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 므신 일이고? - 더덕의 약효
새벽에 신호가 왔다. 오잉! 이기 므신 일이고? 20년근 이상의 고령근 삼을 먹었거나 소고기나 마늘을 먹었을 때나 일어나는 현상이 이들을 먹지 않았는데도 웬일로?
해서 시계를 거꾸로 돌려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전날 홍천 지인에게서 구입한 깐더덕을 썰면서 맛있기에 대여섯개를 주워먹었던 것이 생각났다.
아함, 그럼 그렇지.
아닌땐 굴뚝에 연기날리가 있겠는가.
1, 성기능 개선과 혈행순환에 특효
사실 더덕의 약효는 기관지에 좋다라고 알려져있으나 내가 여러 사람들에게 임상실험을 해 본 결과 기실은 1차가 혈행순환이고 그 다음이 목이나 기관지. 폐에 좋다.
해서 여학생들이 여드럼이나 달거리로 고생하거나 남자들의 정력을 높여주는 자양강장제로서는 최고다. 이 용도라면 괜시리 비싼 산삼이나 비아그라를 사서 먹을게 아니라 값싼 질 좋은 더덕을 구입해서 먹는게 월등한 가성비가 된다.
해서 오래된 더덕주를 마시면 바로 반응이 오는 것이다.
2, 한약명으로 沙蔘인 더덕
한약명으로 沙蔘이라고도 불리는 더덕은 특유의 쌉쌀하고 향긋한 냄새와 더불어 ‘산에서 나는 고기’라 불릴 정도로 영양이 풍부하다. 1월부터 4월까지 제철인 더덕은 예로 부터 식재료를 넘어 약용으로까지 인정받아왔다.
허준이 편찬한 <동의보감>에서는 그 性이 약간 차고 맛(味)은 달고 쓰며 폐의 균형을 맞추고 폐열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더덕은 자양강장과 해독, 가래, 기침 등에 약효가 있으며, 독성이 없고, 사포닌이 포함되어 있으며 열이 있거나 특이체질에는 인삼 대용으로 사용한다.
더덕에는 인삼의 주성분인 사포닌이 많이 들어 있다. 더덕의 사포닌은 염증이나 궤양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고, 담을 없애며, 소화를 촉진한다. 특히 감기나 천식 등으로 초래하는 기관지 염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
3, 폐 건강에 좋아 기관지염, 편도선염, 인후염 등 호흡기 질환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더덕에는 이눌린 및 식이섬유와 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서 건강에 아주 이로운 식품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이눌린은 저칼로리의 다당류로 혈당 조절을 도와 ‘천연 인슐린’으로 불린다.
또한, 더덕에 포함된 다당류와 식이섬유는 장 건강에 좋으며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특히 다당류는 위에서 흡수되지 않기에 장까지 내려가서 유익균의 먹이가 되기에 대장 건강에 없어서는 안되는 당이기도 하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1) 혈행순환 및 염증제거에 탁월하다.
더덕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은 염증을 완화하는 소염작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 성분은 체내 독소와 각종 유해물질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여 염증 제거에 뛰어난 효능이 있는바,
이렇게 뛰어난 소염작용은 여드름,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은 물론 인후염과 편도선염 등 각종 염증성질환의 예방과 완화에 효과적이다.
향긋한 더덕을 맛있게 드시고 몸속 염증을 잡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다.
(2) 당뇨개선
더덕에는 천연 인슐린이라 불리는 이눌린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당뇨는 인슐린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뤄지지 않아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질환인바, 이눌린은 이런 혈당을 조절해 주고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도와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아준다.
더덕의 뛰어난 혈당조절 작용은 당뇨의 예방은 물론 개선에도 뛰어난 효능이 있다.
(3) 혈액순환 개선으로 피로회복
더덕에 풍부한 비타민 B1, 비타민 B2와 각종 미네랄 성분들은 피로를 회복하고 기력을 보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 성분들은 혈액순환을 도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에너지 생성에 도움을 준다.
또한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수험생이나 스트레스가 심한 직장인에게도 좋다.
