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전·월세대책 약발 먹히나…부산 아파트값 기지개
매매가 전주보다 0.02% 올라, 사하구 주도 2주 연속 상승세
- 8·28대책과 성수기 맞물리면서
- 오름세 이유 전문가 분석 엇갈려
- 일시적 현상인지 좀더 지켜봐야
부산지역 아파트값이 오랜 침묵을 깨고 오르기 시작했다. 소폭이지만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오름세다. 지난 4월 23일 전주보다 0.01%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8·28 부동산 대책의 효과라는 의견과 가을 이사철을 앞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 부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0.02% 상승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주 4개월 만에 0.01% 상승으로 반전된 후 2주 연속 상승세이고, 상승폭도 커졌다. 사하구가 지난주보다 0.24%나 오르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사하구의 상승률은 5개 광역시 중 상승률 상위 지역 다섯 번째 순위에 해당한다. 금정구도 소폭이지만 0.04% 상승했다. 사하구는 지난해 4월 중순 이후 하락세에 유지하다 이번에 상승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그동안 매매가격이 하락한 것에 대한 기대 심리가 시세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익비치 재건축 구역 지정 신청 영향으로 4주 연속 상승했던 수영구는 소폭(-0.03%) 하락하며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매매거래가 얼마나 활발한지를 보여주는 매매거래지수는 11.0으로 3주 연속 상승세다.
시세는 1㎡당 208만 원으로 나타났다. 구·군별로 보면 수영구가 247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강서구(243만 원) 해운대구(234만 원) 순이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는 국민은행과 달리 지난주와 비슷한 보합세를 보였다. 국민은행 조사와 달리 수영구(0.11%)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 8·28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는 측과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전망하는 측으로 의견이 갈렸다.
8·28 대책의 효과로 보는 측은 이번 대책으로 전세 수요 일부가 매매로 전환하면서 매매가격이 소폭 올랐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이 이달 말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8·28 부동산 대책의 효과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현재 응답자의 65%가 효과가 있다는 쪽에 표시했다.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8·28 부동산 대책 발표에 따른 기대 심리와 각종 실물 경제 지표가 나아지고 있다는 통계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심리가 되살아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주요 경제지표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보다 7.7%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국민총소득은 전분기보다 2.9%가 늘었다.
하지만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아직까지는 8·28 대책의 직접적인 효과라기보다는 계절적 성수기에 맞물린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시장에 대한 기대감의 반영이라는 측면에서 조금 더 지켜볼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세는 정부가 8·28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과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모두 지난주보다 0.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