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과 추억으로 가득한 곳 강원도.
몇번이나 강원도 여행을 생각만 했었는데, 이번엔 정말로 강릉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다. 마지막 심야버스를 타기로 결정하고 30일 삼척 대금굴 관람예약도 했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밤10시 집을 나선다.
11시쯤 터미널에 도착.
헜~!? 그런데 이게 무슨일이람?
11시40분 심야버스 표가 없단다.....띵~~!
일요일 밤 강원도 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단말야? 승강장에서 11시30분까지 기다렸다가 취소자가 있는지 확인하라는데 정말 난감하다. 지하철 막차가 11시33분. 만약 취소자가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경우 택시 타야하는데 어쩌나......
승강장에서 속초로 가기위해 기다리시는 아주머니 말씀이 일요일은 결혼식에 다녀가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신다. 아주머니께서도 앞에 출발하는 버스 표가 없어 이번 버스 기다리신단다....
2시간이상을 터미널에서 기다리시는 아주머니.....
잠시 생각한후 과감히 결정한다. 내일 아침 첫차로 출발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강릉과 삼척에 갈만한 곳을 이곳저곳 검색 해 보고 새벽 1시가 넘어 자리에 든다.
아침 7시40분 출발 버스를 타기위해 다시 터미널이다.
6시38분 버스가 첫차지만 포항 경유이므로 강릉 도착시간은 별차이 없다.
텅텅 빈 아침 버스가 드뎌 출발한다. 오랜만에 강원도로 향하는 설레는 맘을 진정하고 책을 읽지만 지난밤의 짧은 수면으로 졸음이 쏟아진다. 정신없이 졸다가 눈을 뜨니 경주다. 혹시나 무선 인터넷이 잡히나 해서 노트북을 켜본다. 역시나 잡히지 않는다.
아직 잠이 덜여 여전히 비몽사몽 하느데 휴게소다. 25분 쉬었다 출발한다는 안내 방송이다.
병곡 휴게소다. 설악산에 갈때면 들르곤 했었던 곳. 정말 오랜만이다.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여전히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휴게소.
커피 한 잔 마시며 한가로운 휴게소의 휴식을 즐기는데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 이곳은 왜 항상 음악을 시끄럽게 틀어 놓을까? 소리를 적당히 낮추면 좋겠다.........
얼마만의 강원도 인지....
햇살은 적당히 따갑고 하늘은 파랗고 흰구름은 솜처럼 떠있고 가을 하늘이다.
아주 오래전 새벽 이곳에 들렀었다. 그때도 설악산 가는 길이었지. 가락 국수를 먹는데 마치 고무줄을 씹는 것처럼 질겼던 면발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이후 몇년동안 휴게소에서 가락국수는 전혀 먹지 않았었지....ㅋ 하지만 이제는 그 기억마저도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
다른 휴게소에 비해 좀 좁은 이곳의 주차장엔 항상 차들이 가득했었는데 이젠 텅비었다. 아마 더 크고 넓은 휴게소를 찾기 때문이겠지. ....
버스가 출발 한 후 창 밖으로 보이는 강원도의 하늘이 정말 파랗고 바다는 맑고 깨끗해 바닥이 훤히 보인다. 이런 빛을 보고 바로 쪽빛이라 하겠지..... 시선이 머무는 곳엔 짙푸른 수평선이다. 언제나 변함없는 동해의 모습, 항상 나의 가슴에, 나의 머리에 남아있는 변하지 않는 모습 그대로다.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달리던 버스는 4차선의 넓은 도로로 바뀌어 달리고 있다. 왕복 2차선의 좁은 옛 7번 국도가 그립다. 버스 안에서 나의 시선은 여전히 옛길만을 찾고 있다. 바다를 옆에 두고 건조되어 가는 오징어가 즐비한 바다 내음을 맡으며 달릴 수 있는 곳. 즐비한 포플러 나무 사이를 농가와 들녘을 스치면 달리던 그 옛 도로가 그립다. 농가를 양옆으로 둔 작은 도로의 그 옛길이 그립다. 정겹던 농가의 그 옛길이 얼마나 아름다웠었는지...바다는 여전히 쪽빛을 띄고 있다.
옛길의 추억에 빠져 있을 때 버스는 다리를 건너 옛길의 삼척 시내로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삼척 사거리 역시 정비 되고 있다. 변하지 않음이 오히려 이상 할지도 모르지.
버스는 동해 터미널에 잠시 머물러 사람을 내리고 다시 출발한다. 예전엔 터미널까지 들어오지 않고 입고 육교 아래서 내리고 탔었는데.
강릉에 도착해서 삼척으로 향하는 버스 시간을 확인한다. 예전엔 수첩에 적었지만 이젠 사진을 찍는다, 편리함과 함께 터미널의 모슨 시간을 확인 할 수 있어 좋다.ㅋ 하지만 재미는 좀 떨어진다.ㅋ
밖으로 나와 선교장으로 향하는 버스를 확인 후 곧장 버스에 오른다. 창밖의 풍경은 걷고 싶을 만큼 거리는 조용하고 한가로워 보인다. 걸으면서 강릉속으로 스미고 싶어진다. 15분쯤 후 버스는 선교장 앞에 나를 내려놓고 떠난다. 이곳에 내린 사람은 나 혼자 뿐이고 주위는 고요하다.