요즘처럼 피로가 쌓이는 시기에 맛있는 더덕 반찬으로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하시길 .
(4) 체중조절
더덕은 100g 당 55kcal로 칼로리가 낮은 음식 중 하나이며,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풍부하다.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시는 분들에게 아주 좋은 식품으로 꼽힌다.
또한 더덕은 식이섬유와 무기질도 풍부하여 전반적인 장 건강을 지켜주며, 배변활동에도 큰 도움을 준다.
때문에 더덕을 적당량 꾸준히 드신다면 체중조절과 변비예방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당나라의 <제가본초>에서는 허한 기를 보강하고 심폐를 보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인삼에 버금가는 사포닌 성분이 들어있으며, 이는 과잉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심혈관 건강을 지켜주는데 도움을 주며, 면역 기능 향상에도 좋다. 또 피로회복 촉진, 갈증 해소에도 좋으며 천연 인슐린이라 불릴만큼 혈당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나 식욕을 조절해 체중 감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덕을 고를 때는 향이 진하고 뿌리가 굵고 곧게 자란 것, 주름과 잔가지가 많지 않은 것이 좋다. 구입후에는 흙이 없어질 때까지 깨끗하게 씻은 후 껍질을 벗겨 밀대로 밀거나 두들겨 요리한다.
손질한 더덕은 가급적 빨리 먹는 것이 좋으며, 구입 후 바로 먹을 수 없다면 흙이 묻은 채로 젖은 신문지에 싸서 냉장보관하면 보다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4, 謀事在人이고 成事在天이니 쓸데없이 헛욕심 부리지 마라. - 더덕과 바람둥이 崔天中
那林 李炳注의 대하소설 '바람과 구름과 비碑'라는 大河小說이 있다.
1921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난 那林 이병주는 일본 메이지대 전문부 문예과와 와세다대 불문과 재학 중 학병으로 끌려갔다. 해방 후 진주농대와 해인대(현 경남대) 교수를 거쳐 〈국제신보〉 주필 겸 편집국장으로 활발한 언론활동을 했다. 이후 5ㆍ16 때 필화사건으로 복역한 그는 1965년 월간 〈세대〉에 감옥생활의 경험을 살린 〈소설ㆍ알렉산드리아〉를 발표,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등단하였다. 그 후 1977년 장편《낙엽》과《망명의 늪》으로 한국문학작가상과 한국창작문학상을, 1984년 장편《비창》으로 한국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일제 강점기, 해방공간, 남북 이데올로기 대립, 정부 수립, 한국전쟁 등 파란만장한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그의 작가적 체험은 누구보다 우리 역사와 민족의 비극에 고뇌하게 했고, 이를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대표작으로는 《관부연락선》, 《지리산》, 《산하》, 《소설 남로당》, 《그해 5월》, 《정도전》, 《정몽주》, 《허균》, 《돌아보지 말라》 등의 장편이 있으며, 1992년에 화려한 작가생활을 마무리하고 타계했는데 그가 1978년부터 1980년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된 소설이 바로 <바람과 구름과 비> 로, 1992년 ‘기린원’에서 총 10권으로 편찬되었고 그 11년 뒤인 2003년에 ‘도서출판 들녘’에서 다시 간행되었던 대하소설이다.
(1) '새 운명을 만들어라!
운명을 읽는 자 천하를 재패할 것이다!
이씨조선 말 최강의 킹메이커들이 벌이는 왕위 쟁탈전'인 이 소설의 주인공 최천중은 경북 봉화 출신이며, 신통력을 지닌 점술사이자, 관상가이다. 사람의 운명을 알고, 좋은 운을 가진 이에게 관상으로 접근하고, 또 고관대작듵에게도 관상을 촉매로 접근하며, 왕을 낳을 여자를찾아서 다닌다.
최천중은 정신과 육체의 진정한 화합에서만 진정한 왕재가 태어날 수 있음을 생각하며 부인의 굳어져 있는 몸을 방중수로 풀어서 合宮을 가진다.
(2) 운명을 읽는 자 천하를 재패할 것이다!
