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내 스스로 간 것은 아니고 회사에서 의무적으로 해야만 하는 1박2일 봉사활동으로 두 번 째 음성 꽃동네를 찾았다.
몇 년 전에 비해서는 그 규모가 많이 달라졌지만.
숙소의 구멍난 방충망을 꿰메어 사용하는 거며, 춥지않을 만큼 보일러를 때는 거며...알뜰 검소하기는 그 때나 마찬가지다.
부잣집 아들 최귀동이 일제시대를 맞으면서 집안이 망하고, 징용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음성 무극천 다리밑에 거적을 치고 거지로 살던 그가, 함께사는 움직일 수 없는 거지들을 위해 밥을 얻어다 먹이기를 40년...
최귀동 할아버지는 오웅진 신부를 만났고, 그 때 오 신부님이 "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 임을 깨닫고 가지고 있던 1,300 원을 털어 시작된 꽃동네..
토요일 9시 40분에 도착하여 꽃동네 교육을 받고 천사의집에 배정이 되어 도착하니 주방일을 하던 아주머니한분이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모든 분들의 얼굴이 환하다.
천사의 집이라고 해서 어린 유아들이 있는 줄 알았는데 천사들은 없고 중증장애인들이 많이 있었다
150 여 명의 식사를 위해 쌀 씼고, 설거지하고, 마른 고추다듬기등 식당봉사...
( 여기는 장애인들이라서 저녁을 무지 일찍 먹고 아침도 무지 일찍 먹는다.)
저녁 4시30분에 배식을 마치고 3층으로올라갔다.
주님의 마음으로 봉사에 참여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이런일이 처음이 아닌데..
오늘의 이 방의 모습은 "오~ 주님, 지옥에 가면 이 정도일까요?" 하는 마음속의 탄식에 가까운 기도가 절로 나왔다..
동료직원들이 한 사람씩 맡아 식사를 주고 양치질을 해 주었는데..흘리고.. 쏟고.. 뱉고..
끊에 매달려 있는분..온몸이 뒤틀려있는분 ..배가 터질지경인데도 계속 먹을 것을 달라고 하는 분..각자의 다른 곳을 향한 촛점흐린 검은 눈동자...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분..정신없이 눈을 감고 의자에 앉아서 밥을 물고 잠만 자는 분 .. 마스크만 입에 쓰고 집착하는 분...손잡이근처를 떠날 수 없어 그 밑에 누어있는분..끝방에서는 젊은 봉사자들이 대변을 손가락으로 파내고 있다...
방과 거실이 통해있는 3층에는 어림잡아 30~40명은 될것같은데..기아와 SK의 한국시리즈 야구게임은 아무도 보는 이가 없다.
이런 곳에도 역시 몇 년을 봉사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그 분들이 천사이다..
실비를 받겠지만 소명감이 없이는 하루도 할 수 없는 일....
잠시 틈을내어 봉사자 중 한 분과 이야기 할 시간이 있었다..
그 분은 익산에있는 어느 중학교 선생님이신데..매 월 한 번(1박2일)씩 학생들을 데리고 봉사 온다고 했다.
이 번에도 4명이 함께 왔단다..
벌써 16년째라고...
근데 보람있는 것은 사회에나간 제자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중학교때 선생님과 함께 음성 꽃동네 봉사활동했던것" 이 가장 보람있었다고 고백 한단다...
참 좋은 선생님 같다.
온 가족이 함께 오신 분도 있고..
암튼, 봉사자들의 발걸음이 끊어지지 않는다고 하니 이 세상은 아직도 희망이 있어 보인다..
맨날 뉴스를 보면 사회가 어둠속을 향하여 질주하는 것만 같았는데..
이런 곳을 통하여 작은 불빛으로 이사회를 밝게 해 나가고있음을 확인하면서 나는 작은 희망을 보았다..
주일 오후6시가 되어서야 안동에 도착했다.
오늘 나는 안동두레식구들과함께 살아있는 예배를 드린것 같다..
첫댓글 아름다운 봉사의 시간이 있었군요 거기에 있는 장애인들도 누군가 돌봐야 할 우리와 같은 사람들인데----정상적인 신체를 갖고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함께 돕고 봉사할 수 있는 날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원합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으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꼈으리라 추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