선교장은 300년 고택으로 옛날엔 선교장 앞 벌판이 경포 호수였는데, 그 당시 호수를 질러 다니느라 배로 다리를 만들어 건넜기 때문에 배다리 집이라 했다 한다. 효령대군의 후손들이 10대에 결쳐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문화와 전통을 지키고 있다 한다.
선교장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무척 궁금했었다.
고택들을 다른 곳에서도 많이 봐 왔지만 선교장은 정말 대저택이다.
효령대군의 집이었으니 당연하겠지...
선교장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활래정이다.
한국 민가 정원 정자의 극치를 이루는 곳 이다.
물이 끊임없이 흘러 나온다는 뜻으로 이름지어졌다는 이곳에서 관동팔경을 지나는 많은 풍류객들이 시문을 남긴 곳이라 한다.
커다란 연잎이 연못을 뒤덮고 있으며 연못 가운데 작은 섬에 소나무가 멋지게 자라 그곳으로 어어진 다리가 외롭지 않다.
우물엔 여전히 맑은 물이 쏟아나고 있다.
땅속에서 쏟아나는 물이 정말 시원하겠지....
입구에서 보이는 선교장
소나무의 고장....
어디를 봐도 멋진 소나무가 쭉쭉 뻗어 있다.
선교장 뒤의 오솔길로 이어진 소나무 숲 산책로는 시원함과 넓은 마음을 품을 수 있게 만들었을 듯 하다.
멋지게 쭉쭉 뻣어있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선교장을 호위하고 있다.
아마 선교장 보다 훨씬 오랜 세월 그 자리에 있지 않았을까?
소나무 숲에서 선비들이 즐겼을 여유로움을 상상하며 여유를 부리는데 배가 너무 고프다. 식후경이라 했으니 일단 배부터 채우고 다시 보기로 한다.
선교장 뒤의 소나무 숲 오솔길 사이로 보이는 선교장
대가족이 한 집에 살면서도 겹겹이 쌓인 문과 문으로 개인공간이 독립되어 있도록
지혜롭게 집을 지었다는 느낌이다.
열화당(큰사랑채)
1815년 지어진 건물로서 건물의 벽이 모두 문으로 지어진 것이 특색있어 좋았다.
온 집안 식구들이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며 지내자는 것이 선교장 열화정신의 근본.
지금은 도서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 앚아 책 읽고 싶은 마음이 마구마구 솓구친다
선교장 관장님 친척분이 살고 있는 집
입구에서 본 선교장
연못 주위의 무궁화와 백일홍이 활래정을 감싸고 있으며 사방으로 트인 활래정의 문은 여름날의 풍류객들의 여유로움이 보이는 듯 하다. 활짝 핀 백일홍은 활래정의 여름날의 뜨거운 태양 아래 힘찬 기개를 보는 듯 하다.
김시습 기념관
이날은 휴관일이어서 아쉽게 들어갈 수 없었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꽃과 나비
경포대로 가는 길....
손수레에 가득 실린 고추가 풍성한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린다.
경포대 가는 길에 만난 민박집 앞에 붉은고추가 태양아래 말려지고 있다.
경포호 ;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큰 호수가 있다는 걸 몰랐었다.
우리집에 오신 여행자께서 소개해서 큰기대 없이 갔었는데 정말 놀라웠다.
최초의 축음기부터 세계에서 이곳에만 있는 축음기까지 온갖 종류의 축음기가 다 모여있다.
에디슨이 발명한 세계 최초의 자동차와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부터 온갖 종류의 기기들이 다 모여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것들 중에 에디슨이 발명하지 않은 것은 어떤 것일까?
그 많은 전시품들이 한 사람의 개인에 의한 수집품이라니 그 열정이 정말 놀랍다.
안타깝게도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엽서에 나와있는 사진으로 대신...
이른 아침 매미소리와 함께 아침 산책을 나선다.
어제 남겨 두었던 다른쪽의 소나무 오솔길....
소나무 숲길에서 내려다 본 아침 선교장
아침의 소나무 향기와 신선한 공기가 선교장을 감싸고 있다
고요한 선교장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이 싱그럽다.
이곳 선교장에서 태어나셔서 쭉 선교장에서 살고 계시는 선교장 관장님.
관장님 덕분에 여행지에서의 첫날밤을 편안히 보낼 수 있었고
관장님의 배려로 내가 좋아하는 순두부 백반으로 아침을 든든히 먹을 수 있었다.
저녁에 초당순두부 거리의 식당에서 먹은 것보다 선교장에서 먹은 순두부가 훨씬 맛있었다.
첫댓글 강릉을 갈 기회가 있다면, 저는 최우선 추천지로 참소리 박물관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곳은 말로 아무리 잘 설명하고 표현한다 해도 모자랍니다. 별 기대 없이, 입장권 너무 비싸다고 투덜대며 들어갔던 게 부끄럽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한 감동을 받은 기억은 지금도 그날처럼 생생하게 기억에 있습니다~
저도 첨에 입장료가 조금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은 금새 사라졌죠 ㅋㅋ