민족의 명운이 바람 앞 촛불처럼 간당간당하던 이씨조선 말, 시대의 모순을 혁파할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자 치밀한 전략하에 일기당천의 인재들을 모아가는 킹메이커의 거대한 야망과 모험!!
철종 14년,
훗날 대원군이 되는 이하응이 야심을 감춘 채 장동 김문 일가의 문전을 전전하며 유랑걸식을 하고 있었던 시기. 관상사 최천중은 곧 망하게 될 조선 왕조의 왕권을 이어, 시대의 모순을 혁파하고 새로운 왕국을 세울 자식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관상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던 그는 주류의 시각으로 보면 세상으로부터 일탈한 존재이다. 화려한 언설로 권문호족의 마음을 홀려 재산을 빼돌리고, 뚜렷한 생업없이 천하를 주유하는 백수건달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화려한 언사로 권문호족의 마음을 홀려 재산을 훑어내고, 천하를 도모하고자 ‘삼전도장’이라는 근거지를 마련하여 전국의 각양각색의 인재를 모으기 시작한다. 그 첫 걸음은 자신의 사주를 바탕으로 절호의 상대를 만나 王才를 만드는 일이다. 어느 날 여주 신륵사에 불공을 드리러 온 부인을 보고 그 여인이 바로 왕재를 품을 사람임을 알아보면서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3) 역사에 조연은 없다. 모두가 저마다 인생의 주연이다.
《바람과 구름과 비碑》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 중 최천중 휘하에 모여드는 이들은 하나같이 혁명가로 될 태생적 기질을 품고 태어났다. 하룻밤 자고 나면 권력의 풍향이 뒤바뀌는 난세에 역모나 사화에 연루되어 일문이 떼 죽음을 당하면서 천재일우로 혼자 살아남았거나, 천주학 혹은 동학에 연루되어 다른 식구들은 죽고 혼자만 목숨을 부지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4) 나의 운명은 내가 지배하리라!
“덩굴나무가 아무리 컸기로소니 정자나무가 될 순 없으나, 덩굴이 정자나무를 만나기만 하면
그 정자나무를 타고 그 크기만큼은 올라갈 수 있을 것 아니겠소.
덩굴나무가 정자나무를 타고 오르듯,
나는 내가 만든 용의 꼬리를 잡고 하늘에 오를 작정이오."
주인공 최천중은 조실부모하고 외가에서 살면서 서당에 나가 공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분사회인 조선에서는 결코 출세할 수 없음을 깨닫고 그 길로 공부를 접는다.
18세 되던 해에 산수 도인을 따라가 꼬박 10년을 명산 승지를 돌아다니며 관상술과 점술을 익힌 뒤 속세로 나온 그는 나라의 기운이 쇠하고 있음을 점치고 이상 국가를 세울 계획으로 재물을 모으면서 동시에 천하의 인재와 기재들을 끌어 모은다.
최천중과 기이하고도 절박한 남녀의 인연을 맺은 뒤 그의 절대적인 조언자 겸 조력자가 된 점술가로 최천중과 인연을 맺은 뒤 그의 가장 중요한 조력자 중의 한 사람으로 활약하는 황봉련 역시 노비의 딸로 태어난 인물이다.
신통한 능력을 타고난 그녀는 운명의 박복함과 기구함을 탓하며 낙향한 뒤 점성술가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최천중과 연인이 되어 그의 꿈을 이루는 데 조력을 아끼지 않는다.
연치성도 다르지 않다. 총명하고 글공부에도 출중한 재주를 보이지만 출신 성분 탓에 견제와 질시의 대상이 되어 학문을 접는다. 중국에서 10년간 무예를 익힌 후 돌아와 무과에 응시했다가 감옥에 갇히지만 최천중의 구제로 풀려나 평생을 그의 오른팔로 살아간다.
그 외에 등장하는 소설 속 수많은 인물들은 다들 저마다의 기구한 사연을 지닌 채로 최천중의 대의에 합류되어간다. 이렇듯 주변부 인물들이 모여 세상을 뒤바꾸려는 한마음으로 일어선다는 것이 『바람과 구름과 비』의 중심 서사이다.
