를 손보면 산소탈이 난다고 한다.
산소탈도 산소에 동토가 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싫은 물건을 함부로 산소에 놓아 두어서
그 자손이 아픈 경우가 많다고 여긴다.
특히 시신을 이장하거나 석물의 좌향을 옮기거나 새 석물을 옮겨다 놓았을 경우에도 탈이 난다.
이때에는 동토경을 읽지 않고 조상축원을 해서 탈난 것을 풀어준다.
산소탈이 나면 묘 앞에 제물을 차려 놓고 탈을 잡아야 한다.
묘 앞에서 조상 축원을 하기에 앞서 묘도 산의 일부이므로 산제를 지내야 한다.
산제에는 산신께 묘에 가서 제를 지낼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는 의미가 있다.
제물로는 산신시루, 삼색실과, 술 등을 마련한다.
제물의 종류는 법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산신 앞에서 산신경을 잃고 난 뒤에 탈이 난 조상의 묘로 향한다.
산소 앞에 성묘하는 것과 동일하게 제물을 올리고 조상 축원을 한다.
전라남도 장성군에서는 산소탈이 났다고 표현한다.
묘에 말썽이 생겨서 집안이 좋지 않을 경우 묘에 가서 고를 풀고 굿을 한다.
점사(占事)를 봐서 산에 탈이 난 사람이면 보살 눈에 산이 보인다고 한다.
즉 산소가 잘못됐다고 나온다.
산에서 물이 내려오는 곳에 묘소를 쓰면 자손이 미치거나 죽는 등 환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물이 나오는 곳은 피해야 하며 묘를 쓴 경우 옮겨야 된다고 한다.
묘를 옮길 때는 산신에게 음식을 차려서 잘못을 고한다.
충청남도 공주지역에서는 산화바람막기, 산소탈, 산신동토라고 하면서
조상의 묘소를 새로 만들거나 수리를 한 뒤에 탈이 난다고 믿는다.
이를 ‘산화(山禍)바람’, 흔히 ‘묘탈’이라고도 한다.
묘소의 주인인 조상이 탈을 일으킨 경우를 말한다.
대개 새로 묘를 썼거나 밀례[緬禮]를 했거나 석물(石物)을 세웠거나
학이나 꿩 혈에 무거운 석물을 놓은 경우에 발생한다.
학이나 꿩은 날아다니는 짐승인데 그 날개를 무겁게 눌렀으니 탈이 나는 것이다.
병굿을 하면서 댓공사를 할 때 산화바람인가를 물어서 그렇다고 하면 다음과 같이 한다.
먼저 묘소 뒤편에서 산신제를 지낸다. 삼색실과, 시루떡, 불고기 한 그릇, 옥수, 술 등을 바친다.
그 앞에서 부정을 치고 육개주를 열며 태을보신경과 산왕대신경을 왼다.
산왕대신경은 흔히 산신경, 산왕경이라고 부른다.
조상의 탈을 다스리려면 묘소의 주인인 사신에게 인사를 드려야 한다.
산신제를 마친 뒤에는 조상의 묘소 앞으로 가서 조상상을 마련한다.
기제사를 지내듯이 떡, 불고기, 나물, 과일, 조기 등을 올린다.
묘소가 쌍분이라면 두 분을 위하고, 단묘라면 한 분만을 위해 상차림을 한다.
이때 상 옆에는 그날 치성의 대상이 되는 조상의 옷을 가지런히 펼쳐 둔다.
그 앞에서는 부정경-육개주-태을보신경을 외고 이어 좋은 곳으로 가라고
선망조상과 후망조상을 위해 조상해원(조상축원)을 곁들인다.
마지막에는 명당경을 왼다.
치성을 마친 뒤에는 제물을 산신당과 묘소 주변에 조금씩 떼어 놓고, 남은 것은 모두 땅에 묻는다.
일반적인 산치성과 달리 산화바람으로 산신제를 지낸 경우에는 제물을 다시 집 안으로 가져가지 않는다.
참고문헌
한국의 가정신앙-충남 (국립문화재연구소, 2006) 한국의 가정신앙-전남 (국립문화재연구소, 2008)
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