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집을 가고 난 이듬해 아버지는 사고로 세상을 별거하셨다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마다 숨었던 다락 어떤 날, 몹시 화가 난 호통에 숨어 울었던 다락에 나무상자가 있었다 친정에 올 때마다 다락을 보면 무서운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이 났다 기둥 틈새에 숨어 사는 거미를 눈물 가득한 눈으로 보았다
읍내에 새 집으로 이사하고 낡은 것들을 버리고 없앴는데 엄마의 방에 화장대로 쓰이고 있었다 나무상자는 할아버지께서 물려 주신 것으로 근심과 슬픈 일이 생길 때마다 나무상자를 닦고 또 닦으시며 열리지 않는 상자 속을 들여다보시곤 한숨을 길게 내쉬다가도 얼른 닫곤 하셨다 멍하니 바라보는 그 속에는 미처 꺼낼 수 없는 아쉬움과 그 한 곳을 바라보는 기쁨이 있었다
나는 열쇠가 필요했다 한사코 꺼내지 않는 비밀 사정해도 주지 않는 열쇠 은곳대를 물고 있는 잉어 자물통을 열어줄 올케 언니에게 봐 둔 목걸이를 사러 가자고 해야겠다
첫댓글 김영숙 시인님 평창신문 게재 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
곽위원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 🧡
축하 합니다 홍보 위원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