(5) 최천중, 그의 손바닥 위에 천하를 요리할 계획이 그려진다.
구한말 왕조의 몰락을 예견한 관상쟁이 최천중, 그는 격동하는 한말에 분연히 일어나 나라꼴을 누추하게 만들고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린 조선을 뒤엎고 이상국가를 세울 웅대한 꿈을 품는다. 조실부모하고 입신출세의 길이 막힌 천출 최천중은 처지에 비관하지 않고, 나라를 물려받아 군림할 자식을 얻기 위해 양가집 유부녀까지 겁탈하고, 마침내 왕이 될 사주 팔자를 가진 아들을 얻는다. 뭇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물을 모으고 인재를 구하는 한 사나이의 파란만장한 여로가 시작된다.
(6) "왕재가 될 자식을 가져야겠다!"
癸亥, 哲宗 14년. 장동에 살고 있는 安東金門이라 하여 장동 김문으로 불리우는 김문이 세력을 독점하고, 권문 호족은 춘흥에 취하고 백성은 춘궁에 곯아 졸고만 있는 을씨년스런 봄. 최천중은 멀지 않는 장래에 망하게 될 이 나라를 물려받아 군림할, 왕재가 될 자식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왕재를 낳을 밭을 찾는다. 그러던 중 신륵사에 머물고 있던 그에게 마침 불공을 드리러 온 왕씨 부인의 단정한 옷매무새를 보고 반하여 부인의 귀로를 뒤쫓는다.
부인의 집을 확인한 최천중은 주막에 묵으며 마을의 동정을 살핀다. 그는 관상을 보아줄 것을 핑계로 그 부인과 접할 기회를 노린다. 드디어 왕덕수의 집에서도 관상을 보아달라는 청이 들어온다. 최천중은 왕씨의 집이 전에 보아 두었던 부인의 집임을 확인한다. 그는 왕씨가 好學하여 입신 대신 책 읽는 일을 즐기는 덕 있는 사람이나 자식을 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을 알게 된다. 그러나 왕덕수의 상에서 자식 운을 읽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최천중은 곧 후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최천중은 왕재가 태어날 사주에 맞추어 잉태할 날짜를 챙겨 며칠 후 다시 왕덕수를 방문한다.
왕덕수는 자신과 시에 관한 식견을 겨룰 수 있는 최천중과 보낸 시간 때문에 그를 환영한다. 최천중은 시문을 나누며 왕씨의 마음을 산 후 중국에서 구한 귀한 술에 최면제를 섞어 먹인 후 부인의 방으로 들어간다. 최천중은 부인에게 왕재를 잉태할 운명을 말하나 부인은 임금의 어미보다 정숙한 아내이길 원한다고 말한다. 최천중은 정신과 육체의 진정한 화합에서만 진정한 왕재가 태어날 수 있음을 생각하며 부인의 굳어져 있는 몸을 달래어 방중의 비술로 여인의 마음을 열고 몸을 열어 화합에 성공한다.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최천중은 기생 여란과 대비의 사촌인 정씨 집에 들러 정계와 세간의 이야기를 모은다. 그러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세도가 김홍근과 흥선군 이하응을 찾아 관상을 보아주며 돈을 벌기도 한다. 그러나 이하응은 자신의 아들을 두고 야심을 품고 있음을 최천중이 읽고 말해주자 그를 제거하려 한다.
최천중은 장안의 인심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점쟁이들이란 사정을 파악하고 여러 점쟁이를 찾아다니던 중 황봉련과 만나게 된다. 황봉련은 억울하게 죽은 어미의 한으로 합을 행할 경우 남자를 죽이는 운명을 타고난 여인이나 이하응에게서 화를 입고 구철룡의 집으로 숨어들어 목숨을 건진 최천중을 보살펴주다 정을 통하게 된다.
최천중이 황봉련의 자태에 매력을 느껴 다가갔을 때 황봉련은 자신의 사정을 들어 거부하나 최천중 자신만은 살아남을 수 있음을 장담하고 관계를 갖게 된다. 그 후 황봉련은 최천중에게 반하여 그를 평생 섬길 것을 다짐한다. 그때 이미 황봉련의 몸은 평범한 여체가 되어 있었는데 이 또한 최천중의 힘이었다.
최천중의 큰 뜻을 전해들은 황봉련은 먼저 인재를 구함에 있어 조언을 하는데, 2만 냥이란 거금으로 억울하게 옥에 갇히게 된 유생 몇 명과 귀신 같은 무술 솜씨를 지닌 연치성을 구하고 이름을 남길 것을 권한다. 그리하여 차차 한 가지씩 최천중의 대망을 위한 준비가 하나씩 진행되기 시작한다.
(7) "큰 뜻을 이루려거든 먼저 인재를 구하고 재물을 모으시오!"
최천중은 잠시 몸도 숨기고 인재를 구하라는 황봉련에 뜻에 따라 구철룡을 데리고 그녀가 마련한 곳으로 가기 위해 한양을 떠날 채비를 한다. 떠나기 전날 밤 최천중이 구제해준 연치성이 찾아와 충성을 맹세하며 동행할 것을 청한다. 그리하여 최천중은 구철룡과 연치성을 데리고 한양을 떠난다.
휴양 중에 있던 최천중은 이웃에서 종놈을 매질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 집을 방문한다. 사유인즉 만돌이라는 종놈이 꾀를 부리며 거짓말을 일삼아 주인의 눈을 피해 놀다 들어온 것에 대한 주인의 분풀이였던 것이다. 최천중은 만돌의 그 거짓말하는 재주가 흥미로워 주인에게 돈을 주어 그를 노비 신분에서 풀어주고 유만석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최천중의 몸이 쾌차한 후 그들은 함께 여행길에 나서서 처음 들른 곳이 부안이었다. 그곳에서 자신의 땅에서 사음 노릇을 하는 송시진이 백성들에게서 갈취하여 허위로 수확량을 고한 것을 알고 그를 혼내주고 억울한 처지에 있는 심후택을 구해준 후 그를 사음으로 정한다. 그 후 송시진이 갈취했던 쌀을 다시 농민들에게 나눠주자 동네에 웃음꽃이 피게 된다. 그러자 심후택을 비롯하여 동네에서 최천중을 존경하는 이들이 그 고장에서 가장 미모가 빼어나고 참한 박숙녀를 데려와 중신을 서자 최천중은 정식 절차를 통해 혼례를 치른다. 최천중은 박숙녀와 그녀를 돌보아준 이모의 가족들을 구철룡의 인도로 한양으로 보낸 뒤 계속해서 여로에 접어든다.
(8) 왕재가 될 아들 왕문이 태어나다.
청풍에 도착한 최천중 일행은 미리 당도하여 기다리고 있던 황봉련과 재회한다. 최천중과 황봉련은 그간의 그리움을 덜어내며 서로에 대한 믿음을 확인한다. 둘은 함께 앞으로의 거사를 위한 논의를 한다.
왕씨 부인에게서 태어날 아이의 이름을 왕문으로 정한 최천중은 미원촌을 방문하기에 앞서 신륵사를 찾는다. 월산 스님이 불공드리러 온 사람들에게 관상을 보아줌이 어떻겠냐는 청에 의해 최천중은 절을 찾은 사람들의 관상을 봐준다. 그때 장수 운과 액사 운이 겹친 한 아이의 상이 괴이하여 그의 어미를 불러 아이에게 위험이 올 것을 알리고 아이를 보호할 방도를 궁리하여 둘째를 가질 것을 권한다. 그리고 그날 밤 달이 올랐을 때 산중에서 그 아이의 어미와 교합한다. 이때 잉태하게 된 아이가 홍무다.
미원촌에 들른 최천중이 왕씨 집을 찾자 최천중 덕에 후사를 보게 되었다고 믿는 왕덕수가 뛰어나와 반긴다. 왕덕수와 다시 시문을 나누던 중 드디어 왕문이 태어난다. 바로 최천중이 2년 전에 맞추어 놓은 왕의 사주, 무진월 경인일 을축시다.
(9) 야망을 가진 사나이들의 만남
흥선군이 아들을 대신해 집권을 시작한 후 김씨 세도를 견제하며 정세를 바로잡으려 하나 여전히 백성들의 살림은 궁핍하고 도적 떼가 늘어 민심은 더욱 흉흉해지고 있던 차에 장삼성이라는 화적이 양반의 비리를 캐내어 재물을 빼앗아 다시 백성들에게 전해주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궁에서는 장삼성을 잡아들이라는 흥선군의 성화에 새로 형조 판서가 정해지고 조직이 만들어져 장삼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를 잡아들이기 시작하여 장씨 성을 가진 자까지 모조리 잡아들이기에 바빴다. 이에 장삼성이 자수하고 나타나 무고한 자들을 잡아들이지 말 것을 권고한 뒤 포박을 풀고 사라진다.
한편 황봉련은 최천중이 만들려는 삼전도장의 주인으로 노인을 내세워 다스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환재 박규수에게 삼전도장을 맡을 인재의 천거를 부탁하고 돌아오는 길에 최천중은 선비 하준호를 만난다. 하준호는 최천중에게 자기가 왕이 될 수 있겠냐는 야망을 드러내고, 최천중은 하준호를 출장입상의 그릇이라고 보는 한편 직감적으로 하준호가 바로 장삼성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술자리에서 하준호는 최천중에게 삼전도장의 주인으로 여운을 추천한다. 박규수 또한 최천중이 여운을 모셔오기만 하면 상을 내리겠다고 하자 최천중은 여운을 모셔오기 위해 백암산을 찾는다. 범인답지 않으면서도 선인 같지도 않은 여운의 모습에 최천중은 마음을 빼앗긴다. 여운도 최천중의 의도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그의 청을 들어주리라 마음먹고 함께 산에서 내려온다.
최천중은 유만석과 함께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상피 붙은 것을 빌미로 기부자 아들에게서 천 석의 재산을 받아내는 등 점차 재력을 튼튼히 해나간다.
희망의 땅, 삼전도장으로 모여드는 인재들
삼전도로 향하고 있던 열다섯의 소년 박종태는 빠른 몸놀림과 탁월한 언변으로 도둑 셋을 데리고 재물을 불려가며 한양으로 향한다.
호랑이가 많아 한번 들어가면 다시 나올 수 없다는 삼수갑산의 호곡에서는 김권, 윤량, 이책 세 청년이 홍경래 휘하의 장군이었던 우창후의 보살핌 아래 무술과 윤리와 도덕, 병법, 전술을 배우고 있었다. 노인 우창후가 세 청년에게 가르칠 것을 다 가르치고 이들의 장래를 삼전도장의 주인이 된 여운에게 맡겨야겠다고 마음먹고 여운을 찾아가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김권, 윤량, 이책이 여운을 찾아 떠나는 길에 기울어가는 양반집의 세 자매를 위기에서 구해주고, 삼전도장으로 가는 도중 세 쌍은 식을 올린다.
강진사의 손자 강원수는 어려서부터 음양 합일에 관한 문장을 지을 만큼 영특한 재능을 보이지만 색에 관한 그 관심도가 지나쳐 노비를 겁탈하고 양가의 규수를 범하는 만행을 거듭 저질러 가문에 머무를 수 없어 삼전도로 보내진다.
서 참봉의 둘째 아들 서순정은 창과 가야금 등의 소리에 심취하여 어려서 그에게 소리를 가르쳐준 퇴기의 양딸 봉초와 마음을 나눈다. 그러나 봉초가 목사의 수청을 들어야 할 상황이 되자 형방의 집을 넘어 함께 도주한다. 이에 이들 둘을 수배하는 방이 붙고 이 지방을 지나던 최천중이 보고 사또를 만나 죄를 사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 사또는 서순정의 소리와 가야금 연주를 듣고 서순정과 봉초의 혼인을 치르게 하고, 서순정 부부는 최천중의 배려로 삼전도로 향한다.
명성황후의 세력이 커지고, 임오군란의 와중에 왕문이 청년으로 자람에 따라 최천중은 왕문의 짝을 지어주기 위해 제왕의 아내가 될 만한 처자를 구하는 등 대망의 그날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나간다. 청국과 일본이 조선을 두고 다투는 사이 영국은 거문도를 점령하고 미국은 독립국이 될 것을 부추기며 기회를 노린다. 갑신정변을 비롯하여 나라의 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어두워지면서 최천중의 꿈이 와해되려는 위기에 처하지만 최천중은 새로운 이상 국가의 초석을 닦는 데 혼신을 다하는데…….
과연 최천중과 그를 따르는 17인의 재사들의 포부와 야심은 실행 가능할 것인가! 삼전도의 꿈은 이루어질 것인가!
(10) 謀事在人이고 成事在天이라고 했던가?
결국 한양에서는 허사로 돌아가고 멀리 국경밖으로 꿈을 실현하려 간다.
이로 미루어보아, 세상을 공짜로 얻으려고 하는 것은
어떤 겅우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에는 최천중도 예외가 아니다.
신통방통한 그의 觀相術도, 또 사주추명도 별도움이 되지 않아서 결국 자식이 王이되는 커녕 이것도 저것도 이루지 못산체 먼 국경밖으로 도망을 가는게 끝이다.
이병주의 글은 필체가 유려하고 그윽하다. 그윽하다는 말은 깊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의 글이 어디 그윽하기만 한가? 길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글은 悠長하다.
그래서 그의 글에서는 묵향의 내음을 맡는다. 글이 새겨진 종이에서 배어있는 향기를 맡는 기분이 든다.
(11) 아까운 그릇, 어긋난 인물, 최천중
먼저 소설읮주인공 최천중.
장소와 시대가 사람을 만든다. 조선조 말기, 그야말로 나라는 풍전등화, 세상은 혼탁의 시대, 그런 시대가 최천중 같은 걸물을 만들었다.
그를 설명하는 여러 문장이 있다.
"아까운 그릇인데 때가 어긋난 인물,
그에겐 常道가 非道다. 즉, 범상한 사람이 걸어가는 길은 아니라는 것이다.
용이 될 생각은 없고 용을 만들 작정이다."
여주 신륵사에 묵고 있던 그의 시야에 포착되어 이윽고 등장하는 인물은 미원촌의 왕씨 부인이다.
그녀를 통하여 최천중은 천하를 얻으려는 꿈을 꾼다.
이 소설은 그런 꿈의 기록이다.
그의 꿈을 이루는데 각각 한 몫을 담당하게 되는 인물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데, 각 사람마다 연결되는 그 인연을 맺어주는 이야기가 재미를 만들어준다.
이 소설의 남주인공이 최천중이라면 여주인공은
단연코 황봉련이다.
황봉련과의 만남, 요즘 같으면야 자전거를 타고 가다 부딪혀 인연을 만들지만 어디 이런 역사물에서 그런 일이 가당하겠는가? 그 둘의 만남과 남녀로서의 섞임은 한 폭의 그림으로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활동사진으로 묘사해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여기서 작가 이병주의 동서고금을 드나들면서 온갖 서적을 인용하는 그 솜씨에 그저 감탄하고 경탄한다. 그의 붓에서 자유자재로 흘러나오는 경전들, 詩文들, 사연들이 줄줄 흘러나오며 엮여지는 글들을 놀랍기도 하다.
(12) 황봉련, 『장자』를 논하다
먼저 이병주는 최천중을 ‘장자를 숭앙’하는 인물로 설정한다. 그런 다음, 황봉련의 입으로 『장자』를 들려준다.
최천중이 ‘沈魚落雁 閉月羞花’를 거론하자,
황봉련이 답한다.
본래의 뜻은, 인간 세상에서 일컫는 아름다움이란 별게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전 풀이했어요.
침어낙안이니 미인도 보잘 것 없는 것이고,
폐월수화니 그게 무슨 대단한 것이냐고 장자는 말한 거예요.
맞다. 황봉련이 말한 게 맞다.
『장자』에는 이렇게 나온다.
"사람들은 모장과 여희를 미인이라고 하지만
물고기는 그녀를 보면 깊이 들어가고 (魚見之深入)
새들이 그녀를 보면 높이 날아가고 (鳥見之高飛)
고라니와 사슴이 그녀를 보면 반드시 달아난다.
이 넷 중에서 누가 올바른 미색을 안다고 생각하는가 (『장자』 <제물편>)"
새겨볼 말들
"집념이란, 그것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 갖지 않은 사람에겐 원래 터무니가 없어 뵈는 그런 것이기도 하다."
"未知의 시인을 대한다는 것은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도를 통한 사람은 천자문에서도 天理를 읽는 법이다."
"달빛 아래 보아야만 그 진미를 알 수 있는 꽃이 있고, 햇빛에서 보아야만 진미를 알 수 있는 꽃도 있다."
아래 대화도 재미있다.
- 조물주는 왜 이런 것까지 만들어놓았습니까
- 다 뜻이 있을 것이다.
- 그 뜻을 알고 싶단 말입니다.
- 몰라도 되는 건 알 필요가 없지.
- 그래도 꼭 알고 싶은걸요 뭐.
- 그런데 알고 싶으면 왜 공부는 하지 않고....
이런 글 읽고,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는 기쁨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보다는 이런 詩 한수가 더 재미 있다.
情多處處有悲歡(정이 많은 사람은 가는 곳마다 슬픔과 기쁨을 느낀다)
* (註) 情多 - 내 생각에 '情多處處有悲歡'보다는 '多情處處有悲歡'이 더 정겹지 않았을까? 그리고 한문식 표현법에도 맞으리라.
何必滄桑始浩歎(천지가 진동하는 대사건이 있어야만 큰 슬픔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 (註) 滄桑 - 滄海桑田의 준말
어디 이것뿐인가. 도처에 꽃처럼 피어 유혹하는 시들을 만나 그 뜻을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한시의 그윽함에 반하게 된다.
(13) 이병주의 손에 의해 창조된 여인들
특히 여인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이병주의 붓끝을 따라가 보면, 창세기의 에덴 동산에서 울려퍼졌던 아담의 감탄사가 다시 재현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예컨대, 황봉련이 가마를 타는 장면이다.
"황여인은 우아한 동작으로 가마에 올랐다. 그 동작이 구 총각의 눈엔 한 폭의 그림이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잠시 그 모습을 그려본다.
아직 여인을 모르는 구 총각의 눈엔 황봉련의 존재 자체가 우아함 자체였을 것이다. 그 우아함이 살아 움직이며 사뿐히 걸어 가마에 오르는 모습은 천상의 선녀가 하강한 듯 보였을 것이다. 그런 모습이 그의 뇌에서는 한 폭의 그림으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위에서 쓸데없이 길게 나열한 것은 이 소설을 미화시키고자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아니고,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최천중이 사주와 관상에 정통한 것으로 나와서 꼭 우리같이 동양오학을 닦은 사람과 비슷하기는 하나 그는 道를 추구하는 수련자임에도 불구하고 권력욕과 性慾을 내려놓지 못한체 권력을 추구해서 王才를 보자고 過慾을 부렸고, 또 이런 저런 핑게로 난봉꾼처럼 性慾을 貪해서 절제성을 상실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에 관해서 작가 이병주는 좀 민망하다싶을만큼 성행위를 자세히 묘사하고 있기도 하다.
결국 수 많은 여자를 섭렵했던 최천중이 마지막에 하는 말이 "그 X이 그 X으로 별 X없드라"로 중얼거린다.
결론적으로 좋은 더덕은 난봉꾼 최천중이에게는 더 없는 보약이다. 가성비 짱이다. 쓸데없이 산삼이나 기타 비싼 약초 대신에 보다 더 싸고 효과있는 더덕이 좋다.
첫댓글 더덕에대한 좋은정보 감사드립니다 ~^^
더덕에 대한 좋은정보 잘 봅니다.
감사합니다.
더덕의 좋은 효능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설 명절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